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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표 | 책삶+글쓰기 2013-05-3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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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표

 


  오월 한 달 사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가방에 챙긴 버스표를 한 자리에 모아 본다. 아이들까지 데리고 이래저래 많이 움직였다. 버스표만 보아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그렇다고 영업사원 출장 다니는 일하고 견주면 아무것 아니라 할 만하지만, 시골에서는 이웃마을로 군내버스 타고 한 번 마실 다니기조차 한나절 꼬박 걸린다.


  바로 어제 부산으로 찾아가서, 다시 오늘 고흥으로 돌아온 하루를 돌아본다. 하루가 아닌 이틀인가. 어제와 오늘 어떻게 지나갔는지 어지럽다. 시외버스에서만 네 시간을 보낸 이틀이 어떻게 흘렀는지 까마득하다. 온몸이 쑤시고 눈은 감긴다. 이것저것 무언가 붙잡아 보고 싶지만, 눈꺼풀 무게를 견디지 못하겠다. 큰아이는 이틀 동안 아버지하고 제대로 놀지 못했다고 여기는지, 잠자리를 자꾸 박차고 나와서, 물 마시겠다느니 쉬 하겠다느니 하고 어리광을 부린다. 그래, 큰아이와 작은아이 곁에 누워야지. 조금 앞서 자장노래 한참 부르며 작은아이는 재웠는데, 큰아이는 안 자네. 아버지가 드러누워 한팔로 살포시 안아야 비로소 새근새근 잠들 듯하다.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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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2] 풀밭놀이 | 시골살이 일기 2013-05-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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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2] 풀밭놀이
― 풀숨을 쉬고 싶어서

 


  우리 시골 집은 아흔일곱 평이다. 도시사람 눈길로 보자면 백 평 가까이 되는 넓은 땅에 깃든 집이지만, 시골사람 눈길로 보자면 그리 안 넓은 집이다. 왜냐하면, 이 집에 깃들고 다른 이웃집을 헤아리니, 웬만한 시골집은 마당과 텃밭 딸린 채 이백 평쯤 되더라. 마당에 나무 여러 그루 있는 집 제법 많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기에 좋도록 넓은 집 참 많다. 너무 마땅한 소리가 될 텐데, 오늘날 눈길로 바라보자면 시골에 아이들 없고 온통 할매와 할배뿐이라지만, 얼마 앞서까지만 하더라도 석 칸짜리 시골집에 예닐곱이나 열쯤 되는 어른 아이 뒤섞인 채 살았다. 집집마다 아이들 넘쳤고, 고샅길은 아이들로 붐볐다. 들과 숲으로 나물 뜯으러 다니기도 했을 테지만, 집안에서도 얼마든지 나물 뜯으면서 삶을 일구었으리라 느낀다.


  이제 어느 시골에 가든 젊은이와 어린이 아주 드물다. 어느 시골을 보든 할매와 할배가 집과 땅을 지킨다. 예전처럼 아이와 어른 뒤섞여 집을 돌보거나 풀을 뜯지 않는다. 시골 할매와 할배는 새마을운동 때부터 농약과 비료를 땅에 쏟아붓는 흙일에 길들었고, 일꾼과 일손 모자란 시골에서 ‘집안 텃밭과 집 둘레 풀밭’에서 돋는 나물을 할매 할배 두 분이서 다 먹기에 벅차다.

  시골 어르신 누구라도 하나같이 마당과 뜰을 시멘트로 바른다. 풀 돋으면 뜯기 힘겨우니 아예 시멘트로 막아 버린다. 그리고, 집안에서조차 풀약을 친다. 어차피 집안에서 돋는 풀을 안 자시니까 집안에서까지 풀약을 친다.


