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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 | 기본 카테고리 2020-12-3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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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눈뜬 자들의 도시 (리커버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저/정영목 역
해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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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눈뜬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장편소설

 

 

 

책장을 쉽게 넘기며 가독성이 좋은 소설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다.

이미 다른 소설을 통해 '주제 사라마구'의 문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해봤기에 이 책을 읽기 전 나름 어떤 의식 같은 각오를 하고 펼쳐들었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문체 앞에 나는 정신을 더 바짝 차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아 속도가 느리지만 습관처럼 책을 펼쳐들어 읽게 되는 소설인데 <눈먼 자들의 도시>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오래전 영화를 기억하고 있어 그럼에도 무난하겠다는 약간의 안도감이 있었지만 전편을 읽지 못했다고 해도 큰 무리가 따르는 소설은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아침부터 비가 퍼붓는 날은 공교롭게도 선거날이었다. 민심이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좌익정당, 중도정당, 우익정당은 그저 조마조마한 심정이 되어 투표날을 맞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누군가 투표가 망했다며 호언장담한 것이 현실이 되어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며 총리가 발표하기에 이르고 그렇게 다시 투표가 시작되었지만 결과는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83%가 백지 투표로 쏟아져 나오며 권력자들의 분노를 사기에 이른다.

전무후무한 이 사태를 권력자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0명 중 83명이 백지투표를 한 상황을 권력자들은 여러 가지로 분석하는데 해외 또는 조직과의 모종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에 이르지만 모순적이게도 직접 투표에 참여한 국민들의 의사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면 권력자들은 반성하고 그것을 정치적 발판으로 삼아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앞으로 무엇을 도모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권력자들이 하는 짓이란 게 고작 백지투표를 낸 국민들을 추출해내는 일이었으니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어째 낯설지 않다 느껴지는 것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었을까?

백지투표는 결국 계엄령 선포로 이어지며 권력자들은 국민들을 두고 다른 곳으로의 대이동을 시작한다. 밥이 되든 죽이 되든 너희들끼리 지지고 볶다 보면 권력자들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될 테고 무방비로 버려진 도시에 남겨진 국민들은 결국 권력자들에게 엎드리며 그들을 다시 찾게 되기란 전략인데 어째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이 모양인 건지 이 나라건 저 나라건 권력자들이란 인간이 하는 짓은 왜 이리도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은 건지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권력자의 이동이 이어지고 무방비 상태로 남은 국민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비웃음조차 아까울 정도로 비열하고 유치하기까지 한 그들의 발상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해서 더디지만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었는데 나름 속 시원한 한방을 염원했건만 소설은 답답함만 가득 채운 채 마무리된다.

그리고 이것이 소설만이 아닌 현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더 답답함이 배가 되었던 것 같은데 알면서도 속 시원한 한방이 있었다면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뭔가 가슴은 조금 후련했을 텐데 소설은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어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를 얹은 느낌만 가득하다. 생각해 보면 백색 투표에 대한 반응으로 계엄령 선포라는 것 자체가 이미 무엇조차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었을 텐데 그럼에도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 것인지, 아마 현실에서도 같은 마음이 되어 이번엔 저번과는 다르겠지 하며 정치인들을 골라내는 우리의 모습과 또한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함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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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 기본 카테고리 2020-12-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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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난의 문법

소준철 저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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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 가난의 문법 / 소준철

 

 

한여름 숨쉬기조차 힘든 강렬한 뙤얕볕 아래에서, 비가 내리는 도로 모퉁이에서, 한겨울 강추위가 휘몰아치는 주택가 담벼락에서 폐지를 줍는 어르신을 어렵지 않게 마주치는 사회,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처음 봤을 땐 꽤 복잡한 심경이었는데 이제는 주변에 너무도 많이 마주치게 되어 어느샌가 무덤덤해진 느낌이 없지 않다.

젊은 시절엔 늙어서까지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과 그렇게 나이를 먹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나이가 들며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젊은 시절 나태했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덥거나 추운 바깥에서 그렇게 고생하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노인들이 비루해지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지만 가지지 못한 자들에 대한 복지는 더디며 국가를 믿고 나의 노년을 맡기기에는 불안요소가 많은 현실이기에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란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다.

