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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by 기케로 루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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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앙의 비밀 : 아버지와의 약속 그리고... | 예전리뷰 2015-12-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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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루비앙의 비밀

쿠지라 도이치로 저/안소현 역
들녘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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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식물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집 앞 마당에서 꽃과 풀을 보며 행복했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고등학생 레이. 엄마와의 사소한 다툼으로 8년 전 집을 나간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가슴에 칼을 맞고 쓰러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며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한마디는 '루비앙'이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의미를 알 수 없는 '루비앙'이라는 단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레이를 경찰은 오히려 용의자로 의심한다.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레이는 아버지를 살해한 진범이 누구인지 사건을 하나씩 추적해 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아버지의 죽음이 폴린 제약과 관련이 있고, 폴린 제약이 편법을 써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소설 '루비앙의 비밀'은 초반에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나옴으로써 사건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고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는데, 무엇보다 영화적 기법인 '장면전환'을 통해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를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주인공인 레이의 평소 성격은 꽃을 좋아하는 여고생으로 소심하면서도 조용한 편인데,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선 과감한 행동력과 결단력을 보인다. 아버지와 폴린 제약의 관계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혼자 폴린 제약을 찾아가는 모습이나, 폴린 제약 사장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그가 다녔던 초등학교를(꽤 먼 거리) 혼자 방문하는 모습, 신변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아버지가 연구용으로 남긴 땅 홋카이도를 향해 한 남자와 단둘이 떠나는 장면 등은 내가 레이였다면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는데, 결론은 아마 나라면 못 했을 것 같다. 그저 망연자실 경찰의 수사가 잘 진행되길 바라며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하겠지'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또한 책의 제목이기도 한 '루비앙의 비밀'에 루비앙이 도대체 뭘까? 왜 레이의 아버지는 죽어가는 순간에 다른 말도 아닌 루비앙이라는 말을 남겼을까? 등 루비앙의 정체에 대해 빨리 알고 싶은 마음에 쉽게 책을 놓을 수 없는데, 책의 중반부쯤에 아버지가 자주 방문했던 공원의 노숙자를 통해 독자는 루비앙의 비밀을 알게 된다. 레이는 루비앙이라는 단어가 어렸을 적 아버지와의 작은 추억 속에서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생각이 좀처럼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독자 입장에서는 정말 레이한테 말해주고 싶어서 미칠 노릇이다. 다만 레이는 루비앙의 실체는 모른 채, 아버지가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범인의 약점이 되는 증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며, 그 증거를 숨긴 장소가 루비앙과 관련된 것은 아닐까 정도로만 추측을 할 뿐이다. 

 아버지가 자주 갔던 공원의 노숙자 중 한 명인 통칭 '부처'로 불리는 남자를 통해 비로소 레이는 루비앙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원망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자신이 이토록 집요하게 사건을 쫓았던 건 사실 아버지의 사랑을 찾아 헤맸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소설 '루비앙의 비밀'은 오래전 헤어진 딸에 대한 아버지의 부정(父情)과 거대 제약회사의 비리, 그것을 알아챈 식물학자인 아버지의 죽음, 그 비리를 움켜쥐고 이용하려는 한 인간의 탐욕스러움을 너무 무겁지 않게 그리고 있다. 아마 영어덜트 시리즈로 나온 미스터리 책이기 때문에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선정한 것 같은데, 그래도 굳게 믿었던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진 마지막 반전에선 꽤 놀라기도 했다. 아니면 내가 이런 추리나 반전에 약한 건지도 ㅎㅎ.


 끝으로, 아버지가 식물학자였던 만큼 레이도 야생화 및 풀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서 '들풀 연구회'라는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하는 일은 근처 공원이나 길거리를 다니면서 봄, 마당, 길에 어울리는 혹은 자주 보이는 들풀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나 또한 야생화 및 들풀에 관심이 많아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야생화와 들풀들을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모두 확인해 보았다. '들풀 연구회'에서 정한 봄, 마당, 길에서 자주 보이는 야생화 및 들풀들은 아래와 같다.


