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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케일 | 원숭이의 서재 2019-09-2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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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언스케일

헤먼트 타네자,케빈 매이니 공저/김태훈 역
청림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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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7. 헤먼트 타네자, 케빈 매이니 『언스케일』 : 청림출판


십수 , 내가 기업에서 근무할 당시를 떠올려본다. 흔히 말하는 대기업에 근무하던 내가 하루가 멀다 외치던 것이 바로 탈규모였다. 당시만 해도 국내 대기업들은 여전히 규모의 경제학에 빠져있었다. 그들은 효율성이나 합리성을 뒤로한 것을, 많은 것을 원하고 있었다. 끝이 예고한 바는 다름 아닌마천루의 저주(초고층 건물을 짓는 국가가 이후 최악의 경기 불황을 맞는다는 내용의 가설)’일뿐이다.


헤먼트 타네자와 공동 저자 케빈 매이니가 써낸 『언스케일』에 관심을 갖은 이유는 책이 바로 수없이 외치던 탈규모의 경제에 대해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책의 핵심 주제인 탈규모의 경제에 대해 간략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과연 탈규모란 무엇인가. 단어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규모화의 반대라고 보면 좋겠다. 불과 전만 해도 상상할 없었던 일들이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로 4 산업 혁명으로 말이다.


예전의 기업들은 너도나도 앞장서 규모 늘리기에만 집착을 했다. 당시 기업은 제조, 생산 단계를 거치고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하며 유통 단계를 확보했다. 그렇게 레퍼런스를 쌓다 보면 팬덤이 형성되었고 형성된 팬덤은 꾸준한 고객 그룹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러니 기업의 유보금은 나날이 늘어갔고 쌓인 돈으로 좋은 생산 설비에, 많은 유통 채널에, 많은 홍보에 투자하며 규모를 늘려갔다. 규모의 경제에 집중한 기업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보아온 많은 기업들은 정장을 입고 콩을 세는 사람들(회계사)에게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혁신적 기술 개발보다 세금을 줄이는 일에 열심이었던 같다. 그리고 끝엔 넓은 부지 확보와 높은 건물들로 세워진 빌딩 숲이 도시의 병풍을 이루었다.


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지금은 하나의 포털 사이트가 온라인 홍보 채널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다채로운 홍보 수단이 생겼고, 그보다 많은 플랫폼에서 실질적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판로의 다채널화를 이룬 세계는 자체로 탈규모 시대의 진입을 알렸다.


이제 대기업들은 이상 규모의 경제에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생산 설비를 늘리는 대신 생산 설비가 되어있는 제조업체에 투자를 하고 제품을 생산한다.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보다 좋은 플랫폼을 개설하거나 입증된 플랫폼을 이용한다. 구조를 그대로 뒤집어 보면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방향이 잡힌다. 예전에는 상상도 없을 만큼 빠른 시간 내에 그들은 적은 비용과 적은 시간을 들여 상위 그룹으로 진입할 있다. 강력한 기술은 계속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 그렇게 부의 축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곳을 향해 이동한다.


헤먼트 타네자와 케빈 매이니의 『언스케일』은 탈규모 경제에 대한 전반과 함께 2부에 들어 분야의 카테고리를 세분화하여 설명한다. 그것은 에너지, 의료, 교육, 금융, 미디어, 소비자 제품 등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다가올 미래 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은 결코 기업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맞이할 4 산업 혁명의 목전에 우리가 해야 일들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준비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키워야 역량에 대한 이야기이며 전반적으로는 기업의 입장에 대한 내용이 없지 않으나 결국 탈규모화가 이끌어낼 놀라운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10 주기도 옛말이다. 앞으로는 정말 1년이 멀다 하고 세상은 변화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혁신이며, 반대로 조금은 두려워해도 탈규모에 대한 이야기다. 미래의 비즈니스 혁신이 궁금하다면 헤먼트 타네자, 케빈 매이니의 『언스케일』로 이미 지키기 어려워진 우리의 가치관을 대신해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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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 | 원숭이의 서재 2019-09-2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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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

김선영 저
Lik-it(라이킷)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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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8. 김선영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 : 라이킷(은행나무)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절대 극복할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죽음일 것이다. 그것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당면한 과제는 아닐지라도 기어코 언젠가 마주하게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김선영의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의 부제는 <의사가 되어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하다>이다. 부제에서 보듯 저자는 가지 시선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나는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본 소녀로서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필연적으로 대해야만 하는 의사로서의 시선이다.

