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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 [인터내셔널의 밤] | 원숭이의 서재 2018-12-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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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터내셔널의 밤

박솔뫼 저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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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10년을 맞은 박솔뫼 작가가 아르테의 새로운 포켓북 시리즈 『작은책』으로 돌아왔다. 『작은책』의 작품인 장편 소설 『인터내셔널의 밤』은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만은 않은 보편시민을 박솔뫼 작가 특유의 감성 넘치는 시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에 나온당신은 보편시민이라고 말할 없습니다. 되돌아가세요.”라는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대체 보편시민은 무엇이고 보편시민이 아닌 시민은 무엇인가.

부산행 기차에 오른 한솔의 덤덤한 시각은 소설의 시작부터 무겁지 않으나 결코 가볍지도 않게 이야기를 끌어갔다

『인터내셔널의 밤』은 박솔뫼 작가 특유의 섬세한 풍경 묘사와 분위기 묘사가 더해져 순간의 공기까지 온몸으로 느끼며 쉬지 않고 끝까지 내달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한솔은 일본에 거주중인 친구 영우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곤 부산행 기차에 오른다. 부산행 기차의 지정좌석에 앉아 낯선 생각을 하던 한솔의 옆자리엔 종교단체로부터 도망친 나미가 자리를 잡는다.

누군가와의 대화조차 불편했던 한솔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편적 시선으로 자신과 대화를 이어가던 나미에게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둘은 부산을 향해 출발한 기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여정에 오른다.


자신의 세계에서 결국 인정받지 못한 둘의 만남은 어쩌면 기차에서만 가능한 일은 아닐까. 나이도, 이름도, 거주 지역도 알지 못하는 한솔과 나미였지만 둘은 오히려 편안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부산에 도착해서도 나미는 용기를 내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한솔과 동행하기로 하며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한솔은 출국절차를 밟게 되고 보편적 시민임에도 보편시민이 없었던 한솔은 출국절차 마저도 커다란 관문이 되어 단계를 지날 때마다 돌려받는 질문들 속에서 보편적 시스템과 제도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넘어 환멸을 느낀다.

이국땅을 밟은 한솔이 느낀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이 그저 지친 현실로 부터인지 아니면 앞서 넘은 장치로 부터인지는 한솔 자신도, 우리도 수가 없다.


한솔은 점점 세상 밖으로 밀려나는 사회 체제 속에서 보다 보편적인, 보편시민이 되는 과정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러한 삶에 순응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으면서도 반대되는 나미는 자신이 속해있던 굴레(그것은 사회로 보았을 보편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들 안에서는 보편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벗어나 지난 세상을 등지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한걸음 나아가며 그러한 자신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이야기다. 기차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아주 짧은 시간을 다루었고 보편적이지 않은 사람을 보편적인 시각에서 그려냈다. 단순한 이야기는 시리즈의 제목인 『작은책』만큼이나 작고 단순했으나 깊이는 바닥이 없다. 가볍고 재미있게 접할 있는 작품이다. 편하게 읽을 있으며 빠르게 읽기도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의미를 생각하면 굉장히 심오한 작품이다.


『인터내셔널의 밤』을 읽으며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바로 『작은책』 시리즈의 첫걸음이라는 부분이다. 아르테는 『인터내셔널의 밤』과 『안목』 작품을 선두로 하여 시리즈의 포문을 열었다. 분명 작품은 아르테가 신중히 선택을 했을 것이고 또한 향후 『작은책』 시리즈가 나아가야 방향성에 대해 알려주는 이정표가 것이니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내셔널의 밤』을 보면 아르테가 지향하는 『작은책』 시리즈는 아마 판본으로서의 직설적 표현이겠지만 작품으로서는 반어적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작은책』이란 누구나 쉽게 접하고 가볍게 들고 다니며 언제든 읽게 만든 시리즈로 거듭나겠지만 아마도 작품의 깊이 면에선 작고 가볍지 만은 않을 같다는 예상을 해본다. 또한 굳이 사회파 작가들을 영입하지 않더라도 시대의 문제를 읽고 지적하는 사회파 소설을 라이트 리더부터 헤비 리더까지 누구나 읽을 있는 작품들로 엄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기대하고 있던 시리즈기도 하지만 작품부터 상상 이상으로 좋은 작품을 선보인 『작은책』 시리즈의 향후 행보에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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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 텔레헨 [잘 다녀와] | 원숭이의 서재 2018-12-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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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잘 다녀와

