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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75. 2016.10.29. 살랑꽃돌이 | 꽃아이 2016-10-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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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75. 2016.10.29. 살랑꽃돌이



  낫으로 도서관학교 풀을 베면서 살랑꽃만큼은 안 벱니다. 찬바람이 불면서 잎이 살살 오르는 민들레는 아직 꽃대가 나오려면 멀지만 민들레잎도 다치지 않게 낫질을 합니다. 살랑꽃이 눈에 잘 뜨이고 다른 풀에 안 치이니, 꽃돌이는 어느새 다가와서 “꽃아, 너 꺾어도 되니?” 하고 묻고서 가만히 기다린 뒤에 한 송이를 똑 땁니다. 그러고는 다시 바람처럼 달리며 놉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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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5] 조금씩 | 시로 읽는 책 2016-10-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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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5] 조금씩



  조금씩 깎고

  하나씩 붙이며

  찬찬히 이루는



  한입에 밥 한 그릇을 다 먹어치울 수 있을 테지요. 그렇지만 나는 밥 한 그릇을 한입에 다 먹어치우고 싶지 않아요. 천천히 먹고 싶어요. 한 시간쯤 들여 차린 밥 한 그릇을 가만히 헤아리면서 맛을 느끼고 싶어요. 먹을거리를 내가 부엌에서 손질하기 앞서 어느 들과 바다와 숲에서 춤추던 목숨이었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고마운 기쁨을 누리고 싶어요. 한꺼번에 이루어도 재미있을 텐데, 하나씩 이루어도 재미있어요. 조금씩 배우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요. 하나하나 익히면서 하루를 새롭게 지어요. 2016.10.3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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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만무 萬無 (4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0-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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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만무 萬無


 울음을 터뜨릴 리도 만무였다 → 울음을 터르릴 까닭도 없었다

 사람을 죽였을 리 만무하다 → 사람을 죽였을 턱이 없다

 있을 턱이 더욱 만무했다 → 있을 턱이 더욱 없다


  ‘만무(萬無)’는 “(주로 의존 명사 ‘리’ 다음에 쓰여) 절대로 없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매인이름씨 ‘리(理)’는 ‘까닭’을 가리켜요. “리 만무하다” 꼴로 쓰는 말투는 “턱이 없다”나 “수 없다”로 손볼 만합니다. 힘주어 말하고 싶다면 사이에 ‘도무지’나 ‘조금도’ 같은 꾸밈말을 넣어 줍니다. 2016.10.31.달.ㅅㄴㄹ



그보다 못한 신분의 사람이 성을 가졌을 리는 만무하다

→ 그보다 못한 신분인 사람이 성이 있을 수는 없다

→ 그보다 못한 신분인 사람이 도무지 성을 쓸 수는 없다

《박은봉-한국사 상식 바로잡기》(책과함께,2007) 21쪽


어른들이 좋아했을 리 만무했다

→ 어른들이 조금도 좋아했을 수 없다

→ 어른들이 좋아했을 턱이 없다

→ 어른들이 좋아했을 까닭이 없다

《류대영-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생각비행,2016) 34쪽


어린이였던 내가 독재의 공기를 느낄 리 만무했고

→ 어린이였던 내가 독재 바람을 느낄 턱이 없었고

→ 어린이였던 내가 독재 기운을 느낄 수 없었고

→ 어린이였던 내가 독재인 줄 느낄 까닭이 없었고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21쪽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 술 깨기에 도움이 될 턱이 없다

→ 술기운을 달래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술기운을 하나도 달래 주지 못한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15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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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우리의 고유한 말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0-3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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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08 : 우리의 고유한 말



우리의 고유한 말이라서

→ 우리말이라서

→ 토박이말이라서

→ 한국말이라서


고유하다(固有-) : 본래부터 가지고 있어 특유하다

우리말 : 우리나라 사람의 말

고유어(固有語) : 1. 해당 언어에 본디부터 있던 말이나 그것에 기초하여 새로 만들어진 말. ≒ 토박이말

토박이말(土-) : = 고유어



  “고유한 말”이란 ‘고유어’예요. ‘고유어’는 ‘토박이말’하고 거의 같은 낱말이라지요. 한국에서는 ‘토박이말’은 ‘우리말’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보기글처럼 “우리의 고유한 말”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우리한테 고유어라서”나 “고유어라서”나 “우리말이라서”로 손질해 줍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은 ‘고유하다’를 풀이하며 ‘특유하다’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특유하다(特有-)’는 “일정한 사물만이 특별히 갖추고 있다”를 가리키고, ‘특별히(特別-)’는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게”를 가리키며, ‘구별되다(區別-)’는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다”를 가리키고, ‘차이(差異)’는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을 가리킨대요. 말풀이를 찬찬히 살피면 ‘특유하다·특별히·구별되다·차이’는 모두 ‘다르다·다름’을 가리켜요. 쉽게 ‘다르다’ 한 마디를 하면 넉넉한데, 괜히 네 가지 한자말을 써서 빙글빙글 돌아요. 2016.10.31.달.ㅅㄴㄹ



