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http://blog.yes24.com/hbooklove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숲노래
곁말+곁책+쉬운말이평화+책숲마실+우리말글쓰기사전+우리말동시사전+마을에서살려낸우리말+시골에서책읽는즐거움+비슷한말꾸러미사전+10대와통하는새롭게살려낸우리말+숲에서살려낸우리말+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9·10기 책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3월 스타지수 : 별56,510
작가 블로그
전체보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가 지은 책
숲노래 도서관
사진책 읽는 즐거움
숲집 놀이터
숨은책시렁
시-동시
시-어른시
수다 떨기
책노래
숲노래 살림말
오늘 읽기
읽는 마음
책삶+글쓰기
책 언저리
책숲마실
시로 읽는 책
그림책 헤아리기
어린이문학 생각
우리말 사랑
숲노래 우리말꽃
말넋삶-람타 공부
말 좀 생각합시다
우리말 살려쓰기
새로 쓰는 우리말
꽃으로 살려낸 우리말
아이들과 숲노래
내가 걷는 길
우리는 어른입니까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책 읽는 아이
꽃아이
시골아이
꽃밥 먹자
아버지 그림놀이
살림노래
책사랑
시골노래 숲노래
시골 이야기
나의 리뷰
내 사랑 1000권
사진책
그림책
만화책
어린이+푸름이+교육
숲책+사전/우리말
문학책
동시집+시집
이오덕 책읽기
인문책
영화읽기
영화생각-아쉬운
시골사람 책읽기
태그
검흙 부엽토 수단방법 단풍나무언덕농장의1년 마틴프로벤슨 앨리스프로벤슨 단풍나무언덕농장의사계절 몽캐는책고팡 읽는눈길 속하다
2023년 2월 209 post
2023년 1월 250 post
2022년 12월 171 post
2022년 11월 271 post
2022년 10월 162 post
2022년 9월 159 post
2022년 8월 124 post
2022년 7월 180 post
2022년 6월 174 post
2022년 5월 153 post
2022년 4월 178 post
2022년 3월 153 post
2022년 2월 145 post
2022년 1월 216 post
2021년 12월 184 post
2021년 11월 216 post
2021년 10월 149 post
2021년 9월 165 post
2021년 8월 153 post
2021년 7월 110 post
2021년 6월 86 post
2021년 5월 70 post
2021년 4월 89 post
2021년 3월 86 post
2021년 2월 86 post
2021년 1월 135 post
2020년 12월 157 post
2020년 11월 149 post
2020년 10월 150 post
2020년 9월 148 post
2020년 8월 124 post
2020년 7월 156 post
2020년 6월 138 post
2020년 5월 146 post
2020년 4월 175 post
2020년 3월 183 post
2020년 2월 193 post
2020년 1월 142 post
2019년 12월 118 post
2019년 11월 121 post
2019년 10월 166 post
2019년 9월 142 post
2019년 8월 121 post
2019년 7월 111 post
2019년 6월 121 post
2019년 5월 200 post
2019년 4월 233 post
2019년 3월 365 post
2019년 2월 457 post
2019년 1월 385 post
2018년 12월 520 post
2018년 11월 394 post
2018년 10월 410 post
2018년 9월 434 post
2018년 8월 286 post
2018년 7월 291 post
2018년 6월 215 post
2018년 5월 250 post
2018년 4월 253 post
2018년 3월 329 post
2018년 2월 335 post
2018년 1월 327 post
2017년 12월 293 post
2017년 11월 256 post
2017년 10월 257 post
2017년 9월 217 post
2017년 8월 249 post
2017년 7월 196 post
2017년 6월 243 post
2017년 5월 242 post
2017년 4월 322 post
2017년 3월 314 post
2017년 2월 326 post
2017년 1월 349 post
2016년 12월 378 post
2016년 11월 382 post
2016년 10월 340 post
2016년 9월 300 post
2016년 8월 271 post
2016년 7월 300 post
2016년 6월 288 post
2016년 5월 222 post
2016년 4월 186 post
2016년 3월 272 post
2016년 2월 311 post
2016년 1월 288 post
2015년 12월 283 post
2015년 11월 288 post
2015년 10월 356 post
2015년 9월 329 post
2015년 8월 410 post
2015년 7월 275 post
2015년 6월 299 post
2015년 5월 337 post
2015년 4월 436 post
2015년 3월 403 post
2015년 2월 325 post
2015년 1월 259 post
2014년 12월 375 post
2014년 11월 505 post
2014년 10월 485 post
2014년 9월 409 post
2014년 8월 371 post
2014년 7월 393 post
2014년 6월 398 post
2014년 5월 310 post
2014년 4월 346 post
2014년 3월 365 post
2014년 2월 225 post
2014년 1월 280 post
2013년 12월 333 post
2013년 11월 367 post
2013년 10월 274 post
2013년 9월 216 post
2013년 8월 218 post
2013년 7월 308 post
2013년 6월 373 post
2013년 5월 262 post
2013년 4월 236 post
2013년 3월 209 post
2013년 2월 177 post
2013년 1월 233 post
2012년 12월 218 post
2012년 11월 219 post
2012년 10월 165 post
2012년 9월 164 post
2012년 8월 29 post
달력보기

2013-02 의 전체보기
사진생각 ― 사진 셋 | 사진책 읽는 즐거움 2013-02-28 23:58
http://blog.yes24.com/document/711267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사진생각
― 사진 셋

 


유채꽃이 핍니다.
봄날 시골 들판은 온통 노란빛 잔치입니다.

