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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 문학/작가/동화/추리 2020-02-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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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저/최지현 역
arte(아르테) | 202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메그, 조, 베스, 에이미가 가난한 환경속에서도 꿈과 사랑을 키워가며 성장해 나가는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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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자 메이 올컷의작은 아씨들은 워낙 유명해서 언젠가 읽어본 적이 있지 않나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예전에 중고생이었을 때 명화극장으로 흘려보던 기억이 있지만 책으로 읽고 나니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올컷의 작품으로 처음 만나는 작품이다. 요전에 작가와 예술가들의 루틴 이야기를 모아 놓은예술하는 습관에서 루이자 메이 올컷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올컷은 작품을 쓸 때 광적으로 몰입하며 쓰는 타입이었는데 그럴 때면 며칠 밤낮을 먹지도 자지도 않고 썼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작품은 아동서의 잠재적 수익성을 포착한 편집자와 아버지를 즐겁게 해주려고 썼다 한다. 전혀 영감을 느끼지 못한 이 작품이 잘 팔리는 바람에 재정적으로 독립해 전업 작가가 될 수 있었다는 점도 재미있는 아이러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바느질, 가사노동, 가정교사 일을 해 왔다고 하는데 이 작품 자매들 이야기 속에 그 힘겨운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메그, , 베스, 에이미 네 자매는 성격도 전혀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른데 서로를 끔찍이 사랑하는 형제애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각자 다른 개성과 성격 때문에 아웅다웅 싸울 때가 있지만 돌아서면 후회하고 서로 용서하는 모습이 천생 사랑으로 똘똘 뭉친 가족이었다. 그 따뜻한 사랑으로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이겨냈으리라.


  이 소설의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1861~65)의 시기로 작품이 시작되는 때는 1861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부터다. 아이들에게 있어 크리스마스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떠올리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다. 각자 갖고 싶은 선물과 가난 타령으로 시작하는 네 자매의 이야기에 마음이 짠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전쟁터에 나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군대에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번 크리스마스는 선물 없이 보내자는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그렇다고 아쉬운 마음이 사라질까. 이제 겨우 십대인 소녀들인데. 가난한 형편 때문에 아이들은 메그는 가정교사를 조는 마치 할머니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모양인데 조는 자기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힘든지 하소연한다. 베스는 해나와 집안 정리 정돈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일이 최악이고 에이미는 학교에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제일 힘들다고 푸념을 한다. 이 자매들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면서 이들 앞에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몰입하며 읽어나갔다.


  크리스마스가 되자 어머니는 이웃에 새로 태어난 아기와 가난한 여자가 있는데 자신들이 먹을 아침 식사를 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배고픔을 참고 기다렸던 참이라 힘들지만 잠시 주저하다가 선뜻 따른다. 이들에게 엄마는 거의 우상 같은 존재였으니. 배고픈 아이들을 두고도 더 힘든 이웃을 위해 자선을 베풀려는 엄마의 마음도 거기에 호응하는 아이들도 대단했다. 이들의 선행은 하인 해나에 의해 이웃집 로런스 할아버지에게 알려지고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훌륭한 성찬으로 저녁식사를 보상받게 된다.


   이 작품을 읽는 재미는 조가 이웃 부잣집의 로런스 할아버지의 손자 로리를 알게 되고 친해지는 장면을 만나면서 더욱 배가된다.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와 외롭게 살아가던 로리에게 이웃집 마치부인과 네 딸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털털한 성격에 모험을 좋아하는 조는 눈 내리는 어느 날 오후 눈길을 쓸다가 위엄 있는 궁전을 연상케 하는 로런스 할아버지의 집안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무도회장의 커튼 뒤에 숨었다가 우연히 알게 된 로리를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궁리한다. 눈뭉치를 창에 던져 로리가 창문을 열게 하더니 드디어 궁전에 입성하게 되는데 참으로 조다운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책이야기, 어머니와 즐겁게 보내는 자매들의 모습을 본의 아니게 내려다보면서 부러웠다는 이야기를 하는 로리의 말을 들으며 로리의 외로움을 알게 된다. 가난하지만 자신은 사랑하는 가족과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된 조는 로리에게 그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말괄량이 기질과 대담한 성격인 조는 손자를 사랑하지만 고지식한 면이 있는 로런스 할아버지의 굳건한 마음도 녹여버리고 만다. 외로웠던 로리도 점점 밝아지고 숨겨있던 장난기가 발동하면서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나간다.


