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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인문/사회 2020-02-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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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케이틀린 도티 저/임희근 역
반비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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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의 아버지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유명을 달리하셨다. 장례식장에서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자식 된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아버지가 계시는 것이 힘이 되어 병상에 누워만 계셔도 오래만 살아계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병상에선 볼 수 없던 너무나 편안한 표정으로 잠드신 것을 보고 나니.. 다 내 욕심이었구나. 병마와 함께 사는 것이 아버지께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그 말을 들으며, 잘 사는 것만큼이나 잘 죽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이라는 제목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는 장의사로 죽음을 가장 가까이 접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장의 업계에서 일한 6년간의 경험을 담은 책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다양한 관점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처음 사자의 면도를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 경험은 마치 처음 면도를 했던 때와 같은 설렘과 조심스러움이 담겨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고인에 대한 예의와 죽음을 대하는 남다른 태도다. 수많은 죽음을 접하며 그녀는 말한다. "두려움을 응시하라".



저자는 자신의 화장장을 여는 것이 목표로 한다. 그리고 그 화장장은 답답한 창고나 어두침침한 곳이 아니라 밝고 탁 트인. 긍정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공간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슬프지만, 그것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유족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고, 그러길 바라는 죽음. 그러나 죽음을 더 가까이에서 접할 때, 살아있는 순간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음을 생각해보자. 죽으면 어차피 다 시체가 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죽음의 순간도 달라지지 않을까.

그리고 내 장례식은 어떤 느낌, 어떤 분위기면 좋겠다는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다. 

오열과 슬픔만이 아닌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한 장례식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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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도 쉽게 배우는 엑셀 2019 길라잡이 | 기타 2020-02-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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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보자도 쉽게 배우는 엑셀 2019 길라잡이

김영주 저
정보문화사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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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정확한 업무처리를 위한 프로그랩을 꼽으라면 엑셀을 꼽고 싶다. 데이터 관리와 분석 기능이 있어. 복잡한 일정표는 물론 세금계산서, 견적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서다. 물론 그만 틈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업무를 보면서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나 워드 같은 프로그램들을 별 어려움 없이 사용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 배우지 않았다. 업무를 하면서 조금씩 배워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가능하다. 물론 기초부터 제대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적어도 프로그램을 열어놓고 메뉴만 쳐다보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엑셀은 기능을 몰라 당황하곤 한다. 한 번은 견적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솔직히 말해 어떻게 작성하는지 몰라 이미 작성된 견적서를 열심히 찾아 수정을 해 겨우겨우 견적서를 작성했던 경험이 있다.


개인적으로 엑셀을 사용할 때 문제는 이미 작성된 문서를 수정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해도 아예 처음부터 새로 만들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제대로 엑셀을 배워보자! 결심하고 읽게 된 책이 『초보자도 쉽게 배우는 엑셀 2019』다.






책은 엑셀 2019 최신 버전에 추가된 기능을 시작으로, 데이터 입력, 워크시트 편집과 데이터 가공, 셀 서식과 조건부 서식의 활용, 창 제어와 인쇄, 함수의 활용,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차트, 데이터 관리와 분석, 양식 컨트롤과 매크로까지 9개의 테마로 구성해 각각의 기능을 설명한다.




엑셀 문서 작성 시, 나를 당황하게 했던 암호 같은 연산자들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게 되어. 정말 속이 다 시원했다. 이렇게 알고 나니 시운 것을. 알 수 없는 연산자 앞에서 당황하던 시절도 이젠 안녕이다.

엑셀에 익숙한 사람들은 새로 추가된 기능 위주로. 입문자들은 핵심 기능으로 시작하면 된다. 핵심 기능들을 익히고 나면, 실무를 바탕으로 한 팁들을 익히면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 수 있다.

스케줄부터, 영수증 관리까지. 데이터를 이용한 모든 문서들을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프로그램인 엑셀! 기본부터 제대로 배워보자. 나부터도 이제 견적서 올릴 때, 타인의 도움이나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게 될 날을 떠올리니 책장을 넘기는 기분부터 남다르다. 업무가 한결 빠르고 손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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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 과학 2020-02-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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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서민아 저
어바웃어북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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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술작품을 감성적으로 바라본다. 미술사에 대해 알지 못해도 내가 보고 느낀 데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른바 직업병이라고.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감성을 넘어 직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디자이너의 예를 들어보면, 그들 대다수는 광고 전단지나 표지판, 메뉴판 하나를 볼 때도 폰트의 사이즈가 배치, 색조나 균형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폰트가 좋다 나쁘다. 가독성이 어떻다. 

