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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불려 나갔어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6-11-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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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불려 나갔어



  두 아이랑 ‘북 치는 공연’에 구경을 갔다. 한창 북을 치며 놀던 젊은 아재들이 사름벼리를 부른다. 사름벼리는 얼결에 무대에 선다. 북을 치며 놀던 젊은 아재 한 사람이 사름벼리도 한몫 거들며 재미나게 놀자고 한다. 북채에 얹은 동그란 판을 빙글빙글 돌릴 테니 잘 들었다가 젊은 아재한테 던져 달란다. 나중에 사름벼리가 하는 말, “사람들이 많이 보는데 앞에 나가서 떨렸어.” 얘야 괜찮아. 사람들이 보는 눈 말고, 너 스스로 네 마음을 보면 될 뿐이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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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넉넉하고 부유한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1-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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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817 : 넉넉하고 부유한



넉넉하지 못한 주영이네 … 부유한 집안

→ 넉넉하지 못한 주영이네 … 넉넉한 집안

→ 넉넉하지 못한 주영이네 … 잘사는 집안


부유(富裕) : 재물이 넉넉함



  ‘넉넉함’을 가리키는 한자말 ‘부유’이기에, 보기글처럼 “넉넉하지 못한”이라 말하다가 “부유한 집안”이라 말하면 겹말 얼거리예요. 앞뒤 모두 ‘넉넉하다’라는 낱말을 쓰면 됩니다. 뒤쪽에서는 다른 낱말을 쓰고 싶다면 “잘사는 집안”이나 “돈 많은 집안”이나 “돈 있는 집안”이나 “돈이 넘치는 집안”으로 적어 볼 수 있어요. 2016.11.30.물.ㅅㄴㄹ



그림책을 읽어 주는데, 넉넉하지 못한 주영이네와 그림책 속에 나오는 부유한 집안 풍경이 대조가 되어 읽어 주기가 민망했다

→ 그림책을 읽어 주는데, 넉넉하지 못한 주영이네와 그림책에 나오는 넉넉한 집안 모습이 맞물리면서 읽어 주기가 부끄러웠다

→ 그림책을 읽어 주는데, 넉넉하지 못한 주영이네와 그림책에 나오는 잘사는 집안 모습이 엇갈리면서 읽어 주기가 부끄러웠다

《강승숙-선생님, 우리 그림책 읽어요》(보리,2010) 29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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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시인한테서 성폭력을 받은 적 있습니다 | 시로 읽는 책 2016-11-30 23:38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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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먼저 기사를 올렸습니다. 글은 지지난달쯤 처음 썼고, 기사는 이제 띄웠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라간 기사는 제가 처음 붙인 이름하고는 조금 바뀌었는데... 그래도 고갱이는 같습니다. (굵은 글씨를 누르면 오마이뉴스 기사로 갑니다)


+ + +


"술은 여자가, 없으면 젊은 사내가 따라야"

십여년이 지나도 생생한 그날의 기억... 상처받지 않을 권리 누구에게나 있어



중견 시인한테서 성폭력을 받은 적 있습니다

― ‘표현할 자유’하고 ‘상처받지 않을 권리’란?



2004년 뒷겨울에 겪은 어떤 일을 이제껏 마음 한구석에 꽁꽁 감춘 채 살았습니다. 그때에 저는 충북 충주 무너미마을에서 살며 이오덕 님 유고와 책을 갈무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오덕 님이 남긴 시도 그러모아서 이 시를 시집 한 권으로 태어나도록 하려고 서울에 있는 여러 문학 출판사를 찾아다니며 원고를 건네주고 교정지를 주고받고 했습니다. 이때에 문학 출판사를 드나들면서 여러 시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여러 시인들은 훌륭한 어르신이 남긴 좋은 시집을 내려고 젊은이가 참 애쓴다면서, 또 시골에서 서울까지 먼길을 왔다면서, 저를 술자리로 데려가서 위로를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무렵 만난 시인들은 술자리를 빌미 삼아서 저한테 성추행을 저질렀습니다. 아니, 성추행이라기보다 성폭력이라고 해야 맞다고 느낍니다. 술자리를 이끈 중견 시인들은 ‘문단 권력’과 ‘나이 권력’ 두 가지로 젊거나 어린 사람을 마구 부리려 했으니까요.


