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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지킴이’는 모두 어디 갔을까? (은여우 9) | 만화책 2015-08-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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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은여우 9

오치아이 사요리 글,그림
대원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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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지킴이’는 모두 어디 갔을까?

― 은여우 9

 오치아이 사요리 글·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7.31. 5000원



  우리 집에는 아이들이 있어서 시끌시끌합니다. 큰아이와 작은아이 둘이 있는 보금자리는 두 아이가 내는 노래가 가득 흐르면서 북적입니다. 아이들은 얌전하게 놀지 않습니다. 아니, 아이들은 조용히 놀지 않습니다. 언제나 마루를 쿵쿵 울리면서 뛰고 마음껏 소리를 지르면서 놉니다. 마당에서도 마루에서도 고샅에서도 그야말로 온몸으로 외치고 노래하면서 놀아요.


  그러고 보면, 마을마다 아이들이 넘치던 지난날에는 아이들이 노는 소리로도 언제나 시끌시끌했습니다. 도시도 시골도 똑같아요. 아이들은 도시에서도 골목을 가득 메우면서 놀고, 시골에서도 들이나 숲이나 냇가나 고샅을 가득 메우면서 놉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골목이나 마당에서 일합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어른들은 흥얼흥얼 일노래를 부르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어요.



‘예전에는 긴타로밖에 없어서 조용했는데! 지금은 하루도 있고, 많이 시끌벅적해졌지. 긴타로는 조용한 게 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 전보다 덜 쓸쓸해 보이는 것 같아. 훨씬 더 전에는 어땠을까?’ (22쪽)


“나는 깨달았어. ‘본산은 모두의 것이지 내 신사가 아니다. 그리고 산의 바깥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지금의 인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 이대로 산과 하나가 되어 버려도 괜찮은 걸까’ 하고 말이야. 나는 본산을 떠나 내 신사를 찾으면서, 세상을 두루두루 돌아보기로 했어.” (28쪽)



  오치아이 사요리 님이 빚은 만화책 《은여우》(대원씨아이,2015) 아홉째 권을 읽으며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조용한 삶터는 조용한 대로 아름답습니다. 시끌벅적한 삶터는 시끌벅적한 대로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뛰노는 모습이 성가시거나 싫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어른이 된 사람’은 누구나 아기 적이나 아이 적에 신나게 뒹굴거나 뛰놀았기 마련입니다. 무서운 어버이가 매섭게 다그친 탓에 제대로 뛰놀지 못한 사람도 있을 텐데, 어버이가 따스하고 보드랍게 어루만지면서 돌보면, 어떤 아이라도 신나게 뒹굴거나 뛰놀아요. 아이는 모름지기 실컷 뛰고 달리고 뒹굴고 날면서 온몸이 튼튼하게 자라니까요.


  그러고 보면, 시골은 아이들이 없어서 조용합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없으니 시골은 너무도 조용합니다. 그런데, 도시에서도 사람 목소리로 와글거리지 않기 일쑤예요. 도시 아이들은 뛰놀 빈터가 없거나 학원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시에는 아이들이 많아도 빈터마다 자동차가 차지합니다. 자동차가 빈터에 서지 않더라도 찻길을 싱싱 달리는 자동차가 워낙 많아서 아슬아슬합니다. 연을 날릴 만한 빈터는커녕, 딱지를 치거나 팽이를 돌릴 만한 빈터조차 찾기 어려워요.



‘조용한 신사도, 즐거운 신사도, 나는 좋아. 정말로, 신의 사자가 보여서 행복해.’ (38∼39쪽)


“우리 가게를 이어가는 게 꿈이니까, 일부러 멀리 돌아갈 필요 없잖아.” (69쪽)



  만화책 《은여우》는 ‘일본 신사’를 물려받은 두 아이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끕니다. ‘일본 신사’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시달린 ‘신사 참배’가 떠오릅니다. 제국주의 권력은 이웃나라를 총칼로 쳐들어가면서 ‘일본 문화와 역사와 사회와 종교’를 억지로 심으려고 했습니다. 한국 곳곳에 일본 신사가 섰고, 퍽 오랫동안 한국 어린이와 어른은 신사에 가서 억지로 절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면, 제국주의 권력은 일본에서도 모든 일본사람이 신사에 가서 절을 하도록 시켰을 테지요. 일본에서도 ‘신사 참배’를 안 하다가 따돌림받거나 시달린 사람이 꽤 많겠지요.


