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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 의 전체보기
골짝물놀이 2 - 물놀이 좋아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3-07-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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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짝물놀이 2 - 물놀이 좋아

 


  온몸을 물에 담가 보렴, 하고 아이한테 말한다. 처음에는 머뭇거린다. 천천히 발을 담그고 엉덩이까지 물에 담근다. 이제 물놀이 얼마나 좋은지 느낀다. 그래, 그렇게 온몸을 물에 맡기렴. 이 골짝물에는 빠질 일조차 없어. 그예 몸과 물살을 하나로 맞추어 시원하게 적시면, 너 스스로 물빛이 된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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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짝물놀이 1 - 발 발, 물에 젖은 발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3-07-3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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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짝물놀이 1 - 발 발, 물에 젖은 발

 


  한참 골짝물에서 놀았으니 발도 몸도 물에 흠뻑 젖는다. 이 돌에서 저 돌로 건너가려 하는 아이 발이 온통 물기 머금어 반짝반짝 빛난다. 골짝물이 아이 발가락 사이로 흐르고, 골짝물이 아이 발등과 복숭아뼈를 곱게 어루만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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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저리도록 쓰는 글 | 책삶+글쓰기 2013-07-3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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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저리도록 쓰는 글

 


  사나흘쯤 ‘한국말 낱말풀이’ 다는 일을 하면서 날마다 원고지 여든 장 즈음 이 글을 썼더니 손목에 힘이 안 들어간다. 손목이 뻣뻣하게 굳고 눈은 뻑뻑하다. 그래도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사진이야기 한 꼭지 쓴다. 원고지로 서른 장 남짓 되는 글을 썼을까.


  손목이 아프더라도 쓸 글은 쓴다. 눈이 뻑뻑하더라도 볼 것은 본다. 몸이 고단하더라도 아이들 밥을 차리고, 아이들 밑을 씻긴다.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으면 어느 일이건 다 할 수 있다.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 천천히 새힘이 돋아 어떤 일이든 해내는구나 싶다. 이제 아이들 품으로 돌아가서 함께 즐거이 자야겠다. 4346.7.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글쓰기 삶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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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꽃 피우는 사진삶 (도시락의 시간) | 사진책 2013-07-3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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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시락의 시간

아베 나오미 저/아베 사토루 사진/이은정 역
인디고(글담)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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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1

 


이야기꽃 피우는 사진삶
― 도시락의 시간
 아베 사토루 사진,아베 나오미 글,이은정 옮김
 인디고 펴냄,2012.7.20./13800원

 


  낮에 아이들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나갑니다. 샛자전거에 앉는 큰아이는 졸려도 잘 수 없습니다. 자전거수레에 앉는 작은아이는 몇 분 안 지나 잠들어요. 뻔히 알지만, 자전거에 아이들 태우고 마실을 나갑니다. 오늘은 우리 마을 뒷메인 천등산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골짜기로 갑니다. 한여름 무더위에 땀 뽈뽈 쏟는 아이들 시원하게 놀기를 바라면서 자전거를 달립니다.


  하루 지나 낮에 다시금 골짝기로 찾아갑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골짜기 물놀이입니다. 바닷가 물놀이를 하면 모래밭을 달리기도 하고 모래놀이도 즐기지만, 골짜기에서는 물살을 헤치며 놉니다. 졸졸 흐르는 물줄기에서 살아가는 아주 조그마한 어린고기가 발가락 콕콕 쪼는 느낌을 한껏 누리면서 놉니다.


  우리 식구 지내는 전남 고흥이 널리 알려진 관광지라면, 이 여름에 골짜기로 놀러다니지 못합니다. 도시에서 찾아든 관광객으로 넘칠 테니까요. 오늘은 골짜기에서 관광객을 못 보았지만, 어제는 자가용 다섯 대나 골짜기에 있더군요. 이들은 골짜기에서 불을 피우면 안 된다는 푯말 버젓이 있어도 불을 피워서 무언가 끓이거나 구워서 먹습니다. 쓰레기를 잔뜩 내놓고 갑니다. 쓰레기 버리지 말고 제발 도로 가져가라는 푯말이 자동차 앞에 큼지막하게 있지만, 한글을 읽을 마음이 없구나 싶기까지 합니다.


