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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스》 해변 사진으로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휴가지 대리만족 책 | 책리뷰 2017-07-3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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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치스 BEACHES

그레이 말린 저/박여진 역
윌북(willbook)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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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지구, 그중에서도 해변에 모인 사람들, 에메랄드빛 바다와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주는 자연미와 인공미의 조화. 이 모든 사진은 해변 포토그래퍼 '그레이 말린'의 해변 사진집에 수록된 이미지입니다. '그레이 말린'은 현재 할리우드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기도 한데요.  '매일을 휴가처럼 보내야 한다'라는 좌우명처럼 휴가스러운 사진을 담은 인스타그램도 인기가 많습니다.

 

요즘처럼 폭염으로 밤낮 가릴 것 없이 불쾌지수가 솟아오르는 때, 마치 휴가지에 내던져진 듯 극강의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책을 만났는데요. 보고 있으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지구상의 여러 빼곡한 해변이 액자로 걸어 놓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는 텅 빈 도화지가 된다.

나는 그 도화지에 담을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바다와 사람과 사물이 배열된 모습을 보노라면,

자유와 즐거움과 유대감을 선사하는

바다를 좋아하는 건

세계 공통의 정서하는 사실을 새삼 와닿는다"

-그레이 말린-

 

 

그레이 말린은 (문 없는) 헬리콥터를 타고, 5년 동안 여섯 대륙(20개 도시)을 다니며 새의 눈이 된 카메라를 듭니다. 때로는 위험해 보일 수 있는 동작도 멋진 사진을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행동하는 프로. 호주, 북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돌아다니며 담은 해변은  색과 빛, 잊을 수 없는 여름의 맛을 사진 속에 넣었습니다.

 

 

 

지구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었나요? 새삼 지구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해변은 환상적인 모습으로 우리들을 반깁니다. 파라솔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아름다움, 정렬된 패턴이 주는 일체감은 눈에 꼭 담아두고 싶은 사진입니다.

 

​푸른 바다와 새하얀 모래사장의 대비는 시원함의 극치입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휴가를 미룬 분들, 답답한 실내에서 일하는 분들, 비가 와서 마음이 울적한 오늘 같은 월요일에 딱 맞는 사진들. 보고 나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비치스>로 대리만족할 수 있는 행운이 있는 오늘!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그레이 말린'이 헬리콥터를 타고 촬영하는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흔들리고 초점 맞추기도 쉽지 않을 텐데, 완벽한 빛의 부감 쇼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레이 말린' 촬영 영상 바로 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v=kGATa2-47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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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온다 리쿠', 음악의 신을 찾는 과정 | 책리뷰 2017-07-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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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저/김선영 역
현대문학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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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은 일본의 소설가 '온다 리쿠'의 역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7년 서점 대상(일본 전국 서점 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선정)과 나오키상을 동시 수상의 이력 외에도 일본 내에서만 발행부수 60만 부에 이르는 인기 소설이기도 한데요. 예술과 대중 모두를 만족시키는 소설이기도 한 화제작이죠.  

좋은 기회에 출간에 앞서 가제본으로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요. '꿀벌과 원뢰(꿀벌과 멀리서 울리는 천둥)'라는 원제는 '천둥'이란 단어로 바뀌고, 표지는 일본판의 표지와 비슷한 컨셉을 유지해 원작의 묘미도 살렸습니다.  온다 리쿠의 다양한 매력 속으로 빠지고 싶은 호기심 많은 독자,  클래식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점쳐 봅니다.

 

ⓒ 꿀벌과 천둥_온다리쿠


 

일본의 클래식 사랑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있습니다. 유럽으로 유학도 많이 갈 뿐 아니라 해외의 유명 콩쿠르에서 일본인의 수상도 이례적인 사례가 아닌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노다메 칸타빌레' 탓인지몰라도 일본의 클래식 문화의 면역이 생겼습니다.  책 속 이야기 또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우승한 2009년 '하마마츠 콩쿠르'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덧붙여 한국 피아니스트의 위상이 높게 그려져 있어 읽는 재미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특히 '온다 리쿠'는 구상만 12년, 11년의 취재 기간, 7년의 집필 기간이라는 대장정을 끝낸 만큼 완벽에 가까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음악을 향한 네 사람의 재능과 경쟁, 운명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양봉가인 아버지를 따라 떠돌며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16세 소년 '가자마 진', 전도 유망한 천재로 평가되었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무대를 떠난 소녀 '에이덴 아야', 유력 우승 후보인  엘리트 '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세월과 생계로 지금은 현역을 떠나 있는 28세 가장 '카시마 아카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음악으로 벌이는 끝장'을 유려하게 담고 있습니다.


