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Just Like Hanabi...
http://blog.yes24.com/hankbs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하나비
...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4월 스타지수 : 별2,603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Y.B.Event
나의 리뷰
Book-일본
Book-외국
Book-한국
Book-이런저런
태그
책추천
2019 / 0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최근 댓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 
리뷰 잘 읽고 가요! 
설정이 흥미롭네요. .. 
제목이 독특해서 궁금.. 
새로운 글
오늘 28 | 전체 117839
2007-01-19 개설

2019-05 의 전체보기
형사의 눈빛 - 야쿠마루 가쿠 (최재호 옮김, 북플라자) ★★★★☆ | Book-일본 2019-05-30 11:21
http://blog.yes24.com/document/1134651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형사의 눈빛

야쿠마루 가쿠 저/최재호 역
북플라자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나츠메 노부히토는 젊은 날의 소신에 따라 법무부 소속 소년분류심사원에서 근무했지만,

어린 딸 에미가 괴한에게 테러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자 늦은 나이에 경찰에 투신한 인물.

그가 형사로서 마주하는 인물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행의 늪에 빠진 사람들이다.

짐승만도 못한 남편이나 삼촌을 뒀거나, 한창 나이에 노숙자가 됐거나,

아내와 사별 후 엇나간 중2 아들과 갈등을 빚거나, 전과자란 과거에 발목을 잡힌 사람 등...

그들은 아무리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도 나아지지 않는 부조리한 현실 때문에 절규한다.

나츠메는 때로 그들을 꾸짖고 때로 그들을 보듬으며 비극적인 사건을 해결한다.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 인용했습니다.)

 

● ● ●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 중 연작단편집으로는 악당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그의 매력은 깊은 서사와 무게감을 지닌 장편들을 통해 만끽했던 터라

한 명의 주인공이 끌고 가는 연작이라 해도 역시 단편집은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주인공은 히가시 이케부쿠로 경찰서 소속 38세 형사 나츠메 노부히토입니다.

나츠메 노부히토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

노부히토(信人)라는 이름대로 사람을 믿고 아이들을 좋아해서 교사가 되고 싶어 했지만,

아동보호시설 현장실습에서 만났던 청소년이 죄를 짓고 체포되는 사건을 겪은 뒤로

평범한 교사의 길을 포기하고 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상대하는 쪽으로 진로를 바꿨습니다.

하지만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죄를 지은 청소년들을 면접하는 일을 하던 그는

어린 딸 에미가 청소년으로 보이는 자가 저지른 연쇄테러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뒤로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경찰에 투신했고 지금은 관할서 형사가 된 상태입니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누군가를 의심할 줄 모르는 그가 형사가 됐다는 사실에 크게 놀랍니다.

하지만 그의 딸 에미의 사연을 떠올리면 착잡한 마음으로 그를 이해하고 안쓰럽게 여깁니다.

테러사건 당시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딸을 해친 범인이 청소년으로 밝혀지자 나츠메는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만나는) 소년이 내 딸을 공격한 범인이 아닐까 싶어 분노가 끓어올랐어.

그러다 보니 다른 마음(범죄자에 대한 증오)이 내 안에 생겨난 거야.”라며

형사가 된 계기와 당시의 감정을 옛 동료에게 담담히 고백한 바 있습니다.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돼있는데, 앞의 여섯 편은 형사 나츠메의 사건해결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수록작 형사의 눈빛은 딸 에미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과거의 테러사건을 다룹니다.

나츠메는 형사답지 않은 외모와 화법으로 용의자 또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그들의 진술 속의 아주 작은 모순이나 거짓을 절대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면모를 보입니다.

특히 꽤 여러 작품 속에 위장 자수가 설정돼있는데,

(실제 범행을 저지른)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경우도 있고,

누군가를 증오한 나머지 더는 함께 있고 싶지 않아서 거짓 자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츠메는 그 위장 자수속에 숨은 진짜 사연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진실을 끌어냅니다.

 

캐릭터나 디테일 모두 다르지만 읽다 보면 신참자의 주인공 가가가 떠오르곤 합니다.

