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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낭만 닥터 '이국종 에세이' | 책리뷰 2018-10-3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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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골든아워 세트

이국종 저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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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져나간 환자에게 사간은 생명이다. 사고 직후 한 시간 이내에 환자는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와야 한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골든아워(golden hour)'다. 그러나 금쪽같은 시간은 지켜지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는 앰뷸런스로 이송 가능하지만 먼 거리는 상황이 다르고, 가깝더라도 차가 막히는 러시아워가 되면 환자들은 길바닥에 묶였다. 고속도로나 일반 도로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앰뷸런스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앰뷸런스로 2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가 헬리콥터로는 20분 안쪽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실어 온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당연히 높다. 내가 미국에서 보고 런던에서 봤던 '사실'이었다.
p149


여기 1분 1초, 잠시의 망설임도 허용하지 않는 전쟁터가 있습니다. 잠깐만 방심해도 달아나 버리는 환자의 생(生), 그리고 찾아오는 사(死). 드라마 <낭만닥터>의 실제 모델 중증외상 분야 외과 전문의 이국종 교수가 이끄는 의료팀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는 이국종 교수를 드라마 속 실제 인물로, 누구는 귀순 병사의 삶을 이어준 의사나 아덴만 여명 작전 중 해군의 총에 맞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의사, 누구는 끈질기게 외상외과 의료팀을 위해 애써온 사람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에게 이국종 교수는 어떤 사람입니까?

 

 

 

책은 '중증외상'이란 돈 안되는 분야를 소나무처럼 꿋꿋이 개척한 이국종 교수의 고군분투를 담았습니다. 평소 김훈 작가를 좋아하는 탓에 닮고 싶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김훈 작가의 글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책에서 기시감을 얻을 것 같습니다.

제목 '골든아워'는 그를 모델로 한 드라마 <골든타임>때문에 낯설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사고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골든아워;라고 한다고 이국종 교수는 말합니다.

중증외상 환자는 촌각을 다투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외국에 비래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떨어져 고생했던 일화를 1권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헬기를 띄워 신속하고 안전하게 환자를 이송하던 일을 지켜보며  도입하려 했지만 각 계층의 반대로 힘겹기만 했습니다.

수술대에서 환자 한 명을 더 살리기 위한 노력보다, 헬기를 띄워서 들어온 민원에 대답해야 하는 문서작성 건이 더 많았던 나날들. 중증외상 환자 대부분이 오토바이 배달원, 건설현장 및 공장 일용직, 택시운전사 등이니 만큼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동반됩니다.

 

 

그는 자신을 생계형 의사라고 이야기합니다. 병원에서 낙인찍힌 팀을 믿고 따라와 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절절하게 담겼습니다. 책을 보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국종 교수의 사생활이 궁금한 분들에게는 안타깝지만. 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계에 미친 영향과 진일보한 의식 개선을 곱씹어 볼 수 있습니다.

꽉 찬 2권 분량에도 다 토해내지 못한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을 겁니다. 서문에 쓰인 문장이 구구절절 다가옵니다. "우리와 만났으나 결국 세상을 떠난 모든 중증외상 환자들의 명복을 빈다." 살릴 수 있었으나 끝끝내 죽음을 문턱을 넘어간 환자들을 애도하며 사람을 살리는 일의 숭고한 가치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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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코드》 과학자가 밝히는 기자 대피라미드의 비밀 | 책리뷰 2018-10-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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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피라미드 코드

맹성렬 저
김영사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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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지만 미스터리한 인류의 수수께끼에 관심이 많은 맹성렬 교수는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두 번째 접하는  《피라미드 코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불리는 피라미드의 비밀을 파헤치는 책입니다. 천문학, 기하학, 측지학, 건축공학 등 현대 과학의 모든 학문, 역사, 신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집요하게 탐색합니다.

