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의 일본어 명문장』은 책 표지부터 예쁘다.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으면서, 예쁘고 귀여운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일본어 문장 쓰기에 대해 동기부여가 되는 셈이다. 우선 눈으로만 봐도 즐겁다.
한겨레출판사에서 서평단 당첨으로 받은 책과 함께 온 메모지를 연습장으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반복해서 글씨를 쓰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샤프와 잘 지워지는 지우개도 준비했다. 나는 일본어 문장을 예쁘게 쓰기보다 일본어 문장을 익히는 데 주력을 두기로 했다. 왜냐하면 아직 일본어 공부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일본어 기초책 한 권 공부했던 이력이 전부이니.
뒷표지의 글씨는 시즈 님의 글씨는 아니지만 글씨체랑 캐릭터가 귀여워서 눈길이 갔다. 설명대로 차근차근 글씨 연습을 하면서 책 한 권을 채워가다 보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라이팅북이 완성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한 권을 모두 채우기로 다짐하면서.
이 책을 받기 전에 요새 유튜브에서 추천영상으로 올라온 타케우치 마리야 님의 "Plastic love"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문장을 여러 번 써서 익혔다. 다 익혔지만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하루에도 한 두번씩은 꼭 다시 써본다. "Plastic love"는 1980년대 일본에서 나온 노래인데 지금 들어도 세련되었다. 사랑은 그저 게임일 뿐이고 즐기면 그걸로 된 거라는 생각을 가진 도시 여성의 생활을 담은 내용이다.
시즈 님의 글씨를 따라 써보고 그걸 공책에다 반복해서 쓰면 된다. 라이팅북이라는 게 나의 글씨체를 예쁜 글씨체로 바꾸기 위한 게 주 목적이겠지만 나는 문장부터 익히고 글씨체를 예쁘게 써보려고 일단 내 글씨체로 썼다. 내 글씨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바꿔보고 싶다.
'아기자기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시즈 님의 글씨체를 따라서 써봤다. 비슷하게 써보려고 해도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써지진 않는다. 세상 일이 한번에 된다면 아무도 노력따윈 하지 않을 거다.
일본어 발음을 한국어로 적어두고 문장을 쓰면서 발음을 외우는데, 한국어로 쓴 문장이 일본어 발음을 정확하게 표현해주진 않는다. '사아이키나'(자 어서 가렴)에서 '사'라는 글자는 '사'도 아니고, '자'도 아니게 발음해야 한다. 그 중간 정도 되는 발음이라고 해야 하나. 일본어를 잘 하시는 분들은 발음도 정확하게 마스터하셨을테니 글씨 쓰기에 열중하면 되겠다. (부럽…)
열심히 쓰고 나서 이렇게 다 외웠는지 또 확인을 해본다. 그런데 꼭 한 두 군데씩 틀린 부분이 나와서 다시 외우기를 반복해야 한다. 나중엔 글씨를 예쁘게 쓰는 법을 계속 연습해야지. >_<
책 내부가 이렇게 색깔도 다양하고 그림도 귀엽다. 이런 책은 공부에 동기부여도 되고, 눈이 호강하기도 해서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나도 색깔 펜으로 글씨 연습을 해봐야겠다. 근데 지금은 빨강, 파랑색 펜밖에 없어서 다른 색깔 펜도 사둬야 한다. 일기 쓸 때나 책 읽고 메모할 때엔 샤프 아니면 검정색 펜만 써서 다른 색깔의 펜이 그닥 필요가 없었다.
일본어 문장은 우리나라처럼 가로로 쓰지(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않고, 세로로 쓰는데(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게 아주 생소하다. 일본소설도 원서는 이렇게 쓰여있겠지.
내 예상보다 책이 더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좋다. 일본어를 제대로 배우려면 기초책 다음에 초급자 용 책을 공부해야겠지만 나는 힘들고 머리 아프게 하기보다 재미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일본어 자격증을 따려는 것도 아니고, 일본에 취직하려는 의도도 없으니. 그저 외국어를 하나 배우고 싶었는데, 평소에 그런 식으로 두뇌 활동을 하는 일이 내 삶에 분명 변화를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