지짐과 부침은 우리의 고유한 말이라서 그 느낌이 훨씬 더 빨리 와 닿는다

→ 지짐과 부침은 우리말이라서 느낌이 훨씬 더 빨리 와 닿는다

→ 지짐과 부침은 토박이말이라서 느낌이 훨씬 더 빨리 와 닿는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8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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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나라의 국민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0-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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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07 : 나라의 국민



그 나라의 국민이 되는

→ 그곳 국민이 되는

→ 그 나라 사람이 되는


국민(國民) :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 또는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



 ‘국민’은 어느 한 나라에서 사는 사람을 가리키니, “그 나라의 국민이 되는”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한자말을 쓰려 한다면 “그곳 국민이 되는”으로 손보고, 한자말을 안 쓰려 한다면 “그 나라 사람이 되는”으로 손봅니다. 그런데 ‘국민’은 ‘국민학교’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일제강점기에 얄궂게 들어온 일본 한자말입니다. 학교에서는 ‘국민’을 털어냈는데, 다른 자리에서는 좀처럼 ‘국민’이라는 얄궂은 한자말을 못 덜곤 합니다. 부디 다른 모든 자리에서도 ‘국민’이라는 일제강점기 제국주의 한자말을 떨칠 수 있기를 빕니다. 2016.10.31.달.ㅅㄴㄹ



사람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의 국적을 얻어 그 나라의 국민이 되는 것을 뜻하고

→ 사람은 다른 나라 국적을 얻어 그 나라 사람이 되는 일을 뜻하고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6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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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도서관학교 일기 2016.10.29.) | 숲노래 도서관 2016-10-3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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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도서관학교 일기 2016.10.29.)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우리 집 뒤꼍에 석류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석류나무는 큰 감나무 옆에 있었어요. 처음 고흥집으로 살림을 낼 적에는 자그마했지만 어느새 제법 자라 올봄에 뒤꼍 너른 자리로 옮겨심었어요. 너른 자리로 옮겨심으니 꽃이 제법 피고 열매도 제법 맺습니다. 올해에 맺은 석류알을 훑어서 씨앗을 덜어 도서관학교 둘레에 심어 봅니다. 몇 톨이 싹터서 나무가 될는지 잘 모릅니다.


  도서관학교 둘레에는 작은 흙더미가 몇 군데 있습니다. 이 흙더미는 아이들한테 좋은 놀이터입니다. 아이들은 흙더미를 ‘산’으로 여겨 올라타고는 죽죽 미끄럼을 타며 내려옵니다. 흙더미를 둘러싸고 환삼덩굴이 잔뜩 뒤덮고 쑥이 돋았는데, 드디어 오늘 환삼덩굴하고 쑥을 거의 다 덜어냅니다. 작은아이는 좋아라 웃으며 흙더미에 올라가더니 “아버지 나 어디 있게?” 하면서 ‘아직 덜 걷어낸 쑥대밭’ 사이에 숨습니다. 늦가을을 앞두고 거의 마른 쑥대는 어른 키만 하기에 작은아이가 숨바꼭질을 하기에 좋습니다.


  슬슬 도서관학교 큰나무 둘레 풀을 걷어냅니다. 큰나무 둘레 풀을 걷은 지 얼추 닷새쯤입니다. 이제 큰길가 풀까지 걷습니다. 마침 이때에 마을 어른들이 지나가다가 제 낫질을 봅니다. 도서관학교 어귀에 있는 커다란 아왜나무를 두고 ‘그늘이 져서 나쁘’니 베어내면 좋겠다고 얘기하십니다. 이 아왜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써야겠다고 하시기에, 마을 어른들도 나무를 모르시네 하고 생각하며 말씀을 올립니다. “이 나무는 아왜나무예요. 불이 나면 나뭇가지나 줄기에서 물이나 거품이 나와서 불이 못 퍼지게 막아요. 그래서 숲이나 산에 한 줄로 길에 심어서 산불을 막는 구실을 해요.”


