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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 책리뷰 2020-08-3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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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솜숨씀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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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며 만났을 수많은 책과 관계를 생각했다. 나와 비슷하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 저자는 의도치 않게 작가와 책이 맞지 않았을 테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일에 매진했다. 단순함을 찾아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관계도 손보았다. 어디에나 악의는 존재하지만 자신을 키운 8할은 선의라 생각한다. 그 선의의 힘을 믿는다.

 

거절할 수 없어 싫어도 좋은 척, 질질 끌려다니던 자신을 돌아보며 손절을 연습했다. 지금도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노력하고 연습하는 중이라고 한다. 관계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책이다. 나도 인간관계의 테크닉, 노련함을 공감할 기회였다. 30대는 관계를 덜어내야 하는 나이라고 한다. 인간관계의 미니멀리즘. 누구나 다 만나야 하고, 연락해야 하며, 잘 맞지도 않는 사람과 인맥관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 시간에 더 투자해야 할 것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하고 싫어하는 것에 열정과 시간을 절약할 시간. 나를 더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살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은 내게 상처 줄 요량으로 작심했다기 보다, 혼자서 상처받은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다단해지는 게 필요하고 적당히 필터링해서 듣는 것도 필요하다.

 

호의를 베풀고 나서 다시 받은 호의를 생각하지 않는 것. 이런 것을 생색내지 않는다라고 쿨하게 말할 수 있다. 여러 번 이런 상호 관계에 집착해 몹시도 괴로웠다. "내가 기껏 생각해서 선물을 골랐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라든가,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었는데 고맙다는 말, 작은 선물도 없기야?"라는 태도는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저자 말대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애정과 시간을 쏟고, 거기서 오는 기쁨을 조건 없이 그저 누리기만 하면 되는 거다. 이렇게 간단하고 기분 좋은 게 또 있을까?

 

 

 

솔직한 나머지 상대방이 깊게 상처받는 사람, 졸지에 호구로 만들어버리는 사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부당한 대우를 아무렇지 않게 떠넘기는 사람 등등. 책 속에는 분노 게이지가 차곡차곡 쌓이는 유형이 가득했다. 선을 넘는 사람들, 사회생활 조금만 해봤다면 알 수 있는 유형들이다. 학교생활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건 대한민국이란 거대 사회가 오랫동안 유지한 틀만 같다. 대체 여기서 미치지 않고 살아가는 건 가능할 것인가?

 

하지만 저자는 졸업 후 계속되는 취업난에 오로지 자신을 받아준 출판사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한다. 그리고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겪을 일과 문제점들을 일목 요연하게 책에 담았다. 어쩌면 이 책은 그간의 피로감과 답답함을 누설하는 배설구일지도 모른다. 시원하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속시원히 말하고, 자기와 비슷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백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살아갈 일생 동안 관계 때문에 힘들어질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고 또다시 아프고, 상처받으니까. 하지만 백신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덜 아프거나 따끔하고 넘어갈지도 모르고, 더 아픈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다. 그 단단한 마음의 에너지를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었기에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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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유쾌한 생물도감》 악!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책리뷰 2020-08-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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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외로 유쾌한 생물도감

누마가사 와타리 글그림/타카모리 마쓰미 역/시바타 요시히데,성기수 감수
주니어김영사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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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누마가사 와타리의 '의외로' 시리즈의 생물 편이다. 귀엽게 생긴 외모와는 다른 실제 성격이나 습성, 이와 반대되는 반전 외모의 생물들을 다루고 있다. 잘 몰랐던 생물들의 겉과 속이 다른 차이점을 해부한다. 앞장에는 일반적인 생물의 모습을 보여주고 뒷장에는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앞장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보를 깨주는 뒷장이 묘한 재미를 준다.

 

 

둥글둥글 느리고 귀여운 외모와 달리 판다는 잡식 동물이었다. 대나무만 먹고 잠만 자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고기도 먹는다. 사실 뭐든 먹을 수 있는 곰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자주 목격되는 너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동아시아 일부에서만 관찰될 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실시하는 동물 교환 프로그램에서 세계 3대 희귀 동물인 아기 하마와 교환될 정도로 너구리는 드문 동물이다.

