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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만은 아니지만, 영어책 읽기 공부법 | 영어 2022-06-2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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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표 영어책 읽기 공부법

이지연 저
로그인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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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제야 정리한 책. 읽을 때 집중하면서 잘 읽었던 건지 줄 친 부분이나 메모를 보면서 금방 내용 파악이 되었다. 그만큼 저자가 하고자 하는 내용은 명료하고 깔끔한 이유도 있을 듯. 덕분에 내가 어떤 부분을 취하고 참고해야 할 지가 분명해서 좋다. 지금이라도 정리한 것도 준비하고 있는 부분에 도움을 받고자였다.

‘리딩프라우드’ 영어도서관 프렌차이즈 대표가 쓴 영어책 읽기를 통한 공부법이다. 예전에 ‘리딩앤’ 유튜브 인터뷰에도 나오셨던 것 같은데 보진 못했다. 표지에서 ‘엄마표’라는 이름을 달고 엄마만 할 수 있는 공부법이라고 되어있지만, 영알못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당장 아이에게 시작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물론 그런 분들이 이 한 권만 읽고 당장 아이에게 이것 저것 해보자고 하시진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냥 주변에 ‘리딩프라우드’가 있는지 검색해보지 않으실까? ㅎㅎ

 

물론 책은 친절하게 유용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다. 독서가 왜 중요한지부터 설명하고, 독서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순서로 할지, 학년에 따라서는 어떻게 읽히면 좋을지, 독후 활동은 뭘 하면 좋을지 마지막으로 리딩 프라우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서 전체를 톺아본 다음 필요한 부분만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읽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유용했다. 기본적으로 집중듣기와 흘려듣기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 읽는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눠진다. 저자는 순서를 정해두고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 아이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으리라.

  • 책을 읽으면 그 지식과 느낌이 절차기억으로 저장된다. 책을 읽는 동안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며 나아가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나만의 느낌과 생각을 갖게 된다.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책을 읽으면 좌뇌로 읽은 지식이 우뇌의 상상력과 만나서 삶의 전체를 뒤흔드는 지혜로 재창조 될 수 있다. 책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아이 인생에 있어서 영어책, 한글책 관계없이 많이 읽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 (25)

물론 언어라는 것이 책을 읽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언어는 의사나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므로 책 읽기 활동만을 통해서 능통해질 수 있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책이 기반인 건 확실하다. 이 점에 있어서는 나도 너무 맹신한다 싶을 정도로 믿고 있다. 독서를 왜 해야 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여러 가지 책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뇌 발달의 측면에서 강조한다. 아이의 성향 파악도 뇌 발달을 기반으로 진행하는데, 독서도 그런 부분에서 설명하고 있어서 오히려 저자의 논리가 하나로 꿰이는 듯 하다.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를 지도하기 전에 아이의 성향을 파악한다는 점이었다. 그 성향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집안 분위기나 아이의 호불호 등도 포함되지만, 아이의 좌뇌, 우뇌 관련 성향을 파악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 뇌 유형별로 학습법을 다르게 접근해야 된다는 것이다. (중략) 사람은 태어날 때 본래 가진 성향과 뇌 유형이 있으며, 그것을 미리 파악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지 예측 가능해진다. (47)

  방식이나 특징이 책에 설명이 되어 있긴 하지만, 약간의 의구심은 표면적인 이 정보로 아이들을 분석하고 파악해도 괜찮을까 싶다. 그렇게 했을 때 오히려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생겨 더 부정적인 영향이 있진 않을까 걱정 되기도 하고 말이다. 저자는 뇌 유형이나 뇌 과학에 대해서 깊이 연구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겉으로 보이는 표면적인 부분만 보고 부모나 선생님이 쉽게 판단해 아이에게 적용시키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유행하는 MBTI도 16가지가 되는데, 그것도 솔직히 그렇게 쉽게 개인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에 좌뇌형, 우뇌형 이분법으로 나누는 건 의문스럽다. (나중에는 MBTI 별 영어 공부 방식 책이 나오려나 ㅎㅎ)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배워서 어떻게 적용가능한지 살펴보고 싶다.

