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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블로그 포스팅 리스트 | Plan& Ing &Finish 2016-09-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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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블로그활동 내역

 

 

이번 달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정신이 산만해지고,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정신상태가 리뷰에도 반영됐는지, 글이 안써져서 고전했는데요, 그래도 모처럼 청명한 가을날씨와 선선한 바람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얼마만에 봤던 파란 가을이었던지..맑은 하늘과 뭉게뭉게 피어있는 구름을 보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더군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영화 읽기3

 

 

<리뷰>

 

별궁의 노래 상,하(김용상 저/생각의 나무)

http://blog.yes24.com/document/8945159

 

 

운종가의 색목인들(손선영, 표창원 공저 /엔트리)

http://blog.yes24.com/document/8958053

 

 

왜란 종결자(이우혁 저/엘렉시르)

http://blog.yes24.com/document/8969064

 

영영이별 영이별(김별아 저/해냄)

 

 

칠칠 최북(민병삼 저/선  )

http://blog.yes24.com/document/8982197

 

 사도(이준익 감독/ 송강호, 유아인)

http://blog.yes24.com/document/8984064

 

 

그리워하다 죽으리(이광수 저/창해)

http://blog.yes24.com/document/8984313

 

 

<포스팅> 

2016년 9월 조선사 관련 신간

http://blog.yes24.com/document/896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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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4        
유배지에서의 4년 사랑, 그 추억을 영원히 간직한 김려-그리워하다 죽으리 | 전체보기 2016-09-3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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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리워하다 죽으리

이수광 저
창해(새우와 고래) | 201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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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시대 실제 사랑이야기라고 해서 책을 펼쳐들긴 했지만, 제목이 마음에  걸리긴 했었다. 일일 연속극 제목같기도 하고, 신파적인 느낌이 들어서.

이 책에서는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은 정조시절 시인 김려로, 그가 친구의 모함으로 머나먼 함경도 부령으로 유배를 당해 그곳에서 나눈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배되면서 절망한 나머지 죽어가던 그를 되살린 것이 기생 연화였고,김려는 4년동안 부령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와 함께 하며, 시름을 달랬던 것이다. 연화가 있어서 김류는 유배생활을 견뎌냈을 것이고,

그러니까 연화는 김려의 배수첩(配修妾: 유배객의 시중을 들던 여인)인데, 김려가 유배지에서 여인과 사랑했다는 것보다 더 나를 놀라게 한 것이 이 배수첩의 존재였다.  유배지에서 가족을 그리며 해배될 날만은 기다릴 줄 알았는데.. 

 

그런데 김류와 연화의 사랑은 유배지에서의 짧은 사랑은 아니었다. 김류는 연화에 대한 사랑을  시집 '사유악부'에 시로 표현했고, '연희언행록'에 연화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했다. 배수첩이라고 함부로 대하거나 외로움을 푸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진심으로 그녀를 아꼈던 것이다.

 

김류가 남긴 글에 따르면 연화는 허난설헌을 능가할 정도로 문장이 뛰어나고, 자색 또한 곱다고 했지만 이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지는 않는다. 김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정도로 연화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유배지에서 서로 의지하고 절망을 달래며, 견딜 수 있는 등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이들을 사랑하게 내러벼 두지 않았다. 김류가 부령에서  진해로 이배되면서 헤어져야만 했다. 김류의 사랑은 유배지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살짝 의심했던 내가 두 사람의 사랑이 진심이라는 게 와닿은 것은 두 사람이 함께 할 때보다 오히려 헤어진 뒤였다.

두 사람은 무려 3천리길 밖, 머나먼 거리임에도 편지를 주고 받았던 것을 보더라도 서로를 사무치게 그리워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당시에는 3천리 밖에서 한번 편지를 받으려면 3백일이 걸린다던데, 그 편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받게 되면 얼마나 감동했을지 그 모습이 상상이 됐다. 그렇게 귀하게 받은 편지, 연인의 글자와 내용을 보는 순간, 얼마나  보고 싶었을고 그리웠을까. 편지를 읽는 그 짧은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을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진 뒤에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했고, 함께 한 시간들을 잊지 않고 추억으로 간직했고,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그렇게 견뎌냈을 것이다.

 

김류는 10년만에 겨우 유배생활에 풀려났지만, 두 사람이 살아 생전에 다시 만나지는 못한 걸로 안다. 

그럼에도, 아니 그랬기에  김류가 남긴 시나, 그 먼길을 거쳐 주고받은 편지는 사랑의 증표나 마찬가지였다. 

