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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의 일본어 명문장』: 재밌게 공부했습니다 | 리뷰모음 2020-09-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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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즈의 일본어 명문장

김연진 저
동양북스(동양books)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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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직접 문장을 써보고 문장을 외우려고 노트에도 수차례 적었다.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해서 글씨를 예쁘게 쓰는 연습보다 일본어 공부하기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 공부가 늘면 나중에는 일본어를 예쁘게 쓰는 연습도 해보고 싶다. 


  처음에 간단한 문장이 나올 때는 따라서 적기만 했는데, 문장이 길어질수록 문법이나 단어가 궁금해져서 하는 수 없이 일본어 사전을 검색했는데, 그런 방식의 공부도 내게 나름 도움이 되었다. 문법 공부를 제대로 하고 나서 이 책으로 글씨 쓰기 연습을 하는 게 더 좋았겠지만 어쩌다보니 순서가 그렇게 되었다. 문법 공부는 추석 지나고 나서 시작하려고 한다. 


  '니게루노와 하지 다케도 야쿠니 타츠'란 문장은 제가 좋아하는 문장이 되었다. 그 누구도 도망치는 게 도움이 된다는 말은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부딪혀서 아프고 깨져봐야 인생공부를 하는 거라고들 하는데.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말에도 위로를 받는다.


  다 어디에서 나온 문장들일까.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에서 뽑아왔으려나. 한국의 작품에도 좋은 문장들이 참 많은데. 일본 문장에는 '~하는 것이다', '~하는 거다'로 끝나는 말이 참 많더라. 학교에서, 글을 쓸 때에는 그런 식으로 글을 끝맺지 말고 '~다'로 끝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일본어 번역투의 글을 지양하라는 말씀이었나 보다. '~하는 것 같다'라는 말도 아주 흔하게 쓰인다.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간직하고 싶지는 않으나 어쨌든 나름 열심히 썼다. 책 내부의 디자인이나 글씨가 귀여워서 공부하는 게 재밌었다. 


  하이쿠나 백인일수 쓰기는 이렇게 세로로. 세로쓰기는 참 어색하다. 세로쓰기로 된 책은 또 얼마나 어색할까. 아직 그런 책을 본 적은 없지만 일본책은 그렇게 쓰여있다던데. 


  한 권 다 마치고 나서 마지막에 마음대로 필사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책에 나온 문장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골라 적었다. 틀린 글자가 있을텐데 귀찮아서 그냥 확인 안 하고 패-쓰.


  노트에 문장을 이렇게 여러 번 적었다. 듣기나 말하기보다 쓰기가 내게 제일 잘 맞는 공부법이라 굳은살이 아프도록 쓰는 수밖에. 하여간 재미있게 공부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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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문법 무작정 따라하기』: 아주 자세한 설명이 강점 | 리뷰모음 2020-09-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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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본어 문법 무작정 따라하기

후지이 아사리 저
길벗이지톡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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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계기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다. 공부를 하고 싶었고, 무언가 나도 할 줄 아는 게 있기를 바랐고, 영어공부는 아무리 해도 재미가 없었고, 일본어 공부를 하다보면 그나마 영어보다 친근하게 느끼는 한자(한자를 잘 안다는 게 아니라 그저 친근하게 느낄 뿐)를 접할 수 있으니 부담이 덜 가겠다 싶었고, 일본드라마를 자막없이 시청하고 싶었고, 일본잡지나 소설을 사전 껴가며 떠듬떠듬 읽고 싶었고……, 일본어공부를 하게 된 계기를 하나만 딱 집어서 설명할 수가 없다. 그냥 하고 싶었으니까, 라고 말하면 참 간단하지만.


2. 일본어 공부 순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지 않다. 공부의 계기도 또렷하지 않았고, 시작부터 '뭔가 해야지!'라고 단단하게 마음을 먹지 않았다. 학교 다닐 적에 일본어 수업을 듣긴 했었지만 기억나는 거라곤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세기뿐.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우선 "가장 쉬운 일본어 독학 첫걸음"이란 책을 집어들었다. 가장 기초적인 히라가나, 가타카나 쓰기부터 했는데, 머리가 좋지 않으니 쉽게 외워지지는 않았다. 어찌되었든 첫걸음이 되는 책 한 권을 집중해서 한 달동안 봤다. 