책에서 우리가 과연 집중해야 부분이 있다면 바로 죽음에 대한 저자의 시선이다. 직접적으로 연결된(가족, 친구, 지인 ) 소수의 죽음과 직접적인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는, 무수한 타인의 죽음을 통해 저자 김선영은 딸로서, 의사로서 죽음 앞에 성장한다.


종양내과 의사로서의 삶은 언제나 죽음과 함께여야만 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환자들에게 내리는 시한부 선고는 살아있는 자에게 선고되는 마지막 심판이고 그것을 행해야 하는 저자에게 죽음이란, 삶의 이면이 아닌 평행일 있다. 우리는 모두 훗날, 그러니까 언제 일어날지 감도 잡히지 않을 만큼 까마득히 훗날의 죽음을 흐릿하게 상상할 테지만 저자에게 죽음이란 매일 마주하는 일인 것이다.


책을 시작하며 펼친 <부모님의 병상 일기를 톺아보다>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직도 그대는 사랑』은 1992 도서출판 눈에서 펴낸 어느 40 부부의 병상 일기이다.” 어쩌면 책은 학창시절 저자가 손에 없었던 아버지의 병상일기를 시간이 흐른 어느 허름한 중고서점에서 손에 넣은 후로부터 이미 시작된 지도 모른다. 수많은 환자들의 죽음을 목도하고, 결국 아버지의 죽음을 복기한 그녀가 사유한죽음이란 무엇일까.


산문의 진실성이 말하는 죽음이란, 흔히 접하던 문학에서의 죽음과는 무게를 달리한다. 산문에서의 죽음은, 매일매일을 죽음의 목도에서 선고로 이어지는 죽음은, 자체로 진실하며 진실의 무게는 보다 투명한 죽음의 본질 앞에 우리를 세우기 마련이다. 불쾌할 수도 있는 일이고, 두려울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죽음의 중심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내게도 찾아올, 그리고 결코 피할 없을 죽음에 대해.


모순적일 있으나 지난 시간 내가 써온 문장 중에 이런 문장이 있다. “실존의 성찰은 죽음의 대면으로부터 온다.” 저자가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을 통해 내게 안겨준 가장 선물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의 의미나 가치가 아니라, 오히려 실존에 대한 성찰에 가까웠다

이상 손을 없는 상태의 환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죽음보다 두려운 것은 어쩌면 당장의 통증일 있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진통제로서 그들의 고통을 잠재워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 삶의 의미에 대해, 가치에 대해, 그리고 죽음이 땅에서의 인연을 가른 후에 남겨진 자들로부터 기억될 자신에 대해. 물음이야말로 당면한 죽음으로부터 죽음까지의 과정 가장 중요한 물음이 아닐 없다. 그리고 아직은 당면하지 않았으나 언제고 내게도 찾아올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지금 역시 저자의 물음에 답하고자 한다.

과연 지난날 나의 삶에 어떠한 의미가 있고, 어떠한 가치가 있으며, 남겨진 자들로부터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또한 그러한 것들을 위해 나는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수많은 투병인들 이야기와 선고자의 입장에 저자 김선영의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죽음으로부터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배우고, 실존의 성찰을 경험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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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읽다, 쓰다 | 원숭이의 서재 2019-09-2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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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다, 읽다, 쓰다

김연경 저
민음사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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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4. 김연경 『살다, 읽다, 쓰다』 : 민음사


수많은 현대문학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는 결국 고전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이는 역시 마찬가지다. 전부터 나는 고전문학 다시 읽기에 도전 중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 기숙사 선배로 나오는 나가사와는 사후 10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들의 책은 결코 읽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물론 나는 나가사와만큼 고전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돌고 돌아 결국 고전에 닿아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나 대체로 많은 고전문학은 어렵다는 인상을 주기 마련이다. 물론 모든 고전문학이 어려움으로 일관되지는 않겠지만 동서의 문화적 차이와 시대, 언어, 상황 등의 차이는 결국 공감의 벽으로 다가오게 된다.