  아왜나무를 땔감으로 쓴다면? 아마 불이 꺼질 뿐 아니라, 다른 장작까지 못 쓸 테지요. 우람하게 잘 자란 나무는 마을에서 ‘명물’도 되고, 멋진 볼거리에 ‘좋은 그늘’이 될 만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칠 적에는 비도 바람도 막아 주어요. 나무 한 그루가 쉰 해 남짓 자라서 우뚝 선다면, 이 나무는 돈으로 사거나 헤아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도 삼고 집짓는 기둥이나 도리로도 삼으며 책도 짓고 연필이나 종이도 지어요. 그러나 모든 나무를 다 베지는 않아요. 알맞게 돌보고 집이나 마을 둘레에도 살뜰히 건사해요. 도서관학교 나무가 이만큼 살아남은 대목을 고이 여기면서 이 시골마을 지킴님 구실로 바라보아 줄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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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도 달거리천도 손빨래하는 사내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 숲책+사전/우리말 2016-10-3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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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저
양철북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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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09



기저귀도 달거리천도 손빨래하는 사내

―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글

 류동수 옮김

 양철북 펴냄, 2016.9.7. 14000원



  지난 2009년에 오스트리아에서 〈플라스틱 행성〉이라는 영화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책으로도 나왔고, 한국에서는 2014년에 한국말로 옮겼습니다. 오늘날 지구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쏟아져나오는가를 다루고, 이 플라스틱을 기업과 정부가 얼마나 많이 쓰는가를 보여주며, 지구에서 얼마나 많은 목숨이 이 플라스틱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죽는가를 밝힌다고 해요.


  오스트리아에서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린 어느 날, 수수하게 살림을 꾸리던 부부가 이 영화를 보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했다 하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아이들하고 얘기를 나누었대요. ‘영화를 본 일’로 그치지 말자고, ‘우리 집부터 플라스틱을 없애야겠다’고 했대요.


  그런데 막상 ‘우리 집 플라스틱 없애기’를 하자니 밑도 끝도 없었다지요.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플라스틱을 얼마나 많이 썼는가’를 날마다 새삼스레 깨달았다지요. 게다가 플라스틱을 따지고 보니 ‘자동차’는 몇 가지 쇠붙이를 빼고는 온통 플라스틱이었대요. 자가용을 안 타려 해도, 버스나 전철이나 기차에도 플라스틱이 엄청나게 쓰이니, ‘플라스틱 없이’ 살자면 자전거만 타거나 두 다리로 걸어야만 했대요.



우리는 또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믿을 만한 정보를 확보하는 일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것을. 즉 어디서 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고, 또 어떤 재료 속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는지 알아낸다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만일 우리가 어느 슈퍼마켓에 가서 판매직원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가정해 보자. “실례지만 이 맥주병 마개는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혹시 무슨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건 아닌가요?” 판매직원의 뜨악해 하는 표정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팠다. (45∼46쪽)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님이 쓴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양철북,2016)는 글쓴이 말을 따르자면 ‘오스트리아에서 아주 수수한 아줌마 아저씨’가 아이들하고 함께 ‘플라스틱을 어떻게 줄이면서 없애는 살림’을 꾸릴 수 있는가를 적은 책입니다. 자연이나 생태에 좀 눈길을 두기는 했어도 딱히 대단한 일을 하지는 않던 수수한 사람들이요, 여느 회사원이자 여느 살림꾼으로 여느 아이들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녁은 처음에는 ‘수수한 집’에서 ‘수수한 살림’을 가꾸면서 어느 만큼 ‘플라스틱 없는 삶’이 될 만한가 궁금했답니다. 얼마든지 잘 할 만했다고 여겼대요. 그런데 막상 플라스틱이 없이 살려고 하니, 저잣마실을 가 보고서 아무것도 못 샀대요. 친환경이라든지 생태를 헤아린다는 제품조차 비닐로 포장을 하고, 생협매장에서도 거의 모두 비닐로 포장을 해 놓았으며, ‘비닐로 포장을 안 한 물건’을 거의 볼 수 없었대요.