이무렵까지 저는 ‘시인’이라는 사람을 거의 책으로만 만났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시를 쓰는 분들을 얼굴도 모르는 채 그저 책으로만 마주했습니다. 이런 시인들을 일 때문에 만나서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폭력에다가 욕설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열 몇 해가 지난 일이지만 이를 되새기려니 매우 끔찍합니다. 소름까지 돋습니다.


중견 시인이라는 분들이 술자리라는 곳에서 보여주는 몸짓은 몹시 어리둥절했습니다. 이들 ‘어른 시인(이들 중견 시인은 스스로 어른이라고 일컬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어른 시인’이라고 했습니다)’은 꼭 ‘여자가 접대하는 술집’에 가야 한다고 늘 말했습니다. 그래서 출판사 편집부에서는 이들 중견 시인을 이끌고 ‘여자가 접대하는 술집’으로 모시곤 했습니다. 내로라하는 중견 시인들은 하나같이 ‘여자가 옆에 안겨 붙어서 술을 따라 주어야’ 한다고 늘 말했으며, 여자가 없으면 ‘젊은 사내가 술을 따라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시인은 술기운이 올랐다는 핑계로 제 허벅지를 쓰다듬고 주무르고 허리를 안고 뽀뽀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무렵 제 나이는 서른 살이었습니다. 여러 ‘어른 시인’들이 하나같이 ‘젊은 사내한테 추근거리니’ 소름이 돋을 뿐 아니라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제 허벅지를 주무르고 허리를 안고 뽀뽀를 해대는 시인을 물리치려고 하니, 앞에 앉은 다른 시인은 나더러 “왜 그래?” 하면서 외려 ‘어른 시인’이 나한테 해대는 성폭력을 감싸고 부추기기까지 했습니다. 참다못해 겨우 밀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민중이나 진보를 말하는 시인이 어떻게 이렇게 더럽게 술을 마십니까?” 하고 외쳤습니다. 그때 중견 시인 한 분은 “니가 뭔데 ××야, 나이도 어린 게 입 닥쳐! 이 ×××야 얼른 자리에 앉아! 술이나 따라!” 하며 대꾸했습니다. “아니, 당신들이 어른이라면서요? 어른이라면서 이렇게 놀고 그렇게 욕할 수 있어요?” “왜? 뭐가 잘못됐어? 술은 이렇게 마셔야지!”


저는 어처구니없어서 이들한테 똑같이 욕으로 받아쳐 주고 일어섰습니다. 싫었습니다. 그러니 이들 ‘어른 시인’은 “이 ×××아, 너 앞으로 문단에 나오기만 해 봐, 아예 문단에 못 들어오게 할 테니까. 어린 놈이 어디 건방지게 굴어!” 하고 대꾸했습니다. 그 뒤로도 온갖 욕을 퍼붓는데, 욕을 이렇게 잘해야 시인이 되는가 하고 싶더군요. 그러나 저는 귀도 몸도 더 더럽혀질 수 없기에 그 술자리를 박차고 나오려 하는데요, 제 몸을 더듬으며 추근대던 키 큰 시인이 내 팔을 억세게 붙잡더군요. “어디 가? 다시 여기 앉아서 술 대접 해! 어린 ××가 어른한테 술 대접도 안 하고 어딜 도망가려고 해!”