형사답지 않은 젠틀함이나 날카롭긴 해도 부드러움으로 포장된 탐문 기법 때문인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나츠메가 지닌 딸로 인한 상처가 더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을 의심할 줄 모르던 사람모두를 의심해야 하는 사람으로 변한 것 역시

독자로 하여금 나츠메에게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인데,

저에게 있어 수사란 항상 괴롭습니다.”라는 그의 고백은 충분히 공감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짧은 분량의 단편 속에 꽤 참혹한 사건들을 함축적으로 다룬 건 매력적이지만,

역시 분량의 한계 때문에 느껴지는 아쉬움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나츠메의 수사는 명백한 단서를 근거로 개연성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지만,

아무래도 깊이감은 부족한 탓에 매편마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물론 야쿠마루 가쿠 특유의 사회파 기질은 여전했고, 반전 역시 소소해도 명쾌하게 설정돼서

읽는 내내 재미와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야쿠마루 가쿠가 나츠메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물을 출간할지 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형사답지 않은 형사 나츠메 시리즈도 꽤 매력적일 거란 생각입니다.

작품 속 나츠메의 옛 친구인 쿠미코 역시 그런 바람을 갖고 있는 듯 한데,

쿠미코는 지금도 나츠메가 경찰이라는 직업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이런 형사가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라는 표현 때문입니다.

다만, 나츠메가 주인공인 작품이 출간된다면 이번에는 꼭 장편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야쿠마루 가쿠의 진면목은 역시 장편에서 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소포 - 제바스티안 피체크 (배명자 옮김, 위즈덤하우스) ★★★★☆ | Book-외국 2019-05-27 10:26
http://blog.yes24.com/document/1133877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저/배명자 역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정신과 의사 엠마 슈타인은 호텔에서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 뒤 다시는 집 밖으로 못 나간다.

엠마는 여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소위 이발사로 불린 연쇄살인마의 세 번째 희생자였다.

엠마는 이발사가 다시 자신을 찾아올 것만 같아 고통스러운 편집증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엠마에게 우편배달부가 찾아와 이웃의 소포를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갈색 종이에 싸인 평범한 소포. 이상한 점은 없었다. 소포에 적힌 이름만 제외하면...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 인용했습니다.)

 

● ● ●

 

제바스티안 피체크와는 세 번째 만남입니다.

영혼파괴자’,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을 먼저 읽었는데,

대표작인 눈알~’시리즈나 테라피를 못 읽어서 아직 그의 진가를 맛봤다곤 할 수 없습니다.

앞서 읽은 작품들의 서평을 보니 대표작 외엔 더는 읽을 생각이 없다.”는 투로 써놨는데,

이상하게도 그의 신간소식을 들으면 뭔가 나쁜(?) 기운과 함께 호기심이 이는 게 사실입니다.

사이코스릴러의 대명사라는 별명처럼 사건 자체보다 일그러진 심리에 치중하는 작가인데,

분명 그쪽으로도 취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물을 뒤집어쓴 듯한 느낌을 받거나

도무지 씻기지 않을 것 같은 개운치 않은 뒷맛 때문에 더는 읽고 싶지 않다가도,

아이러니하게도 똑같은 이유로 다른 작품을 한번 읽어볼까?’라는 호기심이 든다는 뜻입니다.

 

비교적 초기작인 영혼파괴자’(2008)가 사이코스릴러의 교과서적 작품이라면

(독일 기준으로) 최신간인 내가 죽어야 하는 밤’(2017)은 액션스릴러에 가까웠기 때문에

소포는 어떤 스타일의 작품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장르가 아주 잘 녹아있는, 흥미로우면서도 불쾌한(?) 이야기입니다.

 

엠마는 꽤 유능한 정신과 의사지만 그녀 스스로 중증의 편집증을 앓는 환자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겪은 끔찍한 사건은 그녀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지만,

더 큰 문제는 어느 누구도 그녀가 겪은 사건을 실제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건에 관한 그녀의 진술은 전부 허황된 거짓말이거나 꾸며낸 것처럼 받아들여졌고,

어릴 때 겪은 정신과 치료의 낙인까지 더해져서 결국 공상허언증으로 결론나고 맙니다.

사건 이후 집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 내던 엠마에게 의문의 소포가 전해졌고,

그 소포로 인해 엠마의 편집증은 극에 이른 끝에 또다시 끔찍한 사건을 야기합니다.