  페트병이야 안 쓰기는 쉽지만, 맥주 뚜껑 안쪽에까지 플라스틱이 깃들었다지요. 손전화 기계도 온통 플라스틱이지요. 반찬을 담는 그릇도 플라스틱 아닌 유리나 스텐을 찾기 어려웠고, 애써 유리나 스텐 그릇을 찾아내어도 뚜껑은 온통 플라스틱이었다지요. 셈틀도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볼펜이나 만년필 껍데기까지, 잇솔이나 치약 튜브도, 샴푸를 담는 통도, 비누를 담는 껍데기도, 어디를 보아도 온통 플라스틱투성이였으니, 기막힐 뿐 아니라 코도 입도 눈도 막힐 노릇이었다고 합니다.



슈퍼마켓에서 마주치는 플라스틱의 홍수는, 꼭 그런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법한 채소 및 과일 코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유기농 과일이나 채소를 왜 굳이 비닐로 포장해야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73쪽)


시어머니는 느긋하게 반응했다. “네 말이 맞구나. 요새는 정말 쓸데없는 것들이 많기도 하지. 예전에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잖니. 그때는 포장이 다 뭐냐, 죄다 그냥 팔았지. 그래도 우리는 잘 살았단 말이지.” (93쪽)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 책을 쓰신 분처럼 우리 집에서도 ‘플라스틱 안 쓰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셈틀 글판도 플라스틱이고, 아이들하고 흔히 쓰는 연필도 ‘그림이나 무늬’가 들어간 연필은 ‘플라스틱(석유 원료)으로’ 그림이나 무늬가 들어가기 미련이에요. 아이들이 쓰는 공책조차 ‘코팅 없는’ 공책을 찾기는 대단히 어렵고, 우리가 흔히 읽는 책도 겉그림(표지)을 플라스틱 코팅을 하기 마련입니다. 책에 깃든 사진이나 그림도 ‘플라스틱(석유 계열) 잉크’로 찍기 마련이지요.


  이 책을 쓰신 분은 ‘플라스틱 안 쓰는 살림’을 꾸리려 하면서 적어도 한 가지는 안 할 수 있어서 한숨을 돌려요. 무엇인가 하면 ‘종이기저귀’를 안 써도 되기 때문입니다. 세 아이가 있으나 세 아이 모두 기저귀를 떼었다고 해요.


  아하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우리 살림을 돌아봅니다. 나는 우리 집 두 아이를 오로지 천기저귀로 키웠습니다. 천기저귀를 쓰신 분은 알 텐데, 천기저귀로 아이들 똥오줌을 가리려면 돌이 될 무렵까지 날마다 서른∼마흔 장을 갈아야 합니다. 이 말은 날마다 서른∼마흔 장을 손빨래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아기만 천기저귀를 대면 될까요? 아니지요. 아기를 낳은 어머니도 달거리대(생리대)를 화학종이 아닌 천으로 써야지요. 아기 오줌기저귀뿐 아니라 어른 달거리천도 ‘화학소재 종이’가 아닌 ‘천’으로 써야 몸을 아끼는 길이 되니까요.


  나는 지난 열 해 동안 이런 손빨래를 열 해 즈음 해 왔습니다. 틀림없이 손이 제법 가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손빨래를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살림을 더 사랑할’ 수 있다고 느껴요.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절약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것이다. 절약 가능성은 정말 과감히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앨 때에야 비로소 나타난다. (232쪽)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상품은 너무 많은데 품질은 너무 시원찮다. 하지만 더 주된 문제는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너무 많이, 너무 값싸게 옷을 사는 건 아닐까. (280쪽)



  적잖은 사람들은 우리 살림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묻습니다. 나는 빙그레 웃으며 되묻습니다. 우리라고 플라스틱이 아예 없는 살림은 아닙니다만, 줄이거나 안 쓰거나 없애려 하면 얼마든지 줄이거나 안 쓰거나 없앨 수 있어요. 기저귀도 달거리천도 ‘아버지(사내)’가 손수 빨래를 해서 말리고 개며 살림을 가꿀 수 있으면 집안이 더욱 넉넉하면서 평화로울 만해요.


  집안이 넉넉하면서 평화로울 수 있으면, 마을살이도 넉넉하면서 평화로운 길로 갈 테고, 나아가 나라살림도 달라질 만하리라 느껴요. 그러니까 이 나라 ‘아버지(사내)’들은 아기 기저귀하고 곁님(가시내) 달거리천을 손수 조물조물 빨래하고 삶으면서 ‘살림짓기’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껴요. 이럴 때에 비로소 평화와 평등이 무엇이요 어떻게 이루는가를 몸으로 깨달을 테니까요.