  아이들과 바닷가에 가고 싶기도 하지만, 바닷가에는 도시 관광객이 한여름에 너무 많아요. 너무 많은 관광객이 아무렇게나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며 담배를 태웁니다. 온통 쓰레기요 아주 어지러우며 시끄럽습니다. 얼른 팔월까지 지나야 다시 바닷가로 나들이를 다닐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 나도 예쁘게 만든 삼각 주먹밥이 좋아. 하지만 남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고……. 나는 요 통통한 녀석이 마음에 들어. 애 엄마에게 부탁해도 되지만 내 일이 워낙 새벽에 시작하니까 미안해서 말 못해. 허허허, 3시에 일어나서 4시가 되면 집에서 나와야 하거든. 전에 실공장에서 일할 때는 말이오, 참한 도시락 통에 싼 먹음직스러운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지. (20쪽/집유원)
- 지난번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 도시락을 싸는 날 있었던 일이에요. 그냥 내 마음을 알아줄까 싶어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계란말이를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서 딸 도시락에 넣었어요. 그랬더니 집에 돌아온 딸아이가 “엄마! 도시락에 행복 모양이 들어 있었어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39쪽/간호사 겸 말 체중 측정 담당)


  도시 관광객은 정갈하며 조용한 시골 바닷가나 골짜기까지 찾아오더라도 고기를 구워먹거나 술을 마시는 재미밖에 모르는가 싶습니다. 아마, 도시에서 ‘어른들이 논다’고 할 적에는 술 마시는 자리 빼고는 거의 없어요. 노래방에 가서 꽥꽥 소리를 지르거나, 또 고기를 구워서 먹겠지요. 그러니, 막상 시골로 여름마실 간다 하더라도 시골을 한껏 누리거나 맞아들이는 즐거움을 헤아리지 않아요.


  조용한 시골에서는 조용하게 한때를 보내면서 삶을 돌아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깨끗한 시골에서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건사하면서 사랑을 되새기는 즐거움이 있어요. 아름다운 시골에서는 자가용 내려놓고 두 다리로 천천히 거닐면서 마음 깊이 아름다운 빛깔과 소리와 무늬와 결을 아로새기는 즐거움이 있어요.


  술집에서는 술집다운 즐거움 누리듯, 시골에서는 시골다운 즐거움 누릴 노릇이에요. 노래방에서는 노래방다운 놀이 즐기듯, 시골에서는 시골다운 놀이 즐길 노릇이에요.


  들길을 걷고 들꽃을 보며 들풀을 따서 먹을 때에, 시골마실 즐거움이 됩니다. 숲에서 한잠 자고, 숲을 한창 쏘다니며, 숲바람과 숲노래 한가득 받아들일 때에, 시골마실 기쁨이 돼요.


- 내가 싫어해서 고양이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걔네들 눈앞에서 참치를 잘라 주는 게 마치 초밥집 카운터에 앉아서 먹는 거랑 비슷해서 고양이들도 더 좋아하는 게 아닐까 혼자서 생각해 봐요. (43∼44쪽/디자인학과 교수)
- “물가의 전복은 하늘로 딴다.” 옛날에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야. 하늘이 맑으면 바닷속이 훤하게 보여서 전복을 많이 딸 수 있다는 말이야. (51쪽/해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도시사람뿐 아니라 시골사람조차 시골에서 살아가는 즐거움을 제대로 못 누린다고 느낍니다. 요새는 웬만한 두멧시골까지 텔레비전이 들어오지만, 얼마 앞서까지만 해도 웬만한 시골이라면 텔레비전이 안 들어오고 손전화가 안 터졌어요. 요새는 시골에서도 손전화 안 터지는 데 찾기 매우 힘들어요.