  우리 집은 풀약을 치지 않는다. 우리 집은 집안에서 돋는 풀이 아주 고맙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 둘레에서 돋는 풀만 뜯어도 밥상이 푸짐하다. 그런데, 먹는 풀도 돋지만 굳이 안 먹는 풀도 돋는다. 굳이 안 먹는 풀은 뜯거나 벨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좀 그대로 두고 싶다. 우리가 지내는 이 집에 예전에 살던 분도 풀약을 되게 많이 쳤고, 쓰레기도 아무 데에 마구 버리셨으며, 비닐이건 플라스틱이건 함부로 태우기까지 했다. 이 슬픈 찌꺼기를 삭히자면 온갖 풀이 마음껏 자라야 한다. 온갖 풀이 마음껏 자라서 겨우내 시들어 죽어 흙으로 돌아가기를 여러 해 되풀이해야 비로소 집도 흙도 땅도 살아나리라 느낀다. 우리 집이 시골집답게 살아나면, 이웃집도 우리 마을도 시나브로 살아날 수 있겠지.


  시골이니 풀이 돋아야지. 시골집이니 풀이 넘쳐야지. 풀을 먹는 시골사람이니 풀을 사랑해야지. 아이들과 풀숨을 쉬고 싶어 풀밭 되는 모습 즐긴다. 아이들과 풀내음 맡고 싶어 풀밭 물끄러미 바라본다. 4346.5.2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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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 시-동시 2013-05-3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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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고들빼기 소리쟁이 씀바귀
씨 뿌리는 사람
없이
저마다 씩씩하게
푸른 물결.

 

꽃잔디 장미 튤립
알뜰히 돌보는 사람
돈 들여
빽빽하게 심고
풀약 바다.

 

숲은
스스로
푸르고 붉고
누르고 하얗고.

 

도시는
돈으로
번쩍이고 시끄럽고
복닥이고 짓밟히고.

 

구름 흐르며 비 쏟네.
빗물 모여 냇물 흐르네.
냇물 만나 흙으로 스미네.

 

흙은 구름을 품으며
풀뿌리한테 하늘숨
나누어 주는데.

 


4346.4.2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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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서 고흥으로 돌아온 .. | 수다 떨기 2013-05-3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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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낮 세 시 오십 분 시외버스를 타고

고흥에 저녁 여덟 시 즈음 떨어진다.

 

부산서 시외버스를 탈 적에는 속이 아주 더부룩하더니,

벌교 거쳐 과역면 지날 무렵부터는

속이 확 풀린다.

시외버스에서도 바람맛 달라진 줄 느낀다.

 

읍내에서 내려 걸으며,

또 마을 어귀에 닿아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고 집까지 걸으며,

비로소 내 숨결이 살아난다고 느낀다.

 

이 아름답고 푸른 시골로 돌아와서

잠을 잘 수 있다는 기쁨 한껏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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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삶 | 책숲마실 2013-05-31 09:14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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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삶

 


  책에 빛줄기 서려 책빛이다. 책빛을 느끼면서 책을 읽기에 책삶이다. 책삶을 헤아리면서 하루하루 누리기에 책사랑 된다. 사랑을 깨닫는 삶이 아름답다고 느껴 책마음 이어간다.


  책을 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 그동안 내 손을 거친 책들은 나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 내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까닭을 나 스스로 아직 잘 모른다. 아니,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읽은 책들이 나한테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빛줄기를 비추었기에, 아름다움과 빛줄기를 받아먹으면서 저절로 글이 샘솟았고 시나브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마, 내가 쓴 글과 내가 찍은 사진도 누군가한테는 고운 책빛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글과 사진이 태어나는 밑거름 될 수 있겠지.


  나는 책을 읽는다. 책을 읽기에 삶을 읽는다. 나는 글을 쓴다. 곧, 책을 쓴다. 글을 쓰기에, 곧 책을 쓰기에 삶을 쓴다. 내가 읽는 삶은 내가 사랑하는 삶이다. 내가 쓰는 삶은 내가 사랑하는 삶이다. 사랑하는 삶이 있어서, 읽고 쓴다. 사랑하는 삶을 좋아하는 하루이기에, 언제나 책과 글과 사진이 나란히 있으며, 이 곁에 옆지기와 아이들 예쁘게 어우러진다.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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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에는 (헌책방 알파서점) | 책숲마실 2013-05-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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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에는 (4346.5.30.)
― 부산 보수동 〈알파서점〉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에서 조그마한 헌책방을 꾸리는 〈알파서점〉 아주머니는 “책방이 좁지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네, 책방이 작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헌책방 한 칸이 건사한 책으로 오래도록 사람들과 만났고, 여태껏 사람들한테 이야기 한 자락 나누었습니다.