 

유채꽃에 앞서
봄까지꽃이랑 별꽃이랑 광대나물꽃이 피어요.
들쑥갓꽃이 피고 냉이꽃이 피어요.
그런데
유채꽃쯤 되어야
매화꽃이나 벚꽃쯤 되어야
진달래꽃이나 개나리꽃쯤 되어야
동백꽃이나 산수유꽃쯤 되어야
요즈음 사람들이 알아봅니다.

 

돗나물이 자라고
질경이와 씀바귀가 자라고
꽃다지와 민들레가 자라고
쇠비름과 미나리가 자랍니다.
봄 들판은 온통
상큼하며 싱그러운 풀빛 잔치입니다.

 

풀씨는
사람이 따로 안 심어도

풀씨 스스로
씨앗을 맺고
씨앗을 퍼뜨려
겨울을 난 다음
봄맞이 노래를 부르지요.

 

기쁜 봄날
봄노래 부르면서
봄바람과 봄볕 누려
봄사랑을 헤아립니다.

 

봄마음이 되면서
봄날 봄빛을
사진 하나로 살그마니
옮기고 즐기고 나누고 생각합니다.

 

 

(4346.2.18.달.ㅎㄲㅅㄱ)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오늘 | 시-동시 2013-02-28 23:45
http://blog.yes24.com/document/71126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오늘

 


찬바람은 겨울에 불고
따순바람은 봄에 불어요.
봄날 따순바람
새싹 새눈 깨우지만,
겨울날 찬바람
흙 품 안긴 씨앗들
튼튼하고 씩씩하게 여물어
천천히 뿌리내리라고
노래부릅니다.

 

봄은 겨울에 베푸는 사랑
겨울은 가을이 꾸는 꿈
가을은 여름이 띄운 쪽글
여름은 봄이 품는 빛.

 

오늘은
내가 나를 살리는
보드라운
산들거리는
버들잎 살랑이는 샘가.
풀잎이 속삭이는 춤사위.

 


4346.1.14.달.ㅎㄲㅅㄱ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소리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3-02-28 23:42
http://blog.yes24.com/document/711259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소리

 


  내가 듣기 좋은 소리는 아이들도 듣기 좋습니다. 아이들이 듣기 좋은 소리는 나도 듣기 좋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소리는 아이들도 들으며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듣고 싶은 소리는 나도 들으며 좋아할 만합니다.


  사랑을 담아 부르는 소리는 따스합니다. 꿈을 담아 부르는 노랫소리는 아름답습니다. 이야기를 담아 읊는 싯말 한 대목 두 대목은 달콤합니다. 여섯 살 아이가 한글과 숫자를 익히려고 놀이 삼아 ㄱㄴㄷ을 읽습니다. 123을 읽습니다. 곁에서 세 살 아이가 누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혀가 짧은 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혀가 짧은 소리를 저희 나름대로 굴리며 노래를 부릅니다.


  바람이 붑니다. 바람이 풀잎을 건드립니다. 바람이 불어 구름이 흐릅니다. 바람이 불며 햇살내음 퍼뜨리고, 꽃내음 흩뿌립니다. 봄날 피어나는 크고작은 꽃이 바람결 따라 나긋나긋 춤을 춥니다. 일찌감치 깨어난 봄나비 한 마리 밭자락을 맴돕니다.


  온누리 밝힐 수 있는 소리에는 사랑이 감돕니다. 온누리 감쌀 수 있는 소리에는 꿈이 서립니다. 즐겁게 웃는 소리로 지구별에 사랑을 부릅니다. 반갑게 노래하는 소리로 숲에 푸른 싹 틔웁니다. 4346.2.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고운 생각으로 빚은 고운 삶 (내가 진짜 공주님) | 그림책 2013-02-28 09:16
http://blog.yes24.com/document/711135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내가 진짜 공주님

나카가와 치히로 글,그림/사과나무 역
크레용하우스 | 200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50

 


고운 생각으로 빚은 고운 삶
― 내가 진짜 공주님
 나카가와 치히로 글·그림,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펴냄,2001.9.1./8500원

 


  밥을 맛나게 먹고 싶으면, 스스로 밥을 맛나게 차리면 됩니다. 밥을 맛없게 먹고 싶으면, 스스로 골을 부리며 밥을 차리면 됩니다. 정갈하게 거름을 삭혀 논밭에 뿌리고 푸성귀와 곡식을 알뜰살뜰 돌보면, 석 달 뒤에 아름다운 열매를 얻습니다. 풀약을 치며 풀을 잡느라 부산스러우면, 풀약을 치면서 숨이 갑갑하고, 열매를 거둘 때에도 풀약을 함께 먹는 셈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삶이 움직이고, 삶이 움직이는 대로 나한테 돌아옵니다. 풀약을 안 치면 벌레가 꼬인다지만, 겨울 지나 봄이 오면 다시 겨울이 찾아들 때까지 벌레가 있기 마련입니다. 제비가 봄을 맞이해 따순 나라로 찾아오듯, 이제 벌레도 기지개를 켜며 새롭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곧, 벌레 걱정으로 풀약 칠 일은 없습니다. 벌레는 벌레대로 살되, 사람은 사람대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고 생각하면 됩니다. 논둑이고 밭둑에, 숲이나 들에, 벌레들 먹을 맛난 풀이 없으면, 논밭 푸성귀와 곡식을 갉아먹을밖에 없습니다. 논밭에 한 가지 곡식이나 푸성귀나 나무만 심어 돌보면, 온갖 병치레가 찾아들밖에 없습니다.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풀이 골고루 섞여 자라도록 해야 하는가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나무가 골고루 섞여 자라도록 할 때에 병치레가 찾아들지 않는가 생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풀약을 친들 벌레가 사라지지 않거든요. 풀약을 치더라도 ‘곡식이나 푸성귀 아닌 풀’은 이내 다시 돋거든요. 즐겁게 살아갈 길을 생각하고, 아름답게 어울릴 길을 생각해야 합니다.