> 봄의 7가지 풀 : 미나리, 냉이, 떡쑥, 별꽃, 광대나물, 순무, 무

> 마당의 7가지 꽃 : 민들레, 괭이밥, 큰개불알풀, 주름잎, 살갈퀴, 타래난초, 삼백초

> 길의 7가지 풀 : 질경이, 강아지풀, 개여뀌, 자주광대나물, 큰이삭풀, 새포아풀, 갈퀴덩굴


특히 레이는 '큰개불알풀'을 무척 좋아했는데 작고 푸른색이 도는 여린 꽃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름이 참 고약하다. 해서 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 보았더니 큰개불알꽃 열매가 개의 불알과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요즘은 조금 순화하여 '봄까치꽃'이라 부른다는데 이 이름이 훨씬 난 것 같다. 영문으로는 bird's eyes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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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치유의 땅 :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예전리뷰 2015-12-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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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손미나 저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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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여행을 꿈꾼다. 손미나 작가의 말처럼 여행은 '영혼을 위한 비타민'이자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부활의 과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여행은 인간의 가슴에 품고 사는 우주를 확장시키고 내면의 성장을 도와주는 '길 위의 학교'이기도 하다. 그녀의 말처럼 여행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이런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행복할까? 그렇지만 한편으론 삶이 녹녹치 않아 쉽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곳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멀고 먼 나라 페루라면 더더욱. 나도 지금은 그중 한 사람이다. 다행히 그녀는 이런 나에게 작은 선물을 안겨 주었다. 그녀가 먼저 만나 본 영혼의 땅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라는 작지만 소중한 책 한 권. 직접 갈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렇게 책으로라도 페루라는 곳을 읽고, 보고, 여행할 수 있어 좋았다.
 우리에게 손미나 그녀는 ​여행작가이기 전에 아나운서로서 더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지금은 명실공히 여행작가로서 활약하고 있지만. 얼마 전 TV에서 모 방송사에 출연한 그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어느 여행지에서 이태리 의사를 만났는데 그가 그녀에게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의 짧은 물음에 마음속 강한 충격을 느끼며 '나는 정말 행복한가?' '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뭔가 가슴을 흔들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그 만남이 그녀가 여행작가로서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지.
 아나운서라는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나 부러워할 직업을 그만두고 그녀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의 그녀를 여행작가로서 만날 수 있고 그녀가 밟았던 많은 곳들을 한 권의 소중한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라는 책 이전에도 여러 권의 여행 에세이를 냈지만 그녀 자신이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 페루로의 여행은 다른 그 어떤 여행지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3년 전 그녀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영원히 이별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 삶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고통들이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의 고통과 상처들은 옅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가족을 잃는 고통은 시간의 흐름으로도 옅어지지 않는 아픔이다. 그녀 역시 이런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아버지를 잃은 후 알게 되었다. 그녀 삶에 느낌표로 가득하던 우주가 아버지를 잃고 하루아침에 온통 물음표로 채워져 혼란스러웠던 그때 마음속에서 '지금이야말로 여행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를 듣게 되고 페루로의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 역사학자였던 그녀의 아버지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곳이기도 했고, 해발 3000미터를 넘나드는 고산 지대에 현세와 영원의 세계를 연결해준다는 전설 속의 새 '콘도르'를 꼭 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녀는 페루에서 자신과 하늘에 계실 아버지를 연결해주는 전설 속의 새 '콘도르'를 보게 되고 그 경이로움 속에서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다.
'딸아, 괜찮다. 두려워 말거라.
아빠는 이렇게 자유롭게 세상을 날고 있단다. 네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이렇게 하늘에서 바라보고 있지 않니. 안심해라.
우리는 늘 함께 있다.'​
 그녀에게 위로와 치유가 절실히 필요했던 시기에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주고 품어준 땅 페루. 그러나 페루라는 곳을 떠나기 위해선 준비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며칠 동안 힘들었던 일, 한 달간의 여정 동안 고산병으로 힘들어했던 일 등 그녀 스스로도 고산병 예방을 위해 코카 차나 무냐 차를 마시고, 혹은 호텔에서 산소통 룸서비스를 받아 가며 페루에서의 모든 일정들을 소화했다. 읽으면서 페루라는 곳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해발 몇 천 미터가 넘는 곳들을 나는 과연 그녀처럼 잘 이겨내고 여행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고, 페루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 땅처럼 여겨졌다. 그렇게 그녀는 페루 여행을 철저히 준비했고 떠나야 할 이유를 가슴에 품고 떠났다. 무엇보다 페루는 스페인 유학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 '이야'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여행길에 한결같이 동행하는 사진작가 레이나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친구 '이야'와의 행복한 만남과 추억, 태곳적 원시림을 간직한 아마존에서의 나날들, 남미 대륙을 호령하던 잉카인들의 문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추픽추에서의 경이로움,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티티카카 호수 사람들과의 만남, 외계인이 그렸다는 설이 있는 미스터리 한 나스카 라인 투어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한 웃지 못할 순간들,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바예 사그라도, 쿠스코의 파란 하늘, 여행지에서 만난 우연이 인연이 되어  페루에서 그녀의 여행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준 그레고리와의 만남 등. 그녀와 함께 페루로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책을 통해 여행의 여정을 따라가며 나 또한 설레고, 웃고, 울고, 감탄하고, 때론 고산병의 위험으로 두려운 마음도 들긴 했지만 즐거웠다. 어쩌면 영원히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를 페루, 그래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지라도 신비로움이 존재하는 영혼의 땅, 페루를 마음속으로 염원해 본다.

