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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오 겐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 원숭이의 서재 2019-02-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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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저
arte(아르테)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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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오 겐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혁신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미국에 애플이 그러하고 일본의 발뮤다가 그러하다. 두 브랜드 모두 내가 열렬히 좋아하는 브랜드인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브랜드를 끌어가는 리더의 혁신성이다. 애플과 발뮤다의 가장 큰 공통점으로 나는 마케팅을 꼽는다. 다른 회사들이 앞다투어 새로운 마케팅 기법에 열을 올리고 수많은 자본을 마케팅에 쏟는데 비해 이 두 브랜드를 끌고 나간 수장들의 철학을 보면 마케팅의 본질이 결국 제품에서 온다고 믿는 것 같다.

그들은 수많은 마케팅 경쟁 대신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았다.


인생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테라오 겐은 짧은 한 마디로 자신과 발뮤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리뷰에 앞서 말하지만 이 책은 결코 경영서나 비즈니스서적이 아니다. 자기계발서는 더더욱 아니고 전기로 읽기엔 가볍다. 그저 테라오 겐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함축된 일기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더 반가웠다.


발뮤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그러나 세련된, 언제나 혁신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제품들을 마주한 나는 발뮤다의 수장인 테라오 겐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재능은 유년기, 늦어도 청소년기 안에 다 얻어진다는 말을 어떤 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 이후에 생긴 재능이란 사실 그제야 알게 된 재능일 뿐이며 이후로는 좋은 교육과 반복된 훈련을 통해 재능을 높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주장을 믿는다. 때문에 전기를 읽을 때면 주인공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유독 집중한다. 과연 어떤 상황과 환경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을까 하는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발뮤다의 창업자이며 수장인 테라오 겐은 비록 여유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진 못했으나 현명한 부모 밑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음에 부정할 수 없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에게, 아직 법적으로 성인도 되지 못한 그에게, 부모는 장기간의 해외여행을 권했다. 어학연수도, 유학도 아닌 여행이라니.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으로 보았을 땐 말도 안 되는 교육이었으나 가진 건 없어도, 배운 건 없어도, 의타심이 적고 도전정신이 강했던 테라오는 제안을 수락하고 십대가 저물기 전에 해외로 떠난다.


1년 후 일본으로 돌아온 테라오는 어린 시절 대문호의 꿈 대신 뮤지션의 길을 걷기로 하지만 예술적인 면에서든, 상업적인 면에서든 소기의 성과를 거두진 못한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열을 올린 일이 있었으니 자신의 뜻대로 혁신적이며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돌연 기업가로 변모한 그였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듯 세상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애플사의 맥 전용으로 만든 알루미늄 선반은 혁신성과 퀄리티 면에서 대중의 박수를 받았으나 당시 워낙 마니악 한 분야인 만큼 회사를 키우는데 발판이 되지는 못했다. 이후로 만든 두세 개의 제품은 줄줄이 대중에게 외면당했고 꿈을 싣고 출발한 발뮤다호의 앞날은 어둡기만 했다.


그런 테라오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그건 생각만이 아니라 현실도 마찬가지였다.) 연구, 개발한 제품이 있으니 바로 지금의 발뮤다를 만든 자연풍 선풍기 ‘그린팬’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한 ‘그린팬’의 성공을 바탕으로 ‘발뮤다 더 토스트’, ‘발뮤다 더 팟’, ‘에어엔진’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2017년 기준 100명 이상의 직원과 연 매출 89억엔(한화 900억)이라는 호조를 이뤄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경영서가 아니다. 다만 성공한 그들의 뒷이야기는 오히려 그들이 면전에 대고 “이렇게 해봐, 그럼 성공한다.”라는 식의 자기계발서보다 수십 배는 도움 되며 수백 배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되어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안주, 혹은 안정이란 말은 매력이지만, 그런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테라오는 역자 남미혜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땅이 있고, 그 땅에 발을 딛고 서 있을 몸뚱이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니까.” 성공과는 전혀 관련 없는 말일 수도 있으나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그 말이 귓전을 맴돌아 리뷰의 마지막을 장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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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아몬드] | 원숭이의 서재 2019-02-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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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몬드

손원평 저
창비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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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배려 사이에는 이해라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그렇다면이해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깨달아 . 또는 알아서 받아들임. 정도로 설명할 있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며 거치는 사회의 단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소통이다. 소통 역시 이면엔이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 사람이나 상황 등을 이해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러는 사이 공감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게 된다.

덕분에 우리는 그러한 배려를 통해불편한 관심으로부터 때론편안한 단절 스스로 원하게 되기도 하고 상대에게 선사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만약 상대의 감정을 ? 혹은 스스로의 감정 자체를 ? 이해할 없고 그로인해 공감할 없으며 배려마저 없다면 사회는 과연 어떻게 될까.