.. 마리는 늘 공주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  (2쪽)

 


  고운 생각이 고운 삶을 빚습니다. 미운 생각이 미운 삶을 빚습니다. 착한 생각이 착한 삶을 빚습니다. 궂은 생각이 궂은 삶을 빚습니다.


  서울로 가고 싶다 생각하는 이는 어떻게 해서든 서울로 갑니다. 시골로 가고 싶다 생각하는 이는 어떻게 해서는 시골로 갑니다. 저마다 생각하는 대로 삶을 이룹니다. 대학교 졸업장 거머쥐고 싶은 사람은 여러 해 애써서 대학교에 가려고 합니다. 시골에서 내 삶 손수 짓고 싶은 사람은 여러 해 힘써서 시골살이 밑터를 닦습니다.


  아이들을 하루 내내 돌보며 즐겁게 웃거나 떠들거나 노래하고 싶은 사람은, 스스로 책을 뒤지든 스스로 어린 날 놀던 모습을 되새기든 하면서 아이들과 신나게 얼크러집니다. 아이들과 하루 동안 어떻게 지내야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학교나 학원에 보냅니다.


  맑은 생각이 맑은 삶을 빚습니다. 스스로 생각을 맑게 가다듬을 때에 스스로 삶을 맑게 보듬습니다. 환한 생각이 환한 삶을 빚습니다. 스스로 생각을 환하게 추스를 적에 스스로 삶을 환하게 밝히기 마련입니다.


  좋은 짝꿍을 사귀고 싶다고요? 네, 아주 쉬워요. 언제나 좋은 생각을 하면 돼요. 내 생각을 언제나 좋은 마음과 이야기로 그득그득 채우면 돼요. 이렇게 하면, 내 삶은 차츰 좋은 결로 거듭나고, 바야흐로 온통 좋은 마음과 이야기로 넘실거릴 무렵, ‘내가 사귀고 싶은 짝꿍한테서 느낄 좋은 기운’을 바로 나 스스로 갖춥니다. 이리하여, 좋은 삶으로 거듭난 나한테 좋은 짝꿍이 저절로 찾아옵니다.


.. 진실을 알아내는 공부도 아주 중요하지요. 겉모습은 화려하고 멋있지만 속마음은 나쁜 왕자님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왕자님이 얼마나 똑똑하고 지혜로운지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가요? 어려운 문제를 내어 풀 수 있는지 시험해 보면 되지요. 그래서 여러 가지 알쏭달쏭한 문제들을 많이 공부해야 해요 ..  (19쪽)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결로 삶을 움직입니다. 첫째, 마음으로 삶을 움직입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내 삶이 바뀝니다. 웃고, 노래하며,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가꾸면, 내 삶은 시나브로 웃음과 노래와 이야기가 흐드러지는 무지개빛이 됩니다.


  둘째, 몸으로 삶을 움직입니다. 바지런히 땀흘리며 흙을 일구듯, 몸으로 삶을 빛내는 길이 있습니다. 땀에서 보람을 찾고, 구리빛 살결에서 보람을 누립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몸으로만 삶을 움직이다가 옷치레·밥치레·집치레에 끄달릴 수 있어요. 마음 아닌 몸으로만 느끼려 할 때에는,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에 휘둘릴 수 있습니다.


  마음은 사랑을 먹으며 자랍니다. 마음은 사랑을 나누면서 밝게 웃습니다. 마음에 사랑이 있을 때에 몸 또한 사랑스레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는 이웃과 동무한테 웃음꽃 선물합니다. 마음에서 샘솟는 꿈으로 하루하루 기쁘게 일굴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꿈이 아닙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흐르는 꿈이 아닙니다. 사랑은 책으로 배우지 못합니다. 상담교사나 심리학자가 마음을 다스려 주지 못합니다. 사랑은 손짓 발짓 또는 돈짓으로 거머쥐지 않습니다. 사랑은 보드라운 산들바람 같은 마음씨앗 뿌리면서 나눕니다. 마음은 정갈히 쓰다듬는 손길처럼, 새롭게 돋는 풀잎처럼, 아침에 드리우는 햇살처럼, 아주 천천히 알맞게 넉넉히 누구한테나 이어지는 꿈타래입니다.