아쉽게도 연화의 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는데, 편지가 남았더라면, 뛰어난 그녀의 문장을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얼마나 절절한 러브 레터였을지, 그 안타까운 사랑을 가슴으로 공감하고 싶었을 것이다. 연화의 시와 문장도 뛰어났다고 하니..황진이를 방불케하는 뛰어난 문학성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누군가와 이별하고, 죽는 날까지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 요즘에는 만남과 연락이 너무 간단해서인지 이렇게 이별한 뒤에도 순애보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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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의 아버지로 산다는 것, 임금의 아들로 산다는 것-사도 | 전체보기 2016-09-3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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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도

이준익
한국 | 2015년 09월

영화     구매하기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다룬사극이 여러 번 방송됐다. 이 두 부자의 애증어린 관계는 대중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소재가 돼  내가 기억하는 영조, 사도세자 역을 했던 연기자만 해도 '하늘아 하늘아'의 김성겸, 정보석씨를 비롯해서 여러 명일 정도이다.

그런데 영화 '사도'에서는 무려 송강호가 영조이고, 유아인이 사도라니  역대 그 어느 영조-사도 조합보다 강력한 캐스팅이 아닐까 싶었다. 과연 이 두사람은  영조와 사도 갈등이라는 이 익숙하다 못해 진부해보이는 소재를 어떻게 연기할까.시선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제목이 '사도'라고 하니 아무래도 사도입장에서 영화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도의 입장이 더 눈에 들어오긴 했다. 훌륭한 왕재로 아버지 영조의 기대와 사랑을 받던 사도,하지만 성장해가면서 그는 달라진다.메이기 싫어하고 호방한 사도는 학문을 멀리하고, 밖으로 나돌면서 부왕의 눈밖에 나는 일이 잦아진다.

 

영조가 신성화된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종묘에 사도를 데려가  신주 앞에서 숙종 등 조상의 이력을 하나하나 들려주는 장면은 숙연해보였다.  형인 경종을 독살하고 왕위에 올랐다는 자신에 관한 소문도 말해주는 영조, 왕가의 역사와 위엄을 알려주며 세자라는 위치가 어떤 자리인지를 분위기를 통해서도 주입하는

영조에게 사도는 아들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보위를 이을 왕재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시강원에서 교육을 할 때 불호령을 내리는 모습에서는 아들을 대하는 부정보다는 혹독하게 왕수업시키는 군주의 면모가 더 부각됐다.

 

부왕이 이런  태도로 세자는 점점 위축됐고, 점점 삐딱선을 타는 게 눈에 선하게 보였다. 사도에게 궁궐이란 자기 편은 없고 감시자만 우글거리는 우리였으니, 그는 자주 탈출을 감행했다. 

세자가 된 것이 불행이 아니었을까. 대군이나 군 정도로 태어났으면, 아니면 사대부가의 평범한 아들도 태어났다면 그 자유로운 기질을 즐기며 살 수 있었을텐데. 아니면 세자가 될 경쟁자가 있었으면 사도의 태도가 달라졌을까.

 

부왕 영조는 형 독살설로 인해 정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처지라 아들만큼은 자신과 달리 당당하게 보위에 오르길 바랐을 것이다. 그래서 영조는 아들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했고, 세자가 실수할 때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그가 군주의 길과 부정의 길 중 군주의 길을 택했다면, 사도는 세자의 길과 인간의 길 중에서, 인간 사도를 포기하지 않는다. 세자로서 살려면 포기해야 될 게 많았지만 그는 부왕에 대한 반발심때문에, 또 자신의 성정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도'는 시간이 지그재그 식으로 구성돼 있다.영조가 사도에 대해 언급하면 과거로 돌아가 어린시절 사도의 에피소드를 보여주거나, 뒤주에 갇힌 사도가 과거를 회상하거나.

어린 사도가 할머니 인원왕후, 생모 영빈 이씨, 소생이 없었던 영조의비 정성왕후에 둘러싸여 사랑받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손자의 재롱에 하하호호 웃는 모습은 여염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고, 이때만해도 영조와 사도의 갈등이 이렇게 깊어져 부자관계가 파국에 이르리라고는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터이니.

 

사도의 발광이 깊어지고, 아버지 영조를 죽이겠다고 칼을 뽑아들었지만, 세손인 아들 정조의 한마디에 칼을 놓고 말았다. 할머니인 영빈 이씨 회갑연에서 아버지 사도세자의 마음을 보았다면서, 사람이 있고 예법이 있는 것이지, 예법이 있고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그 말에. 핏줄인 아버지에게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또다른 핏줄인 아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그의 손에서 칼을 놓게 한 것이다.