  일본어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 중에 일본애니나 드라마, 연예인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나는 그다지 애국자도 아니면서 한국연예인,  한국만화, 한국소설, 한국영화가 좋다. 근데 무라카미 하루키 님은 참 좋아한다. 그리고 '짱구는 못말려'도. 최근에 유튜브에서 노래를 듣다가 타케우치 마리야 님의 'plastic love' 라는 노래가 있어서 들어보니 멜로디나 가사가 마음에 들어 노트에 가사를 베껴적고 외웠다. 


  그 다음에, 예스24 서평단 이벤트에 응모해서 받은 "시즈의 일본어 명문장"이란 책으로 일본어 문장쓰기 공부를 시작했고, 4장까지 있는데 현재 3장 마무리 한 다음에 4장에 들어간 상태다. 듣기나 말하기보다 읽고 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에게 잘 맞는 책이었다. 헌데, 해당 책을 공부하면서 문법이나 단어가 궁금해도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았기 때문에(중급자용 책인 듯), 일본어사전을 계속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문법 공부를 먼저 시작했어야 했는지도. 그래서 이번에 예스24에서 서평단 이벤트에 응모해 "일본어 문법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책을 받았다. 


3. "일본어 문법 무작정 따라하기"



  받고서 책 두께가 상당히 두꺼워 놀랐다. 가슴을 짓누르는 중압감이 느껴졌지만, 단기간에 하지 말고 차근차근하면 되니까, 라고 마음을 다잡고, 책 페이지를 넘겼다. 항상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바짝 쫄아버리는 성격이라, 제발 책이 나에게 친절하기만을 바랐다. 



  개인적으로 일본어 말하기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회화가 잘 들리는 건 좋은데, 어쨌든 내가 제일 원하는 건 읽고 쓰기다. 나의 강점은 읽고 쓰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열정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어도, 좋아한다고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일본어 문법 무작정 따라하기"는 초보자용 책은 아니다. 초보자용 책은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외울 수 있게 도와주는 소책자도 들어있는데, 이 책에는 히라가나, 가타카나에 대한 설명은 아주 짧게 나와있다. 그러니 기초책으로 공부를 한 다음에 이 책을 보는 게 좋겠다. 후지이 아사리 선생이 쓰신 일본어 기초책은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라는데, 그 책으로는 공부하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무작정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일본어를 머릿속에다 확실하게 집어넣을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주시는 후지이 아사리 선생님. 단순한 방법으로 공부하면 그만큼 빨리 잊혀진다는 건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열심히 쓰고 나서 썼던 걸 다 외웠는지 확인해보고, 오답을 정답으로 바꿔 다시 써보고, 모르는 부분은 사전을 찾아보고, 발음이 궁금하면 원어민의 발음도 듣는다. 말하기도 많이 하면 좋겠지만, 앞서 밝혔듯이 말하기보다 읽고 쓰기를 잘 하고 싶어서 말하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가타카나가 히라가나보다 더 헷갈린다는 사실은 어떻게 아셨을까? 히라가나보다 단순하게 생겼지만, 오히려 그 이유 때문에 더욱 헷갈린다. 이 책을 한 권 다 끝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데, 공부가 하기 싫을 때는 억지로 꾸역꾸역하지 않고 그만 뒀다가 하고 싶을 때 다시 하는 게 방법이었다. 그것말고는 나처럼 의지박약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없다. 학교공부는 억지로 해야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고 따문하다. 하지만 지금의 공부는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으니. (끝을 보고 싶다는 말.)


