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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 기본 카테고리 2020-09-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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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김봄 저
걷는사람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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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 김봄 에세이

보수세대 부모와 진보세대 자식 간의 이야기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담은 에세이가 또 있을까 싶어 시원했던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부모, 자식 간에도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이야기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화기애애하던 분위기에서 항상 정치를 화두를 삼는 부모님이 여당을 겨냥한 이야기를 들고 나오면 자식들은 그냥저냥 흘려듣기 일쑤인데 그러다 끝내 부모님 말씀에 토를 달면 이때부턴 둘 중 누군가 급히 퇴장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야당만 옹호하는 어른들의 분위기와 지금껏 그렇게 당하고도 야당을 옹호하는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세대의 섞일 수 없는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 남의 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예상이 들면서도 우리 부모님은 빨갱이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고 타인 앞에서 속시원히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김봄 작가는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에세이에 담아냈다.

처음 이 책이 궁금했던 건 이낙연 의원을 밀착 취재했다는 글귀에 혹해서였는데 아마 지금껏 다가오는 선거철만 되면 그렇게 쏟아져 나오는 후보들의 책들만큼 식상함으로 장식했던 책이었다면 읽다가 덮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 대상이 아무리 이낙연 의원이라고 해도 너무도 뻔한 전개였다면 그런 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 내려간 작가의 모든 책조차 읽고 싶지 않아졌을 텐데 김봄 작가는 이낙연 의원이 작가에게 했던 '페이소스'를 정말 충실히 이 책에 담아냈다. 왜 초장부터 이낙연 의원의 글들을 만날 수 없었던 건지 작가의 의도였든 아니었든 간에 그럼으로 인해 정치인 찬양으로 도배된 어떠한 책들보다 더 뇌리에 각인되었던 것 같다.

전라도에 대한 반발감과 빨갱이, 좌파란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부모 세대는 나의 정치사상과는 평행선을 그으며 서로 공감 받을 수 없음을 명백히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가족이며 그런 가족과 함께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작가의 생활 이야기가 너무도 사실적이라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시대가 다르기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정치 앞에서 '기성세대는 이래서 안 돼.', '젊은 세대는 이래서 안 돼.'라며 선을 긋기보다 이념은 달라도 그렇게 억척스러운 부모님의 고생이 있었기에 젊은 세대가 두발을 땅에 디딜 수 있는 있었음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임을 작가는 또한 함께 전하고 있다. 정치 이야기는 죽을 때까지 통하지 않더라도 그럼에도 나의 부모님이라는 메시지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런 그러안음을 모른척했었기에 선을 그어 생각하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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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 | 기본 카테고리 2020-09-1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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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

김종훈 저
이케이북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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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북 / 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 / 김종훈 지음

서울 동작동에 위치한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서울현충원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의 국립대전현충원, 수유리 4.19국립 묘지와 서울 효창공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는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랜 일제 치하의 세월을 보내며 광복을 맞이했지만 미 군정으로 인해 친일파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척결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친일파들이 대거 미 군정 아래로 편입되면서 친일파들에겐 구사일생의 기회를 맞이했던 안타까운 역사 앞에서는 늘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해낼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

같은 조선인으로 일본인의 편에 서서 조선인들을 응징했던 친일파들은 광복을 맞은 후 경찰이나 군인으로 탈바꿈한 후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인물들로 거듭났으니 책을 읽다 보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극명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이런 역사적 흐름과 현충원 안에 잠든 대한민국 임시정부 및 의열단, 광복군 출신 애국지사들과 함께 묻힌 친일파들의 이야기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애석함과 아이러니라는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자리 배치를 접하게 된다면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오게 되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애국지사가 묻힌 묘 윗부분을 친일파들이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이 거짓말처럼 믿기지 않을 뿐이다.

현행 상훈법 제8조로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나 국가 안전에 관한 죄를 범해 형을 받거나 적대 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관세법, 조세범 처벌법 등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사형,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금고형을 받은 경우에만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국립묘지법 제5조 1항에 의거해 "장성급 장교 또는 20년 이상 군에 복무한 사람 중 전역, 퇴역 또는 면역된 후 사망한 사람"이라는 조건 때문에 친일파 인명사전에 오른 후 십 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평안히 묻혀 있다는 게 사실 좀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는 4,400여 명의 친일파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중 국립서울현충원에 35명, 대전현충원에 33명이 아직도 아무런 조치 없이 잠들어 있다. 책에서는 현충원에 잠들어 있는 친일파들에 대한 세세한 내력과 반민 규명위가 발표한 1,000여 명의 국가공인 친일파에는 속하지 않았지만 '비공인 친일파'에 속하는 박정희, 정일권, 안익태, 채병덕, 임충식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어제까지는 항일무장세력을 토벌하던 일본군에서 광복 후 여순사건 계엄사령관으로 변신한 김백일이나 일본군이었다가 야전포병 사령관으로 활동하며 '한국 포병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신응균, 3대가 친일파로 활동했지만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까지 올랐던 이종찬 등의 이야기를 내리읽다 보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이들의 전술과 홀로 감행했다면 이런 지위까지 얻지 못했을 이들의 승승장구가 같은 친일행적을 했던 끼리끼리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시대를 엿보며 묵직해진 명치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게 된다.

