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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법 | 소설 2014-09-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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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년법 상

야마다 무네키 저/최고은 역
애플북스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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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평생 불로초를 찾아 헤메였지만 결코 찾지 못했다. 세상을 통일한 황제도 결코 가지지 못한 것. 바로 영원한 젊음이다. 진시황 뿐이랴.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영원한 젊음을 꿈꾼다. 기대수명이 백세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단순히 오래사는 것은 무의미하다. 젊고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그런데 정말 영원한 젊음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우린 알지 못했어. 영원한 삶과 그 대척점에 있는 죽음 사이에는 종이 한 장의 차이밖에 없다는 걸.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 경계선을 넘어간 거야.
생과 사의 경계를 잃은 자에게 영원한 삶이란 죽음과 동일한 의미지. (120쪽)


소설은 불로
(不老)화 기술(HAVI)로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와진 세상을 다룬다. 늙지 않으니 사고를 당하거나 자살을 하지 않는한 죽지도 않는다. 하지만 불로화 시술을 받은 국민들은 시술 후 100년이 지난 지나면 더 이상 시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고, 1년간의 유해기간을 거텨 안락사 해야하는 생존제한법이 제정된다. 그 첫 시행연도는 2048년. 국가는 끊임없이 생존제한법의 당위성을 피력하지만. 백년법의 대상자들을 중심으로 반대움직임이 일어나고, 급기야 백년법 시행을 두고 국민투표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이른다.  


20 살에 불로화 시술을 받으면 120년, 1년의 유예기간을 가진다고 하면 121년을 살 수 있다. 30살에 불로화 시술을 받으면 131년까지도 살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죽음 앞에서는 살아온 세월의 많고 적음은 무의미하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백년법에 저항하는 지하조직이 생겨나고, 안락사를 피해 도망가는 거부자들도 속출한다.

<백년법>에서 권력은 바로 불로불사(不老不死)다.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은 대통령명으로 백년법의 적용에서 제외되고,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 힘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국가에 의해 자신이 죽을날이 정해진다는 것은 자연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꿈꾼다. 하지만 정말로 영원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인간의 삶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생명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모두 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과 사의 구 분이 사라진 소설 속 세상을 보자.
우선 불로화로 인해 가정이 파탄난다.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면 부모와 자녀를 외모로 구분 할 수 없다.
블로화 시술을 받은 후에는 가족간의 법적인 관계가 소멸되고 만날 일도 없어진다. 외모로는 사람의 나이를 판단달 수 없으니 당연히 어른에 대한 공경심도 모두 사라진다. 진실한 사랑도 찾기 어렵다. 현재의 연인이나 배우자도 그저 한때의 사랑일 뿐.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아이를 낳을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그저 나 혼자만 살면 되는 것이다.
비단 그것 뿐이 아니다.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죽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인구증가로 인한 재장과 자원부족, 실업률과 같은 사회문제들이 발생한다. 결국  젊은이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만다. 거기다 불로화 시술(
HAVI)을 받은 이들에게 치료불가능한 질병인 SMOC까지 출현하며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소설은 불로화시술이라고 하는 독특한 발상을 바탕으로 여러 등장인물들간의 관계와 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통해 자연의 법칙에 역행하는 삶이 과연 축복인지, 불행인지를 보여준다.
누구나 늙고 병들어 생을 마감하는 것을 바라지 바라지 않지만. 영원한 젊음과 맛바꾸어야하는 다른 가치들이 가치가 무엇인지를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해본다.
기 대수명 백년을 살기 위해 우리는 운동을 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주변 사람들간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긴다. 현재를 잘 살아가는 사람이 미래도 잘살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아무런 개인적인 노력 없이 미래에 대한 어떤 가치나 목표 없이 그저 오래만 사는 것이라면.....과연 그 삶이 축복이 될 수 있을까....고민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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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먼데서 오는 여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슬픈 부부의 기억 | 공연(연극/뮤지컬) 2014-09-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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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데서 오는 여자' 내용을 알고 보면 참 슬픈 제목이다. 