  책방이 크기에 사람들과 더 널리 만난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책방에 책을 더 많이 갖춘대서 사람들이 책을 더 잘 읽도록 북돋운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하루에 다루는 책이 몇 만 권쯤 되어야 으뜸 책방이 될 만하지는 않다고 느낍니다. 아니, 으뜸이 어디 있고 버금이 어디 있겠습니까. 책을 많이 읽어야 하지 않아요. 책을 오래오래 읽어야 하지 않아요. 삶을 사랑할 줄 알면 됩니다. 이웃을 아끼고 동무를 섬길 줄 알면 됩니다.


  느즈막한 저녁햇살 기울 무렵, 〈알파서점〉 아주머니는 책방 문을 닫으려고 합니다. 더위는 천천히 가시고, 사람들 발길은 호젓합니다. 흰빛과 검은빛 섞인 개 ‘두리’가 지켜봅니다. 작은 개 두리는 헌책방골목을 오가면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헌책방 아주머니 손길을 좋아합니다.


  나는 천천히 〈알파서점〉 책시렁을 바라봅니다. 문득 《마흔에 길을 나서다》(월간 말,2003)라는 책 하나 만납니다. 어, 이 책이 있네. 공선옥 님 글이랑 노익상·박여선 님 사진이 살가이 어우러진 책입니다. 이제 더는 새책방 책시렁에 꽂히지 못하는 책입니다. 퍽 많은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해 준 책이지만, 어느새 판이 끊어졌어요. 나도 이 책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책방에서는 자취를 감추었기에, 사람들은 이 책을 더 널리 더 오래 나누지 못합니다. 내 좋은 이웃한테 이 책 선물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며 집어듭니다. 책장을 넘깁니다. 2003년 7월 5일에 첫판을 찍은 책인데, 책 안쪽에는 2003년 8월 5일에 이 책을 장만해서 읽은 분 손글씨 있습니다.


.. 새책을 열다. 비릿하고 확 밀려오는 새책의 잉크 냄새. 나이를 제목에 단 책들은 비장하게 다가오지만, 다가올 준비물을 챙기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도 준다 ..


  그러고 보니, 보수동 헌책방골목 마실을 하는 내 나이는 올해 서른아홉입니다. 한 해 더 있으면 내 나이는 마흔 줄로 접어듭니다. 2001년부터 보수동 헌책방골목을 드나들었으니, 2013년 올해로 열세 해째 헌책방골목 마실을 즐긴 셈이요, 스물일곱 살부터 해마다 꾸준히 찾아온 셈이로군요.


  이야기책 《마흔에 길을 나서다》 안쪽에는 2003년 8월에 이 책을 장만한 분이 2005년 11월 21일에 다른 일벗한테 선물한 자국이 나란히 있습니다. 2005년 11월 21일에 이 책을 선물받은 분은 “보경 씨가 박 과장님 중국 출장길에 보내온 책이다. 아직도 잊지 않고 이렇게 책까지 챙겨 줘서 너무 고마웠다.” 하고 적습니다. 그러면서 해와 달과 별을 앙증맞게 그려 넣습니다.


  한 사람이 사랑한 책이 다른 한 사람한테 넘어갑니다. 책 하나는 중국까지 마실을 떠났고, 중국에서 어느 한 사람한테 즐거움 듬뿍 나누어 주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이렇게 헌책방 책시렁 한켠에 놓입니다. 2003년에 태어난 책 하나는 2013년 오늘까지 얼마나 긴 마실을 다녔을까요. 어떤 사람들 손을 거치며 이렇게 정갈하면서 고운 매무새로 새로운 책손 기다릴까요.