소름이 돋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기에 그 ‘어른 시인’ 팔을 팽개치고 달음박질을 쳤어요. 등 뒤로 들리는 욕지꺼리를 도리질치면서 내뺐습니다. 그 뒤로 그 출판사 언저리에는 되도록 가지 않았습니다. 출판사 편집부에서 술 대접을 하겠다고 하면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오덕 님 시집 교정지를 주고받을 적에는 웬만하면 우편으로만 했고, 서울에 갔다가 중견 시인이라는 분들 얼굴을 스칠까 무섭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끔찍하고 싫은 짓을 겪어야 했던 ‘문단 성폭력 피해자’ 분들이 그분들 생채기를 털어놓으면서 여러 시인들 성추문 이야기가 불거졌습니다. 피해자인 그분들이 다시 피해를 안 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피해를 받은 분들이 피해 경험을 털어놓기는 무척 어렵다고 느낍니다. 사내인 저도 중견 시인들한테서 받은 성폭력을 털어놓기는 열 몇 해 만에 처음입니다. 그동안 이 일을 아무한테도 말을 못하고, 그저 가슴에 꽁꽁 묻어둔 채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생채기를 꽁꽁 묻어둔 채 살다 보니 저 스스로도 웃음이나 따스함이 자꾸 사라진다고 느낍니다. 남한테 생채기를 입히는 이들은 생채기를 받는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가를 너무 모르거나 하나도 모르지 싶습니다.


제가 겪은 일을 돌아보면, 아무래도 그 ‘문단 권력자’한테서 ‘더 깊고 아픈 피해’를 받을까 두려워하면서 이런 피해 사실을 못 밝히고 마는구나 싶습니다. ‘남자 시인이 젊은 남자한테 저지른 성폭력’도 꽁꽁 감추며 살 수밖에 없던 한국 문단 얼거리요 책마을이지 싶습니다. 저 말고도 이런 일을 겪어야 한 이들이 있을 테지요. 그러나 이제는 이 응어리를 털고 싶어 몇 마디를 적습니다. 내 몸을 더듬고 문지르고 억지로 뽀뽀를 하던 시인 이름도, 그때 그런 지저분한 술자리를 벌이고 욕설을 쏟아내던 시인 이름도, 그들 이름을 제 입으로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부디 그분들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면서 착하고 아름답게 거듭나 주시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아로새겨진 생채기를 이렇게 글로 밝히는 까닭이 있습니다. 얼마 앞서 어느 ‘남성 미술평론가’ 한 사람이 “여고생의 속살 체모 상상을 글로 쓰는 표현의 자유”를 그분 누리사랑방에서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 ‘남성 미술평론가’는 “누구나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말씀합니다. 그분은 “나이 어린 여자를 향한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거듭 외칩니다.


이분 말이 아주 틀리지는 않겠지요. 참말로 누구나 “표현할 자유”를 누려야 하겠지요. 그런데 말이에요, 저는 이런 ‘남성 평론가나 작가’인 분들한테 한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표현할 자유”가 있듯이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누구나 “어떤 글이든 쓸 자유”가 있다면 누구나 “어떤 글로도 생채기를 받지 않을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지 싶어요. “표현할 자유”만 있고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없다면, 자유는 무엇이고 권리란 무엇이며, 민주나 평화나 평등이란 무엇일까요? 누구한테나 “글을 쓸 자유”는 있을 터이나, “막글(막말)을 쓸 자유”까지 있지는 않을 텐데요? “성폭력을 할 자유”란 자유가 아니라고 느낍니다. 주먹으로뿐 아니라 글로 일삼는 폭력은 ‘표현’이 아니라 오직 ‘폭력’일 뿐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젊은 남자한테까지 성폭력을 일삼은 그 시인들은 아마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지난 이런 일을 다 잊어버렸을는지 모릅니다. 이 글에 그 시인들 이름을 밝힌다고 해도 하나도 기억을 못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제가 그 시인들 이름을 굳이 밝히면 그 시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면서 지난날을 뉘우칠까요? 아니면 그런 일은 없다면서 "증거를 대라"면서 발뺌을 할까요? 한 사람은 58년생 시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50년생 시인이라는 대목까지만 밝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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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싸움이지 싶다 | 책삶+글쓰기 2016-11-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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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싸움이지 싶다



