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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이후 기업과 기업인의 흥망성쇠의 역사 기업 버젼 전설의 고향같다-경성 상계사 | 전체보기 2017-12-1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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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성 상계史

박상하 저
푸른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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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를 검색해서 책을 고를 때 한글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경성상계사'가 그러했다.

경성(京城)관련한 책을 찾는 중 검색해서 찾은 건데, 한글 제목만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려야했다. 상계사? 라고 해서 처음에는 상계동의 역사인가? 추측했는데 알고보니 商界史 즉 상업의 역사였던 거였다.

개항이후 전통적인 시장 육의전이 몰락하고 개편되기 시작한 조선의 상업계의 흥망성쇠 기록을 새김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잃어버린 반세기의 기록이란 부제가 달려 있는데, 아무래도 일제 치하가 강조되다보니  알려지지 않은 상업사가 많기 때문이리라.

 

일단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됐다. 뜨고졌던 업종과 인물, 나아가 기업들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이런 이면사를 즐기는 내 취향을 만족시켜줬다.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업체들이 수도 없이 명멸한 것을 보면 오늘날 삼성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이 등장하기까지 역시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개항과 더불어 인천 제물포항이 조성되었고, 이에 조선 상업을 쥐락펴락했던 육의전은 급속하게 몰락했다. 외국상품과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제물포에 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서, 이후 조선의 상업은 국내외 정세 모두의 영향을 받는 구조가 됐다. 자본주의 체제안에 포섭된 것이었다.

더불어 경성은 급속도로 근대도시로의 꼴을  갖추게 됐고, 별표고무신처럼  광고를 통해 고무신의 내구성을 강철같다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상표가 등장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속이 안 좋았을 때 자주 마셨던 '활명수'가 이렇게 역사가 오래된 상품이었다니. 활명수 아류상품도 꽤 많이 나왔다. 그리고 자본가, 기업인의 흥망과  라이벌 회사들의 경쟁구도도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박가분으로 유명한 박승직은 우리나라 첫 근대기업가로 꼽히는데 그가 일군 박승직상점은 두산의 모태가 됐다.

 

30년대 조선의 3대 거부는 김성수, 민영휘, 최창학이었는데, 김성수가(家)는 경성방적을 비롯해서 은행과 신문, 학교,방적, 무역 등 다방면에서 기업을 운영했고, 민영휘 가 역시 은행과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최창학은 금광으로 일확천금해 하루아침에 갑부가 된 경우였다.

그런데 세계대공황의 여파가 조선에도 불어닥쳐 위축된 경성 상계에는 골드 러쉬를 방불케하는 금광 열풍이 불어닥쳤다.너도나도 노다지의 꿈에 빠져들어 신문기자, 법학자까지 가세하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창학의 치부와 함께 방응모가 새로운 금광왕으오 등장한 것도 금광열풍을 더욱 부채질한 요인이 됐다. 방응모는 이후 조선일보 사장이 돼,언론계를 이끌게 됐다.

 

조선극장과 단성사, 요식업계의 명월관과 식도원, 종로 화신백화점과 혼마치 미쓰코시 백화점의 치열한 경쟁구도는 조선의 상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러한 경쟁은 그만큼 시장이 형성됐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 중 화신백화점 박흥식은 주목할만한 기업인이다. 경쟁업체인 동아백화점을 인수하였고 조선총독부와 담판을 벌이는 등 뛰어난 경영수완과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일본의 견제 속에서도 일본백화점과 경쟁을 벌일만큼 경쟁력을 유지했다.

식민지상황과 전시상황에서도 능력과 안목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인, 김연수가 그러했다. 그는 지주의 아들이었던 그는 일본 유학생 출신의 엘리트로 형 김성수가 주식 공모를 통해 설립한 경성방식을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경방은 민족기업 중 으뜸의 수익을 올렸고, 만주에 진출해 해외기업 1호의 영예를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이병철, 정주영,구인회 등 굴지의 기업 창업주들의 활동도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 누가 이들이 재벌이 될 지 알았을까? 기업가의 대명사 이병철도 몇 번이나 망하고 일어섰다. 실패도 재산이 되고, 위기관리야 말고 이들이 터득한 최고의 경영기업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해방후까지 다루고 있는데, 이후 반민1호로 박흥식이 재판에 회부되는 등 친일 청산 과성에서 기업인은 홍역을 치루었고, 동시에 적산을 불하받거나  전쟁 후 복구 사업과 군납 등을 통해 새로운 기업집단이 돌연 등장하게 된 것이었다. 즉 상계가 재편된 것이었다.