 

 

 

 

+

<마추픽추는 케추아 어로 '늙은 봉우리'를 의미한다.

15세기경 남아메리카 대륙을 호령했던 잉카인들이 건설한 도시.

시대를 앞서간 그들의 문명은 '키푸'라는 매듭문자가 있었지만 해석이 어려워

그들의 문명은 아직까지 신비로움으로 남아 있다.> 

 :)

 

 

 

 

 

 

 

 

+

<새들의 배설물로 뒤덮여 있는 섬 바예스타스, 이 배설물로 비료(구아노)를 만들어 페루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페루는 최상의 구아노가 만들어지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

 

 

 

 

 

 

 

+

<페루는 지형의 특성상 고산지대가 많은데, 여행하면서 고산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산소통 룸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

 

 

 

 

 

 

 

 

 +

<스페인 유학시절 절친인 '이야'와 함께 마추픽추에서.

그녀의 여행이 더 행복했던 건 페루 땅의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혼자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내 곁에서 나와 함께 걸을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도

큰 의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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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야,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생은 모든 순간이 그 고유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겉으로 보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과 상관없이 의지를 가지고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며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 늘 행복해라."

 

- 여행 마지막 날 친구인 이야의 할머니께서 해주신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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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미스터리의 만남 앨리스 죽이기! | 예전리뷰 2015-12-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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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앨리스 죽이기

고바야시 야스미 저/김은모 역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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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 캐럴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미스터리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나의 이런 호기심으로 선택하게 된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 처음부터 끝까지 흡입력 있게 읽어나간 책이다. 책 속 주인공인 구리스가와 아리는 언젠가부터 연속되는 이상한 꿈을 꾼다. 자신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있는 꿈이다. 너무도 생생한 꿈이여서 그 꿈을 꾸고 있는 동안만큼은 꿈인지 조차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꿈속에서 앨리스는 도마뱀 '빌'과 함께 '암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3월 토끼'와 '미치광이 모자장수'로부터 '험프티 덤프티'가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흰 토끼'의 증언으로 '앨리스'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설상가상으로 '그리핀', '흰 토끼'마저 살해되면서 '앨리스'는 연쇄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한편, <지구>에서는 '오지'라는 대학 연구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같은 대학교의 대학원생인 구리스가와 아리는 그의 죽음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데, 바로 꿈속에서 살해당한 '험프티 덤프티'의 죽음과 너무도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의구심을 품은 채 학회 발표 문제로 만나게 된 '이모리'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모리'역시 자신과 똑같은 꿈을 꾼다는 것과 '이모리'가 이상한 나라의 도마뱀 '빌'이며 '험프티 덤프티'가 '오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아바타'라는 개념을 도출하게 된 것이다. 현실세계에서의 '나'와 가상세계에서의 '나'가 존재하듯, 지구와 이상한 나라 역시 이러한 형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모리'와 '아리'는 가상세계에서 살해당한 '그리핀'이 현실세계에선 누구인지 또 '흰 토끼'는 누구인지 그 밖에 가상세계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현실세계에선 누구인지 은밀하게 찾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가상세계에서 살해 용의자가 된 앨리스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선 반드시 '진범'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가상세계에서 앨리스는 여왕으로부터 사형집행을 당하게 되고 그 영향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현실세계인 지구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과연 앨리스와 빌은, 아리와 이모리는 앨리스의 결백을 밝히고 무사히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자, 현실 세계에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치자. 죽이면 어떻게 될까?"

"살인죄로 체포되겠죠."

"그럼 이상한 나라에서 죽이면 어떨까?"

...


