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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다들 우울한 시대야~ | 인문/철학/심리/역사/과학 2016-09-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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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

가타다 다마미 저/전경아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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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 겸 베스트셀러 작가로 다양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 우울 무기력 등 현대인을 지배하고 있는 마음의 병을 폭넓은 시각에서 냉철하게 분석해 많은 이들이 그의 저서와 칼럼에 열광하고 있다. 저서로 <철부지 사회>, <나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 <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 등이 있다.

 

 

항우울제 남용의 폐해

항우울제는 ‘대박상품’이었다. 제약회사는 너 나 할 것 없이 경쟁에 뛰어들어 1960년대 중반에는 약 10여 가지의 항우울제가 시장에 출시되었다. 정신약리학에 관한 국제회의나 국제학회도 꾸준히 늘었다. 그 결과, 모든 게 ‘우울증’이 되었다. 단순히 항우울제에 반응한다는 이유로 모든 병을 우울증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해야 할까.(p92/93)

 

 

 

 

 

세계적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이는 약물 남용의 결과 생명을 빼앗아갈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경고로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항우울제 남용의 원인

아주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항우울제를 처방하지 않아도(환자의) 호소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고 고뇌에 공감하며 이해하는 것만으로 환자가 잠깐의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p107)

‘마음의 감기’라는 타이틀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지고 쉽게 처방받을 수 있게 된 점, 환자들도 힘든 상황을 ‘어떻게든 빨리’ 모면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상황이 항우울제, 특히 SSRI의 ‘남용’과 그와 관련된 ‘우울증’의 증가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우울증을 조장하는 사회적 요인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 논란’도 신형우울증의 대표적 예라고 한다. ‘너 때문이다. 책임져라’고 질타하는 태도 말이다. 그런 경우가 지금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타책 경향이 짙어진 시기는 1945년 이후이며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개인이 자유로운 민주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집단의 목적에 희생된 개인은 규범으로부터 해방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자아실현’, ‘자기다움’을 추구하려고 부단히 힘썼지만, 종국엔 어떤 결과에 못 미치게 되자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을 향해 질책이 시작되는 것이다.

 

 

개인의 책임이 무거워진 사회

지금은 옛날보다 가족, 친지 등 인간관계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경우와 비슷하게 고령화 사회도 매우 닮아가고 있다고 한다. 결혼도 하지 않는 사회,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사회이다. 타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지만, 어떤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해결해야 하고 혼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취직, 결혼, 건강관리 등 모두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하는 책임의 범위가 더욱 넓어진 것이다. 혼자여서 느끼는 외로움도 무시할 수 없다. 거기서 느끼는 강박관념도 우울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헬리콥터 맘, 인공위성 맘

 

아이들도 예전에는 대가족 속에서 자랐고, 친척, 이웃 등 주변 사람들 모두가 훈육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자녀의 수도 적고, 그에 따라 부모의 관심과 기대치도 무조건적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헬리콥터 맘은 자녀의 학창시절은 물론, 입사,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신경을 쓰며 간섭을 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이가 혼자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인공위성 맘’이 있다.(p197)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 경우, 아이를 통해서 이루려고 한다. 이는 부모 자신의 ‘자기애’가 되살아 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애’가 없어서는 안 되며 적당히 있는 것이 ‘자존심’의 원천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녀는 결코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젊은이로 성장시켜 이 사회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하나의 인간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해피 드러그’ 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타난 우울증 치료제는 많은 우울증 환자를 만들어낸 것은 틀림없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을 안고 있고 테러 등 위험요소도 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 이제는 더 이상 성장의 시대도 아니라고 한다.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사회조직과 내가 잘 맞지 않으면 유용한 인재로 쓰임을 받지 못한다. 거기서 얻게 되는 것은 우울감,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사회는 우리가 원하지 않음에도 누구나 우울할 수밖에 없는 시대라고 한다. 그러니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남의 탓만 해서는 해결되는 일이 없다고. ‘다들 조금씩은 병을 앓고 있다’ 면서 괜찮다고 다독여 준다. 우리도 주변에 마음이 힘 든 사람이 있다면 따뜻하게 한 발 다가가 조그만 관심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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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2016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수상작) | 서평단/이벤트응모 스크랩 2016-09-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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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인생의 단편적인 서사
길 위의 기타 연주자, 이민자, 조직 폭력배… 분석할 수 없는 부스러기
이야기를 담다

-

  ♠  2016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수상!   ♠

-




이 세계 도처에 굴러다니는 무의미한 단편에 대해
그 단편이 모여 세계가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 대해
그 세계에서 다른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것에 대해




오랜만에 독서를 끝냈다는 것이 아쉬운 책과 만났다.