  시골사람부터 스스로 시골에서 시골사람답게 놀고 일하며 어울릴 때에, 시골로 찾아오는 도시사람이 아무렇게나 엉터리짓 하지 않습니다. 시골사람부터 스스로 늘 시골소리 듣고 시골내음 맡으며 시골빛 밝힐 때에, 어쩌다 한두 번 시골로 나들이를 오는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 휙휙 던지지 않아요.


  잘 생각해 보셔요. 시골사람부터 스스로 쓰레기를 골짜기나 벼랑에 몰래 갖다 버려요. 시골사람부터 스스로 농약을 지나치게 뿌려대요. 시골사람부터 스스로 자가용이나 짐차 없으면 살 수 없다는 듯이 여겨, 하나같이 자동차만 몰 뿐,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안 타요. 게다가 시골사람은 술 자주 마시면서 술에 전 몸 그대로 자동차를 함부로 몰기 일쑤예요.


  도시에서 쳇바퀴 돌듯이 돈벌기에만 얽매인 도시사람이 제대로 놀거나 일할 줄 모르기에, 모처럼 시골을 찾아갔어도 시골빛 못 느끼듯, 시골에서 지내는 사람도 시골스러운 삶을 노래하지 못하다 보니, 서로 엉터리가 됩니다. 엉터리로 삶을 흘려보내는 도시사람은 시골로 와서 쓰레기 마구 버리고 바다에서건 골짜기에서건 마을에서건 숲에서건 빽빽 소리를 지르며 시끄럽습니다. 엉터리로 들과 숲을 망가뜨리는 농약을 줄기차게 뿌릴 뿐 아니라, 비닐과 농약병과 플라스틱과 호일까지 한꺼번에 쌓아 아무렇게나 태우는 시골사람 버릇이 시골을 자꾸 망가뜨리는 지름길 됩니다.


- 가끔 집사람이 출근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사실 너무 이른 시간이잖습니까? 그런 말은 회사로 도시락을 갖다 주는데, 아이들도 같이 와요.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렇게 갖다 준 도시락이 특히 더 맛있습니다. 제가 모르는 뭔가가 들어 있나 봐요. (57쪽/수타면 장인)
- 뭐가 좋았냐면요, 울외장아찌랑 달걀, 박고지를 밥에 올린 다음 발로 말아서 완성한 통통한 김밥을 썰 때의 그 소리! 코가 상큼해지는 초밥 냄새! 그런 게 참 좋았어요. 음, 이런 말을 해서 그런지 그게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애들은 맛보다도 소리와 냄새로 기억을 저장해 두나 봐요. (88∼89쪽/데와산잔 신사 음악 연주자)


  이야기꽃 피우는 삶일 때에 사랑을 속삭이는 노래가 태어납니다. 이야기꽃 피우는 삶이 아니라면 사랑을 속삭이지 못할 뿐더러, 꿈 또한 나누지 못합니다.


  사랑을 속삭이지 못하는 사람은 글을 못 씁니다. 사랑을 속삭이지 못하니 사진을 찍을 줄 모릅니다. 꿈을 나누지 않으니 글 쓸 엄두를 내지 않아요. 꿈을 나누려는 마음을 안 키우면 사진빛을 밝혀 온누리 따사롭게 보듬는 길을 헤아리지 못해요.


  자가용 모느라 바쁜 사람은 글을 거의 안 씁니다. 어쩌다 글을 쓰더라도 앞만 보고 싱싱 달리는 자가용질 같은 글이 나옵니다. 자가용 모느라 바쁜 사람이니 글도 못 쓰지만, 책도 못 읽어요. 바쁘고 힘들며 다른 할 일 많으니 책에 손을 못 대기 마련이에요. 무겁고 커다란 사진장비를 자동차 짐칸에 싣고 다니는 사람이 퍽 많습니다. 글을 안 쓰고 책을 안 읽더라도, 사진기만큼은 꼬박꼬박 챙기는 사람이 꽤 많아요.