현실세계에서는 동기가 있지만 살인이 아니므로 붙잡히지 않는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동기가 없으므로 붙잡히지 않는다. 247Page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는 고전에 미스터리를 더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그러나 더 큰 매력은 따로 있는데 우선 첫 번째, 이상한 나라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상한 대화'이다. 읽고 있으면 나까지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랄까? 미스터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대화를 읽어나가다 보면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온다. 그 유머스러움과 과장된 이상함이 미스터리 소설 특유의 긴장감을 반감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잔혹동화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때 톡톡히 빛을 발한다.  마치 팀 버튼 감독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두 번째는 가상세계의 '어떤' 캐릭터가 현실세계에선 누구일까?를 맞춰보는 재미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나의 예상과 빗나간다. 이 점이 마지막 세 번째인데 <앨리스 죽이기>는 독자가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놔두질 않는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굳게 믿었던 캐릭터의 아바타가 사실은 그 아바타가 아니었다는 것, 범인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캐릭터가 범인이었다는 것 등등 반전이 끝이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 최대 반전은 바로 이것인데 (스포이지만, 나의 생각을 얘기하기 위해선 부득이하게 밝힐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가상세계'라고 믿었던 '이상한 나라'가 사실은 '현실'이었고, '현실'이라고 믿었던 '지구'가 사실은 '가상세계'였다는 것이다. 즉 가상세계인 '지구'에서 '나'라는 존재가 죽는다고 해도 이건 어디까지나 '꿈'이고 '가상세계'이기 때문에 '현실'인 '이상한 나라'에서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진범'에게 '사형집행'을 내리기 위해선 '지구'가 아닌, '이상한 나라'에서 집행해야만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나의 '게임 캐릭터'가 아무리 죽어도 다시 접속하면 부활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밝힌 이유는 가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책 속의 결말이 얼추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실이라 믿으며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사실 누군가의 꿈은 아닐까? 그의 꿈이 꽤 많은 모순들로 쌓이고 쌓여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면 그는 이 세계를 부수고 잠에서 깨어나면 그만이다. 다시 잠들고 꿈을 꾸면 그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 즉, 또 다른 지구 혹은 세계가 탄생하고 인류의 역사는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몇 번째 지구일까? 몇 번째 꿈일까? 생각하곤 했다. 지금도 이 세계는 모순투성이다. 여러 가지 부조리함과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날로 파괴되어가는 지구... 그래서 지금의 이 지구는, 그 혹은 '신'(소설 속에서는 붉은 용으로 등장)이라는 그 어떤 존재의 꿈속 거의 마지막 부분에 와 있는 것은 아닐까? 곧 잠에서 깨어날...



ps :

이상한 나라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미스터리, 잔혹함,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재미 

그리고 마지막엔

철학적(?) 생각까지 하게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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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훌쩍 눈물 훔치며 읽은 백성현 포토에세이 : 고마워요 | 예전리뷰 2015-12-1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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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마워요 : 백성현 포토 에세이

백성현 저
시그마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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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요테의 래퍼 빽가 그리고 지금은 by100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백성현의 두 번째 포토 에세이가 7년 만에 나왔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나는 그의 아픔도 몰랐고, 그가 사진을 사랑하고 사진에 몰두하는 사진작가라는 것도 몰랐다. 2012년부터 나 역시 사진에 눈을 뜨게 되었고 캐논 DSLR 카메라를 11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했다. 모아 놓은 돈도 없었고 당시 내 월급으로 고가의 카메라를 일시불로 구입하기란 쉽지 않았다.

 매달 청구되는 할부금에 허덕이면서도 묵직한 그립감의 카메라가 내 손안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좋았다. 사실 그전에도 파나소닉 하이앤드급의 카메라를 구입했었지만 지키지 못하고 중고로 팔아버려야 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캐논 카메라만은 지키고자 했다. 덜 쓰고 덜먹고 카드 결제금액에서 카메라 할부금 외에 기타 다른 결제금액들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그것이 힘든 노동시간과 쥐꼬리만한 월급쟁이 생활에서 내가 버텼던 유일한 희망이었다.

 11개월이라는 시간은 결국 흘러갔고 이제는 온전히 나의 것이 된 카메라. 카메라 속 뷰 파이더로 바라보는 풍경들을 나는 나만의 감성으로 찍고 또 찍었다. 그런 가운데 알게 된 것이 백성현의 포토 에세이이다. 평소 책 읽기를 즐겨 하고 사진도 좋아하는 나에게 코요테 래퍼 빽가가 아닌 사진작가 백성현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그의 사진들이 궁금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넘겨 본 그의 이야기는 빠르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했다.

