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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콘클라베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 로버트 해리스 ★★★★☆ | 예전리뷰 2018-02-0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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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콘클라베

로버트 해리스 저/조영학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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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스릴러계의 거장이자 히스토리 팩션계의 최고봉 등으로 작가적 입지를 다진 '로버트 해리스'의 최신작 <콘클라베>. 작가의 책 중 <폼페이>라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아직 읽지를 못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통해 '로버트 해리스'라는 작가를 처음 접한 셈이다. 책이 출간되고 책 소개를 읽었을 때 첫 느낌은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작품세계가 떠올랐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가 창조한 스릴 넘치는 허구의 세계.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긴장감과 스릴러로서의 재미는 '댄 브라운'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고, 실제 역사적 사건 속에 있는 듯한 생생함은 '로버트 해리스'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평이자, 생각임을 밝힌다.) 우선 <콘클라베>라는 책의 제목이 나에겐 참 생소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보다 정확히 <콘클라베>에 대해 알아보았다.


<콘클라베>란?

:요약정리하자면 가톨릭의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시스템으로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단의 선거회를 말한다. 보다 자세히 풀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콘클라베>는 교황 서거 혹은 사임 후 15~20일 이내에 추기경들에 의해 진행된다. 추기경들은 임명된 날로부터 새로운 교황의 선거권을 갖게 되나 80세 이상의 추기경들에게는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비밀유지를 위해) 선거를 할 때 추기경들이 유폐되는 장소는 바티칸 안의 시스티나 성당이다. 이곳에서 추기경들은 빵과 포도주, 그리고 물만을 공급받으며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된 가운데 투표를 진행한다. 콘클라베가 열리기 이전 성당 내부의 도청장비 검사를 진행하며, 그 어떤 통신기기의 반입도 허용되지 않고 전파 차단기를 작동시킨다. 콘클라베 기간에는 라틴어 사용만이 허락되며, 투표 전 과정에 걸쳐 종이와 펜만 사용할 수 있다. 투표는 오전과 오후에 비밀투표로 각각 진행되며 3분의 2 이상의 득표수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모든 투표는 무기명으로 하며 3일째가 되어도 결정이 되지 않을 때는 부제급, 사제급, 주교급 추기경의 순으로 강화가 진행되어 다수의 의견에 따라 3분의 2 이상의 득표 수 대신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자 두 명의 결선 투표로 진행되기도 한다. 투표가 끝난 뒤에는 투표용지를 태워 나오는 연기로 외부에 결과를 알리게 되는데 검은 연기는 미결, 흰 연기는 새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뜻이다.

 

 

이야기는 바티칸 교황의 선종으로 시작된다. 새벽녘 추기경단 단장직을 맡고 있는 로멜리는 노구를 이끌고 바티칸 수도원을 지나 황급히 교황 침실로 향한다. 대혼란이 일어났을 거라는 짐작과는 다르게 고요한 적막 속에 구급차 한 대가 사람들을 피해 서 있을 뿐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교황의 침소를 지키고 있고, 잠자듯 누워있는 교황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하다. "세데 바칸테(Sede Vacante)". 이제 교황의 자리는 공석입니다. 선언 이후 로멜리는 조용히 교황과 작별 인사를 한다. <로멜리는 객실로 빠져나왔다. 교황은 이런 삶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하루하루, 한 해 한 해. 무장 경호원들한테 둘러싸인 것도 그렇지만, 이 방은 또 어떤가? 50평방미터의 무미건조한 공간이 주는 초라한 삶> 깊은 슬픔과 허망함 속에 로멜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며, 추기경단 단장직으로서 해야 할 임무를 상기한다. 새 교황을 선출해야 하는 것이다. 소설의 제목처럼 <콘클라베>를 시작해야 하는 것.

이제 전 세계 118명의 추기경들이 바티칸 내의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간다. 신의 사자이기 전에 평범한 인간이자 야망을 갖고 있는 남자로서 교황이 되고자 하는 각 추기경 후보군들의 중상모략, 깊은 고뇌(인간적 번민과 신의 사자로서의 양심 사이의) 치열한 경쟁구도 그리고 비밀 등등은 이 책의 재미 중 하나이다. 새로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체 여러 차례 투표를 진행하는데, 매 투표마다 결과가 달라지고 후보군에 없던 새로운 후보가 나타나기도 하고, 하~! 과연 누가 신의 열쇠를 쥔, 신의 선택을 받을 새로운 교황이 될 것인지! 약간의 긴장감과 궁금증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깊어진다. 또한 점점 고조되는 경쟁상황 속에서 여러 사건이 터지면서, 각 추기경들의 비밀, 음모가 로멜리에 의해 파헤쳐 지고 드러나게 된다. 이 부분은 스릴러적 요소로 볼 수 있으나 기존에 읽었던 여타 다른 스릴러 소설에 비해 조금 약하다는 점은 없잖아 있다. 그동안 센 스릴러를 읽어 온 독자라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어쩌면 마지막 반전을 위한 성스러운 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콘클라베>가 무엇인지 알게 된 지적 쾌감과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생생한 묘사는 분명 매력적인 포인트였으나, 스릴러적 요소로서의 긴장감이나 재미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마지막 반전이 부족한 부분을 다 갚아 준 느낌이랄까?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같은 주님을 섬기는 기독교인으로서 마지막 문장은 살짝 눈물도 나왔다.

