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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별글 클래식★『빨강 머리 앤 & 수레바퀴 아래서』 | 여러가지 2020-03-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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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저/정영선 역
별글 | 2020년 03월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저/김세나 역
별글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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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아침은 어떤 아침이든 다 재미있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오늘 하루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상상의 여지도 풍부하고요.”


새빨간 머리에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하고 빼빼 마른 열한 살 소녀 앤 셜리. 부모 없이 고아원에서 지내던 앤에게 어느 날 기쁜 소식이 전해진다.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에이버리 마을에 사는 남매 가정에서 앤을 입양하기로 한 것. 하지만 ‘초록지붕 집’의 남매가 원했던 건 농장 일을 도울 남자아이였다. 동생 마릴라는 앤을 돌려보내려 하지만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앤의 매력에 푹 빠진 오빠 매튜는 어린 소녀를 데리고 있기를 원한다. 마릴라도 생기 넘치는 앤이 싫지만은 않아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천방지축 실수투성이 앤은 친구에게 커런트 술을 먹이기도 하고, 케이크에 베이킹파우더 대신 진통제 물약을 넣는 등 하루라도 사고 없이 무사히 넘어가는 날이 없는데….


1908년 출간 이후 세대를 이어 가며 꾸준히 사랑받는 『빨강 머리 앤』은 맑고 순수한 빨강 머리 소녀의 성장기를 섬세하게 그린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대표작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린 소녀 앤 셜리의 성장 과정, 그런 소녀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텔레비전에도 여러 차례 방영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앤은 앨리스 이래 가장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라는 문학가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상상력 넘치고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앤이 밝고 당당한 숙녀로 자라나는 이야기는 삶에 지친 독자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전할 것이다.


<수레바퀴 아래서>


“네가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어쨌든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겠지?”
교장이 오른손을 내밀었고 한스는 그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교장은 부드러운 눈길로 한스를 바라봤다.
“그래, 하지만 너무 힘들어 지쳐버리면 안 된다. 그러면 수레바퀴 밑에 깔리게 될 테니까.”

『수레바퀴 아래서』는 남달리 총명했던 한스 기벤라트라는 소년이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어른들과 교육 제도에 희생되어 방황하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헤르만 헤세가 25세 때 집필한 이 작품은 저자 본인이 신학교를 다녔던 청소년 시절을 바탕이 된 자전적 소설로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의 짧은 삶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담겼다.

작품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평범한 작은 마을에 ‘신비로운 불꽃 하나가 떨어진 듯’ 특별한 재능이 돋보이는 총명한 소년이다. 그는 아버지는 물론, 마을과 학교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신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좋아하는 낚시나 수영, 친구들과의 놀이조차 포기하고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한다. 치열한 입시를 치른 끝에 당시의 엘리트 코스였던 기숙 신학교에 입학한 한스는 자유로운 영혼의 헤르만 하일너와 우정을 나누고, 성적에 대한 압박, 동급생들과의 경쟁, 친구의 죽음 등을 경험하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춘기를 보낸다. 엄격하고 권위적인 학교는 이런 한스를 이해해주지 않고 한스는 신경쇠약에 걸리고 만다. 급기야 한스는 요양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몸과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결국 어느 날 차가운 물속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


별글클래식은 앞으로도 착한 가격과 예쁜 디자인으로, 문고판의 정체성을 지키며 꾸준히 반짝이는 고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NEW 파스텔 에디션]은 기존 고전 독자들에게도, 또 별글클래식으로 고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고전 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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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탐험』: 제일 중요한 건 살아남는 거라고 | 리뷰모음 2020-03-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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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궁극의 탐험

데이비드 그랜 저/박설영 역
프시케의숲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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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역한 영국군 장교이자, 전설적인 특공대 SAS(공수특전대) 출신의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헨리 워슬리였다. 2015년 11월 13일, 55세의 나이를 맞은 헨리 워슬리는 그가 그토록 존경하는 어니스트 섀클턴이 한 세기 전에 실패했던 남극 대륙 보도 횡단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길을 나섰다. 단 한 명의 동료도 없이 단독으로 떠나는 탐험으로 남극의 해안에서부터 시작해 남극 대륙을 가로지르는 그의 여정은 16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였다. 『궁극의 탐험』은 분량이 길지 않은 논픽션이지만 다 읽고 난 후의 벅차오르는 감정은 그것을 훨씬 넘어선다. 


  헨리 워슬리는 온통 희기만 한 사막(남극은 적은 강수량으로 인해 사막으로 분류된다고 함) 위를 걸으며 육체와 영혼이 점차 고갈되어 가는 한계를 극복해야만 했다. 그는 삭막한 풍경 위를 걸으며 어떤 이미지를 그려냈는데, 바로 아내와 아들딸의 모습이었다. 때론 현실보다 상상이 사람을 살릴 때가 있다는 사실을 그의 탐험은 절실하게 증명해주었다. 헨리 워슬리가 존경하는 어니스트 섀클턴은 탐험에 실패했으나 대원들 전원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섀클턴이 비록 탐험에는 실패했을지라도 생명을 구했다는 점에서는 성공을 이룬 셈이다. 