  제국주의 권력이 총칼을 앞세울 적에는 언제나 제 나라부터 윽박질러서 길들입니다. 이윽고 이웃나라로 총부리를 돌리면서 ‘거짓 충성’에 사람들이 휩쓸리도록 내몹니다. ‘일본 신사’는 바로 사람들이 ‘거짓 충성’에 휩쓸리도록 북돋운 구실을 톡톡히 맡았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일본 신사를 물려받는 아이들이 나오는 만화책이 한국말로 나옵니다. 한국하고 일본 사이에 앙금이 모두 풀렸기 때문이라기보다, 권력에 빌붙는 이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똑같이 권력에 빌붙고, 수수하게 삶을 짓는 이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수수하게 삶을 지어요. 이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먼 옛날부터 제 고장(고향마을)에서 조용하게 삶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일군 어버이’를 사랑합니다. 종교나 강요로 말하는 ‘일본 신사’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있는 하느님’과 같은 숨결을 헤아리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괜찮여, 괜찮여, 둘 다 잘못 없당께!” “그려, 그려, 모처럼 만났는디.” “착하구먼. 둘 다 참말로 착혀.” “오늘은 좋은 날이여. 이렇게 좋은 아이를 둘이나 만났응께.” “참말로 좋은 날이여.” (161쪽)


“한 가지만 여쭤 봐도 될까요? 어째서 궁사님은 신이나 신의 사자가 보이지 않는데도 믿으실 수 있죠?” “글쎄요,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것과 없는 건 다르니까요.” (173쪽)



  곰곰이 돌아보면, 한국에서는 서낭당이 거의 모두 무너졌습니다. 예부터 한국에서도 마을마다 ‘마을 지킴이’가 있고, 집집마다 ‘집 지킴이’가 있어요. 그런데, 이 모든 지킴이는 싸그리 무너지거나 내쫓기거나 사라져야 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모질게 짓밟히기도 했지만, 이보다는 한국전쟁을 거치고 새마을운동 바람이 휩쓸면서 그야말로 몽땅 무너졌다고 할 만합니다.


  만화책 《은여우》에서 ‘수백 해에 걸쳐서 작은 절집(신사)을 지켜 주는 은여우’가 나온다면, 한국 사회에서는 크고작은 고장에 크고작은 마을마다 두고두고 우리 고장이랑 마을을 돌보던 지킴이가 있고 도깨비가 있을 테지요.


  우리는 어떤 지킴이를 섬기면서 이웃을 어떤 마음으로 아꼈을까요? 우리는 어떤 하느님을 마음속으로 품으면서 이웃을 어떤 사랑으로 보살폈을까요?



“그건 그것대로 그때마다 배워 나가면 되는겨. 남은 인생도 아직 길잖여. 우리는 배우고자 하는 사람 편잉께.” (177쪽)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끌시끌하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어버이는 이 아이들한테 따사로운 지킴이 구실을 합니다. 아이들은 어버이를 마음으로 따르고, 어버이는 아이들을 마음으로 아낍니다. 우리가 사는 조촐한 시골집에는 수많은 풀벌레가 하루 내내 노래하고, 온갖 멧새가 꾸준히 찾아듭니다. 철 따라 드나들던 많은 새들은 이제 찬바람이 썰렁하니까 자취를 감춥니다. 나락이 천천히 익고, 들바람 결이 바뀝니다.


  우리 마을 지킴이는 어디에 있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집을 지키고 곳간을 지키며 뒷간을 지키고 문간을 지키며 부엌이랑 밭자락을 지키던 넋은 어디에 있는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서낭당은 사라져야 했어도, 우리 마을을 지키는 숨결은 사라지지 않았으리라 느낍니다. 깊은 밤에도 밝은 낮에도, 우리가 이곳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살림을 가꿀 수 있도록 지켜보면서 흐뭇하게 웃으리라 느낍니다. 늦여름에 그야말로 느즈막하게 깨어난 나비들이 우리 집 호박꽃이며 고들빼기꽃이며 모시꽃이며 부추꽃이며 쇠무릎꽃이며 바삐 드나듭니다. 나비 한 마디도 따사로운 지킴이일 테지요? 나도 이 작은 나비를 따사로이 바라보는 지킴이로 이곳에 있습니다. 4348.8.3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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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38] 제대로 바라보기 | 시로 읽는 책 2015-08-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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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38] 제대로 바라보기



  호박알 한 덩이 굵기까지

  한 달 남짓

  가만히 지켜본다.