"잠깐 잊었는데 비밀을 아는 분이 또 있어요."

"누구죠?"

"주님이시죠." 




​<책 속 문장들>


 "교황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하셨는데, 여러분은 그 말을 믿지 않으신다는 뜻이오?"

"오, 벨리니 추기경은 진심입니다. 그래서 그분을 지지하죠. 위험한 사람들, 그러니까 막아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정말로 교황이 되고 싶어 하는

자들이죠."


형제자매 여러분, 성모 교회에 봉사하는 동안, 제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죄는 바로 확신입니다. 확신은 통합의 강력한 적입니다. 확신은 포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그리스도조차 종국에는 확신을 두려워하시지 않았던가요" '주여, 주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Eli, Eli lamasabachtani)


그야말로 징후가 아닐까? 교회의 시조께서 우리한테 보내는? 악마는 세상을 뒤집으려 한다네. 하지만 이렇듯 고통스러운 세상에서조차 축복의 사제 베드로는 우리가 이성을 유지하고, 부활의 구세주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을 잃지 말라고 가르치고 계시네. 주께서 원하시는 대로 일을 마무리하세나. 콘클라베는 멈추지 않아.


어떻게 얘기하고 무슨 말을 할지 걱정하지 말지어다. 네가 할 말은 그  말을 할 순간에 주어질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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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가 소홀했던 것들 - 흔글 ★★★☆☆ | 예전리뷰 2018-02-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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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소홀했던 것들

흔글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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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참 좋았다. <내가 소홀했던 것들> 지금도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살면서 내가 소홀했던 것들이 참 많았다. 내 감정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감정엔 소홀했고, 무심했던 시간들. 왜 후회와 깨달음은 그런 것들이 한 차례 지나간 후에야 알게 되는 걸까? 미안하다고, 이제야 이해할 수 있다고 말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그리고 멀리 흘러가 버렸는데. 바쁘게 하루를 사느라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내 감정만을 우선시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흔글 작가의 <내가 소홀했던 것들> 마치,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소홀했던 것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소홀했다고 생각했던 것들 외에 소홀했지만 소홀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들까지) 그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건져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 장 한 장 작가의 글들을 읽어가면서, 나는 오래전 잃어버린 시간과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지만 서로 좋지 못한 감정으로 이별을 고해야 했던 순간들. 아 맞아,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바로 이런 감정이었어. 당시 입 밖으로 뱉어지지 못한 감정의 말들이 흔글 작가의 문장 속에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경험을 했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혼자 피식 웃기도 했다. 심장과 마음은 그때의 시간을 흐르고 있는 것처럼 잠시 들썩이기도 했다. 사랑부터, 이별까지. 사람 사이의 관계부터 나 자신까지 흔글 작가의 글은 살아가면서 우리가 부딪히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아주 작은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둔 것 같다. 촘촘한 그물망으로 최대한 많은 물고기를 낚아 올리려는 뱃사람의 마음처럼. 추억과 기억이 환기되고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글들도 좋았지만, 새삼 타인에게 내 감정의 밑바닥까지 보여주기엔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일 것 같은 감정선들까지 흔글 작가는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이 또 공감이 되었다는 건... 나 역시 부끄럽고 초라한 감정들을 가슴속 깊은 곳에 갖고 있었다는 걸 거다. 덕분에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싫었던, 감춰두었던 내 마음속 깊은 곳 감정의 더께들을 이 책을 통해 다소나마 털어내고, 편안하게 들여다본 것 같아서 홀가분하다.   


포장


당신을 굳이 '좋은' 사람으로 포장할 필요도

남들이 옳지 않다고 손가락질하는 게 겁난다고 해서

그들의 '맞춤'옷이 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은 그 누구의 쓸모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는

그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고, 누군가에겐 선물이죠. 


공허하다


공허에 가까운 말은 외로움.


나는 혼자 있을 때, 사랑이 막 끝났을 때,

수업이 끝난 뒤 혹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에,

속상한 일이 있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을 들여다보지만 막상 연락할 곳은 없을 때

그런 감정을 느끼곤 했다.


가끔 그 공허함을 이기지 못하고

얕은 관계를 자처하며 누군가를 만나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공허함을 이겨보려 했었지만

그럴수록 공허함은 더해져만 갔다.


예전부터 알아왔던, 깊은 관계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과도

사소한 이유로 어긋날 수 있는 게 인간관계인데

나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과연 이해를 바라고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영양가 없는 위안일 것이다.


공허함을 이기자고 시작한 일이 더 큰 공허함으로 되돌아오고

또다시 공허함에 빠지게 된 나는 결심했다.


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텅텅 비어버린 마음을

제대로 느끼고 이겨내야겠다고.

외로움에 못 이겨 누군가를 만난다고 해도

의미 없는 만남일 가능성이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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