  함께 생각해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함께 생각해요. 내 고운 살붙이하고 하루를 어떻게 누리고 싶은지 생각해요. 내 어여쁜 아이들하고 하루를 어떻게 즐기고 싶은지 생각해요. 내 반가운 이웃하고 하루를 어떻게 빛내고 싶은지 생각해요.


.. 마리는 잠깐 생각하다가 깃털 달린 펜으로 이렇게 썼어요. “우리 집 공주님.” ..  (30쪽)

 


  나카가와 치히로 님 그림책 《내가 진짜 공주님》(크레용하우스,2001)을 읽습니다. 그림책 《내가 진짜 공주님》에 나오는 가시내는 공주님이 되고 싶습니다. 늘 공주님 되겠다고 꿈을 꿉니다. 다만, 공주님이 되고 싶을 뿐, 공주님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고, 공주님은 무엇을 하며, 공주님은 삶을 스스로 어떻게 일구는가 또한 몰라요.


  그래서, 그림책 가시내는 ‘공주님 가르치는 학교’에 들어갑니다. 공주님 가르치는 학교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새롭게 배웁니다. 이쁘장한 치마 펑퍼짐하게 입고 아무 일 안 하는 공주님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지으며 사랑을 나누는 공주님이 되는 길을 걸어요. 오랜 나날 알뜰살뜰 ‘공주님 되기 공부’를 한 가시내는 이제 모든 시험을 거쳐 ‘진짜 공주님’이 됩니다. 진짜 공주님이 되었기에, 가시내는 ‘어떤 공주님’이 되겠느냐 하고 이녁 이름을 손수 쓸 수 있습니다. 왜, 공주 참 많잖아요. 백설공주, 인어공주, 평강공주, 엄지공주, ……처럼 온갖 공주가 있어요.


  자, 수많은 공주 가운데 ‘어떤 공주님’이 되면 즐거울까요. 나는 이 많은 공주 가운데 ‘어떤 공주님’이 되어 내 삶을 누릴 때에 아름다울까요. 4346.2.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책으로 보는 눈 196 : 겨울과 책, 봄과 삶 | 책삶+글쓰기 2013-02-28 08:28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711133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책으로 보는 눈 196 : 겨울과 책, 봄과 삶

 


  겨울 봄 여름 가을 없이, 참새는 늘 지저귀고 날아다닙니다. 참새는 서울에서나 시골에서나 제 보금자리 마련한 곳에서 먹이를 찾고 새끼를 낳습니다. 사람들이 참새를 눈여겨보거나 말거나, 참새는 언제나 저희 삶을 누립니다.


  서울에서 참새가 무어 먹을거리가 있느냐 싶지만, 참새는 서울에서도 이녁 목숨 나름대로 살아갑니다. 서울에서는 맑은 물 마시기 힘들다지만, 빗물 고인 웅덩이를 찾아 목을 축입니다. 나무가 없으나 전봇대 있습니다. 나뭇가지 없으나 전깃줄 있습니다. 지렁이나 벌레 없으나, 술에 절은 사람들이 게운 것이 길바닥에 있고, 사람들이 아무 데나 버린 밥찌꺼기가 있습니다. 서울 참새는 서울 참새대로 서울 문명과 문화를 누리면서 삶을 짓겠지요. 먹이를 누리겠지요.


  고성국·남경태 두 분이 주고받은 이야기를 그러모은 《열려라, 인생》(철수와영희,2013)을 읽다가 “수도권에 2500만 명이 살아. 인구의 절반이 흙을 밟지 못하고 사는 거야. 실제로 학교에서 모종 만드는 숙제를 냈는데 결국 흙을 못 구해서 포기하더라는 거야. 요즘은 학교 운동장도 우레탄 같은 걸로 깔잖아. 그런 환경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고. 이건 자연과이 소통이 심각하게 단절되었다는 뜻이야(131쪽).” 같은 글월에서 가슴이 턱 막힙니다. 서울 참새도 흙을 못 밟고, 지푸라기 못 물며 살아가는데, 서울 어른과 아이 모두 흙 없는 채 살아가요. 흙이 없는데 쌀밥 콩밥 먹는 서울내기입니다. 흙이 없는데 능금 딸기 버섯 포도 귤 감 옥수수 아무 때나 실컷 먹는 서울내기입니다. 흙이 없는데 유기농 친환경 저농약 무농약 마음대로 골라서 먹는 서울내기입니다.


  서울 참새는 흙이 없는 곳에서 얼마나 즐거운 하루를 누릴까 어림해 봅니다. 흙이 없어도 밥과 물을 얻으니, 서울 참새로서는 그닥 걱정없을는지 모릅니다. 서울 어른은 흙이 없는 곳에서 얼마나 재미난 하루를 누릴까 헤아려 봅니다. 흙이 없어도 돈을 벌어 밥과 물과 전기를 쓰니, 서울 어른으로서는 그닥 근심없을는지 모릅니다. 서울 아이는 흙이 없다 하더라도, 학원이 있고 학교가 있으며, 손전화랑 컴퓨터가 있습니다.