  가게나 저잣거리에 가면 한겨울에도 호박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철 호박은 여름이 무르익다가 저물면서 가을로 접어드는 철이 비로소 볼 만하고, 가을 내내 호박알을 한 덩이 두 덩이 만납니다. 암꽃이 피었다가 진 뒤에 호박알 한 덩이가 소담스레 굵어서 고맙게 따서 먹을 수 있는 나날을 꼽아 보니 한 달이 더 걸립니다. 호박국이랑 호박지짐을 곁님이랑 아이들하고 먹으려고 우리는 모두 한 달 남짓 호박을 날마다 들여다보며 절을 했습니다. 4348.8.3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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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46. 작은 옥수수싹 | 사진책 읽는 즐거움 2015-08-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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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46. 작은 옥수수싹



  옥수수씨를 불려서 심습니다. 옥수수씨에 싹이 틉니다. 큰아이하고 함께 새싹을 지켜보면서 그림을 그립니다.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는 싹을 보고, 줄기를 보며, 잎을 봅니다. 곁에 앉아서 풀내음을 맡고 흙내음을 들이켭니다. 곁에 앉아서 햇볕을 함께 쬐고 바람을 나란히 마십니다.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끼는 마음이 되기에 그림을 그립니다. 아이는 옥수수싹 곁에 앉아서 사랑을 두 손에 실어 그림을 그리고, 나는 아이 곁에 서서 사랑을 두 손에 모아 사진을 찍습니다. 작은 옥수수싹은 아이와 나 사이를 한결 따스히 이어 주는 징검다리가 됩니다. 4348.8.3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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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의] 포복절도의 이야기,그대의 소식,푸른빛의 어여쁜,일본말의 영향 | 우리말 살려쓰기 2015-08-3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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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34) -의 : 포복절도의 짤막한 이야기


포복절도의 짤막한 이야기를 한 편!

→ 자지러지게 웃긴 짤막한 이야기를 한 편!

→ 아주 웃긴 짤막한 이야기를 하나!

《마야 미네오/조은정 옮김-파타리로! 21》(대원씨아이,2006) 6쪽


  ‘포복절도(抱腹絶倒)’는 “몹시 웃다”로 옮길 만한데, 이 자리에서는 “자지러지게 웃긴”이나 “아주 웃긴”으로 손보면 됩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대의 소식을

→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대 소식을

→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대 이야기를

《송기원-마음속 붉은 꽃잎》(창작과비평사,1990)


  “그대 소식”이라고만 적으면 됩니다. ‘-의’를 붙일 일이 없습니다. ‘소식(消息)’은 그대로 쓸 만할 수 있지만, 순화용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쳐써야 할 낱말이라는 뜻입니다. 이 글월에서는 ‘이야기’로 손봅니다.


은은한 푸른빛의 어여쁜 이 들꽃 이름이

→ 그윽히 푸르고 어여쁜 이 들꽃 이름이

→ 고요히 푸르고 어여쁜 이 들꽃 이름이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5쪽


  ‘은은(隱隱)한’은 ‘그윽한’이나 ‘고요한’이나 ‘조용한’이나 ‘차분한’으로 손질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토씨를 잘못 붙여서 뒷말을 꾸미려 하니 ‘-의’를 넣습니다. 들꽃 한 송이가 ‘그윽하’면서 ‘푸르’고 ‘어여쁘다’고 하니, ‘-고’라는 말을 넣어야지요.


털꽃개회나무 등은 모두 일본말의 영향이다

→ 털꽃개회나무 들은 모두 일본말 영향이다

→ 털꽃개회나무는 모두 일본말에서 왔다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39쪽


  어떤 영향을 받는다면 “일본말 영향”처럼만 쓰면 됩니다. “태풍 영향으로”라든지 “아버지 영향으로”처럼 씁니다. ‘등(等)’은 ‘들’로 손보거나 아예 덥니다. ‘영향(影響)’은 그대로 두어도 되고, 앞말과 묶어서 “일본말에서 왔다”처럼 손질해도 됩니다. 4348.8.3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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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책읽기]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 한 줄 책읽기 2015-08-3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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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인물과사상사 펴냄, 2015.8.14.



