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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이 강한 이유-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 전체보기 2014-07-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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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시마다 소지 저/한희선 역
시공사 | 2011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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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일본의 추리소설이 끊임없이 사랑받는지, 꾸준히 수준높은 작품들이 탄생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일본 제국주의 역사에 대해 양심적인 발언이 등장하고, 일본의 가혹한 침략정치로 인해 사할린으로 강제 이송돼, 인생이 뒤틀어져 버린 한국인  여태영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역사적인 치부까지도 등장인물과 주제의식 속에 녹여내는 작가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금기없는 소재와 사회,역사적인 문제의식을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일본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의미를 담은 추리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발언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이른바 '사회파'에 걸맞는 다수의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런만큼 추리소설을 단순히 쟝르소설이라고 가볍게만 볼 일이 아니라, 쟝르의 특성에 충실한 그 완성도와 성취를 인정하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 읽고난 지금은 그런 생각이 사라졌지만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에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계발서 분위기가 나서. 그런데 이 말은 형사가 범행의 전모를 파악하고 난 뒤 범행에 대한 요시키 다케시형사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었다.

요시키 다케시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에 등장하는 형사인데,여태영의 범행 동기와 그의 험난했던 인생에 대해서 비난보다는 안타까움과 이해를 하는 쪽이었다. 정의로운 경찰인 그는 아마도 일본인으로서 일본으로 인해 고국을 떠나게 됐던 여태영에게 죄책감도 가졌을 것이다.

일본이 요즘 우익적, 군국주의적 노선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서 우리로서는 공분할 수 밖에 없지만, 자국의 침탈의 역사를 알고 있는 일본인이라면 자신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식민지 국민에 대해 이 작품에서처럼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상식이고, 분명히 그럴 것이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시간대는 무려 30년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메이지,다이쇼, 쇼와 같은 연호를 통해 시대적 상황과 변화를 드러내고, 오이란도추가 언급되는 것이 일본의 일그러진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여태영같이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회적 약자를 범인으로 모는 경찰에, 감옥 안에서도 괴롭히는 모습과 식민지국민들을 수탈했던 제국주의 국가 권력과 경찰 공권력이 묘하게 겹쳐보였다. 약자를 보호하기보다는 집단적으로 못살게구는 일본인의 모습도 그렇고.

 

기차 안에서 피에로가 등장하고, 사체가 사라지는  사건으로 작품은 시작되고 그 뒤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소비세 단돈 몇엔때문에 가게 여주인을 살해한 노인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후자의 사건은 노인이 범인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지만, 노인이 함구하면서 신원조차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다.

사건을 마무리짓고 검찰에 송치하라는 상사의 요구에도 요시키 다케시 형사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리듯 사건을 파고 들어갔다.

그렇게해서 시간상 30년이상 차이나는 표면적으로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였던 두 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것이다.

 

요시키 형사와 여태영은 끈질기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닮아 보였는데 그래서였을까. 요시키 형사는 비록 살인범이지만 30년이상이나 사쿠라이 요시코의 행방을 찾아가며 범행을 저지른 여태영의 심정을 이해해주었다.

30여년전 열차 안 사건은 미제로 남아 괴담처럼 떠도는 이야기가 돼버렸다. 불가사의하게 보였던 사건이 32년만에 해결이 됐는데, 속이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여태영 형제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타국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운명이 돼버렸기 때문이다.그의 지난한 삶을 알고나서는 여태영을 단지 가해자로만 몰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요시키 형사의 일갈이 무척이나 인상에 남았다. 전적으로 지지해주고 싶었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외치고 싶었던 말들이 아니었을까.

 

 "나는 누구에게도 으스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떤 깡패자식에게 평생 존댓말을 해도 상관없고. 권력 지향 따위 요만큼도 없는 평화주의자다. 하지만 이렇게 온순한 나를 때때로 당신같은 남자가 광포하게 만들어. 당신은 이 사건이 뭔지 알고 있나? 이 사건이 일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나 있느냔 말이다! 아직도 치매 걸린 노인이 소비세의 의미를 몰라서 발작적으로 여주인을 죽인 사건으리고 생각하겠지."(509쪽)

 

 "공부하지 않고, 일하려고 하지 않고,추적하려고 하지 않는 그런 놈들이 꼭 우쭐거리며 타인을 경멸하려 들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서. 하고 싶으면 해라.나는 상관없으니까. 그러나 그 처사만은 참을 수 없어! 나를 바보라 부르건 상관없다. 하지만 그 노인을 쓰레기라 부르며 더 이상 힘들게 하는 건 참을 수 없어. 가만히 놔둘 수 없단 말이다!"(510쪽)

 

상사에게 반항하는 요시키 형사의 말은 무척이나 통쾌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일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 형편없는 손발 안맞는 수사력과 일 처리로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우리검경에게도 외치고 싶기 때문이다.