해방과 전쟁 복구는 모두 기회가 된 것인데, 안타까운 것은 이 당시 공정한 룰보다는 권력이 경제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렇게 기업과 권력의 유착은 오늘날까지 청산되지 못하고 뿌리깊은 부패 사슬을 형성하게 되고 말았다.

 

'경성 상계사'는 기업버젼 전설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였다. 업종과 기업, 인물의 흥망성쇠담은  분명 실제로 일어난 역사임에도 옛날 옛날로 시작하는 전설같았다. 비록 권선징악으로 결말나지는 않지만,내게는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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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작품속 내용을 교차하면 읽게 된다. 부디부디 잘 해결되기를 염원하면서-미중전쟁 | 전체보기 2017-12-1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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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중전쟁 1,2 세트

김진명 저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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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 최고의 이슈이자 전 세계적인 이슈가 바로 북한의 핵문제이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폭격할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한반도는 긴장에 휩싸여있는 상황이다. '미중전쟁'이 흥미진진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렇게 고조되고 있는 현안을 소재로 삼고 있어서이다. 더욱이 현재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특사로 중동을 방문 중이고,  현지에서 대북 접촉설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미중전쟁' 내용과 현실을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미중전쟁'은 뜻밖에도 비엔나 세계은행으로 시작하고 있다. 대한민국 육군 장교 출신의 변호사 김인철이 아프리카에서 초단기 투기자본으로 돌아다니는 세계은행 자금 조사차 비엔나 세계은행에 나타난 것이다. 이 자금과 북핵문제의 해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한 것일까.
김인철은 출처불명의 돈을 추적하다 IAEA에서 근무하는 독일계 한국여성 최이지를 만나게 되고, FBI 아이린과 접촉하게 된다. 이들은 추후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려는 일촉즉발 위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

 

북한의 핵문제가 아니라면 '미중전쟁'은 영화보듯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김인철 역을 현빈씨가 하면 괜찮지 찮을까. 이지적인 최이지 역은 음..누가 할까. 이렇게 한가로이 캐스팅을 상상해가며. 정말 술술 잘 읽히는 작품이었지만, 현실이 현실인만큼 또 우리의 안보와 직접 관련있는 문제인만큼 재미만을 염두에 두고 읽게 되지는 않았다.

 

대체 어떻게 풀어야하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건지.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일본도 하나같이 원수같았고, 반도에 위치한 이 나라의 지정학적 위치가 답답하기만 했다. 북한같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체제를 머리 위에 두고 살아야하는 분단의 비극 또한 새삼스레 원망스러질 수 밖에 없었고.

더욱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주석같은 다른 나라 원수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나 임종석 비서실장, 송영길 의원등 우리나라 정치인까지 실명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해서 읽게한 요소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인철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사건에 부딪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다. 최이지와 아이린의 도움이 커서, 상대적으로 그의 활약상이 덜해보였으니, 대한민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좀 더 주도적인 입장과 행동을 표방했으면 하는 심정과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그에게 대한민국의 입장을 대입해서 보게 된다. 

 

'미중전쟁'은 북한 핵문제와 호시탐탐 증식을 노리는 자금이 국제정세 속에서 어떻게 그 마력을 발휘하고, 이익을 확보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겉으로는 강대국들이 세계 정세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을 조정하는 건 바로 자금이라는 것이다.

결국 중국과 미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두고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을 지닌 세력들이 발호해 전쟁을 유발하고자 미국을 획책하고 있었다. 북핵은 그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해준 셈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중.소.일의 이해관계와 함께 국제투기자본의 이해가 난마처럼 얽혀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있다. 그렇기에 북핵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틈바구니 속에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니.

'미중전쟁'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점은 작가가 상당히 의미있고 설득력있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대국에게 끌려갈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우리의 원칙을 세우고 단호하게 주장해야 한다는 것.