  엄청나게 피를 튀기면서 글로 싸우는 미술평론가를 봅니다. 잘과 잘못이란 따로 없을 수 없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피를 튀기면서 이녁 스스로 감싸야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그 유명 미술평론가는 “표현할 자유”를 그렇게까지 외칠 만한가 싶어 아리송하기도 합니다. 이 나라에는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그렇게 외치는 유명 미술평론가인 그분은 “‘표현할 자유’를 드러낸 그 미술평론가를 비판하는 마음을 ‘표현할 자유’”는 하나도 안 받아들이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그분이 그분 스스로 “표현할 자유”를 누리려 한다면, 사람들이 그분을 두고 “표현할 자유”도 마땅히 누려야 옳은 노릇일 텐데요.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표현할 자유”를 말하고 싶은 사람은 참말로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지켜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표현할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서 상처받는다고 미술평론가 스스로 말한다’면? ……. 밥그릇을 지키려 하면 그 밥그릇마저 와장창 깨질 수 있습니다. 2016.11.30.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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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기쁘게 읽어 주셔요 | 숲노래가 지은 책 2016-11-3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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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기쁘게 읽어 주셔요



오늘(11/30) 막 고흥으로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이 날아왔습니다. 전남 고흥이라고 하는 시골에서 여섯 해째 살며 길어올린 시골살림을 책이라는 마음밥으로 버무려서 빚은 이야기꾸러미예요. 아무쪼록 즐겁게 장만해서 기쁘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상냥한 눈길로 헤아려 주시면서, 신나는 마음길로 책노래를 불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언제나 곁에서 사랑을 베푼 곁님하고 아이들이 고맙고, 늘 씩씩하게 글살림을 일군 저 스스로도 고마우며, 따사롭고 너그러운 이웃님하고 동무님 모두 고맙습니다. 이 이야기꾸러미를 책으로 엮어 주신 분들이 고맙고, 이 책을 책시렁에 고이 놓아 뭇 책손한테 징검다리를 놓아 줄 책방지기들이 고맙습니다.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다 ‘고맙습니다’이네요. 한 마디를 더 붙여야지요. 사랑합니다. ㅅㄴㄹ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최종규 저
스토리닷 | 2016년 12월



+ + +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머리말


  저는 시골에서 살며 책을 읽습니다. 제가 읽는 책은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으니, 먼저 종이로 된 책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숲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여기에 마음이라는 책이 있어요. 덧붙여 이야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종이로 된 책은 출판사에서 종이에 찍어서 내놓는 책입니다. 숲이라는 책은 나무와 풀과 꽃과 바람과 하늘과 냇물과 들과 바다와 구름과 비와 눈과 벌레와 새와 짐승 같은 숨결입니다. 마음이라는 책은 아이들이나 곁님이 가만히 그리는 마음밭이나 마음결이나 마음자리입니다. 이야기라는 책은 서로 도란도란 나누는 생각이 드러나는 말입니다.


  저는 시골에서 살며 책을 읽을 적에 ‘인문책’이나 ‘어린이책’이나 ‘사진책’이나 ‘그림책’이나 ‘만화책’이라는 갈래보다는, 이처럼 ‘종이책·숲책·마음책·이야기책’이라는 얼거리로 책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 책을 늘 읽는다고 느끼고, 우리는 서로서로 스스로 사랑하는 보금자리에서 다 다른 책을 읽는다고 느껴요.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없어요. 그저 ‘종이책을 멀리하는’ 사람만 더러 있을 뿐이라고 느껴요.


  제가 읽는 책은 저 혼자 읽는 책일 수 있으나,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한 책이 되도록 하자고 마음을 기울입니다. 한 번 읽고 그칠 책보다는 두고두고 건사하면서 즐겁게 손을 뻗을 만한 책을 장만하자고 생각합니다. 어버이로서 시골에서 고운 삶터를 지을 수 있으면 이 삶터를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해요. 더 많은 돈이나 더 넓은 땅을 물려줄 까닭은 없어요. 사랑으로 지은 즐거운 보금자리라면 얼마든지 물려줄 만해요. 즐겁게 입은 옷을 물려주고 물려입듯이 즐겁게 가꾼 삶터를 서로서로 물려주고 물려받을 만하다고 생각해요.