  글쓴이 공선옥 님과 사진쟁이 노익상·박여선 님은 이녁 책이 이처럼 여러 사람들 손길을 타면서 두고두고 사랑받는 줄 알까요. 비록 새책방에서 새책으로 더 팔리지는 못하지만, 헌책방에서 여러 사람 손을 돌고 돌아 자꾸자꾸 되읽히는 줄 알까요.


  〈알파서점〉 조그마한 책방 안쪽 조그마한 책시렁에서 《맬컴 마그렛츠/함세웅 옮김-인도의 마더 데레사》(분도출판사,1974)를 만납니다. 이 책도 예전에 읽었지만, 내 좋은 삶벗한테 선물하면 좋으리라 생각하면서 집어듭니다. 그리고, 이 책 안쪽에도 손글씨 하나 있습니다.


.. 한 해의 수고 감사하며, 늘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79년 12.27. ‘정의의 거울’ 단원 함께 ..


  마더 데레사 님 이야기책은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한테 선물해서 오늘까지 이르렀을까요. 이 책을 선물한 사람은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선물하려 했을까요. 이 책을 선물받은 사람은 이 책에서 어떤 사랑과 꿈을 얻었을까요.


  책 두 권을 고른 다음 책값을 셈합니다. “즐겁게 책을 보고 갑니다.” 하고 인사하면서 꾸벅 절을 합니다. 책방으로 마실을 하면서 책방지기한테 인사를 건네고, 책시렁을 찬찬히 둘러본 다음, 책값을 치르며 지갑을 열고 새삼스레 꾸벅 절을 할 적에 무척 즐겁습니다. 새로운 책을 보여주고, 새로운 삶을 일깨우며, 새로운 이야기 느끼도록 해 주는 작은 책방이 반갑습니다.


  작은 헌책방 〈알파서점〉에는 책손이 열 스물 드나들 수 없습니다. 작은 헌책방 〈알파서점〉에는 책손 하나 드나들어 천천히 책시렁 돌아볼 만합니다. 백 사람한테 나누어 줄 책빛은 없다 할 테지만, 오직 한 사람한테 사랑스러운 빛줄기 될 책 하나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책방지기와 함께 숨을 쉬는 얼룩개 두리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고, 헌책방골목에 이웃한 다른 작은 헌책방으로 사뿐사뿐 책마실 이을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랑은 작은 씨앗 한 톨에서 비롯합니다. 모든 책은 작은 이야기 한 자락에서 태어납니다.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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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쓰기 ― 가까이에 있는 사진벗 | 사진책 읽는 즐거움 2013-05-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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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쓰기
― 가까이에 있는 사진벗

 


  사진기가 있으면 어떠한 모습이든 스스로 바라는 대로 찍는다. 찍을 수 없는 모습은 없다고 느낀다. 찍을 마음이 있기에 찍는 사진이요, 찍을 마음이 없기에 찍지 못하는 사진이라고 느낀다.


  구름을 찍고 싶으면 스스로 구름을 찍으면 된다. 손수 구름을 찍으면서 사진기를 어떻게 다룰 때에 ‘내가 바라며 내가 좋아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태어나는가를 차근차근 익히면 된다.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낮이나 밤이나, 모델이나 마을 아재나, 어느 모습이 되든 스스로 가장 좋아하면서 아끼고 누리는 삶을 사진으로 담으면 된다.


  무엇보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나한테 가장 가까이에 있는 모습부터 찍으면 된다. 이를테면, 몸이 아파서 드러누운 채 꼼짝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창문을 찍을 수 있고 방문을 찍을 수 있다. 창문으로 스미는 빛을 새벽과 아침과 낮과 저녁과 밤에 따라 가만히 살피면서 다 다른 빛살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 저 방문 열고 누가 들어오는가를 기다리면서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 햇볕이 방으로 스며드는 무늬를 찬찬히 살피면서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 물잔을 찍거나 밥그릇을 찍을 수 있다. 밥을 다 비운 밥그릇을 찍을 수 있고, 밥그릇에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얹은 다음 찍을 수 있다.