  네 자매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을 곁들여 그려내고 있는데 이웃집 로리와 연결되면서 더욱 따뜻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된다. 피아노를 배우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음악수업도 받을 수 없었고 좋은 피아노가 없어서 조율도 되지 않은 낡은 피아노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베스에게 피아노 선물이 생긴다. 에이미는 한창 학교에서 유행하는 라임을 메그 언니가 주는 돈으로 사게 되어 의기양양해진다. 지금까지 베스를 놀리고 무시하던 친구들도 온통 에이미에게 관심을 쏟는데, 당했던 설움을 베스는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지나친 자만심은 복수심에 불탄 친구에 의해 추락하는데... 제니가 선생님께 고자질한 바람에 아까운 라임을 창밖으로 버려야 했고 교단에 서서 벌을 받게 된다. 집에 와서 언니들에게 분노를 하소연하는 장면 또한 웃음 없이는 읽을 수 없다. 에이미는 조,메그 언니들이 자기를 떼놓고 비밀스럽게 외출하는 것에 화가 나서 조가 쓰던 원고 책을 불태워버리는 만행(?)을 벌이는 바람에 갈등 상황이 생긴다. 화가 나면 그 사람이 가장 아끼는 것을 공격하게 마련인가. 그래도 그렇지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어 웃겼다. 로리와 조가 스케이트를 타러 가는데 에이미는 또 졸졸 따라 나갔다가 얕은 얼음물에 빠지고 만다. 이 사건으로 조는 자신의 못된 성질머리를 고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울면서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에이미와도 화해하게 된다. 또 메그는 애니 모팻의 초대로 여행을 떠났다가 상처를 받고 와서 화려하지 않아도 엄마와 동생들이 함께 살고 있는 집이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전보를 받고 어머니가 안 계신 사이에 성홍열에 걸린 베스가 사경을 헤매는 안타까운 사건이 생기기도 한다. 또 로리의 가정교사인 브룩 선생이 메그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로리의 장난편지가 메그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언니를 빼앗길 것 같은 불안함에 브룩 선생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하는 조의 마음을 엿보는 것도 참 귀여웠다. 부자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마치 할머니를 노여움에 빠뜨리면서도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한 메그의 용기도 놀라웠다. 화려한 것을 꿈꾸던 메그의 성숙한 마음을 엿보았다고 할까. 결국 사랑의 힘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욱 소중한 가족과 이웃이라는 것을 느낀다

……

좋은 친구였던 로리와 조는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조는 어엿한 작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진다...


  한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가족에게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 갈등하다가도 화해를 하고 새로운 친구와 환경을 경험하고 나서 가난하지만 집이 좋고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마음의 변화에는 어머니의 교훈적인 훈화가 많이 작용하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다. 착하게 살자는 교훈적인 내용이 많이 강조된 듯한 이 이야기가 엄청난 시대의 변화를 겪은 지금 얼마나 공감을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점점 혼자가 많아지는 이 시대에 올망졸망 함께 자랐던 어린 시절의 형제자매를 떠올리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로런스가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정을 나누는 모습도 이웃과 소원한 채 살아가는 요즘이어서 그런지 정답고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제 영화로 그 실감나는 장면들을 보고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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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와서 도움이 되는 -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 책/ 일상 2020-02-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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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저/윤미연 역
문학동네 | 2020년 01월






지난 금요일(2.21일)에 당첨자 발표가 있었는데 오늘 받았다.

보통 때 같으면 벌써 받았을 텐데 소식이 없어서 약간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오겠지, 하고 느긋하게 기다렸더니 오전에 문자가 떴다.

문학동네의 책 인데다 양장본이다.

책과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즐거움을 주니까.


아직 <작은 아씨들>을 읽는 중이라

책이 늦게 온 것도 도움이 되었다.

<작은 아씨들> 정말 재밌는데 아직 반 이상 남은 것 같다.

얼른 읽고 써서 마지막 파블 미션에 넣어서 2월을 마무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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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소소한 기쁨일까요??!! | 책/ 일상 2020-02-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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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메일을 열어보니 기쁜 소식 하나 도착! 했습니다.



