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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 의 전체보기
골짜기에서 책 한 줄 못 읽다 | 책삶+글쓰기 2015-07-3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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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에서 책 한 줄 못 읽다



  아이들하고 골짝마실을 다녀온다. 한여름 물놀이는 언제나 시원하고 즐겁기에 오늘도 씩씩하게 자전거를 몬다. 그런데 오늘은 여느 날하고 사뭇 다르도록 다리에 힘이 안 붙는다. 왜 이리 힘이 안 붙을까?


  골짜기에 깃들어 읽을 책을 두 권 챙겼다. 골짜기에서는 숲바람이랑 물내음이랑 풀빛이 온몸을 고요하게 북돋아 주어서 책 두 권쯤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골짝물에 몸을 반쯤 담그며 책을 읽으면 얼마나 재미나면서 신나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은 몇 쪽 읽기도 벅차서 그만 바윗돌에 책을 내려놓고는 끙끙 소리를 내며 드러눕는다. 큰아이가 “아버지, 이제 집에 가자!” 하고 부를 때까지 잠에서 깨어나지도 못한다.


  골짜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리막이다. 수월하다. 어찌저찌 잘 돌아온다. 자전거를 들이고, 빨래와 이불을 걷고, 부엌을 치운 다음, 아이들한테 먹을것을 차려 놓는다. 곧장 쓰러지고 싶지만 쓰러질 수 없다.


  맑은 물을 몇 모금 들이켜면서 생각한다. 마음이 힘들기에 몸이 덩달아 힘들다. 마음을 달래지 않는다면 몸을 살릴 수 없다. 노래하는 마음을 찾자. 내가 볼 모습은 ‘골짜기에 깃든 도시 손님이 버린 쓰레기’가 아닌 ‘골짜기에 늘 한결같이 흐르는 짙푸르고 싱그러운 기운’이다. ‘여름철 도시 손님이 버린 쓰레기’만 쳐다보면서 눈살을 찌푸리면 마음까지 괴롭다. ‘아이들이 웃으면서 노는 모습’에 마음을 기울일 때에 나도 웃음이 나온다.


  누군가 나를 해코지하려고 한들 다른 사람이 나를 해코지할 수 있지 않다. 해코지하려는 사람 스스로 이녁 마음을 망가뜨릴 뿐이다. 나는 내 마음속에 깃든 고운 넋을 바라볼 노릇이고, 내 곁에서 아름답게 노래하는 숨결을 사랑으로 어루만지면 될 일이다. 바람 분다고 쓰러지는 나무가 어디 있나? 나무는 바람이 불면 싱그러운 소리를 내며 춤을 춘다. 나도 춤을 추자.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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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서재 스트레스 | 책삶+글쓰기 2015-07-3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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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서재 스트레스



  골짜기에 가고 싶다는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우체국에 들르고 골짜기로 가는 길에 몸이 많이 힘들고 배까지 아프다. 아주 어지럽고 괴롭다. 무슨 일인가? 아픈 아랫배를 달래고 또 달랜 뒤 가까스로 골짜기에 닿는다. 물에 몸을 살짝 담그고 나와서 어지러움을 달래 본다. 왜 이러지? 가만히 헤아리니, 어젯밤부터 어떤 알라디너가 한 일 때문인 줄 깨닫는다. 올해 첫머리에 큰아이 초상권 침해와 내 사진저작권도용 때문에 닷새 동안 물도 못 마시고 앓아누운 적 있는데, 그때와 비슷하다. 알라디너 한 사람은 논에 심심풀이로 돌을 던졌으리라. 그런데 논에 살던 개구리는 날벼락을 맞는다. 심심풀이로 돌을 던진 이는 아무것도 모르리라. 알 까닭도 없다. 그렇다고 알 라딘과 이곳 서재와 여러 이웃한테 염증을 낼 까닭은 없다.


  아이들이 노는 소리와 골짝물 소리와 멧새와 매미와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나는 그저 내 서재를 고이 돌보면 된다. 4348.7.31.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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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못 벗어나는 새끼 제비 | 책삶+글쓰기 2015-07-3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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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못 벗어나는 새끼 제비



  어제부터 우리 집 처마에서 ‘새끼 제비 둥지 떠나 보내기’를 어미 제비가 시킨다. 둥지에는 새끼 제비가 다섯 마리 있었고, 이 가운데 세 마리는 씩씩하게 밖으로 나와서 한참 깃을 다독인 뒤에 어미 제비하고 날아올랐다. 그런데 두 마리는 하루가 지나도 아직 둥지 바깥으로 뛰쳐나오지 못한다. 멀뚱멀뚱 눈치만 보는지 두려워하는지 둥지에서 조금도 못 벗어난다.


  어미 제비는 둥지에 남은 새끼한테는 먹이를 거의 안 물어 준다. 그렇다고 아예 안 물어 주지는 않는다. 배고파서 스스로 뛰쳐나올 만큼만 주는구나 싶다. 안 주지도 않으나 넉넉히 주지도 않는다. 어쩌면 이 새끼 제비 두 마리는 다른 새끼보다 몸집이 작을 수 있겠지.