  그러나, 자가용을 몰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왜냐하면, 자가용을 몰 때에는 옆이나 뒤를 못 봐요. 자가용을 몰며 옆이나 뒤를 본대도 ‘다른 자동차’를 쳐다보지, 자가용으로 달리는 길 둘레를 찬찬히 살핀다든지, 이웃사람과 이웃마을 골고루 바라보거나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가용을 달리는 몸으로는 사진을 못 찍어요. 달리는 자가용을 세우면, 그때서야 사진기를 손에 쥐겠지요. 운전대를 손에 쥐는 사람 손에 연필도 책도 사진기도 들리지 않습니다. 아니, 손은 운전대를 쥐고 눈은 코앞만 바라보며 마음은 ‘사고 내지 않을 생각’으로 가득할 뿐입니다. 몸으로 삶을 안 느끼고, 손으로 이웃과 어깨동무하지 않으며, 눈으로 빛을 살피지 않는데, 어찌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겠어요.


- 도시락에 대해서는 감히 무슨 말을 하겠어. 아니다,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나름 맹세를 했지. 만일 부인님한테 싫은 소리 했다가 도시락 안 싸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 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 만들어 주는 사람의 기분이 전해지기 때문에 늘 고맙게 생각해. (99쪽/보험회사 영업사원)
- 난 뭐든지 잘 먹는다오. 음식을 먹어서 내 몸의 일부분으로 하는 것이야말로 식사를 만들어 준 사람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밥 한 톨 남기지 않으려고 무척 신경을 쓰는 편이야. (138쪽/사찰 승려)


  아베 사토루 님과 아베 나오미 님이 함께 일군 사진책 《도시락의 시간》(인디고,2012)을 읽습니다. 도시락을 아주 즐겁게 싸서 아주 즐겁게 먹는 사람들을 찾아다닌 이야기가 담긴 《도시락의 시간》입니다.


  《도시락의 시간》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 눈치를 안 봅니다. 스스로 누릴 삶을 생각합니다. 스스로 즐기는 삶을 살펴 도시락을 싸고 도시락을 먹으며 도시락에 담은 마음을 읽습니다.


  글을 쓰듯이 도시락을 싸지요. 사진을 찍듯이 도시락을 먹지요. 노래를 하듯이 설거지를 하고, 꿈을 꾸듯이 도시락 품에 곱에 안아요.


  아베 사토루 님과 아베 나오미 님이 한 일이란 딱히 없습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이웃을 만날 뿐입니다. 즐겁게 노래하고 사랑하며 꿈꾸는 사람들을 동무로 사귀면서 함께 웃을 뿐입니다. 아베 사토루 님과 아베 나오미 님은 굳이 글을 쓰려 하지 않았고, 애써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았어요. 살갑게 이웃이 되거나 동무로 사귀면서 저절로 글이 태어나고 시나브로 사진이 샘솟습니다. 이야기꽃이 피어나면서 글과 사진이 어우러집니다.


- 먹는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매일 축적되어 가는 일종의 수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철이 들면서부터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죠. 그래서 엄마에게 감사해요. (163쪽/홈메이드 과일잼 전문점 직원)
- 하루 벌이로 먹고살던 때의 도시락에 얽힌 기억 같은 건 사실 없어. 그저 추운 겨울날 차가운 밥을 위장에 꾹꾹 집어넣었던 기억밖에는. (220쪽/사진가)


  예술가란 없습니다. 삶은 모두 예술입니다. 도시락 한 그릇이 예술입니다. 도시락을 마련하는 손길이 예술가 손길입니다. 그러니까, 도시락을 싸는 사람 누구나 예술가입니다.


