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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외출》 죽음을 통해 본 '마스다 미리'의 사적 이야기 | 책리뷰 2019-03-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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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원한 외출

마스다 미리 저/권남희 역
이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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픔에는 강약이 있었다.

 

마치 피아노 리듬처럼,

 

내 속에서 커졌다가 작아졌다.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한다는 것 어떤 느낌일까요? 아직까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죽음을 맞지 않아 막연한 슬픔과 공포감을 생각합니다.

 

《영원한 외출》은 '마스다 미리'의 삼촌과 아버지의 죽을 통한 사적 고백을 담았습니다. 전작 《오늘의 인생》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언급해 살짝 기시감이 들면서도 싸우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유도 알게 됩니다. 마스다 미리답게 가족의 죽음도 덤덤한 시각으로 담아내 슬픔의 객관화를 이룹니다.

 

책은 다른 곳에 연재하던 기존 작품과 달리, 어느 매체도 연재하지 않고 2년 동안 홀로 집필해 발표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언젠가는 준비해야 하는 가까운 이의 죽음. 생각하기도 싫지만 꼭 생각해야 하는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장례식을 준비와 유품정리, 은행 절차 과정, 아버지를 이해하고 생각하는 추억, 슬픈 기운에도 불구하고 배고픔을 느끼는 욕구까지. 마치 내가 장례를 치르는 것 같은 세세한 흐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나도 미래에 겪게 될 일이라서일까요? 벌써부터 생각하기는 싫지만 알아두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이중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첫 딸은 아버지와 약간의 거리감이 있습니다. 딸들이 다들 애교가 철철 넘치는 것도 아니고, 아빠는 딸바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버지란 무섭기도 하지만 든든한 산 같은 존재 그 이상입니다. 늘 곁에 있어 존재감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작아진 등을 갑자기 눈치챌 때의 당혹감.. 겪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 겁니다.

 

아버지는 동의를 구하는 어조로 '올해는 아직 벚꽃을 못 봤네.', 홋카이도에 가고 싶네..', 켄터키 먹고 싶지 않냐?'라는 말을 곧잘 했지만 딸은 그냥 넘겨 버렸습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같이 하기 쑥스럽고 그런 감정. 마스다 마리는 지나고 나니 후회가 된다고 합니다. 저 또한 그럴 것 같아 있을 때 잘하자!라는 마음이 앞서지만 쉽지 만은 않은 결정이겠죠.

?

아버지의 죽음을 극복하는 사이 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하는 마스다 미리. 엄마에게 음식을 배워 두지 않으면 언젠가 다가올 이별에서 엄마의 요리는 영영 사라지고 말 텐데 말이죠. 어느 날 문득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을 때, 해 먹을 수 있어야 할 텐데.. 쉽게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전반부는 삼촌과 아버지의 죽음의 상념들을, 후반부는 엄마와의 추억을 쌓고 죽음을 받아들이며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삶을 다룹니다. 아버지가 없는 어색한 일상, 이때도 아버지는 가족들의 대화 속에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자연스레 숨 쉬는 아버지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거실에서 TV를 볼 때마다, 함께 했던 여행지를 다시 갈 때도 따라옵니다.

 

죽음, 슬픔은 객관화하기 힘든 감정입니다. 우리는 태어나 점점 죽음으로 다가가는 중입니다. 아이도 노인이 되고, 젊었던 부모님과도 이별해야 할 때가 다가옵니다. 아직은 가까운 이의 죽음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만. 마스다 미리를 통해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언젠가 다가올 그때, 담담하게 행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스다 미리 덕에 체험한 대리 경험입니다. 언제나 고민을 한발 앞서 해주는 마스다 미리, 누군가 영원한 외출을 떠나기 전 잠시만 붙잡아 두어야겠습니다. 잠시만 같이 할 수 있겠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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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따스한 환대를 드려요. | 책리뷰 2019-03-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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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서 오세요

세바스티엥 조아니에 글/요안나 콘세이요 그림/최성웅 역
웅진주니어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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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동네는 집집마다 아이의 밥과 놀이를 챙기며 공동육아를 많이 했습니다. 우리 집 아이 너네 집 아이를 나누지 않고, 식사시간에 불쑥 놀러 와도 '어서 와라~'하며 따스하게 맞아주던 그때 그 시절. 지금은 그런 감정은 희미해지고 영화나 TV프로그램으로만 느껴볼 수 있는데요.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는 날 꺼내는 그림책은 봄볕과 잘 어울리는 따스함이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아빠, 엄마가 있고 그리고 내가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빠진 듯 허전하다면 바로 사랑이죠. 이 세상에는 아빠, 엄마, 내가, 그리고 사랑도 있지만 또 하나 빠진 게 있습니다. 바로 웃음입니다. 그리고 길도 있고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죠.