북한에 대해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대화나 타협도 하지 않는다는 것. 미국은 우리 동의없이는 한반도 내에서 군사작전을 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중국은 한반도에서 안전을 수호하기 위하여 내린 조치에 대해서 보복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 이 원칙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에 강하게 동의하게 된다.

 

이번 표지에서도 역시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작가얼굴이 실려 있었다. 턱을 괴고 있는 작가.그러고보니 꽤 오랜 세월동안 표지에서 그의 얼굴을 봐왔는데,'미중전쟁'은 '싸드'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처럼 김진명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진명이라서 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의미다.

 

거듭 말하자면 이 작품 최고 매력은 바로 현실와 작품을 교차적으로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현실속 북핵문제와 픽션 속 북핵문제의 해결과정. 이 작품에서는 전쟁없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을 결국 찾아냈는데 현실에서도 이렇게 묘수를 찾아내면 얼마나 다행스러울까.

 

그런데 현실 속에서는 최근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이 등장하고 있으니, 이건 또 어떤 변수가 되는 건지, 머리가 복잡해져왔다.

부디 한반도 핵문제가 충돌없이 평화롭게 잘 해결되기를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고 헐리우드에서 영화화해서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게 되기를 기원하게 된다.

 

*이 리뷰는 쌤앤파커스의 '미중전쟁'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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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통한 노골적으로 여성폄하 조선인의 열등함과 미개함을 부각하는 저의가 느껴졌다-어둠의 경성 | 전체보기 2017-12-0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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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둠의 경성

이선윤 외편역
역락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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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을 보면 고담이란 어두침침한 분위기의 도시가 등장한다. 배트맨은 그야말로 최악의 범죄도시인 이 고담시를 악에서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둠의 경성'은 조선에 있는 일본어 잡지 '조선 및 만주'에 실렸던 식민지 경성의 범죄를 다루고 있다. 제목만 보고서는 바로 고담시가 연상됐는데 막상 읽어보면 예상했던 것보다는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실린 것은 1910년에서 30년대 사건이다보니, 아무래도 요즘 어금니 아빠같은 인면 수심의 극악한 범죄에 비하면 이 책에 언급된 사건들은  범죄에 면역성이 생긴건지  그나마 양반으로 보여진 것이다.

거기에 일본인이 쓴 글이고 일본 대상의 잡지인만큼 조선을 폄하하려는 건 아닌지 그 의도가 의심이 가니, 고운 시선으로 이 책을 읽게 되진 않았다.

 

이 책에는 열두 편의 글에 일제 시대 조선의 범죄를 다루고 있는데, 소설,르뽀, 기사 등 여러 형식으로 싣고 있다. 그런데 범죄사실보다 더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왜 이리 여성의 일탈 행위에 집착하는 건지, 살인범의 어머니, 음독사한 여자, 불량소녀단, 가출소녀 등 다룬 사건이나 남편, 아이를 죽인 여자까지. 왜 이렇게 환락을 추구하거나 인륜 천륜을 저버린 패륜적인 여성을 집중적으로 담은 걸까?

이게 조선에 있는 일본인 잡지의 전반적인 경향인건지 아니면  이 책을 만들 때 이런 경우를 주로 고른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심하게 눈에 거슬렸고 불쾌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조선인 범죄 내역을 분석한 기사에서는 그 불쾌한 감정이 더더욱이 강해졌다.조선인에 대해 저급하다거나 비문명적이라는 분석을 서슴지 않았고, 조선인의 성질은 유약하고 게을러서인지 비교적 난폭한 범죄가 적다는 표현도 있었다.

30년대에 눈에 띄는 사건으로는 은행강도나 금괴밀수를 꼽을 수 있었고 남편 살인, 영아 살인, 권총강도가 조선의 특수범죄라고 덧붙여놨다. 그리고 그 사회적인 원인을 짧게 제시해놓았는데, 조혼이나 재혼을 꺼리는 풍습때문에 과부가 몰래 아이를 낳고 죽이는 경우, 권총강도는 사대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상하이나 만주에서 돌아온 사람이 군자금을 내놓으라며 협박하는 강도라는 것. 제대로 된 분석이라고 하기에는 심하게 어설펐고  지극히 일본인다운 분석을 했지만 조혼, 개가와 관련한 대목에서는 일정 부분은 동의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지배자로서 조선인을 열등하게 바라보고 있는 일본인의 시선이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니 읽는 내내 심기가 불편할 밖에. 조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것을 넘어서, 조선인 범죄를 빌미삼아 일본이 미개한 조선인을 지배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불어 조선인 범죄와 치안과 사법절차를 연결시키고 강조하는 것은 법치에 의해 조선을 통치하고 있다는 강변으로 들렸다. 