바로 여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무감정의 세계로 떠나볼 있다.


아몬드라 이름지어진 편도체가 보통의 사람들 보다 작게 되면 우리는 분노도 공포도 그러한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윤재는 선천적으로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소년이다.

윤재의 엄마는 아들이 앓고 있는 질병 때문에 윤재가 보편적 사회에서 겪어야 수많은 장애를 극복할 있도록 주입식으로 감정을 교육한다.

남들이 손가락질 하며 괴물이라 부르는 아이. 아이는 주입식 감정 교육을 통해 감정 자체를 알아간다 보다 상대의 반응을 통해 반사적으로 어떠한 행동에 이를 있도록, 마치 프로그래머가 수많은 언어로 코딩하듯 프로그래밍된다.


눈이 펑펑 내리던 크리스마스, 윤재에겐 오직 뿐인 가족, 엄마와 할머니가 괴한(미치광이) 습격으로 할머니는 자리에서 즉사를 하고 엄마는 정신을 잃은 깨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곤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서게 작은 괴물 윤재는 여전히 알렉시티미아로서 세상을 바라보며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구석에서 친구라기엔 너무 , 그러나 어쩌면 형제 같은 곤과 만나게 되며 분노와 공포라는 감정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다. 같은 시기 만난 도라는 같이 달리는 소녀다. 도라가 윤재의 낡은 중고서점을 방문하며 윤재는 난생 처음으로 여인의 향기를 알게 되고 그런 도라로 부터 사랑과 이해의 감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감정 표현 불능자, 알렉시티미아 윤재가 하루아침에 할머니와 엄마를 잃고 홀로 서기 하는 과정에서 만난 곤이, 도라, 심박사, 윤권호, 철사 등의 인물을 통해 알렉시티미아가 아닌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끝끝내 소년 윤재가 자신에 처해진 지독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치는 처절한 몸부림을 잔인하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게, 너무도 평범하게 그려내면서 오히려 이야기 속에 자신과 지난 삶을 대입시켜 과연나의 감정은, 또는 공감이나 이해 능력은 얼마나 되는가.’ ,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를 배려할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게 한다.

가지 느낀 것이 있다면 바로 알렉시티미아와 정상인의 범주, 그리고 상황에 대한 해설이다. 우리는 어떠한 사건이 있을 상대적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가 저지르는 실수와 상대의 감정을 모두 알고 일부러 범하는 잘못 어떠한 경우가 나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정을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의 덕목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 그리고 마음을 바탕하여 행해지는 배려야 말로 어지러운 사회를 조금은 따뜻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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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합본판] | 원숭이의 서재 2019-02-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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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태엽 감는 새 연대기

무라카미 하루키 저/김난주 역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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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구미코가 출근한 어느 오후 이름 모를 여자로부터 받은 낯선 전화, 그리고 이어지는 아내의 실종. 얼마 일을 그만둔 오카다는 낯선 전화와 이상 울지 않는 태엽 감는 , 그리고 집을 나간 고양이를 통해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한 단서를 구한다.

오카다는 아내를 찾아 나선 여정길에 만난 신비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이어지며 점점 기묘한 세계로 걸음 다가간다.


언제나 하루키는 인간의 존엄과 사랑, 탐미적 의미가 아닌 본질적 의미로서의 성에 대해 그리고 이어지는 상실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사독 째인 『태엽 감는 연대기』를 다시 접하며 과연 하루키가 말하는 것이 상실이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상실이란 어떤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 또는 어떤 것이 아주 없어지거나 사라진다는 의미의 단어다. 그러나 하루키의 수많은 작품들을 접하다 보면 그것이 과연 상실이 맞을까 하는 깊은 의문이 든다. 마치 그것은 원래 없었던 것은 아닐까. 상실되거나 소실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그리움 같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엽 감는 연대기』는 현실 세계와 우물로 이어진 비현실 세계, 그리고 마미야 중위의 이야기 무대인 과거(전쟁이 한참이던 신징), 가지의 세계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기서태엽 감는 세계 간의 연결 고리이며 시작과 끝이라고 있다.


