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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여수의 사랑] | 원숭이의 서재 2019-07-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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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수의 사랑

한강 저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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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5. 한강 『여수의 사랑』 [9/10]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에 이어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등 유수의 작품들을 연달아 접하며 작년 해는 나의 독서 생활에 있어 한강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녀가 남긴 상실의 세계에 빠져 지낸 해였다.

올해 처음 접할 작가 한강의 작품들을 둘러보며 고민이 많았다. 이미 내겐 인생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녀이기에 전작 읽기는 물론이지만 이만큼이나 애정 하는 작가의 책은 읽는 순번조차 까다롭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여수의 사랑』이다.


작가 한강이 94~95 사이 집필한 여섯 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며 동시에 번째 소설집인 『여수의 사랑』은 앞서 소개한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가 그렇듯 젊은 날의 방황을 상실로부터 끌어내고 있다.


표제작인 <여수의 사랑>에서여수 상실 자체였으며,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과 상흔이다. 결벽증에 고통받는 정선에겐 질서와 체계가 있었고 지독한 깨끗함을 넘어선 원칙이 있었다. 정선과 방을 쓰게 자흔은 정선과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지저분하고 무질서하며 이곳저곳을 떠돌던 그녀에겐 삶의 패턴 같은 것들이 존재할리 없었다

부모에게 버려진 자흔과 부모를 잃은 정선은 다른 같았고, 가까웠지만 여전히 정선에게 자흔은 상처 속의 가시였다. 여수발 서울행 기차에 버려진 자흔에게 여수란 상상 속의 고향이었고, 같은 곳에서 아빠와 어린 동생을 잃은 정선에게 여수란 지우고 싶은 상흔에 불과했다. 여수를 기억하고 싶어 하는 여자와 여수를 지우고 싶어 하는 여자의 동거는 결국 삶의 균열로 이어진다.

자흔의 출현으로 점점 삶이 피폐해져 가며 결벽 증세가 심해지던 어느 , 자흔은 언제나처럼 자신의 흔적을 여기저기 남기고 사라진다.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자흔, 그러나 정선은 자흔의 목적지를 짐작하고 여수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한강의 번째 소설집은 표제작인 <여수의 사랑> 시작으로,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 초기 단편소설 여섯 편을 차례로 선보인다. 『여수의 사랑』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오롯이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것은 상실이 남기고 흔적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한강이 그려낸 상실은 혈육의 죽음에서 비롯된 절대적 상실이다. 가지 공통점은 화자가 자신의 상처와 닮아있는, 그러나 대립되는 인물을 바라보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여수의 사랑>에서 정선이 자흔을 바라보고, <어둠의 사육제>에서는 영진이 명환을, <야간열차> 영환과 동걸이 그랬고, <진달래 능선>에서 정환과 황이, <붉은 > 동식과 동영이 모두 그러하다. 모든 이야기 속의 화자는 관찰자가 되어 중심인물들을 바라보는데 중심인물들은 결국 화자의 에고(ego) 가깝기도 하다. 작가 한강은 『여수의 사랑』에서 고발자가 되는 대신, 관찰자가 되기를 택하며 화자를 통해 인물들의 상처 깊은 기록들을 의연하게 풀어간다. 그리고 걸음만 나아가면 클라이맥스에 도달할 같은 사건의 진행은 그러나 버튼을 누르지 않는 작가에 의해 폭발 직전에 멈추어버린 폭약처럼 먹먹하게 가슴 한구석을 여민다.


한강의 번째 소설집 『여수의 사랑』에는 8~90년대의 향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곳엔 살구 향이 나던 비누 조각이 있었고 역사 내에 떠돌던 김밥 냄새, 취객의 알코올 섞인 냄새, 중년의 찌든 담배 냄새 같은 것이었는데 여전히 잊히지 않는 90년대의 향취는 결국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포함한 초기 상실 5부작을 한국식 정서와 한강의 필치로 만나보는 같은 느낌이 나를 강렬하게 이끌었던 소설집은 처절한 고통 대신, 극적인 두려움 대신, 삶의 피로감과 현실의 좌절감을 적극적이지 않게 전하며, 오히려 맹렬한 것은 오롯이 떠오르는 시절의 단상뿐으로, 뚝뚝 끊어질 이어지는 기억들을 촘촘하게 메우는 그래서 페이지가 넘어간 만큼이나 결국 단단해지는 이미 지나버린 아련한 기억들을 마주하게 된다.


