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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돕는 인간의 역사 - 『타인의 친절』 | 서평 2022-01-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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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인의 친절

마이클 맥컬러프 저/엄성수 역
비잉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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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서로 돕는 생물이되었는가, 어떻게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에게 친절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는가에 대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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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성인이자 죄인인, 진리의 수호자이자 위선자인 유전적 키메라다.

에드워드 O. 윌슨

사회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버드 생물학과 교수 에드워드 윌슨은

생물학 연구를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해 깊게 연구한 위대한 학자다.

그는 동물들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에서 사회성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러한 사회성을 갖춘 생물종이 어떻게 번성하게 되었는지를 연구하였다.

그는 개미, 벌, 인간과 일부 유인원 같은 생물들이 '진사회성'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진사회성이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이기적 욕구를 넘어

자신에게 손해가 될 수 있음에도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 이타적 행동을 함으로써

집단의 번성에 기여하는 특성이다.

인간 본성에 대하여 역사에서 끊임없이 논쟁이 되었던 주제 중 하나는

인간이 이타적 존재인가 이기적 존재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 에드워드 윌슨은 생물학적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이타적인 진화적 키메라라고 답한다.

에드워드 O. 윌슨은 협력의 진화에 필요한 다수준 선택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집단들 내에서는 이기주의가 이타주의를 이긴다.

그러나 이타적인 집단이 이기적인 집단을 이긴다.

더 이상 말하면 잔소리다.”

5장 스팍을 기리며 - 다수준 선택론

이 책의 저자 마이클 맥컬러프는 심리학자이다.

그는 책의 전반부에서 인간이 타인에 대한 친절을 발달시킨

심리학적, 생물학적 역사(진화)를 설명함에 있어서

에드워드 윌슨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종교, 국가, 국제단체, 세계기구의 발달을 통해

어떻게 공감과 친절의 범위가 확장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낯선 이들을 돕는 쪽으로 진화된 두 가지 본능이 연민의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

첫 번째 본능은 호혜주의 본능이다.

...

인간의 연민의 역사에 큰 영향을 준 이타주의로 진화된

두 번째 본능은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도덕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본능이다.

14장 타당한 이유들 - 중요한 본능

저자는 우리가 낯선 이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본능들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윈이 말한 사회적 본능, 나중에 자신도 도움을 받을 거라는 호혜주의 본능,

좋은 평판과 명예를 얻기 위한 본능, 그리고 지적 능력과 추론 능력이 그 4가지 본능들이다.

책의 전반부에서 앞의 3가지 본능에 대한 생물학 이론과 심리학 이론을,

후반부에서 인간이 어떻게 지적 능력(종교, 제도, 기술, 과학, 무역)을 통해

부족과 국가를 넘어 국제적인 친절을 베풀 수 있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낯선 이들에 대한 인간의 관심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 가닥으로 꼬인 지식’이라는 끈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 끈을 세 가지 다른 가닥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그 첫 번째 가닥은 우리가 인간의 본능에 대해 알게 된 것이고,

두 번째 가닥은 우리가 인간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 것이며,

세 번째 가닥은 우리가 인간의 발전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13장 충격의 시대 - 아주 간단하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저자가 심리학자이기 때문에

책을 구입하면서 친절에 대한 심리학적 내용이 더 많길 기대했지만,

복지와 원조에 대한 역사와 철학을 더욱 길게 서술하고 있어서

전반부와 후반부가 부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너무 많은 내용을 한 번에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각 파트에서 주장하는 논리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과 관련된 내용을 조금 보충하면서 같이 읽는다면

입체적으로 인간의 이타적 본성에 대해 정리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읽었던 자밀 자키의 『공감은 지능이다』가 전반부,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후반부 내용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사람보다 사물에 관심이 많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나로서는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뒤늦게 도덕적인 삶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다.

집 안에서도 주로 막내로 태어나 주는 것보다 받는 데 익숙하다 보니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언론을 통해 성공한 비양심적인 사람들과 비참한 양심적인 사람들을 보며

나는 어디까지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그러던 중에 독서를 통해 인문학 지식을 접하고 많은 생각을 해봄으로써

도덕과 인간관계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조금씩 확립할 수 있었다.

내가 서평의 앞부분에서 인간의 이타적 본성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을 소개한 이유는

나에게 있어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안겨준 학문이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생물학과 심리학, 그리고 뇌과학이기 때문이다.