_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

이 책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다만 풍부하고 깊이 있는 의혹을 던질 뿐…. 그리고 잠자코 옆에 있어 준다. 언제까지나… 돌멩이나 강아지처럼. 내게는 이 책이 필요하다. _

소설가 호시노 도모유키

이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는… 타인의 삶을 팔짱끼고 구경하는 관찰자가 아니다.… 인간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모두 담긴 듯한 이 책은 인생극장과 너무나 닮아 있다.

_사회학자 노명우

◈ 사회학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쓰다
사회학자는 연구 대상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것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이를 위한 주요 방법론으로 인터뷰나 통계 자료, 사회학 이론 등을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 전문적이고 냉정한 관찰자로서의 시선을 띤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기시 마사히코는 이와 같은 통상적인 사회학적 방법론과 시선에서 벗어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그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서술 역시 기존 사회학자들이 흔히 취하던 관찰자적, 학술적 서술이나 판단, 단정적 어투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 그 옆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어 놓을 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저자의 관심사이자 일본 사회의 소수자로 흔히 거론되는 오키나와인, 재일 코리안, 피차별 부락민, 장애인, 게이, 이주 여성 등이거나, 우리 곁에 흔히 존재하지만 눈에 띄지 않았던 주변인(복장 도착자, 조직 폭력배, 거리의 연주자, 방치된 아이들, 가정폭력의 희생자 등)이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사회구조적 차원으로 손쉽게 치환하여 분석하거나 폭력적으로 재구성하지 않는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삶을 만들어 낸 곡절과 개인의 역사, 사회적 폭력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눈에 띄지 않던 보통 사람들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시화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이면을 곰곰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에세이이자 사회학적 저술이다. 



​◈ 누구에게도 숨겨 놓지 않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
이 책은 모든 개인의 삶에는 의미 있고 완결적인 서사와 줄거리가 없다고 말한다. 애초에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다양한 이야기의 집합이며, 각자는 그것들을 조합하여 (완결적으로 보이는)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 그러한 이야기를 모아 세계를 이해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사람들의 구술은 종종 말을 더듬고, 문장이 되지 못하며, 기억의 오류나 허장성세로 부풀려지기도 하지만, 이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들은 그대로 그들이 살아온 평탄하지 못한 삶과 세계를 보여 준다. 인터뷰에서 저자가 드러내는 감정의 혼란함이나 착각과 오독은 그것을 읽고 있는 우리의 대상화된 동정심이나 편견을 고스란히 비추어 준다.


‘평범한’ 사람(일본인, 남성 등)은 애초에 별도의 (주로 부정적인) ‘딱지(labelling)’나 경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 주변인과 소수자(오키나와인, 재일 코리안, 여성, 장애인, 게이 등)는 사회가 붙인 ‘딱지’를 떼어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여러 차별 반대 운동은 바로 이를 목표로 한다.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딱지가 정체성의 일부이기도 한 점에 주목한다. 딱지가 붙여진 채, 딱지의 가치를 전도시키고, 딱지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품는 것, 이로 인해 또 다른 의미에서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차별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딱지에 대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딱지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 보통 사람들이 들려주는 보통 생활의 기록
개인의 생활사를 구술 채록하는 가운데 떨어진, 분석할 수 없는 부스러기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는 저자의 ‘무의미함’에 대한 애착이 일관되게 드러나 있다. “애당초 우리가 각자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는 단지 무의미한 우연으로 이 시대, 이 나라, 이 동네,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이대로 죽는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말은 단지 허무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과 타인, 세계의 결여와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평범함’에서 벗어난 무의미한 단편을 곱씹을수록 세계를 좀 더 새롭고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이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는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심판관의 관점에서 판정내리는 ‘우리가 알고 있던 사회학자’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그는 타인의 삶을 팔짱끼고 구경하는 관찰자가 아니다.… 슬픈  목소리, 비장한 목소리, 서러운 목소리, 항의하는 목소리, 비꼬는 목소리 말고 인간은 또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인간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모두 담긴 듯한 이 책은 인생극장과 너무나 닮아 있다. 사회학자가 사람들의 삶을 기술하려면, 그가 구사하는 언어는 인생의 특성에 걸맞아야 한다. 만약 인생이 단편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라면 그 단편을 기술하는 언어 역시 단편의 모자이크이어야 한다. 그래서 기시 마사히코는 섬세하게 인생의 단편을 모자이크 하며 이 책을 썼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와 마음속으로 친구가 되었다.

_노명우

사회 전체의 미래를 응시한 ‘언어.’