톤 텔레헨 저/정유정 역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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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5.  텔레헨 『잘 지내니』『잘 다녀와』


세상에는 떼려야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떼고 싶지 않은  없는떼서는   것들 말이다『고슴도치의 소원』과 『코끼리의 마음』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네덜란드의 유명작가  텔레헨은 도저히 떼려야   없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소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는 각각 열여덟 편과 열일곱 편의 잔잔하지만 면밀하고 강렬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른다섯 편의 소설에 화가 김소라의 환상적인 그림이 더해져 심도 깊은  편의 동화로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다람쥐로 시작하는 동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개미말파리 같은 곤충과 고슴도치펭귄거북이코끼리사자개미핥기 등으로 바톤을 넘겨 일상적이며 가벼운 내용으로 풀어가고 있으나 정작  책을 제대로 접한 독자라면  책이 얼마나 깊이 있게 나를 돌아보게   있는 책인지  알게  것이다.


어떤 동물은 외로움에 누군가를 그리워했고어떤 동물은 복잡한 마음에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다누군가는 떠나려했고누군가는 돌아오려 했다.

가볍게 논밭을 뛰어 놀기도 하고가끔은  푸른 들판 위를 날아다니던 메뚜기는 물가에  입을 벌리고서 하염없이  것을 먹어치우는 하마가 부러웠고그런 하마는 철갑처럼 두꺼운  옷을 벗어던진  가벼운 몸으로 날아다니던 메뚜기가 부러웠다둘은 합의하에 서로의 몸을 바꾸게 되고 하루 반나절을 그렇게 돌아다니다 문득 생각한다자신이 부러워하던 상대와 몸이 바뀌고 나니 오히려 그게 불편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렇듯 짧고 강렬한 이야기들은 다람쥐에서 코끼리로 다시 개미핥기로 이어지며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점철되어  텔레헨이 만든 깊은 철학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지난 시간 리뷰했던 #백영옥 작가의 #그냥흘러넘쳐도좋아요  #행키 임재영 원장의 #인생이적성에안맞는걸요  치유에 대한 키워드를 공통으로 내가 흘린 눈물을 누군가가 슬며시 닦아 주며 ‘괜찮아.’라는 한마디로 우리를 위로 했다면 텔레헨의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에 와서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으며 자연스럽게 울고때론 웃고어쩌다 떠나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돌아오는 여정 속에서 결국 자신에게 묻는 과정을 되풀이 하게 된다.


우리가 누군가와 오랜만에 대화를  때에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무얼까아마 “ 지내니?”,   없길 바라는 마음에 언제나 인사치례로 하는 바로  말처럼  책은 우리에게 넌지시  지내냐고 묻는다그러한 물음에 답할 즈음이미 우리는 『잘 지내니』를 끝내고 다시금 『잘 다녀와』를 통해 짧고 강렬한 여정길에 오를 것이다.


남자 손으로   크기의 작은 책이지만     넘길  마다 퍼지는  좋은 종이향과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텔레헨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김소라의 그림에 더해져 그간 잊고 있던 작지만 소중한 많은 것들을연락 뜸했던 오랜 친구나 혹은 선후배를아주 옛날에 내가 살던 동네를 떠올리게 했다치유라는 것은 남이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는 스스로가 치유를 위해 걷는 여행 같은 소설이다그리고 만약 누군가  글을 읽고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   권을 읽으려 한다면혹시라도 그런 일로 고민한다면나는 자신 있게  권을 모두 권한다 둘은 떼려야   없는 것이다세상에는 떼려야   없는 것이 있고 우리는 그런 것은 그런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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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 텔레헨 [잘 지내니] | 원숭이의 서재 2018-12-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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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잘 지내니

톤 텔레헨 저/정유정 역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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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5. 텔레헨 『잘 지내니』, 『잘 다녀와』


