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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여행자 | 기본 카테고리 2020-04-3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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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봄의 여행자

무라야마 사키 저/이희정 역/게미 그림
소미미디어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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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미디어 / 봄의 여행자 / 무라야마 사키 지음, 게미 일러스트

벚꽃이 만개한 봄의 밤하늘.

저녁이 되면 아직은 밤바람이 쌀쌀하지만 햇살을 담뿍 머금고 올라오는 따뜻한 땅 기운에 묘하게 마음은 설레는 밤.

왠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 세상의 주인공은 나이며 벚꽃 아래 특별한 빛을 발하는 사람은 나 인것 같은 기쁜 착각이 드는 밤.

<봄의 여행자>의 표지를 본 순간 어둑한 밤하늘에 신비스럽게 내려다보는 벚꽃나무를 바라본 기분이 들었다.

표지만봐도 온 우주의 봄 기운을 받은 것 같은 설레임이 느껴져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꽃게릴라>

대학교에서 식물 공부를 하는 사유리를 잘 따르는 하숙집 딸 리나, 언제나 따뜻하게 리나를 맞아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던 사유리는 이제 곧 먼 대학원으로 떠날 예정이라 리나는 서운하기만하다. 그런 리나의 마음을 눈치 챈 사유리는 리나를 데리고 봄 밤에 꽃게릴라에 나선다.

가끔 사유리는 리나를 데리고 꽃씨를 도로변 땅이나 남의 집 마당에 뿌려놓고 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유령의 집이라 불려 사람들이 가지 않는 집 장미 넝쿨 가지를 치는 꽃게릴라를 하며 사유리는 어릴 적 이 집과 얽힌 이야기를 리나에게 들려준다.

 

 

 

<봄의 여행자>

친구집에 놀러갔다 돌아오는 길, 주인공은 이제 곧 철거될 언덕 위 유원지에 가보기로 한다. 어릴적 부모님과 와봤던 기억이 있던 동네 작은 유원지, 문을 닫을 시간이라 어둑한 유원지는 의외로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고 그럼에도 유원지 안이 궁금했던 주인공은 문이 열린 유원지 안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리고 그 곳에서 투명하게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벚나무 아래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45년 전 전란을 겪었던 할아버지는 부모님을 잃고 주인을 잃은 언덕 위 주택에서 홀로 지내게 되는데 한밤 중 비행기 폭탄이 떨어지던 어느 날 불바다를 뚫고 우주에서 거북이들이 알을 낳기 위해 언덕 위 벚나무로 찾아온다. 하지만 우주에서 온 대부분의 거북이가 죽고 한마리만 남아 산란을 시작하고 당시 소년이었던 할아버지는 거북이의 산란과 죽음, 새끼 거북이들이 우주로 떠나는 것을 지켜본다.

그리고 51년이 지난 현재, 51년마다 우주에서 알을 낳기 위해 지구를 찾는 거북이를 기다리는 할아버지는 거북이를 만날 수 있을까?

<또그르르>

알록달록 색색깔마다 깃든 추억.

새콤달콤했던 사탕, 엄마의 립스틱 색을 닮은 빨강, 길가에 떨어져 있던 녹색 유리구슬, 포도 맛 보라색은 해지는 하늘의 색깔, 해피버스데이 촛불 색깔이 주황은 집안을 비춰주는 전구색....

매일마다 보는 색깔들이지만 늘 그자리에 있어 무덤덤하게 마주쳤던 색들은 글 속에서 따스함과 다정함으로 탄생한다.

<봄의 여행자>는 세 편의 이야기와 가슴 따뜻해지는 일러스트를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살랑살랑 봄바람 부는 계절에 맞게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산책 길 나무 밑 벤치에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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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없는 검사 | 기본 카테고리 2020-04-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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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표정 없는 검사

나카야마 시치리 저/이연승 역
블루홀6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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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홀6 / 표정 없는 검사 / 나카야마 시치리 장편소설

중학생 때부터 검사가 목표였던 '소료 미하루', 그러나 검사 등용문인 사법 고시를 보기에 자신의 실력이 모자란다는 것을 안 미하루는 검찰 사무관을 선택했고 눈물겨운 노력 끝에 검찰 사무관 채용 시험에 합격하여 오사카 지검 1급 검사인 '후와 슌타로' 검사에게 배정받는다. 그리고 부푼 기대로 출근한 첫날 미하루는 후와 검사로부터 자네 같은 사무관은 필요 없다는 차가운 말에 충격에 빠지지만 검찰 사무관으로서의 첫걸음부터 패배자로 낙인찍히기 싫어 자신을 어필하며 석 달간의 인턴 기간을 얻는다.