  우리 집에서는 설거지나 빨래를 할 적에 비누나 세제를 안 씁니다. 이엠발효액을 씁니다. 이엠발효액도 집에서 손수 마련합니다. ‘비닐 아닌 종이에 담긴 세제나 비누’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요. 스스로 지어서 쓰면 ‘종이 포장 물건’을 애써 안 찾아도 됩니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는 수수한 집안에서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한 다짐을 이루기가 얼마나 까마득하면서 어느 모로는 재미있는가를 잘 보여줍니다.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이 책을 쓴 분이 ‘집에서 손수 짓는 살림’까지 말하지는 못해요. 우리가 플라스틱 무덤에 둘러싸이는 까닭은 집에서 손수 짓는 살림하고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밥도 옷도 집도 집에서 스스로 지을 수 있다면 플라스틱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알맞게 쓰면 좋을 자리’에는 알맞게 쓰면서 더욱 즐거운 살림이 될 만합니다.


  한 가지를 덧붙여 본다면, 학교나 사회에서 성교육을 할 적에 ‘성’을 넘어서 ‘살림’도 함께 가르쳐야지 싶어요. 아기를 낳고 집일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한 걸음 나아가, 사내와 가시내 모두 기저귀와 달거리천을 손수 마련해서 손수 빨래하도록 가르치고 이끌 수 있으면 ‘플라스틱 말썽’뿐 아니라 ‘즐거이 짓는 삶’을 한결 깊고 넓게 돌아볼 만하지 싶습니다. 2016.10.3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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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감동적 6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0-3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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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감동적


 감동적 사랑 → 아름다운 사랑 / 마음을 움직이는 사랑

 감동적 드라마 → 뭉클한 연속극 / 눈물겨운 연속극

 감동적인 이야기 →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 사랑스런 이야기

 감동적인 시 → 마음을 흔드는 시 / 아름다운 시

 사진이 감동적인 이유 → 사진이 마음을 울리는 까닭


  ‘감동적(感動的)’은 “크게 느끼어 마음이 움직이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뜻처럼 “마음이 움직이는”이라 하면 되고, “마음을 울리는”이나 “마음을 건드리는”이나 “마음에 닿는”이라 할 만합니다. 그리고 ‘뭉클하다’나 ‘찡하다’‘눈물겹다’ 같은 낱말을 써 볼 수 있어요. 2016.10.31.달.ㅅㄴㄹ



그렇게 감동적일 수 없었다

→ 그렇게 눈물겨울 수 없었다

→ 그렇게 찡할 수 없었다

→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채규철-사명을 다하기까지는 죽지 않는다》(한터,1990) 176쪽


한 장의 그림이 주는 전달력이 훨씬 감동적임을 절감했고

→ 그림 한 장이 훨씬 마음을 움직인다고 느꼈고

→ 그림 한 장이 훨씬 사람들 마음에 깊이 파고든다고 느꼈고

→ 그림 한 장이 훨씬 우리 마음을 벅차게 한다고 깨달았고

→ 그림 한 장이 훨씬 더 마음을 찡하게 한다고 깨달았고

→ 그림 한 장이 훨씬 더 깊고 살갑게 이야기를 한다고 느꼈고

《김원일-그림 속 나의 인생》(열림원,2000) 140쪽


전 정말 재미있었고요 감동적이었어요

→ 전 참말 재미있었고요 감동 받았어요

→ 전 참말 재미있었고요 뭉클했어요

→ 전 참말 재미있었고요 아주 좋았어요

《강승숙-행복한 교실》(보리,2003) 103쪽


감동적이냐? 그럼 이거 니가 사라

→ 감동했냐? 그럼 이거 니가 사라

→ 좋냐? 그럼 이거 니가 사라

→ 마음에 드냐? 그럼 이거 니가 사라

→ 마음에 꽂혔냐? 그럼 이거 니가 사라

→ 마음이 움직였냐? 그럼 이거 니가 사라

《강풀-순정만화 2》(문학세계사,2004) 237쪽


감동적인 문자 메시지가

→ 눈물겨운 문자가

→ 찡한 쪽글이

→ 따뜻한 쪽글이

→ 힘내라는 쪽글이

《시게마츠 기요시/고향옥 옮김-졸업》(양철북,2007) 80쪽


그때 그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 그때 그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은 찡하기까지 했습니다