  레나가 지은 《우리는 크리스탈 아이》(샨티,2013)를 읽다가 “자연은 순수한 사랑 그 자체예요. 자연은 아주 아름다운 에너지를 발산하죠(177쪽).” 같은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밀레 님이 시골에서 시골이웃 마주하며 그림 그린 까닭이 있어요. 고호 님이 시골에서 그림을 익히며 이녁 삶을 빛낸 까닭이 있어요. 그러나, 오늘날 여느 사람을 비롯해서 예술쟁이 지식인 전문가 학자 공무원 정치꾼 모두 서울로 몰립니다. 서울 아니고서는 환경운동도 사회운동도 노동운동도 못 하리라 여깁니다. 아름다운 숲과 살아가며 아름다운 사랑 얻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아름다운 삶을 지을 때에, 내 입에서는 아름다운 말이 흘러나옵니다.


  겨울 지나 봄입니다. 푸릇푸릇 산뜻한 볕이 내리쬐면서 산들산들 맑은 바람 붑니다. 4346.2.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열려라, 인생

남경태 저/고성국 저
철수와영희 | 2013년 02월

 

우리는 크리스탈 아이들

레나 저/윤혜정 역
샨티 | 2013년 01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고흥 길타래 3] 풍양중학교와 별학산 기슭 | 고흥 길타래 2013-02-27 22:29
http://blog.yes24.com/document/711093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고흥 길타래 3, 풍양중학교와 별학산 기슭 (13.2.22.)
― 나무, 뒷산, 버스타는곳

 


  지난 2012년, 고흥군 도화면에 깃든 도화중·고등학교 운동장에 있던 흙이 사라졌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우레탄을 깔며 흙땅이 사라지고, 운동장 언저리는 딱딱한 시멘트바닥으로 바뀝니다. 오늘날 도시에 있는 웬만한 학교는 흙운동장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도시 아이들은 가뜩이나 흙 밟거나 만질 일 없는데, 그나마 학교에서 운동장 흙이라도 건드리지 못합니다. 흙이 아예 없는 도시로 바뀝니다.


  시골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섣불리 우레탄을 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골에서도 학교 운동장 흙을 걷어내어 우레탄을 깔아야 ‘문화’나 ‘문명’이나 ‘복지’나 ‘교육’이라도 되는 듯 여기는 이들이 차츰 늘어납니다. 고흥읍 고흥동초등학교는 진작부터 운동장 흙이 사라졌어요. 고흥읍도 고흥군에 있는 여러 시골마을 가운데 하나라지만, 읍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면서 읍내 마트만 들락거린다면, 이 아이들은 시골살이를 한다 하기 어렵습니다. 흙을 만지고, 흙을 마시며, 흙을 돌볼 때에 비로소 시골살이요, 시골학교이며, 시골사람입니다.


  풍양면 풍양초등학교는 아직 정갈한 흙운동장입니다. 풍양중학교도 아직 아름다운 흙운동장입니다. 운동장이 흙일 때에는 운동장 한켠을 텃밭으로 일굴 수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자라나는 풀을 만날 수 있고, 풀뽑기를 하다가 ‘먹는 풀’을 곧잘 보겠지요.

 

 

 


  도시학교에서는 교사 많고 교사마다 자가용 굴리니 자가용 댈 데 모자란다며 운동장 한켠에 시멘트를 부어 주차장 만든다는데, 시골학교에서도 자가용으로 드나드는 이가 많다 하더라도, 운동장 한켠 얼마든지 텃밭이나 나무밭으로 일굴 수 있어요. 석류나무 심어 석류를 딸 수 있고, 감나무 심어 감을 딸 수 있습니다. 면소재지 조그마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어버이가 으레 흙일꾼이나 고기잡이라 할 테고, 집에 감나무 한 그루쯤 어김없이 있다 할 텐데, 집에서는 집이고 학교에서는 학교예요. 학교에서 학교급식을 하는 만큼, 학교 운동장 한켠에서 학교 텃밭을 일구어 교장선생님부터 학생 하나하나 두 평쯤 밭자락 돌보며 이녁 먹을거리를 거두어 돌본다면, 전국 어디에서도 손꼽힐 아름다운 학교밥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또한, 교사와 학생 스스로 흙을 아끼고 사랑하는 길을 더 오래 누릴 테니까, 허울뿐인 환경교육이나 환경운동에서도 벗어날 만하리라 생각해요.


  풍양초등학교와 풍양중학교는 학교 울타리 따라 나무가 우람하게 자랍니다. 나뭇가지를 함부로 건드리지 않아, 좋은 나무그늘 이루어집니다. 학교 아이들도 쉴 터전이 되고, 마을사람 누구라도 쉴 자리 됩니다. 풍양면이 좋다는 얘기 듣고 이곳으로 마실을 할 나그네들도 이곳 나무그늘에서 다리쉼을 하면서 아름다운 우리 시골과 삶터를 숨쉴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풍양초등학교 곁에는 작은 문방구 〈학생사〉가 있습니다. 〈학생사〉 옆에는 예전에 꽃집이던 가게가 옛 자취만 보여줍니다. 꽃집이던 가게 곁에는 〈두뇌개발주산학원〉이 옛 자취를 새삼스레 보여줍니다. 풍양면 주산학원 다니던 분들은 어디에서 오늘 하루 일구실까요.

 

 

 

 


  마을이름으로도 볕이 잘 들겠다 싶은 풍양인데, 참말 풍양마을 천천히 거닐면서 따순 햇살 듬뿍 누립니다. 바람도 길자락도 따스하구나 싶습니다. 멧자락이 둥그스름하게 예쁩니다. 마을집과 마을길 모두 올망졸망 어여쁩니다.