그렇게 첫날부터 순조롭지 않았던 둘의 관계는 시종일관 무표정을 유지하는 후와 검사의 철벽 방어로 인간적인 모습은 애초에 포기했지만 오사카 지검 내에서도 엘리트라고 소문난 그이기에 일에서만큼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사건을 함께 할수록 미하루는 점점 후와 검사의 행동에 이해할 수 없는 의문점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공원에서 목이 졸려 살해된 8살 여자아이의 살인사건에서 범인으로 지목된 청년은 몇 년 전 어린아이를 납치, 감금한 전과에 발목이 잡혀 유력한 용의자로 잡혔지만 증거물과 충족되지 않는 알리바이로 인해 다수가 범인으로 보는 상황에서 주변을 조사하며 청년의 무죄를 입증한다. 그리고 이어진 남,녀가 집에서 살해된 사건에서 몇 년 동안 살해된 여성을 쫓아다니며 스토킹을 했던 남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잡혀 정황상 범인임이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후와 검사는 기간을 연장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미 대중과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빨리 사건을 종결짓고 검찰청의 위신을 세우고 싶었던 차장 검사의 무언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후와는 꿋꿋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사라져버린 증거물들을 찾기 시작한다.

새로운 캐릭터 탄생을 예고했던 <표정 없는 검사>를 읽기 전 법정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하며 자연스럽게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되기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으잉? 뭔가 잠잠해도 너무 잠잠하다 싶었다. 처음부터 잔혹하고 살벌한 사건을 빵빵 터트려줄 거라고 예상했는데 역시 독자의 당연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다른 느낌을 선사해 독자를 가지고 놀 줄 아는 작가란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책임지지 못할 어중간한 정의감과 시류에 휩쓸려 결국 자신을 잃고야 마는 직장 내 계급 속에서 무뚝뚝하고 냉혹해 보이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눈으로 사건과 사람을 바라보는 후와 검사의 캐릭터는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작가의 영리함 속에서 더 빛을 발하는 듯하다. 그에 반해 얼굴 표정으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미하루의 캐릭터 또한 귀엽게 다가와 앞으로 이들 콤비가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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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 기본 카테고리 2020-04-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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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둠의 눈

딘 쿤츠 저
다산책방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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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 / 어둠의 눈 / 딘 쿤츠 장편소설

라스베이거스 쇼걸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연출가까지 오른 티나, 매 순간 힘들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일에 대한 만족과 보람을 느끼는 티나에게 그녀의 남편 마이클은 일보다는 가정주부로 사는 삶을 강요한다. 최선을 다해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던 티나와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와이프를 곱게 볼 수 없었던 마이클은 점점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혼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티나를 더욱 힘들게 한건 이혼하기 전까지 수없이 외도를 저질렀던 마이클이 아닌 겨울 생존 스카우트 체험에 참여했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대니였으니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대니를 잃은 상실감에 젖어들지 않기 위해 티나는 더욱더 미친 듯이 일에만 몰두하였고 그렇게 1년을 들여 만든 '매직!'이 무대에 오르자 사람들은 쇼에 열광한다. 지금까지 본 어떤 쇼보다 더한 찬사는 얻어낼 수 없으리라는 주위의 반응에 지난 1년간의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 속에서도 티나는 최근 자신의 집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일들과 매일 밤마다 자신의 꿈속에 나타나는 대니의 모습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 뭔가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깬 티나는 누군가 자신의 집에 침입했는지 살피다 대니의 방까지 들어가게 되었고 그 방에서 '죽지 않았어'란 글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꿈속에 나타나는 기괴한 남자, 누군가 써놓은 '죽지 않았어'란 글자, 난방에 아무 이상이 없음에도 어느 순간 급격하게 떨어지는 온도 등 티나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연이어 발생하고 공연에 대한 준비와 겹쳐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런 나날 속에 티나는 매직!을 공연한 자리에서 변호사 엘리엇을 만나게 되고 금세 가까운 사이가 되면서 연말에 그와 함께 지낼 생각에 설레는데.... 몇 년 전 아내와 사별한 엘리엇 또한 티나와의 첫 번째 데이트 후 그녀에게 더 강하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데이트를 하며 티나는 담당자로부터 아들 대니가 캠프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시체를 보지 말 것을 권유받았고 차마 아들의 모습을 눈에 담지 못한 채로 묻었기 때문에 대니가 자꾸 꿈속에 나타나는 것이란 생각에 변호사인 엘리엇에게 대니의 무덤을 열어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티나의 부탁에 엘리엇은 자신과 예전에 함께 정보부에서 일했고 지금은 판사로 일하는 케네벡에게 빠른 일처리를 위해 티나의 일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케네벡에게 일 얘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티나와의 데이트 준비를 하던 엘리엇의 집에 건장한 두 명의 남자가 들이닥치는데...