  얘들아, 너희가 이 여름이 끝날 무렵 태평양을 가로질러 먼먼 길을 날아오르려면 어서 둥지를 떠나야 해. 앞으로 한 달 동안 바지런히 날개힘을 길러야 해. 너희는 오뉴월이 아닌 칠월에 다 자란 새끼라서 올해에 깨어난 다른 새끼보다 훨씬 늦었어. 두려움을 떨치렴. 모든 새끼 제비는 처음에는 날갯짓이 서툴단다. 너희한테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예전 어미 제비는 우리 집 처마 둘레에서 하루 내내 맴돌이만 했고, 때로는 종이상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기도 했지. 새로운 곳을 찾아서 훨훨 날아오르렴. 둥지에 스스로 갇힌 채 머물지 말고, 네 씩씩한 날개를 힘차게 펼쳐서 새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렴.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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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25. 아는 버섯, 모르는 버섯 | 사진책 읽는 즐거움 2015-07-3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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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25. 아는 버섯, 모르는 버섯


  여덟 살 어린이는 일곱 살 적에 ‘달걀버섯’을 보았습니다. 다만, 갓을 활짝 벌린 모습이 아니고, 달걀처럼 오므린 모습도 아닌, 둘 사이일 적 모습을 보았어요. 여덟 살 어린이는 버섯 이름이 무엇인지 떠올리지 못하지만 “아버지, 우리 예전에 본 버섯이에요!” 하고 외칠 줄 압니다. 나는 빙그레 웃으면서 “그래, 지난해에 봤어. 이름을 알겠니?” “아니.” “이름을 모르겠으면 스스로 새롭게 붙이면 돼.” “음, 분홍버섯?” 버섯이나 나무나 풀이나 꽃이나 벌레한테 ‘학술 이름’을 붙여도 되지만, 우리가 저마다 바라보고 마주하는 대로 ‘반가운 이름’을 붙여도 됩니다. 아무튼, 이제부터 ‘우리 식구 모두 아는 버섯’이 한 가지 늡니다.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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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84. 2015.7.30. 큰 상자에 들어가서 | 책 읽는 아이 2015-07-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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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84. 2015.7.30. 큰 상자에 들어가서



  복사기 상자가 있다. 아홉 해 앞서 장만한 복사기에서 나온 커다란 상자이다. 그때에 이 상자를 버리기 몹시 아까웠다. 틀림없이 쓸 곳이 있으리라 여겼다. 지난 아홉 해 동안 ‘커다란 상자’는 짐을 담는 구실을 했다. 얼마 앞서 이 상자를 비웠고, 도서관 한복판에 놓는다. 두 아이는 상자를 들락거리면서 논다. 큰아이는 걸상을 상자에 들이고는 책을 읽는다. 작은아이는 상자에 드러누워서 까르르 노래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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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책읽기] 양자우연성 (니콜라스 지생) | 한 줄 책읽기 2015-07-3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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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우연성 (니콜라스 지생) 승산 펴냄, 2015.7.6.



  무더위에 《양자우연성》을 읽으면서 무더위도 더위도 여름도 땡볕도 모기도 모조리 잊는다. 왜냐하면, ‘양자우연성’은 바로 내가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삶을 스스로 바꾸는 길을 푸는 실마리를 스스로 밝히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물리학(과학)이기 때문이다. 네 해 앞서까지 양자물리학이나 양자역학을 생각해 보지 못했으나, 네 해 앞서부터 곁님하고 양자물리학하고 양자역학을 함께 익힌다. 우리 아이들한테도 쉬운 말로 양자물리학하고 양자역학을 풀어서 이야기해 준다. 그러고 보면, 어버이란 어버이 노릇을 하면서 교사 노릇도 하기에, 어버이로서 먼저 《양자우연성》 같은 책을 신나게 읽는다. 《양자우연성》을 보면 책겉에 ‘정보통신기술의 새로운 기회’ 같은 덧이름이 붙는데, 양자물리학·양자역학은 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우리 삶자락 모든 자리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북돋우는 재미난 수수께끼이다. 양자우연성을 익히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 웃고 노래하려고 한다. 왜 그러할까? 궁금하다면 이 책부터 읽어 보면 된다.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양자우연성

니콜라스 지생 저/이해웅, 이순칠 공역/김재완 감수
승산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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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번호가 곧 바뀌네 (사진책도서관 2015.7.30.) | 숲노래 도서관 2015-07-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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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번호가 곧 바뀌네 (사진책도서관 2015.7.3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달력을 안 보고 살다 보니 칠월이 끝나면 팔월이 되는 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게다가 팔월이 되면 우편번호가 여섯 자리에서 다섯 자리로 바뀌는 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틀이 지나 팔월로 접어들면, 도서관 봉투를 하나도 못 쓴다. 새 우편번호를 낱낱이 알아낸 다음 새 봉투를 마련해서 써야 한다.


