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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즐거움 | 원숭이의 서재 2020-01-2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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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독서의 즐거움

수잔 와이즈 바우어 저/이옥진 역
민음사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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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4. 수잔 와이즈 바우어 『독서의 즐거움』 : 민음사


독서를 주제로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니 책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 요즘이다. 올라오는 질문은 책과 독서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인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역시 추천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떤 책이 맞을지에 대한 질문. 그리고 번째로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독서법에 관한 질문이다. 질문에 답장을 드리며 알게 사실은 생각 보다 많은 분들이 속독에 관심이 있다는 점이다.


나는 독서를 속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체로 정독을 하며, 다만 확실히 빨리 읽히는 책과 조금 천천히 읽히는 책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내게 정독과 속독의 차이는 미비하고 읽기 자체가 빨라지면 정독을 해도 속독만큼 빠를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책을 빨리 읽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훈련을 하면 좋을까. 나는 어휘와 지식의 확장을 권한다. 책을 빨리 읽는다는 것은 글을 빨리 읽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문제다.

읽기에 대해 생각해 보자. 눈이 글을 보고, 그것을 뇌로 보낸다. 뇌에서 글을 받아들이고 우리는 그것을 장의 이미지나 짤막한 영상으로 전환하여 상상하게 된다. 후에 받아들인 내용을 저장하고, 다시 다음 단계의 글을 이어 읽는다. 그것의 반복이 바로 읽기일 것이다. 그러니 어휘와 지식은 속독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5 개의 단어를 아는 사람과 5 개의 단어를 아는 사람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또한 특히 고전 문학을 읽는다고 가정했을 우리는 배경지식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없다. 만약 우리가 대체로 많은 고전들의 배경이 되는 세계대전의 전후 상황이나 역사, 신화, 정치, 종교, 문화, 사회 다양한 방면에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읽는 속도는 월등히 빨라질 것이고 이해의 폭은 넓어질 것이다.


대체로 많은 분들께 어떤 이유로 속독을 하려는지 질문하면, 빨리 많이 읽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는 속독 훈련법은 최대한 많이, 그리고 꾸준히 읽는 것이다. 책을 많이, 빨리 읽기 위해 속독을 하고 싶은데, 속독을 하기 위해 많은 책들을 꾸준히 읽으라니 질문자의 입장에선 다소 당황스럽겠지만 내가 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그것뿐이니 이상 해줄 말이 있을까 싶다.


오늘 소개할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독서의 즐거움』은 지금까지 내가 만나온 독서법과 관련한 책들 가장 본질에 접근한 책이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미 영미권에서 고전 독서의 길잡이로 널리 알려진 책이라는데 완독 후에는 이유를 명확히 있다. 책에는 속독을 위한 방법으로 책을 뒤집어 읽거나 거꾸로 읽는 등의 방법 보다 책을 빠르게 읽으면서도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있는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다.

130페이지로 축약된 독서법에 대한 내용 뒤에는 2 독서의 즐거움》이 600페이지 이상의 분량을 끌어간다. 책의 핵심일 있는 2부는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시작으로 《자서전 읽기의 즐거움》, 《역사서 읽기의 즐거움》, 《희곡 읽기의 즐거움》, 《시 읽기의 즐거움》, 《과학서 읽기의 즐거움》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장르별 독서법과 고전 독후감의 정석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소설 편에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천로역정』, 『오만과 편견』, 『안나 카레니나』 반드시 읽어야 고전 32편이 소개되어 있고, 마지막 과학서 편에서는 히포크라테스의 『공기, 장소에 관하여』를 시작으로 『시간의 역사』, 『이기적 유전자』 필독 과학서 28편이 소개되는데, 장의 시작에는 작가의 지식과 노하우를 담은 독서법에 관한 글이 촘촘히 실려 있다. 앞서 말한 방법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고전을 읽기에 필요한 기반 지식이나 배경, 역사, 이론 등이 서술되어 독서가로 하여금 양질의 풍부한 독서를 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또한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그대로 따라가며 읽어보는 것도 독서가에겐 굉장히 즐거움일 있다.