한 여인이 공원 벤치에 말없이 앉아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한 남자가 서있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여인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인은 치매를 앓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남자는 여인의 남편이다. 하지만 여인은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남편은 "누구세요? 저 아세요?"라고 묻는 아내의 물음에 "네 저 아는 사람이예요"라고 답하고 아내가 들려주는 기억의 여행을 함께 떠난다.
아내의 기억은 수십년을 넘나든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던 어린 시절로 떠났다가 남편과의 연애시절로 거슬러 갔다가...어느새 재정신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남편은 그녀의 이야기에 맞장구쳐주며, 한결같이 그녀의 곁을 지킨다. 사우디 현장으로, 여기저리 돈을 벌러 다니면서 비운 아내와의 빈 시간을 채우려는 듯 말이다. 


지난 과거는 모두 아름답게 기억된다고 하는 데 정말 그런가보다. 아내의 기억들은 마치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놀라울 정도로 세세하고 정확하다. 그녀가 치매환자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말이다. 연극 <삼월의 눈>처럼 배삼식 작가는 일상의 소소함을 정말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그 어떤 치장이나 과장없이도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를 정말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하지만 아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추억은 모두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그녀의 삶에는 결코 피해갈 수 없던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이 고스란히 베어져있다. 그렇기에 인생의 가장 큰 상처로 남은 자식에 대한 기억은....그들만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대된다. 
보통의 사람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아픔과 시련을 보며 가슴 한편이 먹먹해진다. 

사실 처음 사고 이야기가 나올때는 조금은 끈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지난 10년간 유족들이 겪어야 했던 일들은 충격적이다.
대형사고가 터질때마다 잊지말고 기억하자고 하지만, 어느새 그런 일이 있었는가...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을 보며.....지금 세월호 사건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우리는 이 또 다시 등돌리고 잊어버릴 것인가.
 


극은 많이 슬프다. 왠만해서는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데,,..흐르는 눈물을 참기가 어렵다.
다른 연극에 비해 배우들의 동선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암전이 많은 편인데....왜 이렇게 암전이 많나 싶었는 데. 암전때마다 객석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소리를 들으며 일종의 관객을 위한 배려(?)가 아닌가,,,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대현, 이연규 두 배우가 보여주는 사람 냄새 가득나는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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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 소설 2014-09-2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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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바버라 킹솔버 저/권경희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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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독특한 제목의 소설이다.
얼핏 들으면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서로 다른 직업의 세 사람. 그들은 멕시코의 위대한 화가이자 사회주의자인 디 에고 리베라와 역시 화가인 디에고의 아내 프리다 칼로, 공산주의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 그리고 허구의 인물인 해리슨 세퍼드의 이야기다. 작가는 무려 7년의 세월을 쏟아부울만큼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다. 작가 바바라 킹솔버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그토록 열정을 쏟아부은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처음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검은 눈썹이 인상적인 프리다 말로 때문이다. 예술가로서의 불꽃같던 그녀의  삶은 '평화'라는 뜻을 가진 그녀의 이름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지만, 어떤 삶을 살고 사람들과 교류했는지가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소설 속 인물 중 유일하게 작가에 의해 창조된 세퍼드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리베라. 칼로, 드로츠키의 삶은 역사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는 데, 역시 프리다를 포함한 이들 사람은 삶에 대한 애정과 타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요동치는 역사의 회오리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를 둔 혼혈로, 요리와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세퍼드 역시 마찬가지다. 셰퍼드는 소설가로서 명성을 얻지만 공산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혀 철정히 외면당하고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옛 친구들에게 등을 돌리고 만다. 