 

일본의 대표 개 시바견은 조몬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개다. 차분한 성격으로 온순하며 주인에게 충실하다. 귀여워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지만 사실은 늑대에 가까운 DNA를 갖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 늑대와 DNA가 비슷한 개는 차우차우라고 한다. 겉모습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생물의 세계다. 피에 굶주린 살인 물고기란 별명의 피라니아는 사실 조심성이 많은 겁쟁이다. 고기를 좋아하고 피에 흥분하지만 채식하는 피라니아도 있다.

 

 

 

잉꼬부부의 대명사인 원앙은 억울할지도 모른다. 사실 한 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아니다. 수컷 원앙을 암컷이 알을 낳으면 지체 없이 떠난다. 그리고 다음 해에는 번식을 위해 다른 원앙을 만난다. 원앙이 부부로 사는 시간은 반년 정도다. 잘못 알려져 있는 원앙의 실제 모습이지만 같은 유전자로 번식하는 것보다 다른 유전자로 최대한 많이 번식하는 게 자연에서 도태되지 않는 방법임을 안다면 이해 가는 부분이다.

 

 

놀랍고, 굉장하며, 신기한 생물들의 숨겨진 모습이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귀여운 그림과 유익한 정보.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생물도감이라 어른도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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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친해지고 싶은 곤충도감》 곤충 포비아도 읽을 수 있어요! | 책리뷰 2020-08-3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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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외로 친해지고 싶은 곤충도감

누마가사 와타리 글그림/양지연 역
주니어김영사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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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 곤충 쫄보. 작은 벌레도 무척이나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곤충도감이란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라는 힘든 일이기도 하다. 나 같은 곤충 포비아를 위한 곤충도감이 나왔다. 그림이기 때문에 조금은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다리 많고 털 많은 곤충은 힘겨움의 대상이긴 하다. 큰 맘먹고 봐야 하는 결심 중 하나다.

 

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에서부터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곤충, 그리고 인간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곤충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뉜다.

 

학교에서 배웠던 계문강목과속종, 머리가슴 배가 나타나자 반가웠다. 곤충이 지구에 처음 나타나게 된 시기는 4억 8천만 년 전이라고 한다. 이래 봬도 인류보다 오래된 조상님이시다. 벼룩은 1억 5천만 년 전에도 공룡에게 붙어 기생하기도 했다. 공룡이 멸종해도 벼룩은 살아남았다. 그 친구 바퀴벌레도 함께..

 

많은 콘텐츠에서 로맨틱, 맑은 기운을 가지고 있는 반딧불이의 실체(?)가 놀라웠다. 반딧불이의 불빛은 사실은 구애의 신호이자 적에게는 맛없다는 표시다. 사랑의 상징으로도 자주 등장하는데 사실은 암컷 반딧불이의 빛을 흉내 내 수컷을 유혹하는 포티누스 속 반딧불이가 있다.

 

 

포옹하는 척 수컷의 몸을 다리를 껴안아 단단한 턱으로 잽싸기 물어 상처를 내 잡아먹는다. 같은 종종을 잡아먹는 이유는 수컷에게 잇는 루시부파긴이란 독성 물질을 먹으면 포식자에게 잡혀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끔은 직접 구애인 척 다가가 잡아먹지 않고 포식자의 밥을 몰래 훔쳐 오기도 한단다. 정말이지 예쁜 반딧불이의 잔혹한 자연계의 속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이 하는 일에는 쓸데없는 것이 없다"라고 했다. 하물며 작고 하찮아 보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곤충들도 쓸모가 있고 자연 생태계의 중요한 존재다. 인간의 입장에서 '해충','벌레'란 말이 붙은 거지, 곤충 입장에서 자신을 죽여도 좋은 존재로 치부하는데 언짢아할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곤충 1위는 아마 바퀴벌레일 거다. 보이지만 않았지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사는 곤충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 나오는 벌레가 바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는 바퀴를 반려동물로 키우기도 한단다.

 

조금은 무서웠지만(?) 우리 주변에 혹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살고 있을 곤충들과 오늘도 작은 지구에서 복작거리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로 초대하는 만화라 의외로 재미있었고, 거부감도 줄어들었다. 그래서 '의외로 친해지고 싶은'이란 제목을 붙인 게 아닐까. 곤충의 세계는 오늘도 복잡하고 신비롭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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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서로 다른 인간도감》 재미있는 인간탐구생활 | 책리뷰 2020-08-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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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외로 서로 다른 인간도감

이로하 편집부 글/마시바 유스케 그림/박현미 역
주니어김영사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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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살고 있는 인간은 약 77억 명이다. 이 사람들 중에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이 없다. 책은 너와 나, 우리 서로 다른 사람들의 몸, 생활, 의사소통, 감정, 생각의 차이를 담았다. 서로에 대해 조금만 알려고 노력하고, 이해했다면 전쟁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주변에 아이가 있다면 같이 읽으며 생각해보면 좋다.

