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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쯤 인생을 바꿀 말을 득언할 수 있을까.-'지지 않는다는 말' | 전체보기 2014-10-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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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저
마음의숲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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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소설가 김연수  작품에서 소설보다 산문에 더 눈과 마음이 끌리고 있다,청춘을 지나온 사람에게 청춘이라는 말이, 청춘의 문장들이 얼마나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인지 ,'청춘의 문장들'에 매혹된 뒤부터 그렇게 돼버렸다.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는 이제 불혹을 넘어선 김연수가 지금까지 자라고, 살아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였다. 김천에서 자란 빵집 아들이 서울에 대학 진학차 올라오고, 명륜동에서 자취하게 된다. 사회인이 돼서는 잡지사에 취직해서 삼청동에서 살다 번역도 하고, 소설도 쓰고, 그리고  타이츠를 입고 마라톤을 뛰는 런닝맨 오늘날의 김연수의 모습까지..

그가 살아온 시절의 시대와 그가 살아왔던 마을과 공간을 나도 함께 거니는 느낌이었다. 특히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명륜동이나 삼청동 그곳에 대해 나올 때에는 더욱 그랬다.    

 

산문집의 매력이 그렇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이나 화자는 작가와 동일시 할수 없지만 산문집에서 등장하는 작가는 글쓴 작가와 분리되지 않으니. 인간 김연수, 작가 김연수의 생얼을 육성을 보고 듣는 느낌이 든다는 것.

 

김연수는 지금까지 지나온 삶을 통해 지지 않는 법들을 일러주는 것 같았다. 지지 않는다는 말은 김연수가 달리기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게 된 말이라고 한다.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결승점까지 가면서 자신에게 환호를 보낼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의미, 아무도 이기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것을 뜻하는 것이고, 김연수는 이 말로 인해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고 했다.

말이란 내뱉는 순간 공중으로 흩어지고 사라지게 되는 법이지만 몸으로 부대끼고 체득한 경험과 합쳐질 때에는 단순히 언어로 그치지 않는다.

삶을 바꿔놓는 전환점이 되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닐텐데, 삶을 바꿀 수 있는 말을 득언했다니. 특히나 달리면서 겪었던 여러 상황들, 그 상황 속에서 느꼈던 일들이  지지 않는 말들을 새기게 되는 토대가 된 것일까.

 

책 날개에 붙어있는 작가의 사진 속 김연수를 들여다봤다. 40대 중반 정도, 중년의 사나이, 그러나 나잇살은 없어 보이는 얼굴, 군살없어 보이는 그 몸이 부러웠지만, 김연수는 달리기로 육체에만 군살을 뺀 게 아니라 그렇게 질주하면서 자신의 삶 속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 욕심의 군살들을 뺀 것이리라.

그 지지않는 다는 말이 내게는 인생에 뭔가를 자꾸 채우려는 의욕보다는 비우고, 덜어내는 수양을 할 때라는 말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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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듯-노빈손 사라진 훈민정음을 찾아라 | 전체보기 2014-10-2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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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빈손 사라진 훈민정음을 찾아라

한정영 저/이우일 일러스트
뜨인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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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빈손'은 바쁘다. 세계사, 모험물,환타지 등 다양한 쟝르에서 얼굴을 내밀고, 종횡무진 활약하느라. 그럴 정도로 '노빈손'은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출판물 중 브랜드화에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빈손 사라진 훈민정음을 찾아라'는 소설 형식에, 중간중간 짧은 설명이 들어간 구성으로 재미있게 읽혔다. 이번에 노빈손이 타임슬립으로 가게된 시대는 1504년 한글 금지령이 내려진 연산군시절의 조선이다. 노빈손은 한글이 새겨진 상의를 입은 채 조선시대에 가게 됐고, 포졸은 그런 노빈손을 포박하려 드는데..

 

이번 달에 훈민정음의 창제와 그 가치를 설명한 책을 두 권 읽었지만, 이 책은 그것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 버젼이라고 할 수 있다. 읽으면서 이야기가 가진 매력과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는데, 구체적 시공간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움직이고,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면에서는 다른 쟝르를 압도했다.