 뇌종양이라는 무섭고도 아픈 병마와 힘겹게 싸웠던 백성현. 자기 걱정보다 자신의 병마로 더 고통받을 주변 사람들을 더 걱정했던 백성현. 무엇보다 부모님이 걱정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그가 막상 자신을 찾아온 부모님의 모습과 조우한 순간, 굳게 먹었던 마음이 무너져 내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음을 터뜨린 모습에 더 이상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나도 펑펑 울어 버렸다. 그런 그의 아픔 따윈 아랑곳없이 그저 자신들의 밥줄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던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의 행태.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억울했을까? 얼마나 분노했을까? 당시 그의 고통과 그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참담하고 마음 깊숙이 이해가 되어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 했다. 그의 아픔에서 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3년 유방암 말기로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당시 아버지와 나는 번갈아 가면서 어머니 간병을 했는데, 자신의 아픔보다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남편과 딸에게 미안하다며 일어나지도 못하는 병상의 침대 위에서 울었던 어머니. 백성현의 마음도 그랬겠지. 자신의 아픔보다 자신 때문에 눈물 흘리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더 많이 아팠겠지...

 수술 중에 사망할 수도, 시력을 잃을 수도, 한쪽이 마비될 수도 있다는 냉정한 의사의 말에 사진만은 찍을 수 있게 해달라고, 검지와 한쪽 눈만은 지켜달라고 기도했던 그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사진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후유증은 남았지만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 이후 백성현의 삶은 조금씩 변화되었다. 자신은 이기적이고, 부정적이고, 외골수에 아웃사이더라는 그의 고백. 하지만 지금은 그저 아주 사소한 것들에도 감사하는 마음뿐이라고. 한 차례 큰 폭풍우가 지나가고 그의 몸엔 아물 수 없는 상처가 남았지만 그의 마음과 영혼은 더 견고해지고 따뜻해졌다. 이전에 찍었던 사진들이 정확한 구도와 노출 등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이었다면, 아픔 이후 찍은 사진들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자신의 감성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이어서 더 마음에 들고 사진 찍는 것이 한결 더 편안해졌다는 그의 고백에서 나도 나의 사진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너무 잘 찍으려 애쓰진 않았는지, 남들에게 칭찬을 듣기 위해 찍지는 않았는지, 정말로 나의 감성이, 나의 스토리가 내 사진엔 들어 있는지. 그리고 다시 사진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아프기 전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사진 강의도 했고, 지금도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강의하는 그는 자신이 가진 달란트가 이것이 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거란다. 2016년이면 사진작가로서 10년이 된다는 백성현. 큰 아픔을 겪었지만 그 아픔 이후 그의 삶은 지난 시간보다 더 빛날 거란 생각이 든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 때문에 매일 밤 오열을 하는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 한 통을 몇 번이고 되뇌어 읽었다.

힘든 인생의 굴곡을 넘었다 하더라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또 다른 역경과 고난은 생길 것이다. 그의 말대로 그런 일이 찾아오지 않으면 정말 좋겠지만 뜻하지 않아도 우리의 고민거리들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공존한다는 걸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되 듯, 마찬가지로 이겨낼 수 있고 이겨내야 한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라는... 그런 인정들이 우리를 버티게 하고 그것들의 반복은 우리를 조금씩 더 단단해지게 한다는 걸. 당신도 나도 조금씩 단단해지는 과정에 있는 것뿐이라는 걸.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 무슨 내막인지 안다면

내가 아는 선에서 좀 더 따뜻하게 대화를 나눠줄 수 있을 텐데

난 과거에 있는 사람이니

힘내요,

이겨내요,

이 말밖에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진심이에요.

당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나는

지금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고 응원하고 있어요.

힘내요."



<많이 아팠던 그가 더 많이 아팠을 나에게, 당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2015.09.03 아침 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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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1130

쪽수 | 640

판형 | 138×210mm (국판 변형)

| 20,000

분야 | 국내도서 > 고전 > 동양고전문학 > 기타 동양고전

ISBN | 979-11-5662-177-5 (04800)

978-89-94006-53-6 (set)


 

책 소개

 

아시아 클래식’ 6. 중앙아시아 우즈베크 민족의 구전 창작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알파미시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와 유사하게, 우아한 단순함과 은은한 위엄, 가부장적 인간미 등을 지닌 세계적인 영웅 서사시의 훌륭한 모범이자 표본 같은 작품이다.