일본인이라 조선의 범죄를 취급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다룰 수 있지만 시각이 문제인 것이다. 같은 시기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 범죄, 일본의 범죄도 함께 다루어보면 어떨까? 반문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불쾌할 정도로 조선을 폄하하는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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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병 팀, 전쟁의 참혹함에 눈을 뜨다-전쟁터의 요리사들 | 전체보기 2017-12-0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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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저/권영주 역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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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요리사들'이라는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일본작가들은 참 요리소재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일본에선 드라마나 만화 영화에서 요리는 단골 소재이고 명작도 많이 탄생했다.

이 작품도 요리사의 활약상을 담은 작품이라는 짐작하고 펼쳐들었는데, 요리사보다는 '전쟁터'에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의외였던 것은 일본인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배경은 2차 대전 유럽이고 미군이 등장하는 작품이었다.

 

루이지애나 주 '콜의 친절한 잡화점'집 손자 팀은 미국이 독일, 일본, 이탈리아 추축국에 맞서 참전하자, 지원입대한다. 이건 우리의 전쟁이라며 열일곱이런 어린 나이에 군인 된 팀은 미 육군 제 101공수사단 낙하산 보병연대 제 3대대 G중대 관리부 소속 조리병이 된다.

전쟁은 막바지로 치닫고 그의 부대는 노르망디에 투입이 되는데, 그곳에서 여러 사건들과 전투를 경험하면서 팀은 전쟁의 참혹함과 폭력성에 눈을 뜨게 된다.

 

팀이 속한 조리병팀은 중대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해결한다. 홀연히 사라진 분말 달걀 600상자분의 행방을 찾는다거나 낙하산천을 모으는 이유를 밝혀내는데,그러다 점차 전쟁 와중에서 벌어진 참상과 관련있는 사건을 해결하는 상황이 된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가벼운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 적군을 죽이고 민가가 폭격당하고 피해을 입는 것을 보는 팀과 조리병들의 행동을 통해 전쟁의 참사를 그려내고 있다. 

우리의 전쟁이라며 입대했던 팀 역시나 전쟁을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변화하게 된다. 전쟁터에서 공포와 쾌감과 피로에 중독되는 자신을 느끼기도 하고, 종전이 가까와지자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를 걱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를 회의하게 된다.

 

부상병이라고 생각했던 동료가 사실은 독일군이었음이 밝혀지고 스파이 혐의를 받게 되지만, 팀은 그럼에도 그를 탈출시킨다. 스파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고, 그를 가족에게 돌아갈 기회를 준 것이다.

그동안 정도 들었지만 적군 역시나 가족이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 것이다.

'전쟁터의 요리사들'은 어떻게 보면 인간 팀, 병사 팀의 성장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관 열일곱에 입대했던 소년 팀은 참혹한 전쟁을  겪은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평온한 고향마을의 일상을 보면서, 이런 평화를 위해 싸웠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알수 없는 허무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 작품을 읽을 때에는 왜 요리사를 , 일본군이 아닌 미군을 등장시켰을까 하는 점에 의문을 가졌는데, 읽으면서 아..그래서 그랬겠구나 하고 작가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병사들이 집에서 먹던 밥, 음식을 그리워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음식 그자체라기 보다는 그 밥을 해주던 엄마를 비롯한 가족과 그 요리를 먹을 수 있었던 평화로운 일상이었을 것이다.

할머니 정성이 담긴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팀의 요리가 그렇듯 요리사란 일이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죽음과 파괴와 피를 동반하는 전쟁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또한 설사 승리를 거두었어도 전쟁이란 참혹하고 파괴적인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미군을 등장시킨 것이 아니었을까.

 

종전 뒤 1989년 베를린에서 생존한 부대원들은 만나면서 현재의 모습을 확인하는 에필로그는 마치 AS서비스를 받는 기분이었다. 성공한 인물에, 요즘 같으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었을텐데..