 


 

 

제가 원래 만화책은 잘 사지 않아요

그런데 얼마 전 책 검색을 하다가 표지의 그림도, 제목도 마음에 드는 만화가 나오더군요. 요즘 눈도 침침한데 만화나 읽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기로 했어요. 궁금해서 여기저기 눌러보다가 이벤트를 클릭해 보니 리뷰대회 공지가 떠 있었는데 대상 목록에 들어가는 책이더군요. 3권 세트라서 좀 망설였는데 두께가 얇았어요. 그래서 일단 샀지요. 읽고 한 번 참여도 해 보자.

 

그리고는 사람 마음이 그렇잖아요. 그래도 본전 이상은 해야 될 텐데...

그냥 가볍게 생각하자, 입상해도 그만, 안 돼도 그만... 은 아니고 싶잖아요.ㅎㅎㅋㅋ

 

예스블로그가 메인이다 보니 알라딘 블로그는 사실상 방치 상태나 마찬가지였지요. 오래 전에 번역 카페에서 서평단 책 당첨되었을 때 리뷰는 거기에 올려야 한다고 해서 개설하게 되었거든요. 알라딘 블로그에는 이 리뷰 포함해서 달랑 4편이에요. 그러니 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시피 하지요.

 


**알라딘에 올린 리뷰**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https://blog.aladin.co.kr/756019142/11517709

 

예스블로그에 올린 것을 조금 정성을 들여 수정을 해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상 소식을 메일로 접하고 정말 기쁘더군요.

이것도 소소한 기쁨일까요??

적립금 5만원을 상금으로 준대요. 생각해 봐도 다른 온라인 서점에서는 책을 사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예스이십사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아이디를 만든 것이 예스의 역사와 아마 같을 거예요. 이제 알라딘에서도 책을 처음으로 살 수 있게 되었네요.

 

책은 예스에서 사고 상은 알라딘에서 받고... 이것도 괜찮은데요.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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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키린의 편지 | 시/에세이/만화/예술 2020-02-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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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키키 키린의 편지

NH K [클로즈업 현대+],[시루신] 제작부 공저/현선 역
항해 | 202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좀 더 즐겁고 유연한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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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우리 큰 아이와 키키 키린이 나오는 영화 오다기리 죠의 도쿄 타워를 보았다. 생활력 없는 남편 때문에 고생하며 아들을 키우는 강인한 엄마, 예전의 우리시대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인상 깊은 장면은 도쿄 타워가 보이는 병실에 누워 아들과 함께 대화하는 장면이다. 다 나으면 그 타워를 보러가자고 했는데 결국은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렇게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암 투병으로 고생을 했다는데 아마 그 영화를 촬영할 당시에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환자 역할이 자연스러웠나보다.


  이 책을 통해서 키키 키린이 많은 편지를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지인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쓴 편지가 많아서 놀라웠다.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인데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왕따 근절 운동을 하는 사람, 홋카이도 무인 역에 쓴 편지, 영화의 모델이 여성에게 보낸 편지, 강연회 주최측에 보낸 자필 팩스라든가 성인의 날을 맞은 많은 청년들에게 쓴 편지 등이 들어있다. 여기에 실린 편지는 NHK <클로즈업 현대+><시루신> 제작부에서 만든 것을 모아 놓은 것이라 한다.


  한센병 환자가 걸어온 인생을 그린 영화 <>의 모델이 된 여성을 찾아간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이 배우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약속도 없이 만나서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을 보고 온 것이다. 그 주인공 모습을 제대로 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투철한 직업정신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한센병으로 13세에 가족과 격리된 우에노의 인생은 우리가 아웅다웅 경쟁하며 살아가는 모습과는 또 달라 보인다.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가면서 없는 사람취급을 받으며 살아온 건 아닌지. 영화에서 키키 키린은 도쿠에가 되어 그들의 삶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보기 위해서, 듣기 위해서 태어났어. 그러니 특별히 뭐가 되지 않아도, 우리에게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거야.(P51)


  무엇이 되기 위해 희망을 갖는 것도 그들에게는 사치다. 그저 보고 듣기 위해서 태어났고 그래서 살아갈 의미가 있다는 위로에도 마음이 짠해지는 것은 왜일까. 갑자기 다녀간 후에 키키 키린은 우에노 마사코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우에노 마사코 씨께


1018일 날이 참 좋았죠.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영화 <> 촬영 끝마쳤습니다.