화딱지 나는 이들의 행적을 지나 신규식이나 이상룡, 지청천 등 애국지사들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는데 어쨌든 이 책의 팁은 저자가 알려준 동선대로 현충원을 돌아보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행사가 있을 때 티브이에 비치는 현충원 모습만 접하고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으나 저자가 알려준 동선대로 현충원을 돌아보다 보면 말없이 잠들어 계실 애국선열들의 목소리가 가슴 절절히 들려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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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9-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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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김탁환 저
해냄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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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김탁환 지음

주머니에서 몽당초를 꺼내 힘껏 칠한 후 마른 헝겊을 양손으로

모아 쥐고 무릎을 꿇고서 빠닥빠닥 나무 바닥을 닦으면 맨들맨들

어찌나 빛이 났는지 모릅니다.

폐교로 들어가서 미실란을 꾸릴 때,

다른 건 다 바꿔도 교실 바닥은 그대로 두라고 했죠.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도시소설가 김탁환과 농부과학자 이동현이 만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던 지난날과 앞으로 달려갈 미래를 담은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그 소재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농부과학자인 이동현 '미실란' 대표의 이력이다. 고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순천대를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 농생물학과 석사를 거쳐 문부성 장학생으로 규슈 대학교 생물자원환경과학과에서 응용유전해충방제 전공으로 농학박사학위를 취득하여 곡성에 자리를 잡고 직접 쌀농사를 지으며 회사를 운영한다는 이력에 대부분 '고생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이지 않을까?

촌놈이란 차별을 받으며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렇게 흙이 좋아 선택한 순천대를 진학했을 땐 민주화운동으로 앞날을 모색하지 못했었지만 교수의 권유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그렇게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지만 미생물 연구 실험에 수없이 죽어나가는 살생 때문에 박사를 중단하기도 한다. 아닌 것 같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아깝기에 보통 사람들은 그런 감정을 꾹꾹 누르며 머무르다 자신도 모르게 무던해지는 병에 걸리기 마련인데 이동현 대표는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그만둘 수 있는 강단이 있었다는 이야기엔 타인에게 휘둘리는 인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박사학위를 잊고 지낼쯤 순천대 교수님으로부터 규슈 대학교의 장학생으로 추천받아 유학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다들 꺼려 하는 배설물 속의 미생물을 자처하며 연구를 이어나가게 된다. 냄새만 맡아도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배설물을 모아 밤새 연구하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동현 대표가 배설물을 모아 연구실에 가져오면 같은 연구원들은 모두 나가있을 정도였다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괴짜란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연구를 계속하며 논문도 여러 편 썼고 박사학위도 취득하여 이제 고생문은 끝일 것 같던 미래 앞에서 그는 언제 전임교수가 될지 모를 불안감이나 규슈대학에 머무르며 연구를 계속해나가는 상황을 박차고 곡성에 자리를 잡아 쌀농사를 시작하게 된다. 278종의 벼를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심고 새벽부터 논에 나가 피를 골라내며 비료나 농약 한번 쓰지 않고 건강한 쌀을 만들기 위한 이 대표의 노력은 그 옛날 할아버지 시대에서나 보던 농사법이기에 정겹게 다가온다.

회사를 설립한 첫해에 사업 업무가 부족해 쓴맛을 보기도 했고 곡성 군수가 제안한 폐교 무상공급과 벼를 심어 품종을 연구할 논을 싼 가격으로 임대해 주겠다는 제안은 군수가 바뀌지 마자 흐지부지 돼버린 통에 깊은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런 일련의 사건들은 이동현이란 미생물학자이자 농부과학자의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이런저런 우려 속에서 좌절을 맛보며 키워온 '미실란'과 밥 카페 '반하다'라는 이제 제법 이름이 알려져 신뢰를 얻고 있고 그의 행보를 지켜보던 주변 농민들에게 비료를 쓰지 않고 농약을 뿌리지 않았을 때 더욱 벼의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음을 보이며 자연에서 얻고 쓰는 법을 오롯이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확고한 신념이 있다는 게 이런 것일까? 모두 아니라며 반대하는데도 그 길로 뛰어든 지금이 그에겐 성공이라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너무도 빨리, 쉽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이런 우직함이야말로 그 자체로도 빛난다는 사실을 나는 글을 더듬으며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밭에 거름 주며 농사일을 거들었던 그에게 삶의 고역처럼 느껴졌을 농사가 궁극의 호기심과 삶의 의욕이 되었다는 게 한편으론 놀랍기만 한데 시골에서 자라 과수원을 하며 농사일을 많이 거들었던 내 경험을 돌아봤을 때 나는 그 모든 것이 고역 그 자체였기에 그의 한결같은 마음이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다. 또한 그런 그의 삶을 김탁환이란 소설가가 한편의 영화를 보듯 풀어내지 않았다면 솔직히 이렇게까지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을 텐데 과하지 않고 겸손하게 다가오는 문체가 이동현 대표의 삶을 더욱 빛내주는 글로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멋진 도시소설가 김탁환과 재미난 농부과학자 이동현의 이야기는 자칫 그들이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는 글처럼 다가올 수 있지만 글 안엔 앞으로 인류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진솔하게 담고 있어 국민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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