 

이 작품은 전쟁으로 인한 잔혹한 분위기에 압도됐을 법도 한데 그럼에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그것은 인자한 할머니의 덕이 컸을 것이다.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품성의 소유자, 가족의 중심이 되고, 탁월한 그녀의 음식 솜씨는 단란한 가족을 일구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 전쟁터의 참상을 떠올리다가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할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머리 속에 그릴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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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처럼 신화'(아시아 클래식 7) | 스크랩 2017-12-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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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11월 28일 ~ 12월 3일 / 당첨자 발표 : 12월 4일


2. 모집인원: 10명


3. 참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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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기대평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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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yes24'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최고의 신화 전문 소설가 김남일이 꽃처럼 신화로 돌아왔다. 인문학의 보고(寶庫) 신화 세계를 소설가의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건 축복이다. 우린 그 축복의 결정체를, 그 꽃처럼 아름다운 스토리텔링 신화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를 얻었다. 그 세계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세계이자, 철학과 종교, 문명과 과학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세계이다.

 

이 책이 다루는 대상은, 지리적으로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동서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남북아메리카, 그리고 태평양 신화까지의 전 세계 신화이고, 시간적으로는 창세신화부터 건국신화, 영웅신화까지 포괄한다. 주제별로는 신화세계의 영원한 이단자 트릭스터, 신화의 기원이자 영원한 주제인 죽음의 신화, 그리고 신화가 지니는 정치적 의미까지 두루 다룬다.

 

눈부신 첨단 과학기술문명의 시대인 오늘날 신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핀다. 인문학적 관점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이 경우, 인문학적 관점에서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인간과 동물, 혹은 다른 존재가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서, 중심과 주변의 관계에 대해서, 다수와 소수의 관계에 대해서, 틈과 사이에 대해서 넉넉히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인간이 자연세계에서 특별한 지위를 주장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도 안 되거니와, 인간이 진화의 종착역이라는 오래된 믿음 또한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정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신화는, 기왕의 인문학이 고수해 온 관점 자체를 일정 부분 해체하는 동시에 새롭게 확장하는 일까지 그 임무로 끌어안는다, 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라.

 

신들이 사라진 시대, 신화를 기억의 창고에서 불러내어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멈추는 순간, 세상이, 곧 우주가 작동을 멈춘다

 

신들이 사라진 시대, 신화를 굳이 기억의 창고에서 불러내어 이렇게 스토리텔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화는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이다. 이야기이므로 죽음도 없다. 이야기 속에서 죽은 자는 다시 산다. 영원히 산다. 그러니 이야기의 바깥같은 것은 없다. ‘신들의 황혼이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되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인공 지능이 인간 지능마저 압도한 시대, 신화는 새삼 무엇일 수 있을까. 신화시대의 주인공들은 이 눈부신 첨단문명의 한복판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 신화가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왜, 어떤 이유에서일까. 한편으로 자본에 치이고 한편으로 과학에 치이는 신화의 운명이 아슬아슬하다.

 

우리 시대, 신화는 스토리텔링으로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 우리에게도 독서의 재미는 물론,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삶에 풍성한 참조를 제공하는 인문학적 각주의 구실도 한다. 마야 문명을 대표하는 신화 역사서 포폴 부에서 아파트 층간소음의 뿌리를 찾을 수 있고, 오늘날 중남미 축구가 막강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근엄하고 엄숙한 신화는 개나 줘버려!

-피비린내 그리스로마 신화, 비겁한 인도의 대표 두 서사시, 그리고 북유럽의 로키

 

세상이 처음 열리고 인간이 처음 생겨날 때의 이야기. 진정한 의미에서 신화는 이 시절의 신화를 가리킨다.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그 시절의 신화에서 인류의 아주 많은 것들 또한 비롯한다. 세상이 처음 열리던 때는 근엄하거나 엄숙하지만은 않다. 어떤 경우는 초장부터 끔찍한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대표적이다. 올림포스의 질서가 제우스를 중심으로 확립되기 이전 근친 간에 생사를 건 투쟁으로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바빌론 신화, 이누이트족 신화도 엄숙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멀다.