그리고 정신이상 환자이자 살인용의자가 된 엠마는 어릴 때부터 의지해 온 아버지의 친구이자

유능한 변호사 겸 법학교수인 콘라트의 사무실에서 최후 진술을 시작합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독자마저 엠마가 겪은 사건이 현실인지 망상인지 헷갈리게 되고,

어느 새 엠마의 편집증에 강하게 전염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 와중에 엠마의 주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프로파일러인 남편, 오랜 친구, 낯선 이웃, 자신을 흠모하는 남자, 친절한 우편배달부 등

그녀 주변의 인물들 역시 엠마를 끊임없는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 바람에

독자는 엠마를 응원해야 할지, 의심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집니다.

 

앞서 읽은 두 작품 모두 반전과 결말부분에서 아쉬움을 강하게 느꼈는데,

그에 비해 소포의 반전과 결말은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입니다.

물론 막판에 밝혀진 진범의 동기와 범행과정은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피할 수 없었지만,

사이코스릴러와 미스터리스릴러가 잘 버무려진 서사의 힘은 전작에 비해 압도적이었습니다.

400페이지에 못 미치는 분량도 적절하고 웬만해선 중간에 멈추기 힘든 이야기의 힘도 있어서

주말 한나절이면 충분히 만끽하기 좋은 작품입니다.

혹시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전작에 만족하지 못했던 독자라도

소포만큼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강승희 옮김, 천문장) | Book-외국 2019-05-24 08:12
http://blog.yes24.com/document/1133285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저/강승희 역
천문장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작가 국적이 나이지리아라는 점도 특이하지만, 스토리나 캐릭터도 무척 독특한 작품입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코레드와 아율라는 모든 면이 정반대인 자매입니다.

언니 코레드는 유능한 간호사지만 외모와 몸집에 관한 한 늘 핸디캡으로 여기는 인물입니다.

반면 동생 아율라는 누구의 시선이든 단번에 사로잡고 마는 특별한 외모의 소유자로

자매의 어머니로부터 지나칠 정도의 편애를 독차지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 두 자매만의 특별하고도 내밀한 비밀은 따로 있습니다.

, 동생은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 언니는 소위 시체 처리 및 현장 청소부란 점입니다.

동생 아율라의 살해 대상은 모두 사귀던 남자들입니다.

작가의 말대로 교미 후 어슬렁거리는 수컷을 잡아먹는 거미 블랙위도우를 닮은 아율라는

말 그대로 그냥사귀던 남자들을 살해합니다.

아율라의 다급한 전화를 받은 코레드는 자신의 직업을 살려 현장을 완벽히 청소하는 건 물론

거대한 물살 속으로 시체를 내던지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물론 코레드는 동생 아율라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막으려고 갖가지 충고와 조언을 합니다만

아율라는 살인을 저지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SNS에 음식과 패션을 자랑질하는,

그야말로 완벽한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의 기질을 버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자매의 갈등은 아율라가 언니의 짝사랑 상대인 의사 타데 오투무를 유혹하면서 시작됩니다.

외모에 관한 열등감과 살인현장을 뒤처리해야 하는 짜증과 공포에 사로잡힌 코레드 입장에서

아율라가 자신의 짝사랑에게 접근하는 상황은 여러 모로 격분을 자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타데는 아율라에게 넘어갈 게 뻔하고, 분명 아율라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지키고 싶고 새로운 희생자를 막고 싶지만 코레드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중환자에게 자신의 답답한 처지를 독백으로 내뱉거나

타데에게 아율라와 사귀지 말라고 조심스럽고 우회적으로 충고하거나

아율라에게 타데 만큼은 건드리지 말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과연 두 자매와 타데의 관계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무척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은 누가 범인? 동기는 무엇?’ 등 일반적인 스릴러의 공식과는 거리가 먼 작품입니다.

오히려 유쾌한 소시오패스와 발만 동동 구를 뿐인 공범의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가볍거나 코믹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어딘가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도 들고, 동시에 긴장감도 놓치고 있지 않아서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사뭇 다른 특별한 간식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래도 연쇄살인자체보다 특별한 자매 이야기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

순도 높고 피비린내 나는 스릴러를 기대한 독자에겐 꽤 심심하게 읽힌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연쇄살인사건을 가장한 가족 이야기라고 할까요?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한 트라우마, 한 남자를 놓고 벌이는 자매의 연애전쟁,

거기에 동기도 없는 연쇄살인과 완벽한 뒤처리를 분담한 특이한 자매 캐릭터 등

꽤 다채롭고 흥미로운 소재들이 짧은 분량 속에 뒤범벅된 덕분에

독특한 제목에 눈길을 빼앗긴 독자라면 금세 마지막 페이지까지 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금빛 눈의 고양이 - 미야베 미유키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 Book-일본 2019-05-21 07:31
http://blog.yes24.com/document/1132608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금빛 눈의 고양이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북스피어 | 2019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미야베 미유키 스스로 필생의 사업이라 칭한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

개인적으로도 미야베 월드 2가운데 가장 애정하는 괴담 시리즈입니다.

