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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공장 | 기본 카테고리 2020-06-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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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형공장

엘리자베스 맥닐 저/박설영 역
B612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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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12북스 / 인형공장 /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1850년 11월 런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뒤틀린 쇄골과 호기심이 많다는 이유로 늘 언니인 로즈와 비교당하며 자라온 아이리스, 부러진 빗장뼈는 기형으로 붙어 특이한 자세를 만들었고 그런 특이함은 아이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었으나 아이리스를 외롭게 만든 건 자신과 비교해 너무도 예쁜 언니 로즈의 외모였다. 부모님의 편애와 언니와의 비교 때문에 늘 자신감이 없었던 아이리스였지만 그럼에도 언니인 로즈와 미래에 대한 상상을 펼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꿈은 언니가 천연두에 걸려 곰보가 되자 미래를 약속했던 신사에게 차이면서 쌍둥이는 인형공장에 들어가 하루 종일 고개를 파묻고 인형을 만들어야 하는 고된 생활에 갇히고 된다.

눈만 뜨면 인형 옷을 바느질하거나 인형 얼굴을 색칠하는 일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실수가 있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땐 설터 부인의 괴롭힘을 참으며 자매는 꿋꿋하게 견뎠지만 아이리스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한 열망으로 지긋지긋한 인형공장을 벗어나는 날만을 갈망하고 있다.

그와 멀지 않은 곳, 죽은 동물 사체를 박제하는 일을 하는 사일러스는 화가들의 그림 속 모델이 되어줄 동물들 박제를 하느라 끼니도 잊을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며 늘 외로움에 몸서리치던 사일러스는 어느 날 보게 된 동물 사체에 매료되었고 언젠가는 자신의 박물관을 만들 희망에 부풀어 있다. 지금은 비록 자신의 작품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지만 언젠가는 유명해질 날이 올 거라며 자기 위안을 삼는 사일러스에게 어릴 적 첫사랑을 닮은 아이리스를 보게 되면서 광적인 집착이 시작된다.

첫사랑이 살아돌아왔다는 기쁨도 잠시 화가에게 팔았던 비둘기 박제가 잘못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사일러스는 위기를 모면할 생각에 모델로 아이리스를 추천하게 되고 그렇게 인형공장에서 벗어나고자 열망하던 아이리스는 드디어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결정한 선택을 따르게 된다.

시간당 주급도 괜찮고 무엇보다 자신을 모델로 삼은 루이가 작업을 끝내고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마음에 들었던 아이리스는 그렇게 하루하루 화가의 꿈을 키우며 그림에 매진한다. 그러면서 아이리스는 루이에게 의지하고 연민도 느끼게 되는데....

<인형공장>은 어느 분야에서도 여성이 나설 수 없었던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모델은 매춘녀와 같다는 인식을 등에 업고 자신의 꿈을 향해가는 아이리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여자이기에 도전하는 것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아이리스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이 선택한 그림을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기억에 둘만큼 관심도 없었던 사일러스의 광적인 집착 때문에 이들이 향해갈 미래가 궁금해 불안하면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가독성을 안겨준다.

두툼한 페이지임에도 185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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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6-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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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고정욱 저
애플북스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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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북스 /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 고정욱 지음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는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이 연령대가 맞지 않아 미뤄뒀던 책이었다. 그런 것이 벌써 7번째 이야기라니, 놀라움과 함께 부랴부랴 들게 된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는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미는 물론 교훈까지 담겨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전편들을 모두 건너뛰고 일곱 번째 이야기부터 만났지만 들어가기 전 전편 줄거리를 통해 가정환경 때문에 할머니 집에 맡겨져 외롭고 반항기 만렙이었던 재석이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학교에 가지 않은 재석은 엄마가 하는 국밥집에 들러 일손을 거든다. 그리고 오랜만에 봉식이 형을 만난 반가움도 잠시 형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재석의 말에 봉식이 형은 자신이 매니저 일을 맡은 여자 아이돌 그룹 브랜뉴의 멤버 화란이 학창 시절 일진으로 있으면서 아이들을 괴롭힌 사실이 인터넷에 확산되어 여론이 좋지 않다는 말에 재석은 자신이 철없을 때 저질렀던 일들과 오버랩되어 남 일 같지 않다.