조만간 접하게 『내 여자의 열매』와 『노랑무늬영원』을 기대하며, 한강 작가님과 문학과지성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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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천년의 질문 1] | 원숭이의 서재 2019-07-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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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년의 질문 1

조정래 저
해냄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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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2. 조정래 『천년의 질문 1~3 [7.5/10]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시간강사이며 대학 후배인 고석민이 기울이며 세상에 대해 푸념하고, 고민을 고백하는 장면으로 조정래 작가의 신작 『천년의 질문』이 시작된다.


떠돌이 시간강사로 십수 년을 떠돌던 고석민은 선배 장우진과 함께 했던 지난 대학 생활을 상기한다. 교수 자리를 탐하는 그라면 학창시절 학내 투정에서 돌출되지 말았어야 했고, 사립대학의 재단과 마찰까지 있었으니 차라리 교수의 꿈을 일찌감치 접었어야 하는 세상 이치였다. 그래도 작은 희망 줄기 놓지 않으며 지금까지 떠돌이 시간강사로 살아올 있었던 고석민의 삶엔 실질적 집안의 가장이었던 아내가 있었다. 그런 아내의 실직이야말로 고석민에겐 없는 고민이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기자의 심사도 그리 편치 만은 않았다. 부조리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정의 실현을 해온 그에게 남은 수십 건의 소송과 , 권력, 칼을 앞세운 협박뿐이었다. 그런 기자에게 고석민은 고향 선배 윤현기 의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내 그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줄기가 내리는가 싶었다.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은 중심 화자인 장우진과 고석민의 술자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비리 사건들 취재하며 한국의 끝날 모르는 5 권력 비리에 대해 다가간다.

고석민을 통해서는 교육 비리에 근접하는가 하면, 윤현기 의원을 통해 정치 비리를, 좌천된 검사 황원준을 통해 사법 비리를, 성화그룹 창조개발실 사장 한인규와 사위였던 김태범을 통해 재벌 비리를, 그렇게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끝없는 인간의 욕망과 그릇된 한탕주의로 인한 삶의 몰락, 국가의 숨은 권력과 비리에 대해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조정래 작가의 예리한 칼날은 어느 한곳을 향해있지 않다. 그것은 국가가 국가 답지 못함에, 국민이 국민 답지 못함에, 마찬가지로 언론인이, 정치인이, 법관이, 검사가, 교육자가 각각의답지못함에 벌어지는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주로 다룬 비리는 입법, 사법, 행정, 정치, 재벌 5 권력에 더해, 언론, 교육, 문화, 예술까지 프레임을 확장한다.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가면서도 작가는 신랄한 비판을 멈추지 않는다. 한심한 국가에 한심한 국민들을 모아놓은 격이다. 국가는 국민을 돌보지 않고, 국민은 국가에 관심 갖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도 잠시, 흡입력이 강한 데다 가독성마저 뛰어난 작가의 문장은 순식간에 3권까지 내달리게 한다. 이야기 중간중간엔 서민들의 고민이 있고 젊은이들의 사랑이 있다. 권력과 폭력과 비리로 얼룩질 것만 같던 그곳엔 나지막이 정의가 살아있고, 살아있는 정의는 결국 언젠가 실현되고 마는 법이다.


개의 촛불은 작은 바람에 흔들릴 있으나, 천만 개의 촛불은 무엇으로도 없었다. 결국 3권에서 작가는 작은 희망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작은 희망에 모였을 , 변화되는 우리와 변화되는 국가를 만날 있게 된다.


재미 면에서도, 의미 면에서도 매우 좋은 소설이다. 작가가 던진 질문은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었음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점은 굳이 제목에천년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만큼 거창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세대차가 결국 극복되지 못한 필치였을 것이다. 부분은 취향적인 부분이긴 하나, 인물들 간의 대사 톤이 90년대 TV 드라마를 보는 듯하여 현실감을 떨어뜨렸다.