 

인도를 대표하는 두 서사시 <라마야나>의 주인공 라마와 <마하바라타>의 판다바 가문의 오형제는 천성이 착하고 효성이 지극하며 형제간에 우애가 깊고 무예 또한 천하를 호령할 만큼 뛰어나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끝가지 완벽한 영웅인 것은 아니다. 영웅으로 차마 해서는 안 될 비겁한 면모까지 보이는 것이다. 라마는 원숭이들의 싸움에 끼어들어 몰래 숨어 화살을 쏘는 행위를 저질렀고, 판다바 가문 오형제 중 하나인 유디스티라는 도박에 뛰어들어 상상을 초월하는 베팅으로 아내 드라우파디를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기는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신화의 주인공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이력을 자랑하는 존재가 있다. 스스로 근엄한 신화의 주인공들 속에 편입되기를 거부한 채 끝없이 방랑의 길을 가는 그들에 대해 새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고루한 기존 체제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신화세계의 영원한 이단자들이다. 북유럽 신화의 로키는 전 세계 트릭스터 중에서도 가장 위태로운 존재로 손꼽힌다. 그는 동물/, 거인/신을 오가다가 나중에는 임신까지 하는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역할까지도 기꺼이 수행한다. 하지만 로키가 없었다면 가령 토르에게 묄니르도 없었을 테니 이야기가 제대로 엮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에 신들의 몰락, 저 장엄한 라그나로크도 없었을 테고.

 

신화는 쓸모가 있다? 없다?

-상품경제 영역에서 쓸모 있게 소비, 인문학적으로 신화 읽기

 

신화는 시간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먼 태곳적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것이 오늘 우리의 시간하고 전혀 상관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이 눈부신 첨단 과학문명의 시대에 여전히 신화의 의미를 거듭 궁리하는 것도 모든 신화는 이미 오늘의 신화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신화는 상품경제 영역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자양강장제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신(酒神) 박카스에서 따왔고, ‘별다방스타벅스의 로고는 바다의 요정 세이렌이다. 비너스, 칼립소, 마이다스, 나이키, 파에톤도 그리스로마 신화에 호적을 두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오늘날 신화는 영상과 게임 산업에서 각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신화는 확실히 쓸모가 있다.

 

그렇다면 신화는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그것은 여전히 실제적인 이득을 안겨주는가. 최소한 우리는 신화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특히 인문학이 전에 없이 중요성을 요청받는 우리 시대, ‘신화의 인문학이 과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영웅으로서 트릭스터의 존재는 인문학적으로 신화를 읽고자 하는 우리의 시도에 신선한 활력을 보태 준다. 마른 것도 젖은 것도 아닌 거품의 신화, 문 안도 밖도 아닌 문지방의 신화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신화가 이분법에 기초한 합리주의만으로도 도무지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일정하게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볼 점은 경계의 사유다. 경계야말로 신들의 교활한 지혜[狡智]이자 우리가 신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지혜[巧智]의 하나이기도 하다.

 

책 속으로

 

우리 시대에 신화는 과거와 같은 속 시원한 정답이 아닐지 모른다. 죽음을 극복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병자를 치료해주지도 못한다. 현대인은 지진이 땅속 깊은 곳의 마그마가 지각 변동에 따라 분출되는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일 뿐이라는 사실도 안다. 죄를 많이 지었다고 지진이 더 자주 더 세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신화는 오히려 질문으로서 더 의미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질문의 한 형식으로서 신화는 과학과는 다른 방식을 통해 오히려 사실의 표층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진리까지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화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를 지니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인류에게 일정하게 길을 가르쳐주는 지도로서, 나침반으로서, 내비게이션으로서 기능한다면, 상당 부분 그것은 바로 이런 알레고리를 통해서이다.