독서를 취미로 한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번에 완독을 하지 않더라도 소장 꾸준히 꺼내어 읽으며, 보다 깊이 있는 독서의 세계로 진입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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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 원숭이의 서재 2020-01-2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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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맨홀

박지리 저
사계절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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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2. 박지리 『맨홀』 : 사계절


그해 아버지가 죽었다. 이듬해 파키를 죽인다. 번째 죽음은 가족으로부터 분리하고, 번째 죽음은 사회로부터 격리한다. 시설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번의 죽음을 불러온 지난날을 회상한다.


소방대원인 아버지는 하루가 멀게 폭력을 행사했다. 어릴 누나와 약자인 엄마의 편에 섰지만 열여덟의 폭력 속에서 스스로를 구원하지도, 벗어나지도 못하는 이유를 온전히 우리에게 전가한 엄마가 싫다.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있었던 유일한 공간맨홀 이끈 것은 누나였다. 공사가 멈추어버린 공사장 맨홀 아래엔 아직 물이 들어차지 않은 수로관이 있었다. 맨홀은 남매의 오롯한 공간이 되었다. 어느 폭력 속에 울음을 멈춘 누나는 자신이 울지 않는 역을 맡은 거라고 했다. 자신이 집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연극이라고 말한 누나는 결국 진짜 연극배우가 되어 소돔을 떠났다.


이미 증오 속에 사람 되어버린 아버지는 화재 현장에서 열여섯 명을 구한 순직 소방관이 되어있었다. ‘ 집을 소돔으로 만든 그가 사회에선 영웅이었다. 평생을 죽지 않을 만큼 맞았던 엄마는 그의 죽음 앞에 침묵했고 미워하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이상으로 그를 증오하던 누나 역시 그의 죽음 앞에 침묵한다. ‘ 사람보다 그런 엄마와 누나가 역겹다. 분개한 나는 눈앞에 보이는 물건들을 집어던진다. 그러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사람 마주하게 된다. ‘ 엄마가 감춰둔 아버지의 상패를 맨홀 속에 버린다. 이제 이상 더럽혀진 맨홀을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만 같다.


어쩌면 연극의 세계로 도망 누나를 애타게 찾고 있었지만, 결국에게 손을 내민 학교 친구기진이들이었다. 동네 빈터의 보라색 소파에서 마주친 기진이들은네가 순직 소방관 아들이지.”라는 말로 무리에 담는다. ‘ 기진이들로 인해 한층 신분이 격상되고 그들을 통해 알게 희주와 첫사랑에 빠진다.

잠시나마 이방인에서 벗어나 즐거운 한때를 맞이한 그러나 필연적 우연의 폭력 현장에서 싸잡아파키 부르던 외국인 노동자를 죽인다. 모두가 폭력에 가담했으나, 파키의 죽음은 실수였다고 진술하지만 제외한 기진이들은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받는다. 살인죄로 기소된 순직소방관으로 국민 영웅이 아버지의 업적을 팔아 실형을 면하고 시설에서 재활치료를 받는다. ‘ 먼지가 이는 시설의 운동장에서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지상을 내려다보는 상상에 빠진다.


박지리 작가의 『맨홀』을 접하고 나는 대해 느꼈다. 작가의 필치가 대단한 것도 아니고, 소설의 구성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 인물과 사건, 배경 모두 이미 흔한 소재가 되어버린 오래다. 그러나 작가는 모든 것을 으로 만들어버린다. 소설은 개연성이 풍부하다 해도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는 기어코 허구에 실제성을 부여한다. 담담하게 내려간 문체는 폭력의 고통을 응축하여 독자에게로 전달한다. 화자인 회상은 의식적이지 않게 구성되어 현실감을 더하고 독자는 몰입하게 된다.


소설의 곳곳에는 상징과 은유가 가득하다. 누구나 있으나 결코 직설적이지 않은 메타포는 해석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해석을 하는 과정에서 나는 작가의 천재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없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박지리 작가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거나,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거나, 또는 약에 취해 썼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무튼 일반인의 경지에서 노력으로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리고 완독 다음 ,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작가가 소설을 씀에 기술 이상으로 마음을 담은 같다.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면 상처가 생길 있는 소설이나, 문학을 사랑한다면 언젠가 마주할 작품이다.