"미에코는 왠지 모르게 오싹함을 느꼈다.

소년의 눈에 희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건 분명 쾌락의 절정에서 볼 수 있는 표정이다.

방금 전 무대에서 멍하니 서 있던 소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미에코는 봐서는 안 될 것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뭐지, 이 공포는? "

P32

넷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단연 '가자마 진'. 나이도 어린데다 정규 레슨을 받아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연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끕니다. 거기에 세계적인 음악가의 추천서가 화룡점정. 제목 꿀벌과 천둥은  '가자마 진'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꿀벌 왕자란 별명과 천둥의 울림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각성 시키는 계기가 되니까요.


 

국제 피아노 콩쿠르란 무대 위해 피아니스트들은 비록 경쟁구도로 만났지만  음악의 힘을 알고 있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사실은 한 단계 발전하고 있음을요. 소설은 3차에 걸친 예선까지 한달음에 달려가며 엎치락뒤치락 쉽게 우승자를 가려낼 수 없게 합니다.



"마침내 클라이맥스 장면이 찾아왔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장엄한 마지막 장면만 남았다.

정중하게, 정확하게. 남김없이.

동시에 여력을 남기고, 여운을 남기고 결말을 털어놓는다.

서서히 멀어져 가는 히로인.

쓸쓸한 풍경.

아무도 없는 평원에, 수풀만 물결친다. "

P478



하지만 《꿀벌과 천둥》의 가장 큰 메시지는 날 때부터 천재인 부류와 9.99%의 노력이 만든 천재는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있는까란 질문을 던집니다. 음악에 얽힌 구구절절한 사연 속 네 주인공의 좌절과 환희,  열망은 모두  비슷하니까요.



소설 《꿀벌과 천둥》 콩쿠르 대회라는 소재를 통해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 피아니시모, 포르테, 안단테가 결합한 한곡의 클래식 같습니다.  텍스트가 움직이 듯한 착각,  피아노의 건반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반을 듣고 있는 듯한 감동, 전율, 슬픔 등이 주마등처럼 지나쳐가는 것 또한 포함입니다. 인간 군상의 다양한 매력과 추리 소설, 스릴로 소설 작가로 알려진 '온다 리쿠'의 선입견을 없애기에 충분한 소설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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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대한항공 KAL 007 민항기 피격사건을 다룬 '김진명'의 신작 | 책리뷰 2017-07-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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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언

김진명 저
새움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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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예언》은 1983년 9월 1일 민간항공기인 '대한항공 KAL 007'이 사할린 부근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전원 사망(탑승객 269명) 한 사건을 다룬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입니다. 《무궁화 꽃피 피었습니다》, 《황태자비 납치 사건》, 《고구려》, 《사드》 등 한반도의 역사를 상상이란 드라마틱한 장치로 담아내는 '김진명' 작가의 신작이기도 한데요. 이번 소설  예언》이란 제목으로 당시 얼어붙었던 소련과 미국의 이해관계 속 생긴 '민항기 폭파 사건'과 통일교 문선명 목사가 주장한 '통일'이란 주제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줍니다.


 

예언》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세계의 시선이 한반도에 쏠린 긴장된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소설이기도 한데요. 1983년에 일어난 미제 사건 속에  허구의 캐릭터 '지민' 의 동생 '지현'과  소련 조종사 '오시 포비치', '고르바초프', '김정일', '문선명' 등 실제 인물을 섞어 팩션의 묘미를 살렸습니다. 동생 지현을 죽인 자를 직접 처단하겠다는 강렬한 복수심을 품었지만 불발돼  미국 연방교도소에 수감되는 지민의 상황을 빠른 템포로 전개합니다.