그리고 며칠 후 향금이와 보담이가 얼마 전 전학 온 자연이란 애한테서 민성이란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혔다며 민성이와 친하냐고 물어봤고 이에 향금이와 보담이는 민성이에게 자연이란 아이를 괴롭힌 적이 있냐고 물어보지만 재석이처럼 철없던 시절 아이들을 괴롭히던 것이 일상이었던 민성이는 자연이란 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자연이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혀온 아이들 이야기를 SNS에 올렸고 일이 커지면서 민성이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이에 재석과 보담, 향금은 자연이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일이라며 몇 번이 되었든 자연이를 만나 사과를 하기로 한다.

어렵게 자연일 만난 민성이는 기억에도 없는 아이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보다 자신을 보고 움츠러들고 급기야는 울음까지 터트린 자연일 보며 혼란과 반성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민성이 곁에서 지금 당장 만나지만 않았을 뿐 어딘가에 있을 자신이 괴롭힌 자연이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에 재석 또한 마음이 착잡한데....

그렇게 시간이 되는대로 자연일 만나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지만 자연이의 상처는 너무도 컸고 그러던 중 자연이는 타 여학교 일진에게 맞아 병원에 실려가게 되는데... 그 배후에 자연이를 괴롭혔던 또 한 명의 인물인 일구가 얽혀있었고 일구는 어린 시절 재석과의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 재석과의 정면 승부를 원하는데....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철없던 시절의 실수가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고통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용서를 비는 모습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끔찍한 상처를 줬음에도 미처 사과하지 못하고 타인의 탓으로만 돌려 합리화시켰던 일들이 떠올라 왠지 더 재석이와 민석이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그것이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진심으로 다가가 용서를 구하는 민성이와 재석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어른으로, 제대로 된 한 인간으로서 더 크게 성장해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흐뭇하면서도 가슴 벅차게 다가왔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른이 되었어도 진정한 용기를 낼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고 어른들도 깨닫는 것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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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 기본 카테고리 2020-06-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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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저/박나리 역
은행나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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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 웨스트코스트 블루스 / 장파트리크 망셰트 장편소설

'조르주 제르포'는 ITT 그룹 자회사의 임원이다. 육감적인 몸매의 아내와 두 딸을 둔 가장으로 한 달 동안 파리의 집을 비우고 외곽 해변가로 휴가를 갈 계획이다. 아내인 '베아트리스'와 펜션 문제로 조금은 다투겠지만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을 그들의 휴가는 며칠 전 제르포가 사고당한 자동차의 운전자를 병원에 데려다준 일이 발단이 되어 꼬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의 습격에 평범한 일상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1920년 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알론소'는 도미니카 섬의 백인 엘리트 가문 출신인 '엘리아스'와 협력하여 비합법적인 일로 돈을 벌어들였고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지만 국가적인 혼란이 이들을 도와준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했고 친구가 정치적인 일에 휘말려 비참하게 내쳐질 때 알론소는 진작부터 돈을 빼돌려 드넓은 농지를 사들인 후 처절하리만치 철저한 고립 생활을 이어간다.

그리고 아무도 발을 들일 수 없는 알론소의 드넓은 사유지에 새빨간 란치아 베타 베를린 1800을 타고 다니는 어두운 양복 차림의 두 남자만 출입할 수 있었는데 이들과 그 어떤 접점도 없었던 제르포는 한밤중 운전하다 발견한 차의 운전자를 병원에 데려다줬다는 이유만으로 양복 입은 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돼버린다.

처음은 제르포가 가족과 떠난 휴가지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낼 때 다가온 두 명에게 익사당할 뻔했고 그들을 따돌리고 파리로 돌아온 후 갈 곳을 잡지 못한 채 고속도로를 달리던 제르포를 뒤쫓은 범인들과 주유소에서 재회하며 또 한 번 제르포는 죽음의 위기에 몰리게 되지만 가까스로 도망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해볼 틈도 없이 기차 안에서 만난 부랑자에게 지갑을 뺏긴 채 떠밀려 높은 산 중턱에서 그대로 굴러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불사신 제르포는 죽지 않았고 부러진 다리로 며칠을 걷거나 기어 숲에서 벌목하는 젊은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도움으로 사람이나 동물들을 간호하는 일을 하는 라귀즈 하사를 만나 그의 곁에서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사냥과 그 밖에 잡다한 것들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다친 다리도 다 나았지만 제르포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이미 범인과의 두 번째 만남이 있던 날 주유소에서 벌어졌던 사건이 언론을 타며 자신은 실종된 상태로 처리된 상황에 그런 것들과 더불어 제르포는 왠지 그동안의 삶에서 떠나 불편하고 더럽지만 그런대로 홀가분하게 지낼 수 있는 지금 상황을 즐기는 듯하다.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는 다국적 기업의 임원인 제르포가 퇴근하던 중 사고를 당한 차를 발견하고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병원에 데려다준 일이 발단이 되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평생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영미권에서 보이는 범죄소설과 달리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고 왜 그래야만 했는지, 사건에 휘말린 희생자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범인들의 인간미를 조금은 끌어내려 애쓰는 인정 따윈 찾아볼 수 없다.