  《조선식물향명집》에 나오는 풀이름을 살피면서 ‘한국 풀꽃’이 ‘한국 이름’이 아니라 ‘일본 이름’으로 붙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펼치는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이라는 책을 읽는다. 이 책을 본 여러 사람이 짚는 대목이 있는데, 115쪽에 나오는 ‘따온글(인용문)’은 아주 틀렸다. 글쓴이 이윤옥 님은 《조선식물향명집》에 실은 풀꽃 이름이 마치 ‘총독부에서 엮은 조선어사전’이나 ‘일본사람이 엮은 식물도감’에서 옮겼다고 글을 쓰는데, 디지털 한글박물관에 오른 《조선식물향명집》 영인본 머리말을 아무리 되읽어도 이윤옥 님이 ‘주장하는 말’은 한 마디도 안 나온다. 오히려, 《조선식물향명집》 영인본 머리말에는 한국 여러 시골에서 예부터 쓰던 풀이름을 두루 살피며 애썼다는 말이 나올 뿐이다. 일본 풀이름이나 꽃이름으로 잘못 쓰는 풀꽃 이름이 제법 있다. 이러한 이름을 바로잡거나 새롭게 이름을 붙여 주자고 하는 생각은 아름답다. 그러나, 식물학자가 붙인 모든 풀이름이 엉터리이지 않다. 더욱이 예부터 시골사람이 쓰던 풀이름이 학술 이름이 되기도 했고, 시골사람이 쓰던 풀이름을 ‘속명’이라는 이름을 빌어 남겨 놓기도 했다. 《조선식물향명집》이라는 책을 굳이 깎아내리면서 이윤옥 님 책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을 추켜세워야 할 까닭이 있을까? 풀과 꽃을 더 살피고 헤아리면서, 스스로 풀과 꽃하고 이웃이 되려는 마음이라면, 책이름에서도 ‘창씨개명’ 같은 말을 섣불리 붙이지 않았으리라 본다. 대단히 안타깝고 아쉽다. 너무 억지스러운 이야기가 많다. 뜻있는 생각이 곳곳에서 흐르지만, 너무 억지스럽게 ‘일본 이름 번역’으로만 돌리고, 게다가 오늘날 뜻있게 애쓰는 수많은 식물학자와 ‘식물 즐김이’가 흘리는 땀방울은 이 책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참말 이 책은 왜 썼을까? 4348.8.31.달.ㅅㄴㄹ



* 《조선식물향명집》 머리말에서 따옴

그런데朝鮮産植物의鄕土名은鄕藥採集月令, 鄕藥本草, 東醫寶鑑, 山林經濟

濟衆斬編, 方藥合編等古籍에散見되는外에總督府編朝鮮語辭典, 森博士著朝鮮

植物名彙, 石戶谷 · 鄭台鉉兩氏編朝鮮森林樹木鑑要, 中正博士著朝鮮森林植物

編等에記載된것이重要한것이다. 그러나此等名稱中에는同物異名, 혹은異物同

名의것과又는同一種에數個의地方名稱이있는것도있으며, 朝鮮語에生疏한內外

先學들의誤傳誤記도不小하야錯雜하기이를데없다.玆에編者等은從來부터硏究

調査하여오든次에一層採集과調査에盡力하는한편連三年間百餘回의會合에서編

者等의蒐集한方言을土臺로하고前記文獻을參考로하여植物名稱을査定하기凡二

千餘種에達하였다. 그러나아직査定未完된것은漸次調査를거듭하야 未久에續編이

發行되기를自期하는바이다.


*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115쪽 이윤옥 님 주장

《조선식물향명집》을 만든 정태현, 도봉섭, 이덕봉, 이휘재는 ‘머리말’에 “조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선명은 그대로 이용하되 이름을 알 수 없는 것은 총독부에서 만든 《조선어 사전》이나 일본인이 쓴 식물도감을 토대로 이름을 붙였다”고 썼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저
인물과사상사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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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눈으로 보는 마음’ | 책삶+글쓰기 2015-08-3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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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눈으로 보는 마음’



  말은 입에서 나온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귀로 들을 뿐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말을 손을 놀려서 종이에 옮겨적거나 받아쓰면, 눈으로 볼 수 있다.


  눈으로 말을 본다면, 눈은 ‘종이에 적힌 글씨’만 살피지 않는다. ‘말을 보는 눈’은 ‘글씨에 어린 숨결’을 함께 헤아린다. 아무 마음이 없이 쓴 글이 아니라, 온마음을 실어서 흐르던 말을 담은 글일 때에는, 이 글을 쓴 사람이 어떤 목소리로 말을 했고, 어떤 느낌으로 말을 했으며, 어떤 마음과 뜻과 사랑으로 말을 했는가 하는 대목을 모두 헤아린다.


