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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있어》 외로운 뱀과 소년의 우정 이야기 | 책리뷰 2020-10-3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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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여기에 있어

아드리앵 파를랑주 글그림/이세진 역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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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뱀의 곡선이 마치 아랍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판화 같기도 하고 마카로 그린 것 같기도 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책이다. 짧은 글이 주는 간결함과 메시지가 그림체와 잘 어울린다.

 

 

이른 아침, 누군가 소년의 머리를 건드려 잠에서 깨보니 주의에는 밤의 꼬리밖에 없었다. 소년은 누구일까 궁금해서 방문을 나와 거실로 나왔다. 꼬리 부분만 있었는데 뱀의 머리와 만날 수 없어 뱀을 세게 꼬집었다. 비명이 울려 퍼졌고 소년은 뱀의 얼굴을 찾아 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뱀의 얼굴과 만나기 위한 여정은 복잡한 도시를 지나 지체 없이 앞으로 걸어나갔다. 지친 아저씨가 뱀에 기댄 채 잠을 청하기도 하고, 두 사람을 연인으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뱀의 꼬리를 끝도 없이 이어져 도시를 떠나 숲으로 들어갔다. 뱀을 쫓아 소년은 온갖 동식물들과 인사하며 자연을 만났다. 세상을 알려준 뱀은 어두워진 밤이 되자 소년의 아늑한 잠자리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아침이 되자 다시 길을 떠났고, 드디어 소년은 동굴로 들어와 고대하던 뱀의 머리와 만난다.

 

 

소년은 뱀에게 멀리서 너를 찾아왔노라며 꼬집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뱀은 무서운 눈으로 사납게 덤빌 줄 알았는데 상냥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한다. 긴 몸이 훑고 지나갈 동안 누군가는 나를 때리고 차고 상처 주지만, 사과하러 따라와 준 건 처음이라며 고마움도 표시한다. 바쁜 출근 시간 바쁘다는 핑계로 익명의 사람의 어깨를 치고, 가방으로 밀치고, 발을 밟았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책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존재가 친구가 되며 자신의 정보를 교환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차가운 몸을 가진 뱀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년을 만나 세상을 알아간다. 구불구불한 곡선의 외형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외모도 성장도 같지 않아 삐걱대더라도 함께 마음을 나눌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한 요즘이다. 함께하는 가치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책을 통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구는 둥글고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고 믿을 때 세상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될 것이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데워지는 책이다. 외롭다고 느끼다가도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다. 친구, 가족, 지인, 연인 등 관계 맺고 사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어보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그리고 따뜻한 하루를 보내길.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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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가을과 잘 어울리는 감성 에세이 | 책리뷰 2020-10-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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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김겨울,박종현,이묵돌,제리,핫펠트 공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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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작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내가 너의 첫 문장이었을 때》에 이어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로 돌아온 연작 에세이집 '책장위고양이'시리즈 두번 째 이야기. 시즌 2에서는 김겨울, 박종현, 이묵돌, 제리, 핫펠트(예은) 작가와 고양이, 삼각김밥, 북극, 망한 원고, 후시딘, 눈, 지하철, 버리고 싶은 이란 주제로 함께 한다. 한 가지 주제로 5인 5색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전작이 작가로만 한정 되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유튜버와 싱어송라이터, 음악가, 직장인 등 분야별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있다. 멜랑꼴리한 가을을 맞아 심술 맞게도 오락가락하는 마음의 여유를 누려보기 바란다.