 

 

아이가 생각하는 세상을 부드러운 색연필로 그려냈습니다. 그래서 종이 냄새, 따뜻한 질감, 섬세한 그림체가 인상적입니다. 빈티지한 기분이 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체가 마음에 듭니다.

 

 

아이는 그 자체로 부모님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관계), 사랑, 길(꿈)이 펼쳐지는 무한함입니다. 아마도 자라나면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생각과 마음에 새로운 것들을 채워 갈 것입니다. 그것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일 수도 있고, 공부를 위한 지식일 수도 있고, 동물과 물건, 어쩌면 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 느낀 동화의 주제는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아이의 가능성이 말하는 환대와 포용이라 생각했습니다. 자라면서 찾아오는 수많은 실패 앞에서도 어서 오라고 말할 자존감을 배워가는 과정이라 느꼈습니다.

 

 

웅진 주니어의 모두의 그림책은 창작가 고유의 색깔과 자유를 보장하며, 독자에게 다채로운 예술의 감동을 선사하는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꾸준히 모두의 그림책을 접했지만 꼭꼭 닫혀 있던 어른의 생각들을 풀어주는 유연제 같은 그림책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생각의 전환과 상상력을 위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함께 들어있는 일러스트 페이퍼북은 쉽게 잘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따라 그려봐도 좋고, 새로운 그림을 덧칠해봐도 좋겠습니다. 오늘하루 지친 가족에게 한 마디 해보는 건 어때요? '어서 오세요!'

 

 

 

어른이 느낀 동화의 주제는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아이의 가능성이 말하는 환대와 포용이라 생각했습니다. 자라면서 찾아오는 수많은 실패 앞에서도 어서 오라고 말할 자존감을 배워가는 과정이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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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퇴사 후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 책리뷰 2019-03-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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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서메리 저
미래의창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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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얼마나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릅니다. '어머나, 맞아 맞아','내 이야기 같아'라는 말을 연신 쏟아내며 밑줄 쫙쫙 치고 다이어리에 옮겨 적었던 책인데요. 아마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현실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공감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책은 브런치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한 프리랜서 에세이입니다. 들어가고 싶어 안달나지만 막상 들어가면 병을 얻거나 나가고 싶어 만드는 회사. 내 몸 누울 곳 하나 만들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프리랜서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누구나 꿈꿀 겁니다.

 

이제 나는 우중충한 기분을 감춘 채 좋은 아침이라고 거짓말할 필요가 없다. 안녕한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의 안녕을 물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 대가로 매달 25일 들어오던 월급을 포기한 기분은 뭐랄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책은 서메리 저자의 일상툰과 브런치 연재글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요. 프리랜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실질적인 조언이 가득합니다. 졸업하고 쉬지 않고 일한 5년 동안 로펌 회사의 사무직으로 일하던 안정적인 생활을 청산.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 번역가란 힘겨운 가시밭을 걸어나갔던 분투기입니다. 진심 어린 경험담과 담담한 조언이 프리랜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될 것 같습니다.

 

야근과 주말 업무 등 부려먹는 회사가 날 힘들게 해도 모두가 염원하는 월급이 들어온 순간.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되는 다람쥐 쳇바퀴 같았던 경험 다들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이렇게 살다가 끝나는 건 아닐까..', '적성이 맞지 않는데 좋아하는 일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 '눈치 보고 비위 맞추고 누구와 함께 일하는 게 힘들어' 등등. 다양한 이유로 퇴사 결심을 하게 되는데요. 자격증 하나, 운전면허증조차 없는 문과 출신 사무직 경력뿐인 저자에게 프리랜서의 세계는 그야말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 같았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와 경력 단절, 경제적 위기 등 퇴사를 결심했다가도 무르는 반복을 모든 직장인이 하게 됩니다. 저자는 다들 참고 일하니까 괜찮겠지 하던 찰나 번아웃이 찾아왔고,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을 멈추어 재정비할 때가 지금임을 직감합니다. 한 번도 멈추어 본 적 없는 자신을 세우고 꼼꼼히 관찰하기로 마음먹죠. 그렇게 회사 체질이 아님을 깨닫고 퇴사를 결심합니다.

지금은 프로 번역 프리랜서로 자리 잡았지만, 처음에는 영문과를 나온 게 다라 전무후무한 상태에서 일단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먼저 프리랜서의 직종에 따라 다양한 하위 범주가 존재함을 알게 됩니다. 이수와 취업길을 열어 줄 아카데미가 존재하고 번역을 위한 영어 공부도 병행돼야 함을 깨닫죠. 특히 출판 쪽 번역가는 저자의 취미인 독서와 글쓰기, 외국어 공부라는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 주는 직업이 이자 혼자서 할 수 있는 특수성도 맞아떨어진 분야였습니다.