짜임새 없이 되는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다가오지만 그래서 더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이미 초반에 제르포가 모든 사건을 끝냈음을 알리는 문장을 던져준 후 전개되는 내용임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가독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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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가게 2 | 기본 카테고리 2020-06-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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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십 년 가게 2

히로시마 레이코 글/사다케 미호 그림/이소담 역
위즈덤하우스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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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 십년가게 2 / 히로시마 레이코 글, 사다케 미호 그림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잇는 또 하나의 이상한 가게 <십년가게>

아이가 즐겨보는 책인 전천당의 기발함과 유쾌한 이야기에 빠져 시리즈마다 함께 읽고 있는데 전천당만큼이나 색다르고 기묘한 가게인 <십년가게>는 또 어떤 이야기로 즐거움을 선사해 줄지 아이만큼 설레었던 것 같다.

아끼는 물건이라 망가졌지만 버릴 수 없고 추억이 가득 담겨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지만 상황상 보관이 여의치 않은 물건들을 맡아주는 <십년가게>, 의미 있고 지키고 싶은 물건들을 맡아주는 십년가게 주인인 마법사 '십년가게', 그리고 그와 함께 맛있는 디저트나 차로 십년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무장해제 시키는 고양이 집사 '카라시'는 각자의 물건에 깃든 사연으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쳐 바이올린을 그만둔 카야, 바이올린은 그만뒀지만 땀과 고생이 깃들었던 바이올린은 고이 간직한 카야에게 어느 날 엄마는 더 이상 쓰지 않는 바이올린을 이모의 딸인 '미미'에게 주자고 제안한다. 차마 미미에게 바이올린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카야는 미미에게 바이올린을 주게 되었고 평소 덜렁거리고 실증을 자주 내는 미미에게 바이올린을 주는 것이 못마땅했던 카야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찾게 된 이모의 집에서 엉망으로 망가져 침대 밑에 처박혀 있는 바이올린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가져오게 되는데....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해리머는 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셔놓고 십 년 동안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자란 해리머에게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늘 바빠 자신에겐 관심조차 없었고 심지어 자신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겼을 때도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었다. 그 일은 해리머에게 곧 상처가 되었고 어머니의 뒷바라지로 대학교수는 될 수 있었지만 부모 자식 간의 유대가 전혀 없었던 해리머는 노년에 함께 살자는 어머니의 제안을 뿌리치고 요양원에 모셔놓은 채 십 년 동안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고 그런 상태에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렇게 찾은 십 년 만에 본 어머니의 손에 쥐어져 있던 십년가게의 엽서를 보고 해리머는 십년가게를 찾게 되는데....

다섯 살 소녀 세라는 삼촌이 사준 설탕으로 만든 인어를 먹지 못하고 진열만 해두고 있다. 설탕이라 먹지 않으면 녹아버릴 거라는 엄마의 말에도 아까워 차마 먹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던 세라는 설탕공예 인어를 고이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자 순간 이동을 하듯 눈앞에 십 년 가게가 세라를 맞이한다. 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십년가게 대신 만난 카라시의 맛있는 케이크로 인해 세라는 지금껏 고수했던 생각을 깰 수 있게 되는데...