헤이세이 26(2014) 122

-날씨가 좋았어요.


  간결하지만 다정함이 느껴진다. 우에노 마사코는 지금도 키키 키린의 편지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으며 손님이 올 때마다 자랑할 수 있도록 손닿는 곳에 둔다고. 사람은 떠났어도 산 사람 마음속에서 다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은 바로 이것이었다. 우에노 마사코가 들려 준 말도 여운이 남았다.


남은 인생이 그렇게 길 것 같지 않지만, 올바르게 살고 싶어요. 인간으로 태어나서 믿는 구석이 없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신념을 가지고 사는 건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고맙습니다.”(P52)


  키키 키린은 2015년 방송 촬영 중 짬을 내어 나가노 현 우에다 시에 있는 무곤칸이라는 미술관을 들르게 된다. 이곳에는 태평양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술학도가 남긴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매년 성인식을 열리고 있다고 한다. 성년이 된 이들의 새 출발을 축복하는 자리에 저명인사를 초대하곤 하는데 관장의 초대로 2016년 성인식에 참석하게 된다. 특이한 점은 성인식에 참여한 모든 청년에게 초대 손님이 직접 편지를 건네는 이벤트였다. 여기에 청년들에게 쓴 편지가 들어있는데, 청년들의 설문을 참고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춤 편지를 썼다는 게 놀라웠다. 바쁜 스케줄과 암에 걸린 사실을 공표한 뒤였음에도 청년들을 위해서 시간을 냈다는 것은 그녀의 따뜻한 사랑이 아니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 중 쓰야마 준이치에게 쓴 편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쓰야마 준이치 씨께


장래 희망란이 비어 있더군요.

나는 우연히 열여덟에 배우가 되었는데

육십이 넘어서야 겨우, 앞으로 연기자를

목표로 삼기로 정했어요.

난 좀처럼 입을 잘 열지 않는 아이여서

말하는 게 익숙지 않았는데,

그게 오히려 타인의 말을 듣는 귀를 키워줬어요.

단점을 장점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내 특기죠.

자기 안의 목표가 확실하지 않다면

열정을 발휘하는 누군가가 있는 곳에 한 발 들이는 것도

방법이에요.

……


나이 육십에 연기자를 목표로 삼았다는 말은 꿈 없는 청년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였을까.

취재가 끝날 무렵에는 쓰야마가 키키 키린의 인터뷰 발언을 알려주었는데

연기를 하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

생업을 위해서 연기를 통해 여러분과 만나고 있다.”고 했단다

  절대로 삶을 허투루 살지 않았을 것 같은 모습이 떠올라 숙연해졌다. 연기하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치열한 삶이었던 것이다. 그동안에도 연기를 하고 있었으면서도 어떻게 육십이 넘어서 목표로 삼았다는 것인지, 위트가 느껴졌고 웃음이 났다. 그렇게 연기와 삶을 구분하지 않고 성심을 다해 살았다는 말이겠지. 꿈이 없을 때는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찾아가보라고 일러준다. 다른 사람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삶의 의욕을 느끼기도 하지 않은가.


키키 키린 씨께


편지 감사합니다.

……

이전에는 꿈이나 목표는 자주 바꾸면 안 되고 늘

그것을 향해 정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편지를 읽으며 꼭 평생을 걸 만한

꿈이나 목표가 없어도 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유연한 태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목표가 작거나 꿈이 좀

엉뚱해도 괜찮다는 걸 알아서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

쓰야마 준이치


  쓰야마는 처음엔 편지의 내용을 이해 못했지만 거듭 읽어보면서 참뜻을 깨닫고 마음의 변화를 보면서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들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며 키키 키린의 깊은 사랑과 존경심을 느끼고 있었다.

 

가느다란 실 하나로

겨우 이어져 있네요.

말 한마디 안 나와서

힘들고

곤란한

노파입니다.

