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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 서평 2021-02-2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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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제이미 셸먼 저/박진희 역
리드리드출판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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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지만 잘 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친밀감, 의존감..... 이런 것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사랑, 우정, 일, 인간관계 등 세상살이가 버거운 우리에게 인생 고수 고양이가 가르쳐준 행복해지는 법이라니, 난 고양이를 키워본 적도 고양이를 만져본 적도 없지만 내 눈에 도도해 보이는 고양이가 어떤 이야기를 해줄 지 궁금해 읽게 되었다.

 

그림 한페이지, 짧은 글 한페이지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일단 너무 귀엽다. 그리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주절주절 써 있는 글보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짧은 글이 마음을 울릴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렇다.

 

흐음.

성질이 고약하게 생겼군요.

당신이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오늘 만큼은 당신을 최대한 배려할게요.

내가 당신보다 좀 더 품위 있으니까요.

p.59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 없고, 내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싫어한다는 건 기가막히게 느낀다. 나 역시 당신이 싫다는 걸 기가막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품위있게 행동하자. 내가 당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자. 이 책에는 품위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내가 앞에서 말한 도도한 이미지와 비슷한 단어인 것 같다.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강요하지 마.

내가 꼭 그래야 해?

그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알잖아.

차라리 혼자가 되겠어.

뭐 어때!

p.88

친구가 많이 있으면 좋다고 누가 그랬나? 나도 저런 말을 들으며 살았던 것 같다.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고, 나를 더 돌아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친구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상처 받고 하는 것도 어찌보면 커가는 과정이겠지만 그 사이에서 피곤해져 있는 나를 놓치지 말라는 거다. 요즘은 일부러 혼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 눈 감고, 귀 닫고, 입도 닫고 말이다.

안절부절 하지 마.

되던 일도 안 되는 수가 있어.

조급함은 냉동고에 쳐 넣어버리고

우리 느긋해지자고.

p.95

조급함은 냉동고에 쳐 넣어버리고,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과 행동을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우발적인 범죄도 쓸데없는 걱정도 막연한 불안감도 나를 힘들게 만드는 나쁜 마음도 다 없앨 수 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내 생각과 반대로 마음과 행동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느긋해지자, 여유를 갖자, 내려놓자, 이런 말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며 살고 있다.

이봐, 그렇게 너무 성급하게 다가오지 마.

당황스럽잖아.

내가 좀 까다롭다는 걸 모르는 거야?

나랑 잘 맞을 것 같아?

난 아무하고나 친구하고 싶진 않아.

p.182

와우, 내가 까칠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이런 글을 보니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난 누군가와 친해지는데 오래 걸리고, 아무하고나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걸 상대방도 알아줬음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한 번 친해지면 대체로 끝까지 가는 편이니, 시간을 가지고 서로 맞는지 한 번 보자. 아주 천천히 말이야.

 

고양이가 이야기해준다. 나에게 말이다. 고양이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이 와 닿을 듯 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으며 사진을 여러개 찍어두었으니, 그닥 상관없다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긴 글을 읽기에 지겹고, 삶도 지겨운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고양이 따위가 아니라, 인생고수 고양이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짧지만 강렬하고, 까칠하지만 사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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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 서평 2021-02-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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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이희선 저
스토리닷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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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미 졌다. 부럽다. 제주에 살고 있다니.....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데,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편의, 아이, 직장, 연고, 돈..... 모든 걸 다 따지다 보면 지금은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고 몇 년 후에 가겠다, 이런 것도 아니다. 돈을 얼마 모으면 가겠다, 이런 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보면 순간의 결정인 듯 하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나는 혹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났을 때, 특히 건강문제인 경우가 많았다.

 

내년에 휴직을 하고 제주살이 4개월 정도를 계획 중이다. 2주 살이 두 번 만에 제주에서 조금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기간을 조금씩 늘려 경험해보고 싶었다. 아이도 아직 어리니 이 때 아니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듯 해서. 아직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주에 대한 책이라니 반가웠다.