엘리엇은 15년 전 육군 정보부에서 일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던 인물인 만큼 느닷없이 들이닥친 남자들에게 피할 수 있었는데 자신이 위험에 처한 만큼 티나 또한 위험한 상황일 거란 생각에 급히 티나의 집으로 향해 그녀를 무사히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데 그 순간 그녀의 집이 폭발한다. 갑자기 들이닥친 위험 앞에 엘리엇과 티나는 대니의 무덤을 파헤치는 일과 비밀정보국에서 사람이 나와 그들을 죽이려고 했다는 게 어떤 연관이 있을지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괴이한 일들이 대니가 죽지 않고 살아있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대니가 어디에 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니의 죽음과 연관된 거대한 비밀 조직과 맞서 엘리엇과 티나는 대니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처음 도입부에서는 티나가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인해 신경쇠약을 겪는 것일까란 의문이 들 만큼 연이어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상황들이 당황스럽게 여겨졌는데 이후 엘리엇이 등장하며 대니의 죽음을 둘러싼 배경에 비밀 조직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빠른 전개만큼 강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폭로했던 1급 기밀문서의 내용인 듯한 기시감이 들어 더 강한 충격의 여파가 전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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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 | 기본 카테고리 2020-04-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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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 역사문화사전

민병덕 저
Nomad(노마드)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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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 / 민병덕 지음

햇살이 나른하게 비치는 5교시 교실 안, 본격적인 수업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꾸벅꾸벅 조는 아이들이 있다.

수업은 나가야 하는데 아이들은 졸고 내가 이기냐 네가 이기냐 하다가는 엎어져 자는 아이가 나올 것 같은 상황에서 선생님의 필살기!

"얘들아 옛날 사람들은 성교육을 어떻게 했을까?"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을 읽다 보면 졸고 있는 아이들을 단박에 깨워줄 선생님들의 필살기를 엮어낸 모음집 같기도 해서 더 흥미로운데 어릴 적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옛날이야기의 정겨움이 느껴지기도 해서 의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은 잘난척하기 알맞게 우리나라의 의식주와 풍습, 종교, 예술, 교육, 과학, 기술, 천문, 의학, 제도, 법률, 경제생활, 정치, 군사, 외교, 궁중생활이 총망라되어 있는데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면서 쓸데없는 궁금증에 잠 못 이뤘던 사람이라면 대환영할 책임엔 분명하다.

평소 식혜의 지방 사투리가 감주라고 알고 있었으나 감주와 식혜는 엄연히 만드는 방법과 쓰이는 명칭조차 다르지만 근래에 들어 혼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황룡사 9층 탑처럼 종교적인 건물로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이라야 고층으로 지을 수 있었던데 반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지어진 최초의 건물이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가 머물 집으로 지어졌다는 것은 꽤 의외였다.