 

그렇게 번역 아카데미를 이수하고 근 1년을 자잘한 일과 일 없음의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이 땐 존버해야 하는데 저자는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잠깐 사무직으로 일하기도 하고, 번역 프리뷰를 하기도 하고, 일상을 웹툰으로 그리면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게 되죠. 저자는 조언합니다. 한가지 방향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언제 끊어 질지 모르는 수입에 대비해 퇴사 후 1년 치 생활비는 마련해야 한다고 말이죠.

비슷한 인생의 가치관을 가진 저자의 경험, 무척 공감합니다. A급 인재가 못 된다면 B급 인재 중에서 B +급이라도 되어 보자는 전략. 최고가 되기보단 최고를 향해 매일 달려가는 사람! 완벽한 사람보다 원만한 성실인이 되자는 주의거든요.

 

프리랜서 세계에서는 어찌 되었든 칼마감이 필수요, 방탄 체력은 롱런하는 방법이며, 성실과 원만한 대인관계는 끊임없는 일감을 얻는 자질이니까요. 저자는 다양한 업계의 현실을 조금씩 체험하는 동안 '책임감'과 '인내심'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자질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하는 프리랜서는 막중한 책임감과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이 최고의 덕목입니다. 책임감과 인내심을 갖고 버틴다면, 시간은 모든 경험에서 의미를 만들어 줄 거란 조언이 가슴에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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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건축가 유현준의 도시 에세이 | 책리뷰 2019-03-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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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유현준 저
와이즈베리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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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간을 바라보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가 유현준의 첫 번째 도시 에세이가 나왔습니다. 그가 사랑하는 공간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나를 만드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했으면 하는 공간 등 도시 예찬론자답게 애틋한 도시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121가지의 공간은 그가 만들어낸 도시 별자리입니다.

 

감정과 연관시켜 기억하는 공간, 건축가의 감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건축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공간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생각해 본 후 자신만의 공간 기억 서랍에서 뒤적거리며 꺼내 필요한 공간을 찾아 대입하는 식으로 작업한다고 합니다. 기억은 그에게 건축의 재료 같은 존재인 겁니다.

 

그는 반백살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제 부흥기와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지하철 2호선이 처음 개통되던 시승기, 집집마다 자동차를 갖고 차고를 만들던 마이카 시대, 북적이지도 빽빽하지도 않은 강남의 공간, 어린이대공원의 놀이터 등. 지금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서울의 모습을 그의 기억에서 찾아볼 수 있죠. 기억의 퍼즐은 대한민국 건축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는 건축가입니다. 건축가의 눈에서 본 도시는 유휴공간 없이 재활용 이 가능한 보물 찾기 같은 곳입니다. 또한 공간은 사람의 관계를 규정하는 묘한 힘도 갖고 있습니다. 마추픽추나 피라미드 같은 신전 꼭대기에 최고 권력자가 있는 구조에 대한 설명, 중요한 공간은 들어가기 어렵게 해 놓는다는 해석 등 삶과 건축을 연관 짓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공간은 때론 창의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일이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며, 터널 통과할 때처럼 공간에 있지만 시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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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통해 남들이 찾아놓은 핫플레이스 말고 나만의 특별한 장소를 찾아보길 권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공간도 당신의 상상력과 만나면 대단한 장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골목길 계단처럼 별 볼 일 없는 도시 요소도 자신의 삶과 기억에 연결하면 특별한 장소가 되어줍니다.

 

가끔 추억이 있는 건물을 가보곤 하는데 다른 가게가 들어와 있거나 재건축으로 없어지면 내 기억 일부를 잃어버린 것 같아 묘하고 슬픈 기분이 들었던 때가 이었습니다. 유현준은 이런 경형을 수몰지역 난민이 된 기분이라고 했는데요. 저 또한 떠돌고 있는 추억을 일부처럼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가장 많은 삶을 빚는 공간이다.

