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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 기본 카테고리 2020-11-1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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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다시 로크먼 저/정지호 역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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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 다시 로크먼 지음

얼마 전 남편이 틀어놓은 드라마를 생각 없이 보다가 화가 치밀어 바로 채널을 돌렸던 적이 있었다.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몸조리를 위해 머무르는 산후조리원에서의 풍경을 드라마에 담은 듯한데 그래서 꽤나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내 예상은 영화 설국열차에서 따온듯한 1등 칸 엄마, 꼬리 칸 엄마로 나뉘는 설정에서 급기야 꼬리 칸에서 탈출하기 위해 모유를 나눠줘야 한다는 대사에는 '이 드라마 작가가 남자인가?'라는 생각에까지 미칠 정도였다. 이어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멋진 저녁을 사주는 장면까지는 좋았으나 그것 때문에 아이 모유 줄 시간이 늦어버렸는데 엄마가 올 동안 아이를 안고 있던 간호사의 대사는 트럼프의 망발만큼이나 분노 게이지를 솟구치게 해 왜 이렇게 드라마가 시대착오적이며 쓸데없이 모성만을 지나치게 강요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한두 장면만 보고 그 드라마를 판단하기에는 섣불렀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내가 봤던 그 장면에선 정말 이건 아니라는 생각뿐이었다.

엄마이기에, 아이를 양육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엄마이기 때문에 더 화가 났던 것이리라. 최근에 가장 크게 화를 낸 게 그 드라마를 보면서였던 것 같은데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또한 읽는 내내 울화통이 터져 폭발할 것 같은 심경을 느껴야 했다. 미혼 여성이 보면 '이래서 어디 결혼하고 아이 낳겠어? 그럴 여력도 없지만 그냥 혼자 사는 게 속 편하지'란 생각을 수천 번도 넘게 했을 것 같다. 기혼 여성이며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라면 구구절절 다 공감할 수밖에 없으며 지치고 힘들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엄마이기 때문에, 자고로 엄마란 그런 것이라는 사회적 풍습과 모성 강요로 인해 참고 견뎠던 그 모든 것들을 책에서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알고 있는 것이기에 화가 났고 그동안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는 달라 아이가 엄마를 더 찾고 엄마가 아빠보다 더 양육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인체 진화론적 이야기는 결국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였다는 것을 보면서 어디까지 농락되었던 걸까? 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애초에 뇌 구조가 달랐다기보다 엄마가 아이를 더 많이 양육하기에 그렇게 보였을 뿐 아빠가 양육하는 시간을 늘리면 뇌구조 자체가 변화한다는 사실은 애써 감추었던 듯하다. 모든 것을 인내하고 감수하며 아이를 키워냈던 부모님 세대가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그렇게 아이를 놓고 대립하다가는 가정이 올바로 돌아가겠냐며 쓴소리를 하겠지만 그런 약점을 파고들어 남자들 편할 대로 휘둘리며 힘겨워한 시간들을 생각하면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 책은 남녀가 함께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자신은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희생하며 양육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2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 앞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을지 내심 궁금하기도 하다. 남자들에게는 그저 별거 아니고 남들도 다들 그렇게 사는데 왜 유독 나의 아내만 저렇게 힘들다고 안달복달하는지 이해가 안 갈 뿐인 양육을 예로 들고 있지만 은밀하고도 오랫동안 지속된 이러한 성차별은 너무도 깊숙이 배어 있어 얘기하자면 끝도 없이 딸려 나올 것들 투성이다.