. 끝내 포기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재판해준 사계절 출판사와 끝으로 스스로 사라짐을 선택했으나 세상에 좋은 작품 남겨주신 () 박지리 작가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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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 | 원숭이의 서재 2020-01-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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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

김지수 저
두사람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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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5 김지수 『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 : 두사람


2017 3 31 금요일 11 45. 그러니까 15 후면 만우절이 되는 시간, 여느 병실 고요히 누워있는 그녀의 머리 위로 모니터가 요동친다. 심장 박동을 나타내는 그래프 선들이 이내 고요해지다 멈춘다. 침대에 누워있던 환자는 마지막 한숨을 내쉰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한숨이었다. 얼굴에 핏기가 가시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침대 위의 그녀가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


삼대의 미국 여행이라니 내겐 유쾌한 여행 에세이일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막상 펼치고 시작된 이야기는 저자의 어머니께서 세상과 안녕을 고하는 이야기였다.

수십 년을 함께한 사람의 부재는 메워지지 않는 깊은 구멍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떠한 의미에서든 빈자리와 이별에 대한 의식으로서의 행위를 하지 않을 없다. 저자의허무의 배설 위한 선택지는 아내를 잃은 남편과 엄마를 잃은 아들과 할머니를 잃은 손자 삼대의 여행이었다.


저자의 누나가 살고 있는 시애틀은 북서부 최대 도시로 스타벅스의 고향이자 아마존 본사가 자리한 곳이다. 그곳을 베이스캠프로 본격 여행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고된 서부 여행은 오븐 속만큼이나 뜨거운 햇볕과 사막의 열기에 더해 삼대가 겪는 세대 간의 격차는 저자를 당혹하게 한다. 그러나 육체의 고난은 마음의 고통을 줄이는 법이다. 나라면 휴양지를 선택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책을 읽고 고단했던 서부 여행은 빈자리를 위한 이별 여행으로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죽음이란, 죽은 자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죽음이란 오직 남아있는 자의 몫이니, 떠나간 이에 대한 기억과 추억 모두를 윤색하고 미화하는 역시 남은 자의 몫이리라. 책은 그런 책이다. 여행을 위한 책이 아니라, 떠나간 사람에 의한 빈자리를 채우는 책이다. 그러니 서부를 여행하기 , 단순히 여행의 준비부터 같은 것들을 원한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무수히 많은 여행서 권을 선택하면 그만일 것이다.


김지수의 『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는 여행 에세이지만 내용은 여행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그렇다고 목적지인 서부에 집중되어 있지도 않다. 중간중간 여행의 준비 과정과 팁들이 눈에 띄지만, 정작 책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인생의 소소함 같은 것들이다. 소소하고 사소한 것들 사이의 옅은 향취로 우리는 인간다움을 느낀다.


이미 아는 분들이 많겠지만, 나는 독서와 함께 사진을 취미로 한다. 그리고 여행이라면 말할 없이 내가 좋아하는 하나다. 때로 내가 다녀온 곳의 향수에 젖기 위해, 때로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행 에세이를 읽는다.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면 나는 글보다 사진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를 읽으며 놀랐던 것은 저자가 아마추어임에도 상당한 사진 솜씨를 자랑한다는 것인데, 그보다 놀라운 것은 저자의 아버지가 담은 사진이다. 스텝토 뷰트 주립공원의 팔루스 밀밭을 담았는데 사진에서 느껴지는 도선의 미학이 오랜 시간 쌓아온 사진의 정수를 느끼게 해주었다. 여행이 끝난 전시회에 걸렸다고 하니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 하나일 것이다.


때론 힐링 에세이보다 여행 에세이 한편이 주는 치유감이 좋을 때가 있다. 생각보다 긴장감 넘치게 읽었음에도 읽고 후의 마음은 고요하고 적막하다. 밤의 한가운데 스민 새벽 공기의 청명함이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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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 원숭이의 서재 2020-01-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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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글/르네 놀트 그림/장성주 역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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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5.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 황금가지 ??[10/10]


이것은 무정부 시대를 거쳐 전체주의 국가 길리어드의 시녀로 살아간 어느 여성의 독백이다. 세계의 중심이었던 미국은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빼앗긴 파괴된 환경과 더불어 극심한 출산율 저하, 비아 출산 등의 문제로 혼란을 겪는다. 언제나 혼돈은 새로운 시대를 낳는다. 페미니즘의 역행으로 보았던 무정부 시대(미국 혼란의 시대) 혁명가들은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며 고학력자의 배출로 시작된 21세기 중반의 여성 중심 사회에 대한 두려움을 가부장제와 성경을 기반한 전체주의 국가 길리어드의 출현으로 억압한다.