  다른 사람 꽁무니를 좇으면서 사진을 배우기도 한다지. 그러나, 다른 사람 꽁무니를 좇을 때에는 그저 꽁무니 좇기에서 그친다. 흉내나 시늉은 배움이라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흉내는 흉내이고 시늉은 시늉이다. 아이들은 어른들 말투를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으면서 저희 말을 익힌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하고 똑같이 말하지는 않는다. 어른들이 읊는 말마디를 아이들 깜냥껏 요리 엮고 저리 엮으면서 새말을 일군다. 이리하여, 어른들은 아이들이 하는 말 가운데 깜짝깜짝 놀랄 만한 새말을 으레 듣곤 한다.


  누군가 어떤 모습을 찍을 때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본다면, ‘어라, 저런 데에서 저렇게 찍을 수도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겠지. ‘이야, 이런 자리에서도 이렇게 삶을 즐기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네.’ 하고 느낄 수도 있다. 곧, 다른 사람 사진을 바라볼 적에는 ‘다른 사람이 사진을 즐기는 삶’을 바라본다. ‘사진을 사랑하는 매무새’를 바라본다고 하겠다. 사진을 아끼고 좋아하며 즐기는 숨결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나는 나대로 내 삶을 얼마나 아끼고 내 사진을 얼마나 좋아하며 내 사랑을 얼마나 예쁜 이야기로 빚는가 하는 대목을 돌아본다.


  사진을 찍자면 언제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진벗부터 찾을 노릇이라고 느낀다. 내 곁에서 나하고 사진을 놓고 오순도순 즐거이 이야기꽃 피울 만한 벗님을 찾아야 한다고 느낀다.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다섯 살 어린이라 하든, 내 옆지기라 하든 모두 좋다. 내가 좋아하며 일구는 삶을 헤아리면서 찍은 사진을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한테 보여주면서 ‘어때? 어떤 이야기 담긴 사진 같아?’ 하고 묻는다. 서로 꾸미지 않고 덧바르지 않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러면서 ‘내 사진’을 하나하나 일군다.


  꼭 사진 전문가라든지 사진학과 교수라든지 사진 평론가한테 보여주어야 하지 않다고 본다. 내 곁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보여주면서 가장 수수한 느낌을 나눌 때에 내 사진이 발돋움한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작가’이든 ‘즐김이’이든, 사진은 사진기를 손에 쥔 사람이 하루하루 누리는 삶이 어떤 이야기인가를 보여주는 빛줄기이니까.


  가까이에 있는 사진벗을 사진으로 찍자. 사진벗한테 내 사진을 보여주자. 서로 즐겁게 생각을 주고받자.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듣고,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작품이 아닌 삶을 씨앗 한 톨 심는 마음가짐 되어 사진기를 손에 쥐자.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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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5. 2013.5.30. | 책 읽는 아이 2013-05-31 07:46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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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5. 2013.5.30.

 


  아침에 일어나서 춥다고 말하며 이불 뒤집어쓰고 그림책을 펼친다. 추우면 옷을 입지 그러니? 그러나 이불 돌돌 말면서 책을 읽어도 재미있지. 아침햇살 드리우는 방 문턱에 엎드려 네 이야기 종알종알 빛내면서 즐겁게 하루를 열자.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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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의] 광란의 연주 | 우리말 살려쓰기 2013-05-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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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78) 광란의 1 : 광란의 연주

 

광란의 연주도 끝났네 / 악사가 잠시 떠난 자리
《이문숙-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창비,2009) 32쪽

 

  ‘연주(演奏)’는 악기를 타거나 다루는 일을 가리킵니다. 이 한자말은 한자말이라 느낄 수 있고, 누구나 흔히 쓰는 한국말로 여길 수 있습니다. 즐겁게 쓸 수 있으면 되고, 때로는 ‘켜다’나 ‘뜯다’나 ‘타다’나 ‘치다’나 ‘들려주다’나 ‘다루다’ 같은 말로 손볼 수 있습니다. ‘잠시(暫時)’는 ‘한동안’이나 ‘한때’나 ‘살짝’이나 손질할 만한 한자말이에요. 그러나, 이 한자말도 즐겁게 쓰고픈 분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쓸 수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한자말을 즐겁게 손질하고픈 분들은 즐겁게 손질해서 쓰면 됩니다.