"놀라운 일이었다. 최고의 공산주의 이론가이자 대학에서 오랫동안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강의해 온 라이사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 생전 처음 보는 한 여사에게 결기 있는 고백이자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

P355

부모도 없이 오직 하늘 아래 남매만이 남은 상황, 어쩔 수 없이 입양 보낸 동생의 사망 소식에 오열하던 지현의 고군분투가 책의 1부 격이라면 2부에서는  우연히 수감 중이던 통일교  수장 '문선명 목사'와의 인연을 통해 공산주의의 종식을 예언한 과정을  다룹니다.

작가 김진명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저평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문 목사를 자연스럽게 소설의 캐릭터로 삼아 허구의 인물들과의 케미스트리를 발산하고 있는데요. 작가는 비록 유족에게는 찢어질 듯한 고통이 수반되는  역사지만 대한항공 KAL 007 여객기 사건으로 인해 소련과 공산주의가 붕괴하는 계기를 주었다고 평가합니다.

 

 

민간인을 태운 여객기가 어떤 이유로 소련 영공까지 직선으로 날아갔는지, '외무성 조칙(외무성이 각 행정기관의 대외 행위를 규율하는 규칙.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스페인을 비롯해 주요 23개국의 선박이나 비행기에 대해 공격 등의 무력 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반드시 서기장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하는 것)'에 들지 않는다지만 민항기에 대해 무력으로 격추시켰는지에 대한 이유는 속 시원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죠. 이 사건은  국제관례를 무시한 사례로 전 세계의 규탄을 받으며 냉전을 가속화 시켰습니다.

 

"이 개새끼야, 국민 수백 명이 죽었는데도 빗자루 들고 청소하는 네 상판대기가 9시 뉴스에 제일 먼저 나오게 하는 네가 정말 사람새끼냐!"

P118


소설 속에서는 대한항공 KAL 007이 미국과 소련, 일본이 개입된 음모론 쪽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냉전이란 상황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진실을 향한 묵인을 만들며, 결국 총체적인 고통을 동반하는지 글을 통해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소설  예언》은 현재 뜨거운 감자인 북한과의 통일에 관한 기대감과 1983년 대한항공 KAL 007 피격사건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합니다. 과연 마지막 문장인 문 목사의 예언처럼 2025년 우리는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요? 미제 사건으로 남겨진 역사와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팩션이란 사실을 인지하고서라도  <예언>은 독자들을  자극하는 논쟁거리란 사실은 자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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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피어》무한의 우주 속 티끌만한 인간의 욕망 | 책리뷰 2017-07-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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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직 스피어

김언희 저
해냄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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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지 않는 너에게,

특별한 꿈을 선물할게.

되돌아가고 싶은 시공간으로 접속하는 꿈. "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어렵지 않게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내가 과거와 미래를 다녀올 수 있다는 상상은 과학자들이 탐내는 분야기도 하지요.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이론처럼 타임 워프 소재의 이야기들은 조금만 호흡이 끊겨버리면 전개 방향을 놓칠 수 있어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불교와 과학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가 영원한 시간 속 우주를 떠도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와 만나 독특한 아우라를 만드는 소설.  

《매직 스피어》의 작가 김언희는 이 소설로 2016년 '제1회 네이버 북스 미스터리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넌 매직 스피어(Magic Sphere) 같아.

난 그러니까,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을 넘어버렸어.

나는, 언젠가 너한테 빨려 들어가 소멸하겠지."


 

​제목 '매직 스피어(Magic Sphere)'란 어떤 물체가 질량이 큰 천체를 향해 접근하다가 마음이 바뀌어도 결코 되돌아올 수 없는 한계선'을 의미하는데요. 일본의 물리학자 '미치코 카쿠'의 책 《평행우주》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일단 매직 스피어를 통과하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별의 중력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매직 스피어 상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시간이 멈추어 있다는 것은 사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관측자의 관점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완성하기 전.

광양자(光陽子)가 되어 날아가는 꿈을 꾸었어.

부처님은 일만대천 우주가 한 티끌에 있다 하시며

티끌이 되어 존재하리라 말씀하셨대.