특히 '노빈손, 사라진 훈민정음을 찾아라'는 등장인물이나 공간을 적절하게 등장시키고 설정하면서 훈민정음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효과가 있었다. 한글 창제에 기여한 세종 대왕의 딸 정의 공주 아들이 등장하고, 시대 배경도 한글을 억압했던 연산군 시대로 잡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린이들이 주로 보는 책인만큼 사실 관계를 왜곡해가면서까지 이야기를 전개하는 무리수를 두는 것에는 반대하는데, 이 책은 설정에서나 이야기 내용면에서나 주요 뼈대에서는 사실관계에 충실하고 있었다.

 

비밀조직에서 훈민정음 책을 없애고, 한글 사용자를  탄압하면서 양반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드는가하면 또 명나라에서도 한글사용을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이야기.당시 역사적인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왜 백성들이 글을 깨치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지배를 받는 백성들이 문자를 습득하게 되면서 파급되는 현상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내 주었다. 또 명나라도 조선이 한자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당시의 사대주의를 비판하고 있다.더불어 한글이 지닌 가치와 힘 넓게는 문자를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가진 힘 또한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어서, 이야기와 메세지가 부드럽게 연결되고 있었다. 

 

요즘 TV에서 어린이 드라마를 거의 볼 수 없는데 이 이야기를 스릴러 쟝르로해서 어린이 드라마로 제작하며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빈손같은 캐릭터라면, 또 '노빈손 사라진 훈민정음을 찾아라'처럼  역사적인 사실과 교훈과 재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라면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영어의 위력이 점점 거세지는 이즈음 '훈민정음'을 제대로, 흥미롭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길,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길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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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여유있게 | My Story 2014-10-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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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5일 이후..하루도 거르지 않고 예스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습니다.6년째..개근인거구요.

 

그런데 이게 완벽하게 개근이 아니고, 요즘엔 꼼수를 부리는

중이에요. 밤 10시쯤 리뷰를 쓰기 시작해선 11시쯤

리뷰 쓰는 걸 중단하고는 작성 중이라고 포스팅해놓고는

'라디오 스타'나 기타 드라마를 한편 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남은 리뷰를 마저 올리는 거죠.

거기에 요즘 제가 댓글을 그날그날 달지도 않고 이삼일에 한번

몰아 다는 거에요. 

한마디로 군기가 빠질대로 빠진 거죠.

매일 올려야 한다는 것에만 매몰됐지, 제대로 올리는 것도 아니면서요.

 

그래서 이제는 매일 올리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포스팅하려구요.

누가 뭐래서가 아니고 제 자신이 집착하는 것 같아,

저를 내려놓고,여유를 갖고 블로그를 운영해야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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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억해줘_임경선 소설_서평단모집 | 스크랩 2014-10-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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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출판사입니다.

2014년 가을, 임경선 첫 장편소설을 만난다!

어쨌거나 나는 내가 쓴 이야기가 진심으로 좋다.”(임경선)

이 책을 읽으며 그간 나의 사랑들에게 미안했으며 또한 고마웠다.”(이효리)

 

 

 

 

 

단편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20, 30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임경선이 깊고 내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장편소설 기억해줘는 사랑과 상처, 그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임경선이라는 작가의 청소년기 시절과 그간의 연애 그리고 모성의 경험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가 녹아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첫 독자였던 이효리는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간 나의 사랑들에게 미안했으며 또한 고마웠다라고. 이효리가 자신의 지난 사랑을 돌아보게 한 이 소설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살아간다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니까 상처를 주는 걸 거야.”

 

소설은 해인이 연인과 이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은 자연스럽게 미국 고등학교 시절로 건너뛰어 한없이 여리고 서툰 열일곱 소년과 소녀를 보여준다. 한국인이 딱 한 명 있는 미국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해인은 그곳에서 운명처럼 안나라는 여자아이를 만난다. 안나는 보편적이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 동양인이 거의 없는 미국 소도시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지켜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일상은 해인의 등장으로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고, 일련의 소문에 휩쓸리면서 상처를 입고, 그렇게 미국에서의 청소년기를 마무리한다.