 

 

매일 아침 독자들의 메일함을 두드리는 에세이 구독 서비스 책위의고양이. 마치 새벽 배송 마켓컬리처럼 신선한 읽을거리를 배달한다. 참여 작가는 매주 테마에 따라 한 편씩 글을 쓴다. 이를 모아 만든 에세이 앤솔로지는 꽤나 같으면서도 다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공통 주제로 쓴 글은 개인의 성향뿐만 아니라, 주제에 따른 흥미로도 읽힌다. 북튜버 겨울 서점의 김겨울과 원더걸스 출신의 예은 핫벨트의 글이 궁금했다. 아이돌 이후 솔로활동을 이어가는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난 그녀의 글이 관심 갔다. 좀 더 긴 글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삼각김밥을 주제로 한 다섯 편의 글을 읽었을 때 드는 느낌이 비슷했다. 삼각김밥은 왜 삼각김밥이란 이름과 모양으로 태어나서 사라들의 애환과 함께 하는가. 누구는 미래 사회 알약 하나로 해결 가능한 음식처럼, 누구는 연습생 시절 바쁜 한 끼를 때울 요량으로, 누구에겐 장례식장에서 먹는 육개장만큼 생소한 음식이자 손이 가지 않는 음식인지. 구구절절한 단상들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 내게 삼각김밥은 여전히 '최후 수단의 끼니'로 작용한다. 시간이나 돈이 없을 때 최후의 보루인 셈.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고르고 함께 먹을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익어가는 시간 동안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린다. 이렇게 탄생한 한 끼는 애환과 서글픔이 섞여 눈물 젖은 한 끼가 되기도 한다.

 

 

여전히 삼각김밥을 먹기도 하지만 잘 못 돌리면 김이 눌어붙고, 너무 안 돌리면 밥이 딱딱해지는 탓에 차라리 김밥이나 동그란 주먹밥을 선호한다. 김밥 주먹밥 다 좋아하는데 삼각김밥의 밥은 맛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각김밥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예전보다 밥 속에 들어간 건더기가 실해졌고, 맛도 다양해졌다. 나름의 진화를 하고 있는 삼각김밥에게 영광을 돌리며, 앞으로도 바쁘고 힘들 때 나와 함께 해주겠냐고 묻고 싶다.

 

 

오랜만에 한 가지로 편안하게 끄적거린 수필 몇편을 읽었더니 나 또한 감성이 말캉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글은 돈도 시간도 그리고 품도 들지 않은 가장 좋은 마음의 안정제다. 부작용이나 중독도 걱정 없는 천연 치료제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 지친 당신에게 이 책을 건넨다. 책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따뜻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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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영화 '흔적'의 원작 소설, | 책리뷰 2020-10-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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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저/최성은 역
민음사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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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흔적>(pokot)의 원작 소설을 만났다. 영화가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 개봉되지 않아서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아쉬운 김에 노벨 수상 작가가 범죄 스릴러를 쓰면 어떤 글이 나오려나 궁금증이 더해갔다. 폴란드 작가 '올카 토카르추크'는 2018년 《태고의 시간들》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통속적인 추리 범죄 소설은 아니다. 장르 소설은 흔히 대중 소설 혹은 마니아 소설로 분류되는데 이 책은 그 노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함이 풍긴다. 노벨 수상자답게 독자에게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을 여러 갈래로 나누고, 비틀고 꼬아놓아 쉽게 접근하기 어렵게 만든다. 올가가 꾸준히 제기해온 동물권 수로, 채식, 생태주의 등 환경을 향한 이야기가 주된 화두다.

 