  풍양중학교 옆문 언저리에서 자라는 비파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다가, 중학교 옆문하고 나란히 붙은 살림집 우체통을 한참 쳐다봅니다. 우체통에 제비 두 마리를 새겼어요. 좋은 이야기 물고 오는 제비라는 뜻이로군요. 이제 두 달 즈음 있으면, 머나먼 태평양 가로질러 제비무리 고흥자락으로 힘차게 찾아오겠지요.


  조계산 끝자락이 풍양중학교 뒷자리까지 이어졌을까요. 학교 뒷편에 뒷동산 조그맣게 있습니다. 교사도 학생도 뒷산에서 바깥수업 할 만하고, 뒷산 나무그늘에서 시 한 자락 쓸 만하며, 그림 한 장 그릴 만합니다.


  하얀 플라스틱판 아닌 분필 쓰는 칠판이 붙은 교무실을 살짝 들여다봅니다. 새로 오는 교사 이름과 떠나는 교사 이름을 한쪽에 적습니다. 골마루 따라 학교 아이들 작품을 걸고, 학교 건물 문간에는 여러 상패를 놓습니다. 1970∼80년대 상패에 새긴 글월과 숫자가 아련합니다.

 

 

 


  구령대로 나와 율치마을 쪽을 바라보는데, 군내버스 지나갑니다. 도화면에서 풍남항 거쳐 풍양면 지나 고흥읍으로 가는 버스일까요. 왼쪽과 오른쪽 모두 마늘밭 넓게 펼쳐진 길 한쪽에 ‘농어촌 버스(군내버스)’ 타는 곳이라고 알리는 작은 기둥 하나 있습니다. 자동차 많이 오가는 넓은 길에는 비를 그을 만한 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를 그을 지붕 있는 버스타는곳(정류장)에는, 이 버스타는곳 세운 이 이름을 새긴 조그마한 돌이 붙어요. 이제는 비와 바람과 햇살에 바래 글씨 읽기 어렵지만, 스무 해나 서른 해 앞서 이 작은 건물 지어 마을에 바친 이들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가득했겠지요.


  노루목마을 어귀에 마을 우물터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마을 어느 분 회갑을 기리며 놓은 앉음돌이 있습니다. 앉음돌 하나 놓고, 마을나무 한 그루 심었을까요.


  노루목마을 우물터는 안 쓴 지 꽤 오래되었겠지요. 아예 우물터를 없애는 데가 많은데, 노루목마을 어귀 우물터는 지난날 마을살이 한 자락 보여주는 아름다운 자취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 뒤에도 아름다운 자취(문화유산)가 될 테지만, 바로 오늘에도 ‘지난 마을살이 돌이켜보는 자취’ 구실을 해요. 오늘날에는 수도물을 써야 문화이거나 문명으로 여기지만, 이 땅 사람들은 긴긴 나날 우물물 긷고, 냇물 마시며, 빗물 받아서 살았어요. 우리 숨결 이은 우물물이고 냇물이며 빗물이에요.

 

 

 


  내율마을 곁을 지나갑니다. 별학산 기슭을 따라 천천히 오르막을 걷습니다. 억새가 춤추는 한갓진 멧자락을 바라봅니다. 겨울 끝무렵 들바람과 멧바람을 마십니다. 조용하며 맑은 숲입니다. 시원하며 깨끗한 바람입니다. 햇살은 숲을 살찌우고, 숲은 사람을 살찌웁니다. 바람은 흙을 북돋우고, 흙은 사람을 북돋웁니다.


  볕 잘 드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무덤이 있습니다. 볕 잘 드는 곳에서 마을을 굽어살피겠지요. 볕 좋은 날 마을 어른들은 낫 들고 무덤가로 풀 베러 마실을 오겠지요.


  자동차 뜸한 길가에서 자라는 후박나무는 한 해 두 해 무럭무럭 자랍니다. 아직 키가 작은 후박나무는 열 해쯤 뒤에는 시원한 그늘 드리우는 ‘후박나무 길’로 거듭나겠지요. 나무가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숲이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군내버스는 조용히 마을 사이를 지납니다. 마을길 걷는 사람은 조용히 멧새 소리를 듣습니다. 4346.2.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고흥 길타래)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        
이웃을 찍거나 남을 찍는 사진 (탈북자, 그들의 이야기) | 사진책 2013-02-27 11:44
http://blog.yes24.com/document/711017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탈북자 그들의 이야기

최순호 글,사진
시공사 | 2008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찾아 읽는 사진책 132

 


이웃을 찍거나 남을 찍는 사진
― 탈북자, 그들의 이야기
 최순호 사진
 시공사 펴냄,2008.9.25./14000원

 


  조선일보 사진기자 최순호 님은 신문사진을 찍는 틈틈이 ‘탈북자’를 만나 사진으로 담는다고 합니다. 《조선족 이야기》(민음사,2004)라는 책을 내놓기도 했고, 〈핑구어리〉라는 이름을 붙인 사진잔치를 열기도 했습니다. ‘탈북자’라 하든 ‘새터민’이라 하든 ‘꽃제비’라 하든, 남녘에서 살아가는 여느 사람으로서는 이들을 쉬 만나기 어려울 수 있고, 어느 모로 보면 곁에서 쉬 마주하며 이웃으로 지낼 수 있습니다.