 

머리카락이나 눈의 색깔, 머리카락 굵기는 왜 다를까? 우리는 밥을 먹는데 빵이나 면, 또띠아를 먹는 나라는 왜일까? 좋은 뜻으로 한 손가락 표시가 누군가에게는 불쾌할 수 있을까? 고개 숙이거나 악수, 포옹, 뺨 키스 말고 침을 뱉은 인사법도 있다고? 누가 틀리고 맞는다는 2분 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와 생각을 나누며 알아가는 기회를 마련한다.

 

신체부터 문화, 감정까지 모두 다른 인간의 차이를 재미있는 그림과 깨알 같은 설명으로 알려준다. 간단하게 보고 싶다면 일러스트 위주로 훑어보고, 자세히 읽고 싶다면 그림 옆 깨알 같은 글씨를 읽으면 된다. 글씨 옆에 연령에 따라 모를 수 있는 단어는 주석을 달아 놓았다. 앞장에 '어려운 용어' 페이지로 돌아와 관련 설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뒷장에는 참고 사이트가 있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귀여운 그림과 친절한 설명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피부색을 더 이상 '살색'으로 부르지 않는다는 것, 인종을 굳이 언급하지 않고 피부의 밝기로 표현한 사례가 인상적이다. 매우 어두운색, 어두운색, 약간 그을린 색, 중간 밝은 색으로 부른다거나. 복숭아, 캐러멜, 올리브 같은 사물의 이름으로 피부색을 나타낼 때로 있음을 배운다. 피부색과 인종을 지칭하는 말은 직간접적으로 차별과 혐오를 부축인다. 다양성에 기반한 설명은 후반부에 또다시 이어진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문화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 때문에 미디어에서 주입한 미의 기준은 이 책의 기준이 아니다. 벌어진 이를 프랑스에서는 '행복의 치아'라고 부른단다. 적잖이 충격이었다. 유럽 배우나 모델 중에 벌어진 치아를 교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갑자기 레아 세이두가 생각났다. 호주에서는 풍요로움의 상징, 미국은 섹시함으로 여겨 매력 포인트라 한다.

 

 

동아시아에서 '동안'은 칭찬의 의미로 쓰인다. 어려 보이기 위한 각종 화장품, 의복, 머리 스타일, 시술까지 천차만별 동안 법이 있을 정도다. 시대와 나라에 따라 미의 기준은 다르다. 대세에 맞지 않는다고 자신과 타인을 비하하기 보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거나 스스로 당당히 드러내는 자신감을 기를 수 있게 도와준다.

 

 

생각의 차이 '성(性)'편에서는 생물학적 성, 성 정체성(마음의 성), 젠더 (사회적인 성)에 대해 소개한다. 남자, 여자라는 성별 외에 다양한 성이 있고 답은 오로지 두 가지만 있지 않음도 말한다. LBGT와 퀴어, 미국 선주민(원주민) 중에는 신의 계시를 받아 믿는 독자적인 성을 가졌다는 베르다슈도 있다. 인간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과오를 뒤집어 주는 책이다.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일까? 다른 사람도 그럴까? 무한 호기심이 들 때 읽어보면 의외의 답이 숨어 있을지도 모를 책이다.

 

어른과 아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의외로 그림도감 시리즈' 중 《의외로 유쾌한 생물도감》을 추천한다. 어른인 나도 조카랑 같이 보면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단, 일본 작가의 책인 만큼 일본 위주로 소개되어 있지만 마이너스까지는 아니다. 한국에 관한 소개도 간혹 있고 되도록 차별, 혐오를 부추기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으로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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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향기의 힘》 향기와 악취는 한 끗 차이 | 책리뷰 2020-08-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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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을 움직이는 향기의 힘

로베르트 뮐러-그뤼노브 저/송소민 역
아날로그(글담)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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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냄새만 맡아도 어떤 추억이 소환된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는 어릴 적 부모를 여읜 폴이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해 그녀가 내어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냄새에 민감하기에 좋은 냄새, 불쾌한 냄새, 싫은 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러본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냄새에 덜 민감해지길 바랄 때가 있었다. 어떨 때는 싫어하는 냄새가 편두통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날로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냄새를 잃는다는 것은 도태되어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양성 반응 증상 중 '후각 상실'도 포함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후각 안테나를 풀가동하고 지내는 참이다.