  ‘사진은 예술인가 아닌가’ 하고 따질 까닭이 없습니다. 사진은 삶이요, 사진은 이야기꽃 피어나는 삶일 때에 태어나는 만큼, 삶은 늘 예술인 터라, 사진 또한 늘 예술이기 마련입니다. ‘사진은 예술인가 아닌가’ 하고 따지는 사람들만 예술가가 못 되고, 이런 생각을 따지는 일은 스스로 예술하고 동떨어져요.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삶은 예술인가 아닌가’ 하고 안 따진답니다. 삶은 아주 마땅히 예술인 터라, 어느 누구도 따질 생각을 안 해요. 예술을 하려 한대서 예술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삶을 즐기려고 하면 모두 예술이 돼요. 예술을 좇는대서 예술이 되지 않아요. 삶을 빛내고 밝히면서 나누면 언제나 예술이 돼요.


- 제가 살고 있는 섬에 펼쳐진 해변을 보면서 늘 생각해요. ‘참 아름답구나.’ (227쪽/고등학생)
- 어쨌든 지금은 겨울이라 손님이 적어서 당번 날에는 혼자서 먹어. 평상시에는 절임과 생선으로 충분하지. 맞다, 아베 씨네 가족 것도 싸왔어. 같이 먹으려고 말이야. 이리 와서 같이 먹자고! 얼른 와. (259쪽/옛날이야기꾼)


  도시락 즐겁게 먹는 섬마을 아이가 날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언제나 “참 아름답구나” 하고 생각한대요. 이 아이는 날마다 예술을 누리는 셈입니다. 아니, 이 아이는 삶이 온통 예술입니다.


  늙은 할머니인 어느 옛날이야기꾼은 도시락을 부러 더 쌌다고 합니다. ‘취재’를 하러 온 젊은이들을 살가운 이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취재’가 무어 대수롭겠습니까. ‘취재’는 아무것 아니에요. 함께 나눌 삶이 대수롭고, 함께 꽃피우는 사랑이 대수롭습니다. 함께 먹는 도시락이 대수롭고, 함께 노래하는 이야기가 대수롭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취재를 하려고 하면 정작 취재조차 안 됩니다. 글을 쓰려고 하면 정작 글을 못 써요.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정작 사진을 못 찍습니다. 삶을 쓰려고 하면 저절로 글이 나옵니다. 삶을 찍으려고 하면 시나브로 사진이 태어납니다.


  삶을 불러서 노래가 됩니다. 삶을 그려서 그림이 됩니다. 삶을 말하니 이야기가 되지요. 삶을 써서 차곡차곡 모으면? 네, 삶을 써서 차곡차곡 모은 알맹이는 바로 책입니다. 4346.7.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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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물 | 책삶+글쓰기 2013-07-31 21:54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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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물

 


  잠든 아이들 부채질을 틈틈이 해 준다. 아이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안 솟을 때까지 부채질을 틈틈이 한다. 이제 부채질을 안 해도 되는구나 싶을 무렵, 비로소 기지개를 켜며 나도 몸 한 차례 씻을까 생각한다.


  몸을 씻는 김에 빨래 두 점 한다. 낮에 골짜기에서 놀 적에는 골짝물이 아주 차갑지는 않다고 느꼈는데, 우리 집 물은 사뭇 다르다. 우리 집 물은 쓰면 쓸수록 차갑다. 땅밑에서 길어올려 쓰는 물인 만큼, 한여름에는 얼마나 시원하면서 더위를 가시게 하는지. 참말 시골물이란 이렇게 차갑고 시원하며 맑아야 시골물이지.