  책을 읽으면서 남극에 대한 짤막한 지식도 얻을 수 있었다.  "남극 대륙은 계절이 둘이다. 11월부터 2월까진 여름이고, 나머지는 겨울이다. 지구의 축이 기울어진 탓에 여름에는 대개 해가 밤새도록 빛을 늘어뜨린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어둠이 세상을 집어 삼켜 인간이 살아가기에 훨씬 열악해진다." (본문 36쪽) 종일 해가 떠있는 계절과 종일 어둠이 내린 계절 밖에 없는 남극. 그곳은 극한의 추위와 얼음,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로 침입자를 처단한다. 헨리 워슬리는 단독으로 무지원 남극 탐험을 하기 전에 대원을 이끌고 남극 대륙을 횡단한 바 있었다. 


  데이비드 그랜의 이야기는 남극 대륙을 횡단할 때 대원들이 제대로 단합하지 않으면 횡단이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실패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물론 그 외에도 다른 환경적인 조건이나 체력, 운도 좋아야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건 인간의 심리를 잘 다스리는 일이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헨리 워슬리의 영웅인 섀클턴은 리더쉽의 정점에 이른 인물이라 평가받을 수 있었다. 그는 대원들에게 강압적이지 않았으며,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고, 팀내 분위기를 평화롭게 만든 리더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원들과 자신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사가 맥스 존스가 2003년에 《마지막 위대한 탐험The Last Great Question》에서 말한 것처럼, 영웅은 그들을 숭배하는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다. 대영제국이 몰락의 길을 걷고 세계가 제 1차 세계대전의 살육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스콧은 조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순례자로 여겨졌다. (본문 51쪽)


  물론 이 뒤에 올 내용은 후대에는 스콧이 영웅으로서 평가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이어짐을 예상할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던 섀클턴이 올바른 지도자였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휴 드 로투르의 소네트에는 이런 글귀가 있는데 무척 인상 깊었다. "지리적 목표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숭고한/리더쉽의 꼭대기를 거머쥐었다." 지리적 목표란 남극 대륙을 횡단하는 루트를 성공적으로 밟아서 정복함을 의미하는데, 스콧보다 섀클턴이 후대에 칭찬 받는 이유는 그가 지리적 목표보다 리더쉽에서 높은 역량을 발휘하였기 때문이다. 남극 횡단도 결국 인간관계가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헨리 워슬리와 대원들의 남극 대륙 횡단은 그들의 정신력을 고양시켜준다는 이점이 있기도 했지만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최악의 단점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헨리 워슬리는 그의 탐험을 통해 부상병을 치료하는 데 쓰일 돈을 모금하기도 했다. 그도 자신의 영웅처럼 대원들에게 강압적으로 굴기보다 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꿈을 좇으면서도 이상주의에 빠져 살지 않고 현실적인 판단을 곧잘 내릴 줄도 알았다. 다음의 글이 그의 성정을 증명해준다. 


  "무언가에 대한 열정은 자칫 잘못하면 집착으로 이어져 위험하다. 특히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이 언제나 묵묵히 '그곳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본문 146쪽)


  헨리 워슬리가 가족들의 품을 떠나 남극으로 떠나기 전에 아내에게 들려주던 말이 있었는데, "살아 있는 당나귀가 죽은 사자보다 나은 법이야."였다. 처음에는 이 말이 도전도 좋지만 그보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하단 뜻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뒤에 가서 생각해보니 원대한 꿈을 가지고 가만히 있기보다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도 담겨있지 않을까 싶었다. 『궁극의 탐험』이 어떤 결말을 맺든 간에 나는 이미 헨리 워슬리를 '좋은 사람, 좋은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성공했다 해도 죽으면 안 된다고, 그건 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가슴에 품고 당장 눈앞의 목표를 거머쥐기보다 생존을 더욱 갈망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남극을 무덤으로 삼은 스콧과 다른 탐험가들과 달리, 섀클턴은 자신과 대원들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정복 가능한 건 아님을 이해했다. 특히 남극이 그랬다. 그리고 패배에도 여전히 승리가 존재함을, 생존 그 자체가 승리임을 알았다. (본문 175쪽)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문장이 있다. "그의 영웅적 면모는 그의 바탕을 이루는 아주 다양한 개성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본문 183쪽)라는 문장이다. 이 말은 영웅도 결국 사람일 뿐이다, 라는 말처럼 들리지 않는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짤막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세계 최초로 단독 무지원 남극 탐험을 성공한 사람은 1985년생의 미국인 남성이라고 한다. 그도 헨리 워슬리처럼 누군가를 자신의 영웅으로 삼고 도전길에 나섰을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남극 탐험의 도전은 남들이 이루지 못한 어려운 일을 해냄으로써 영웅이라는 찬사를 얻는 게 아니라, 나태로워져가는 정신력을 고양시키고, 삶의 질을 한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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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머루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 하고, 글을 쓰는 과정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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