_소설가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 책은 기묘한 ‘바깥’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대단한 모험은 아니다. 기묘하게 단편적인 장면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사회. 한순간 반짝이는 이질감. 그것들을 영화적으로 이어 가는 젊은이의 편집 기술에는 번뜩이는 꾀까지 느껴진다. 지나치게 아름답다.

_철학자 지바 마사야

세계를 이해하는 실마리의 한끝을, 온몸과 온 영혼으로 제시하는 사회학자의 내공이 가슴에 파고들어 잊기 어렵다.

_에세이스트 히라마쓰 요코

저역자 소개

지은이 기시 마사히코 (岸政彦)
1967년생으로 사회학자이다. 오사카시립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를 수료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류코쿠(龍谷)대학 사회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주제는 전후 오키나와의 노동력 이동과 아이덴티티, 도시형 피차별 부락의 구조와 변용, 생활사 방법론 등이고, 에스니시티(ethnicity), 차별, 사회 조사 실습 등을 가르치고 있다. 오사카 번화가를 자주 어슬렁거리며 재즈와 동네 산책을 좋아한다.『동화와 타자화—전후 오키나와의 본토 취직자들(同化と他者化─戦後沖縄の本土就職者たち)』,『거리의 인생(街の人生)』등을 썼다.


옮긴이 김경원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에서 객원연구원을,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학교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지냈다.『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공저)를 썼고,『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우리 안의 과거』,『가난뱅이의 역습』,『일본변경론』,『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반지성주의를 말하다』등을 옮겼다.

이 책의 차례

한국 독자에게 드리는 글
머리말—분석 안 되는 것들

인생은 단편적인 것이 모여 이루어진다
누구에게도 숨겨 놓지 않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
토우(土偶)와 화분
이야기의 바깥에서
길 위의 카네기홀
나가는 것과 돌아오는 것
웃음과 자유
손바닥의 스위치
타인의 손
실유카 나무에 흐르는 시간
야간 버스의 전화
평범하고자 하는 의지
축제와 망설임
자신을 내밀다
바다의 저편에서
시계를 버리고 개와 약속하다
이야기의 조각

맺음말




본문 맛보기

어떤 강렬한 체험을 남에게 전하고자 할 때, 우리는 이야기 자체가 된다. 이야기가 우리에게 빙의하여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때 이야기의 매개 또는 그릇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살아 있기 때문에 잘라 내면 피가 난다. 이야기를 도중에 갑자기 중단당한 그의 침묵은 끊긴 이야기가 지르는 조용한 비명이었다.… 나아가 자신을 만들어 내고 자신의 기반을 이루는 서사는 단 하나가 아니다. 애초에 자기라는 것은 다양한 이야기의 집합이다. 세계에는 가벼운 것이나 무거운 것, 단순한 것이나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온갖 서사가 있다. 우리는 그것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자기라는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우리는 이야기를 모아 자기 자신을 만들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모아 세계 자체를 이해하고 있다. 어떤 행위나 장면이 즐거운 술자리인지, 악질 성희롱인지, 우리는 그때마다 정의 내린다. 다양한 이야기와 ‘화법’을 모아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_60~61쪽「이야기의 바깥에서」

우리는 언제나 어디에 가든 있을 곳이 없다. 그래서 언제나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 어디론가 가고 싶다.
자기가 있을 곳에 대한 이야기는 다 나왔다고 할 만큼 새로운 맛이 도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역시 자꾸만 되돌아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는 말이다. 있을 곳이 문제로 떠오르는 때는 반드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든지, 아니면 그것을 손에 넣을 수 없을 때든지, 둘 중 하나다. 따라서 있을 곳은 늘 반드시, 부정적인 형식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라면, 있을 곳이라는 문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조차 없다. 있을 곳이 문제가 되는 때는 반드시 그것이 ‘없을’ 때에 한정된다.
소수자(minority)라고 불리는 사람들, ‘당사자’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들 소수자나 이른바 ‘보통 시민’은 모두 기본적으로 자기가 있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일이나 가족이나 인간관계 등으로 골치가 지끈지끈 아플 때만, 잡다한 일에 마음이 얽매여 눈코 뜰 새 없을 때만, 우리는 있을 곳의 문제를 잊고 지낼 수 있다. 우리에게 있을 곳이란 없든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그 문제를 잊고 있을 뿐이든지, 둘 중 하나다.
      _80~81쪽「나가는 것과 돌아오는 것」