 

  이 책의 대상자는 엄마보다 선생님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타겟팅을 잘못하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 엄마 독자와 선생님 독자를 줄 타고 있는 듯. 이유는 선생님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엄마 독자들이라면 이런 선생님이구나 하는 믿음이 갈테고, 이런 수업을 하시는구나 하며 공부방에 대해 이해할 것이다. 그래서 앞서 이 책을 읽고 실천하기보다 리딩프라우드를 찾아보시는 거 아닐까라고 적었다.

  • 영어 선생님으로써 아이들이 영어책을 완벽히 읽을 수 있게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바른길을 걸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6)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삐뚤어져 있을 때 그 어떤 선생님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다. 자승자박이지만 덕분에 여러 과목에 안 좋은 감정이 생겼고, 영어는 특히 더 했다. 영어는 너무 너무 싫은 과목이 되었고, 당연히 공부도 안 했다. 그런 내가 영어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을 때는 적어도 내 학생들 중에는 이런 학생은 없길 바랐다. 영어가 싫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엎어지는 그런 학생. 1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목표만은 항상 분명했다.

  • 아이의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일단 끝까지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의 편이 되어 주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선생님은 너의 편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질문들을 통해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03)

끝까지 편들어 주는 건 어렵지 않다. 아이가 하는 말을 들어주면 되니까. 아이 말을 들어주는 것도 어렵지 않다. 말하고 싶을 때까지, 말을 다 하기를 기다려주면 되니까. 선생님이라고 언제나 모든 학생들이 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인연으로 우리가 만나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면, 어떤 마음으로 영어를 대하는지를 알게 되면 매번 도와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리고 뭘 하든 지지해주고 싶고, 좋은 질문과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고 싶다. (물론 학생들에게 꼰대일 뿐일 수도 있지만 ㅋㅋ) 종종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내가 갖고 있는 이 얄팍한 지식이 아니라 전폭적인 지지일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그들을 믿고 지지하더라도 제3자의 지지를 받는 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이니까.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그런 나의 마음가짐과 목표를 놓지 말아야지 다시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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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해 고민하다, 나를 지키벼 일하는 법 | 행복 2022-06-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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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저/노수경 역
사계절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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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일에 집착하고 있는 요즘, 일이 과연 뭘까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일을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4년째 하고 있는 것 같다. 막상 20대때 한창 일을 할 때는 전혀 일이 무엇이고,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고, 그저 내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기만 했다. 그 때 좀 더 고민을 했더라면, 일이 내게 어떤 의미가 될지 고민했더라면 좀 더 달라졌을까.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무작정 열심히 한 쪽 방향으로 밀어 부치기만 하는 건 위험할 수도 있고, 길을 잃을 수도 있는 것 같다.

 

경영살롱에서 ‘일’이라는 주제로 책을 읽는다고 하셔서 그제야 일에 대해 고민할 수 있구나 알았다. 일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일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구나.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서의 일이 아니라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삶의 방향을 논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 ‘나에게 과연 일이란 무엇일까’를 물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하겠습니다. (17)

일을 못하는 요즘, ‘나는 왜 일을 못하는가’에만 사로 잡혀 있는 요즘 일이 나에게 뭔지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하지 못한 것 같다. 누구나 다 나를 아는 누구라면 당장 그냥 하면 되는 그 일을 몇 년째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는 게 답답할 것이다. 나 또한 이유가 도무지 뭔지 알 수 없다. 단순히 나의 게으름과 태만 때문인건지, 내 길이 아닌 데 가려고 해서 그런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능력이 없는 건지. 그 ‘일’이라는 것에 대해 여러 관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저자의 ‘일’에 대한 관점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저자가 일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계기인 ‘자이니치’라는 정체성이 내겐 더 흥미로웠다. 직전에 읽은 책이 <파친코>여서 자이니치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관심이 많아졌는데, 이 타이밍에 실제 자이니치의 삶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여서 더 신기했다. 그리고 소설 속 이야기가 실제로도 그랬다는 걸 보여주듯이 저자는 자이니치라는 이유만으로 직업을 구하기가 어려웠고, 일 할 수 있는 영역은 같은 재일동포 밑이 아니면 더럽거나 힘든 일이었다고 한다. 선택권 없이 대학원을 가야 했던 저자의 심정을 읽으며 자이니치들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자이니치들은 몇 년마다 이민국에 지문 찍는 것과 같은 확인 작업을 거쳐야 했던 게 <파친코>에서 나왔다. 그들은 일본에서 나고 일본에서 자라고 그냥 일본인과 다를 게 없는데 피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런 일을 해야 했다. 소설 속 묘사처럼 지속적으로 애완동물 확인 검사 하듯이 지문 확인 하는 게 그들에게 치욕스러웠을 것 같다. 그걸 제일 처음 거부한 사람이 저자였다는 걸 알게 되서 또 신기했다.