  ‘광란(狂亂)’은 “미친 듯이 어지럽게 날뜀”을 뜻합니다. “광란의 도가니”나 “광란의 축제”처럼 쓴다고 합니다. 아마 이렇게도 쓸 수 있고 저렇게도 쓸 수 있겠지요. 다만, 이 나라에 ‘광란’과 같은 한자말이 들어와서 쓰이지 않던 지난날을 곰곰이 돌아봅니다. 1800년대에는, 1700년대에는, 1500년대에는, 사람들이 어떤 말로 어떤 마음을 나타냈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광란의 연주도
→ 미친 듯한 연주도
→ 미친 연주도
→ 미쳐 날뛰는 연주도
→ 날뛰는 연주도
 …

 

  말뜻을 살핀다면 “어지럽던 연주”나 “어수선하던 연주”나 “시끌벅적하던 연주”나 “북새통 같던 연주”로 다듬어도 잘 어울립니다. “시끄럽던 연주”나 “시끌시끌하던 연주”나 “귀청 찢는 듯한 연주”로 다듬을 수도 있어요. 어떤 모습을 어떤 이야기로 담아낼 때에 가장 알맞으며 즐거울까를 생각하면, 말길을 솔솔 틀 수 있습니다. 4346.5.31.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어지럽던 연주도 끝났네 / 악사가 살짝 떠난 자리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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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누리며 만화를 그리니 (인생만화) | 만화책 2013-05-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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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만화

박재동 글,그림
열림원 | 200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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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241

 


삶을 누리며 만화를 그리니
― 인생만화
 박재동 글·그림
 열림원 펴냄,2008.2.29./12000원

 


  아주 어릴 적에 버스를 처음 탄 날이 언제인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아주 어릴 적부터 버스에 타면 으레 버스 일꾼한테 인사를 했습니다. 버스 차장한테도 인사를 하고, 또 택시를 타면 택시 일꾼한테도 인사를 했어요. 종이로 된 전철표에 구멍을 뚫는 전철역 일꾼한테도 으레 인사를 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어른을 보면 으레 꾸벅 인사를 해 버릇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 많은 곳을 지날라치면 참 힘들었습니다. 어린 나로서는 거의 모든 사람한테 인사를 해야 할 판이니까요.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을 지나면서 버스 일꾼한테 따로 인사를 하지 않습니다. 어쩐지 쑥스럽다 느꼈고, 동무들 어느 누구도 버스 일꾼한테 인사하지 않았어요.


- 그랴! 이건 그림쟁이의 제사야. 이 먹거리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와 감사, 그리고 이것을 독자들과 나눈다. 흐흐! 그러고 보면 혼자 보고 듣고 생각하기 아까워 나누려 애쓰는 것이 혹 예술의 본질은 아닐는지? (70쪽)
- 그림을 그리면 대상과 대화하게 되고 친해지고 사물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어, 결국은 사랑하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대상을 사랑하는 일이다 … 사실은 사물 자체가 원래 황금이었던 것이다. (129쪽)


  옆지기를 만나고 큰아이를 낳은 뒤, 이제 버스를 탈 적마다 다시 인사를 합니다. 인천에서 살 때이든, 음성에서 살 적이든, 그리고 전남 고흥에 보금자리 마련해 살아가는 오늘날이든, 군내버스에서나 시외버스에서나 늘 인사를 합니다.


  버스 일꾼이 인사를 안 받아도 인사를 합니다. 내가 먼저 인사할 때가 있고, 큰아이가 먼저 인사할 때가 있습니다. 어느 때는 버스 일꾼이 먼저 인사를 합니다. 버스를 타고 읍내에 닿아 내릴 적에도 인사를 합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고흥을 벗어나 순천에서 내리거나 서울에서 내릴 적에도 인사를 합니다.