동양보다 양육에 있어 적극적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예도 이러할진대 나의 주변을 돌아보면 무엇하나 싶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남녀 모두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은밀하고도 달콤한 말로 자행되었던 성차별의 뿌리가 얼마나 깊숙이 박혀 있는지 따라가다 보면 놀라움의 연속이 될 테니.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결혼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임기임에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온전히 여성 개인의 이기주의며 이는 국가 존립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어른들, 더욱이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한 번은 덜 듣게 되지 않을까, 지금 당장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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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X 1인용 인생 계획 | 기본 카테고리 2020-11-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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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식채널 × 1인용 인생 계획

지식채널ⓔ 제작팀 저
EBS BOOKS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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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X1인용 인생 계획 / 지식채널ⓔ제작팀 지음 / EBS 북스

팍팍하고 지치지만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회생활이라고 치부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던 기존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들은 회사 생활에서 오는 지침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자신만의 시간을 잘 활용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기성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간 논쟁이 왠지 모르게 과열되는 양상을 띄며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할 무렵 코로나19의 등장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극한의 체험을 안겨주며 전 세대에 걸쳐 웬만하면 집에 틀어박히게 만들었다.

어덜트, 셀프 인테리어, 취미 개발 등 젊은 세대들에게만 각광받던 취미 활동은 회식에서 음주 문화로 꽃을 피웠던 기성세대들에게도 관심 분야로의 취미 활동 개발로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혼자 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인간의 모습을 다양하게 도출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식채널 X1인용 인생 계획>은 '싱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혼자 사는 생활이 기본적으로 등장하며 이후 공동으로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나 법률상 가족은 아니나 이성이나 동성 간의 동거 등을 다룬 가족의 다양한 관점과 노년의 죽음까지 '싱글'이라는 주제로 전 연령층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가족이란 동성이 아닌 이성이 만나 결혼해 자녀를 낳고 부부를 중심으로 이미 형성돼 있던 가족들이 이어지면서 보편적인 '가족'이라 칭했었다면 최근 높은 집값이나 물가로 인해 결혼이나 연애, 집 마련을 포기하고 사는 젊은 세대들이 주축이 되어 한 집에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든다거나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제도 마련의 문제를 던져준다. 얼마 전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이란 책을 통해 부부와 동거인 후배 셋이 함께 살기 위해 집을 짓는 과정에서 가족이 아니라서 사회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었고 어렵게 집을 지은 후에도 매일같이 얼굴을 보고 사는 동거인임에도 법적인 가족관계가 아니어서 급하게 병원에 실려가도 동의서에 사인할 수 없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에 적잖이 당황했더랬다. 책을 보지 않아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모르는 이야기로 남았겠지만 통계를 통해서도 이런 동거 형태가 많아짐에도 오랫동안 국회에서 제대로 발의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우리나라가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듯해 씁쓸하게 다가왔다.

'싱글'은 이제 더 이상 남의 이야기도 아니고 틀에 박혔던 기존의 이미지 또한 깨진지 오래된 것 같다. 거추장스럽게 누군가에게 속박되고 챙겨주며 정작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것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면 반대로 고독하고 외로움은 피해 가지 못해 그에 걸맞은 문제점들이 따라다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점점 더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드는 현상은 너무 삭막해 보이기까지 하다. 무엇이 옳다 말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 시급해 보이는 문제들은 프랑스나 독일처럼 하루빨리 도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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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장수 2 | 기본 카테고리 2020-11-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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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혼령 장수 2

히로시마 레이코 글/도쿄 모노노케 그림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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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숨쉬는도서관 / 혼령 장수 2 / 히로시마 레이코 글. 도쿄 모노노케 그림

아이들이 보는 책인데도 재밌어서 아이보다 2권을 먼저 기다렸던 듯하다.

민머리에 험상궂게 생긴 얼굴, 그럼에도 화려한 옷차림에 얼굴과는 달리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이상한 아저씨 '혼령 장수', 1권을 읽은 아이라면 친구와 싸워서 화가 났을 때 엄마한테 잔소리 들었을 때, 친구들 앞에서 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 상상만 가득할 때 문득 혼령 장수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어둑해진 길 저 끝에 낯선 아저씨가 있을 것 같은 두려움에 주위를 두리번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 시절 무서운 이야기를 끔찍이도 좋아했던 추억담을 가지고 있기에 혼령 장수를 읽으며 어린 시절로 소환된 듯한 착각이 들어 이야기와 함께 추억까지 음미할 수 있어 더 큰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은데 예상보다 1권의 이야기가 서늘해 이어질 2권이 몹시도 기다려졌었다.