그곳이 좋아야 그 사람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

 

당신에게 특별한 공간은 어디인가요 혼자이고 싶을 때,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거나 압도하는 장소가 있나요? 책장을 덮으면 나만의 케렌시아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만의 #퀘렌시아 를 누릴 작은 공간쯤은 꼭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덧, 이 책을 읽은 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나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어본다면 도시에서 나고 자라 아파트에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최고의 지적 유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축 에세이뿐만 아니라 표지부터 작업한 양해철 사진가의 사진이 인상적인 독서를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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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과 거리를 두는 대화법》 말 같지도 않은 말에 받아치는 센스 | 책리뷰 2019-03-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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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과 거리를 두는 대화법

김범준 저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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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편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가까운 거리였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말 마디, 행동 하나는 관계를 엉망으로 만든다

 

 

얼마 전 세 번 본 사람에게 큰 실수를 했습니다. 세 번 봤으면 친한 사이인가요? 아닌가요? 저는 SNS 대화로 큰 실수를 했고, 아마 크게 당황하고 화도 났을 겁니다. 그땐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단체 대화방에서 고무되는 분위기를 끊지 못하고 그 사람과의 대화까지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릅니다. 정보를 물어보고 의견을 얻고 싶었던 건데 제가 망치고 말았거든요. 다시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이 상처가 되기도 하는데요. 무심코 한 말이 상대방에게 큰 비수가 될 수도 있음을 머리로는 알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저 또한 그랬거든요. 며칠을 곰곰이 생각하고 정중히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과 거리를 두는 대화법》 은 쉽게 하고 듣는 말로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대화법을 담았습니다. SNS 친구로 인해 불필요한 사생활까지 알게 되는 시점에서 오래도록 좋은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적정한 거리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거리를 두면 더 좋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도 말합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더라도 적당히 거리를 둠으로써 더 돈독해지는 관계. 말 한마디로 거리를 좁히기도 넓히기도 하는 심리학을 알아볼까요?

 

어떤 모임에 갔습니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거듭되는 자랑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대화를 정중히 그리고 단호하게 끝낼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요? 저자의 명쾌한 이야기에 무릎을 치고 맙니다. "축하해. 이건 네가 한턱내는 거지? 자랑하는 거 들어주느라 나 엄청 힘들다." "와, 그랬구나! 멋지다! 2차는 네가 쏴야겠네? 오늘 마음 편하게 먹어도 되는 거지?" 순간 갑분싸.. 그 사람은 더 이상 자랑하지 않고 듣기만 했답니다.

 

그깟 자랑 한마디 들어주지 못하냐 하느냐고 빈정 될지도 모르겠지만 더 괜찮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기 때문에 내 시간을 그만 쓸 권리쯤은 있음을 알았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도 아까운데 굳이 시간 낭비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두 번째 케이스는 수업 중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최근 요가를 배우는데 몸과 마음이 함께 수련과 운동이 되고 있어 매우 좋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저쪽에서 혼잣말처럼 이야기하는 분이 계시네요. "요가가 무슨 운동이야, 헬스 정도는 해야지 살이 빠지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렇데 되받아 치하고 조언합니다. "말씀 고맙게 잘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제 경험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라고 말이죠. 흥분하거나 언성을 높여 싸우면 지는 겁니다. 어떤 집단이나 자기의 기분에 부합하지 않으면 무시하는 경향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살지 못한 인생을 산 타인의 경험을 존중하되 그 경험도 일부라고 받아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혹여나 나는 상대방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기보단, 침묵을 지키는 편이 자신을 위한 일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밖에도 책에는 무례한 사람과 거리를 넓히는 생활별 대화법을 전해줍니다. 애인 없냐는 질문에 "소개팅해주게? 고마워!"라든지, 짜증 나는 궤변에 "좋은 말씀 다시 한 번 해주실래요?"라든가, 말 같잖은 말에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는구나"라고 말해보는 겁니다. 반대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이런 대화법도 좋다고 합니다. 대화의 시작에 공감을 자아내는 "아하, 와우, 아.. 그렇군요. 그래 맞아!" , 처음 방문한 장소가 어색하지 않은 "컵 하나 얻을 수 있을까요?"

 

억지로 유지하는 인연보다는 아쉽지만 깔끔한 절교가 본인을 위해 좋은 일입니다. 잘 맞는 좋은 사람만 만나기에도 인생은 참으로 부족하니까요. 그리고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빙빙 돌려 말하다가 끙끙 앓지 말고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근육을 조금씩 키워가야 합니다. 처음부터 단호하게 싫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죠. 집에 와서 후회하며 며칠을 이불킥 하지말고 나 자신이 먼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거리를 멀리한다는 건 상대방이 미울 때, 보기 싫을 때에만 필요한 개념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랑하기에 거리를 떼는 것이야말로 거리를 잘 조절할 줄 아는 최고의 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김범준 저자는 전작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를 통해 순식간에 기분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는 말투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번 책에는 관계의 심화 학습이면서도 여전히 상황별 거리두기 대화법으로 감정은 쓰지 않고 센스 있게 말하는 법을 전하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내 말투를 돌아보고 조심해야 할 말투도 공부했습니다. 앞으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말인지 막걸린지 막말하는 사람에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방법,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점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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