이미지의 사이즈가 어떻다는 등으로 채워진다. 어쩔 수 없다. 조형요소들을 가장 먼저 보게끔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그럼 물리학자는 어떨까.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과학자의 눈에 비친 예술작품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을 말하자면 아주 흥미로웠다. 저자는 예술작품에 대해 논하고, 그 작품이 그런 구도와 빛, 터치로 표현된 이유에 대해 화가와 화가의 삶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예술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예술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가 있다. 바로 뮤즈다. 뮤즈(muse)는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로 연인이거나 가족, 친구, 철학과 종교 등 무엇이든 뮤즈가 될 수 있다.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의 뮤즈는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문학과 역사, 철학, 신학 등을 기반으로 불멸의 작품을 창조했다. 소재 자체가 예술가들의 화두를 다루고 있다는 말이다. 무엇을 그리느냐가 그들의 생각을 대표한다. 아하! 그림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그리고 과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는 물리학이 예술가들의 뮤즈가 되었다.


이때부터 회화에는 빛과 소실점 등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었고, 많은 예술가들이 과학적 실험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우리는 단지 예술사조가 변했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면에는 세상의 큰 변화를 담아내고 있었다. 쇠라가 "누군가는 내 그림에서 시를 보았다고 하지만 나는 오직 과학만 보았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림을 조각 조각 분해해 감상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가장 감성적인 회화에 숨겨진 과학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화를 통해 배우는 물리학, 숨은 그림처럼 숨겨진 과학원리를 통해 예술을 더 풍부하고 깊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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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인문/사회 2020-02-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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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 어디에서 왔니

이어령 저
파람북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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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자문해보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며칠 전 중독을 소재로 한 연극 <플랫폼>을 관극했다. 성공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지만, 삶의 허무함에 빠진 주인공이 약에 의지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극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했다.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 물론 질문의 맥락이 아주 같지는 않지만, 자신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점에서 같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인 이어령 씨는 "너 어디에서 왔니?"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우리 민족에 대한 뿌리 찾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 시작이 독특하다. 거창한 신화나 역사이론이 아닌 문화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시작은 태명이다. 태명의 의미를 잘 몰랐는데 책을 읽으면서 '명명(命名)'의 의미가 떠오르며, 태내에서부터 생이 시작된다고 믿었던 우리네 조상들의 마음가짐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싯구처럼 가볍게 부르는 이름이 아니구나. 복중의 태아에게도 태명을 짓고 하나의 생명체로 보았기에.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는 것을. 왜 서양과 달리 한국 나이가 있는지.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


책은 그렇게 일상의 사소한 것으로부터 우리의 근본을 찾아 나선다. 익숙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할까. 이야기 하나하나가 새롭고 흥미롭다.

저자는 그것을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 유전자라고 지칭한다. 다른 말로는 민족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오스카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인용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것. 나의 것이 창의성의 원천임을 책을 통해 다시금 확인해본다.



막국수, 막걸리, 막사발. 자연스럽게 사용해오던 단어들인데 '막'이 접두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단지 접두어가 하나 붙었을 뿐인데, 용어와 쓰임새가 이렇게 달라지다니. 말이 가진 힘이 새삼스럽다.

익숙하지만 그 의미를 잘 모르던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된 우리의 생각과 말. 나를 포함한 우리를 알고싶을 때. 부담없이 읽어보자. 어렵지 않고 아주 술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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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하늘 아래 | 소설 2020-02-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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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홍빛 하늘 아래

마크 설리번 저/신승민 역
나무의철학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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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두려운 진실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트란드 러셀은 “인류는 역사의 93%를 전쟁을 해왔고 나머지 7% 기간만이 평화 시였다"라며 “그 평화도 다음 전쟁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라고 개탄했고, 미국 역사학자 월리암 듀란트는 “역사에 기록된 3421년 중 전쟁이 없었던 해는 268년에 불과했다"라고 말한다. 전쟁이 없던 시절이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이유다. 그리고 그 전쟁의 한복판에서 모든 것을 목격한 18살 소년이 있다.


주세페 “피노” 렐리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소년은 살던 곳이 폭격을 당하자 동생과 함께 수도원으로 보내진다. 스위스와 근접한 그곳에서 수도사들은 유대인들을 스위스로 탈출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고, 피노는 그들의 가이드가 된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보이지 않는 산길을 오르며,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피노는 징집될 처지가 되자, 부모님에 의해 반강제로 독일군에 자원하게 된다. 자원해 행정병이 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적군의 군복을 입는 것이 수치스럽기만 피노. 도망칠 생각을 하던 피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나치 고위 장교의 운전병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를 수행하며 독일군의 기밀 정보를 훔치기 시작한다. 스파이가 된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에게도 차마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었기에, 피노는 동생은 물론. 친구와 이웃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오명을 듣지만,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십 대 소년이 짊어지기에는 너무 큰 임무와 부담이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피노는 이념이나 종교 같은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당해야 하는 현실에 그저 침묵할 수 없었다. 유대인뿐 아니다. 단지 가족을 지키려 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했다. 피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보편적 인간애였다. 이념이나 종교나 인종과 상관없는 인류애. 그것이 목숨을 건 임무를 수행할 용기를 준 것이다. 이렇듯 어린 소년조차도 목숨을 걸고 이웃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는데. 왜 여전히 우리는 전쟁과 분쟁을 멈추지 않을까.

인간의 위대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피노의 용기를 통해 그 근원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전쟁은 몇몇 위정자들에 의해 발발하지만, 그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것은 피노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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