신화와 전설, 외전, 비망록, 점성학 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블랙 유머가 현대인의 무기력한 일상에 돌멩이를 던지고 나선다. 경계에 서 있는 인간이 동물들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미스터리한 일들의 연속, 과연 동물들의 복수의 전조인가 소설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삶과 죽음, 고독과 단절에 관한 철학적인 사유가 돋보인다. 개인과 동물, 지구, 우주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시공간의 신비로운 질서가 느껴진다. 때문에 어느 하나가 고장 나면 연쇄적인 파멸을 불러오리라는 경고라 봐도 좋다. 폴란드의 사회, 정치적인 은유를 들어 풍자하고 있다. 다사다난한 역사적 혼란기를 겪은 한국 독자들은 폴란드의 상황을 잘 모르더라도 공감할 요소가 다분하다. 거기에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토속적인 분위기가 겹치면서 인간의 잔혹함을 뒤돌아 보게 한다. 연쇄 살인은 그저 인간성을 잃은 사람들, 이중성을 드러내는 촉발요인일 뿐이다. 끊임없이 자아성찰을 촉구하는 질문들이 복잡하게 형성된다. 작가가 죽기 직전까지 끊임 없이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녀는 무척이나 성실하게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적인 제목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연작시 《천국과 지옥의 결혼》 중 '지옥의 격언'에 등장하는 구절을 옮겼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이해와, 중간 삽화로 사용된 체코의 만화가 야로미르 슈베이지크의 판화를 이해한다면 더욱 고차원적인 영감을 받을 것이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영국 출신의 아나키스트로 평가받는 탈물질주의 시인이며, 야로미르 슈베이지크는 올가 토카르추크와 비슷한 생태주의 만화가로 알려져 있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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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 인형》 원고에서 시작된 인형의 저주 | 책리뷰 2020-10-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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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즈우노메 인형

사와무라 이치 저/이선희 역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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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사와무라 이치의 신작을 기다렸을 것이다. 오컬트 작가 '노자키'와 그의 연인이자 영매 '마코토'가 재등장한다. 책의 기본 형식은 도시전설 육필원고의 상황, 후지마의 상황과 원고 속 이야기가 이중으로 펼쳐진다. 따라서 어느 쪽이 책 속의 상황이고 책 속의 책(액자식 구성)인지 인지하고 읽을 필요가 있다. 읽다 보면 종종 어디가 원고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더욱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각설하고. 반가운 기시감과 함께 저주받은 인형 즈우노메가 등장한다. 검은 예복 차림의 단발머리 인형, 그 인형은 도시전설을 읽는 사람에게 나타나 괴롭힌다. 오컬트나 이상한 일들이 글에서 빠져나와 실제로 일어난다. 이런 미스터리한 일들은 '무서운 요소'와 '무서운 이야기 확대'라는 두 가지 기둥으로 움직인다.

 

예전에 많이 주고받았던 '행운의 편지'나 <링>의 비디오 저주처럼 본 사람은 죽는다는 오싹한 저주를 품고 있다. 괴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알 수 없는 인자가 전파와 확산을 조장한다. 읽는 순간부터 전염, 매개체는 감염된 인간이다. 즉 감염에 따르는 공포라 할 수 있다. 무서운 이야기는 계속 전해지고 확대되어 그 전체가 하나의 단위가 되어 버린다. 저주를 풀 수 없어 더욱 무섭다. 타인에게 원고를 읽게 하는 방법을 써봐도 소용없다.

 

《즈우노메 인형》은 도시괴담 시리즈를 토대로 기괴함을 불러온다. '후지마'는 잡지사에서 근무중이다. 원고 마감을 앞두고 소식이 끊긴 작가 '유미즈'를 찾아 나선 집에서 눈이 텅 비어버린 그녀의 시체와 마주한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했지만 누가 자신의 눈을 파내고 죽는단 말인가. 후지마는 타살을 의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유미즈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육필 원고가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어간다. 같이 온 동료 '이와다'는 육필 원고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글이 중간중간 비어 있는 게 보였지만 읽는 데는 지장은 없었다. 그는 '즈우노메 인형'이란 도시전설에 차츰 매료된다.

 

원고 속 주인공은 '기스기 리호'라는 여중생이다. 불우한 가정의 도피처로 호러 소설에 심취하게 된다. 우연히 도서관에 마련된 교류 노트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를 알게 된다. 리호는 호러 소설을 읽는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친구가 없다. 교류 노트로 인해 '즈우노메 인형'이라는 도시전설을 알게 된다. 이 전설은 붉은 실을 얼굴에 칭칭 감고, 검은 예복 차림의 인형이 나타나 결국 사망에 이른다는 무서운 이야기다. 리호의 배경은 90년 대로 소설과 영화가 인기를 끌었던 시기다. 소설 속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링>을 보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참 배짱이 좋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이후 비디오로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비디오를 본 자는 죽는다는 소재를 가지고 있어 한동안 비디오를 보는 게 무서웠다. 이 소설은 사다코와 묘한 연관성을 갖는다.