공권력이 공정성이나 절차의 엄격함을 잃어버리고 권위적이며 안이하고 나태해졌을 때, 그렇게 민낯을 드러낸 공권력은 더 이상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다. 오히려 흉기이고 재앙이 된다. 가장 광범위하고 막강한 힘을 지닌 국가권력은 더욱 그러하고.

그렇기에 일선에서 공권력을 행사하며 국민과 만나는 경찰이나 검사들이 약자를 제물삼고, 스스로 강자가 된다면, 국민 위에 군림하며 약자를 짓밟는 비극이 빚어진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일본이 신국군주의 노선을 취할 때 자국의 치부를 숨기지 않고, 지난 역사를 성찰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한 시마다 소지의 역사인식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법, 추리 속에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감추지  않았던 시마다 소지의 작가정신, 그것은 그의 다른 작품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원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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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근두근 내인생' | 볼꺼리 2014-07-2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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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각색한 동제목의 영화가 추석에 개봉되는군요.

오늘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됐는데요,

 

강동원, 송혜교씨가 주연인데 두 사람이 이렇게 눈으로 웃고 있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이는데요,

이 포스터는 빠 대수(강동원 분), 엄마 미라(송혜교 분)는 서른 셋 젊은 부모로 자신들보다 빨리

늙는 병에 걸린  아들을 품에 안은 모습이라고 하는군요.

'우리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아이입니다'라고 씌여진 카피대로 조로증에 걸린 아들을

가진 부부인 거죠.

 

이재용감독이 연출하는데 이분 전작을 보니 이미숙, 이정재의 '정사',

배용준, 전도연, 이미숙씨가 나오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눈에 띄는군요.

이번 작품은 직접 각색도 했다고 하니,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이 어떻게 영화로

새롭게 탄생했는지..기대가 되는군요.

 

두근두근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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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1        
일방적으로 베푸는 사랑보다는 쌍방통행식 상호사랑!-아낌없이 주는 나무 | 전체보기 2014-07-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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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낌없이 주는 나무

쉘 실버스타인 글,그림/이재명 옮김
시공사 | 200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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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번 보고 활자 몇 줄 보고..'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몇쪽 되지도 않지만 활자가 많지 않아서 여백마저도 내용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감상하게 되는 책이다.

"옛날에 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로 시작하고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로 마무리되는 이 책을 지금까지 열 번쯤 읽었던가. 처음 읽었던 때가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읽을 때마다 처음 펼쳐든 것처럼 푹 빠져들고 여운이 느껴진다. 읽을 때마다 늘 가슴 가운데에 잔잔한 파문이 이는 듯하는 걸 보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명작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속의 '소년'과 '나무'를 지켜보면서 나무의 헌신적인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처음 읽었을 때에는 나무의 사랑에 감동을 받았지만 다시 읽을 때에는 다른 면이 보였다. 소년이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은 과연 이렇게 일방적으로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 바람직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사과나무 그리고 나무가 사랑한 소년, 나무에서 뛰어놀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개구장이가 상상이 됐다. 이 귀여운 소년에게 나무는 놀이터이자 침대이자, 친구였다. 배고플 때에는 열매까지 줬으니, 소년과 나무는 서로가 있어서 행복했다.

나무는 소년에게 물질적으로는 받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자신을 찾아와주는 소년이 반가웠고, 소년이 신나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도 지켜보면서 자신이 소년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뿌듯해하며 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눈에 힘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줄 한줄 놓치지 않고 읽게 되는 책도 드물 것이다. 단순한 스타일의 그림인데도, 소년의 표정 하나하나에 또 나무의 잎이 얼마나 늘어졌는지 일일히 다 살펴보게 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여백에까지도 눈길을 두게 된다. 소년이 나무 곁에서 지내던 시절부분은 내 마음까지 느긋해져왔다. 내 어린 시절의 놀이터가 골목길이었다면 이 소년에게는 나무였다. 나무는 소년의 세상이었다.