 

작가는 그렇게 그동안 오해와 편견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이들의  감추어진 면모를 보여주는데,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앞에서 개인의 삶이란 얼마나 작고 나약해지는 지..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위성에 상관없이 대중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이다.
책을 읽기전까지는 사실 맥시코의 역사는 거의 처음 접해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생소한 것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네들의 역사에서 우리의 지난 과거를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름은 익히 알고 있던 이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어 무척 반가운 소설이다. 아울러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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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 문화/예술 2014-09-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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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김갑수 저
오픈하우스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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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킨다. 가사를 음미하며 곡의 리듬을 타다보면 분주하던 마음도 어느새 평온해진다. 음악 듣기를 좋아해 장르에 구분없이 좋은 음악들을 찾아듣지만, 클래식은 다른 장르의 음악과는 달리 좀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고등학교때는 사라사테를 즐겨듣고, 대학교 교양과목으로 음악의 이해라는 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여전히 클래식은 다른 음악처럼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클래식에 대한 책들을 자주 찾아보곤 한다. 음악에 대한 가이드가 있으면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한 음악 애호가의 책이 있다. 김갑수씨의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TV 에서 자주 봐오던 김갑수씨의 책인데다 평소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던 해박한 지식과 일종의 고집(?)을 좋게 보아왔기에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얼마전 TV프로그램에서 김갑수씨가 오디오에 미친 사람의 배우자는 외롭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난지라 더 궁금해졌다. 인생의 반려자를 외롭게 할 정도로 푸욱 빠지게 되는 취마라....불광불급(不狂不及). 제목 그대로 정말 미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첫번째로 든 생각은 클래식에 대한 김갑수의 애정과 내공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전문 클래식 연주자도 이렇게 다양한 음악적 지식을 가지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익숙한 음악가도 만나볼 수 있지만 대부분 처음 만나는 음악가들이다. 음반에 대한 정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시인이자 문화 평론가로만 알고있었는 데 음악 전문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책은 클래식을 세분화해서 설명한다. 교과서처럼 시대별. 작곡가별로 구분하지도 않고, 생각나는 음악과 그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에 대해 이야기다. 음반에 대한 정보도, 연주자,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대한 정보가 상세하지 않아도 글 속으로 푸욱 빠져들 수 있다. 아마도  음악에 대한 상상의 여지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개인의 감정이 함께 섞이니 마치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편안하게 읽힌다.
얼마 전
심벌즈 연주자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챙>을 관극하면서, 그 동안 오케스르라에서 눈여겨 보지 않았던 심벌즈가 얼마나 곡에 활력을 부여하는지를 알고 어떻게 그동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심벌즈의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가 오히려 신기하게 다가왔는 데. 책속의 이야기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왜 음악 속에 담겨진 스토리를 찾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평소 잘 모르던 클래식에 대해 많이 알게된 것이 무척 반갑다. 책을 읽으며 몇몇 연주자의 이름과 음반을 메모해 찾아보기도 했다. 아직은 클래식에 관한한 걸음마 수준이지만. 내가 듣는 음악과 저자가 듣는 음악은 어떻게 다른가....비교해보는 즐거움도 생겨난다.
거기에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보면 나마의 음악리스트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설레인다.
무엇보다 스스로 미쳤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평생 좋아하는 취미를 가진다는 것.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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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만파식적 도난사건의 전말] - 전말이 하나도 안 궁금한 이야기! | 공연(연극/뮤지컬) 2014-09-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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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리를 갖는 자 세상을 얻으리라’

연극 <만파식적>은 삼국유사를 새롭게 각색하여 선보이는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시리즈물 중 첫번째 작품으로, 일연이 집대성한 삼국유사는 야사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신화적 성격이 강해 문학적 상상력의 토대가 되곤 한다.