세상에는 떼려야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떼고 싶지 않은, 없는, 떼서는 것들 말이다. 『고슴도치의 소원』과 『코끼리의 마음』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네덜란드의 유명작가 텔레헨은 도저히 떼려야 없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소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는 각각 열여덟 편과 열일곱 편의 잔잔하지만 면밀하고 강렬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른다섯 편의 소설에 화가 김소라의 환상적인 그림이 더해져 심도 깊은 편의 동화로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다람쥐로 시작하는 동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개미, 말파리 같은 곤충과 고슴도치, 펭귄, 거북이, 코끼리, 사자, 개미핥기 등으로 바톤을 넘겨 일상적이며 가벼운 내용으로 풀어가고 있으나 정작 책을 제대로 접한 독자라면 책이 얼마나 깊이 있게 나를 돌아보게 있는 책인지 알게 것이다.


어떤 동물은 외로움에 누군가를 그리워했고, 어떤 동물은 복잡한 마음에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는 떠나려했고, 누군가는 돌아오려 했다.

가볍게 논밭을 뛰어 놀기도 하고, 가끔은 푸른 들판 위를 날아다니던 메뚜기는 물가에 입을 벌리고서 하염없이 것을 먹어치우는 하마가 부러웠고, 그런 하마는 철갑처럼 두꺼운 옷을 벗어던진 가벼운 몸으로 날아다니던 메뚜기가 부러웠다. 둘은 합의하에 서로의 몸을 바꾸게 되고 하루 반나절을 그렇게 돌아다니다 문득 생각한다. 자신이 부러워하던 상대와 몸이 바뀌고 나니 오히려 그게 불편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렇듯 짧고 강렬한 이야기들은 다람쥐에서 코끼리로 다시 개미핥기로 이어지며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점철되어 텔레헨이 만든 깊은 철학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지난 시간 리뷰했던 #백영옥 작가의 #그냥흘러넘쳐도좋아요 #행키 임재영 원장의 #인생이적성에안맞는걸요 치유에 대한 키워드를 공통으로 내가 흘린 눈물을 누군가가 슬며시 닦아 주며괜찮아.’라는 한마디로 우리를 위로 했다면, 텔레헨의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에 와서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으며 자연스럽게 울고, 때론 웃고, 어쩌다 떠나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돌아오는 여정 속에서 결국 자신에게 묻는 과정을 되풀이 하게 된다.


우리가 누군가와 오랜만에 대화를 때에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무얼까. 아마 지내니?”, 없길 바라는 마음에 언제나 인사치례로 하는 바로 말처럼 책은 우리에게 넌지시 지내냐고 묻는다. 그러한 물음에 답할 즈음, 이미 우리는 『잘 지내니』를 끝내고 다시금 『잘 다녀와』를 통해 짧고 강렬한 여정길에 오를 것이다.


남자 손으로 크기의 작은 책이지만 넘길 마다 퍼지는 좋은 종이향과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텔레헨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김소라의 그림에 더해져 그간 잊고 있던 작지만 소중한 많은 것들을, 연락 뜸했던 오랜 친구나 혹은 선후배를, 아주 옛날에 내가 살던 동네를 떠올리게 했다. 치유라는 것은 남이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는 스스로가 치유를 위해 걷는 여행 같은 소설이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 글을 읽고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 권을 읽으려 한다면, 혹시라도 그런 일로 고민한다면, 나는 자신 있게 권을 모두 권한다. 둘은 떼려야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떼려야 없는 것이 있고 우리는 그런 것은 그런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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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개밥바라기별] | 원숭이의 서재 2018-12-0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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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저
문학동네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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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1. 황석영 『개밥바라기별』  [10/10]