 

그런데 괸당 문화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제주에 와 처음 겪은 제주도 사람들은 나보다 더 무심해 보였다. 신기하리만치 편안했다. 이곳에선 없는 사람처럼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그 말이 아니라는 것을 하나 둘 경험했다.

p.37

연고가 없는 제주도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무심에 대한 이유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관계지향적인 성격은 아니라 지금 사는 곳도 아는 사람이 없긴 한데, 제주도에 가면 외국에 간 것처럼 살 수 있을까? 조금 더 편하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제주도에서 2주 살이 했던 동안에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건 잠깐 있다 다시 올라갈 거니까 가능했던 거고, 제주도에 둥지를 틀게 되면 또 다른 관계가 생기고, 원래 살았던 곳처럼 되겠지만 저자의 말에 의하면 제주도는 무심하게 유심한 곳인 것 같다.

내 인생 첫 별똥별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날 다행히 소원은 충분히 빌었다. 소원은 계속 되풀이 되었고,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고,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란다는 아주 관념적이고 평범한 그런 것들이었다.

p.53

별똥별을 봤다는 것이 부러운 건 아니고, 관념적이고 평범한 그런 것들이 소원이 된다는 게 공감이 갔다. 누군가 나에게 소원을 물어본다면 나 역시 가족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라고 말하겠지. 결혼을 하기 전, 아이를 낳기 전 내 소원은 더 구체적이고 더 경제적이었던 것 같다.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아이를 낳고 키운지 4년 정도 되었을 때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름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p.70

제주는 보여지는 자연환경이 다가 아니라는 걸, 제주 2주 살이를 계획했을 당시 읽었던 책에서 4.3 사건을 알게 되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 아픔을 품은 제주라는 것을 알게 되니, 관광지가 아닌 우리로 느껴졌다. 제주공항 이,착륙하는 곳에 유골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잠시 묵념을 해본다. 사라진 사람과 남겨진 사람.....그리고 남겨진 사람을 보며 자란 사람들까지 헤아리기 어려운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며

누군가는 제주 사람들이 이렇게 입바른 소리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예로부터 한양에서 왕에게 상소문을 올리며 옳은 말을 하다 귀향 온 이들의 후예라 그렇다고 했다.

p.101

이게 근거가 있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이상하게 설득이 된다. 제주 사람들이 입바른 소리를 잘 하는지 나는 모르겠으나,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올해 들면서 필터없이 살아보자고 다짐했던 게 생각난다. 머리에, 입에 필터를 느슨하게 해보자. 속 끓이며 살지 말자. 나만 손해다. 내 건강에 안 좋다. 이런 의식의 흐름이었다. 싸울 때 마다 투명해진다..... 좋은 말이다.

 

제주는 결국 나를 살리는 곳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물음표에 내년 제주 4달 살이의 계획을 좀 더 구체화 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지가 아닌 삶으로 들어가는 제주가 궁금해졌다. 아이를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나를 위함이겠지. 내년 봄에는 제주에 있길 희망하며

 

이 책은 제주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어디가 멋지고, 어디가 맛있고 이런 책이 아니다. 저자가 제주에 살면서 느꼈던 것을 아주 담백하게 담은 책이다. 책 사이에 있던 동백꽃 사진처럼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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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난이 온다 | 서평 2021-02-2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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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새로운 가난이 온다

김만권 저
혜다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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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뒤에 남겨진 우리들을 위한 철학수업이라고 되어 있다. 새로운 가난이 온다니 책 내용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을 너무나 많이 변화시켰다. 특히 경제적으로..... 요즘에 보편과 선별이라는 두 가지 단어가 아주 많이 나온다. 보편은 말그대로 모든 대상에게, 선별은 말그대로 특정한 대상이라는 건데, 코로나19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져 재난지원금을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 나는 모든 사람들이 받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더 어려운 사람에게 좀 더 큰 금액이 지원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경제 정책에도 가치가 들어간다. 물론 계산도 들어가고, 정치도 들어간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일일수도 있겠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누가 좀 잘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 뉴스는 믿기가 어려워서.....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를 왜 아직 몰랐나 싶을 정도로 이 책이 재미있었다. 사실 이 분야의 책이 재미있다고 느낀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한장 한장 다 소중한 내용이었지만 내가 읽으면서 표시한 부분을 한 번 소개하고 싶다.