 

민족의 독립과 통일, 이상적인 영웅에 대한 민중의 동경, 사회적 정의실현 등 영웅 서사시의 일반적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한편, 우즈베크 민족의 기질과 전통, 일상적 삶과 풍습 또한 풍부하게 묘사되고 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투르크 문화권 특유의 서사시 양식과 우즈베크어의 언어문화적 특성이 고루 발현되고 있다.

 

이 오래된 유산의 최초 플롯은 6~8세기경 알타이 산맥 인근 튀르크 민족 사이에서 유행한 무사들의 동화라는 형식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국신화인 <주몽 신화>와 여러모로 비교되곤 하는데, ‘알파미시주몽두 주인공이 신이한 탄생 과정을 공유하며, 둘 다 기득권과 대결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나며, 특히 활쏘기가 혈통을 인정받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을 상징한다.

 

 

출판사 리뷰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예술적 기념비

세계적인 영웅 서사시의 훌륭한 모범 알파미시

이렇게 웃기고 황당무계한 서사시는 처음이다!

 

알파미시는 자유롭고 당당하며 훌륭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들의 명예에 대한 찬가이고, 민중의 심장으로 가는 길을 발견한 서사시이다.“

_하미트 알림잔(우즈베키스탄의 영웅 시인)

 

알파미시는 복잡다단한 영웅적 시기를 서술하는 작품이며, 영원한 문화적·예술적 가치를 지녔다. 콘그라트 사람들의 삶과 풍습, 현명한 세계관과 세계 이해 등을 영웅 서사시에 훌륭하게 반영한 당대의 시적인 거울이었다. 세계 문화사에서도 우즈베크 민중의 천재적 창조력을 기리는 예술적 기념비로서 수백 년 넘게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우즈베크 민중 영웅 서사시는 생생한 구전 형식을 통해 전해져왔다. 그들은 이 형식을 다스탄이라고 부르는데, 다스탄(dastan)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구비 전승된 영웅설화 장르를 일컫는 용어로 구비문학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권선징악적 교훈성과 피억압자에 대한 구슬픈 연민, 해학미 넘치는 과장과 재담 등은 판소리와 유사하며, 특히 화려하고 웅장한 활극 장면은 <적벽가>, 변장을 하고 잔치 현장에 잠입하여 참칭자 울탄-타스를 제압하는 장면은 <춘향전>의 피날레를 연상시킨다.

 

1917년 혁명 이후에 민중 착장물에 대한 관심은, 특히 알파미시에 대한 관심은 폭증했다. 그중 가장 온전하고 예술적으로 완성된 텍스트는 파질 율다시-오글리에 의해서 채록된 구연본이다. 그는 뛰어나고 재능이 넘치는 민중 시인이며 가수였다. 그의 채록본은 알파미시연구자들에게 성경으로 통한다. 이 책은 바로 파질 율다시-오글리의 구연을 러시아 시인 레프 펜콥스키가 러시아어로 번역하였고 다시 한국어로 옮긴 결과물이다.

 

이상적 지도자의 모든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알파미시

 

알파미시에는 도덕성에 따라 분류된 인물들의 첨예한 대립이 도입되어 있다. 알파미시와 바르친, 칼디르가치, 카라잔, 쿨타이, 카이쿠바트, 바이부리, 바이사리 등은 사악한 어둠의 힘을 육화하는 타이차 왕과 마귀할멈 수르하일, 울탄, 바담, 코칼다시, 90명의 무사들과 대립하고 있다.

 

공정한 군주의 사상은 봉건주의라는 새로운 체제가 탄생하는 조건 하에서, 혈통이 비슷한 부족들이 그들을 노예로 삼으려고 혈안이 된 외국 지배자들을 돕는 이적 행위까지 하면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사회발전 단계에서는 진보적인 사상이었다. 그래서 목동들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새로운 지배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알파미시에 의해 재결합된 부족은 다시 붕괴에 처해진다. 알파미시에게는 훨씬 더 명예로운 임무가 부여되는데, 자신의 부족민과 지인들을 폭군적 지배자의 내적 탄압으로부터 구출하는 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사상 중의 하나, 즉 적에게는 강력하고 위협적이며 자기 부족에게는 온순한 지도자에게 집중된 강건하고 정의로운 지배력이 부족의 행복을 좌우한다는 사상이 등장한다. 알파미시는 그런 이상적 지도자의 모든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용맹함과 애국심, 민족의 단결,

사랑과 충절, 가족의 결집력을 노래하는 서사시

 

알파미시는 용맹함과 애국심, 민족의 단결, 사랑과 충절, 가족의 결집력을 노래하는 서사시이다. 바이부리와 바이사리 형제의 자식 없는 상황과 미래 영웅의 기적 같은 탄생, 그 영웅의 용맹스러운 청년기, 최초의 영웅적 업적, 신부 바르친을 쟁취하기 위한 칼미크 무사들과의 시합, 알파미시의 7년간의 포로 생활, 용맹스러운 말의 도움으로 인한 감금에서의 해방이 그려지고 있으며, 왕위 찬탈자 울탄의 결혼식에 잠입, 그를 제압하여 승리를 쟁취하고, 자신의 아내 바르친을 구출한 후, 콘그라트 부족의 일시적 몰락 후에 결집된 백성들 위에 군림한다.