맹성렬 교수는 전작 《아담의 문명을 찾아서》에서 밝혔 듯 처음 지구 크기를 측정한 인물이 고대 그리스 시대의 에라토스테네스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대신 기자 대피라미드를 만든 근거에 따라 과학기술과 천문학이 고대 이집트인의 조상들의 것이 아닐까란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군은 지금부터 5천여 년 전 ‘피라미드 시대’라 불리는 고대 이집트 고왕국 시대에 건축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이 사실은 우리를 상당히 당혹스럽게 만든다. 역사 교과서에 따르면 그 시기는 인류가 고대 문명에 막 들어선 때이기 때문이다. 특히 쿠푸 왕이 건축했다는 대피라미드는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경이롭기만 하다. 규모도 규모지만 거기에 적용한 초정밀 측정 기술은 오늘날에도 구현하기 어렵고, 더구나 그 바탕에는 정밀과학이 내포되어 있다.


그는 1996년 영국 유학 중 이집트에 여행 갔다 대피라미드를 보고 고대 이집트 문명과 피라미드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뉴턴도 그의 후계자를 자처한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도 피라미드 연구에 매진 한 걸 보면 동서양, 시대를 떠나 피라미드는 인류가 궁금해하는 영역이라 할 만합니다.

뉴턴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구 크기를 기준으로 정한 고대의 신성한 측정 단위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유대인이 야훼에게 놀라운 지식과 지혜를 얻어 고대사회에 전파했다고 믿는 '신성한 큐빗(Sacred Cubit)'이 바로 그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고대의 일들은 아직까지 밝힐 수 없는 신비로운 가설 중 하나인데요. 책은 18세기 말,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시작으로 지도와 항해 관련 미스터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자 피라미드의 실마리를 찾는 일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라미드에 관심이 있다면 책의 후반부를, 지구 크기와 기자 대피라미드의 연관성을 주목하는 독자라면 책 전체를 읽어보길 권합니다.

책은 과학 서적은 아니지만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한 주석과 방대한 논문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건축, 과학, 고대 이집트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책이 될 것입니다. 피라미드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다 풀지 못한 궁금증은 책의 바다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과 탐구는 인류의 진화를 위한 숨은 조력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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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심리학》 더 이상 낚이지 않는 방법 | 책리뷰 2018-10-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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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속임수의 심리학

김영헌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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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은 이제 어르신들만 당하는 사기가 아닙니다. 나이와 성별, 직업에 상관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불안을 매개로 한 보이스피싱은 혹시나 하는 생각이 부른 보편화된 사기 행각이죠.

속임수는 욕망, 신뢰, 불안이란 세  심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처음부터 가난했던 사람보다는 예전에 잘 나갔던 사람이, 누군가를 잘 믿는 마음씨 착한 사람이, 더 큰 무엇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큰 사람이 걸려들기 쉽습니다. 당신은 속임수에 자유롭습니까?


속임수가 무서운 것은 별 욕심이 없던 사람도 욕심이 생기게끔 만들기 때문입니다. 속임수는 욕망을 먹고 자라라는 새빨간 열매 같습니다. 공짜, 무료 혜택이란 달콤한 거짓말에 속아넘어 가는 이유도 손실을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사기입니다. 특히 공짜는 '빚을 졌다'라는 불편한 감정을 갖게 만들어 사은품을 무료로 얻어 올 경우 상대방의 무리한 부탁도 들어줄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 전 운동을 끝내고 출출하던 찰나,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우산도 없는데 어디서 자극적인 부침개 냄새가 났고 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있는 한 남성의 제안에 이끌리듯 따라갔습니다.

"바로 옆 교회에서 부침개를 많이 부쳤어요. 제가 우산 씌워 드릴 테니까 와서 드리고 가세요. 괜찮아요."라는 솔깃한 제안. 머릿속에서는 이미 이성을 상실한 배꼽시계가 "비도 오고 출출한데 부침개가 딱이지.."라는 알람을 울리고 있었죠.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거절 못 하는 성격상 이미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갈팡질팡하다가 보니 어느덧 도착. 지글지글 부침개 굽는 소리와 냄새에 취해 흡입하고 있을 때쯤 아뿔싸, 드디어 공짜 부침개의 본론 어느 교회 다니는지 호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자~ 010..?"이란 말에 역시 공짜는 없구나라는 것을 느꼈죠.