  인사를 하면서 가만히 생각합니다. 인사를 받는 분들은 즐거울까? 아마, 인사를 하는 나 스스로 즐겁게 웃으면 즐겁겠지요. 인사를 하더라도 무뚝뚝하게 입술만 달싹인다면 안 즐거울 테고요.


  서울이나 인천으로 마실을 와서 시내버스를 탈 때가 있습니다. 이때에도 언제나처럼 인사를 합니다. 시골에서 지내며 버스 일꾼한테 인사하는 버릇이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도시에서는 인사를 받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만, 곧잘 인사 즐거이 받아 주는 분이 있습니다.


  문득문득 헤아려 보면, 시골에서는 군내버스 일꾼이 웬만한 손님들 얼굴을 다 알며, 어떤 손님들은 갓난쟁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알고 지내기도 하고, 어떤 할매와 할배는 이녁이 젊을 때부터 알고 지내기도 합니다. 이때에는 처음 버스에 타고부터 내릴 때까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도시에서도 낯익은 손님이 있겠지요. 그러나 도시에서 버스 일꾼이랑 손님이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요.


- 얕은 개울에 발 담가 보았나요. 발밑의 모래, 아기 손가락처럼 살살살 긁혀 가고, 버들붕어 피라미 모래무지 들 밭 사이로 휘익. 이따금 등 굽은 보리새우가 톡 저리로 튀는 맑은 개울 말입니다. (78쪽)
- 쉬지 않고 가다 보면 어느 결엔가 산들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 준다면. (84쪽)


  꼭 한 해를 살고 떠난 충청북도 음성인데, 내 어버이는 음성에서 살아가시기에 명절이나 이런저런 날에 맞추어 음성마실을 합니다. 이때에 으레 음성 버스역을 지나가곤 합니다. 음성 버스역에서 버스표를 끊을 때면 음성 버스역에서 표를 파는 아주머니가 나와 아이들 알아보고는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합니다. 나도 아이도 아주머니한테 마주 웃음꽃으로 인사를 합니다. 짤막한 10초나 1분이라 하더라도 서로 잘 지내는가 하는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이제 도시에서는 버스카드를 쓰고, 버스카드에 돈을 채울 적에도 사람 얼굴 마주하는 일이 많이 줄어듭니다. 어른들 쓰는 버스카드는 아예 신용카드라서 사람 얼굴 마주할 일조차 없기도 합니다.


  군내버스를 타고 시골집과 읍내를 오가는 길에 가끔 옛날을 돌아봅니다. 종이버스표를 끊던 때를 돌아보고, 버스에 차장 누나 있던 때를 되새깁니다. 언제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삶을 꾸리던 나날을 되짚습니다.


  지난날에는 어디에서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니까요. 버스표 한 장을 놓고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어디에서나 이야기가 사라집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할 일이 줄어드니까요. 아니,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길어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지 않는 삶을 이야기하다 보면 딱딱하거나 차갑거나 메마르기 일쑤입니다. 글재주와 글솜씨를 부려 멋스러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지만, 사람내음 감돌지 않는 이야기는 그닥 살갑지 못합니다.


- 어느 날 구청에서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표지판을 덜컹 갖다 놓았다. 지금은 너구리가 나와서 먹고 놀던 그 자리만 아무것도 없이 휑하다. 너구리에게는 야생의 삶박에는 삶의 선택이 없는 것일까? 사람과 너구리가 나누는 정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 사람의 정을 맛본 너구리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83쪽)
- 교사를 평가하고 교장을 평가하고 교육부 장관을 평가할 권리가 너희에겐 없고, 평가 안 할 권리도 너희에겐 없단다. 모두들 너희를 존중한다지만 당사자인 너희에겐 물어 보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123쪽)