  ‘읽기’란 ‘글씨 알아보기’가 아니다. ‘읽는다’고 할 적에는 ‘글씨에 서린 마음’을 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몸짓이다. 내 마음에 네 마음을 담으려고 하는 몸짓이 아니라면 ‘읽기’가 아니다. 그래서, 꽤 많은 사람들이 ‘책읽기’나 ‘글읽기’를 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제대로 책읽기나 글읽기를 못 하기 일쑤이다. 겉으로 드러난 줄거리에만 매달린 채, 글에 실린 마음을 느끼지 못하고 살피지 못하며 헤아리지 못할 적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알아차리지 못하며 알아내지 못한다.


  책읽기는 “줄거리 훑기”가 아니다. 줄거리를 아무리 잘 훑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줄거리 훑기”를 책읽기라고 하지 않는다. 줄거리만 훑어서 쓰는 글은 ‘느낌글(독후감)’이 아니다. 줄거리만 적었으니, 이런 ‘줄거리 간추림’은 ‘보도자료’라고는 여길 수 있겠지.


  ‘주례사 비평’이라든지 ‘서평단 서평’이 따분할 뿐 아니라 아무런 뜻도 없는 까닭은, 주례사 비평이나 서평단 서평에는 ‘책을 읽은 몸짓’이 없고 ‘책을 읽어서 북돋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주례사 비평이나 서평단 서평에는 “줄거리 훑기”가 아닌 “네 생각을 읽어서 내 생각을 살찌운 숨결”이 드러나지 않으니, 아무런 값어치조차 없다.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마음을 풀어놓은 ‘글’인 줄 알아야 한다. 내 마음으로 네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빚은 ‘책’인 줄 알아야 한다. 마음으로 읽을 때에 비로소 ‘읽기’이다. 내 사랑을 담아서 네 사랑을 기쁘게 읽는 몸짓이 바로 ‘책읽기’이다. 그냥 닥치는 대로 손에 쥐어서 종이를 넘기다가 끝 쪽까지 나아가서 덮는 몸짓으로는 어떠한 책읽기도 안 한 셈이다. 신문이나 잡지 같은 매체에 실리는 거의 모든 ‘서평’이 그리 읽을 만하지 못한 까닭은, 거의 모든 ‘서평’에는 ‘이러한 글(서평)을 쓰는 사람 마음’은 찾아볼 길이 없이 “줄거리 훑기”만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없이 책을 살펴서 마음이 없이 글을 쓰는데, 이러한 ‘글씨 꾸러미’를 어떻게 ‘글’로 여겨서 읽을 수 있겠는가. 4348.8.3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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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74 안 보일 때, 보일 때 | 말넋삶-람타 공부 2015-08-3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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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74 안 보일 때, 보일 때


  낮이 저물고 밤이 되면 둘레가 온통 깜깜합니다. 이제 빛이 없는 때입니다. 빛이 없으니 눈으로 알아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빛이 있을 적에는 온갖 빛깔이 알록달록 드러나는데, 빛이 없을 적에는 모두 까맣기만 합니다. 게다가 어느 것도 눈에 안 보이니까, 있는지 없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낮에서 밤으로 접어들 적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 눈에 기운을 모으면, 차츰 눈이 밝게 트입니다. 사람한테는 낮눈과 함께 밤눈이 있어요. 안 보인다고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 보고 말지만, 내 밤눈을 생각하면서 차분히 기다리면 밤눈이 천천히 뜨입니다.

  어떤 사람은 밤눈이 아닌 다른 눈으로 봅니다. 적외선을 볼 수 있다면 아무리 어둡더라도 환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따로 장치를 눈에 씌워서 볼 테고, 어떤 사람은 맨눈으로도 적외선을 보겠지요. 그러면, 안 보이기에 두렵거나 무섭고, 보이기에 안 두렵거나 안 무서울까요? 우리는 어떤 눈으로 무엇을 볼까요?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기에 바닷물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으나 헤엄을 칠 줄 알아서 바닷물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헤엄을 칠 줄 알고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두려워 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닷속에서 무섭다 싶은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한 사람한테는 무서운 것’이 ‘어느 한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두려움에 떨지만, 한 사람은 느긋하면서 차분하지요.