 

해인아, 난 말이야, 다분히 형식적이라도 평범한 가정을 동경했어.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이면 회사로 출근하는 아빠, 정성도 쏟지만 잔소리도 심한 엄마. 그런 판에 박힌 듯한, 아마도 너 같은 애들은 지긋지긋해하는 평범한 가정 말이야.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것도 책임을 느끼고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거니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자 안나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겼고 그 옆에서 해인은 지독히도 쓸쓸해 보이는 안나의 눈망울을 지켜보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평범한 가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어 그저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그 역시 그녀와 같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58쪽에서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두 사람, 각자의 상처를 끌어안은 채 여전히 내면에 아직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를 품고 있었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간의 오해를 푼 두 사람은 그제야 어른이 되고, 진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세계로 한발 내딛는다.

해인과 안나의 두 엄마는 소설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누구의 엄마가 아닌 혜진정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의 여자로서, 사랑을 추구하는 방식이 어떻게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더없이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너의 곁에 있고 싶어

어른에겐 어른의 세계가 있어. 너한테 너만의 세계가 있듯이.”

 

해인

그 시절, 남자아이에게는 세 여자가 있었다. 어릴 적 세상을 떠난 동생 다인, 애정을 갈구했지만 언제나 멀게만 느껴지던 엄마, 그리고 열일곱에 만난 안나라는 여자아이. 세 여자에 둘러싸여 때로는 짓눌린 듯한 기분에 휩싸이고, 때로는 누구보다 행복한 기분에 젖었다. 그들로 인해 상처 받고, 그들 덕분에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게 소년은 남자가 되고, 결국 인간으로 우뚝 서서 세상을, 인생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안나

엄마라는 여자는 언제나 제멋대로였다. 보호받아야 할 딸은 내버려둔 채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며 언제나 그 남자밖에 없었다. 그런 엄마 아래서 자라 누구에게 보호받기보다는 무엇이든 스스로 해내는 것에 익숙했고, 투덜거리면서도 엄마를 보살폈다. 답답하기만 한 일상, 어느 날 한 남자아이가 나타났다. 시샘이 나기도 했고, 애틋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그 아이로 인해 안나의 인생은 조금씩 궤도를 달리했고 막막하기만 한 현실에서 가느다랗지만 한 줄기 빛을 느낄 수 있었다.

 

혜진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느 날, 작은오빠의 친구를 통해 자신의 욕망에 눈뜨지만,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와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으로 자신을 억누르며 지낸다. 자연스럽게 한 남자와 선을 보고 아들과 딸을 낳고 겉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교수 부부로서의 생활을 연출하지만 내재된 욕망은 멈출 줄을 모른다. 그리고 딸아이가 죽었다. 아들을 탓할 순 없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실수였으니까. 남편을 존경했지만 그의 마음을 여는 방법을 알지 못했고 결국 자신에게 남은 건 아들, 해인밖에 없었다.

 

정인

처음부터 그랬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사랑이었다.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았다. 가정이 있는 사람을 사랑했고, 그의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난생처음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 생긴 것 같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남자도, 딸도 사랑했다. 그로 인해 딸, 안나가 상처 받는 것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이 자신이 딸을 사랑하는 방식이었기에.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한때나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이상 인생에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이 소설에서 인간관계와 사랑의 여러 유형을 본다. 처음으로 자신의 상처를 알아봐주는 친구를 만나, 설레기도 하고 상처도 받으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해인과 안나는 여느 사춘기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해인은 안나와 함께 지내며 동생의 죽음과 망가져가는 엄마를 잠시 잊고, 결국 그녀를 통해 마음속의 상처 받은 소년을 떠나보낸다. 안나가 해인을 통해 난생처음 따스함을 느낀 것처럼. 이들의 관계는 무엇보다 애틋하고 깍지 낀 듯 서로를 필요로 했다. 그것이 사랑이라 미처 깨닫지도, 확인하지도 못한 채.

해인과 안나 뒤에는 그들의 현재를 만든 엄마, 혜진과 정인이 있다. 절대적인 세계, 엄마들은 자식들의 지금이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는 사랑일까. 결국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일 뿐, 사람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또 다른 이에게 전하고 만다. 인간은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우리는 안다.