물론 문학과 철학, 역사를 알아가면서 그러한 과학 이론들의 설득력이

더욱 확고하게 와닿은 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맥컬러프 또한 인간의 친절함을 설명함에 있어서

나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하버드대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또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지금 다시 계몽』 두 권의 책을 통해

인간이 이성과 지식을 활용함으로써 상호 파괴를 줄이고

더욱 광범위한 인간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거란 입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과학은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가장 믿을 만한 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학문이며,

그래서 공정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따라서 과학적 지식은 우리의 자원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와 관련된 논쟁에서 가장 중시되어야 한다.

14장 타당한 이유들 - 중요한 본능


타인에 대한 친절을 행함에 있어서 공감은 얼마나 중요할까?

타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마치 내가 느끼는 것처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간만의 뛰어난 공감 능력은 어쩌면 친절을 발휘하기 위한 필수 조건일 것이다.

하지만 공감이 과하면 우리가 효과적으로 타인을 돕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많은 연구들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점점 사회가 극단화되어가고 분열되고 있다고 말하며

공동체적 의식과 공감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감은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자신과 가까운 내집단의 사람들에게 더욱 강하게 공감할수록

외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적대적인 성향을 보일 수도 있고,

우리가 가진 한정된 주의 능력이 외집단을 향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의 생명을 중시한다거나

모든 인류의 행복을 중시한다는 입에 발린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은 사람에 따라 그 가치를 달리한다.

2장 애덤 스미스의 새끼손가락 - 공감의 한계

더욱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변호사, 의사, 간호사 등)은

힘든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공감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스스로의 정신 건강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 공감 피로 현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경제학자 존 바키자와 브래들리 하임은 6만 명이 넘는

익명의 개인과 부부의 연방 소득세 신고 자료를 분석해

소득과 자선 기부금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지속성 있는 소득(예를 들어 영구적으로 들어올 걸로 기대되는 급여 인상에 의한 소득)이

1% 증가할 때마다 자선 기부금이 0.5%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더 부유해질수록 더 너그러워진 것이다.

8장 연민의 시대 - 축의 시대에 너그러움이 중시된 원인

우리는 비양심적이거나 과도하게 이기적인 사람을 접하면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자신이 접한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존재이다.

평소에 하루하루 생활이 불안하고 힘들어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그들의 타고난 유전자나 성격 때문만이 아니라 불운한 환경에 처함으로 인해서

이타적 본성을 발휘하기 힘든 여건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불우한 사람들의 이기적 행동을 방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성장하는 환경(교육, 제도, 사회적 분위기, 문화 등)을 개선한다면

타인을 향한 친절이 사회 전체적인 시너지의 선순환을 형성하며

더욱 협력하고 안전하며 발전하는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

지난 1만여 년간 역사의 한 시대가 가고 다른 시대가 오는 가운데,

우리의 관심 범위는 전례 없이 확대됐다.

14장 타당한 이유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국제 개발 관련자들이 이런 우려를 표출하면서,

많은 사람이 전통적인 원조 프로젝트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12장 2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 - 허탈함

공감이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것이 중요한 것처럼,

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복지나 후진국을 위한 원조 또한 많다고만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제공하는 도움의 양보다도 어쩌면

그들을 어떤 방식으로 도울 것이냐가 훨씬 중요할 수도 있다.

아이들을 교육할 때에도 제대로 된 교육 방침 없이 무한정 경제적 지원을 한다고 해서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아이로 키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줌과 동시에 그로 인해 생긴 여력을

지속적인 발전에 힘쓸 수 있는 정치 및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엄청난 해외 원조를 받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부족주의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내전이 끊이지 않고

해외 원조로 인한 효과가 기대한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 사실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식민지 생활을 청산하고 독립한 국가들에서는

자원의 수탈, 교육의 부재 등으로 인해 스스로 발전을 지속할 역량이 부족해

결국에는 해외 자본이나 정치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은 인정과 질책으로부터 배운다. 사람들은 존경하는 롤 모델로부터 배운다.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따르면서 배운다. 직접 행동하며 배운다.

그러니 이 모든 접근 방식을 활용해 너그러움과 이타심을 가르치도록 하자.

...

그러나 그 무엇보다 먼저, 너그러움과 이타심은

왜 모든 수고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그 이유부터 가르치자.

14장 타당한 이유들 - 중요한 본능

결론은 효과적이고 올바른 교육만이 더 나은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성적과 높은 연봉만을 위한 교육은

똑똑하고 이기적인 사회 지도층을 육성하여 사회적 신뢰 비용을 높일 수 있다.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교육이 가정에서도, 의무 교육에서도, 고등 교육에서도

전문적인 교육과 함께 더불어 갈 때 전반적으로 더욱 친절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인간 본성의 진화적 변화가 사회적 변화 속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모든 사회가 더욱 친절해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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