소수자는 ‘재일 코리안’, ‘오키나와인’, ‘장애인’, ‘게이’라는 식으로 언제나 손가락질당하고, 딱지가 붙여지고, 지목 당한다. 그러나 다수자(majority)는 ‘일본인’, ‘내지인’, ‘건강한 사람’, ‘이성애자’라고 손가락질당하고, 딱지가 붙여지고, 지목 당하는 일이 없다. 따라서 ‘재일 코리안’의 상대어라고 하면 편의적으로 ‘일본인’이라는 말이 끌려 나오지만, 애초부터 이 두 단어는 같은 평면 위에 나란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쪽은 색깔에 물들어 있다. 이에 반해 다른 쪽은 다른 색깔에 물들어 있지 않다. 이쪽에는 애당초 ‘색깔이란 것이 없는’ 것이다.
한쪽에 ‘재일 코리안이라는 경험’이 있고, 다른 한쪽에 ‘일본인이라는 경험’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한쪽에는 ‘재일 코리안이라는 경험’이 있고,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애초에 민족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일도 없는’ 사람들이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평범함’이다.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바로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
       _166쪽「평범하고자 하는 의지」

…사회에 의해 물들여지고 딱지가 붙여진 존재가 ‘평범해지는’ 것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실은 그것이야말로 다양한 차별 반대 운동이 지닌 하나의 커다란 목표였다. 우선 처음 내세워지는 운동의 목표는 딱지를 떼어 내고, ‘무징표’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정체를 부정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피차별 부락 문제는 ‘거기에서 태어났다/거기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 의한 차별이다. ‘자, 그러면 다들 그곳을 떠나서 그곳 출신이라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면 어떤가?’ 누구라도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출신을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척 가슴 쓰라린 일이다. 애초부터 그것 자체가 늘 ‘나는 누구일까?’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번 붙여진 딱지를 간단하게 벗겨 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딱지가 붙여진 채 딱지의 가치를 전도시키고, 딱지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품는 것, 이것이 평범함이 된다. 한마디로 차별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딱지에 대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딱지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_167~168쪽「평범하고자 하는 의지」

인터넷 속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로 우리는 ‘타자’를 무서워하는구나 싶다. 거기에는 까닭도 없고 근거도 없는 공포가 충만해 있다. 동시에 그 반동으로 음습하고 병적인 증오가 가득 차 있다.
언제나 떠올리는 것은 오가와 사야카가 그려 낸 것 같은, 타자와 함께 즐기는 ‘축제적’이라고 할 만한 행복한 만남이다. 물론 오랜 기간에 걸친 필드워크의 과정에서 끔찍하게 싫은 일이나 신변의 위험을 느낀 적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실로 즐거운 듯) 묘사해 낸 것은 축제처럼 흥청거리는 길 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게 오고 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아내로부터 들은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그것은 단지 불행한 만남의 형식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뚜렷한 공포를 동반한 폭력적인 체험이었다. 세상에는 그런 일이 있는 법이다.
만남은 폭력적일 수도 있다.    
       _176쪽「축제와 망설임」

벽을 넘는다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야 했다. 그러나 벽을 넘지 않는다면, 그 여학생을 비롯해 우리는 우리를 지켜 주는 벽 바깥쪽에 사는 사람들과 영원히 만나지 않은 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도 진정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우리 다수자들은 ‘국가’를 비롯한 다양한 방벽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벽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벽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벽에 의해 비호를 받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국가에 의해 가정이나 동료로부터 찢겨 나가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것들을 국가와 떼어 내어 생각하는 일이 허용된다. 다양한 ‘특권’에 의해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생활에도 개인적인 고민이나 고통은 한없이 존재하지만, 다수자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로서 그것을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일이 ‘가능하다.’
그렇게 벽에 의해 보호받으며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우리의 마음은 벽 바깥의 타자에 대한 까닭 없는 공포에 지배당하고 있다. 확실하게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타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리고 불안과 공포와 두려움은 지극히 쉽사리 타자에 대한 공격으로 변한다.
       _180~181쪽「축제와 망설임」

자기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품고 들여다본다 한들, 자기 안에는 대단한 것은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다. 단지 거기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긁어모은 단편적인 허드레가 각각 연관성도 없고 필연성도 없이, 또는 의미조차 없이, 소리 없이 굴러다닐 뿐이다.
나 자신의 성격이나 타인을 대하는 방식도 본래부터 내 안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의 버릇이나 어법을 모방하여 조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라도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인격도 타인의 몇몇 인격을 모방해서 합성한 것이다.
그것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나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단지 정말로 작은 조각 같은 단편적인 것이, 단지 맥락도 없이 흩어져 있을 따름이다.
이것도 또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있을 테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 자신’ 같은 듣기 좋은 말을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혐오감을 느낀다. 왜 그러냐 하면, 원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 참으로 별 볼일 없고, 대단치 않고, 아무 특별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이미 지나간 인생 속에서 진절머리 날 만큼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무런 특별한 가치가 없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과 지속적으로 씨름하며 살아가야 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이라는 아름다운 말을 노래하는 노래는 됐고, ‘시시한 자신과 어떻게든 맞붙어 타협해야 하지, 그것이 인생이야’ 하는 노래가 있다면, 꼭 듣고 싶다.
       _187~188쪽「자신을 내밀다」 

