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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 미야베 미유키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 Book-일본 2019-08-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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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얼간이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북스피어 | 201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오래전 몇몇 작품들을 띄엄띄엄 읽긴 했지만 미야베 월드 2을 제대로 완독하고픈 욕심에

올해 초부터 오하쓰 시리즈’, ‘모시치 시리즈’,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를 읽는 중입니다.

그런데 헤이시로&유미노스케 시리즈의 첫 작품인 얼간이를 읽은 후에야

미야베 월드 2이 전부 괴담만 다룬 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얼간이의 두 주인공 이즈쓰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는 무척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하급 무사라 해도 도신이라는 직책과 함께 후카가와 일대를 순시하는 임무를 맡은 헤이시로는

무척 게으르고, 권태롭고, 일이든 취미든 만사가 귀찮은 인물입니다.

애초 넷째 아들이라 아버지의 도신 직책을 물려받을 일도 없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지만

형들이 요절하거나 양자로 들어가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도신이 됐고,

나이가 4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지인들로부터 늘 애 같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사건이 벌어져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라며 어떻게든 대충 뭉개려고 하고,

힘들거나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 같으면 얼른 발을 빼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런 헤이시로도 자신의 관할구역이자 단골식당이 있는 뎃핀 나가야(공동주택)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자 본능적으로 도신의 본분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헤이시로의 파트너인 유미노스케는 실은 12살 된 소년이자 헤이시로의 외조카입니다.

심지어 장차 헤이시로의 양자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인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엄청난 미소년인 건 물론 예의도 바르고 심성도 착한데다,

계측에 빠져 눈에 보이는 건 모조리 측량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희한한 소년입니다.

더구나 헤이시로는 생각지도 못한 추리력을 발휘하여 꽉 막힌 수사를 진전시키곤 합니다.

40대 중반의 헤이시로와 12살 유미노스케의 조합은 언뜻 이질감부터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때론 부자지간처럼 보이기도, 때론 홈즈와 왓슨처럼 보이기도 해서

읽는 내내 유쾌함과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핵심 사건의 판을 짜고 필요한 인물들을 등장시키기 위한 단편들이 배치돼있습니다.

이야기의 주 무대는 후카가와의 서민들이 모여 사는 뎃핀 나가야라는 곳입니다.

간이식당, 떡집, 생선가게, 두부장수 등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뎃핀 나가야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살인사건이 벌어진 이후 썰물처럼 세입자들이 빠져나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만사가 귀찮은 나머지 자신을 보좌하는 고헤이지 한 명만 데리고 다니던 헤이시로는

사건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기 시작하면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오캇피키인 마사고로, 천재적 기억력의 소년 짱구, 비밀수사관인 일명 까만콩이 그들인데,

특히 마사고로는 미야베 월드 2의 한 주인공인 모시치의 부하라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 작품 속 모시치는 미수(米壽), 88세로 설정만 된 채 직접 등장하진 않습니다.)

 

아무튼...

탐욕과 질투와 시기가 빚은 오래 전의 비극이 현재에 이르러 기괴한 사건들을 일으키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거나 영문도 모른 채 공범이 되기도 합니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에 비해 사건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꽤나 복잡한 설정과 그에 걸맞은 무수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워낙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고,

어딘가 나사 하나 풀린 듯한 헤이시로가 선사하는 시트콤 같은 분위기도 재미있어서

다 읽고 나면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페이지를 넘겨왔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앞서 읽은 오하쓰 시리즈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가 판타지 호러 괴담이라면,

얼간이로 시작되는 헤이시로&유미노스케 시리즈

에도 시대 혼조 후카가와를 무대로 한 본격 수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주인공 모두 본격 수사물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뭔가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미야베 미유키가 자아낸 둘의 시너지는 어지간한 슈퍼히어로의 매력보다 더 시선을 끕니다.

덧붙여, 주인공 못잖게 관심을 끈 맛깔난 여러 조연들이 있는데,

이들 역시 이후로 출간된 하루살이진상에 계속 등장한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됩니다.

 

사족으로..