_‘1부 오늘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인가중에서

 

신화의 알레고리가 가장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가장 분명하면서도 모호한 순간이 있다면 바로 이처럼 우주와 시간이 처음 시작되던 때일 것이다. 아무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어쨌거나 그때 그 순간은 가장 장엄하면서도 시시하고, 가장 진지하면서도 허탈하고, 가장 신비로우면서도 그저 그랬을지 모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세상이 처음 열리던 개벽이나 세상을 처음 만들던 창세의 신화도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를 넘어서서 어떤 분명한 목적의식, 분명한 쓰임새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_‘3부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중에서

 

마우이 같은 신화의 주인공을 트릭스터라고 한다. 영어로는 트릭(trick)이 속임수나 장난 등을 의미하기 때문에, 트릭스터(trickster)는 사기꾼이나 협잡꾼, 아니면 좋게 봐줘도 장난꾸러기 혹은 재주꾼 정도로 간주된다. 문화인류학에서는 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신화 속 인물이나 동물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융은 트릭스터가 하나의 원형으로서 인간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인 그림자(umbra)의 표상이라고 주장했다. 중요한 점은 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것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만일 기존의 도덕과 관습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그리고 지켜야 할 사회 질서 역시 강압(독재)에 의한 비민주적 질서라고 한다면, 오히려 그런 도덕과 관습, 그리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어떤 행동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트릭스터는 기존의 지배적인 질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든지 중심을 향한 그 공고한 구심력을 흩어 놓는다든지 하는 교란자 역할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우리 탈춤의 말뚝이는 물론, 김삿갓(김병연)이나 김선달은 철저한 신분제와 엄격한 유교 윤리로 유지되던 조선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의 칼날을 들이민 일종의 트릭스터로 기억할 수 있다.

_‘6부 신화세계의 영원한 이단자중에서

 

당연한 말이겠지만, 진화론이 승리를 선언한 이후에도,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이후에도, 인간이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에도, 신화는 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인간이 만든 알파고가 인간계 최고 기사들을 여지없이 격파한 지금도 신화의 종언을 장담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신화는 늘 새로운 시대의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 활력이 모두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많은 경우 그 활력은 소비의 영역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말했듯이, 커피의 신화, 스타킹의 신화, 자양강장제의 신화는 어쩌면 지난 시대 신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의 대신 연극이, 서사시 대신 소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된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신화가 오직 상품경제의 영역에서만 소비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비관주의일 것이다. 시장과 교환이 곧 신화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_‘8부 신화, 오늘의 이야기중에서

 

도대체 세상은 왜 창조되었는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창조주가 완벽한 절대지존이라면서, 왜 우리 인간은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었는지. 아니, 창조주는 또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어디서든 오지 않았다는 말은 도무지 납득도 되지 않고, 요령부득이니까. 자재(自在), 즉 저절로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왜 오늘은 어제가 아닌가. 밤은 왜 오는지. 달은 왜 이지러지고 또 차는지. 농부는 왜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거둬들여 하는지. 노래는 어디서 왔는지. 이 세상 최초의 이야기꾼은 누구인지. 왜 아기는 자라고 노인은 늙는지. 그리고 마침내, 죽음은 무엇인지. 그것은 어째서 피할 수 없는지.

이 모든 질문이 곧 이야기였다. 인간의 우주란 곧 이야기의 우주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야기는 인간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모델로 바꾸기 위해 만들어내는 판타지이며, 인간은 이야기를 지어냄으로써만 세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 자신의 존재를 의미 있게 한다.

_‘에필로그 이야기로서의 신화중에서

 

작가와 옮긴이 소개

 

작가 김남일

1957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를 졸업하고 1983우리 세대의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청년일기』 『국경』 『천재토끼 차상문, 창작집 일과 밥과 자유』 『천하무적』 『세상의 어떤 아침』 『산을 내려가는 법이 있으며, 산문집 과 고전이야기 전우치전, 인물평전 안병무 평전등을 펴냈다. 아름다운작가상, 제비꽃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2012년 권정생 창작기금을 받았다. 특히 아시아에 관심이 많아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을 만들었고, ‘한국-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아시아문화네트워크등에서 활동했다. 신화와 관련해서는, 백 개의 아시아(공저), 스토리텔링 하노이(공저), 아시아 신화여행(공저), 어린이용 인도 서사시 라마야나등을 펴냈다.

 

차례

 

1부 오늘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2부 신화, 이렇게 읽어도 된다

3부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

4부 건국신화 삐딱하게 읽기

5부 영웅신화 삐딱하게 읽기

6부 신화세계의 영원한 이단자

7부 죽음과 그 너머의 세계

8부 신화, 오늘의 이야기

9부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신화

에필로그 이야기로서의 신화

후기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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