  달력을 안 보고 사느라 우리 집 식구들 생일도 제때에 챙기는 일이 없고, 세금고지서도 마감을 넘겨서 웃돈을 더 내기 일쑤인데, 새 봉투도 여태 챙기지 않고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다. 남은 봉투라도 얼른 써야겠다.


  두 아이는 복사기를 담던 커다란 상자에 걸상까지 집어넣고 들어가서 논다. 재미있니? 너희들이 틀림없이 상자놀이를 하리라 느껴서 그 복사기 상자를 안 버리고 여태 건사했지. 이 튼튼하고 큰 상자를 잘 아껴서 오래오래 갖고 놀자.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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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20 : 관觀 | 우리말 살려쓰기 2015-07-3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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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20 : 관觀


-관(觀) : ‘관점’ 또는 ‘견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가치관 / 세계관 / 인생관


 한나 아렌트 관觀을 개진해 보겠다

→ 한나 아렌트 관점을 펼쳐 보겠다

→ 한나 아렌트 생각을 펼쳐 보겠다

→ 한나 아렌트가 보는 눈을 밝혀 보겠다

→ 한나 아렌트가 어떤 눈길인가를 따져 보겠다



  ‘관점(觀點)’은 “보는 눈”을 가리킵니다. ‘견해(見解)’는 “내 생각”을 가리키고요. ‘-관’이라는 한자말을 붙여서 쓰는 ‘가치관’이나 ‘세계관’이나 ‘인생관’은 “값어치를 따지는 눈”이나 “세계를 보는 눈”이나 “삶을 보는 눈”을 가리켜요.


  한자말하고 어울리는 ‘-관’이라면 그대로 즐겁게 써야 하리라 느낍니다. 한국말로 쉽게 쓰려고 할 적에는 ‘눈길·눈·눈썰미·눈매·눈빛·눈결’ 같은 여러 가지 말마디를 쓸 만하구나 싶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한자말도 한국말도 아닌 ‘외국사람 이름’입니다. 이러다 보니 ‘-관’만 붙이기에 안 어울리는 듯하다고 여겨 ‘관觀’처럼 적었으리라 봅니다. 이럴 때에는 “한나 아렌트 생각”처럼 쓰면 됩니다. “아버지 생각은 어때요?”처럼 말하듯이 다른 토씨 없이 ‘생각’이라는 낱말을 넣으면 됩니다. 4348.7.31.쇠.ㅅㄴㄹ



이런저런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서 한나 아렌트 관觀을 개진해 보겠다

→ 이런저런 모의실험을 해 보면서 한나 아렌트 생각을 밝혀 보겠다

→ 여러모로 따지면서 한나 아렌트가 (정치를) 보는 눈을 살피려 한다

《나카마사 마사키/김경원 옮김-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갈라파고스,2015) 2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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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랑 이불 빨래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5-07-3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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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랑 이불 빨래



  작은아이가 새벽바람으로 물놀이를 찾는다. 이른아침부터 씻는방에 물을 받아서 물놀이를 즐긴다. 두 아이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남은 물은 이따가 또 물놀이를 해도 되는데, 오늘은 이불 한 채를 빨 생각이라서, 이 물로 빨래를 한다. 한창 수세미로 벅벅 이불을 문지르는데 작은아이가 뒤에 서서 “아버지 이불 빨아?” 하고 묻더니 “내 이불도 빨고 싶어.” 하고 말한다. “그러면 가지고 와.” 하고 말하니 얼른 달려간다. 누나 이불도 가지고 오라는 말을 하려 했는데 그냥 갔다.


  제 이불을 챙기려고 간 작은아이는 누나 이불을 함께 들고 온다. 말을 안 해도 스스로 아는구나. 제 이불을 빨고 싶으면 누나 이불도 함께 빨 만한 줄 아는구나. 새벽부터 안개가 짙게 끼는 모습을 보니 오늘도 폭폭 찌는 무더운 날씨가 될 듯하다. 이불도 잘 마르겠다.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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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크은 파리’ 있어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5-07-3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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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크은 파리’ 있어



  작은아이가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여기 와 보세요. 얼른요. 크은 파리 있어요.” 얼마나 커다란 파리이기에 ‘크은’이라고 할까? 작은아이가 가리키는 평상 옆을 본다. 옳거니, 매미로구나. “보라야, 아버지는 이 매미를 그저께 보았어. 얘는 파리가 아니라 매미야.” “매미? 매미는 왜 파리같이 생겼어?” “매미가 파리하고 비슷해 보여? 잘 보면 둘이 다를 텐데.”


  매미 한 마리가 후박나무 밑에 놓은 평상 옆에서 고요히 잠들었다. 앞다리 하나는 개미가 떼어갔다. 개미떼가 자꾸 찾아와서 매미 주검을 더 떼어가려 한다. 두 아이는 평상 언저리에서 놀며 나무 그늘을 누리다가는 자꾸 매미를 들여다본다.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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