 

뜻밖에 아무런 정보 없이 맛난 책에서 내가 스트레스 받는 이유는 확실히 알았다.

  • 반드시 타자의 개입이 있으며 “그 일은 당신 없이는 안 됩니다”라거나 “그 일은 당신에게 어울리는군요”와 같은 타자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승인을 얻지 못하고 타자에게 무시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사람은 존엄에 상처를 입고 무기력해집니다. (41)

20대때 가장 집착했던 말이었다. 내가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집착. 당시 외부 어른들이 그러지 말라고 말리셨지만, 내가 존재를 그런 데서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게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나처럼 과하게 집착하기 시작하면 일이 틀어졌을 때 더 심하게 상처 받고 인정과 무시가 사라지면 즉시 무기력해진다. 그 전에는 온전히 일만 보고 일만 하고 일만 생각해도 되는 시기였기에 가능했지만, 이제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게 주변에 있었다. 어쩌면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건 그 때 이후로 손에 쥐게 된 것들을 놓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일을 제대로 못하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쓸데없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까?

  • 일은 개인의 인격 형성이나 정신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매우 섬세한 것입니다. ‘사는 보람’, ‘개성의 창조’ 혹은 ‘나다움의 표현’이며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사회를 대하는 태도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9)

무척이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일을 하면서 하루의 1/3을 대하게 되면 (한 때 1/2이었지만) 그것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실 이건 일뿐만 아니라 당시에 신경 쓰고 있는 것에 집중해서 주변이 보이고 관련해서만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에 일도 당연히 내가 되는 것이리라. 문득 내가 나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 환경에 넣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어쨌든 일은 해야 하고, 일이 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해볼 좋은 타이밍이 온 것 같다.

  • 일에 임할 때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통해 나는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지, 또 사회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매일매일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8)

계속 ‘나는 이 일을 왜 못하고 있지?’만에 휩싸여 있던 나는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분명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다들 닥치면 한다고 하는데, 나는 왜 닥쳐도 하지 못하는 건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이는 어쩌면 질문이 틀려서 그랬던 건가 보다.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새로운 질문을 나에게 던져볼 차례이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 부모님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던 시절에는 굳이 반항은 하지 않더라도 반사적으로 부모님 말에 반대하기 마련이므로 책을 읽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부모님의 말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으니 대신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책은 혈연관계가 아닌 제3자이므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객관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부모에게 배우는 것보다 좋은 부분도 있습니다. (80)

내가 이것도 못하는 구나 알게 된 것.

  • 역사 연표 식으로 정리한 대략적인 내용을 머릿속 한구석에 넣어두고 앞으로 시대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해야 합니다. / 또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시대를 읽을 때 역사의 마디가 되는 지점이나 전환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193)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 ‘개인 경력 모델’ 기업은 학력이 높은 사람보다는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어떤 상황에든 유연하게 대처하며 스스로 자기 활동을 적절히 운영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비즈니스 퍼슨’은 개개인이 일을 수행하는 능력을 갈고 닦아 자신의 가치를 계속 높여가야 합니다. (17)
  • 다양한 관점을 갖는 것은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할 때 혹은 더 이상 일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 그 상황을 타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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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도성을 위한 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 | 육아 2022-06-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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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