 

이제 일 년 뒤면 이 아이는 엄마 곁을 떠나갈 것이다. 그간의 자기 모습을 돌아보면 엄마로서 잘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끝까지 자기감정을 우선하는 본능을 타고난 이기적인 여자라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었다.

이런 나를 용서해줘.

언젠가는 나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사랑한다, 내 딸.

162163쪽에서

 

 

이효리가 추천한 단 하나의 소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해고노동자들의 손해배상기금 마련을 위한 노란봉투 캠페인에 참여하며 알게 된 이효리와 저자 임경선은 SBS 예능 <매직아이> 파일럿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이어간다. 이런 인연으로 이효리는 기억해줘의 첫 독자가 되었다. 그녀는 추천사를 통해 자신의 사랑론을 피력했는데, “사랑의 무게로 번번이 쓰러져버렸다라며 그간의 연애에서 불완전하고 무기력했던 자신의 과거 모습 그대로를 고백하는가 하면, “그간 나의 사랑들에게 미안했으며 또한 고마웠다라며 과거의 사랑들을 부정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관대함과 성숙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모든 사랑의 상처를 딛고 지금은 든든한 사랑곁에서 행복하지만 사랑에 대한 고민과 갈망만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라며 사랑만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뜨거운 여자임을 그녀답게 솔직히 털어놓는다.

 

기억해줘를 읽는 내내 나는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나란 존재의 불완전함을 알아버린 그 언젠가부터 사랑에 기대기 위해 발버둥 치던 그 모든 순간들까지. 그때마다 내 사랑은 얼마간은 버텼지만 결국 기댄 무게의 버거움으로 번번이 쓰러져버렸다. 그걸 알면서도 기대지 않으면 버틸 수 없던 날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간 나의 사랑들에게 미안했으며 또한 고마웠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아프고 외로웠을 그 마음속 어린아이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이젠 내 옆에 서 있는 든든한 사랑과 함께 조금씩 홀로서기가 행복하다 느끼고 있지만 사랑에 대한 고민과 갈망만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어디선가 사랑을 하고 있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이 책을 나누고 싶다.

- 추천사 전문

 

 

불완전한 우리, 그 사랑과 용서에 관하여

사람처럼 매력적이고 경이로운 존재는 없다

 

임경선 하면 인간 심리에 관한 통찰과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언제나 사람들의 어두운 내면에 이끌렸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저 깊은 곳에 숨겨둔 감정들을 끄집어내 세상에 내놓는다. 저자를 사로잡았던 불평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고독을 삼키며 혼자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임경선은 그들의 이야기를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저 이야기의 형태로 그려내려했다.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 소설을 쓰면서 참 불가사의했다. 깍지 낀 듯 서로를 애틋하게 필요로 하는 주인공들의 관계는 사랑이라는 평범한 단어를 초월해 가장 아름답게 빛났다. 반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깊이 상처 받은 후, 의도치 않게 그 상처로 내가 사랑하는 다른 사람을 더 아프게 했다. 그럼에도 마침내는 서툴고 불완전한 서로를 용서하고 감싼다. 이 소설을 쓰면서 사랑은 본질적으로 슬프다는 깨달음을 얻었는데도 나는 그것이 하나도 슬프지가 않았다.

- 작가의 말에서

 

각 인물들은 모두 임경선의 모습들을 담고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몇 계절을 보낸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더욱 자유로워졌다고 믿는다. 자신이 쓴 이야기가 진심으로 좋다고 말하는 그녀의 첫 장편소설, 기억해줘. 이 작품과 함께 올 가을, 지난 사랑을 돌아볼 수 있기를, 그리고 기꺼이 상처 받기를.

 

 

 

저자 소개

 

임경선

2001년 신문 칼럼을 쓰기 시작하여 2005년부터는 전업으로 글을 썼다. 사랑과 인간관계, 그리고 삶의 태도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왔다. 자유와 개인, 관대함과 솔직함을 좋아한다. 글을 잘 쓰고, 끝까지 자유로운 여자로 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산문 나라는 여자엄마와 연애할 때, 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쓴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를 비롯 다수의 책을 냈다. 기억해줘는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다.