  1억 원에 이르는 돈을 손에 쥐었지만 두려워 하는 사람이 있고, 1억 원에 이르는 돈을 손에 쥐었기에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이 한푼조차 없으나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1억 원에 이르는 돈은 도무지 손에 쥘 수 없다는 생각에 두려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는 눈’이란 무엇일까요? 겉모습을 보기에 ‘보는 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못 보는 눈’이나 ‘안 보는 눈’이란 무엇일까요? 겉모습을 못 보면 ‘못 보는 눈’일까요? 겉이나 속 어느 것도 안 쳐다보려고 하면 ‘안 보는 눈’일까요?

  같은 책을 놓고 읽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책에 깃든 참이나 거짓을 느끼거나 헤아리지 못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책에 깃든 참이나 거짓을 느끼거나 헤아립니다. 참이나 거짓을 ‘보는 눈’은 어떤 눈일까요? 참이나 거짓을 ‘못 보는 눈’이나 ‘안 보는 눈’은 어떤 눈일까요? 몸에 있는 눈으로 얼굴이나 차림새를 알아본다고는 하지만, 마음속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보는 눈’일까요 ‘못 보는 눈’일까요 ‘안 보는 눈’일까요? 삶을 이루는 사랑과 꿈을 알아보지 못하면, 우리는 ‘뜬 눈’일까요 ‘감은 눈’일까요?

  어떤 것이 코앞에 있어도 안 보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아주 멀리 있어도 보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코앞에 두고도 안 볼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이 대단히 멀리 떨어진 데 있어도 서로 마주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몸에 달린 눈’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몸에 깃든 마음’으로도 함께 보기 마련입니다. 이제 하나하나 헤아려야 합니다. ‘몸에 깃든 마음’ 가운데 어떤 눈으로 서로 마주보거나 바라보는가를 헤아려야 합니다. 네 마음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내 ‘마음눈’은 무엇인지 헤아려야 하고, 우리 마음이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내 ‘마음눈’은 어느 자리에 있는지 헤아려야 합니다. 마음눈을 뜨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마음눈을 안 뜨는 사람은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마음눈을 활짝 열지 않으면 참이나 거짓을 알 수 없기도 하지만, 사랑과 꿈으로 나아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마음눈을 활짝 열 때에 비로소 참과 거짓을 환하게 알아볼 뿐 아니라, 참과 거짓을 넘어 사랑과 꿈으로 곱게 거듭나는 삶으로 나아갑니다. 4348.3.19.나무.ㅎㄲㅅㄱ

(최종규/숲노래 . 2015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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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는 눈 (사진책도서관 2015.8.23.) | 숲노래 도서관 2015-08-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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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보는 눈 (사진책도서관 2015.8.2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어귀에 파헤쳐진 땅을 바라보면서 도서관을 오간다. 아이들은 이 땅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할까? 자동차를 좋아하고 자동차 놀이를 날마다 하는 작은아이는 ‘삽차’가 무엇이라고 느낄까? 삽차는 틀림없이 사람이 손으로 땅을 팔 적보다 더 깊고 빠르게 많이 파헤칠 수 있다. 그러면, 삽차는 땅을 왜 사람 손보다 훨씬 깊고 빠르게 많이 파헤칠까? 삽차로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아이가 보는 눈하고 어른이 보는 눈은 다르다. 아이는 도서관 어귀 땅이 파헤쳐져도, 놀이터로 삼는다. 흙이 수북하게 쌓인 곳으로 올라가서 “아버지, 내가 아버지보다 키가 더 크다!” 하면서 깔깔깔 웃는다. 씩씩한 시골순이와 튼튼한 시골돌이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마음껏 뛰고 달리고 뒹굴고 날면서 논다. 그러니, 아이들로서는 도서관 어귀 땅바닥이 어떻게 되든 대수롭지 않다. 다만, 아이도 어른도 한 가지는 생각한다. 나무가 뽑히고 잘린 대목이 슬프다. 그러나, 나무를 슬프게 바라보기만 하지는 않는다. 삽차가 더는 땅을 파헤치지 않을 무렵 우리가 손으로 한 톨 두 톨 새롭게 심으면 되니까.


