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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 북리뷰 2022-06-2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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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퇴근하고 식물집사

대릴 쳉 저/강경이 역
휴(休)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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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이제는 반려식물을 넘어 식물집사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요즘 부쩍 늘고 있는 반려식물 애호가들을 위한 책이다. 가드닝의 기초부터 저자가 직접 돌보고 있는 반려 식물들의 관찰 일기들을 읽어볼 수 있었고 일종의 프로식물집사가 되기 위한 친절한 가이드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대릴 쳉은 63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 하우스플랜트저널(@houseplantjournal)의 크리에이터이자 사진가로서 토론토에 거주하는 프로 식물집사이다. 책에는 저자의 집 곳곳에 마련된 반려식물들의 사진들도 풍부하게 실려있었고 식물집사가 아닌 독자들도 당장 반려식물을 키워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전반부의 가드닝의 기초, 이론편과 후반부의 실제 가드닝 현장과 관찰일기로 이어지는데 특히 개인적으로는 식물집사에게 인기 있는 19종의 반려 식물들을 19개 챕터에 그들의 돌봄 전략을 알려주는 대목들이 유익했다. 

 

결국 읽다보면 19종 모두를 내 집에 들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오래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던 기존의 가드닝 패러다임에서 식물의 필요를 살피고,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고, 더 나아가 식물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식물의 순환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가드닝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는 점이 기존 식물 키우는 법에 대한 책들과는 차별되는 점이었다. 

 

저자는 식물을 돌보는 마음가짐부터 식물이 원하는 빛과 물을 주는 법, 흙을 고르는 법, 식물이 자라는 환경을 비교하고 조정하는 법, 가지치기, 번식, 분갈이, 해충, 유용한 도구들에 대해 총망라했고 드라세나부터 염자, 마리모 모스볼, 산세베리아. 러브체인, 금전초 등의 세부적인 특징과 함꼐하는 법을 디테일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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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 북리뷰 2022-06-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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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랜드

천선란 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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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요즘 가장 핫한 국내 젊은 작가 중에 한명이고 개인적으로도 이미 장편 몇가지를 챙겨 읽은 천선란 작가의 단편집이다. 나같은 천선란 팬이라면 10편이나 되는 이야기들을 실컷 읽어볼 수 있는 즐거운 선물이 된다. 


 

이 책을 얘기하자면 책 한권을 얘기하면 되는게 아니라 열개의 무한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야 된다. 그만큼 다양한 SF소설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번에도 마냥 SF소설이라기에는 애매한 순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천선란 특유의 스타일이 즐거웠고 디스토피아적인 어느 미래 설정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매력적이었다. 

 

책의 구성은 흰 밤과 푸른 달, 바키타, 푸른 점, 옥수수밭과 형, 제, 재, 이름 없는 몸, -에게, 우주를 날아가는 새, 두 세계,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등의 여러 지면에서 발표되었던 다양한 분량과 주제들을 담은 단편들이 엮여있는 형식이다. 

 

또한 보통의 단편집들과는 다르게 노랜드라는 표제작은 없었고 어쩌면 노랜드는 이름없는 곳의 이야기들이라는 의미일까라는 추측이 된다.

 

어떤 단편에서는 반은 염소, 반은 악마인 ‘크람푸스’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늑대의 유전자를 심은 인간들이 등장하고 어떤 단편에서는 밝게 빛나던 하늘이 갈라지며 갑자기 지구에 등장한 ‘바키타’가 인간들이 만들어낸 인공화합물을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백혈병에 걸려 죽은 형을 그리워하던 동생에게 죽은 줄 알았던 형이 아프기 전의 모습으로 나타나 ‘푸코’에게 부탁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해리성 인격 장애가 있는 ‘재’에겐 또 다른 인격인 ‘제’가 있다.

 

천선란 작가의 말 중에 인상적이었던 대목이 있는데 우주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주를 떠올릴 때마다 고요한 그곳에 홀로 시끄럽게 돌고 있는 지구가 좋았다. 밖은 저토록 조용한데 이 안은 지나치게 시끄럽고, 지나치게 피곤하고, 지나치게 빠르게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평생 좋아하는 노래만 듣다 죽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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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이장애 생존자입니다 | 북리뷰 2022-06-2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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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식이장애 생존자입니다

사예 저/윤성 그림
띠움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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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이장애 생존자입니다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얻은 만화 ‘사예의 식이장애 일지’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도 웹툰만큼이나 인스타툰도 재밌게 보는데 이 책에 담긴 사예의 식이장애 일지는 단순히 재밌다고 하기에는 저자의 식이장애와 함께한 길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 살아남은 10년간의 이야기들이라 단짠단짠의 웃음과 슬픔도 함께했다. 

 

주로 식이장애를 겪고 치료하는 과정들에서의 여러 에피소드와 생각, 느낌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고 특히 식이장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안이 되는 책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식이장애가 ‘살아남았다’고 표현할 만큼 무서운 병이란걸 처음 알게 되었고 식이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의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저자 사예는 낮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밤에는 사예툰의 글과 그림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동안 식이장애를 겪었다. 식이장애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식이장애를 겪었어도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인스타그램에 식이장애 관련 경험과 더불어 신랑과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 이야기들을 올리고 있다.