윌리엄 스틱스러드,네드 존슨 저/이영래 역
쌤앤파커스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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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그 뒤로도 계속해서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라가 있는 육아서. 국내 인기 작가가 아니고서는 이러기 쉽지 않다. 그것도 오은영 박사님 정도는 되야 출간 즉시 몇 쇄 바로 돌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뭘까? 출간 후부터 제목은 많이 들었지만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육아서들이 이미 차고 넘쳐서 새로 책을 더 들일 생각은 못했는데, G마켓에서 이벤트로 받게 되었다. 이것이 운명인가? 게다가 어쩌다 보니 영어 원서 모임에서 회원분들과 읽는 시기가 비슷하게 겹치면서 독서모임으로도 진행하자고 이야기 나와 더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내용은 여러 실험이나 논문, 책 등을 근거해 실제 사례와 함께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충실한 책이기도 하고, 부모들이 듣고 싶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상위권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핵심은 단순하며 명확하다. ‘자율성’, 즉 ‘자기주도’이다. 아이가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해낼 수 있는 걸 의미한다.

  • 아이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학습동기와 스트레스 문제를 거쳐 결국 삶의 통제감이라는 주제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건전한 방식으로 자기 동기부여를 하도록 도와야 한다. (11)

책의 인기만 놓고 봐도 많은 부모들이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 같은데, 막상 왜 그런 부모와 아이를 찾기가 힘들까? 이 책의 인기처럼 아이들이 그렇게 크기를 바라면서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모르거나 어려워서 인지도 모른다. 혹은 그렇게 해주면 좋겠지만, 좋은 건 알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고 여긴다면 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아이가 스스로 잘 살아서 행복한 사람(그러니까 결국은 나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육아서 저 육아서를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거다. 스스로 찾아서 할 줄 알고, 하다가 실패해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탁탁 털어내고는 일어나서 다시 자신의 길을 찾으러 가며, 그 길에 여러 성공들을 주우면서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거다. 물론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이 정도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엄마 마음으로 해줄 수 있는 최대를 해주고 싶은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 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하는가? 저자들이 연구한 자료 혹은 논문 등을 통해서 뇌 발달을 먼저 설명한다. 종종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성급하게 큰 것들을 바라기도 한다는 점이다. 혹은 발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북돋워주는 게 아니라 아직도 못한다고 실망하기도 하면서.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짚어서 보여준다. 특히 목차만 봐도 우리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정리하면 되는지 분명히 볼 수 있어서 좋다.

  •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하고, 인생의 여러 갈림길에서 스스로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들의 내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의 압력에 억지로 끌려다니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행동하는 아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14)

  부모들이 가지기 쉬운 문제 유형의 하나가 아이를 위해서였기에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다. 당연히 평범한 부모라면 아이를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한다. 그런데 그게 아이에게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읽으며 아이의 행동에 한계를 두는 게 아니라 부모의 행동에 한계를 두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먼저 부모의 입장부터 정리하고 가야 한다. 소제목의 제목에도 있지만, 본문 내용에도 그대로 나오는 문장이 있다. 숙제 따위를 두고 싸우기에는 아이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 이 문장들이 계속해서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책에서 여러 번 마주했는데, 마주칠 때마다 좋아서 줄을 긋고는 했다.

  • 잔소리하고, 말다툼을 벌이고, 끊임없이 숙제를 상기시키는 대신 “숙제 따위를 두고 싸우기에는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한다”라는 주문을 외워라. (55)

숙제 따위다. 물론 아이가 태도 면에서 학교 숙제를 완전히 등한시 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 그럴 때는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말다툼으로 해결 할 일이 아닐 것이다. 과도하게 아이에게 짐이 주어졌는지 등을 살피면서 부모가 아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아이를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너무 많은 것들을 하게 짐을 지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당장 이 아이와 나눠야 하는 이야기는 그런 내용이 아니어야 하리라. 우리 대화 중 일부가 될 수는 있지만 서로에게 애정을 드러내고, 격려하는 내용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아이가 크면서 대화 자체가 줄어드는데 할 말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의 성적만을 물어본다 던지 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 양육에 사랑과 애정을 쏟기보다 부모 자신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94)
  • 육아의 최우선 목표는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104)

우리가 육아를 하는 건,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다. 아이로 인해 스트레스 받기 위해서라면 우리가 육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걸 되짚으며 한탄하고 후회하여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리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어쨌든 아이들로 인해 행복한 순간들이 차고 넘치지 않는가? 여기에 많은 엄마들은 알고 있다. 스스로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아이들을 더 잘 받아 줄 수 있다고. 최고의 양육자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사람일 것이다. 몸과 마음이 힘들고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을 때 아이들에게 더 부정적으로 대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래서 양육의 기본 자세는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좀 더 노력하고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기.