  사진은 사진이기에, 사진 아닌 다른 무엇으로 재거나 따지지 않습니다. 사진은 늘 사진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사진기자 최순호 님은 1997년에 찍었다고 하는, 북녘에서 얕은 냇물 건너 중국으로 넘어와서는 북녘을 떠나 중국으로 시집가려 하는 두 아가씨와 샛꾼(브로커) 찍은 사진을 늘 맨 앞에 내놓으며 탈북자를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최순호 님으로서는 이 사진이 스스로 가장 내세울 사진이요, 탈북자를 보여주는 가장 도드라지는 사진이라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면, 탈북자란 북녘을 떠나 다른 데로 가는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일까요. 탈북자란 굶주림과 가난과 억눌림을 떨치려고 북녘을 떠나는 사람한테 붙이는 이름일까요.


  남녘나라 떠나는 사람은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이들은 ‘탈남자’라 해야 할까요. 1962년부터 2011년까지 남녘나라 떠난 사람이 94만을 넘는다고 합니다. 통계를 보면, 1968년에 5800명이 넘고, 1969년에 16000명이 넘으며, 1972년에는 26000명이 넘으며, 1974년에는 41000명이 넘습니다. 1988년에도 31000명이 넘는데, 2002년에 11000명을 끝으로, 이때부터는 1만 명을 안 넘습니다. 남녘나라 떠난 이들은 왜 떠나야 했을까요. 남녘나라 떠난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안고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려 했을까요.


  북녘나라는 무척 가난하다면서 핵무기를 만들려고 큰힘을 쏟아붓는다 합니다. 그리고, 남녘나라가 얼마나 안 가난한지 모르나, 우주선 하나 쏘려고 어마어마한 돈과 품과 힘을 쏟아붓습니다. 북녘에서는 밥찌꺼기 하나 나오지 않을 테지만, 남녘에서 나오는 밥찌꺼기는 북녘사람 모두 먹여살리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고 푸지게 나옵니다. 북녘에서는 옷 한 벌 얻기 힘들다 할 테지만, 남녘에서는 옷이 남아돌 뿐 아니라, 멋내기로 한두 차례 입고 버리는 옷조차 아주 많습니다. 북녘에서는 겨울날 불을 땔 장작이 모자라다 할 텐데, 남녘에서는 기름값 펑펑 올라도 자가용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끝없이 늘어나는 자동차에, 끝없이 늘기만 하는 새 고속도로와 찻길입니다.

 

 


  북녘나라는 왜 굶주리거나 힘겹거나 고단할까 궁금합니다. 남녘나라는 왜 북녘나라를 ‘이웃’이나 ‘벗’이나 ‘한겨레’로 안 여기면서 안 도울까 궁금합니다. 북녘이 도움을 안 받으려 하나요, 남녘이 북녘을 안 도우려 하나요. 누군가 누구를 돕는다고 할 때에는 ‘도와주려는 사람’이 어떤 낯빛 어떤 몸짓 어떤 눈길 어떤 사랑이어야 할까요.


  사진기자 최순호 님 사진책 《탈북자, 그들의 이야기》(시공사,2008)를 읽으며 곰곰이 생각을 기울입니다. 북녘을 떠난 이들을 ‘탈북자’라고 불러도 될까요. 이들한테 탈북자라는 이름을 붙이든 말든, 이들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책이 ‘우리 이야기’ 아닌 ‘그들 이야기’라고 먼발치에서 불구경 하듯 넘겨다보는 자리에 서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만한가요.


  사람을 사진으로 찍을 때에는 누구나 두 갈래 가운데 한쪽에 선다고 느낍니다. 첫째, 이웃을 찍는 사진입니다. 둘째, 남을 찍는 사진입니다.


  어린이를 사진으로 찍는다면, 어린이를 ‘내 아이’로 여기는 사진이 있을 테고, 어린이를 ‘남 아이’로 여기는 사진이 있을 테지요.


  아리따운 아가씨를 찍는 자리에서는, 이 아가씨를 ‘내 벗님’으로 여기는 사진이 있을 테고, 이 아가씨를 ‘나와는 동떨어진 모델’로 여기는 사진이 있을 테지요.


  이웃을 찍을 때하고 도무지 모르는 남을 찍을 때하고 사뭇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내 아이를 찍을 때랑 영 모르는 남 아이를 찍을 때에는 아주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내 벗님이나 살붙이인 사람을 찍을 때와 그저 예쁘게만 보인다는 모델을 찍을 때에는 참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사진기자 최순호 님한테 탈북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그들’이 되는 ‘탈북자’는 최순호 님한테 어떤 사람인가요. 이들이 왜 북녘을 떠나야 했다고 생각하는가요. 북녘은 왜 이들이 고향나라 떠나도록 사회·정치·경제·문화 얼거리를 지켜야 할까요. 북녘과 한겨레라 하는 남녘은 이웃이자 벗하고 어떤 사이가 되어 사회·정치·경제·문화 얼거리를 꾸리는가요.


  사진 한 장에는 모든 이야기가 깃듭니다. 사진에 담긴 사람 마음·생각·느낌·사랑·꿈이 깃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사회와 정치와 경제와 문화를 바라보는 눈길·눈썰미·눈높이·눈빛이 고스란히 깃듭니다.