사람들이 제1 기계 시대보다 제2 기계 시대의 기술 발전에 더 두려움을 느끼는 건, 이 새로운 특이점이 '기계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전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그 로봇이 인간처럼 사고까지 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뭘까? 바로 이런 질문이 두려움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거죠.

p.45

기계가 우리 생활에 들어온지는 오래되었고, 최근엔 비대면의 확산으로 인해 기계가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 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기계와 바둑 대결을 했던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가게에 키오스크가 사람 대신 주문을 받는다. 서빙을 하는 기계도 있다고 하니, 이러다가 사람들 일자리가 다 없어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인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로봇은 인간처럼 긴 휴식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피로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의 질도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리고 로봇은 사람처럼 권리를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노동자에 비해 상대하기도 훨씬 쉽다고. 새로운 기계의 능력에 맞서 기존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새로운 영역에서 창출되는 일자리의 질이 충분한 소득을 보전해 주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죠.....제 2기계 시대의 기술들을 바탕으로 대량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곳은 일명 '플랫폼 경제'라 불리는 배달, 심부름, 청소, 숙박, 이동수단 등의 분야로 개인에게 충분한 소득을 보전하기엔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게 지금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죠.

p.63

요즘 도로에 오토바이가 정말 많아졌다. 내가 사는 용인에도 그렇지만 일 때문에 서울시 서초구를 다니다보면 오토바이가 정말 떼를 지어 다닌다. 도로, 인도 할 거 없이 오토바이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 이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일차리 창출과 별개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집을 소유하지 않은 회사가 개인의 집을 가지고 돈을 번다.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는 회사가 개인의 차를 가지고 돈을 번다.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이다. 쓰지 않는 것을 공유하여 돈을 번다는 개념에 대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또 다른 생각이 생긴다. 회사가 기존의 방식, 사람을 채용해서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하고, 월급과 4대보험을 주는 그런 방식과는 많이 달랐다. 이 또한 적응해야 하는 부분인가?

이 기사는, 2020년엔 인류의 80%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을 느끼는 '노모바일폰포비아'를 겪게 될 것이라고..... 변화는 시작되었고, 더 이상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포노 사피엔스' 탄생했다고 선언하죠.

p.113

나 역시도 노모바일폰포비아다. 모든 걸 다 컴퓨터와 모바일로 한다. 일단 화면을 봐야하니까.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않고 생활하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이게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이제 우리 몸이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독을 넘어선 상황이다. 저자가 쓴 내용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런 시대가 오다니..... 아직은 아날로그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온라인 작업이라 그나마 자신이 원할 때, 집에서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클라우드 노동의 중요한 특성 하나를 망각한 거에요.온라인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라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말이죠.

p.205

나도 집에서 컴퓨터로 하는 일을 해본 적이 있다.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일을 하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내가 어디에 있든 컴퓨터와 인터넷 연결만 되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이걸 전업으로 전환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노동의 단순함,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단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 결과적으로 노동의 온라인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이 서로의 가치를 점점 더 낮추고 있다는 거..... 이런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 책은 정말 보물같은 책이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해준다. 인간을 위해 발전해야 하는 기술이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적 보호장치를 약하게 만든다. 모든 건 다 개인의 잘못으로, 개인이 일을 하지 않아서, 일을 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는 프레임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내일도 착하고 가난하게 살아갈 이들은 누가 보호해주나? 그리고 나 역시 한순간에 뒤에 남겨지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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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이로움 | 서평 2021-02-1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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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밥벌이의 이로움

조훈희 저
프롬북스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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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이 책 표지에 있는 말이다. 살림과 육아를 하다가 다시 일을 하고 싶었던, 그 간절했던 그 때를 또 잊었다. 사실 출근한지 하루만에 잊었다. 집에 있으면서 누군가 욕할 일이 없었는데, 출근 하루만에 욕이 시전되었다. 욕과 함께한 1년이 지났다. 작년은 원래의 업무에 코로나19 업무까지 더해져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지만 나는 왜 그만두지 않았을까? 나는 왜 그만두지 못하나?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난 이 책을 몇 장 넘기지도 않아 이 저자, 보통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출근하기 싫어병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우리 같이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일단 당신이 받는 월급이 3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제 그 300만원을 근무일수로 나눈다... 이것을 다시 1분 단위로 계산하면 1분에 360원씩을 받는 셈이다.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더라도 회사는 당신에게 3분에 1.000원씩 주고 있다.