오랜만에 만난 조정래 작가의 소설은 여전하다. 여전히 재미있고, 그럼에도 날카로우며, 의미 앞에 자도 낭비가 없는 작가다. 인간 개개인의 이야기를 펼침에도 안에 시대와 군상을 녹이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보다, 독자가 좋은 질문을 던질 있도록 리드하는 그의 소설은 시의적절하게 선보이며 국격과 인격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보다 앞서 우리 스스로의 변화에 대한 작가의 외침에 격이 공감하며 박수를 보낸다.


팔십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멋진 작품 선보인 한국 문단의 거장 조정래 작가님께 그리고 좋은 작품 펴낸 출판사 해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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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천년의 질문 2] | 원숭이의 서재 2019-07-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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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년의 질문 2

조정래 저
해냄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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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2. 조정래 『천년의 질문 1~3 [7.5/10]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시간강사이며 대학 후배인 고석민이 기울이며 세상에 대해 푸념하고, 고민을 고백하는 장면으로 조정래 작가의 신작 『천년의 질문』이 시작된다.


떠돌이 시간강사로 십수 년을 떠돌던 고석민은 선배 장우진과 함께 했던 지난 대학 생활을 상기한다. 교수 자리를 탐하는 그라면 학창시절 학내 투정에서 돌출되지 말았어야 했고, 사립대학의 재단과 마찰까지 있었으니 차라리 교수의 꿈을 일찌감치 접었어야 하는 세상 이치였다. 그래도 작은 희망 줄기 놓지 않으며 지금까지 떠돌이 시간강사로 살아올 있었던 고석민의 삶엔 실질적 집안의 가장이었던 아내가 있었다. 그런 아내의 실직이야말로 고석민에겐 없는 고민이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기자의 심사도 그리 편치 만은 않았다. 부조리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정의 실현을 해온 그에게 남은 수십 건의 소송과 , 권력, 칼을 앞세운 협박뿐이었다. 그런 기자에게 고석민은 고향 선배 윤현기 의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내 그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줄기가 내리는가 싶었다.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은 중심 화자인 장우진과 고석민의 술자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비리 사건들 취재하며 한국의 끝날 모르는 5 권력 비리에 대해 다가간다.

고석민을 통해서는 교육 비리에 근접하는가 하면, 윤현기 의원을 통해 정치 비리를, 좌천된 검사 황원준을 통해 사법 비리를, 성화그룹 창조개발실 사장 한인규와 사위였던 김태범을 통해 재벌 비리를, 그렇게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끝없는 인간의 욕망과 그릇된 한탕주의로 인한 삶의 몰락, 국가의 숨은 권력과 비리에 대해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조정래 작가의 예리한 칼날은 어느 한곳을 향해있지 않다. 그것은 국가가 국가 답지 못함에, 국민이 국민 답지 못함에, 마찬가지로 언론인이, 정치인이, 법관이, 검사가, 교육자가 각각의답지못함에 벌어지는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주로 다룬 비리는 입법, 사법, 행정, 정치, 재벌 5 권력에 더해, 언론, 교육, 문화, 예술까지 프레임을 확장한다.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가면서도 작가는 신랄한 비판을 멈추지 않는다. 한심한 국가에 한심한 국민들을 모아놓은 격이다. 국가는 국민을 돌보지 않고, 국민은 국가에 관심 갖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도 잠시, 흡입력이 강한 데다 가독성마저 뛰어난 작가의 문장은 순식간에 3권까지 내달리게 한다. 이야기 중간중간엔 서민들의 고민이 있고 젊은이들의 사랑이 있다. 권력과 폭력과 비리로 얼룩질 것만 같던 그곳엔 나지막이 정의가 살아있고, 살아있는 정의는 결국 언젠가 실현되고 마는 법이다.


개의 촛불은 작은 바람에 흔들릴 있으나, 천만 개의 촛불은 무엇으로도 없었다. 결국 3권에서 작가는 작은 희망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작은 희망에 모였을 , 변화되는 우리와 변화되는 국가를 만날 있게 된다.


재미 면에서도, 의미 면에서도 매우 좋은 소설이다. 작가가 던진 질문은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었음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점은 굳이 제목에천년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만큼 거창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세대차가 결국 극복되지 못한 필치였을 것이다. 부분은 취향적인 부분이긴 하나, 인물들 간의 대사 톤이 90년대 TV 드라마를 보는 듯하여 현실감을 떨어뜨렸다.