  전남 고흥 시골마을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젊은 부부는 거의 우리 식구뿐 아닌가 싶곤 합니다. 음성 멧골마을에서 살 적에도 군내버스를 타고 닷새장 다니던 젊은 사람은 우리 식구 빼고는 못 보았어요. 큰 베낭과 천바구니에 이것저것 담아 낑낑거리며 들고 나르는 젊은 사람은 거의 우리 식구뿐 아닌가 하고 느낍니다.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가용을 몹니다. 자가용을 몰아 조금 더 큰 마트에 가서 조금 더 값싼 물건을 장만하지요.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더 값싼 것으로 장만할 때가 한결 나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한 가지를 밝혀 본다면, 자가용으로 움직이는 삶에서는 좀처럼 이야기가 샘솟지 않아요. 자가용을 몰다가 겪거나 부대끼는 재미난 이야기도 틀림없이 있어요. 그러나,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몰며 겪거나 부대끼는 이야기만큼 재미나거나 너르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럽지는 못하리라 느껴요.


  나와 옆지기는 큰아이며 작은아이를 걸리고 안고 업으면서 키웁니다. 흔한 유모차도 쓴 적 없고, 자가용도 없으니까요. 웬만하면 걷습니다. 가끔 버스를 탑니다. 시골마을에서는 으레 자전거를 탑니다.


  아이들과 걸어다니다 보면 아이들은 들길에서나 숲길에서나 시골길에서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나는 아이들 바라보면서 날마다 100장 안팎씩 사진을 찍습니다. 아이들이 그날그날 그때그때 보여주는 놀라운 꽃모습을 사진으로 안 담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도 유치원에도 유아원에도 보육원에도 안 보내며 언제나 함께 지내니, 아이들을 늘 바라보고 아이들을 늘 바라보다 보면 하루 스물네 시간 사랑스러우며 귀여운 꽃모습을 노상 지켜보는 셈입니다. 아이들 보살피는 어버이는 누구라도 사진작가 될밖에 없습니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어버이는 누구라도 글작가 될밖에 없어요.


- 방학 때나 추석 때는 고향에 갔다. 그러면 우리 할머니는 글자 그대로 정말 버선발로 뛰어나오시는 것이었다. (93쪽)
- 지금은 또 다른 소원이 생기고 있다. 그중 하나는 시골 사랑방에 장작을 패고. (153쪽)


  삶을 누리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삶을 누리기에 흙을 일굽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나무를 심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풀을 뜯고, 밥을 지으며, 옷을 깁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가장 고운 목소리를 뽑아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가장 정갈한 손글씨로 한글을 하나하나 적어서 보여주고 따라서 적도록 이끕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을 장만한 뒤 가장 살가운 목청으로 읽어 주지요. 아이들을 생각하며 가장 기운을 내어 업어 주고 안아 주며 뽀뽀를 해요.


  삶을 누리기에 삶을 사랑합니다. 삶을 누리는 만큼 삶을 즐깁니다. 삶을 누리지 못하기에 삶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삶을 누리지 못하는 만큼, 돈은 많이 벌면서도 보람이나 재미를 못 찾기 일쑤예요.


- 작곡가는 반드시 작곡만 하면서 살아야 할까? 그러면 좋겠지만 치킨 배달 하는 작곡가가 있음 안 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치킨 배달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나 생각, 그리고 그런 자신의 삶을 노래하면 바로 우리들의 음악이 아닐까? (157쪽)


  박재동 님이 일군 《인생만화》(열림원,2008)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박재동 님은 예나 이제나 참말 이녁 스스로 삶을 누리니 이렇게 만화를 그리는구나 싶습니다. 박재동 님 스스로 즐기는 삶결 고스란히 만화로 태어나는구나 싶습니다.


  예뻐요. 그림이 예쁘고 글이 예뻐요. 고와요. 그림을 그리는 손길이 곱고 글을 곁들이는 마음씨가 고와요. 좋아요. 책으로 태어난 이야기가 좋고 책을 장만하는 즐거움 나누어 주어서 좋아요.


  삶이 곧 만화가 되고, 만화는 다시 삶으로 거듭납니다. 삶이 시나브로 만화로 이루어지고, 만화는 어느덧 삶에 사랑이라는 옷을 입힙니다.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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