 

자기 주도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명심해야 할 한 마디는 “네가 결정할 문제야.”이다.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경계를 정해주고 스스로 결정했을 때 그 의견을 존중해주면 아이의 자율성은 저절로 자라게 된다.

  • 우리는 부모가 자신을 아이의 관리자라기보다 조언자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아이들에게 “네가 결정할 문제야”라고 말해보자. (14)
  • 너는 너에 대한 전문가이다. / 너의 머릿속에는 두뇌가 있다. / 너는 너의 삶이 성공적이기를 바란다. / “네가 결정한 문제야. 네 삶에서 적절한 결정을 내리고, 혹시 실수해도 무언가를 배울 수 거라고 믿어.” (68)
  • “네가 결정할 문제야” 결국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을 부모가 대신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첫째, 안심하고 아이들이 조정할 수 있게 놓아둘 수 있는 경계를 설정한 다음, 그 경계를 조금씩 넓힌다. 아이가 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배우도록 돕는다. (71)
  • “나는 네가 좋은 결정을 하리라고 믿어. 이건 전적으로 네 문제지만, 나는 선택의 장단점을 잘 생각할 수 있게 돕고 싶어. 또 네가 좀 더 경험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얻기 바라. 마지막으로 나는 네 결정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 고려해볼 만한 대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79)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여러 과정이나 문제들을 책에서 상세하게 써놓았다. 이 말을 할 수 있으려면 부모도 아이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믿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그 모습을 보는 게 몹시도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겠지만 지켜봐주고 적절한 조언이나 응원을 해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 또한 자아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내가!병’에 걸린다고 해도, 막상 스스로 해야 할 때는 겁이 날 수 있다. 아이들은 언제나 부모 밑에 있고 싶은 마음과 혼자 서고 싶은 마음 이 양가적인 감정이 공존한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감내하는 것에 대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만큼 자기주도적인 삶을 사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리라. 이 책에서 상세히 볼 수 있다. 이 책이 계속 입소문을 타고 유명한 이유이리라.

 

  우리 아이가 평범한 건지, 기질적으로 별난 건지 종종 헷갈릴 때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약간의 소동이 있었는데, 그 일에 대한 답을 찾았다. 내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더 신경써야 하는지, 가장 중요한 뭘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 엄지는 두려움, 걱정, 분노 같은 중요한 감정을 나타낸다(유치원생에게는 어려운 단어이지만 이것이 편도체이다). 엄지를 덮고 있는 손가락들은 명확하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부분(전두엽피질)이다. 걱정이나 분노가 지나치게 커지면 손가락들은 엄지를 감쌀 수 없게 된다. (중략) 아이들에게 발끈할 때 가라앉히려면 뭘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233)

아이에게 감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노력 하는데, 이 엄지 손가락 이야기는 너무 좋았다. 가끔 내가 봐도 편도체가 날뛰고 있구나 싶은 순간들이 보이는데, 아이가 차분할 때 종종 설명해 주어야겠다. 아이가 이해하기에 너무 좋은 묘사라 이해하리라.

 

  근 7년을 육아서를 읽으면서도 여전히 단순히 내 아이를 키우기 위한 책이 아니라 내게 해당하는 모습들을 찾는 게 더 많다. 내가 이런 문제를 가진 게 이런 부분 때문이라는 걸까? 이게 안 되어서 현재 이런 모습인건가? 등을 따지게 된다. 그 중에서 늘 바쁘다,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압박하는 내게 너무 탁월한 묘사가 있었다.