 

   

 

책 속으로

 

그날,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속내를 드러냄으로써 역설적으로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싸우다가 친해진 여자아이는 안나가 난생처음이었다. 자신에게 화를 낸 여자아이도 안나가 처음이었다. 여느 여자애들과 비슷한 점도 있었다. 안나는 그간 봐왔던 그 어떤 여자아이보다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간절히 필요로 했다.

- 39

 

……어머니, 저 사랑해요?”

해인은 어머니의 목덜미에 머리를 파묻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물론이지. 나에게 이젠 너뿐이야.”

너뿐이라는 말에 해인은 죄책감보다는 지극히 단순한 행복감에 젖었다. 그 한마디에 금세 다시 잠이 들 수 있었지만 일어나 보면 자기 방 침대로 옮겨져 있었다.

- 66~67

 

엄마라는 여자는 정말이지 하루하루 자기감정을 다독이고 그에 충실하게 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여자였다. 딸인 안나가 봐도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진지하게 항의를 하면 엄마는 자기 침대에서 딸에게 등을 돌린 채 죽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한마디 내뱉었다.

어른에겐 어른의 세계가 있어. 너한테 너만의 세계가 있듯이…….”

무슨 소리, 엄마는 어른이 아니라 어른인 척 살아가는,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잖아.

- 80

 

괜찮아. 사람들은 다 조금씩 이상해. 그래도 그 사람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사람의 가장 약하고 이상한 부분을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닐까?”

안나는 왠지 가슴이 벅차올라 해인을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의 목을 두 팔로 감아 힘껏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의 목덜미에서 그리운, 살아 있는 살 냄새가 났다.

힘 나. 고마워. 잘할게. 좋아해, 많이.”

안나는 두 눈을 감고 잠시 그대로, 조금 더, 해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 87~88

 

그녀는 해인에게 다가가 이젠 자기보다 훌쩍 커버린 아들을 온 힘을 다해 껴안았다. 해인의 키가 어머니를 넘어선 이래 어머니가 먼저 안아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아들의 옆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귓불에 대고 힘을 내서 한마디 한마디 이어갔다. 단어들이 도중에 툭툭 끊어졌다.

나의 아들…… 모든 걸 잊어버려. 다 잊어버려……. 네가 미웠던 적도 있었고…… 너를 안고 같이 뛰어내릴 생각도 했지만…… 너는 잘못이 없었어……. 난 다 알아…… 넌 잘못 없어. 내가 잘못해서 내가 이렇게, 이렇게 벌을 받는 거야……. 당연한 거니까 나는 괜찮아. 정말 괜찮아.”

- 121~122

 

정인은 자신이 평생에 걸쳐 하고 싶은 것은 안정된 결혼 생활이 아니라 사랑임을 알았다. 이혼 후 그 남자를 만나 그의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하면서도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 그녀가 원한 건 사랑밖에 없었으니 사실 그는 그녀가 원하는 모든 걸 줄 수 있었던 셈이다.

결혼과 달리 연애는 언제고 쉽게 떠날 수 있었기에 불안해하는 여자들이 많지만 어차피 어떤 관계도 영원할 수는 없다. 상대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그렇게 한때나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이상 인생에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단 말인가.

- 160

 

안나.”

십칠 년 만에 해인은 그녀의 이름을 날아갈세라 조심스레 불렀다.

안나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아이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계단 아래서 기쁨과 슬픔이 혼재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해인과 눈이 마주쳤다. 긴장되고 떨리는 해인과는 달리 안나는 바로 엊그제 만난 친구처럼 태연하게 생긋 웃으며 이리 올라오라고 손짓했다.

그녀는 자기 어머니를 쏙 빼닮은 모습이었다.

- 177

 

그 시린 느낌이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해. 왜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걸까? 사실 그간 일 때문에 뉴욕에 많이 오긴 했지만 학교나 이 마을에 올 엄두는 못 냈어. 몇 번이고 가볼까 하다가 무서워서 포기했지. 해인아, 난 그때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널 필요로 했던 것 같아.”