 

그렇지만  나무와 소년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간이 흘렀고 소년은 더 이상 나무가 주는 편안함과 안식에 만족하던 그 귀여운 소년이 아니었다. 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그 평화로움은 사라지고, 현실적인 요구를 한다. 그 무리한 요구를 다 들어주는 나무의 일방적인 사랑은 너그러웠지만 소년의 이기심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소년의 행동이 불편해졌다.

사랑도 베풀만한 사람에게 베풀어야 하는 건 아닐지.적어도 받는 사랑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라야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소년은 이기적이기 그지 없었고 얼굴에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는 것처럼 여겨졌다.

 

나무가 소년에게 모든 것을 다 주면서, 잘려지고 마침내는 그루터기만 달랑 남았을 때, 왜 그리 야속하고 쓸쓸했는지 모르겠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훌훌 소년에게 주고 밑둥이로 남은 나무와 왜소하고 초라하기 이를데 없는 노인이 된 소년. 그런데도 구부정하게 나마 소년이 걸터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나무가 바보 같아 보였다.

 

역시 나는 세속적인 사람이다. 지극히 세속적인 내 기준에서는 현실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주기만 한다면 사람 좋다 소리는 듣겠지만 호구취급 받을텐데 걱정스러웠다. 그만큼 현실은 냉혹하고, 인간이란 선하기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고 난 뒤 이런 식으로 한쪽만 일방적으로 주는 사랑, 또 그렇게 맺어지는 관계가 바람직한 것인지, 진정한 사랑인건지 고개가 갸웃거려지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현실의 때가 묻어서기도 하겠지만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받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있는데, 탐욕과 이기심에 물들어서  당연한 듯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성직자나 부모가 아닌 이상 이렇게 한쪽만 주는 일방통행식 베품은 현실에서는 계속 유지되기 힘들다.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절제가 필요한 때도 있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고, 지켜줘야 할 때가 있고.  댓가를 바라고 하는 사랑은 아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한다면 일방통행식으로 한쪽만 아낌없이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사랑은 쌍방향으로 서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 나무가 소년에게 열매와 몸통을 주지 않았더라면 소년은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고 집을 지어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무의 아낌없는 베품에 소년이 안주하게 되고, 나무의 사랑에 과하게 의존하게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무의 사랑으로 소년도 함께 정신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행복해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작품에는 그려지지 않고 있지만,  결말에 대해서는 믿고 있다. 마지막에 노인이 된 소년이 맥없이 밑둥에 앉은 채 자신에게 많은 것을 준 사과나무와의 추억을 새겨보지 않았을까. 나무와 함께 한 세월이야 말로 축복이었고 행운이었노라고 그 고마운 마음과 사랑을 전했을 것을 것이다. 틀림없다.

 

사랑도 기브 앤 테이크라고 하면 야박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계산기 두드려서 준 것 얼마 일일히 셈 따지고 손해 보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으로 받은 것은 사랑으로 돌려줄 줄 아는 마음이 정석이고, 그것이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를 성숙하고 아름답게 성장하게 한다. 더불어 세상을 환하고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한 가지 길이 될 것이다.

 

이렇게 현실적인 잣대로 나무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무의 마음에서 감동이 사라지진 않았다. 소년은 얄밉기 그지 없었지만 그루터기에 노쇠하고 자그마해진 몸으로 앉아있는 소년을 보니 연민인지 안타까움인지 마음이 풀렸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는 이 마지막 문장에서 아낌없이 베풀었기에 행복할 수 있었던  나무의 사랑, 나무의 마음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 각박한 사회에서 자신이 가진 마지막의 것까지 기꺼이 내놓는 것,그루터기로 누군가의 쉼터가 되고 의자가 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그 포용력과 헌신성은 일견 바보같아 보였지만, 이렇게 자기 잇속 모르는 바보같은 사랑이라서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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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무사 '연'을 사랑한 정조 '산' - 비단속옷(1+2) | 전체보기 2014-07-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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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단 속옷 1

이혜경 저
청어람 | 200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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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읽을만한 로맨스 소설이 없나 검색하다 추천된 책 중에서 눈에 띈 것이 '비단 속옷'이었다. 보통때에는 검색에 등장하는 책들도 내용을 확인하고 읽는 편인데, 이번에는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비단 속옷'이란 제목에서부터 로맨스의 향기가 폴폴 풍기는 듯해서 망설이지 않고 고른 것인데, 이 작품은 정조의 세손시절부터 승하하기까지 '산'과 '연'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책이었다.