  도시에서는 아파트에서건 호텔에서건 여관에서건 찬물이 없다. 냉장고로 식히는 찬물은 있을 테지만, ‘늘 흐르는 찬물’이 없다. 수도물은 쓰고 또 써도 늘 미지근하다. 그러고 보면, 찬물이 없는 도시이기에 여름이 훨씬 무더우면서 고단하리라 본다. 찬물이 없는 도시이니 도시사람은 물빛과 물결이 어떠한가를 살피지 못하면서 지내는구나 싶다. 물맛과 물숨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우리 몸이 온통 물로 이루어진 얼거리를 못 깨닫는구나 싶다. 4346.7.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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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낱말풀이] 꽃 : 꽃처럼 피어날 말 | 우리말 살려쓰기 2013-07-3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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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글날에 맞추어 태어날 '초등 높은학년 우리말 이야기책' <숲말>에 붙일 '커다란 부록'인 '낱말풀이'에 쓸 글을 맛보기로 걸칩니다. 한창 온마음 모아서 낱말풀이를 붙이느라 다른 일은 어느 한 가지도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오늘 일찍 잠들어 주어, 더 바지런히 이 일을 합니다. 땀나도록 하다가 살짝 쉬며, 슬쩍 몇 가지 걸치니 즐겁게 읽어 보셔요.

 

 

= 1. 꽃 : 꽃처럼 피어날 말 =

 

 

꽃봉오리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을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곧 피어날 꽃을 가리키는 낱말이 됩니다.

 

꽃몽우리
  한창 여무는 꽃봉오리를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꽃망울
  아직 어린 꽃봉오리를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말뜻만 놓고 살피면, ‘꽃봉오리’와 ‘꽃몽우리’와 ‘꽃망울’이 서로 어떻게 다른가를 헤아리기 어려울 수 있어요. 날마다 어느 꽃 한 가지를 오래도록 들여다보셔요. 이제 막 봉오리 맺힌 모습부터 가만히 들여다봐요. 많이 자라거나 여물었지만 아직 피어나기 먼 봉오리라면 ‘망울’이 맺혔다고 가리켜요. 이 망울이 곧 터질듯 말듯 보이면 ‘몽우리’라 가리키곤 해요. 몽우리가 벌어지며 확 피어나면, 이때에는 ‘꽃송이’라 가리킵니다. “한창 여물다”와 “아직 여리다”는 같은 모습을 가리킬 수 있어요. 다만, 두 가지 말씨는 느낌이 다를 뿐입니다. ‘꽃봉오리’는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을 가리키기에, 꽃송이 되려고 애쓰는 조그마한 몽우리나 망울을 가리킨다고도 할 수 있어요. 한편, 곧 피어날 꽃을 가리키는 자리에도 쓰는 ‘꽃봉오리’이니, 이때에는 몽우리와 망울과는 달리 거의 다 여물거나 이제 다 자랐다고 느낄 수 있어요. 세 낱말은 모두 똑같은 자리에 쓸 수도 있는 한편, 느낌에 따라 다 다른 자리에 쓸 수 있습니다.

 

찬찬히
  ‘찬찬히’는 ‘찬찬하다’에서 나온 말입니다. 두 가지 뜻으로 써요. 첫째는, 마음씨나 몸가짐이나 솜씨가 꼼꼼하면서 따뜻하다는 뜻입니다. 둘째는, 서두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가리킬 때에는 ‘천천히’하고 뜻이 비슷해요. ‘찬찬히’는 여린 말이고 ‘천천히’는 센 말입니다. 서두르지 않는데 좀 많이 느리게 보인다면 ‘천천히’라는 낱말을 쓰면 잘 어울립니다. 너무 서두르지 말자 할 적에는 ‘천천히’가 어울리고, 그냥 서두르지 말자 할 때에는 ‘찬찬히’가 어울립니다.

 

여물다
  곡식이나 열매가 잘 익을 때에 ‘여물다’라고 해요. ‘영글다’는 ‘여물다’하고 뜻이 같다고 해요. 곡식이나 열매가 넉넉히 익을 때에는 ‘무르익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낱말들은 사람을 가리키는 자리에서도 써요. 철이 잘 들거나 제 솜씨가 한창 돋보일 때에 이런 낱말을 써서 가리킵니다.