 

사도세자의 참혹안 죽음은 세자의 아버지와 임금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었다. 사도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다는 말에서 세자 사도의 비극이 드러나고 있었다.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도 영조는 아버지였지만 동시에 왕을 버리지 못했고, 아들의 죽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개선가를 울리며 경희궁으로 환궁하는 영조, 하지만 그 역시 아버지였기에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세자 빈 혜경궁 홍씨, 생모 영빈 이씨등이 인간보다는 왕가의 법도를 좇았지만, 오로지 세손만은 끝까지 아버지 사도를 생각하는 아들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송강호-유아인의 연기자에 집중해서 영화를 감상했는데, 점점 고조돼가는 부자의 갈등에 눈길이 모아졌다. 확실히 갈등 라인이 부각되니, 서사가 탄탄해지면서, 전개에 탄력이 붙었다. 무엇보다 영조와 사도의 갈등을 우리가 알고 있던 이야기 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예법과 교육을 내세운, 군주로서의 영조, 아버지로서의 영조라는 새로운 측면으로 파고들면서 이야기가 진부해지지 않아서 볼만했다.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력이나 전혜진, 문근영, 김해숙 등..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를 맛보는 것도 영화 감상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그런데 중간중간 송강호씨의 대사가 현대적인 어투로 들렸는데, 그것은 어떤 의도였을까.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다정한 눈길,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는 사도의 말을 통해 부자관계와 소통이라는 오늘날에도 유용한 메세지를 담아낸 것을 의미한 것일까. 사도는 조선시대 유교적 군주제에서 벌어진 부자 갈등을 넘어서 보편성을 담아낸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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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기행의 이단아적 풍모, 하지만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자긍심 높았던 화가- 칠칠 최북 | 전체보기 2016-09-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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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칠칠 최북

민병삼 저
선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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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술가를 온전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한 인간으로의 삶과 또 작품 속에 투영돼 있는 예술가로서의 혼과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조망하는 과정, 이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다. 아니 녹록함을 넘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책마다 한 예술가의 모습이 다르게 묘사될 수 밖에 없는데, 조선 후기 화가 최북의 인생을 담은 '칠칠 최북'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짙어졌다.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잘랐다고 해서 흔히 고흐에 비견되는 최북. 광기의 화가로 알려져있듯 그의 기행에 관한 일화를 강조한 내용을 많이 접했었는데, ' 칠칠 최북'에서는 기행보다는 소탈하고 권위를 용납하지 않은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부각되고 있었다.

붓으로 먹고 산다는 뜻을 가진 호생관(毫生館)이나 이름의 북(北)자에서 칠칠(七七)이라는 호를 지었던 것에서도 격식을 따지지 않았고 솔직했던 그의 성정이 드러난다.

 

중인 신분 출신으로 화가가 된 최북은 도화서는 물론이고 그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않았고, 그 시대에서는 드물게 독신으로 일생을 마친 이단아적인 인물이었다. 이런 최북에게 예술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경직된 유교적 규율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점이나,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자부심 또한 높았고, 권력이나 재물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에 호감을 느껴서였다. 

권력가를 가까이 하지 않았지만, 최북에게는 그의 그림의 진가를 인정해주고, 인생을 터놓고 논할 수 있는 벗들이 있었다. 이광사 같은 지음(지음)의 존재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주어진 축복이었다. 하지만 훗날 이광사가 유배에 처해지고,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불행을 맞이하게 돼,

 

하지만 이런 성격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는 없었다. 재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림이 제대로 팔리지도 않았으니, 경제적으로 궁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술이 없으면 하루도 버티질 못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알콜 중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술에 취하지 않은 날이 없었으니, 만취해서 기행이나 소동도 여러 차례 벌였다. 마지막까지 술에 취해 동사했다고 하니..


그의 삶을 쭉 살펴보면서, 아쉬운 기억이 떠올랐다. 몇년 전 간송미술관 전시회에서 최북의 그림을 만났는데, 그때 제대로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됐다. 최북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데다 전시된 작품이 여러 점이고 사람들이 많아서 잠깐 스치듯 봤고,최북 이름만 기억이 나지, 어떤 그림이었는지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후손들이 자신의 그림을 제대로 봐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저세상에서나마 최북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자신의 그림에 대해선 그 누구보다 높은 자긍심을 가진 분이었으니.

 

겉으로 보면 사는 동안 결코 풍요롭지도, 화려한 영광도 누리지 못했지만, 자신의 귀를 자를만큼 격정적이고, 속박을 싫어하는 예인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굳이 고흐를 떠올릴 필요없이, 최북은 그 자체로 자신만의 예술혼을 발휘한 화가라고, 그렇게 그를 기억하고 싶다.

 

이 책은 한자어가 많아서 의미가 선뜻 들어오지 않은 문장이 몇 있었다. 그 한자어를 보면서 작가님이 한문선생님 아니랄까봐.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작가 민병삼님은 나의 고등학교 시절 국어도 가르쳤던 한문 선생님이셨다. 이 책을 고른 이유도 순전히 작가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선생님 작품으로는 두번째였다는 것도.