 

알파미시는 무엇을 위해 싸우며, 누구와 싸우는 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뛰어난 지성과 고귀한 목적을 가졌고 옳음과 그름을, 피억압자와 탄압자를 쉽게 판별한다.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자신의 엄청난 힘을 동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일을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애쓴다. 자신의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이성에 종속시킬 줄 아는 영웅이다.

 

우즈베크 민속 작품의 여성상 중 가장 완벽한 여성 중 하나인 바르친의 형상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녀는 똑똑하고 활동적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이국땅으로 떠날 것을 결심했을 때, 어머니한테 아버지를 설득하라고 충고한다. 아버지를 존중하는 딸로서 바르친은 직접 아버지를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상황 판단에 의거하여 어머니께 아내는 남편의 조언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유목 민족들의 삶에서 여성들이 가진 능동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칼디르가치이다. 그녀는 바이부리가 숨겨놓은 바르친의 편지를 발견하며, 알파미시로 하여금 칼미크의 유목지로 달려갈 것을 강요한다. 또한 알파미시가 진실한 사명에 눈을 뜨게 만들어주고, 그에게 바르친과 바이사리의 구출과 콘그라트 부족의 통합이라는 고차원적 삶의 목표를 지시해준다. 칼디르가치의 정신적 아름다움은 동생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까다롭게 대하는 사랑과 바르친과 조카 야드가르에 대한 태도에서 나타난다.

 

전 세계 서사시 작품들 속에 폭넓게 퍼져있는 주인공들의 우정과 형제애란 주제는 이 작품에서도 적지 않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라잔은 알파미시의 인류애와 억압, 불의, 비열함에 대한 저항감으로 인해 이 우즈베크 용사와 가까워진다. 바르친과 결혼하려고 바동대는 무사들과의 대결에 나서게 된다. 온갖 재난과 모욕, 비방에도 불구하고 의형제를 계속해서 수호한다. 악과 불의와의 공동투쟁은 알파미시와 카라잔의 우정을 더욱 더 공고화한다.

 

알파미시의 충직한 친구인 쿨타이와 카이쿠바트의 형상도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사회적-정신적 이상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노동 계층의 대표자인 쿨타이는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부장적 사회의 노예임에도 불구하고 쿨타이는 주인공을 양육한 사람이며, 부족의 민중적 지혜를 육화한 인물이다.

 

서사시적 전통에 따르면, 이국땅을 방랑하는 주인공은 거지와 사귀게 되고 우정이 싹튼다. 그 거지는 주인공이 힘든 순간에 도움을 주게 되는데, 주인공이 적들을 제압하고 난 다음에는 그 거지의 신분을 상승시켜, 잔혹하고 불공정한 퇴임 독재자를 대신해서 권력자가 되도록 도와준다. 알파미시에는 목동 카이쿠바트가 있다. 그는 지혜를 소유한 평민 출신의 장인으로 그려지는데, 그의 지혜는 타고난 지력의 장점에 의해 배가된 삶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서사시의 주인공은 엄밀히 말해서 한 사람이 아니다. 예부터 서사시의 대상이 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운명이라는 사실은 서사시의 본질로 간주되어 왔다. 왜냐하면 서사시의 우주를 규정하는 가치 체계의 완결성은 유기적인 전체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속의 어떤 요소도 하나의 독자적 인격체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서사시 알파미시에서 읽어야 할 것은 알파미시라는 한 개인의 운명 대신 우즈베크라는 민족 공동체의 운명일 것이다. 초원을 방황하며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빛 속에서 홀로 고독을 씹는 알파미시는 여기에 없다.

 

서사시에는 답이 이미 주어져 있다. 서사시의 우주란, 루카치가 말했듯이, 인간의 지적인 진보나 역사 발전이 그 질문의 형식을 만들기 이전에 이미 대답이 주어진 공간이다. 우리 앞에 펼쳐지는 중앙아시아 초원이 바로 그런 공간이다.

