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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밝은 밤

최은영 저
문학동네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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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는 감정을 풍성하게 일으키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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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최은영 작가님의 책을 보게 되었다. 신간이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신청하고 빌려왔음에도 영 손이 안 가서 고대로 다시 반납하고 난 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난 참이었는데, 이벤트 도서안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직장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을 가지고 와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작가님이 만드신 세계관에 흠뻑 빠져버렸다.

작가님의 글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생각했지만, 참으로 쉽고 담담한 문체다 싶으면서도 사이사이에 여백이 많이 느껴지는 문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 여백들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되묻는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가면서 여러 번 스쳐지나가는 듯한 문장 속에서 멈칫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우주의 나이에 비한다면, 아니 그보다 훨씬 짧은 지구의 나이에 비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삶은 너무도 찰나가 아닐까. 찰나에 불과한 삶이 왜 때로는 이렇게 길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라는 문장은 주인공이자 화자인 '지연'이 할머니가 잠든 모습을 본 이후에 생각하게 되는 흐름 속에 나오는 문장이었는데, 정말이지, 남 이야기 같지 않아서, 그 문장이 고스란히 내 마음속에 박히고 공감 이상의 것을 끌어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먹먹했다.

한편,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떤 하나의 사건을 다룬다고 하기에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 있고, 아무것도 다루지 않는다고 하기에는 명백한 큰 흐름처럼 보이는 어떤. 나에게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여정 속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고통'에 대한 공통점으로 느껴졌고, 동시에 독자인 나와 나의 삶 역시 이 속에 그려지는 삶과 무관하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끔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보편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독자를 초대하는 부분도 있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부모가 없고, 조부모가 없진 않기에. 비록 살아있고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도 존재 자체가 없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이건 너무나도 보편적인 부분이었다. 주인공과 주인공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와의 관계. 주인공 어머니와그의 어머니의 관계. 그리고 더 거슬러 그 어머니의 어머니와의 관계까지. 가장 가까운 '가족' 혹은 '친구', '부부'라는 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고 받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걸까, 라는 체념어린 결론을 나도모르게 내리게 만드는 양상이 반복되었다. 물론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한다. 관계를 어떻게든 유지해보기 위해서. 하지만 그 최선이란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기에 어느 하나 정답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내가 본 것은 '시간의 흐름'이었다. 어떤 시간도 단 1분 1초도 멈춰있지 않는다. 그 순간, 찰나의 순간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도 당연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무엇을 얻게 될지 무엇을 잃게 될지 무엇을 치유받을지 무엇에 상처입게 될지.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 다른 이와의 관계, 상황 속에서의 상처,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아도 시간은 흐르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무엇인가는 변한다. 좋은 방향이든, 좋지 않은 방향이든. '좋다'로 규정할 수 없는 방향이든 말이다. 주인공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면서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펼쳐지는 과거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이 길게 펼쳐져 있었고, 그 옛날 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문득 나의 인생도 이렇게 흘러가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마음 한구석 어딘가가 짠해졌다.

최은영 작가님의 글이 갖는 힘이 무엇일까. 이번 책을 읽는 내내 그 질문이 내 속에서 맴돌았다. 두 번씩이나 나를 흠뻑 반하게 만드는 그 힘은 무엇일까. 짧은 소설들이 나열된 소설집이든, 긴 호흡을 가진 장편소설이든. 작가님의 서사는 참 구성력이 있어서 그 안에서 독자가 헤매지 않고 쉬이 편승해서 함께 나아갈 수 있게 만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보편적인 정서이자 공감하지 않고는 베길 수 없는 정서들을 펼쳐놓기에 그 어느 것 중 한 번 혹은 그 이상으로 독자가 느끼게끔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그리고 글 전반적으로 펼쳐져 있는 여백이 독자의 어떠한 결핍에 위로를 건네주는 것까지, 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기꺼이 반갑게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거 같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부터는 정말 기다리지 않고 바로 펼쳐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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