p.14~15

3분에 1,000원을 받는다니, 저자는 말한다. 실수령액 이외에 4대보험, 의자, 책상, 복합기, 명절선물구입비, 사무실임대료, 화장실비용, 관리인력 등 회사는 당신의 실수령액보다 최소 2~3배가 넘는 비용을 당신에게 들이고 있다고. 주는 사람 입장에서 계산해보면 사장님은 정말 관대하시고 인내심이 굉장한 분이시라는 결론까지. 아, 진짜 대박. 이렇게까지 계산해서 출근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다니 흥미롭다. 물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의 짜증을 받는 것치고는, 내가 일을 하는 것치고는 받는 돈이, 받는 혜택이 적다고 할 순 있겠다.

퇴사를 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라고 말한다. 사람이 미워서, 조직에서 자신이 발전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내가 회사에 있으면 회사와 팀에 민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번아웃되었기 때문에..... 저자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한다. 너의 깜량에 맞게 회사를 다니라고. 맞는 말이다. 나 역시 중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 나의 뛰어난 능력을 절대 회사는 알아차리지 못해야 한다.

"감사합니다. 전무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난 이렇게 대답하면서도 '사무실에서 무슨 목숨을 걸고 일해. 죽으려고 회사 왔나? 먹고 살려고 회사 왔지' 라고 생각했다.

p.141

먹고 살려고 회사왔지, 힘들라고 회사온 거 아니라는 말이 웃기면서도 정답같다. 최선을 다하는 건 없다. 그냥 일을 할 뿐이다. 완벽한 건 없다. 그냥 일을 할 뿐이다. 할 수 있겠다 싶으면 하고 못 하겠다 싶으면 못한다고 말하자.

회사에서 나에게 누군가 화를 낼 때 가족이나 돈을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이 버티기 시작한다면 누군가 던지는 화를 받아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진다... 그래서 내가 중간에 화를 끊어주지 않으면 우리 팀원 모두가 불행해진다.

p.173

이런 생각을 가진 팀장이 있으면 좋겠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팀원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생각은 좋지 않은가. 최근 젊은 공무원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우리 사무실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가진 사람이 말했다. "괴롭히는 건 정말 나쁜 거야. 그러면 안 돼. 얼마나 안타까워." 이 말을 들은 직원들의 메신저 타자 소리가 높아졌다. 화는 행복보다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요즘은 자기 자리에서 화를 내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내거나..... 예전엔 한숨정도의 소리만 있었던 것 같은데 저런 소리는 참, 전이되는 속도가 빠르다.

회사는 엄청난 사고가 아니고서야 쉽게 사람을 해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p.200

회사에서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는 이유다. 내가 짤릴까봐 걱정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의 이유 대부분은 별 거 아닌 일이다. 요즘은 아무렇게나 짜를 수가 없다. 명백한 이유가 존재해야하지만 그 명백한 이유도 엄청난 사고가 아니고서야 해고를 강행하기 어렵다.

리더가 업무 지시에 대한 새로운 방식과 해당 업무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나태하게 예전에 했던 대로 지시하는 순간 단순히 직급에 눌린 수많은 기대리들은 또 다시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저 이 업무 안 해봤는데요?"

p.211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저자의 책에서도 나오지만 윗사람이 정말 모르는 경우와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둘 다 이상하긴 하지만 도대체 내용을 아는 건지..... 보긴 본건지..... 이런 의구심이 들 때가 여러번 있다. 나에게 업무를 주면서 어떤 업무인지, 내가 왜 이 업무를 해야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당첨이 된거다. 받은 업무를 하면서 궁금한 걸 물어보지 못한다. 어차피 내용을 모르니까. 궁금한 걸 물어보려면 처음부터 브리핑을 해야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심각한 문제이다. 적어도 업무를 줄 때에는 그 업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과 왜 그 사람에게 주는지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까? 능력이 있다면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고 적절히 분담을 시켜주면 더 고마울 것 같다..... 하지만 기대는 크게 없다.