작품은 모든 이야기들이 수수께끼의 꼬리를 물고 캐릭터와 사건이 작은 연결 고리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를테면 오카다와 손님들은 얼굴의 멍으로 연결되고 다시 오카다의 얼굴 멍자국은 시나몬의 할아버지와 이어져 있다. 시나몬의 할아버지와 마미야 중위는 신징이라는 도시로 연결된다. 마미야 중위와 점쟁이 혼다씨는 만주와 몽골 국경에서 행한 특수 임무로 이어지고, 오카다와 구미코는 혼다씨를 와타야 집안에서 소개받았다. 그리고 오카다와 마미야 중위는 우물로 이어진다. 마미야 중위의 우물은 몽골에 있고, 오카다의 우물은 저택의 마당에 있다. 과거에 이곳에는 중국 파견군의 지휘관이 살았다. 모든 것은 고리처럼 이어져 있고, 고리의 중심에는 태평양전쟁 전의 만주가 있고, 중국 대륙이 있고, 1939년의 노몬한 전투가 있다. (p.825 참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라진 아내 구미코를 찾는 오카다의 여정길에 마주한 역사가 행한 가장 잔악한 소비였던 전쟁의 오류에서 인간 존재의 가치를, 삶과 죽음의 의미를, 모두가 실타래처럼 이어진 관계와 관계에서 오는 상실을 그리고 사랑과 본질적 의미의 성에 대해 문학이란 매체를 통해 깊이 다루고 있다.


13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를 짧게 접하고 싶다면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 『빵가게 재습격』에 나오는 단편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을 먼저 만나보는 것도 좋다. 다만 일본 소설에 알러지가 있거나 하루키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하루키 문학이 정점에 달하기 위한 시작점이었던 소설을 반드시 읽어보기 바란다.


하루키 문학의 갈래를 보았을 하루키는 『양을 좇는 모험』에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조금씩 창조하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거쳐 『태엽 감는 연대기』 집필 이후로 완전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2000년대 이후 작품인 『해변의 카프카』,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의 장편 소설들이 모두 『태엽 감는 연대기』와 세계관을 조금씩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달과 우물, 또는 사나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거나 사이 얼굴 없는 남자를 만나는 등의 일들은 오직 하루키 문학에서만 만날 있는 하루키 오컬트와 초현실주의가 아닐 없다.


내가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무려 하루키의 손길로 직접 다듬은 개정본은 번역 또한 역자 김난주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난 완전판이니 하루키스트들은 물론 팬인 아닌 분들께도 권하는 현시대 최고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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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 [맥베스] | 원숭이의 서재 2019-02-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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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맥베스

요 네스뵈 저/이은선 역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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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티그 라르손으로 불리는 북유럽의 자존심, 해리 홀레 시리즈 작가 네스뵈가 호가스 시리즈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4 비극 작품인 『맥베스』와 만났다.

네스뵈는 호가스 출판사에서셰익스피어 다시 쓰기 제안 받았을 그의 희곡들 가운데 오직  『맥베스』의 개작을 맡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소개말을 보았을 『맥베스』일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물론 장르 소설을 다루는 작가니 『맥베스』가 맞을 수도 있겠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둘도 아니고 굳이, 라는 호기심이 일었는데 완독하고 의문은 명쾌하게 풀렸다. 네스뵈만이 해낼 있었던 『맥베스』 개작은 기존의 해리 홀레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어가며현대 범죄소설의 명수와 셰익스피어의 핏빛 비극의 완벽한 조화.”라는 극찬이 무색할 만큼이나 명작으로 재탄생했다.


1970년대의 어느 도시. 고담 시티를 연상케 하는 도시는 전체가 암흑가다. 높은 실업률로 사람들은 공장에서 길거리로 쫓겨나야 했고 그들이 선택할 있는 것이란 알코올, 마약, 밀수나 살인 등의 각종 범죄였다. 반대에 정부는 겉모습만 그럴듯한 슈트로 포장될 조직범죄와 연루된 또다른 범죄 단체일 뿐이었다.

20 넘게 철권통치를 경찰청장 케네스가 사고로 사망하며 새로운 집권자로 올곧은 성품의 덩컨이 추대된다. 지난 시간 범죄의 검댕과 함께한 적막한 도시엔 다시금 덩컨이라는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부패와 범죄를 몰아내겠다는 덩컨의 공략은 철저히 지켜지고 있었다.

덩컨은 거대 마약 조직 소탕에 공을 세운 맥베스를 경찰 조직 서열 3위로 올리며 부청장 다음으로 권력행사가 가능한 조직범죄 수사반장 자리에 올린다.

이로서 한때나마 마약 중독자였던 맥베스는 부정부패와 범죄를 몰아내기 위한 덩컨 청장 전략의 중심에 서게 되며 동시에 도시의 권력자로 급부상한다.


온갖 배신과 음모가, 욕망과 광기가 어린 원작 『맥베스』처럼 개작 『맥베스』에서도 주변의 수많은 인물들에게 배신과 음모를 꾸미고 맥베스는 결국 멈출 없는 욕망과 광기에 서서히 미쳐간다.


현실에서도 그릇된 권력에 대한 야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리고 끝은 결국 파멸이라는 것을 있듯, 개작 『맥베스』에서 역시 주인공 맥베스를 비롯하여 주변인물들의 결여된 윤리와 커져만 가는 욕망이 주체할 없는 지경에 달아 결국은 파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인간의 가장 단순한 모습부터 상상조차 없을 만큼 복잡한 심리까지 지독히도 어두운 욕망의 내면을 면면히 보여주고 있다.