지난 역사 속의 전체주의가 그러했듯 길리어드는 인가한 폭력을 통해 비인가된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있는 장치를 훌륭하게 만들어내고 만다. 더한 억압 속에 폭력은 보다 작은 억압과 폭력을 구실 삼아보호라는 미명 하에 수많은 이들의 이유 없는 죽음을 전시한다. 길리어드 내의 모든 책들을 불태우고 국민들로 하여금 읽기와 쓰기를 빼앗은 정권은 성경을 뒤로 숨긴 , 새로운 해석으로 만들어낸 신념으로 원죄의 시작인 여성들을 탄압한다. 정치이론적 측면에서 가부장제는 가족 조직에서 아버지가 가족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권한을 갖고, 조금 유연한 해석을 해보아도 복종을 요구하고 불복종에 대한 처벌을 내리는 극단적 상하관계를 가지고 있다.


길리어드에는 혁명가 세력인야곱의 아들들 최고 권력자인사령관으로 군림하며, 그들의 권력을 유지해주는 비밀경찰 그룹’, 군대 역할의천사’, 순찰과 육체노동 역할의수호자 남성의 계급이 나뉜다. 반면 여성의 경우 사령관의아내’, 가사 일을 도맡은하녀’, 오직 출산 도구로 살아가는시녀 시녀들을 교육하고 감시관의 역할을 하는아주머니’, 늙거나 아이를 낳을 없어 폐기 단계가 비여성으로 나뉜다. 이례적으로 길리어드엔 성이 가지로 분류된다. 남성, 여성 그리고 비여성.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는 프레드 사령관의시녀 배정된 여성의 삶을 통해 길리어드의 폭력과 억압을 통한 수탈의 현장을 고발한다. 집단의 중요성을 강요함으로써 개인의 자유를 빼앗은 그들은 전체를 위한 출산이란 명분하에 강간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한다. 화자는 무정부 시절의 남편과 아이도 모자라 이름까지 빼앗긴 , 사령관의 이름 앞에 of 붙여 명사로서의 호칭인 오브프레드로 살아가며야곱의 아들들 신념에서 범해진 전체주의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한다.


소설의 독백 형식은 길리어드 정권의 공포와 당시 여성들의 두려움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지난한 나날들에 불평했던 이전 시대를 그리워하는 길리어드의 여성들은 그러나 빼앗긴 언어와 새로이 수립된 교육 속에 인식의 변화를 경험한다. 소설에서의 진정한 공포는 결코죽음의 전시에서 나오지 않는다. 총칼의 위협보다 무서운 것은 우리 인식의 변화에 있다. 길리어드가 유일하게 똑똑했던 것이 바로 총과 칼만을 앞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여성들에게 이름을 빼앗고, 언어를 빼앗고, 책을 불태우고, 교육을 통해 정신을 개조함으로써 권력자 외의 모든 계급이 전체주의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삶이 되길 바랐다. 인간의 습성일까, 어두운 곳엔 비밀이 많았고 그들이 말하는 전체주의는개인은 전체 속에서 비로소 존재가치를 갖는다 주장 대신 권력자가전체 되어 모두의 아버지로서 기능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힘썼다. 권력자들이 진정 원한 것은 길리어드가 세계 속의 국가로 거듭나는 것이 아닌, 오직 자신들만이 길리어드 속에 영원히 군림하기를 바란 것인지도 모른다.


실재하지 않는 국가 길리어드를 보며 나는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마거릿 애트우드가 『시녀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 세계관은 상상 속의 디스토피아도, 과거 전체주의 시절의 우리 모습도 아니다. 그것에 우리가 묘한 동질감을 느낀 이유는 『시녀 이야기』가 바로 현재의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현시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불평등한 사회로 일보 전진하는 우리를 만난다.