 

여리다
  요사이에는 한자말 ‘약하다’를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한국말 ‘여리다’가 제자리를 거의 못 찾아요. ‘세다’와 맞서는 낱말이 ‘여리다’예요. ‘부드럽다’와 비슷하지만, ‘여리다’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없는 느낌을 가리켜요. 한편, 마음이나 다짐이 단단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킬 적에도 이 낱말을 써요.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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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차례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3-07-3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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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차례

 


  날이 더울 적에 아이를 아홉 차례 씻긴 적 있다고 장모님이 말씀한 적 있다. 그래, 더운 날에는 이렇게 씻길 수 있구나. 참말 더운 날이라면 아홉 차례가 대수로울까. 열 차례 스무 차례도 씻겨야 할 수 있겠지. 손과 낯을 자주 씻기고 옷도 자주 갈아입히면서. 4346.7.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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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 시-어른시 2013-07-3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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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밀양송전탑을 둘러싼
‘한전 내부 보고서’가 드러났다.
송전탑 둘레 80미터 안쪽은
사람 목숨을 어지럽히는
전자파 구덩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그야말로
‘내부 비밀’ 보고서였단다.
그러니까 이 보고서 받은 이들은
사람 잡는 송전탑을
버젓이 세우며
겉으로는 티를 안 낸 셈이다.

 

사람을 잡아 놓고도
법에 걸리지 않고
사람을 족쳐 놓아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니

 

먹고살기 좋은갑다.

 

어느 시골에나
논 한복판 우람한 송전탑 있고,
어느 멧골에나
숲 한복판 엄청난 송전탑 있으나,
가만 보면
아파트마을 한복판이라든지
청와대 한복판이라든지
축구장 한복판이라든지
놀이공원 한복판이라든지
63빌딩 한복판이라든지,
이런 데에는 송전탑 없다.

 

송전탑이 없어 전기를 못 쓰나?
송전탑 없어 전기 못 쓰는 사람 누군가?
송전탑까지 세워 전기 쓰는 사람 누군가?
위험 위해 시설
잔뜩
시골과 멧골에 처박으면
도시사람 먹고 마시는
밥과 곡식과 열매와 물
참 거시기한 줄


송전탑 곁에서 살아가지 않고서야
송전탑 앞에서 골 아프지 않고서야
송전탑 둘레서 논일 하지 않고서야

 

모르나
모르네
모르는구나.

 


4346.7.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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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19] 마음을 살찌우는 길 | 시골살이 일기 2013-07-3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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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19] 마음을 살찌우는 길
―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도시에서 살거나 시골에서 살거나 마음 깊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생각해야지 싶어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생각하지 못한다면 어디에 있든 마음을 즐겁게 못 다스리리라 느껴요.


  아이들이 자라 푸름이가 될 때에, 이 아이들은 ‘어느 대학교에 갈는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서는 안 된다고 느껴요. 아이들은 ‘어느 대학교에 갈는지’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느껴요. 맨 먼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깨달아야, ‘무엇을 할까’를 찾을 수 있고, ‘무엇을 할까’를 찾으면 ‘어디에서 어떤 길을 걸어가면 될까’를 알아낼 수 있어요.


  살아가고 싶은 모습을 제대로 짚지 못한 채 대학교에 간다면, 이 아이들은 대학교에서 술·담배·짝짓기 세 가지에만 휘둘려요. 전국 곳곳에 있는 대학교마다 술집 잔뜩 있고 옷집 길게 있으며 찻집 지나치게 많은 까닭을 생각해요. 왜 대학교 앞에는 여관방이 이리도 많을까요. 삶을 밝히지 않은 채 아이들이 입시공부에 파묻히기 때문에 꿈이나 사랑을 살피지 못해요. 먹고 마시고 노는 흐름에 사로잡히지요.


  가만히 보면 어른들이 만든 사회는 어른 스스로한테부터 재미없어요. 어른 스스로 톱니바퀴 되어 쳇바퀴를 도는 수렁에 사로잡혀요. 삶이 아닌 수렁이 되고, 사랑이 아닌 돈벌기에서 끝나요.