 

소설은 단순한 호러라기 보다 끝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미스터리가 결합된 혼합 장르다. 영화로 만들어질까 궁금하다. 영화로 만들어진 전작은 감독과 배우의 명성에 비해 터무니없이 맥빠지는 영화화였기 때문이다. 사탄의 인형, 애나벨 등 귀신들린 호러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보기왕이 온다》가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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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대물림을 치유하는 법》 이번 생은 틀렸다고? | 책리뷰 2020-10-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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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라우마 대물림을 치유하는 법

유명화 저
김영사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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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가 있다. 저자 또한 막내아들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트라우마를 직시하게 되었다. 그렇게 15년간 트라우마 치유와 의식 성장 프로그램 전문가로 살아가면서 겪은 일화를 책으로 엮었다. 얽히고설킨 아픔을 풀기 위해 '가족세우기'가 필요한데, 이는 독일의 치유 대가인 '버트 헬링거'가 창안해 세계대전 트라우마에 사용한 방법이다.

 

1990년대 전 세계로 발전하며 유명해졌고,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박이호 선생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이 책은 유명화 저자가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새롭게 적용한 사례들을 보여준다. 슬픔과 아픔이란 가장 근원적인 감정부터 가족세우기 테라피를 소개하고, 치유와 화해를 모색한다. 부모와 가족, 부부, 연인, 친구, 형제 등 관계와 죽음, 질병, 무기력, 돈, 일 등의 일상의 중요한 부분에도 적용한다. 그리고 집단의 상처인 근현대사에 대해 논한다. 민주화운동, 베트남전쟁, 국민보도연맹사건, 한국전쟁, 여순사건 등. 역사와 얽힌 개인의 트라우마를 보듬는다. 그리고 더 깊은 치유를 위해 응용과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가장 중요한 '가족세우기'는 2부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한 부분부터 발췌해 읽는 게 좋다. 가족세우기 개념부터 이해한다면 여러 장을 아우르는 풍부한 독서가 될 것이다. 가족세우기는 다양한 심리치유 기법 중 하나다. 독일인 버트 헬링거는 이론을 세우면서 독일인의 집단의 무의식을 헤집었다. 바로 나치의 후손이라는 죄의식의 대물림의 고통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내면의 방어벽이 녹아 흘러 버릴 때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그의 말을 곱씹게 된다.

 

유난히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인한 이념 갈등, 세대와 성별 갈등이 심한 나라다. 갑작스러운 성장으로 희생되고 정치적인 수난으로 울분이 쌓였다. 이를 가족세우기 기법으로 차분히 풀어내는 과정을 나를 떠나 가정, 공동체, 국가, 전 세계로 이어지는 트라우마 극복 사례다. 특히 코로나19로 찾아온 대량 실업과 무기력, 코로나 블루 등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에 큰 상흔이 된 세월호의 집단 트라우마도 풀 수 있는 실마리도 적용해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가족세우기는 가족이나 집단뿐만 아니라, 돈, 사업, 일, 젠더, 대인관계, 질병, 정신질환 등 인간 대소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죽음과 대물림의 역사까지 치유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족 간에 사이가 유독 좋지 않은 이유, 배우자 가족 간의 갈등,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대하는 것을 오래 보고 자라온 손녀가 남성을 혐오하게 되는 이유, 유산이나 이혼으로 인한 고통 등. 관계의 대물림, 감정의 얽힘이 자세한 사례를 들어 원인을 설명한다. 나의 비극이 내 후대,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되고 대물림되지 않도록 할 의무도 책임, 권리가 있다. 때문에 아프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꼬인 관계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 우리모두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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