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테베의 절세미인] 전권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장난같은 감정으로 테베의 소문난 젤세미인 공주를 희롱하러 몰래 성으로 침입한 아폴론은 세 공주 중 하필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에우토스테이아의 방으로 들어가고 만다.
하필이면 신과 얽혀버린 운명을 풀기위해 노력하는 에우토스테이아지만 운명은 점점 더 비극적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이야기는 신화적인 전개로 인물들의 비극과 갈등을 풀어내고 있다.
그리스 로마에 나오는 신들은 인간의 모습과 몹시 유사하게 그려진다고들 말한다.
이 이야기에서 신들은 인간보다도 더 미성숙해 보이기까지 하는 모습으로 어딘가 비틀려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고 짜증나는 인물인 아르테미스는 처녀를 상실한 여자를 이유불문 혐오하고, 처녀 상실을 남성과의 삽입이라는 몹시 한정적인 개념으로만 생각한다. 정작 본인은 헤라와의 유사 성행위를 했지만 자신은 깨끗한 처녀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몹시 모순적이고 위선적으로 보이기 까지 한다.
오히려 신화에서는 철없는 백치녀라고 묘사되기까지 하는 아프로디테는 지혜로운 신들의 어머니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신화를 각색한 작품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신화적인 짜임은 처음보아서 마치 실제로 있는 신화를 번역한 학자의 책을 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