  오렌지색으로 강조된 부분은 내가 밑줄을 그은 것인데, 딱딱하고 간결한 말투를 쓰는 책들과 달리 마치 대화를 나누듯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밑줄을 그어보았다. 헌데, 꼼꼼하게 가르쳐주시려는 선생님의 열정으로 인해 책 두께가 상당히 두꺼우니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은 미리 겁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은 내가 겁을 먹어버렸지만. 그래도 다행히 책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연습문제도 가볍게 풀어보고. 

  일본어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면 히라가나를 읽을 수 없어서 문제풀기가 더 어려울 듯하다. 나도 어차피 초보자에서 조금 더 나아갔거나, 아니면 여전히 초보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만할 수 없다. 


  작은 글씨로 정리된 단어들도 열심히 외워야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한자(본래의 한자든, 일본에서 쓰이는 한자든)쓰기를 좋아해서 오히려 영어책 공부할 때보다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나는 영어 잘 하기는 글렀다 싶어 씁쓸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둘 중에 하나라도 잘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의 장점을 집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 문법 설명이 아주 자세하다. ① 설명하는 글의 어투가 친절하고 친근하다. ③ 연습문제가 많아서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기에 좋다. ④ 소책자, MP3 파일이 제공되니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부하기가 가능하다.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초급자용 책이 아니니 이제 막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사람은 초급자용 책부터 먼저 봐야한다는 것, 두꺼운 분량이 부담스러운 학습자들은 다른 출판사의 다른 어학도서를 찾아도 좋다는 것 정도. 



* 이 리뷰는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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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짧고 강렬하다! | 리뷰모음 2020-09-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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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오라시오 키로가 저/엄지영 역
문학동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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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 잘린 닭」 : 이기적인 희망과 희생양들


  이 단편소설에서 '희망'이란 단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본래의 뜻을 잃고야 만다. 사랑에 빠진 '마시니, 베르타' 부부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첫번 째 아이는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치가 되었다. 부부는 자신들의 사랑이 그런 식으로 훼손되는 걸 용납할 수 없었고, 다음에 태어나는 아이는 분명 건강하리라는 희망으로 연달아 아이를 낳는다. 그들은 네번째 아이까지 가졌지만 결국 아이들 모두 백치가 되었고, 부부는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자신들의 처지를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성취하지 못한 희망의 불꽃이 살아 있었다.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하자 그들의 갈망은 더 뜨겁게 타올랐고, 그럴수록 마음이 더 쓰라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부는 아이들의 불행에 대해 각자가 감당해야 할 몫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 몸으로 낳은 짐승 같은 자식 넷을 구원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사라지자, 부부는 그 모든 운명을 남의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태도는 열등한 존재의 고유한 특성이다. -「목 잘린 닭」中


  '마시니'와 '베르타'는 백치 아이들을 두고 '당신 자식'이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 했고, 허구헌날 싸우기 바빴다. 그런 그들에게 찾아온 다섯 번째 아이는 다행스럽게도 건강했고, 부부는 다섯 번째 아이만을 끔찍하게 사랑했다. 백치 아이들은 하녀들에게 맡겨졌으나 하녀들마저도 아이들을 방치 수준으로 내버려두었다. 「목 잘린 닭」은 거듭해서 찾아오는 악재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악재의 첫걸음을 떼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인생의 이치를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소설의 결말은 실로 끔찍하다. 백치 아이 넷이 막내 동생에게 저지른 끔찍한 행동을 굳이 리뷰로 옮겨야 할까.


  백치 아이 넷이 막내 동생에게 저지른 최악의 행동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남 탓만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 마시니, 베르타 부부에게 내려진 형벌이다. 신이 정말 있다면 그가 두 남녀를 심판하신 셈이다. 그들은 이기적인 희망을 버리고, 절망으로 낙인 찍어버린 백치 아이들을 잘 보살펴주었어야 했는데, 마땅히 져야할 책임을 지지 않았기에 비극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2. 「깃털 베개」 : 한없이 무거웠던 깃털 베개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깃털 베개'라는 소설의 제목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리라. 그리고 이내 소름이 돋을지 모른다. 아주 가벼운 깃털 베개가 소설의 주인공인 '알리시아'의 목숨을 무겁게 짓누르다 이내 앗아갔다. 정확하게 베개가 죽음의 원인이 아니라 그 베개 안에 들어있었던 '무언가'가 알리시아를 죽음으로 내몬 원흉이었으나, 어찌되었든 소설을 다 읽고난 뒤에 제목이 독자에게 주는 의미가 한없이 크게 다가온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누군가의 단꿈도 사소한 부분을 놓치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짧고 강렬한 소설을 통해서 경고했다. 