마거릿 애트우드가 창조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리얼리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를 관통한다. 재미와 의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음은 물론, 『시녀 이야기』에 이어 속편 『증언들』을 읽은 지금, 나는 여전히 그녀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길리어드의 아르두아 홀을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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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들 | 원숭이의 서재 2020-01-2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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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증언들

마거릿 애트우드 저/김선형 역
황금가지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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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0. 마거릿 애트우드 『증언들』 : 황금가지 ??[10/10]


완벽할 것만 같았던 시스템에도 언제나 구멍은 있다. 길리어드의 종말은 전쟁 같은 외부적 요인이 아닌 내부로부터의 균열에서 시작된다. 황폐해진 길리어드의 국민들 사이에는 체제에 대한 불신이 싹튼다. 그러나 권력의 상층부인야곱의 아들들 주축으로 사령관과 비밀경찰 그룹’, 여성의 핵심 권력으로 군림하며 시녀들을 교육하고 여성들을 감시하는아주머니들은죽음의 전시라는 공포 정치를 통해 만연한 불신을 일축시킨다. 길리어드의 핵심 권력집단이 되어버린아주머니들의 대표 리디아의 동상이 아르두아 홀에 세워진지도 한참 시간이 흘렀다.


리디아 아주머니의 수기로 시작하는 『증언들』은 전작 『시녀 이야기』로부터 15 길리어드의 붕괴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르두아 홀로그래프》로 명명된 리디아 아주머니의 수기는 길리어드가 아직 미국이던 시절, 그러니까 무정부 사태가 발발하며 세상이 혼돈 속으로 저물던 시절의 그녀가 판사의 직위를 해제당하고야곱의 아들들 의해 끔찍한 고문을 견디며 결국은 최초의아주머니들에 속하게 되는 이야기부터 길리어드가 자행해온 수많은 악행, 비리, 부정, 부패를 모은 리디아의 수기다.


모든 여성이 핍박 속에 살아가는 길리어드지만 그나마 사령관의 아내나 딸은 귀족 계급에 속하기에 삶의 형편이 하녀나 시녀에 비해 나았다. 사령관의 딸인 아그네스는 엄마 타비사의 죽음 이후 이어지는 계모 폴라의 계략으로 자신의 집에 발붙일 구실을 잃어간다. ‘리디아 아주머니의 수기 끝나고 이어지는아그네스의 증언 아내들이 의문 속에 죽어가는 저드 사령관의 아내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리며, 리디아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아르두아 홀에 입성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아그네스의 삶을 조명한다.


길리어드의 국경에서 멀지 않은 캐나다, 소녀 데이지는 길리어드 시위 참석 이후 폭탄 테러로 부모를 잃게 된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온 데이지는 부모의 죽음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이름 없는 길리어드의 살인자들로부터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한다.


한편, 길리어드는 국민의 불신 속에 내부의 균열이 점점 커지고, 최고 사령관인 저드의 입지는 좁아만 간다. 이에 저드는 캐나다로 납치된 영웅, 아기 니콜의 본국 소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열쇠를 쥐고 있는 리디아 아주머니에게 손을 내민다. 리디아, 아그네스, 데이지는 길리어드 균열의 중심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전작 『시녀 이야기』가 시녀 오브프레드의 독백으로 길리어드의 전체주의 체제를 읽었다면, 속편 『증언들』은 명의 화자 리디아, 아그네스, 데이지의 수기와 증언을 번갈아가며 길리어드의 체제 붕괴를 읽는다. 『시녀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이 『증언들』로 이어지고, 오브프레드(『시녀 이야기』의 화자)와의 접점이 생기면서 서스펜스는 한층 강화된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전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전체주의 국가 길리어드를 통해 사회의 정치, 권력, 문화, 현상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대해 고발한다. 나는 『시녀 이야기』에 이은 『증언들』을 통해 이것이 디스토피아 소설의 교본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공포감을 느꼈다. 이것이 어떻게 디스토피아 소설이 있단 말인가.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국가 길리어드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와 너무도 닮아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원작을 집필하며 세운 원칙은 인간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사건은 소설에 쓰지 않는다.”라고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작가는 약속을 지켰고 사실을 인지한 순간 우리는 공포의 덫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치가 그러했듯 그들은 책을 불태우고, 스탈린이 그러했듯 그들은 죽음을 전시했다. 히로부미가 그러했듯 그들은 이름을 빼앗았고, 그들이 그러하듯 여전히 우리는 양성평등하지 못하며, 옷을 갈아입은 그들에 의해 우리의 정체성은 서서히 말살되고 있다.


작가는 지난 참상의 시대와 함께, 변했다고 믿는 현대의 폐부에 펜을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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