K.KIKI



  키키 키린의 마지막 메시지가 된 편지다. 그녀가 세상을 뜨기 한 달 전 골절로 입원하게 되어 발표되었는데 일 관계자들에게 그 상황을 알렸다고 한다. 굵직하고 힘이 넘치던 글씨가 여기서는 정말 가늘어졌다. 병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짐작할 수 있어서 마음이 짠해 왔다. 삶에 있어서 언제나 솔직하고 정중하고 진지하게 살았던 모습을 여러 사람들에게 쓴 편지로 알 수 있었다. 상황은 좀 다를지라도 우리는 거의 비슷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을 잃지 않았던 키키 키린의 편지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 깊은 감동을 준다. 암 투병으로 오랫동안 힘들었다는 키키 키린의 삶을 알게 되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미리 아프기 전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적당히 유연한 삶을 지향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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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스먼트 게임 | 문학/작가/동화/추리 2020-02-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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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러스먼트 게임

이노우에 유미코 저/김해용 역
위즈덤하우스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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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드라마에 내공있는 작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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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드 <런치의 여왕><하얀 거탑>을 정말 재미있게 본 적이 있는데 그 작가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무조건 읽어도 실망하는 일이 없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읽어나갔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주인공급의 생생한 인물 묘사를 통해서 아키쓰 역은 누구, 마코토역은 아, 그 배우가 어울리겠군,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전에 본 일드가 생각났다. 금융권을 소재로 한 이야기인데 남녀 콤비 직원이 의뢰를 받고 은행의 부조리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해당 점포를 방문하고 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내고 징계를 하는 내용이었다. 조직 사회는 수직관계의 특성상 편파적인 상황을 낳고 여러 가지 부조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부하직원들은 억울해도 그런 상황을 떠안게 되는데 실제로도 그런 시스템이 있다면 직장생활 할 만하지 않을까 했었다. 두 콤비의 역할이 악당을 혼내주는 도깨비 방망이라도 되는 것처럼 후련함을 느꼈던 기억이다.


  이 작품도 직장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괴롭힘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파워하라라는 원래 단어 ‘Power Harassment’(パワ?ハラスメント)의 줄임말이다. 실제로 이런 전담 부서가 설치된 회사가 있을까.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희롱, 성차별, 근무조건, 승진 등을 둘러싼 온갖 억울한 일도 많을 것이다. 부조리한 면을 줄이고 서로 열린 마음으로 의사소통할 수 면 살맛나는 일터가 되지 않을까. 아마도 좀처럼 그런 일이 없으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대리만족으로 위안을 삼거나 선순환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도쿄에서도 먼 지방 도야마 추오점 점장으로 근무하던 아키쓰는 이례적인 인사 발령 전화를 받는다. 마루오 홀딩스 도쿄 본사 컴플라이언스실 실장으로. 이 갑작스런 발령은 마루오 슈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던 완전 안심크림빵에서 1엔짜리 동전이 나온 사건이 터졌기 때문인데,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키쓰는 명령을 받고 움직일 뿐이다. 7년 전 부하직원에게 파워하라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된 자신이, 도쿄 본사에 그것도 사내 해러스먼트를 다루는 실장으로 임명되다니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쨌든 이 사건부터 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실장의 임무다. 더구나 기존 슈퍼와는 다른 고차원의 시나가와 점 오픈을 3일 앞둔 시점에 벌어진 사건에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들의 분위기는 긴박한 상황이다.


  한편 마코토는 전임 실장 구리하라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2주 동안이나 공석인 중에 최강의 상사를 보내주겠다는 마루오 사장의 말을 듣고 왠지 불안한 마음이 되는데. 와키타 상무의 파견 비서 미나코로부터 미리 아키쓰의 명함을 건네받은 마코토는 깜짝 놀란다. ‘최강의 실장이라는 상사가 지방의 점장이었다니. 대면 장면도 참 웃겼다. 마코토에게 선배라는 호칭을 붙이며 너스레를 떠는 아키쓰를 보고 새초롬해지는데... 이 둘은 최강의 콤비가 될 수 있을까. 여기에 법률 고문으로 야자와 변호사가 함께 하게 되는데, 처음엔 모래알처럼 따로 노는 듯 불안해 보였지만 차츰 마음을 열고 호흡을 맞추어가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첫 번 째 크림 빵 사건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선 피해자 오가와 마이의 집에 가서 얘기를 듣고 빵을 사간 렌마점을 들러본다. 아키쓰는 벌써 탐정의 촉수가 느껴진다. 마이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하니 변호사 야자와는 허락을 구하지 않고 멋대로 녹음했다며 따를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7년 전 부하직원의 배신으로 좌천당하고 쓴맛 단맛 다 겪어본 아키쓰가 이런 일로 주춤하지 않는다. 예전 점포개발부에서 날렸던 추진력이나 판단력이 다시 돌아온 듯하다. 렌마점에서 방범 카메라 영상을 확보해서 분석해 보니 44초의 영상이 잘린 것을 알아낸다. 비밀은 그 44초에 있을 텐데...