그날은 옆 교회의 전도 날이었습니다. 배 두둑이 부침개를 먹었고, 좋은 말씀을 듣고 갔지만. 문 앞에서 밝은 미소로 기다리고 있던 남성분은 일절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다는 게 함정이었습니다.

 

 

 

사람을 잘 믿는 사람을 이용한 사기는 가족, 동창, 선후배 등 원래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이란 '신뢰'로 진행됩니다. 때론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입니다.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가족사기의 유형은 시대와 나라를 떠나 가장 가슴 아픈 사연이자, 패턴화된 사기 유형이죠.

인간은 낯선 상대에 대한 불안과 경계를 갖는데, 신뢰를 얻으려면 경계심을 뚫어야 합니다. 외부 사람을 경계하는 심리는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탓에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는 사기보다, 아는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는 제품 판매에도 적용됩니다. 신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 이유는 고객에게 익숙함을 주기 위해서죠. 익숙해진 고객은 다음번에는 일말의 의심 없이 재구매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재품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는 사람의 말이라고 무조건 믿기보다는 그 뒤에 있을 숨겨진 이해관계를 한 번쯤 생각해봐도 늦지 않는다는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미안해서, 관계를 망칠까 봐 아는 사람의 말을 덥석 물었다가는 큰 상처와 후회로 남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속임수의 심리학》은 25년 차 현직 검찰 수사관이 파헤친 사기의 유형과 속임수의 본질을 알아보는 책입니다. 더 이상 호갱님,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사전에 올바른 정보를 파악하고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 <신과 함께>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나쁜 사람은 없어. 나쁜 상황만 있는 거지." 하지만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탑재하지 않는다면 영원한 호구, 감사한 호갱님의 길을 재촉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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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누가 할래》 가정 내 여남 평등을 위한 고군분투 에세이 | 책리뷰 2018-10-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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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설거지 누가 할래

야마우치 마리코 저/황혜숙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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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을 핑계로 이래저래 남자친구와 동거에 들어간 여성이 적은 적나라한 동거 분투기. 생각했던왔 남성이란 동물과는 전혀 달랐던 맞춰가기 시스템 오류와 결과의 보고서라 할 수 있습니다. 남자는 어지럽히기만 하고 손이 너무 가는 대형견 같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독신의 식생활은 아무래도 소홀해지기 쉬운 법. 여자로 태어났다고 해서 요리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할머니라고 다들 어머니의 맛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이 요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결국 여자였고 작가였던  특성상(집에 머무는 일이 많다는 것), 아무리 가정 내 페미니즘을 외쳐도 100% 만족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요리는 고사하고 설거지 같은 사소한 집안일을 누가 하느냐는 항상 전쟁이었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인간이 함께 산다는 건 그야말로 새롭게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 고된 노동이었습니다.

책은 연인이었을 때의 환상과 로맨틱 무드는 버린지 오해. 반복적인 일상과 생활이라는 현실에 묻어둔 채 마침내 집안일 분담, 여남 차이를 좁힌 헤피엔딩 결혼 이야기입니다.

작가 '야마우치 마리코'의 험담과 투덜거림이 주를 이루고,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남자친구이자 남편의 변명 같은 항변 '그의 주장'이 이어집니다. 어찌나 귀엽고도 황당한지, 지금 부부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결혼을 앞둔 사람이나 정말 아끼는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단순한 설거지 논쟁보다 훨씬 더 같이 사는 룰과 결혼에 대한 고찰이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어집니다.