소설가 김연경의 『살다, 읽다, 쓰다』는 편의 작품이나 작가에 대하여 깊이 있게 파고들기보다는 다채로움을 추구했다. 세계의 대표 고전문학 80 편을 다룬 책은 각각의 작품을 보다 풍부한 감정으로 접할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준다.


일전에 접한 책들 『살다, 읽다, 쓰다』와 비슷한 느낌의 책이 있다. 바로 문학 평론가 신형철의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의 신형철 문학 평론가의 산문은 작가의 지적 향유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번 김연경 작가의 『살다, 읽다, 쓰다』 역시 비슷한 느낌으로 읽혔는데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시선의 차이에 있을 것이다.


소설가 김연경은 작가이기 이전에 독서가로서 수많은 고전문학들에 대한 해설을 고스란히 책에 남겼다. 그렇다 그것은 작가나 평론가의 입장이 아니라 순수한 독서가의 입장인 것이다. 그러니 책에 지적 향유 같은 것은 담겨있지 않다. 오히려 남은 것은 작가가 느낀 문학에 대한 순수한 감정과 적확한 정보에 있다. 작가는 『살다, 읽다, 쓰다』의 서문 끝에 이런 말을 남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여전히 모범생일 필요가 있다.” 그가 남긴 말은 그대로 『살다, 읽다, 쓰다』에 모범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책은 서문 <책에는 체계가 필요하다> 시작으로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근대, 야망, 소설>에는 『돈키호테』, 『고리오 영감』, 『적과 흑』 등이, 2 <문학 이상의 문학>에는 『오이디푸스 왕』, 『파우스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 3 <소설 이상의 소설>에는 『모비딕』, 『죄와 벌』, 『라쇼몬』 등이, 4 <일상, 속의 기록>에는 『안나 카레니나』,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 등이, 5 <성장, 청춘, 예술>에는 『데미안』, 『달과 6펜스』, 『인간 실격』 등이, 6 <실존과 부조리>에는 『변신』, 『이방인』,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 마지막 7 <문학과 정치, 메타픽션>에는 『참을 없는 존재의 가벼움』, 『파리대왕』,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등의 해설이 실려 있다.


대부분 고전문학에는 책의 말미에 전문가들의 해설이 담겨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해설이 얼마나 부족한 것인지에 대해 알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결코 부족한 것이 아닌 넘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의 해설이 남긴 것은 대체로 지적 허영일뿐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필요로 했던 논문에 가까운 글을 우리네 독자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우리는 정작 본편 보다 어려운 해설을 접하곤 작품에 대해 반도 이해하지 못한 책을 덮곤 한다.


소설가 김연경의 『살다, 읽다, 쓰다』를 읽고 가장 좋았던 점은 다름 아닌공감 있다. 작가의 글은 쉽고, 이해하기 편하며, 자체로 공감을 형성한다. 책을 읽으며 해설된 작품 중에는 내가 이미 읽은 것도 있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이미 내가 읽은 작품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놓친 부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해주었고, 아직 읽지 못한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에 대한 호기심에 더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책을 통해 80 편의 고전문학을 예습했다. 그리고 나는 지속적으로 고전문학 다시 읽기를 거듭하며 복습하게 것이다. 이만하면 나도 작가가 말한여전히 모범생으로 남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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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 원숭이의 서재 2019-09-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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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9초

T. M. 로건 저/천화영 역
arte(아르테)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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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3. T.M.로건 29초』 : 아르테


인간은 매일, 매시간, 매초마다 선택을 하고 산다. 아마 하루에도 수천 가지의 선택을 해야 비로소 침대에 몸을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아닐까.