 

책의 구성은 거식증, 폭식증, 치료, 완치의 흐름으로 4개의 챕터로 이어지는데 그 아래 작은 이야기들은 모두 라면과 햇반, 밥, 두유, 치킨, 순대국, 박카스, 돌솥밥 등의 음식과 연관시켜 이야기를 풀어내는 독특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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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가의 노래 | 북리뷰 2022-06-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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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산책가의 노래

이고은 저
도서출판 잔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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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가의 노래

 

제목 그대로 어느 산책가의 노래들이 담긴 책이다. 시집 같은 에세이면서 저자의 아름다운 그림까지 더해진 아름다운 책이다. 저자는 자신을 1983년생 화가이자 산책가라고 소개하며 산책하면서 마주친 작고 소중한 것들을 쓰고 그리며 하루하루의 행복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아름다운 저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글들이 가득했던 책이었다. 저자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수면 위에서 반짝이는 햇빛, 호수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꽃잎에 맺힌 빗방울, 춤추듯 팔랑거리는 나비, 멀리서 지저귀는 작은 새들을 노래한다. 

 

나 역시도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니 나도 앞으로 산책가라고 말해야겠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처럼 좀 더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일상의 풍경을 멋지게 즐겨야겠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리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고

가만히 느끼면 알 수 있는 것을

담아 놓고 싶다.

〈담아 놓고 싶다〉 중에서

 

하얀 구름이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작아지는 비행기가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나비 한 마리가 비틀비틀 날아가고

개 두 마리를 산책시키는 아주머니가 지나가자,

교차로 한가운데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여름이 손을 흔들고는 뒤돌아 길을 건넌다.

―〈안녕, 여름〉

 

책 속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모두 담겨있는데 그 중에서도 여름에 대한 이야기들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햇볕을 피해 어디론가 들어가 버렸는지 텅 빈 공원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작은 존재들의 사랑의 순간들을 보며, 이글거리는 햇빛 아래라도 좋으니 숨이 막힐 정도로,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강렬한 그런 사랑을 나누고 싶다, 그렇게 불타오르고 싶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구석진 연못가에 앉아

한낮의 햇볕에 녹아내린 풍경을 바라보며,

꿈속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눈물에 번진 사진 같기도 한,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늦여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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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 예찬 | 북리뷰 2022-06-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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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밀 예찬

김지선 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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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 예찬 

 

책의 부제가 무척 맘에 들었던 책이다.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어느 내향인’은 나를 표현하는 가장 적확한 문구였다. 그래서 당연히 이 책의 이야기들도 격하게 공감되었고 이미 <우아한 가난의 시대>라는 전작에서 만나봤던 김지석 작가라 믿고 읽었다. 

 

저자가 예찬하는 내밀은 이렇게 정의된다. 내밀함이란 나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음을 이해받고, 각자가 원하는 정도와 방식으로 서로의 세계에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다고 책의 전부가 내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진 않았다. 코로나 기간 동안 저자의 일상에서의 경험, 생각, 느낌, 여러 에피소드들로 에세이라는 즐거운 읽을거리라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평소 나의 살짝은 이기적이고 매우 개인주의적인 행태(?)들을 합리화 시켜주는 논리들을 제공해주었고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겠다는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던 책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에서는 개인의 시공간이 확보되었고 관계의 점도는 떨어졌으며, 홀로 있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음과 집단주의의 일시적 해체된 상황들을 얘기했다. 

 

책의 구성은 길지 않은 여러 글들이 엮여있는 형식이고 내향인의 ‘비밀스러운 삶’에 관한 1부와 타인과의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며 나만의 온전한 소우주를 지키는 방식에 관한 2부, 내향인의 방식으로 주위를 돌아보며 함께 사는 삶에 관한 3부로 이어진다. 

 

그 외에도 점심 이탈자, 재택의 기쁨과 슬픔, 어둠 사용법, 스타벅스 테이블 라이터,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 술자리를 추모하며, 최선의 솔직함, 일 머리가 없다는 말, 하지 말아야 할 농담, 지루함의 발명 등의 즐겁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실컷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그 중에서도 SNS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는 대목도 흥미로웠는데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오픈한 개인 SNS 계정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무엇을 노출하고, 무엇을 은폐하며, 무엇을 극적으로 드러낼지를 판단해야 하는 환경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는 관종이 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우리는 오로지 타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나의 일상을 전시하고, 혼자 아는 편이 나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에 대한 해독제는 역시나 비밀이 있는 삶에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에어플레인 모드의 시공간을 당장 채택해보기로 했다. 저자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SNS 포스팅을 보지 않기 위해, 이메일 피드백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타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도 균열이 생기는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 가끔 비행기 모양 아이콘을 클릭한다. 평상시에 걸려오는 전화가 많지 않고, 세상을 향한 소심한 거부를 해봤자 알아차리는 이도 없지만 일순간에 모든 것이 차단된 시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에어플레인 모드를 해제할 때쯤에는 모든 것이 한결 나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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