소주로 유명한 개성과 안동이 일본을 정벌하기 위한 몽골의 전초기지였기 때문에 몽골군이 몸에 지니고 수시로 마시던 소주가 발달한 것이었고 이에 백성들이 무기와 군량미는 물론 소주까지 만들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은 이야기에 국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전에 쥐의 수염으로 붓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태어나고 이유식을 시작할 때쯤 빠지는 배냇머리를 모아 붓을 만들어 아이에게 선물했다는 이야기는 부모의 섬세함과 입신양명을 바라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홍길동전 같은 이야기가 아닌 정감록이라는 책으로 민간에 성행한 예언서이자 신앙서라는 사실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천재지변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자연이나 동물이 알아차려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비쳤던 이야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기 충분하여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옛날에도 휴일이 있었을까?'

'옛날 사람들은 시험 때 커닝을 어떻게 했을까?'

갑자기 떠오른 궁금증에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아 쓸데없이 더 궁금하기만 했던 것들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 코로나19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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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날 | 기본 카테고리 2020-04-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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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987 그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유승하 글그림
창비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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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4.19 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최근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들이 상영되면서 왜곡되고 가려졌던 진실과 가까워짐을 느끼는데요.

그렇게 가려져있던 역사들을 제대로 알고 후손들에게도 알려주어 다시금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아이가 사회 교과서에 실린 4.19혁명에 대해 공부하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 아이가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아이들의 눈으로 보기 편하게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가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이었어요.

창비에서 출간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는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작가님이 참여하여 제주 4.3사건, 4.19혁명, 5.19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주제로 그린 책이에요. 당시 직간접적으로 그 일을 겪었고 작가님들도 기억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던 사건들이었기에 이야기의 생생함이 그대로 책 속에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책을 통해 어른들도, 아이들도 그날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 사건을 바라봐지지 않을까 해요.

<1987 그날>은 88서울 올림픽 개최를 2년 앞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권 등을 바로잡기 위해 인천 공장에 위장취업했던 고대 여학생이 경찰에 연행되어 성 고문을 당하고 부천서에서는 연행된 여학생을 고문하는 과정에서 성폭행이 있었으나 경찰과 검찰은 여학생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노동자들과 공권력은 팽팽한 긴장감을 띤 상황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시민들은 언론의 왜곡보도에 운동권 학생들을 비판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학생들 사이에 퍼져 진실 규명을 위한 글들이 게시판에 붙여지지만 이 또한 어른들의 방해로 진실이 알려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1987 그날>은 운동권이던 언니가 자살하고 비탄에 잠긴 엄마를 돌보며 대학을 다니는 혜승과 언니의 영향으로 운동권을 멀리하는 혜승과 달리 박종철과 같은 과이면서 학생 운동도 열심히 하는 진주, 대학 4학년이 되던 해 대공 수사단의 물고문으로 생을 마감한 박종철, 평소 상계동 무허가 건물에서 분식집을 하는 언니를 돕지만 미대를 가고 싶어 화실을 다니며 꿈을 키워가는 나리, 목수이자 화가로 나리에게 꿈을 심어주는 인물로 1986년 신촌역 벽화 사건의 주역인 병철, 그림 동아리 '만화사랑'에서 병철과 나리를 만나지만 학교 앞에서 시위하던 중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 사망한 이한열이 등장합니다.

88올림픽을 앞두고 성화봉송이 지나가는 길에 비치는 무허가 건물촌을 철거하는 바람에 길바닥에 나앉게 된 사람들, 위장취업으로 잡힌 여학생들의 인권유린 고문과 운동권 수배 중인 선배와의 접촉으로 붙잡혀 가혹한 물고문을 당하다 생을 마감한 박종철, 호헌철폐, 독재 타도를 부르짖으며 시위하다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이한열, 공권력 앞에 스러져버린 자들을 향한 남은 자들의 비통함은 만화를 통해 그대로 전해집니다.

1987년은 저에게는 너무 어린 나이였고 학창시절에도 그것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는 어른이 없었기에 한참이 지나 알게 된 진실 앞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독재란 이름 아래 너무도 태연하게 자행된 일들은 거짓말처럼 믿기 힘든 일 투성이라 저조차도 믿기 힘들 정도인데 어린 친구들이 보면 그 충격은 가히 상상을 넘어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가슴 깊이 꾹꾹 눌러 담았기에 만화라서 다가오는 가벼움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결코 되풀이되선 안될 역사 앞에 그저 숙연해질 수밖에 없으며 똑같은 과오를 밟지 않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겨주는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시리즈, 아이와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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