옛날 집마당에 펼친 평상 위로 두툼한 돗자리 장을 놓고 해질녘 가족이 모여 지글지글 끓는 찌개와 금방 담근 김장 김치를 꺼내어 손으로 죽죽 찢어 쌀밥 위에 올려 크게 먹을 때에 찬밥 덩어리와 남은 찬을 기대하던 강아지의 군침 삼키는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시간, 넘어 양쪽 등성이로 지는 해와 뜨는 달이 하늘에 모두 담길 때면 서쪽 하늘에서 빛을 발하던 샛별이 보였다. ‘바라기라는 말은 순우리말로 음식을 담는 작은 사기그릇을 말한다. 그러니 『개밥바라기별』은개밥그릇별이라 있고 그맘때면 하늘에 보이던 금성을 우리는 샛별이라거나 또는 개밥바라기별이라 했단다. 책은 황석영 작가의 음울했던 청소년 시절의 아픔을금성이라는 제목을 대신하여 『개밥바라기별』이라 붙이고 황석영 자신의 자전적 소설임은 물론 시대의 아픔과 시절의 그리움을 함께 서사한 성장소설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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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은 월남파병 날짜를 받고 국내에서의 마지막 휴가를 즐기기 위해 서울 집으로 향한다. 누구라도 그러하듯 군대라는 곳은 사회와의 단절을 의미하고 더군다나 월남으로의 파병은 생과 사의 접점이기에 유준은 이제는 잊혀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첫사랑이었으며 끝사랑이었던 미아(방울) 연락처를 알아내는 일은 끝내 실패에 그치고 만다.

집으로 돌아온 유준은 남짓한 다락에 누워 앉기조차 힘든 낮은 천장을 바라보다 문득 언젠가 써놓은 메모를 발견한다. 그것은 온전히 시절의 모든 것을 기억해 있는 줄의 메모였으니 하나는 친구들을, 하나는 사랑하는 이를, 하나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였을 지도 모른다. 메모를 바라보며 유준은 문득 옛날의 기억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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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사이에선 우울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없었던 (유준) 언제나 웃음기 가득한 모습으로 우스개를 하고 곧잘 등산을 하는 소년이다. 혼란과 혼돈이 가득했던 60~70년대의 유준은 그가 부린 우스개와는 정반대로 학교라는 획일적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고 때문인지 학교 수업보다 방구석에 박혀 다양한 고전문학에 취하는 편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준은 친구들과 하교길에 동행하던 친구 명이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날을 계기로 학교 생활과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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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떠돌던 준은 자신이 부정하는 삶으로부터 멀어지고 스스로의 삶을 찾기 위해 자퇴를 결심하며 등산부에서 만난 터울의 친구 영길과 산길에 오른다. 준과 영길은 그렇게 십대의 끝자락을 산에서 보내며 스스로 삶을 찾아가고 있었다. 토굴생활을 하며 자아발견을 하던 시간이 끝날 무렵 준은 이제 산길에서 내려와 무전여행을 떠돌기도 한다. 전국을 무일푼으로 떠돌며 어느 날엔 한껏 땀을 흘린 농부들의 새참을 얻어먹기도 하고 어느 날엔 작은 일을 돌봐주는 대가로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 그렇게 여름방학이면 눌러 앉은 친구들의 시골집으로 동선을 잡아 남쪽으로 향했다.

.

무전여행을 끝내고 한참이 지나서도 방황의 세월을 거닐던 유준은 유치장에서 만난 형씨와 공사판에서 노동을 하고 오징어잡이배를 타고 동해에서 남해로 흘러들어가기도 했으며 어느 날은 논과 밭에서 어느 날은 공장에 잠시간 머물기도, 입산하여 행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단지 자아발견의 수단이라기에는 너무도 혹독했으나 편으로는 자유인으로의 삶이 그저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

『개밥바라기별』을 통해 작가 황석영은 자신의 소중했던 지난 시간을, 시대와 시절을, 그리고 청춘과 고독과 아픔을, 편의 지난 작은 사랑이야기나 얄개 시절의 모든 것들을, 그리움을 담아 소박하게 그려내었다. 절제미를 살린 글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럼에도 섬세한 필력과 함께 꾸밈없이 가득했던 이야기들하며 상상으로 그려낼 있었던 거대한 공간마저 그가 국내 문단의 거장임을 그대로 알려주고 있었다.

이런 대단한 작품을 앞에 놓고 대체 내가 있는 말이 무엇일까. 그저 단순하게 이야기를 줄여보는 것과 칭찬일색이었던 작품에 나의 감탄 줄을 보태는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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