  왜 하필 1엔짜리 동전이었을까.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렌마점에서 일하는 주임 사사베는 아버지 친구 마루오 사장의 연줄로 입사했는데 본사에서 쫓겨나 잔뜩 위축되어서 일도 변변히 못하고 파트타이머들에게 짐짝 취급을 받다 주의를 준 모토 점장에게 원한을 품고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자신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불특정인이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다니 무서운 세상이다. 1엔짜리 동전은 뢴트겐에 찍히지 않는 경우가 있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사사베의 잘못을 사정없이 추궁한다.


왜 점장님이 1엔짜리 동전을 주우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그건 당신을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기억해두세요.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주의 한 번 주지 않는 것을 방치라고 합니다. 그게 훨씬 더 잔혹하고 무자비한 파워하라입니다.”(P70)


, 이런 말을 하는 아키쓰, 정말 멋졌다

잘못을 보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폭력인가.


  사건의 전말을 밝혀냈지만 이것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가 문제다. 결국은 짜인 각본대로 엄중히 조사를 했지만 어떤 경로로 이물질이 혼입되었는지 판명되지 않았고 제조된 빵을 전부 회수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으로 공표한다. 물론 사사베의 잘못도 묻힌 거나 다름없다. 진실을 그대로 밝혔을 때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진실을 밝히는 일에서 이익의 여부를 먼저 따지게 되는 상황에서는 씁쓸한 기분이 되었다. 언제나 약자의 손해보다 강자의 이익이 중시되는 사회가 아닌가.


  또 이어지는 시나가와 점 오픈을 코앞에 둔 시점에 파트타이머 18명이 전부 그만두겠다는 사건, 상품개발부 도쿠나가의 블랙육아 사건, 수도권 개발부장 히데미의 집단 따돌림의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한다. 여기엔 아키쓰 실장의 시원시원한 성격과 탐정 기질의 촉수가 발휘되고 있다. 눈치가 빠르고 추리력이 단연 돋보였다. 컴플라이언스실 특성 상 사원 메일을 볼 수 있다는 비밀을 마코토가 말하자, ‘1엔짜리 동전을 키워드로 검색하는 부분은 기발했다. 자신의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솔직함과 치밀함도 엿보였다. 미리 식당 할인권을 뿌려놓고 개발부원의 회식장소 옆방에 자리잡고 우연을 가장하여 현장을 덮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아키쓰의 일 처리 방식에 불만이던 마코토와 변호사 야자와도 감탄사를 내두르게 된다.


  마지막에는 도쿄 쓰키지의 마루오 슈퍼에서 벌어진 카스하라 사건이다. 상품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트집을 잡으며 난폭한 행동을 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현장에 가서 잘 무마시킨 아키쓰는 그 즈음에 이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와키타 상무의 파워하라를 조사하라는 사장의 밀명도 떠올리며 거절할까 생각도 하지만 그것이 빌미가 되어 다시 좌천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등... 그러다가 아키쓰가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아키쓰의 휴대폰으로 123억 엔을 내놓으라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며 회사는 발칵 뒤집어진다. 암호 같은 숫자 123은 무엇을 뜻하는가. 과연 아키쓰는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우여곡절 끝에 기지를 발휘하여 살아 돌아오는데, 그 장면도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인기 있는 드라마 작가의 내공이 느껴졌다. 와키타 상무가 왜 자신을 배신했는지 그 궁금증이 비로소 풀린다. 납치사건의 내막에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권력자의 검은 마음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결국 하나의 괴롭힘은 또 하나의 괴롭힘을 낳고 서로 게임을 벌이는 형국의 이야기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관계 속에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이면에서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삶의 단면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쩌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존재이지 않을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여서 재미있게 읽었다. 관련 드라마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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