<가난의 문법>은 폐지 줍는 노인들, 거기에서도 노인 여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보통 폐지를 줍는다라고 표현하지만 이 책에서는 재활용품 수집 노인이란 명칭을 사용하며 거친 현대사를 거쳤지만 사회보험에서 제외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원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세대의 여성 노인인 '윤영자'라는 가상인물의 하루 일과를 통해 고물상과 노인들의 사각지대와 암묵적으로 그것을 용인한 사회 시스템 등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며 폐지를 주워도 실상 시급 3백 원대 밖에 되지 않고 그조차도 노인 여성은 힘적인 부분에서 노인 남성에게 밀릴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집에 밥을 차려줘야 할 가족이 있는 경우엔 노동의 강도와 심리적으로 작용하는 고통이 더욱 큰데 책에서는 노인 여성의 비중을 많이 다루고 있지만 집 밖에 나가면 의외로 중년층의 남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일할 노동력은 되나 일자리가 없는 현실이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것 같다.

OECD 가입 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현실은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정년을 65세로 정해 더 이상 노동하지 않도록 법을 마련해놓고도 현실적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아 엄청난 돈을 투입하며 노인 일자리를 마련하는 실정이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며 호시절도 겪었지만 그나마 장만한 집은 자식들 사업 자금으로 대주며 전셋집으로 옮기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남편이 아프거나 투병 중인 실정에서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국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린 여성 노인들의 하루는 고단하기만 하다. 읽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너무 빠듯해 한숨이 쉬어질 정도인데 그들의 삶은 나와 다르다고 치부하기에 인생은 너무 빠르다. <가난의 문법>을 통해 더 이상 노인들의 폐지 줍는 일이 나와는 먼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사회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 방법을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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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기본 카테고리 2020-12-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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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저/양억관 역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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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지음

 

 

 

 

 

 

 

아주 오래전에 읽어 내용조차 가늠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책을 다시 펼쳐들면 기억이 하나 둘 되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펼쳐든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그런 작은 기대를 가차 없이 차버렸다. 원래 이런 내용이었나? 싶어 읽은 부분을 다시금 되돌아가 읽어보다 끝내 당황스러운 기분을 느껴야 했던 9편의 단편들.

 

이미 영화화되어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꺼운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다. 너무 좋아해서 일본 여행 때 DVD를 사와 몇 번이나 봤던 기억이 있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영화에 가려 원작을 완벽하게 왜곡해서 기억하고 있었다는 덴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짤막한 9편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것을 사랑이라 칭해도 되는 것인가란 사회적 잣대에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 매몰차게 바라봐야 하지만 작가는 그런 잣대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별거 아니라는 듯이, 돌아보면 누구나 저지르는 것이 불륜이라 놀라울 것도 없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독자들의 빗장을 무장해제시킨다. 불륜에 대한 로망이나 혹여 반대로 쌍심지를 켜고 분노하게 되거나의 상반된 감정 자체를 배제시키는 묘한 재주가 있어 등장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때론 그에 따른 미세한 아픔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오랜만에 펼쳐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허망함을 잠재워주기에 충분했다.

 

이복형제지만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언니의 아들과 이모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은 불장난하듯 치러진 육체관계가 주는 짜릿함과 싸한 아픔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런 미세한 감정이 글로 표현된다는 점은 역시 대단하다고 밖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평소 사회적 테두리의 보편타당함에서 벗어나는 것을 극도로 꺼려 하며 혹여라도 그에 대한 연민이나 로망이란 감정에도 냉철하다기보다 감정 소요 자체가 귀찮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던 나로서는 작품에서 느껴지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너무 강렬한 공감이나 서글픔이 너무도 잘 전달되었기에 한편씩 읽을 때마다 싸한 아픔이 묘한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단편들이 많음에도 역시 조제를 능가하는 단편은 없지 않을까란 예상을 했지만 '다나베 세이코'라는 작가의 역량을, 그 감수성을 너무도 잘 번역해 준 번역가님의 역량에 더 감동하게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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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 | 기본 카테고리 2020-12-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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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이케이도 준 저/김은모 역
인플루엔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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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셜 /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 / 이케이도 준

 

 

 

 

 

 

오로지 로켓 연구만 바라보며 달려왔던 쓰쿠다는 로켓 발사가 실패하면서 그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나게 되고 아버지의 가업인 쓰쿠다 제작소를 이어받는다. 변두리의 작은 제작소지만 쓰쿠다의 열정이 빚어낸 기술력만큼은 대기업들이 횡포를 부리며 탐낼만했으니 쓰쿠다의 앞날이 험할 수밖에 없다.