  • 일상의 활동들과 과제, 상호작용 등이 두뇌에 계속 쌓이는 눈송이라고 생각해보라. 감당할 수 없는 눈더미가 되어 길을 찾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이다. 이때 철저한 정지시간은 눈더미를 헤치고 바닥을 평평하게 제설해 삶에 질서를 부여한다. (144)

머릿속에서 눈이 그렇게나 펑펑 내리는데 제대로 길을 찾을 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명상을 했던 건데 이번 달에 스케쥴이 뭔가 엉망이 되면서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벌써 이렇게 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마음 편히 마음도 몸도 정신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겠다. 사치 아닌 사치 명상을 잘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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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휴양지가 아닌 하와이의 역사 속 삶 -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소설 2022-06-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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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저
창비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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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단톡방에서 한동안 회자되던 책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언급이 없고 책이 좋다는 식의 이야기만 돌아서 내 마음대로 친정 엄마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다. 그리고 그런(?)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지인들과 『파친코』를 읽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이 책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살고자 일본으로 넘어간 사람도 있지만 하와이로 이주한 사람들도 많다는 것. 내게 있어서 하와이는 그저 아름다운 휴양지로 손꼽히는 신혼여행지였을 뿐인데… 그 중에서도 조선 여자들의 타지 생활 이야기.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처음으로 그 시절에 하와이로 넘어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두 권은 무척이나 다른 양상이다.

 

많은 역사소설들이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닌 걸 알기에 마음이 아팠다. 사진결혼이라는 명목으로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떠나 보내야 하는 사람들. 조선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만을 가지고 떠나야 했던 그 어린 신부들. 나이가 전부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나이다. 물론 진취적이고 세상 탐험을 원하는 아이들이야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것에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과 의지가 아니라, 약간은 상황상 쫓기듯이 내보내진 그들이 안타까웠다. 게다가 그들이 꿈꾸던 이상은 당연히 그 곳에서 찾을 수 없다.

 

나에게 놀라운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다. 하와이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에서부터, 사진 결혼,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한 것,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조선의 독립을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 안에서도 파가 나뉘어 서로에게 으르렁거렸다는 사실들 말이다. 해외에서도 조선 사람은 조선 사람이었다. 단지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고,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대표해서 돈을 벌러 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조선의 삶보다 무조건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들은 선택할 수 있었다.

  • 버들은 어진말을 벗어나서야 그곳이 작은 우물 같았음을 안 것처럼 조선을 떠난 뒤에야 거기가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았다. 사람들은 목청을 돋워 조선이 못 살 곳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머니와 동생들을 불구덩이에 남겨 두 채 혼자만 빠져나온 셈이었다. 버들은 재성이 따라 준 술을 한입에 꿀꺽 마셨다. 가슴 속이 불구덩이인 것처럼 뜨거웠다. (123)

어디서 살지, 무엇을 하고 살지, 뭘 하고 살지. 그리고 그런 선택을 위한 기회들도 곳곳에 있었다. 정말 뼈 빠지게 일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는 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더 나은 일자리나 해야 할 일들을 찾으면서 자신의 생활을 향상시키려고, 조선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고 찾고 노력했다.

 

먼저 이야기 해보고 싶은 건 역시 여자의 삶이다. 몰락 양반 출신이지만 삯바느질로 먹고 살아야 하며 굶주린 날도 많았던 버들. 홍주는 조선에서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신랑이 죽어버리고 말았다. 원해서 한 결혼도 아니었고, 자신이 죽음의 원인도 아닌데 그 어린 나이에 갑자기 과부가 되어 눈치 보며 집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삶을 살 뻔 했던 홍주. 정신이 나간 엄마 밑에서 돌 맞으며 크고, 무당인 할머니가 사진 결혼으로 멀리 보내 사람 답게 살길 바랐던 송화.

  • 버들은 홍주를 생각하면 바늘에 손이 찔려 피가 번진 자수보가 떠올랐다. 아무리 수가 잘 놓였어도 피가 묻으면 쓸모 없어진다. 홍주는 잘못도 없이 한 순간에 피 묻은 자수보 같은 팔자가 된 것이다.