 

 

줄거리

 

우즈베크 남부 광활한 산악지역을 다스리는 다반비라는 족장에게는 알핀비라는 아들이 있었고 알핀비에게는 큰아들 바이부리와 작은 아들 바이사리가 있었다. 바이부리는 콘그라트의 족장이었고 바이사리는 약 1만 가구가 거주하는 바이순 지역을 지배했다. 바이사리는 자신에게 세금을 부과하려는 형에게 반발하며 바이순을 떠나 칼미크로 간다. 하지만 부족의 대이동으로 피해를 본 칼미크는 그들을 잡아 노예로 부린다.

 

특히 바이사리의 딸 바르친-아이였다. 그녀는 칼미크의 무사 아흔 명에게 강제로 결혼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바이부리의 아들 알파미시는 그녀를 구하러 먼 길을 떠난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무시무시한 괴력의 소유자인 알파미시는 그들을 제압하고 바르친-아이를 콘그라트로 데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이자 알파미시의 숙부, 장인인 바이부리는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칼미크 왕은 그를 잡아 가혹하게 노예로 부려먹는다. 바르친-아이는 그 상황을 듣고 알파미시가 다시금 가서 부친을 구해줄 것을 요한다. 알파미시는 다시 먼 길을 떠난다.

 

알파미시에게는 최고의 명마 바이치바르, 칼미크의 아흔 무사 중에 하나였지만 알파미시에게 반해 그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카라잔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였다. 하지만 그들은 함정에 빠져 알파미시는 7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있게 된다. 그 사이 콘그라트는 알파미시의 동생인 울탄이 정권을 잡아 폭압적이고 무식한 정권을 세운다. 알파미시는 하루 빨리 칼미크와 콘그라트 양쪽을 모두 안정시켜야 했다. 과연 그는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차례

 

1

첫 번째 노래

두 번째 노래

세 번째 노래

네 번째 노래

다섯 번째 노래

 

2

첫 번째 노래

두 번째 노래

세 번째 노래

네 번째 노래

다섯 번째 노래

 

해설

우즈베크 영웅 서사시, 그 불멸의 기념비

맛과 멋을 지닌 위대한 서사시

 

 

지은이 소개

 

구연가 파질 율다시-오글리 Фазил Юлдаш-огли

1872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태어나 1955317일 사망했다.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국민시인이자 구연가였으며, 그의 아들과 제자들도 이름을 떨친 구연가였다. 영웅서사시 <알파미시>를 비롯해 그가 암송하는 작품(다스탄)40편이 넘었고, 자신이 직접 다스탄을 창작하기도 했다.

 

채록·러시아어 번역 레프 펜콥스키 Лев Пеньковский

1894년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에서 태어나 1971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소련의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했다. 평생 중앙아시아의 서사시와 명작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데에 기여했다. 키르기즈스탄의 민족서사시 <마나스>와 우즈베크스탄의 영웅서사시 <알파미시>, 카자흐스탄의 민족서사시 <키스-지베크> 등을 최초로 러시아인들에게 소개했다. 그외에도 그루지아와 아르메니아의 시를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며, 하이네, 괴테, 베랑제, 위고 등의 시를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번역물들은 높은 시적 음감을 가지고 있다.

 

옮긴이 최종술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러시아학술원 산하 러시아문학연구소에서 알렉산드르 블로크와 19세기 러시아 낭만주의 시인들: 기억과 암시의 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상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파우스트적 세계지각과 반휴머니즘」 「인텔리겐치아와 그리스도」 「시와 러시아 정신 - 자유, 그리고 애수에 관하여, 역서로는 리디야 긴즈부르크의 서정시에 관하여(공역),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블로크 시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절망등이 있다.

 

옮긴이 백승무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학술원 산하 러시아문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 희곡과 월간 웹진 오늘의 서울 연극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논문으로 스타니슬랍스키의 모순외 다수가 있으며, 톨스토이의 부활을 번역했고, 20세기를 빛낸 극작가 20』 『한국연극, 깊이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한국어 감수 이영진

195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1976한국문학법성포등을 발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1오월시(五月詩)’ 동인을 결성했다. 1986년부터 2년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전남매일발행인, 민족문학작가회의 문화정책위원장을 역임했다. 20034월부터 20063월까지 문화관광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 단장을 지냈다. 시집 6.25와 참외씨』 『숲은 어린 짐승들을 기른다』 『아파트 사이로 수평선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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