  시골에서 읽는 책은 시골지기 눈으로 읽는 책입니다. 시골에서 읽는 책은 시골살림을 가꾸는 손길로 읽는 책입니다. 시골에서 읽는 책은 시골사람도 도시사람하고 이웃이라고 느끼며 읽는 책입니다. 오늘날에 나오는 수많은 책을 살피면 거의 다 ‘도시 독자’만 헤아리는 책이기 일쑤예요. ‘시골 독자’는 좀처럼 안 헤아리더군요. 그래서 저는 우리 식구가 깃든 시골을 곰곰이 헤아리면서 제 나름대로 ‘시골이웃’하고 ‘도시이웃’이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즐길 만한 책을 더 눈을 밝혀서 찾아보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갈무리해서 경기문화재단 사외보에 몇 해 동안 ‘시골에서 읽는 책’ 이야기를 쓸 수 있었고, 전남 광주에서 나오는 문화잡지 〈전라도닷컴〉에도 몇 해 동안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읽는 책’ 이야기를 쓸 수 있었어요.


  비평가나 서평가라는 눈길이 아닌 ‘시골 아저씨’ 눈으로 책을 읽어 봅니다. 전문가나 독서가나 애서가라는 눈길이 아닌 ‘아이 돌보고 집안일 도맡는 아저씨’ 눈으로 책을 읽어 봅니다. 시골에서 ‘도서관학교’를 꾸리고, 아이들하고 자전거를 달려 멧골을 넘으며, 호미 한 자루로 소꿉밭을 일구고, 손으로 빨래하는 재미를 누리며, 나무랑 풀하고 노래하는 하루를 지으려 하는 눈길로 책을 읽어 봅니다. 지식을 쌓으려는 뜻이 아니라 살림을 지으려는 길에 동무로 삼을 책을 살펴서 읽습니다. 장서를 갖추려는 뜻이 아니라 사랑을 가꾸려는 마음에 벗님으로 여길 책을 헤아려서 읽습니다. 넋, 삶, 숲, 말, 책, 이렇게 다섯 가지 낱말을 가만히 그리면서 책을 읽습니다. 제가 읽는 책은 언제나 ‘숲책’이면서 ‘시골책’이 되고 ‘마음책’이나 ‘사랑책’이 될 수 있기를 꿈꿉니다.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면서 마음 한켠에 고요히 등불을 밝힐 책 한 권을 곁에 둡니다.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에서, 숲노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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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사과의 4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1-3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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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사과의


 사과의 말 → 사과하는 말 / 잘못을 비는 말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잘못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과의 뜻을 밝히다 → 사과하는 뜻을 밝히다 / 잘못했다는 뜻을 밝히다

 사과의 심정을 표현하다 → 사과한다는 마음을 드러내다 / 잘못했다는 마음을 나타내다


  ‘사과(謝過)’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 한자말을 쓰려고 한다면 ‘사과하다’ 꼴로 쓰면 됩니다. ‘사과 + 의’ 같은 일본 말투로 쓸 까닭은 없어요. 적어도 ‘-하는’을 붙여야 말이 되고, “잘못을 비는”이나 “잘못을 했다며”처럼 손볼 수 있어요. 2016.11.30.물.ㅅㄴㄹ



사과의 엽서를 보내 주셨다

→ 사과하는 엽서를 보내 주셨다

→ 사과한다며 엽서를 보내 주셨다

→ 잘못을 비는 엽서를 보내 주셨다

→ 잘못했다며 엽서를 보내 주셨다

→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담아 엽서를 보내 주셨다

《신숙옥-재일조선인의 가슴속》(십년후,2003) 53쪽


우선 우레시노 시민 제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 먼저 우레시노 시민 모두한테 깊이 사과하는 말씀을 올린다

→ 먼저 우레시노 시민 여러분한테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여쭌다

→ 먼저 우레시노 시민 여러분한테 고개 숙여 잘못했다는 말씀을 여쭌다

《손민호-규슈 올레》(중앙북스,2015) 40쪽


이 생명에게 사과의 말을 속삭이고

→ 이 생명한테 사과하는 말을 속삭이고

→ 이 목숨한테 잘못했다는 말을 속삭이고

→ 이 목숨한테 잘못을 봐 달라는 말을 속삭이고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108쪽


저 녀석들이 늘 시끄럽게 굴어서 미안해. 그 사과의 뜻으로!