고향에서 참혹한 사건을 겪고 마음의 상처를 안은 채 숙부가 사는 에도로 온 소녀 오치카가

흑백의 방이란 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특히 기이하거나 가슴 아픈 괴담)를 들어주면서

조금씩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단절했던 바깥세상과 화해한다는 것이 시리즈의 큰 틀입니다.

 

이 작품은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데,

그만큼 작품 속 시간도 많이 흘러서 어느덧 오치카는 스무살의 처녀로 성장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오치카는 무섭거나 애틋하거나 감동적인 괴담들을 들으면서

육체적인 성장과 변화는 물론 마음까지도 제법 단단하게 다잡을 줄 아는 인물이 됐습니다.

여전히 외출을 기피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걸 조심스러워 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시리즈를 읽어온 독자라면 오치카에게도 이제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호기심과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른 것 역시 사실입니다.

금빛 눈의 고양이는 바로 그런 호기심과 의문을 해소시켜주고 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 정도까지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이 작품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다섯 편의 다채로운 괴담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거듭된 불행으로 인해 마음이 꺾이고 약해진 여자에게 스며든 악령이

목숨을 건 거래를 요구한 끝에 결국 일가족을 몰살시킨 이야기를 그린 열어서는 안 되는 방’,

요괴를 부르는 목소리를 타고난 저주받은 처지였지만 오히려 그 목소리를 이용하여

구천을 떠도는 원령과 목소리를 잃은 소녀를 구해낸 한 여자의 삶을 그린 벙어리 아씨’,

세상에 재앙을 몰고 오는 가면들을 봉인해둔 집을 무대로 한 가면의 집’,

오치카와 특별한 인연인 세책방 주인 간이치의 애틋한 비밀에 관한 이야기 기이한 이야기책’,

그리고 오치카와 함께 괴담을 듣게 된 사촌오빠 도미지로의 과거를 그린 금빛 눈의 고양이

예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공포-감동-애틋함 등 버라이어티한 괴담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본 출간제목이기도 한 네 번째 수록작 기이한 이야기책’(あやかし草紙)

오치카의 삶에 큰 변화를 주는 사건과 괴담을 담고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소름 돋는 서늘함과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함께 담고 있는 최고의 수작이라는 생각입니다.

, 유일하게 오치카가 등장하지 않는 표제작 금빛 눈의 고양이

이후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의 향배를 가늠케 해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의 일본 원제는 三島屋變調百物語’(미시마야 변조 백물어)입니다.

일본 괴담에 익숙한 독자라면 일본 전통놀이인 백물어(百物語)’에 대해 잘 알겠지만,

소설 시리즈명으로 이용될 때 반드시 액면 그대로 ‘100가지 이야기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항설백물어시리즈가 그 예인데, 언젠가는 100개를 채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를 진짜 100화까지 쓸 작정인가 봅니다.

편집자에게 백물어(百物語)니까 100화까지 쓸게요.”라고 했다니 말이죠.

더구나 다 쓰기 전에 죽는다면 죄송한 일. 후반은 수명과의 전쟁이 될 것 같다.”라고 했으니,

정말 앞서 언급한대로 필생의 사업으로 여기고 있는 게 맞는 듯 합니다.

이 시리즈를 애정하는 독자 입장에서 이보다 더 반가운 소리는 없겠지요.

 

일본에서는 이 작품의 후속작이 20188월부터 이미 연재되기 시작했고,

(편집후기에 따르면) 곧 연재가 끝나 한국 출간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원제가 黑式御神火御殿이라는데,

새카만 불을 뿜어내는 화산의 그림이 걸린 어느 저택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아마 수록작 중 한 편의 제목인 듯 싶은데, 제목만으로도 사뭇 기대감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삼귀이후 1년 만에 이 작품이 나왔으니 내년 이맘때쯤이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큰 변곡점을 맞이한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가 어떤 이야기로 독자를 찾을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참아내기가 힘들 따름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안주 - 미야베 미유키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 | Book-일본 2019-05-16 10:54
http://blog.yes24.com/document/1131551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안주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북스피어 | 201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안주흑백에 이어 괴담을 들어주는 여자 오치카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고향에서 참혹한 사건에 연루됐던 오치카가 에도에 있는 숙부의 가게 미시마야에 머물던 중

다른 사람들의 괴이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남들의 비극을 듣고 조언을 해주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변화하는 성장스토리이기도 합니다.