그 말에 해인은 가슴이 시큰해져서 어렸을 때처럼 여전히 툭 튀어나온 그녀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나도 그랬어.”

안나가 해인의 어깨에 기대어 가만히 숨을 고르자 해인이 나지막이 안나의 귓가에 속삭였다.

어쩌면 사람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는 운명을 떠안고 살아가는지도 몰라.”

-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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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공주가 아닌 역사 속 공주의 존재감을 드러내다-정의공주 | 전체보기 2014-10-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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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의공주

한소진 저
해냄 | 201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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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의 이미지는 동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아름답지만 수동적이고, 왕자의 구원을 받는 존재, 해피 엔딩의 삶, 영원히 행복을 누렸을 것 같은 존재가 바로 공주이다.

그렇다면 동화 말고 실제로 존재했던 우리 역사 속 공주는 어떤 이미지인지 생각해보면 이렇다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별로 없다.

왜 그런가하고 생각해보면 동화 속 공주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구체적인 동화를 통해 이미지가 새겨져 있지만 실제로 우리 역사에서 공주가 등장하는 구체적인 기록은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세종과 소헌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정의공주는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낸 공주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훈민정음'창제를 거들었다는 것이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世宗憫方言不能以文字相通 始製訓民正音 而變音吐着 猶未畢究 使諸大君解之 皆未能 遂下于公主 公主卽解究以進 世宗大加稱賞 特賜奴婢數百口” 즉 세종이 우리말과 한자가 서로 통하지 못함을 딱하게 여겨 훈민정음을 만들었으나, 변음과 토착을 다 끝내지 못하여서 여러 대군에게 풀게 하였으나 모두 풀지 못하였다. 드디어 공주에게 내려 보내자 공주는 곧 풀어 바쳤다. 세종이 크게 칭찬하고 상으로 특별히 노비 수백을 하사하였다.

 

이것은 정의 공주의 시가인 '죽산안씨 대동보'에 남겨진 기록이다. 이외에도 '몽유야담'에는 정의 공주가 한글을 만들었다고 돼 있다. 이런 기록을 전적으로 다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루어 보면 정의공주가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게 한 몫했다는 것이 아주 근거없는 낭설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된 부분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나  기록이 많이 남지 않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많다보니 그런데, 그러다보니 작가가 과하게 상상력을 발휘해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듣게도 된다.  

이 점은 작가에게 딜레마가 아닐까 싶었다. 역사를 소재로 하지만 궁극적으로 소설 쟝르라는 점에서 분명 허구성이 허용되는데, 어느 선까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인지.

 

소설 '정의공주'는 공주의 삶 전체를 다루고 있지만 그녀의 인생에서 '훈민정음'창제에 일조하는 그녀의 역할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언니 정소 공주를 잃었고, 죽산 안씨 안맹담에게 출가하고, 그리고 겪게 되는 안맹담과의 갈등과 결혼 생활의 우여곡절들...

그 과정 중에서 정의 공주가 훈민정음을 만드는 데 힘이 되는 과정이 큰 뼈대가 되고 있는 '정의 공주'에서는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한 내용에 소설적인 재미를 불어넣기에는 난관이 보였다. 음성이나 문자에 관한 이론이 자주 거론되고 있어서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그래서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한 노력을 하는 후반부에서는 소설적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 

공주를 연모한 인물로 성삼문을 등장시켜 갈등을 고조시키고, 안맹담과 성삼문이 서로를  인정하며 교유하는 내용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재미에는 그리 보탬이 되지 못했다.  

 

'정의 공주'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조선의 공주 중에서 업적을 남긴 공주라 인물이라 반가웠다. 자주 거론되는 공주는 대체적으로 최상의 신분으로 특권을 누리다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경우가 많아서인지, 비극적이지 않게 삶을 마친 점도 마음에 들었다.

왕자의 배필이 되는 공주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성취를 이룬 역사 속 실제공주를 만나고 싶다. 정의공주에 대한 연구가 좀더 진척되고, 그녀에 대한 삶을 다각도로 그린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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