→ 저 녀석들이 늘 시끄럽게 굴어서 미안해. 사과하는 뜻으로!

→ 저 녀석들이 늘 시끄럽게 굴어서 미안해. 잘못을 비는 뜻으로!

→ 저 녀석들이 늘 시끄럽게 굴어서 미안해. 잘못을 봐주라는 뜻으로!

《히가시무라 아키코/최윤정 옮김-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1》(학산문화사,2016) 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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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할애 割愛 (6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1-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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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할애 割愛


 100억의 예산이 할애되었다 → 100억 예산을 내주었다 / 100억 예산을 갈랐다

 우리에게 할애된 시간은 단 30분 → 우리한테 주어진 시간은 딱 30분

 시간을 좀 할애해 주시겠습니까 → 시간을 좀 나눠 주시겠습니까

 소설책 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소설책 읽기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

 그곳에 할애할 수가 없더구나 → 그곳에 내줄 수가 없더구나


  ‘할애(割愛)’는 “소중한 시간, 돈, 공간 따위를 아깝게 여기지 아니하고 선뜻 내어 줌”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 말뜻을 헤아린다면 “내어 주다”나 ‘내주다’로 손볼 만하고, ‘나누다’나 ‘가르다’로 손볼 만하며, ‘쏟다’나 ‘들이다’나 ‘바치다’나 ‘주다’로 손볼 수 있어요. 때로는 ‘쓰다’나 ‘채우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11.30.물.ㅅㄴㄹ



외국 신문사는 독서운동을 끊임없이 전개하고 좋은 지면에 책광고를 할애하고

→ 외국 신문사는 책읽기 운동을 끊임없이 펼치고 좋은 자리에 책광고를 주고

→ 외국 신문사는 책읽기 운동을 끊임없이 펼치고 좋은 자리에 책광고를 싣고

→ 외국 신문사는 책읽기 운동을 끊임없이 펼치고 좋은 곳에 책광고를 내주고

《윤형두-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범우사,1997) 101쪽


크게 달라진 점 중 하나가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거였다

→ 크게 달라진 대목 가운데 하나가 남을 즐겁게 하려고 시간을 많이 쓴 거였다

→ 크게 달라진 대목 가운데 하나는 남을 즐겁게 하려고 시간을 많이 썼다

《박효신-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여성신문사,2007) 96쪽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줄곧 입시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줄곧 입시에만 많은 시간을 쏟았다

→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줄곧 입시에만 많은 시간을 들였다

→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줄곧 입시에만 많은 시간을 바쳤다

《조원진·김양우-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삼인,2009) 47쪽


나머지 시간은 가정과 지역사회 활동에 할애하는 것이다

→ 나머지 시간은 집살림과 마을살이에 쓰는 것이다

→ 나머지 시간은 집안일과 마을살림에 바친다

《시오미 나오키/노경아 옮김-반농반X의 삶》(더숲,2015) 136쪽


그는 강연 도입부의 상당 부분을 자기 소개에 할애했다

→ 그는 강연 첫머리를 무척 길게 자기 소개에 썼다

→ 그는 강연 첫머리를 거의 자기 이야기로 채웠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94쪽


마른 장미 얘기로 기꺼이 한 장을 할애할 용의가 있다

→ 마른 장미 얘기로 기꺼이 한 쪽을 내어줄 뜻이 있다

→ 마른 장미 얘기로 기꺼이 한 쪽을 채울 생각이 있다

→ 마른 장미 얘기로 기꺼이 한 쪽을 쓸 마음이 있다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장석훈 옮김-내 방 여행하는 법》(유유,2016) 1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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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이야기 125] 사냥꾼을 만난 꼬마곰 (앤서니 브라운) | 한 줄 책읽기 2016-11-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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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이야기 125] 사냥꾼을 만난 꼬마곰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꼬마곰은 그림을 그린다. 꼬마곰한테 요술 연필이 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꼬마곰한테는 꿈이 있기 때문에 연필을 쥘 수 있고, 이 꿈을 온힘을 기울여서 나타낼 수 있기에, 꼬마곰이 그리는 대로 언제나 요술이 펼쳐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그려서 멋진 하루를 누린다.