 

오치카의 첫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 흑백이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괴담을 담았다면,

모두 네 편이 수록된 안주는 따뜻한 괴담과 비극적 괴담을 골고루 섞어 놓았습니다.

주변의 물을 고갈시키는 신()과 일심동체가 된 소년의 애틋한 사연을 다룬 달아나는 물

사람을 그리워하는 폐가의 혼이 끝내 요물로 변한 이야기를 다룬 안주가 따뜻한 괴담이라면,

쌍둥이에게 내린 저주와 비극을 다룬 덤불 속에서 바늘 천 개는 해피엔딩임에도 섬뜩했고,

으르렁거리는 부처는 폐쇄된 마을에서 벌어진 참혹한 복수극을 다룬 전형적인 괴담입니다.

긴장감이나 괴담 자체의 흥미에 있어선 흑백이 다소 매력적인 게 사실이지만,

안주는 오치카와 미시마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좀더 정감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이야기의 전개 순서도 그렇고, 오치카가 듣는 괴담의 성격도 그렇고,

아무래도 앞서 출간된 흑백을 먼저 읽은 후에 안주를 읽는 것이 제격이라는 생각인데,

오치카가 고향을 떠나 에도에 있는 숙부의 가게 미시마야에 머물게 된 사연이라든가,

흑백의 방이라 불리는 곳에서 타인의 괴담을 듣게 된 사연을 모르면

안주에 실린 수록작들의 맛을 제대로 만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야기 자체만 놓고 보면 별도의 단편들이라 읽는데 큰 무리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흑백을 먼저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오하쓰, 정의로운 오캇피키(말단 수사관)인 모시치 등

미야베 월드 2막의 다른 주인공들에 비하면 오치카는 딱히 능력이랄 게 별로 없습니다.

굳이 정리하면 타인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들어주는 공감 능력이랄까요?

오치카의 숙부는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오치카의 치유를 위해 섣부른 위로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남들의 끔찍하거나, 기이하거나, 애틋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오치카 스스로 본인의 상처를 치유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실제로 오치카는 이 세상 이야기가 아닌 듯한 황당한 이야기든 참혹한 이야기든

찬찬히 듣고 생각하고 적절한 질문과 조언을 해줌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과 변화에 필요한 자양분들을 부지불식간에 얻곤 합니다.

 

그녀가 흑백의 방에서 들은 이야기 속 주인공들 중에는

절대 안 변할 것 같은 사람이 요물과의 만남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한 경우도 있고,

시간만이 유일한 치유의 방법이란 걸 보여준 이도 있고,

사람의 일이란 운명과도 같은 것이어서 자책만이 능사가 아니란 걸 가르쳐 준 이도 있습니다.

오치카는 고향에서 참혹한 사건을 겪곤 그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긴 것은 물론,

과연 나는 제대로 변할 수 있을까, 라는 회의에 파묻혀 있기도 합니다.

그런 오치카에게 흑백의 방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새로운 상처가 아니라 약이 돼줍니다.

 

이야기란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어렵다고들 합니다.

건성으로 듣기만 해도 안 되고, 말하는 이가 곤란할 정도로 과한 관심을 보여도 안 됩니다.

실제로 , 이 사람에겐 편하게 털어놓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대화를 나누고 나면 말한 사람도, 들은 사람도,

한편으론 홀가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조금은 큰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치카는 요즘 세상에선 찾기 드문 속을 털어놓아도 좋을 사람캐릭터인데,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일방적이고 한없이 가벼운 소통만 이뤄지는 이즈음을 생각해보면

어디엔가 오치카 같은 사람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합니다.

 

흑백안주두 편을 통해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오치카는 꽤 많이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 말미에 실린 편집자 후기를 보면 이후 오치카는 이어지는 작품에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오치카가 앞으로 듣게 될 이야기가 어떤 내용일지, 얼마나 가슴 아픈 사연일지 궁금하지만

그에 못잖게 오치카가 어른이 돼가는 이야기 역시 궁금하고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다음 작품인 피리술사에서 오치카는 과연 어디까지 성장하고 변화할까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2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