이어 사람들 관심을 받고 싶어 꾀병까지 고수했던 애나의 이야기와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아 십년가게에 아기를 맡기려 했던 아기 엄마의 사연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십년가게를 찾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지금 자신에게 소중하거나 소중했었던 물건들을 차마 버릴 수 없어 애만 태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사연만큼 유쾌하게도, 슬프게도 다가온다. 그리고 물건을 맡기며 미처 알지 못했던 뒤늦은 깨달음을 얻는 인물들을 보며 더 늦기전에 중요한 것을 알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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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소녀 1 | 기본 카테고리 2020-06-2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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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녀의 소녀 1

김종일 저
황금가지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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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 마녀의 소녀 1 / 김종일 장편소설

크리스마스 날 외식을 나갔던 나린이네 가족은 빙판길에 미끄러져 전복사고를 당하게 되고 겨우 정신을 차린 나린은 옆자리에 있던 나은이를 데리고 차 속을 빠져나온다. 이어 엄마, 아빠에게 다가가려던 나린의 눈앞에 차가 불길에 휩싸이게 되면서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상태로 부모님을 보내게 된다. 크리스마스라며 자신이 외식 타령만 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은 살아계셨을 텐데... 마음속에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있는 나린은 동생 나은이를 보살펴야 하는 언니이기에 나은이 앞에서는 힘든 내색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부모님을 여의는 사고를 당하고 학기 초 홍주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나린은 전학 첫날부터 자신에게 적대적인 오혜정이 주축이 되어 반에서 아싸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질 무렵 화보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의 진희라는 아이가 전학을 와 자신에게 살갑게 대해주면서 학교생활에 조금씩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나린은 한 반인 동준일 짝사랑하고 있다.

그렇게 매일 별반 다르지 않은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진희는 나린에게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

뜬금없는 진희의 물음을 지나가는 장난으로 여겼던 나린은 이내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집요하게 물어보는 진희의 물음에 어떻게든 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나린이에게 소원에 대한 몇 가지 제약을 들은 후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진희는 나린의 소원에 딱 사흘 후면 그 소원이 이루어질 거라며 아리송한 말을 남기는데.....

그저 진희가 장난으로 소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생각한 나린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진희와의 소원 이야기도 잊은 채 학교생활을 이어가는데 그로부터 삼일이 지난날 나린이가 짝사랑하던 동준이 나린에게 꽃다발을 내밀며 사귀자고 한다. 나린에게 고백하기 전까지 동준은 오혜정과 사귀던 사이였기에 교실은 동준의 고백이 발칵 뒤집어지게 되고 나린은 그런 상황이 어리둥절하면서도 한편으론 기쁘지만 평소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혜정이 신경 쓰여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혜정과 헤어지고 나린에게 고백했다는 동준의 말에 주말엔 함께 영화를 보며 심쿵한 시간을 보내던 나린은 점점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괴이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누군가 항상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고 진희의 지시에 따라 첫 번째 소원 의식을 치르던 장면과 부모님의 죽음이 오버랩되어 악몽을 꾸게도 된다. 하지만 나린은 알지 못했다. 앞으로 자신에게 더 큰 시련과 공포가 다가오리라는 것을.....

진희에게 소원을 이야기할 때 진희는 소원에 대한 대가가 따를 거라고 말해주었지만 나린은 짝사랑했던 동준의 고백 뒤로 어마어마한 대가가 기다리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 첫 번째 소원에 대한 대가로 나린은 반에서뿐만이 아니라 학교, SNS로 자신들의 일이 퍼져나가며 통수녀로 불리게 되었고 이름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협박을 받으며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들에게 닥친 사건으로 인해 동준은 가출해 학교에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손가락질을 나린이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늘 자신을 지켜보기만 하던 현민이가 나서 나린이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인형처럼 예쁘며 천사 같은 아이라고 생각했던 진희는 소원 사건 이후로 섬뜩하고 교활한 모습을 보이며 나린이를 더 힘들게 하고 자신이 힘들 때마다 구세주처럼 나타나 나린을 도와주는 현민과 가출했다가 사고를 당해 한참 뒤에야 의식을 되찾은 동준과의 기싸움이 벌어지면서 <마녀의 소녀>는 오컬트적인 섬뜩함과 학원 로맨스가 섞인 특이한 형태로 독자들의 마음을 녹여버린다.

진희의 정체는 뭘까?, 나린이에게 뭘 원하는 걸까? 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다가 어려울 때마다 등장하는 현민과 츤데레처럼 나린을 좋아하는 고백을 툭툭 내뱉는 동준의 모습에 책장을 넘기는 손길을 멈출 수가 없게 만드는 학원 오컬트 로맨스 <마녀의 소녀>, 그저 그런, 흔하고 흔한 학원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장르에 완전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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