아인슈타인의 E=mc² 공식은 단순히

상수를 맞춘 식이 아니야."


 

책소개 

 

김언희 작가는 미치오 카쿠의 이론을 바탕으로  소년 '장현도'와 소녀 '공바라'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순수한 로맨스를 만들어냈습니다.  '매직 스피어'는 타임 루프를 도와주는 발명품이자 권력의 욕심에서 희생자를 양산하는 무서운 물건이기도 한데요. '자각몽'이란 형태로 과거로 접속해 미래를 바꾸고자 하는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_ 화엄의 고리

1장 슈뢰딩거의 고양이
2장 사건 지평선
3장 보리수 가지에 남긴 밀어
4장 매직 스피어
5장 이 세계, 이곳, 그리고 나
6장 남겨진 사람들
7장 경로의 합
8장 나의 빛, 루키디타스
9장 신들의 주사위 놀이

에필로그_ 그 시간, 그 공간으로
작가 후기

 

 

▲ 화엄일승법계도

http://terms.naver.com/imageDetail.nhn?docId=657705&imageUrl=http%3A%2F%2Fdbscthumb.phinf.naver.net%2F2644_000_4%2F20150326075405510_LZW11A4TL.jpg%2F66e176ac-a5ef-49.jpg%3Ftype%3Dm935_fst_nce%26wm%3DY&categoryId=46648&mode=simple|&query=&authorId=&authorId= 

 

아이돌 출신의 전도 유망한 삼십 대 성형외과 의사 '장현도'. 그의 사생팬이자 기자인 강도희를 통해 소설 속으로 인입합니다. 강도희는 장현도의 오랜 팬이지만 이번 인터뷰를 성사시켜야 하는 절체정명의 상황. 유일한 밥줄인 여성지에서 그를 인터뷰한다는 것은 특종을 잡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어렵사리 만난 장현도는 좀 이상합니다. 눈빛과 전체적인 느낌이 장현도의 눈부신 껍데기와 속이 다른 존재란 느낌.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채 장현도는 종적을 감추어 버리고, 그가 남긴  금고 속 '화엄일승법계도'와 긴 편지글이 장현도의 기(氣)를 증명해 줍니다.

 

"결맞음의 우주를 기억한다면,

논리는 간단해.

매직 스피어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과거의 네가 있는 우주와 뇌파를 맞추는 장치야.

너는 편안히 잠들어 꿈을 꾸면 돼.

과거의 너를 꿈속에서 만날 테고,

과거의 너는 꿈속에서 현재의 너와 접속할 테니까. "


 

장현도는 열아홉 첫사랑인 공바라를 만나면서 세상의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라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 후 정신을 놓은 상태. 우연히 얻게 된 바라의 유품 목걸이가 타임 루프를 도와주는 '매직 스피어'임을 깨닫고 어쩌면 모든 상황을 되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부가 어떤 금속인지도 모른다는 목걸이, 최 형사가 바라의 환영을 접하면서 내게 줄 수밖에 없었다는 목걸이의 사연과 형태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지난 생을 기억하는 세 사람 외엔 없다. "


 

이 장치를 통해 장현도는 비루한 과거를 가진 오더리(orderly), 아이돌 출신의 천재 성형외과 원장, 무너져 버린 몸을 이끌고 산사에 숨어 사는 이미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 등 매직 스피어가 만들어 낸 여러 인생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여느 작품에서 보여주는 타임 루프의 설정과는 달리 최 형사, 김 변호사, 천식 이 세 사람은 과거를 기억하는 특징을 보이는데요. 장현도까지 네 사람이 힘을 합쳐 과학자들의 희생 뒤에 숨은 거대 권력의 음모를 밝혀내죠.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내내 상상하는 재미와 흡입력이 있었던 소설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중력파, 양자역학,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 슈뢰딩거의 고양이 등 과학 이론과 의상대사가 화엄사상의 핵심을 담아 만들었다는 화엄일승법계도, 실체란 정해지지 않고 인연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불수자성수성이 만나는 접점이 호기심을 이끕니다.