 

 

향은 실로 많은 분야에서 마케팅 용도로 쓰인다. 향기는 그 사람, 그 물건, 그 음식의 첫인상이 되기도 한다. 인간관계부터 식품, 의료, 건축, 자동차 산업, 두려움 치료 등. "냄새로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삶의 영역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향기 마케터인 '로베르트 뮐러-그뤼노브'가 말하는 냄새에 관한 A부터 Z까지다. 냄새에 관한 궁금증, 역사,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향기 활용 노하우뿐만 아니라 스스로 향기를 만들고 팔며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조향사의 삶과 향기에 관한 이야기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향수>를 기억하는가? 지독한 냄새가 가득한 파리의 생선 시장 한복판에서 태어난 주인공 그르누이는 향기를 쫓다 결국 살인마가 된다. 시청각 콘텐츠인 영화에서 도저히 맡을 수 없는 향기들을 영화 시사회장에 재현한 일화가 적혀있다. 강렬한 오프닝인 그루누이가 태어나는 파리 생선 시장의 냄새 '파리 1738'를 향수로 만들기도 했다. 과연 그 냄새는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향수를 얻기 위한 인간의 잔인한 행동은 끝도 없다. 사향고양이의 항문선에서 나오는 냄새를 얻기 위한 도축 행위나, 향유고래의 위에서 생성되어 소화되지 않고 남은 잔류물이 토하거나 항문으로 배출될 때 나오는 용연향은 희귀해서 값비싼 물질이라고 한다. 자연에 있을 때는 한없이 불쾌한 악취지만 적당한 비율로 섞거나 공기 중에 머물면 두 향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매력적인 향기가 된다. 악취를 없애기 위해 다른 향으로 뒤덮는다는 말도 향기에서는 가능하다.

 

 

기분 전환으로 맡는 향기가 향유고래의 내장에서 꺼낸 것이라는 아이러니. 냄새와 향기는 생각보다 한 끗 차이다. 그 외에도 수사슴의 생식기에 딸린 사향선을 떼어 말린 머스크 향, 비버의 포피성에 나오는 영역 표시 물질인 해리향(최음 작용) 등. 동물계에서 얻어지는 향의 잔혹성과 기묘한 인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동물계의 최고의 코는 누구일까. 바로 '나방'이다. 나방은 더듬이로 냄새를 인지하는데 1초 동안 페로몬 분자 5개가 더듬이에 닿는 것만으로도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어쩐지, 여름철 내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나방의 정체가 밝혀지는 묘한 순간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들이 남성보다 후각에 예민할까. 지구 최초 박테리아 형태의 생명체들의 생존은 아마도 짝이나 먹을 것을 찾는 후각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가 발전하면서부터 음식을 향한 본능이 후각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이다. 미각과 후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냄새는 친밀함을 드러내는 사회적 신호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때문에 아무 음식이나 줄 수 없고, 남성과 비교해 사회성이 뛰어나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후각은 천대받아왔다. 좋은 냄새보다 나쁜 냄새가 많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칸트는 "어떤 감각 기관이 가장 배은망덕한 데다 가장 쓸모없어 보이는가? 그것은 바로 후각 기관이다."라고 콕 찍어 질적으로 낮은 감각이라 말했다.

 

냄새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사회적 조건, 경험, 교육이 영향을 미친다. 나에게는 영감을 주는 냄새도 누군가에게는 악취일 수 있다. 괴테가 쉴러의 집에 방문했을 때 서랍 속 썩은 사과의 냄새로 가득한 방 안에서 구토를 느꼈다는 일화가 이를 증명한다. 쉴러는 부패한 사과 냄새를 맡을 때 영감이 떠올랐다고 한다. 취향은 존중하되 무턱대로 따라 하지는 말자. 그러다가 큰코다친다.

 

 

지금까지 냄새, 악취, 향기를 혼용해서 썼다. 부디 이 세 단어를 개인의 차이에 맞게 가감해서 들었으면 좋겠다. 향기도 악취가 될 수 있는 향기의 힘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향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 몸에서 나는 냄새에 대해 후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든지, 향을 통해 무언가를 팔거나, 큰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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