역사 속 여성의 삶은 종종 숨이 막히곤 한다. 파친코에서 선자와 다른 여성들의 삶이 ‘고생’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되는 것처럼 여기서도 이 주인공들의 삶은 고생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 시절 그렇지 않았던 삶이 적었을테지만, 그들의 삶 전부가, 타지에서도 그렇게 고생으로 점철되어 있는 모습이 짠했다. 그리고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후우.. 할 말이 많지만 생략해야지.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건 사랑과 가족. 그나마 양반집이고 평소에 버들이를 잘 알아서 태완이를 중매해준 것 같다. 그나마 사진결혼을 원했던 남자들 중 정보가 가장 비슷했던 사람. 그렇지만 자신도 모르게 진행되었던 사진결혼이라 버들에게 전혀 살갑지 않았던 태완.

  • 달희가 살아 있는 줄 알았을 때보다 더 암담했다. 죽어서 남자의 가슴에 묻힌 여자는 남자가 죽어야 잊힐 것이다. 태완은 영원히 달희를 잊지 못할 것이다. 날마다 뜨고 지는 달을 볼 때마다 더 아득했다. 버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178)

그런 태완의 마음을 돌려 낸 버들이 대단하다. 결국 이야기를 나누고 그간의 마음을 풀어내 서로 진심으로 한 가족이 되었다. 이런 모습에서도 버들이가 참 장하다 싶었다. 그 어린 나이에 집에서보다 고생은 더 하면서도 악착같이 잘 살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헤쳐나가는 것 같았다.

진정한 가족의 면모도. 시아버지를 모시는 모습에서도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성심성의껏 모셨고, 장례를 치르면서도 얼마나 심적으로 의지했는지 보였다. 그런 시아버지의 소원인 아이가 생기고… 출산이 가까워졌는데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렇게 가족을 잃고 다시 만든 가족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버들에게 첫 아이는 더 큰 의미였을지도 모르겠다.

  • 버들은 사력을 다해 좁은 산도를 통과하여 세상에 나온 아기처럼 자신도 삶의 한 장을 넘어선 것 같았다. 버들은 그 시간을 함께 견딘 새 생명에게 말할 수 없이 깊은 동지애를 느꼈다. (225)
  • 만일 정호가 없다면, 버들은 생각했다. 자식의 존재는 남편과 또 달랐다. 태완 없이는 그럭저럭 살고 있지만 정호가 없다면 살 힘과 이유도 사라질 것 같았다. 자식과 떨어진 홍주 또한 심장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힘들 것이다. 버들은 어둠 속에서 홍주 손을 찾아 쥐었다. (308)

내 아이가 생기기 전이었다면 그저 문자 그대로 읽혔을 것 같다. 하지만 내 아이가 있다 보니 그들의 마음이 더 이해가 되었다. 본처에게 돌아간다는 남편에게 아이를 뺏긴 홍주의 마음도 억장이 무너질 것 같고, 낯선 타지에서 온전히 자신의 몸을 빌어 만나게 된 아이는 어떤 마음일지. 그 정의 크기는 말해 무엇하리. 그렇게 가족의 의미는 커가는 듯 하다.

 

애초에 그들이 그곳으로 간 건 돈을 벌겠다는 것도 있고, 더 나은 삶을 위한 것도 있겠지만 부분적으로는 나라를 잃어 내몰린 탓도 있지 않을까? 수탈의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하겠기에 고향을 떠나는 마음이 어떠했으리. 이 책의 인물들도 약간의 마음의 짐을 지니고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 더 굳건히 국가 독립에 대해서 마음을 쓴 게 아니었을까. 조선 독립을 위한 그들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교과서에 나오던 해외 동포들도 마음을 모았다던 문장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 “거 가서는 오로지 느그 생각만 하면서 신랑캉 얼라 놓고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그라. 그기 오직 내 소원이다.”