 

 

[이벤트 참여 방법]

1. 이벤트 기간: 2016.9.30 ~ 10.5 / 당첨자 발표 : 10.6

 

2. 모집인원: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 스크랩 주소,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 블로그, 온라인서점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 서평시 이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 됩니다
  - 아이디는 다르지만 주소가 같은 중복당첨자는 선정에서 제외 됩니다.(이로인해 최종 인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기시 마사히코 저/김경원 역
이마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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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딱! 한권JLPT] 서평단 모집 이벤트 | 서평단/이벤트응모 스크랩 2016-09-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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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벤트 기간 : 2016 10 4 ~ 10 15

 

2. 당첨자 발표 : 10 16

 

3. 모집인원 : <딱 한권 JLPT>N1 - 5

              <딱 한권 JLPT>N2 - 5 

 

4. 시사패널 참여 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해 공유해주세요.

  - 공유한 게시물 URL<! 한권 JLPT>가 필요한 이유, 원하는 급수를 함께 댓글로 남겨주세요.

 

 

4. 서평단 당첨 시 수행할 미션

- 도서 수령 후 15일 이내에 개인 블로그, 온라인 서점에 서평을 남겨주세요!

 * 미 서평시, 이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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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온 책 손님들! | 책/ 일상 2016-09-2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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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갑자기 바빠졌다.

 

연달아 날 만나러 오는 책 손님들!

 

오늘은 두 권이 한꺼번에 왔다.

 

새로운 달을 시작하며

 

이어지는 꿀맛같은 황금연휴

 

온전히 얘들과 시간을 함께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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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 | 서평단/이벤트응모 스크랩 2016-09-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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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


고용 불안 시대의 노후 대비와

우리 세대의 과제


오건호 지음





고용 불안 시대의 노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모두가 행복한 연금 정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연금’은 고령화․고용 불안 시대 및 복지국가의 기본 의제이자 한국 사회의 핵심 논제 가운데 하나이다. 예전에는 국민연금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공적 연금’이 핵심이다. 2007년까지 일반 시민에게 적용되던 공적 연금은 국민연금 하나였지만 지금은 기초연금도 있다. 사적 연금이지만 법정 의무 제도인 퇴직연금도 비중이 조금씩 커간다. 국민․기초․퇴직 연금의 다층 체계로 발전하고 있는 전체 공적 연금의 시야에서 초고령 시대 노후 연금의 보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점검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연금․복지국가․재정 등의 분야에서 연구자이자 정책 입안자이자 활동가로서 첫손에 꼽히는 오건호 박사는 신간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한민국 연금 제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연금 논의의 지평을 국민연금에서 공적 연금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책은 세대 내․세대 간 형평성에서 문제를 야기하는 국민연금 중심의 기존 연금 문법을 재검토하고, 세대 내․세대 간 연대와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연금 중심의 연금 개혁 모델을 제안한다.


  공적 연금이 내 노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까? 누구는 미래에 기금이 소진되어 위험하다고 하고 누구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지 말라고 비판하는데, 왜 이렇게 진단이 엇갈리는 걸까?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자영업자, 비정규직, 실업자 등은 어떻게 되는 걸까? 다음 세대는 과연 우리를 위해 계속 연금을 내줄까? 이 책은, 이처럼 궁금하지만 깊이 알기 어렵고, 알수록 헷갈리는 연금 문제를 위한 시민 교과서가 되어줄 것이다.


“공적 연금을 논의할 때 많은 사람들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걱정한다. 그런데 공적 연금의 지속 가능성 여부는 결코 미래 세대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 지금부터 우리 세대가 어떠한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공적 연금의 방향은 결정될 것이다. 공적 연금 개혁에서 현재 세대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책임을 미래로 미루지 말자.”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 서평단 모집


인원 | 총 10명

기간 | ~10월 6일까지

발표 | 10월 7일(금)

신청방법 | 이 글에 덧글로 기대평을 적어주세요.

활동방법 | 도서를 받고 10월 19일까지 리뷰를 작성해주세요.

*YES24에 입력한 개인정보 및 주소가 정확한지 확인해주세요.


▼ 도서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하기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

오건호 저
책세상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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