오랜만에 만난 조정래 작가의 소설은 여전하다. 여전히 재미있고, 그럼에도 날카로우며, 의미 앞에 자도 낭비가 없는 작가다. 인간 개개인의 이야기를 펼침에도 안에 시대와 군상을 녹이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보다, 독자가 좋은 질문을 던질 있도록 리드하는 그의 소설은 시의적절하게 선보이며 국격과 인격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보다 앞서 우리 스스로의 변화에 대한 작가의 외침에 격이 공감하며 박수를 보낸다.


팔십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멋진 작품 선보인 한국 문단의 거장 조정래 작가님께 그리고 좋은 작품 펴낸 출판사 해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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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천년의 질문 3] | 원숭이의 서재 2019-07-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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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년의 질문 3

조정래 저
해냄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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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시간강사이며 대학 후배인 고석민이 기울이며 세상에 대해 푸념하고, 고민을 고백하는 장면으로 조정래 작가의 신작 『천년의 질문』이 시작된다.


떠돌이 시간강사로 십수 년을 떠돌던 고석민은 선배 장우진과 함께 했던 지난 대학 생활을 상기한다. 교수 자리를 탐하는 그라면 학창시절 학내 투정에서 돌출되지 말았어야 했고, 사립대학의 재단과 마찰까지 있었으니 차라리 교수의 꿈을 일찌감치 접었어야 하는 세상 이치였다. 그래도 작은 희망 줄기 놓지 않으며 지금까지 떠돌이 시간강사로 살아올 있었던 고석민의 삶엔 실질적 집안의 가장이었던 아내가 있었다. 그런 아내의 실직이야말로 고석민에겐 없는 고민이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기자의 심사도 그리 편치 만은 않았다. 부조리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정의 실현을 해온 그에게 남은 수십 건의 소송과 , 권력, 칼을 앞세운 협박뿐이었다. 그런 기자에게 고석민은 고향 선배 윤현기 의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내 그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줄기가 내리는가 싶었다.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은 중심 화자인 장우진과 고석민의 술자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비리 사건들 취재하며 한국의 끝날 모르는 5 권력 비리에 대해 다가간다.

고석민을 통해서는 교육 비리에 근접하는가 하면, 윤현기 의원을 통해 정치 비리를, 좌천된 검사 황원준을 통해 사법 비리를, 성화그룹 창조개발실 사장 한인규와 사위였던 김태범을 통해 재벌 비리를, 그렇게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끝없는 인간의 욕망과 그릇된 한탕주의로 인한 삶의 몰락, 국가의 숨은 권력과 비리에 대해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조정래 작가의 예리한 칼날은 어느 한곳을 향해있지 않다. 그것은 국가가 국가 답지 못함에, 국민이 국민 답지 못함에, 마찬가지로 언론인이, 정치인이, 법관이, 검사가, 교육자가 각각의답지못함에 벌어지는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주로 다룬 비리는 입법, 사법, 행정, 정치, 재벌 5 권력에 더해, 언론, 교육, 문화, 예술까지 프레임을 확장한다.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가면서도 작가는 신랄한 비판을 멈추지 않는다. 한심한 국가에 한심한 국민들을 모아놓은 격이다. 국가는 국민을 돌보지 않고, 국민은 국가에 관심 갖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도 잠시, 흡입력이 강한 데다 가독성마저 뛰어난 작가의 문장은 순식간에 3권까지 내달리게 한다. 이야기 중간중간엔 서민들의 고민이 있고 젊은이들의 사랑이 있다. 권력과 폭력과 비리로 얼룩질 것만 같던 그곳엔 나지막이 정의가 살아있고, 살아있는 정의는 결국 언젠가 실현되고 마는 법이다.


개의 촛불은 작은 바람에 흔들릴 있으나, 천만 개의 촛불은 무엇으로도 없었다. 결국 3권에서 작가는 작은 희망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작은 희망에 모였을 , 변화되는 우리와 변화되는 국가를 만날 있게 된다.


재미 면에서도, 의미 면에서도 매우 좋은 소설이다. 작가가 던진 질문은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었음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점은 굳이 제목에천년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만큼 거창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세대차가 결국 극복되지 못한 필치였을 것이다. 부분은 취향적인 부분이긴 하나, 인물들 간의 대사 톤이 90년대 TV 드라마를 보는 듯하여 현실감을 떨어뜨렸다.