→ 그때 그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은 뭉클하기까지 했습니다

→ 그때 그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은 가슴을 울리기까지 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송태욱 옮김-책으로 가는 문》(현암사,2012) 36쪽


왜 이렇게 그들의 음악이 감동적일까 생각을 해 봤더니

→ 왜 이렇게 그들 음악이 뭉클할까 생각을 해 봤더니

→ 왜 이렇게 그들 노래가 아름다울까 생각을 해 봤더니

→ 왜 이렇게 그들 노래가 훌륭할까 생각을 해 봤더니

《시골여자-당신도 쿠바로 떠났으면 좋겠어요》(스토리닷,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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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의] -의 시작 4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0-3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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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시작


 4월의 시작에는 → 4월 첫머리에는

 이야기의 시작 → 이야기 첫머리

 우주의 시작 → 우주가 태어난 때 / 우주가 비롯한 때

 생명의 시작 → 생명이 태어남 / 생명이 처음 나타남


  ‘시작(始作)’은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처음’으로 손보거나 ‘첫머리’나 ‘첫무렵’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처음 생길 때를 가리키는 ‘비롯하다’를 써 볼 수 있고, ‘첫걸음’이나 ‘첫발’을 써 볼 만합니다. 2016.10.31.달.ㅅㄴㄹ



이 비극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 이 비극이 일어난 자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 이 비극이 생긴 곳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 이 비극이 비롯한 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 이 비극이 어디에서 비롯했는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김미라-책 여행자》(호미,2013) 23쪽


노동인권의 시작 근로계약서

→ 노동인권 첫걸음 근로계약서

→ 노동인권 첫발 떼기 근로계약서

《이수정-10대와 통하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8쪽


오사카 여행 책자를 덜컥 사 버린 게 여행의 시작이 되었다

→ 오사카 여행 책자를 덜컥 사 버린 게 여행에서 첫발이 되었다

→ 오사카 여행 책자를 덜컥 사 버린 일이 여행에 나서는 첫걸음이 되었다

→ 오사카 여행 책자를 덜컥 사 버린 일이 여행길 첫걸음이 되었다

《슬구-우물밖 여고생》(푸른향기,2016) 14쪽


부대찌개의 시작은 이렇게 슬프지만 결국은 우리의 음식으로 자리를 잡는다

→ 부대찌개는 처음이 이렇게 슬프지만 마침내 우리 먹을거리로 자리를 잡는다

→ 부대찌개는 이렇게 슬프게 들어왔지만 끝내 우리 먹을거리로 자리를 잡는다

→ 부대찌개는 이렇게 슬프게 비롯했지만 끝내 우리 먹을거리로 자리를 잡는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16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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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의] 근처의 3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0-3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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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근처의


 근처의 맛집 → 가까운 맛집

 서울 근처의 도시 → 서울과 가까운 도시 / 서울 둘레 도시

 집 근처의 도서관 → 집 둘레 도서관 /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


  ‘근처(近處)’는 “가까운 곳”을 뜻합니다. ‘가까운’이나 ‘가까이’로 손질하면 됩니다. 또는 ‘둘레’나 ‘언저리’로 손볼 만하고, “옆에 있는”이나 “곁에 있는”이나 “옆에 붙은”이나 “곁에 붙은”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10.31.달.ㅅㄴㄹ



내 고향은 지리산 근처의 산골마을이었다

→ 내 고향은 지리산과 가까운 마을이었다

→ 내 고향은 지리산 둘레 마을이었다

→ 내 고향은 지리산 옆마을이었다

→ 내 고향은 지리산 이웃마을이었다

→ 내 고향은 지리산 옆에 있는 마을이었다

→ 내 고향은 지리산과 맞붙은 마을이었다

《오연호-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2004) 79쪽


집 근처의 정원이나 공원 구석에 가만히 앉아서 벌레를 찾아봅시다

→ 집 둘레 꽃밭이나 공원 구석에 가만히 앉아서 벌레를 찾아봅시다

→ 집 가까이 있는 꽃밭이나 공원 구석에 가만히 앉아서 벌레를 찾아봅시다

《다카하시 키요시·고바야시 토시키/엄기원 옮김-집 근처의 벌레들》(한림출판사,2005) 24쪽


꽃구경을 위해 근처의 산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 꽃구경을 하려고 가까운 산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 꽃구경을 하려고 둘레에 있는 산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신큐 치에/문기업 옮김-yeah! 혼자서 놀기》(AK 코믹스,2014)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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