'비단 속옷'은 정조가  세손이던 시설 '연'을 향한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아 준 선물이었다. 

 

신변 위협에 시달리는 세손, '수'와' '연'은 정혼한 사이지만, '연'은 남장을 하고 궁에 들어가 세손의 호위무사가 된다. 세손은 이들을 형제처럼 대하고, 이들은 세손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의한다.

하지만 어느 새 세손 '산'은 '연'을 사랑하게 되고, '연' 역시 세존에게 연정을 느끼게 된다.

 

'비단 속옷'은 단순히 역사 로맨스가 아니라, 무협물까지 가미된 로맨스물이라, 중화권 영화를 보는 느낌도 들었는데, 작가의 변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치열한 작가 정신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살아가고 치열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 세상 마지막 하나의 좋은 이야기꾼이고 싶습니다.'

 

이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한 사람의 독자로서 역사 로맨스 소설에 기대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다. 조선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펼쳐 든 것이었다. 그러고보면 작가가 바란대로 좋은 이야기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기대한 것이 맞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비단 속옷'은 로맨스 소설을 즐기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대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내가 로맨스 소설을 선호하지 않게 만드는 그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의 사랑상대가 아닌 인물, 즉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인물들이 희생된다는 것이다. 꼭 죽어야 하는 개연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사랑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 일에 의미를 두지 못하고 자포자기에 가까운 행동을 하면서 죽어가는데, 왜 그래야 하는건지, 내 정서가 많이 건조한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주인공의 모든 행동을 미화하는 것도 공감이 안갔다. 이 작품에서 '연'은 정조의 후궁이 되지 않고 평생 호위무사로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쭉 말해오다 결국은 후궁으로 세자까지 낳게 되니 결국 그 말은 허언이 돼버렸다. 정조도 '연'이면 된다는 사랑타령으로 일관하다보니 그 위태로운 권좌에 선 강단있는 세손으로서의 위엄이 사그라들었다.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돼 버린 것이다. 

 

구성도 그렇다. 1,2권이나 되는 장편이다보니, 짜임새가 탄탄해야 작품이 안정감있게 전개되는데, 이 작품은 그러질 못했다.

어떤 부분은 불필요할 정도로 길게 묘사하는가 하면 어떤 부분은 너무 급하게 넘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작품의 완급조절이 여의치 않아 보였다. 특히나 결말 부분에 오면 급하게 쫓기듯이 마무리 짓는 것 같았다. 작가의 이력이 아직은 길지 않은데다 넷 상에 연재된 작품이다보니 아무래도 장편쓰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러 나오는 성애묘사에 불편해지기도 했다. 이것은  독자인 내가 작품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읽느라 생긴 불편함이니만큼 ,작품문제는 아니였다. 진한 묘사가 있는 작품보다는 낭만적인 선에서 멈추는 표현 수위를 선호하는 내 취향의 문제지.

 

써놓고 보니 작품에 대한 불평불만만 잔뜩 써놓아서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래도 로맨스물을 선호하지 않는 독자다보니 필요이상으로 딴지를 걸었나보다.

하지만 너덜너덜해진 표지를  보면 그만큼 도서관에서 자주 대출이 되고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작년에는 개정판도 나왔는데 그것도 여전히 독자들이 찾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작가의 바람대로 좋은 이야기꾼으로 성장하기를..그래서 나같이 로맨스물을 즐기지 않는 독자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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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때 볼만한 책 | 볼꺼리 2014-07-2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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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여름방학 때 읽으면 좋을 책을 발표했군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재직 중인 사서들이 여름방학에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 책은 모두 55권(유아 15권, 초등 27권, 중고등 13권)이구요. 2013년 부터 2014년까지 출판된 도서 중에서 골랐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책들이 기획도 신선하고 내용, 편집,필진, 그림까지 좋은 책이 많아서 이런 책들은 어린이 대상으로 한 책이더라고 볼 만하더라구요. 지금 목록을 쭉 훑어보니 제목만 보고도 끌리는 책이 다섯권 정도 되는데요. 아이들 이번 방학때 놀기도 하고 좋은 책도 많이 읽고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국립어린이 청소년 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여름방학에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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