  북녘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남녘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북녘 정치와 남녘 정치는 어떠한가요. 얼마나 어둡다 하는 북녘 사회이고, 얼마나 밝다 하는 남녘 사회인가요. 북녘 사회는 고단하고 힘들다는데, 남녘 사회는 안 고단하고 안 힘든가요. 북녘 어린이는 제대로 못 먹고 동냥질이나 도둑질을 해서라도 끼니를 때운다는데, 동냥질이나 도둑질 안 해도 될 남녘 어린이는 얼마나 하루하루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거나 꿈을 키울 만한가요.


  사진은 이웃을 찍는 사진일 수 있으나, 남을 찍는 사진일 수 있습니다. 이웃을 찍는대서 더 훌륭한 사진이 되지는 않습니다. 남을 찍기에 더 못나거나 모자란 사진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를 담을 때에 사진입니다. 이야기를 담지 못한다면, 남 아닌 이웃을 찍더라도 사진다움이 빛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담는다 하지만, 이웃 아닌 남을 찍는다면? 이때에는 사진이 어떤 빛을 밝히면서 우리한테 다가올까요.


  새삼스레 세바스티앙 살가도 사진을 떠올립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 님은 ‘이웃’들을 찬찬히 사진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길을 즐겁게 걸어갑니다. 사진기자 최순호 님은 ‘누구’를 어떻게 사진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다시금 어떻게 길어올리는가요. 사진길을 얼마나 ‘즐겁게’ 걸어가면서, 당신 사진길을 당신 ‘어떤 이웃’한테 ‘어떤 이야기’로 들려주고 싶은가요. 4346.2.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이불 사이 꽃치마 어린이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3-02-27 10:53
http://blog.yes24.com/document/711013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이불 사이 꽃치마 어린이

 


  꽃치마 입고 이불 말리는 마당에서 노는 어린이. 이불에 네 목아지 숨기며 있는 느낌 어떠니. 조용하니. 따뜻하니. 시원하니. 어디엔가 네 몸을 숨겼다고 생각하지? 그러나 네 발은 다 보이는걸. 놀고픈 대로 놀고, 뛰고픈 대로 뛰어라. 4346.2.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가방놀이 1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3-02-27 10:47
http://blog.yes24.com/document/711012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가방놀이 1

 


  작은아이가 가방을 등에 메 달라 한다. 오른손에 하나 꿰고 왼손에 자동차 하나 쥔다. 부엌에서 밥을 먹다가 가방놀이를 하재더니,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마당에서 우산과 대막대기 들고 논다. 너희 누나도 너처럼 어릴 적에 가방놀이 곧잘 했고, 요즈음도 가끔 하는데, 너희 아버지 어머니가 가방 들고 짐을 나르니, 옆에서 보고 따라해 보고 싶었니. 나중에 너희 가방에 너희 옷가지 넣고 마실 다닐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4346.2.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함께 살아가는 말 132] 풀물 | 우리말 살려쓰기 2013-02-27 06:19
http://blog.yes24.com/document/710991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함께 살아가는 말 132] 풀물

 


  가게에서 ‘양송이 스프’를 사다가 끓입니다. 퍽 어릴 적에 먹던 일이 떠올라, 나도 한 번 집에서 가루를 풀어 천천히 끓이고는 밥상에 올립니다. 서양사람은 스프를 먹으니 ‘양송이 스프’라는 이름이 적힐 텐데, 서양사람이 한겨레 ‘죽’을 가게에서 사다가 먹는다면, 그 가게에서는 서양사람한테 어떤 말로 죽을 말할는지 살짝 궁금합니다. 서양사람은 ‘죽’을 서양말(영어)로 옮겨서 이야기할까요, 아니면 ‘zuk’이나 ‘juk’이라 적으며 가리킬까요. 다섯 가지 푸성귀를 가루로 내어 찻물처럼 마신다는 ‘야채 스프’를 마십니다. ‘야채 스프’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 알쏭달쏭합니다. ‘야채(野菜)’는 일본 한자말이고, ‘스프/수프(soup)’는 영어일 텐데, 일본에서 먼저 이런 풀물을 마신 뒤, 한국에 들어왔나 싶기도 합니다. 가만히 따지면, 가게에서 파는 ‘양송이 스프’는 ‘양송이 죽’이요, 사람들이 마신다는 ‘야채 스프’란 ‘풀물’입니다. 푸성귀를 달이거나 끓인다는 뜻에서 ‘푸성귀 물’이라 할 수 있어요. 푸른잎 푸성귀나 풀을 갈아 마실 때에 흔히 ‘풀물’이라 할 테니, ‘야채 스프’ 같은 이름은 ‘푸성귀 물’이라 다듬을 때에 어울리겠지요. 몸을 생각하는 먹을거리라 하면, 몸을 살리며 마음 살리는 흐름을 살펴, 마음을 생각하는 말을 한 번쯤 짚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46.2.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최근 댓글
책보다 이 리뷰를 읽으며 감탄했습니다.. 
제가 본 책은 북두신권이라 제목이 붙..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g.. 
마음을 녹이는 사랑 가득한 한해 되시.. 
이 책도, 작가님의 예리한 검열을 피.. 
나의 친구
오늘 31 | 전체 6034027
2010-08-13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