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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 지넨 미키토 ★★★★★ | 예전리뷰 2017-09-0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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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지넨 미키토 저/김아영 역
황금가지 | 2017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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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으면 완전한 無로 돌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육체를 벗어나 영혼이라 불리는 어떤 존재로 해방되는 것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막연하게나마 의심하고, 생각해 왔던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기독교이기 때문에 사후세계 즉, 천국의 존재를 믿고 영혼의 존재를 믿긴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떤 한편으론 현세의 고통을 잊기 위한 인간의 간절한 염원이(내세에선 행복할 수 있다는...) 만들어낸 허몽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믿고 싶다. 그래야 나의 곁을, 우리 곁을 먼저 떠나간 사랑했던 사람들을 저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라는 작품은 이처럼 인간의 죽음 이후 해방된 '혼'과 그 '혼'을 '우리 주인님'에게 인도하는 고위 영적 존재인 '길잡이'가 존재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살아생전 강한 상념, 미련이 남은 '혼'들은 '우리 주인님'에게 돌아가길 거부하는데, 이들을 '지박령'이라 부른다. 다른 어느 시대보다 21세기 일본은 '지박령화' 할 확률이 높은데,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 전 길잡이를 하고 있던 동료가 '개'의 모습을 빌려 지상으로 내려갔다. 이쯤에서 작가의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개'의 모습을 빌린 '그'가 나온 작품이<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이란 걸 알 수 있다. 그의 이름이 '레오'라는 것도! 나는 아쉽게도 전작을 읽진 못했지만, 위시 리스트에 저장하고 있었기에 혹시 이 '개'가 그 작품 속의 '개'인가? 했는데 맞았다! (이미 읽은 지인에게 확인! 그리고 여담이지만, 전작엔 작가의 이름이 '치넨 미키토'라고 나와있는데 반해 이번 작품에선 '지넨 미키토'라고 나와있다. 처음엔 같은 작가인 줄 모르고 '지넨 미키토'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서 작가의 이름을 클릭했는데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이 작품 하나만 나왔기에,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다른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인 '레오'를 '차용'한 것인 줄 알았다. 출판사가 다르다보니 이런 일이... 혹, 저만 혼자 혼동한 건가요? ㅎㅎㅎ) 어쨌든 '레오'는 '​지박령화'를 막고 '우리 주인님'곁으로 그들을 무사히 인도하는데 성공한다. 이 성공에 힘입어 지상에 '길잡이'를 추가로 파견하기로 하는데,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번엔 '고양이'의 몸을 빌려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 이번 작품 속 우리의 주인공인 또 다른 길잡이!! 고위 영적 존재인 그의 이름은 평범한 우리의 언어로는 발음조차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다니 추후 만나게 되는 '마야' (엄밀히 말하자면, 마야의 몸을 빌린 '지박령'이지만)를 통해 얻게 되는 이름, '까망'이로 부르도록 하자.


지상에 내려온 후 까마귀들에게 쫓기게 된 '까망'이. 아무리 고위 영적 존재라 해도, 일단은 고양이라는 작은 동물의 육체를 입었으니 여러모로 어려움도 많고, 이 작은 육체에 적응도 해야 하니 힘들다. 때마침 위기에서 '까망'이를 구해 준 '지박령'이 있었으니! 그러나 생전 어떤 사고를 당했는진 몰라도, 이 지박령! 자신이 누군지, 무엇 때문에 지상에 머물고 있는지 기억을 못한다. '까망'이는 첫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 '지박령'을 '우리 주인님'곁으로 인도하려 하지만, 자신의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갈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지박령. 난감해 하는 '까망'이 앞에 모종의 거래를 요청하는데, 장시간 사고로 누워있는 여성 '시라키 마야'의 몸을 잠시 빌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그 대가로 지박령들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를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까망'이와 '마야'의 몸을 빌린 '지박령'의 인연을 필두로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작품 속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야'의 도움으로 지박령들이 있는 곳을 찾아간 후 그들의 '미련'을 해소해 주고, '우리 주인님'곁으로 인도하는 '까망'이.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얼핏 보면 각각 별개의 이야기 같지만 궁극적으론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것처럼 각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까망'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각자 다양한 사연과 오해들을 간직한 인물과 지박령들의 '미련'을 해소하기 위해 '까망'이가 그들의 꿈속에 잠입해 기억을 엿보는 장면에선 시점이 변환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실제로 내가 그들의 꿈속에 들어가 기억을 엿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꿈을 통해 얻은 정보와 '까망'이의 추리, '마야'의 도움 등으로 하나씩 하나씩 임무를 수행해 가던 어느 날, '레오'가 아닌 또 다른 동료를 통해 알게 된 '어떤 사실'은 '까망'이와 '마야'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결고리 정점엔 '사우스 제약'의 '비밀 연구'라는 공.통.된 베일에 싸인 장막이 존재했으며, 단순한 사고사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은 누군가에 의해 발생한 살인사건이었다는 것! 심지어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 사체로 발견되면서, 추론 끝에 그 '지박령'이 현재 '마야'의 몸속에 있는 '지박령'일 수 있다는 의혹을 품게 된 '까망'이. 왜 그 '지박령'을 무조건 '여자'일거라 생각했던 것일까? 진심 이 부분에선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마야'와 고양이의 몸을 입은 '까망'이의 발랄하고 유쾌한 감동 판타지 작품이 어느 순간 스릴러가 되는 순간! 꺄악! 그.러.나...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는 여러모로 참 매력적인 작품이다. 고양이의 몸을 입은 '까망'이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양이의 본능에 따라 움직일 땐 살포시 웃음이 터져 나오곤 했다. 나름 고위 영적 존재인데, 연못 속 잉어를 보고 침을 흘린다든지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옹! 하며 각성할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또 웃음) '마야'가 브러시로 털을 빗어 주거나, 턱 밑을 긁어 줄 때 (비천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냐옹~ 거기 밑도 긁어주랑~ 아니 좀더 좀더 밑으로~ 움냐옹~ 하면서 기분 좋아하는 모습이라든가~) 등등 '마야'와 '까망'이의 콤비가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또 웃음. 그리고 앞서도 잠깐 설명을 했지만, 인물이나 지박령의 꿈속에 잠입할 때 또는 '까망'이가 자신의 꿈속으로 초대를 할 땐 마치 <액자식구성>을 한 또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과 함께 꿈에서 빠져나갈 때쯤엔 꿈속 장면들이 무너지는 모습들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하나의 커다란 소재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고, 추리하는 재미와 반전의 묘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길잡이'였을 땐 인간을 '우리 주인님'에게 인도만 하면 되는 단순한 '화물'쯤으로 생각했던 '까망'이가 '마야'와 함께 하면서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인간이란 존재를 이해하게 되고,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작품에 몰입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그 불합리함이야말로 인간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불합리함이 매력.......? 무슨 말이야? 나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레오) 기분 좋다는 듯이 꼬리를 흔들었다.

"말 그대로의 의미야. 유구한 시간을 떠도는 우리들과는 달리 인간은 얼마 안 되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지. 그렇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면서 합리성보다도 자신의 감정을 우선해서 행동하는 거야. 그 짧은 시간을 있는 힘껏 빛나게 하기 위해서 말이지.

"............나는 잘 모르겠어." - 212page


자신의 감정보다도 합리적인 판단을 우선시하는 우리들은 자기보다도 다른 사람을 우선하는 친절함이란 걸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간은 자주 그 친절함 때문에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벌였다. 나는 그걸 줄곧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단정해 왔다. 그래도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종족의 장점인지도 몰랐다. 우리들은 갖고 있지 않은 장점. - 28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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