특히 여성이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리와 가사, 육아까지 하게 되는 분위기에서 현명한 대처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질문하게 합니다. 굉장히 유쾌한 톤으로 전개되는 탓에 남의 집 일이지만 내 일처럼 무한 공감과  끄덕임이 동반되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결혼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작가는 결혼 전 열심히 결혼의 단점을 파헤치고 부딪혀 보려고 했던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고 있을 때, 언짢음이란 하나밖에 없는 의자와 같은 거야.” 즉 한쪽이 언짢아지면 다른 한쪽은 언짢아질 권리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이것은 동거나 결혼의 기본 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이 원칙을 무시하고 ‘언짢음의 의자’에 앉아 신나게 독무대를 펼치던 나를 완력으로 끌어내어 스스로 언짢음의 의자에 앉은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읽어봐야 할 생활 페미니즘 지침서 같기도 하네요. 퇴직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남성분들에게도 꼭 필요해 보이고요. 삼식이라면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정도의 눈치 센스도를 책에서 알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말 이 책의 활용도는 어디까지인지..)

혹은 신혼부부나 동거 중인 커플이 있다면 자질구레한 집안일로 싸우지 말고, 이 책 한 번 읽어봐!라고 자신 있게 권해주고 싶습니다. 같이 산다는 일은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생활이기 때문에 충분한 대화와 적응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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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아이의 눈에 비친 호기심 천국 | 책리뷰 2018-10-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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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도미히코 저/서혜영 역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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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펭귄 하이웨이>가 지난주 개봉해 동심이 세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동명의 원작 《펭귄 하이웨이》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로 소년 '아오야마'의 시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됩니다.

휴식을 끝내고 탐험을 계속하려고 일어선 우리의 귀에 어디에선지
끼끼끼끽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이 숲을 울리는 소리하고는 달랐다.
뭘까 하고 둘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숲에서
펭귄들이 오솔길을 따라 아장아장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일본의 시골 마을, 호기심 많은 소년은 마을 곳곳을 다니며 탐구 일지를 씁니다. 어느 날 아오야마의 앞에 난데없는 펭귄이 등장하고, 속속들이 봤다는 증언은 있지만 누구 하나 펭귄의 존재에 깊게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특히 어른들은 무심할 뿐, 아오야마의 짝사랑 누나만이 펭귄을 만들어보겠다는 실험에 동참하게 되죠.

그렇게 동네 탐구에 나서면서 친구들과의 우정, 누구보다 어른이 되고 싶어 하던 박학다식한 소년의 치기, 치과 누나의 가슴에 관심을 갖는 등 서서히 성장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게 됩니다.

 

 

펭귄은 과연 어디서 온 걸까요? 느닷없는 곳에서 나타나서 깜짝 놀라게 하질 않나, 콜라캔이 펭귄으로 변하지 않나, 초원에 떠오른 바다는 크게 부풀어 오르더니, 흰긴수염고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나타나기도 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불가한 판타지가 전개되죠. 어른들의 눈이라면 상식에 벗어난 이상한 일일뿐이지만.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매일이 새롭고 알고 싶은 것이 많은 호기심 천국입니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세심한 묘사는 아이가 바라본 세상을 그대로 투영합니다. 내가 마치 목격한 듯, 그 장소에 있는 듯한 현장감이 느껴지는데요. 특히 짝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사랑스러운 비유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는 펭귄 하이웨이 연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나'와 '펭귄'이다. 나는 누나를 좋아해서 누나를 연구하는 것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막혀버린 거다. 관점을 바꾸면 이 수수께끼는 펭귄들의 수수께끼이기도 하다. 펭귄에 대해 좀 더 연구해야 한다.


사실 아오야마가 탐구하는 '펭귄 하이웨이'는 일종의 맥거핀입니다. 독자의 시선을 쫓아가게 만든 후 이내 사라져버리는 펭귄과 같습니다. 실질적인 연구에만 몰두하는 어른과 엉뚱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탐구하는 아이의 대비되는 모습은 우리가 얼마나 질문에 멈추어 있는지 반성하게 만들죠.

가끔 그냥 이유 없이 마냥 좋고, 궁금해서 몰두해본 그때가 그립지 않은가요? 숨만 쉬었을 뿐인데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참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없이 무엇에 빠져본 일이 언제인지 책장을 덮으며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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