북유럽 스릴러의 제왕인 만큼 7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에도 지칠 모르게 읽히는 『맥베스』는 기존의 셰익스피어 원작 『맥베스』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네스뵈의 세계관에 배치하고 섬뜩할 만큼 인물들 간의 심리 묘사를 해서 피가 튀지 않아도 스릴감에 저항 없이 숨도 쉬지 않고 내달릴 있는 개작으로 거듭났다. 또한 거리(도시) 분위기를 마치 내가 공간에 있는 것만큼이나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도시 안에 그려지는 주요 지역들은 이야기 흐름에 따라 자연히 눈에 그려져 상상이라기보다 체험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이는 특히 스릴러 장르에선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는데 북유럽의 제왕이라는 별칭을 증명하듯 네스뵈 식으로 재해석한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는 완전한 현대판 『맥베스』로 거듭났다.


플레이어는 누구도 따지 못했다.” (p.715), 끝으로 마음에 남았던 문장을 소개하며 장르 소설과 스릴러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네스뵈의 『맥베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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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 | 원숭이의 서재 2019-02-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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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저/박현섭 역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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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언어가 필요한 이유는 어쩌면 인간의 삶이 자체로 모순이며 아이러니이기에 그에 대한 해명을 하기 위함이 아닌가.’ 『체호프 단편선』을 읽으며 나는 예전에 읽었던 어느 철학서에 나온 명언이 떠올랐다.


삶은 모순이다. 또한 아이러니다. 라는 메시지를 반복한 작가들이 많았으나 그것을 이만큼이나 완벽하게 이야기에 녹인 작가는 얼마나 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19세기 러시아 문호를 꼽으라면 단연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푸쉬킨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체호프 단편선』을 읽고 19세기 러시아 문호에는 고민하지 않고안톤 체호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관리의 죽음』을 시작으로 『공포』, 『미녀』, 『티푸스』 안톤 체호프의 철학이 담긴 열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소설집 『체호프 단편선』을 소개한다.


관료 체제의 이면을 고발하며 체면치레로 인해 끝내 죽음에 이른 어느 관료의 이야기 『관리의 죽음』


이미 사랑이 떠나간 어느 연인 사이에 놓인 남자의 허무한 경험을 그린 『공포』


겉으로만 완벽했던 드이모프 부부가 허영기 가득한 아내 올가의 외도(성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을 포함한) 인해 변화된 삶과 끝으로 결국 드이모프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는 아내 올가의 성찰에 대한 이야기 『베짱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작가 지망생이자 열렬한 팬이었던 그녀에게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던 작가의 이야기 『드라마』


번도 이성관계를 맺지 못한 청년이 집필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름다운 여인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순간, 당황하여 거절하며 ? 언제나 그랬듯 혼자가 되는 - 해프닝을 그린 『베로치카』


일생에 다시없을 최고의 미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우크라이나 미녀와 표현하기 힘들만큼 내적으로 아름다운 러시아 미녀를 만났으나 완벽한 아름다움 앞에 이유 모를 슬픔을 느낀 이야기 『미녀』


죽어가는 남편을 위해 의사를 찾아간, 저당 잡힌 집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결국 죽을지도 모를 아이들을 위해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죽음을 마주하지만 어느 순간 깨어보니 결혼을 열렬히 바라던 그녀가 거울을 보다 (망상) 빠진 이야기 『거울』


사형과 무기징역 어떤 형벌이 비인간적인가에 대한 토론에 이어진 내기로 스스로를 자택 구금하여 15년간 갇혀 생활하다 구금 마지막 전날 삶에 대해 성찰하는 『내기』


티푸스에 걸려 죽다 살아난 , 그러나 자신이 병에 걸린 동안 결국 전염되어 죽은 여동생의 소식을 며칠 전해듣지만 결국은 자신의 삶을 되찾음에 슬픔보다 행복을 느끼는 『티푸스』


모두에게 존경 받는 주교, 위치로 인하여 가족과도 편치 않은 관계로 남아야 했던 그가 정작 전염병에 걸려 죽어가는 짧은 시간동안 신의 존재에 대해 되묻게 되고 결국 그가 떠난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에게 잊혀 표트르 주교 예하의 이야기 『주교』


안톤 체호프 특유의 익살은 모든 단편에 걸쳐 읽는 내내 피식 나를 웃게 만들었으나 그의 심도 깊은 이야기 속에는 일상의 본질과 삶의 모순을 대립시키지 않고 유연하게 배치함에 독자로 하여금 자문할 시간을 남기며 또한 군상의 스케치에서 느껴지는 서정적 미학은 세기가 지난 지금에서도 우리의 모습을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며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진한 울림을 주는, 시대를 넘어선 최고의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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