 

결국 우주와 합일에 대한 깨우침을 담은 불교의 믿음대로, 질량을 가진 인간의 몸체는 실상 아무것도 아닌 인식의 상태일 뿐. 인간의 정신, 염력, 뇌파를 매체로 한 이동에 관한 연구는 책 속이 아닌, 이미 진행되고 있는 실제 프로젝트일지 모른다는 섬뜩함이 매력적이기도 하네요. 여름철 읽는다면, 특히 휴가지에 가져가고 싶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라기 보다 과학과 종교의 지식도 얻어 가면서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지적인 소설이기도 하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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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이 식사할 시간》비밀을 품은 아홉가지 기묘한 이야기 | 책리뷰 2017-07-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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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저
자음과모음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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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몇 안되는 젊은 작가인 '강지영'의 문체는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외모와는 달리 공포스럽고 충격적인 무언가를 천연덕스럽게 스토리텔링 하는 과감함이 특징이라 하겠는데요. '개들이 식사할 시간'을 포함한 총 9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개들이 식사할 시간》을 펴내 화제입니다. 책은 어떤 의미에서 환상특급열차에 탑승한 듯 기묘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여름이란 특수성에 맞게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아홉 고개 이야기가 더위를 잊게 하기 충분할 것입니다.



고어(옛말)와 잘 쓰지 않는 한국어를 사랑하는 문체의 특별함은 할머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마르지 않는 창작 샘의 밑천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소설집에서는 '비밀'이란 주제로 다양한 상상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하고많은 개들 중에 왜 이놈만 살아남았는지 알아요? 이놈은 지가 개새끼인 걸 너무 잘 알아요. 사람 새끼인 척 아양 떨면서 손바닥 핥는 다른 놈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더라니까요. 곧 죽게 생긴 놈이 배고프다고 지 마누라 노릇하던 암컷도 잡아먹은 논이에요. 개가 개같이 굴어야지 정승처럼 굴면 그것도 참 숭해요. 난 그래서 이놈이 좋아요."

P 40 


표제작 '개들이 식사할 시간'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알게 된 장갑 아저씨와 어머니의 관계,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인 비밀을 품고 있는 미스터리 한 단편인데요. 괴팍한 아버지의 유일한 술친구이자 어머니와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던 장갑 아저씨는 몇 번 동네의 시끄러운 일과 엮이면서 동네의 왕따 아닌 왕따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집 저집 품팔이로 먹고살던 아저씨의  벌이가 시원치 않자  천막을 지어 놓고 개를 잡아 팔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마을의 잠재적인 살인마이자  공포의 대상이 되어 온 장갑 아저씨.  그동안 발톱을 숨겨온 맹수처럼 서서히 드러나는 장갑 아저씨의 앙갚음은 나로 인해 해소되는 듯 보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소미다. 94년생이니 나와 동갑이다. 하지만 그 애의 표정에는 세상의 비밀을 몽땅 알아버린 노파의 얼굴이 숨어 있다. 소미가 춤을 춘다. 나의 유치원 졸업사진 밑에서, 그것도 아주 신나게. 손을 뻗으며 그 애에게 말을 건다. "

P 192



'키씨는 쏨이다'에서는 동급생 소미의 몰카 동영상으로 위기에 처한 '나'가 등장합니다. 키시라는 일본 AV 배우의 동영상을 즐겨보던 나는 어느 날 동급생 '소미'의 동영상을 접하게 되는데요. 플레이 버튼이 지나갈수록 이상한 기시감이 드는 곳은 유치원 사진이 걸려있는 '내 방'입니다. 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요?  비루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대신 일본으로 영화 찍겠다며 떠난 소미는 단 몇 백원의 다운로드로 내 컴퓨터 안으로 들어와 줄까요? '비밀'과 '충격'이 교차되는 이상한 이야기의 총 집합체처럼 호기심과 흡입력이 있는 소설집입니다.



단편은 장편 보다 훨씬 집약적인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구축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장편 보다 단편이 어려운 점이 짧은 분량에 다양한 것들을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일 텐데요. 폭력적이고 거칠지만 미학적인 아름다운을 주는 이유는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함이 결합한 시너지입니다. 각각의 이야기의 결말이 비극인지 희극인지 알 수 없는 열린 결말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충족시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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