  꼭 시골로 가야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생각한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어느 자리에 어떻게 있든 삶을 생각하고 사랑을 헤아릴 수 있기를 빌어요. 나는 오늘도 가장 맑은 빛 한 줄기 누리고 싶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엽니다. 마을빨래터에서 놀고, 뒷산 골짜기에서 놀자고 생각합니다. 맑게 흐르는 물줄기 바라보며 내 마음이 맑게 흐르기를 바랍니다. 푸르게 부는 바람을 느끼며 내 몸이 푸르게 피어나기를 꿈꿉니다. 4346.7.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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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은 마음 | 책삶+글쓰기 2013-07-3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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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은 마음

 


  아버지로서 아이들 도맡아서 돌볼 적에 두렵다고 느낀 적은 아직 없어요. 왜냐하면,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데에 무엇이 두려울까 싶어요. 내가 어른으로서 이런저런 바깥일, 그러니까 사회 활동을 못할까 두려울까요? 그러나, 나는 이런 느낌 받은 적 없어요. 강의나 강연을 가더라도 늘 먼저 말해요. “저는 늘 아이 돌보기를 도맡아 하기에, 강의를 하러 갈 적에도 아이를 데려가요.” 하고. 다시 말하자면, 어린 아이들 데리고 갈 수 없는 강의 자리는 아예 가지 않아요. 이러다 보면, 강의 자리는 아주 뜸하고, 돈을 벌 자리도 되게 많이 줄지요.


  그렇지만 내 삶에서는 ‘강의’보다 ‘아이’가 먼저예요. 강의 한 번 할 적에 100만 원을 준다 하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없는 자리라면, 나로서도 들려줄 만한 이야기가 없는 자리가 되리라 느껴요.


  아이 둘을 도맡아 돌보니까, 자전거를 타더라도 두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함께 태워야 해요. 큰아이가 다섯 살이던 해에는 둘 모두 수레에 태웠고, 큰아이가 여섯 살 된 뒤부터는 큰아이는 따로 샛자전거를 붙여서 샛자전거에 태워요. 이러거나 저러거나, 나는 자전거를 탈 때면, 자그마치 40킬로그램 가까운 수레와 샛자전거를 붙이고는, 40킬로그램쯤 되는 두 아이를 태우고 다니지요. 그래도 나는 이 아이들 데리고 자전거를 몰면서 두렵다고 느낀 적 없어요. 오르막에서는 되게 무겁네 하고 느끼면서도, 그만큼 더 힘을 내야지 하고 생각해요.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새로움이라고 할까요.


  적잖은 아버지들은 아이 하나나 둘을 도맡아 하루를 보내야 할 적에 몹시 두렵다고 말해요. 스물네 시간 아이와 함께 지내야 하니, 스물네 시간 이녁 마음대로 못 쓰거든요. 그런데, 참 마땅한 노릇이에요.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떠나, 어버이라면, 아이하고 스물네 시간 함께 보내야 맞아요. 어느 어버이가 아이하고 스물네 시간 안 보내면서 살아가겠어요.


  아버지들이 스스로 어떻게 태어나 오늘까지 살아갈 수 있는가 생각할 수 있기를 빌어요. 아버지들이 아름다운 삶과 사랑스러운 꿈을 마음에 담고 즐겁게 하루하루 누리는 길을 걸어가기를 빌어요.
  아이들은 말예요, 하루 스물네 시간 아니라, 하루 마흔여덟 시간도 참말 개구지게 놀아요. 노니까 아이들이에요. 그냥 아이들과 놀면 되어요. 아버지들, 이 나라 모든 예쁜 아버지들, 아이들과 활짝 웃으면서 놀아요. 빙긋빙긋, 싱긋싱긋, 곱게 웃으면서 놀아요. 참말 재미있답니다. 두려움 아닌 기쁨만 있어요. 4346.7.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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