2권에서는 '그림자', '숨김 도롱이', '다시 등장한 노는 아이', '달걀 가게', '요괴 칼', '장인 귀신'이 등장한다.

평소 같은 반 리나를 몹시 동경하는 도모에는 예쁘고 귀여워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집도 부자인 리나가 자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 혼령 장수는 도모에에게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이미 자신이 리나처럼 될 수 있다는 공상에 빠진 도모에는 혼령 장수의 뒤이은 이야기는 듣지 않는데.....

나머지 때문에 홀로 남은 교실에서 친구의 사슴 모양 인형을 망가뜨린 쇼와 유일한 내 편이 되어줄 친구에게 집착하는 아야카, 1권에서 의도치 않게 혼령 장수를 도와 요괴 잡는 일을 했던 쇼지, 실습 시간에 사과 깎기가 두려운 히나, 방학 숙제인 자유과제를 못해 고민하는 소타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매일같이 겪을만한 이야기이기에 공감이 많이 갈 것이다. 미처 숙제를 못해 당황했을 때 요술램프 지니가 나타나 뚝딱 해결해 줬으면 했던 기억, 나보다 뛰어난 친구를 부러워했던 기억,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고 싶지 않아 거짓말했던 경험 등은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내용이기에 어쩌면 혼령 장수를 만나지 않았음에 가슴을 쓸어내렸을지도 모르겠다.

2권에서는 2번지 달걀 가게가 등장하며 달마를 닮은 '다마'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쇼지와 다마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기에 3권에서는 또 어떤 강력한 요괴들이 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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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 기본 카테고리 2020-11-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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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배은지 저
지콜론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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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콜론북 /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 배은지 지음

최근 '퇴사'와 관련된 에세이를 자주 접하면서 '요즘 키워드는 퇴사인가?'라는 생각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구직 활동 중인 나로서는 '퇴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해되면서도 왠지 조금은 부럽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백수에겐 퇴사라는 단어가 조금은 사치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직장인이라면 하루에도 열두 번은 때려치우고 싶은 감정을 초인적으로 누르며 그저 하루를 잘 버텨냈다는 헛헛함과 안도감으로 자신을 위로하려 하지 않았을까.

사실 백수면 먹고사는 문제가 막연해지고 그렇다고 힘들게 직장에 들어가도 이것 또한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막막함이 들곤 하는데 그런 사이클을 이미 몇 번씩 경험했던 이라면 백수라서, 직장인이라서 뭐가 더 좋고 부럽다란 말을 밖으로 뱉어내기가 조심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백수도 백수 나름대로의, 직장인도 직장인 나름대로의 비애가 있기 때문에 한 직장에서 쉼 없이 십 년을 향해가는 저자의 회사 생활은 당연히 좋았다가 싫었다가 할 수밖에.

'무레 요코'의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라는 소설 속 주인공은 은퇴하여 백수로 살기 위해 회사 생활을 견디며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않고 돈을 모은다. 그렇게 몇십 년을 모아 드디어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둔 후 주인공은 연꽃 빌라에 입주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을 영위해 나간다. 비록 오래되어 낡고 좁지만 그럼에도 주인공은 행복을 느낀다는 설정은 그 당시 나에게는 꽤 충격이었다. 나로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었기에 주인공이 오랫동안 모으며 회사 생활을 했던 모습에선 왠지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를 펼쳤을 때 저자가 '직장 생활 10년만 하자'라는 각오가 국민연금이었다고 밝히는 것을 보면서 연꽃 빌라의 주인공이 나도 모르게 떠올랐던 것 같다.

회사 생활이 매일 좋을 순 없으며 그렇다고 매일 힘들기만 한 것도 아니다. 칼만 들지 않았지 전쟁터나 다름없는 현장이라고 생각하며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낮췄다가도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으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기운을 얻기도 한다. 이제 막 사회에 입문한 초년생도, 몇십 년을 일한 임원도 아닌 중간 계급자이 애환이 담긴 글이라 모두 공감할 순 없었지만 딱 십 년 만 일하자란 결심이 일이 싫고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정말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는 건 왠지 너무 공감이 가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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