세라 역시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녀가 결과 도출을 위해 사용한 시간은 고작 ‘29 불과했다. 물론 우리는 번의 선택과 번의 실수로 인해 돌이킬 없는, 복구될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역시 세라처럼 말이다.


방랑자 남편과 별거 중인 세라는 아이의 엄마이며 전임 강사를 꿈꾸는 시간 강사다. 남편의 빈자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라는 엄마로서 또한 강사로서 열심이다. 대학 내의 평판도 좋았다. 강사로서의 일을 처리함은 물론 최근 대학 내의 이슈가 되고 있는 투자 유치도 올릴 계획이다. 세라는 전임 강사가 자신을 상상해 본다.


세상 모든 일이 마음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세라는 나름 마음처럼 해나갔다. 물론 당면한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라의 직속상관인 앨런 러브록 교수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는 셀럽이다. 세라의 과제는 앨런 러브록에게 보이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일지도 모른다. 이미 교내 소문이 파다한 앨런 러브록의 성추행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명분이 있어도 앨런 러브록을 몰아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바로 대학을 먹여 살리는 사람이니까.


안타깝게도 세라는 러브록의 타입이었다. 얼마 전부터 러브록은 전임 강사 자리를 놓고 세라를 유혹한다. 유혹이 쉽지 않자 그는 소문 이상으로 추악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한다. 세라도 물론 그랬겠지만 그녀보다 내가 죽이고 싶은 인물이 바로 앨런 러브록이다.


며칠 , 세라는 퇴근길 도로에서 괴한으로부터 납치 위기에 처한 여자아이를 구한다. 그날 이후 세라의 주변엔 험악한 인상의 괴한들이 맴돌았다. 언제나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은 괴한들은 결국 세라를 납치한다.


안대가 풀리고 그녀 앞엔 젠틀한 남성이 있다. 자신의 딸을 구해준 것에 대한 인사로 그는 세라에게 마법 같은 선물을 한다. “내게  이름 하나만 주시오. 감쪽같이 사라지게 주지, 세상에서 영원히.”

마법 같은 선물에는 아주 단순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72시간 안에 이름을 말할 . 시간이 지나거나 거절하면 제안은 사라질 , 만약에 받아들이면 선택을 번복하거나 되돌릴 없을 . 볼코프라 자신을 밝힌 악마는 조건과 함께 스마트폰을 건넨다.


얼마 앨런 러브록과의 진급 상담에서 문제가 생긴 세라는 돌이킬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바로 앨런 러브록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선택이었다. 세라는 29초간의 짧은 통화로 인간을 지구상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리벤지 소설이라 그런지 소설의 7할은 갑갑함과 부당함에 분노하게 된다. 당연히 나머지 3할은 통쾌한 복수극인데 29초』의 복수란 읽는 이의 피마저 맑게 하는 느낌이다. 로건의 전작 『리얼 라이즈』를 읽었다면 재미 면에선 언급할 이유도 없겠다. 소설인 『리얼 라이즈』에 비해 모든 면이 성숙해졌다. 한층 더한 재미는 물론이고, 세라를 코너로 몰며 지속적으로 독자를 분노로 유도하여 클라이맥스에서의 쾌감도 높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부분은 리벤지 소설이라 해서복수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T.M. 로건의 신작 29초』는 사회의 만연한 부조리와 불평등에 대해 고발하여 다분히 사회파적 면모를 동시에 보이고 있으며 나락에 빠진 인간의 선택과 그로 인한 책임에 대한 메시지가 더없이 좋았다.


T.M. 로건은 소설 『리얼 라이즈』 이후로 기대 작가에 올랐는데 번째 소설인 29초』를 읽은 , 믿고 읽어도 작가에 올렸다. 벌써 그의 번째 소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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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 원숭이의 서재 2019-09-2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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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피츠제럴드

최민석 저
arte(아르테)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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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2. 최민석 『피츠제럴드』 : 클래식 클라우드


열패감과 콤플렉스가 만들어낸 상흔.