 

쓰쿠다에서 개발한 엔진을 경쟁회사에서 자기들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소송까지 걸어 위험에 빠뜨렸던 1편의 이야기를 지나 2편인 가우디 프로젝트는 인공판막에 대한 이야기이다. 로켓에 대한 원대한 꿈을 시작으로 2편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분야가 등장해 독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흥미로움을 갖게 한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

 

로켓 부품을 납품하며 도산할 뻔한 회사를 일으켜 위기를 모면한 쓰쿠다 제작소, 하지만 가혹할 만큼 이들에게 시련은 계속 찾아온다. 인공판막 가우디 프로젝트에 돌입한 쓰쿠다 제작소에 그들의 기술력을 시샘한 라이벌 업체의 모략이 시작되고 이들의 비열함은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져 책장을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 만큼 분노를 유발한다.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며 생명을 걸고 흥정하는 장사꾼의 비열한 모습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싶다가도 멀지 않은 곳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허탈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이렇게 당하기만 할 쓰쿠다가 아니란 말씀! 쓰쿠다의 기술력에 지방으로 좌천된 의사 이치무라, 딸아이에 대한 아픈 상처를 간직한 사쿠라다의 합세로 약육강식과 비열함만이 존재하는 듯한 그곳에서 쓰쿠다는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된다.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 거란 걸 알면서도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 <변두리 로켓>, 많이 가진 소수의 횡포와 많이 가지지 못한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랬듯 정의는 항상 나중에 밝혀지고 억울함에 늘 묻혀버리기 일쑤인지라 쓰쿠다의 활약이 더 통쾌하고 짜릿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큰소리 내는 그들에게 맞서지 못한 채 참고 또 참았던 회한에 대한 세월을 쓰쿠다가 보상해 주고 있으니 어찌 변두리 로켓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을 정도로 쓰쿠다의 배역과 찰떡궁합인 아베 히로시의 배역은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

 

모든 시리즈가 그랬듯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 <변두리 로켓>!, 로켓과 인공심장,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주제로 우리를 놀래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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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 기본 카테고리 2020-12-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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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미셸 딘 저/김승욱 역
마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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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 /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 미셸 딘 지음

"넌 너무 머리가 좋아서 탈이야"라는 말이 당시 사회를 떠올려보면 저주에 가까운 폭언이었음을, 그 말에 묻혀 평범하게 살아갔을 수많았던 여성들 중 자신의 재치를 살려 날카로움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쏟아냈던 여성들의 이야기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는 평론가로 인권운동가로 소설가로 살아갔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어디선가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녀의 생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거나 이름마저 생소하게 다가온 인물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다른 책과 달리 개개인의 이야기를 별개로 다룬 것과 함께 등장인물들을 통해 서로의 연결 관계를 보여주고 있어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워낙 대단한 인물들이라 그녀들의 전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서로의 연결고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도로시 파커, 리베카 웨스트, 조라 닐 허스턴, 한나 아렌트, 메리 매카시, 수전 손택, 폴린 케일, 존 디디언, 노라 에프런, 레나타 애들러, 재닛 맬컴, 릴리언 핼먼의 인생 전반기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들이 어떻게 사회 속으로 뛰어들었는지, 그녀들이 쓴 글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이슈를 낳았고 당시 사람들이 어떤 매력 때문에 그녀들의 글에 이끌렸는지 등을 감정적 가감 없이 엿볼 수 있다는 점은 사회적 평판이나 대중들의 비판, 그녀 개개인의 사생활에 치우치지 않고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한쪽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읽을 수 있어 오히려 편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글을 쓴 저자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시대의 한 획을 그었던 당찬 여성들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비판적이며 같은 여성임에도 소통하지 못한 채 날카로운 말들을 쏟아내는 일화 등은 의외로 다가오기도 했다. 반면 나이차에도 오랫동안 소통한 이야기도 볼 수 있었는데 그녀들의 이야기 속 '한나 아렌트'에 대한 남다른 비중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 참정권이 허용되지 않던 시대에 남녀의 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을 냉정하게 비판하며 사람들의 의식을 눈뜨게 한 그녀들, 차별 대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펜을 휘둘렀던 그녀들의 글은 수시로 사람들의 비판에 시달렸음에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대범함 또한 인상적이었다. 대범하게 응수하거나 다음 글에 그들에 대한 비판적인 글로 응징하거나 그녀들의 쥐고 있던 펜은 당연시되었던 남자들을 향해 날카로움으로 빛을 발하였으니 그녀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그녀들의 비참함이 아니었다면 여성의 지위는 지금과 같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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