출퇴근 길이 즐거웠다. 이 책은 골때리면서도 웃기면서도 사실적이고 공감도 간다. 저자의 글쓰는 스타일도 재미있다. 회사 이외의 내용들도 있지만 회사에 대한 내용이 제일 공감이 많이 갔다. 밥벌이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고,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회사에 잘 다녀야겠구나 라고 생각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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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 서평 2021-02-1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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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모건 사이먼 저/김영경,신지윤,최나영 공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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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질문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나는 다소 비관적인 결과를 가지고 살았다. 세상을 바꾸긴 어렵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모두가 원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바꾼다는 것이 하나로 모여지기가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어렵지만 가능하긴 하구나... 그런 생각

이 책은 표지에 이렇게 써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 임팩트 투자'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가치투자' 라는 단어다. 사람들이 하도 주식주식 하길래 글을 몇 개 읽었더니 가치투자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임팩트 투자는 비슷한 의미일까?

내용이 쉽진 않았다. 경제, 사회에 대한 내용이었다. 내가 평소 잘 접하지 않는 주제이기도 하고 기본 지식도 없는 분야이기도 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각 국가의 정치인이나 기업에 대해 아주 작긴 하지만 분명하게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개인이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p.43

저자는 개인의 힘을 믿는다. 동시에 개인 차원의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임팩트 투자의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다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대의 힘이다. 최근에 팩우유에 달린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달라고 한 개인이 기업에 요구한 것이 받아들여졌다는 기사를 봤다. 개인의 힘이다.

이것은 진실인가?

이것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가?

이것은 선의와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는가?

이것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가?

p.114

로터리 클럽은 1933년 이후로 특정한 행동을 취하기 전에 전 세계 120만 명의 회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4-way 테스트를 치르도록 요구해 왔다고 한다. 임팩트 투자에서도 이런 가치들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한다. 투자 뿐 만 아니라 각자의 생활에서 이런 가치 판단을 한다면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임팩트 투자 역시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높은 수익성은 핵심요소가 아니라고 말한다. 수익성을 우선시 한다면 이윤은 높일 수 있으나 임팩트는 뒤처지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에서 임팩트 투자가 무엇인가? 임팩트 투자는 돈과 가치관을 연계하는 시도이고, 사회적 환경적 결과를 고려하고 수익도 창출하는 투자이다. 사회가 지니고 있는 자원을 모아 지속 가능하고 생산적이며 공정한 경제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이다. 자선사업과 기부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지금까지의 생산이나 투자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 사람, 나라별로 갭이 커졌다. 이러다보니 지금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돕는다. 겉으로보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가치를 가지고 돕는 것인지, 그 지역과의 충분한 협의는 하고 있는지, 일자리가 생기고 환경은 좋아질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대부분 기술은 주지 않고 인력만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발전을 위해 당연시 여겨왔다. 그래서 지금 기후변화와 쓰레기로 인해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 환경친화적, 생분해, 지속가능한, 유기농, 무농약 등의 단어들이 적힌 상품들이 나오지만 이런 아직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이런 것 이외에도 인종, 성별 등에 대한 가치의 문제도 포함된다. 어떻게 보면 임팩트 투자는 실현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두드려봐야 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 수많은 가치들을 다 확인하고 이윤을 기존처럼 내서는 안 되며 수혜자들에게 공정하게 전달이 되는지까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임팩트 투자가 우리의 기존 경제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공정무역의 내용도 책에 나온다. 공정무역으로 만들어졌다고 홍보하는 문구를 종종 봤다. 어쩌면 돈을 더 주더라도 공정무역의 무언가를 구매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공정무역의 시도는 좋았으나, 문제가 없진 않았다고 말한다. 이것은 가치에 대한 점검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투자한 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한 확인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 돈이 무기를 만드는 것에 쓰이는 건지,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쓰이고 있는 건지..... 지금까지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저자는 은행거래를 끊으라고 말한다. 내 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치를 위한 투자가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내가 이런 걸 알아볼 수가 없다. 펀딩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을까? 우리나라의 임팩트 투자가 있는지 한 번 알아봐야겠다. 이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무지한 내가 생각했던 건 단 하나, 경제는 변해야하고 그 변화는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것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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