3. 「표류」: 광활한 자연과 벌레처럼 작은 인간


  몇몇 단편에서 저자가 경험한 바 있다는 아열대 밀림 지역에서의 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데, 예상보다 더욱 신비로웠다. 독사에 물려서 다 죽어가는 사내가 등장하는 「표류」에서 남미 지역의 열대우림과 강의 풍경은 광활했고, 죽어가는 몸으로 그곳을 떠도는 한 사내는 마치 벌레처럼 작은 존재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광활한 자연 앞에서 미미한 존재인 인간이 느끼는 고통의 크기는 우주만큼이나 크다! 그마저도 죽음에 이르면 정적과 함께 사라지지만. 


4. 「가시철조망」, 「멘수들」:  자유란 무엇인가?


  「가시철조망」을 읽고나면 동물의 자유를 막는 건 확실하게 인간이라는 데 생각이 미친다. 그런데, 인간에게 있어서 자유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따져보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멘수들」에서 밀림지역의 계약직 일꾼들은 일하고 번 돈을 시내에서 흥청망청 써버리고 다시 목수 일에 뛰어드는 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 소설을 모두 읽고나면 그놈의 선수금이라는 게 참으로 치사하게 느껴진다. 목수들이 돈의 노예가 되게끔 만드는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게 선수금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카예'는 자유를 찾아 멘수들(계약직 목수들)이 몸담은 작업장에서 떠났지만 자유란 그에게 있어서 일시적인 일탈에 불과했고, 살기 위해, 그리고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와야만 할 운명이었다. 그가 작업장에 도로 보내지지 않았다해도 그는 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 어딘가에 묶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돈이 없으면 몸치장도 할 수 없고, 예쁜 여인들과 만날 수도 없다. 돈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목을 매는 카예의 모습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5.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 미친 사랑, 혹은 사랑에 미친


  한 편의 멜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듯한 단편이다. '마리아 푸네스'는 뇌막염 환자로 착란증세가 나타나는 잠시동안에만 '두란'을 사랑하는 여인이고, 두란은 처음에는 마리아 푸네스의 행동에 어이없어하다가 뒤늦게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한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한 나머지 유령처럼, 그림자처럼 여인의 곁을 맴도는 남자와 예쁘장한 소녀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독자를 설레게 만든다. 남자는 안달나있고, 여자는 늘상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서 소설을 읽는 이들은 속이 타지만, 연애 이전의 두 남녀의 조심스러운 심리상태(서로 상처받고 싶어하지 않지만, 사랑하고 싶어하는)를 잘 표현하고 있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나는 그녀가 착란 상태에 빠지면 나를 끔찍하게 사랑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단 제정신이 돌아오면 내 존재-지금 이 순간이든 미래든 간에-에 대해 눈곱만치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 또한 모르지 않았다.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中


  그러나 이처럼 40도의 고열 속에서 단 두 시간 동안 지속되는 꿈속의 사랑은 낮이 되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中


  아! 하늘이시여, 40도든, 80도든, 120도든 다 좋으니 제발 그녀의 머리에서 열이 끓게만 해주소서……

  그리고 드디어! 집에 도착하니 그 잘난 아예스타라인의 전보가 와 있었다. 

  

  또 다시 착란 증세. 즉시 오기 바람.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도 이 전보를 받는 순간 너무 기뻐서 이성을 잃고 날뛰었을 것이다.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中



* 이 리뷰는 YES24 서펑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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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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