번역 제목이 살짝 이상해서 찾아보니 원제도 멍텅구리, 얼간이라는 뜻의 ぼんくら네요.

따지고 보면 헤이시로를 비롯 등장인물 모두를 얼간이라고 지칭해도 큰 무리는 없지만,

그래도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역자 후기에도 제목에 대한 설명이 없던데,

혹시 제가 너무 빨리 읽느라 본문에서 언급됐음에도 불구하고 깜빡 놓친 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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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 미야베 미유키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 | Book-일본 2019-08-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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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자 밟기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북스피어 | 2013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그림자밟기미야베 월드 2가운데 어느 시리즈에도 속하지 않는 스탠드얼론입니다.

하지만 미야베 월드 2을 통해 만난 적 있는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수록작도 있고,

다른 작품집에서 이미 읽었던 수록작도 있어서 무척 반갑고 낯익은 책읽기가 됐습니다.

 

미야베 월드 2의 대부분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돼있는데,

특별한 한두 명의 인물이 계속 등장하는 연작 형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별개의 인물, 별개의 이야기로 이뤄진 순수 단편집입니다.

 

보통 사람은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주인과 하녀의 이야기 스님의 항아리’,

사람 수보다 꼭 하나 더 많은 그림자의 사연을 추적하는 이야기 그림자밟기’,

탐욕에 눈이 멀어 도박을 관장하는 귀신과 악마의 거래를 한 어떤 가문의 이야기 바쿠치간’,

과거의 잘못에 발목을 잡힌 채 아들을 죽이려는 한 상인의 망발을 심판하는 이야기 토채귀’,

살해당한 자의 혼이 살해한 자에게 빙의되어 벌을 내린다는 서늘한 괴담을 다룬 반바 빙의’,

살해된 아이의 피를 머금고 요괴가 된 나무망치의 원혼을 달래는 이야기 노즈치의 무덤

모두 여섯 편의 이야기가 수록돼있습니다.

 

이 가운데 표제작인 그림자밟기에는 헤이시로&유미노스케 시리즈에 등장하는

우직한 오캇피키 마사고로와 천재적 기억력을 지닌 소년 짱구가 등장하여 활약하는데,

재미있는 건 이 스토리는 역시 스탠드얼론인 괴이의 수록작 재티와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헤이시로&유미노스케 시리즈괴이를 읽지 않아도 전혀 관계없지만,

읽은 독자라면 반가운 카메오를 만난 듯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에서 주인공 오치카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낭인무사 아오노 리이치로와 괴승 교넨보는 네 번째 수록작 토채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이 두 남자가 어떤 인연으로 처음 만나게 됐는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세 번째 수록작인 바쿠치간혈안이라는 작품집에 수록됐던 작품입니다.

혈안은 미미 여사를 비롯 쟁쟁한 작가들이 ‘50’이라는 키워드 아래 뭉친 작품집인데,

타이틀이 된 혈안이 바로 미미 여사의 바쿠치간과 동일한 작품입니다.

작가들의 이름값에 비해 만족도가 낮아서 야박한 평점을 줬던 작품집이지만,

미미 여사의 바쿠치간미야베 월드 2을 통해 다시 보니 새삼 다른 맛이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일본 출간제목인 반바 빙의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살해된 자와 살해한 자가 빙의를 통해 몸과 영혼을 공유한다는 설정 자체도 소름 돋지만,

빙의 이후의 기괴하면서도 슬프기 짝이 없는 나날들에 대한 묘사는

섬뜩하면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애틋함을 전해줘서 꽤 긴 여운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개별 단편집이다 보니 시리즈물에 비해 몰입감이 다소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고로, 짱구, 아오노 리이치로, 교넨보 등

친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한 수록작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재미를 만끽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미미 여사의 에도 시대 괴담의 매력은 몰입감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올해 목표로 한 미야베 월드 2막 완전정복까지 이제 몇 편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 읽을 때쯤이면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의 새 작품이 나와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미미 여사 본인의 의지대로 100편의 이야기가 채워질 때까지

미야베 월드 2이 꾸준히 계속 나와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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