‘만파식적(萬波息笛)’은 신라 신문왕때 용으로부터 대나무를 얻어 만들었다는 전설의 피리로,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며 질병이 낫고, 가뭄 때는 비가 내리고 바람과 파도를 잠재우게 하는 힘이 있었다고 한다. 김빈정 작가는 ' 효소대왕 때 화랑 부례랑의 실종과 함게 만파식적이 도난당했다. 이후 부례랑의 귀환과 함께 되찾지만 원성왕 때까지 보관되다 자취를 감췄다'라고 쓰인 두 줄에서 출발해 천년의 시간을 넘어 권력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변하지 않는 권력의 속성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극은 사라진지 천년만에 발굴된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경주에 위치한 '천존고'라는 박품관의 개관과 함께 공개되면서 시작한다.
개 관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피리연주자 길강이 피리를 불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가 피리에 입을 대는 순간 박물관이 무녀져버리고, 길강은 만파식적과 함께 건물의 잔해에 묻혀버린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의식을 회복한 길강은 도움을 청하게되고,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들을 보고, 자신이 신라시대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만파식적과 함께 천년의 시간을 타입슬립해버린 것이다.

극 은 유일하게 만파식적을  불 수 있는 길상을 통해, 신의와 우정, 명문도 모두 사라진 채 오직 자신들의 끝없는 욕망을 채우고, 권력을 차지하는 데만 혈안이 된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천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병치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닮아있다.거기에 진실보다는 특종와 권력에 편승하려는 언론을 모습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권력이란 게 말이야. 꼭 이 의자 같은 거야.
 처음엔 아주 비좁은 의자에도 그저 엉덩이만 걸칠 수 있으면 만족하지만 점점 그럴 수 없게 되는 거거든.”


극중 권력을 탐하는 이들의 모습은 비루하다. 하지만 그 비루함에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권력이라는 것을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과연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길상에게 피리를 불어 세상을 바꿔달라고 국선을 길상을 차갑게 외면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내가 다 안다니까" "내가 살아보니까 말이야"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줄 알아?" 
네가 아무리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고 해도 결코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는 일침이다. 


그래서 포기하면 편한가? 

길상은 왜 이토록 세상에 안주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이 되었을까? 길상을 통해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혼란스러워진다. 극중 길상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영물을 다루는 사람과는 사뭇 다르다. 만파식적이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의 소설 <반지의 재왕>에 등장하는 절대반지라면 길상은 반지를 운반하는 프로도 쯤 되는 인물이다. 영웅이나 요정이 아닌 보통의 사람. 세상을 바꾸는 것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길상의 태도는 어떠한가?
길 상은 처음부터 양아치적인 면모가 강한 인물이다. 시립관혁악단에서 쫒겨난 이유도 단원들간의 시기와 암투에 의한 것이 아닌 유뷰녀와의 부적절한 관계때문이었다. 전적으로 길상의 잘못이다. 그는 쉬지 않고 세상과 사람들을 향해 시부럴이라며 욕설을 내​밷는다. 건물잔해에 깔려 이제 죽는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입에서 나오는 이름은 부모나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이 아닌 수 많은 여자들의 이름이다.
과거 신라시대에서도 국선이 왕이 보낸 군인들과 결투를 벌일때도 길상은 그저 도망가기 바쁘다. 위럼에 처한 사람을 도와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냥 나만 살면 된다,

도대체 왜 저러지? 왜 저렇게 살지?
길상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이기위해서는 왜 그가 세상에 안주하게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극에는 그 어떤 단서도 보여주지 않는다. 답답하다.
혹시 이 극은 세상에 안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쟁취하게된 권리만을 누리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길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극이 진행될 수록 신비로운 피리를 매개로 다른 듯 닮은 통일신라시대와 현재의 모습을 통해 권력과 탐욕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도는 퇴색되어버리고, 아무것도 아닌 결말로 끝을 맺어버린다. 해무의 김민정 작가의 작푸이라 내심 기대를 가졌는 데....좀 실망스럽다.




만피식적 도난사건의 전말? 전말을 알면 무엇이 바뀌는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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