사냥꾼을 만난 꼬마곰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공경희 역
웅진주니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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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부유 富裕 (6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1-3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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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부유 富裕


 부유한 살림 → 넉넉한 살림

 부유하게 살다 → 넉넉히 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다 → 돈 많은 집에서 태어나다


  ‘부유(富裕)’는 “재물이 넉넉함”을 가리킨다고 하니, 이 말뜻처럼 ‘넉넉하다’로 손보면 돼요. 돈이 넉넉하다고 할 적에는 ‘잘산다’고 할 수 있고, “돈이 많은”이나 “돈이 있는”이라고 해도 됩니다. 2016.11.30.물.ㅅㄴㄹ



비록 말린의 집이 부유하진 않았지만

→ 비록 말린네 집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 비록 말린제 집이 잘살진 않았지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홍재용 옮김-그리운 순난앵》(열린어린이,2010) 39쪽


그림책 속에 나오는 부유한 집안 풍경

→ 그림책에 나오는 넉넉한 집안 모습

→ 그림책에 나오는 잘사는 집안 모습

《강승숙-선생님, 우리 그림책 읽어요》(보리,2010) 296쪽


사람들은 바다에서 살 길을 찾다 보니 부유해졌다

→ 사람들은 바다에서 살 길을 찾다 보니 넉넉해졌다

→ 사람들은 바다에서 살 길을 찾다 보니 돈을 많이 벌었다

《강제윤-걷고 싶은 우리 섬, 통영의 섬들》(호미,2013) 61쪽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나

→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나

→ 잘사는 집안에서 자라나

→ 돈 있는 집안에서 자라나

《장정일-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2015) 33쪽


한국이 세계에서 굉장히 부유한 나라로 성장했습니다만

→ 한국이 세계에서 대단히 넉넉한 나라로 컸습니다만

→ 한국이 온누리에 무척 잘사는 나라로 자랐습니다만

《한홍구-한홍구의 청소년 역사 특강》(철수와영희,2016) 63쪽


중동이 유럽보다 부유할 뿐 아니라

→ 중동이 유럽보다 넉넉할 뿐 아니라

→ 중동이 유럽보다 잘살 뿐 아니라

→ 중동이 유럽보다 돈이 많을 뿐 아니라

《필립 T.호프먼/이재만 옮김-정복의 조건》(책과함께,2016) 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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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모든 정치체에서 공히 | 우리말 살려쓰기 2016-11-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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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816 : 모든 정치체에서 공히



모든 정치체에서 공히

→ 모든 정치체에서

→ 모든 정치체에서 똑같이


공히(共-) : = 모두



  외마디 한자말 ‘共히’는 ‘모두’를 가리키니, “모든 정치체에서 공히”라 하면 겹말입니다. ‘공히’를 덜어야 올발라요. 힘주어 말하고 싶기에 꾸밈말을 넣고 싶다면 “모든 정치체에서 똑같이”나 “모든 정치체에서 고스란히”나 “모든 정치체에서 나란히”처럼 ‘똑같이·고스란히·나란히’ 같은 말마디를 넣어 볼 수 있습니다. 2016.11.30.물.ㅅㄴㄹ



피정복 정치체만이 아니라 모든 정치체에서 공히 나타났다

→ 피정복 정치체만이 아니라 모든 정치체에서 나타났다

→ 피정복 정치체만이 아니라 모든 정치체에서 똑같이 나타났다

《필립 T.호프먼/이재만 옮김-정복의 조건》(책과함께,2016)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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