  아이가 보는 눈일 적에는 흙발로 도서관 골마루를 달리면서 노니까 재미있다. 어른이 보는 눈일 적에는 ‘쓸고 닦을 일거리’를 잔뜩 주는구나 하고 여길 수 있을 테지. 그러나 뭐, 참말 또 쓸고 닦으면 된다. 이 아이들이 맨발이자 흙발로 실컷 뛰논 뒤에 마을 샘터에서 발을 씻고 집에 가서 다시 씻으면 된다. 여름이니 집에서 물놀이를 해도 된다.


  어떤 눈으로 보려 하느냐를 헤아린다. 어떤 눈으로 오늘 하루를 지으려 하느냐를 생각한다. 어떤 눈인가에 따라서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기에 마음이 달라지며, 마음이 달라지기에 삶이 새로워지거나 쳇바퀴를 돈다. 씩씩순이와 튼튼돌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아침 낮 저녁으로 도서관을 오가며 고들빼기 흰꽃을 바라본다. 우리 집에서는 아직 고들빼기꽃이 안 피지만, 도서관에서는 피는구나. 하기는, 우리 집에서는 고들빼기가 꽃대가 오르지 못하도록 신나게 잎사귀를 뜯어먹으니까, 꽃 필 겨를이 없지.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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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그림이 태어나 (2015.5.13.) | 아이 그림/글 읽기 2015-08-3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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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5.5.13. 큰아이―그림이 태어나



  글순이하고 글놀이를 하면, 글순이는 언제나 ‘글에서 피어나는 그림’을 보여준다. 나는 아이들하고 지내는 삶을 쪽글로 노래를 하고, 글순이는 아버지가 내미는 쪽글을 읽고 옮겨쓰기를 하다가 그림을 꽃피운다. 나는 아이한테서 배우고,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배운다. 우리는 날마다 서로서로 가르치고 배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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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이 아닌 글쓰기 | 책삶+글쓰기 2015-08-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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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이 아닌 글쓰기



  모든 말에는 마음이 깃든다. 먼먼 옛날, 말이 처음 태어나던 때부터 모든 말에는 마음이 깃든다. 그런데, 말을 하거나 다루는 사람들이 삶을 짓지 않은 채 권력을 짓거나 이름값을 짓거나 돈을 지으려고 하는 계급 사회가 되거나 신분 사회가 되거나 현대 물질문명 사회가 되면서 ‘말에 깃들던 마음’이 사라진다. 저마다 삶을 지으면서 어깨동무하던 삶에서는 어느 말이든 ‘마음이 깃드는 말’이었으나, 계급이나 신분이나 돈으로 굴러가는 사회나 정치나 경제나 문화나 교육이 되는 곳에서는 ‘마음이 없는 말’이 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의사소통’만 하면 되는 말일 뿐이다.


  마음이 깃드는 말이란 삶을 살찌우는 말이면서, 삶을 밝히는 말이요, 삶을 가꾸는 말이다. 마음이 깃들지 않는 말이란 삶하고 동떨어진 말이면서, 삶을 억누르는 말이기도 하고, 삶을 잊거나 잃게 하는 말이다.


  오늘날 말은 ‘의사소통을 하는 기호’에 그치기 일쑤이다. 이리하여, 어느 한쪽에서는 아무 말이나 함부로 쓰고, 어느 한쪽에서는 외곬로 흐르며, 어느 한쪽에서는 장난과 겉치레가 판친다. 말에 사랑을 담아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사람은 차츰 줄어든다.


  어머니가 아이한테 아무 말이나 함부로 쓸까? 어머니가 아이한테 외곬로 흐르는 말을 쓸까? 어머니가 아이한테 장난이나 겉치레로 말을 할까? 어머니는 아이한테 ‘마음을 담는 말’을 들려주고, 아이는 어머니한테 ‘사랑을 실은 말’을 돌려준다. 이러한 얼거리로 먼먼 옛날부터 ‘낡지도 닳지도 않으면서 한결같이 빛나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은 그야말로 ‘곧 낡고 빨리 닳으면서 유행처럼 떠돌다가 스러지는 바보스러운 시사상식 같은 지식으로 굴러떨어지는 말’이 된다.


  의사소통이 나쁘지 않다. 뜻을 알아차리도록 나누는 말이 나쁠 까닭이 없다. 그렇지만, 의사소통은 기호만 있어도 되고, 몸짓으로도 넉넉하다. 말이 ‘기호’나 ‘몸짓’이 아닌 ‘말’인 까닭은,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삶을 북돋우는 길을 여는 슬기로운 말이 될 때에 비로소 사랑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4348.8.30.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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