오랜만에 만난 조정래 작가의 소설은 여전하다. 여전히 재미있고, 그럼에도 날카로우며, 의미 앞에 자도 낭비가 없는 작가다. 인간 개개인의 이야기를 펼침에도 안에 시대와 군상을 녹이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보다, 독자가 좋은 질문을 던질 있도록 리드하는 그의 소설은 시의적절하게 선보이며 국격과 인격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보다 앞서 우리 스스로의 변화에 대한 작가의 외침에 격이 공감하며 박수를 보낸다.


팔십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멋진 작품 선보인 한국 문단의 거장 조정래 작가님께 그리고 좋은 작품 펴낸 출판사 해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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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영교 [두 번째 페미니스트] | 원숭이의 서재 2019-07-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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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저
arte(아르테)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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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7. 서한영교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 서한영교는 카프카를 인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놓인얼어붙은 호수 깨부수기 위해서 카프카가 선택한 것은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같은 권의 책으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기듯 우리를 깨닫게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책이 아니라우리를 고통스럽게하는 책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애인과 함께얼어붙은 호수 깨부술 있는 도끼 같은 책을 쓰고 싶다. - 카프카를 인용한 문단은 기어코 시인 서한영교의 품에서 『두 번째 페미니스트』가 세상으로 선보여야만 했던 지독한 이유라고 있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뉜 현실 속에 장애인을 위한 따뜻한 한마디, 고마운 도움의 손길마저 사실은 비장애인의 우월함과 장애인의 특수성이 동시에 담기고 있음을 저자 서한영교는 알고 있고, 또한 우리 역시 알고 있다. 시인이며 책의 저자인 서한영교는 그러한 현실을 마다않고 눈이 멀어가는 애인의 곁에서남성 아내 되어간다.


눈이 멀어간다는 것은 어떠한 느낌일까. 과연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상황을 글로 풀어보자면, 한편으론 비장애인의 세상에서 장애인의 세상으로 진입하는 과정이고 ? 때부터 눈이 보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그것은 일종의 새로 태어남과도 동일시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애인을 돌봄으로써 때론 아내가 되어야 했고, 때론 엄마가 되어야 했던 서한영교에게 애인이 겪어야 했던 모든 과정들은 일종의 간접 출산과도 같다.


서한영교가 시인이기 때문일까, 또는 그러한 삶을 택했고 그러한 삶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그의 문장은 계산되지 않고, 그의 문장은 생각하지 않으며, 그의 문장은 오롯이 그와 일상의 일부로서 표현된다. <애인은 시각장/애인이에요>편을 보면어머니, 제가 요즘 만나는 사람은 시각장애인이에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는 장애인이 되어가는 애인의 삶에 속하여, 비장애인이 만든 문명의 익숙함에서 낯섦으로 돌아서게 된다. 그들이 살아가야 세상엔 장애인을 위한 문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책이 대체 『두 번째 페미니스트』라는 제목으로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책을 완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책을 반쯤 읽을 무렵, 이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저자가 책을 페미니스트로 표현한 이유를 마침내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아내를 돌봄으로, 아이를 돌봄으로, ‘생명의 질감 육체로 직접 느끼게 남성 아내였기에 책의 제목에 굳이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올렸을 것이다.


그렇게 저자와 그녀는 자발적 협력을 통한 생활사의 분담을 통해 서로의 거릴 좁혀간다. 그러나 그는 책에서 남성으로서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 차별과 폭력을 온전히 겪을 없기 때문에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라는 문장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누군가에게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번째 사람이 아니라, 곁에 위치한 번째 자리에서나도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다시 선언하며 책임을 다하려는 번째 사람으로.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는 번째 사람이 아니라, 곁에 위치한 번째 자리에서저도 페미니스트가 되려고 합니다.”라고 응답할 있는 사람으로 있으려 한다. 번째 페미니스트로서....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내가 읽은 『두 번째 페미니스트』는 결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 남성 고발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책에는 실존이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저 현실적으로 그가 접했던 생활사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표현함으로써 『두 번째 페미니스트』에 인간의 본질을 써냈다. 살아나아가야 하는, 살아남아야 하는 치열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현실적 금남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도와준, 무엇보다 산문을 통하여 실존을 접하게 도와준 저자 서한영교님과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엔 특히 기대 이상이었던 문학 출판 브랜드 아르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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