얼마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었다. 처음엔로맨스 읽혔던 『위대한 개츠비』는 완독 회차를 거듭해가며시대정신으로 읽혔고, 클래식 클라우드의 신간 『피츠제럴드』를 생생하게 접하기 위하여 최근 마지막으로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열패감과 콤플렉스로 얼룩진 피츠제럴드 자신이 바라본 흐릿한 그린라이트로 읽혔다.


물론 『위대한 개츠비』에 자본주의나 계급주의 사회, 물질만능주의 사회가 그려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분명 시대정신에 입각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클래식 클라우드 『피츠제럴드』편을 읽고서 후련할 만큼이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해 해석이 쉬워졌다. 피츠제럴드는 계급주의에 대해, 자본주의에 대해, 물질만능적 사회에 대해 시대정신을 발휘하여 내려갔지만 결국 끝에 개츠비가 위대해질 있었던 것은 화자 캐러웨이에 의해서였다. 책을 읽는 내내 『위대한 개츠비』의 장례식 장면을 떠올렸다. 개츠비는 과연 무엇을 위해 자리에 올랐는가. 결국 『위대한 개츠비』는 피츠제럴드가 콤플렉스로 만들어낸 파편의 모음인 것이다.


개츠비의 순애보는 자체로 피츠제럴드의 삶을 조명한다. 첫사랑 젤다와의 사랑이 어긋난 피츠제럴드가 장편소설 『낙원의 이편』이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하며 다시금 젤다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결국 결혼으로 이어진 스토리부터 이후 젤다와 함께 상류층 사교계의 중심으로 살며 시대의 아이콘이 피츠제럴드의 삶은 그의 태생적 한계로부터 생겨난 열등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결국 그는 개츠비와 같이 자신의 콤플렉스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 같다. 삶이 허락한 마지막 날까지.


세인트폴에서는 곱상한 외모로 괴롭힘을 당하고, 뉴저지에서의 청소년기는 상류층 자제들에 의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했던 피츠제럴드에게 『낙원의 이편』의 성공과 이어지는 젤다와의 결혼은 밤바다 멀리로 보이던 그린라이트였다. 그러나 신은 언제고 우리에게 관대한 것은 아니다. 피츠제럴드의 역시 그랬다. 화려한 불꽃이었던 시절의 피츠제럴드란 지푸라기를 태운 꼴이었다. 부는 오래지 못했고, 문학가로서의 영혼 역시 서서히 소멸되어 갔다.


클래식 클라우드의 『피츠제럴드』가 단지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피츠제럴드를 이야기할 결코 빠져서는 작품이 『위대한 개츠비』라고 생각하기에 오늘은 유난히 비운의 작품(출간 당시 기준) 대한 이야기를 많이 쏟아낸 같다.


책의 저자 최민석 작가는 피츠제럴드의 행적을 좇아 할리우드와 볼티모어, 프린스턴과 뉴욕에 방문했다. 피츠제럴드의 공간엔 그의 삶이 녹아있고, 그대로 그의 작품에 녹아있다. 피츠제럴드는 평생 자전적 소설을 써온 사람이니 그의 공간, 그의 흔적이야말로 그가 남긴 소설로 이어진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엔 언제나 수많은 사진으로 주인공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그에 더해 작가의 고유한 글로 주인공을 조명한다.


피츠제럴드는 독서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속 순위가 바뀌긴 하지만, 언제나 그는 최상위 그룹에 속해있다. 살아서는 이루지 못했던 상위 그룹을 죽어서는 이루었으니 그나마 다행일까. 잠시간 그를 위로해 본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무엇보다 나름의 가치가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하여 소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피츠제럴드』편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같다.


끝으로 『피츠제럴드』와 함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개츠비가 화자인 닉에 의해 위대해지듯, 피츠제럴드도 결국 우리에 의해 위대해진 것을 생각하면 그의 일생은, 아니 죽어서도 그는 작품과 닮아있다. 비로소 위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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