어머니 말대로 조선은 힘이 없었다. 지난여름 왜놈들이 조선 왕을 잡아간다는 소문이 어진말까지 흘러들었다. 왕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일본 왕에게 절을 했다는 수치스러운 소식과 함께였다. 아버지는 나라님도 허리 숙이게 만드는 일본에 대항하다 목숨을 잃었다. 오빠 또한 마찬가지였다. 윤 씨의 한 서린 목소리가 버들 가슴에 박음질처럼 한 땀 한 땀 새겨졌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던 모녀 중 먼저 잠든 쪽은 버들이었다. (38)

  •  “내사 마 여 올 때는 내한테 해 준기 없는 그깟 조선 망해 삐리든 말든 상관없었는 기라. 그란데 아를 놓고 보이 그기 아이데. 나라가 일본한테 멕혀가 있으면 내 자식도 곁방살이하는 집 얼라맨키로 평생 주눅 들어가 살 기 아이가. 당장 밥 한 숟갈 들 묵어도 독립하는 데 힘을 보태야 않겄나. 까막눈 무지랭이도 조선 사람이면 다 그레 생각한다 아이가.” (240)
  •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처럼 한인들끼리만 어울리며 살아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교회, 단체, 지도자를 따라 편이 나뉘어 거미줄처럼 복잡했다. 호놀룰루는 넓은 데다 버들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 그런 사정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지만, 좁고 여러 사람과 얽혀 있는 와히아와에서는 생생하게 느껴졌다. (296)

 

마지막 부분이 갑자기 화자가 진주로 바껴서 당황스러웠다. 굳이 죽은 진주 대신에 송화의 아이를 진주로 만들어 둔 설정도 사실 이해가 되진 않는다. 송화가 아이를 낳았음에도 무병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간 이야기에서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다는 거 보여주고 싶었을까? 바뀐 세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지 다른 의도가 있는데 내가 파악하지 못한 건지는 모르겠다.

  • 엄마는 가난해서 팔려 오거나 일본 없는 세상에서 편히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처럼 꿈을 찾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엄마는 매순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문득 그런 사람이 내 엄마인 게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연적으로 남은 두 사람이 따라 떠올랐다. 로즈 이모가 내 곁에 있어 줘서 행복했다. 그리고 송화가 날 낳아 줘서 고마웠다. 레이의 끝과 끝처럼 세 명의 엄마와 나는 이어졌다. 나는 또 어느 곳에 있든 하와이, 그리고 조선과도 이어져 있다. (396)

  • 아스라이 펼쳐진 바다에서 파도가 달려오고 있었다. 해안에 부딪힌 파도는 사정없이 부서졌다. 파도는 그런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살 것이다. 파도처럼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갈 것이다. 할 수 있다 내겐 언제나 반겨 줄 레이의 집과 나의 엄마들이 있으니까. (396)

어쩌면 그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준 다른 여성의 입장에서 평가 아닌 평가를 해줄 필요가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옆에서 어떻게 엄마와 이모들이 살아내는지를 다 지켜본 진주. 충격의 비밀도 알게 되었지만, 당장 눈 앞에 닥친 일이 더 큰 일이라 그 슬픔을 제대로 소화할 틈도 없었던 진주. 하지만 꿈을 갖고 하와이로 왔지만 자신과는 다르게 생존을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들을 보며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어 기쁨이 된 진주. 엄마들이 어떻게 살아냈는지, 자신을 어떻게 지켰는지를 알게 되어 더 삶을 귀중하게 여길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파도 이야기 아닐까. 우리의 삶이 파도에 부딪혀 고난을 겪으면서도 수면위로 다시 올라와 살아남는 삶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 버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어도 마음 편한 시간이 눈물 날 만큼 좋았다. 그때 홍주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 아들이 꼭 우리 같다. 우리 인생도 파도타기 아이가.”

아이들과 송화를 좇고 있던 버들은 홍주가 하는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홍주 말대로 자신의 인생에도 파도 같은 삶의 고비가 수없이 밀어닥쳤다. 아버지와 오빠의 죽음, 그 뒤의 삶, 사진 신부로 온 하와이의 생활……. 어느 한 가지도 쉬운 게 없었다. (중략)

젊은이들 뒤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파도를 즐길 준비가 돼 있었다. 바다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파도처럼 살아 있는 한 인생의 파도 역시 끊임없이 밀어닥칠 것이다.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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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 가볍게 2022-06-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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