최북의 생을 얼마든지 격하고 광기어리게, 극적으로 묘사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보다는 그의 격의없음과 교우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담아낸 것도, 워낙 오래 전 일이라 선명하게 떠오르진 않지만, 점잖게 수업하셨던 걸로 선생님 모습이 남아있는 걸 보면, 선생님의 성품과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북도 그렇겠지만, 작품 속에 작가의 성격이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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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비 정순왕후 살아남은 자의 독백- 삶이란 그래도 살아내는 것 | 전체보기 2016-09-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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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영이별 영이별

김별아 저
해냄 | 2014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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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인물 중에서는 어떤 사건 뒤 그후 삶이 알려지지 않아서,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해지는 인물이 여럿 있다. 비극적인 사건 혹은 그 사건 뒤에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인물에게는 특히 더욱 관심이 가는데 그중에 한명이 바로 숙부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죽음을 당한 단종, 그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이다. 그녀는 단종 사후 과연 어떻게 살고 삶을 마감했을까.

'영영 이별 영이별'은 단종의 비극적인 삶에 가려져있던 정순왕후에게 눈길을 두고, 죽음의 순간을 더듬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김별아 작가는 유난히 권력이나 사회제도에 희생된 여인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작품을 쓰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권력다툼에 희생된 정순왕후의 마지막 49일을 담아내고 있다. 마치 임종을 지켜보는 듯 했다.

정순왕후는 남편 단종이 숨진 뒤 무려 65년을 홀로 살아냈다. 그 기나긴 그 세월, 그녀는 한에 사무쳐 살았던 것일까. 정순왕후의 운명은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버렸다. 왕비에서 노산군으로 강등된 남편의 지위에 따라 군의 부인으로, 다시 단종 사후에는 사가로 내쳐져 평민이 됐다 마지막에는 정업원의 비구니의 신분으로 살다 눈을 감았다.

 

한마디로 그녀는 살아남은 자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어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혜경궁 홍씨가 떠오르르기도 했다. 남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고, 친정 아버지를 비롯한 친정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그녀. 혜경궁 홍씨는 오래 살아 있었기에 아들 정조의 죽음마저 지켜보는  비극의 주인공이 됐듯 정순왕후에게도 목숨이란 질기고 모질기 이를데 없었지만, 그녀는 결코 죽음을 재촉하지 않았다. 

 

정순왕후는 단종 사후 무려 다섯왕을 지켜봤다.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졌던 권력다툼과 그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또 권력 가까이 있다 희생되는 여인을  목도하면서 생에 대한 환멸과 인생의 덧없음을 뼈저리게 새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가는 운명에 휩싸여 죽지 못해 사는 여인이라고 여겼는데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비록 불행과 아픔으로 점털된 인생이었지만 고통과 설움과  절망을  끌어안고 하루하루 견뎌냈고, 자신에게 불행을 안겨줬던 존재들의 권세와 불행과 죽음까지 지켜보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살아 남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궁궐 여인들의 비감어린 삶을 들려줄 때에는 가슴이 아려왔다. 대체 왜? 무엇때문에 여인들이 희생돼야 했는지, 무엇이 여인들의 삶을 그렇게 짓밟은 것인지. 이번 작품에서도 김별아작가 특유의 희생되는 역사 속 여인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 담겨 있는데, 지금까지 읽었던 김작가 작품 중 가장 나를 울컥하게 했다.

그 여인들처럼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비명 한번 마음래도 지르지 못했고, 마지막 가는 길까지  단종과 지낸 불과 몇년 간을 평생 가슴깊이 간직했던 정순왕후. 단종과 함께했던 동안 그 고통을 생생하게 환기하면서도 결국은 그 고난조차도 삶의 이유이자 목적이라 고통에 몸부림치면 결국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게 됐다.

비구니가 됐던 영향이었던 것일까. 원망과 증오과 고통조차도 삶 안으로 포용하고, 수용한 것이다.  그녀가 보여준 삶의 이유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고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푸쉬킨 식의 낙관도 아니었고,그렇다고 체념한 것도, 달관한 것도 아니었다. 오롯이 살아남은 자로서 생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경지였다.

 

정순왕후의 독백체로 진행된 '영영이별 영이별'은 한편의 모노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죽음을 예감하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못다한 말들과 소회들을 살풀이 하듯 풀어놓는 것이 마치 자신의 혼백에게 들려주는 진혼가같았다. 동시에 그 파란과 곡절많은 세월을 무려 65년간이나 견디어낸 스스로를 위로하고,이제 하직해야 하는 세상에 대한 고별사이기도 했다.

그녀의 마지막 길, 단종과 만나러 가는 그 길만큼은 어떤 아픔도 없이 서러움도 모두 버리고 편안히 가시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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