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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를 다니는 까닭 | 책삶+글쓰기 2016-08-3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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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를 다니는 까닭



  이틀에 걸쳐 인천하고 서울에서 바깥일을 보고 고흥으로 돌아옵니다. 서울에서 여러 가지를 잔뜩 장만해서 가방이 미어터질 만큼 신나게 짊어지고 돌아옵니다. 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돌아오느라 등허리가 많이 결립니다만, 한잠 자고 나면 다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제껏 바깥마실을 마치고 난 뒤하고는 퍽 다르게 밤을 맞이합니다. 예전에는 집으로 돌아와서 바깥일 이야기라든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도록 몸을 잘 가누지 못했다면, 오늘은 이럭저럭 이야기를 나눌 만큼 몸을 좀 가누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제오늘에 걸친 바깥마실에서 또렷하게 한 가지를 배웠어요. ‘나는 여태 내가 무엇을 배워서 무엇을 새롭게 지으려 하는가를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를 말이지요. 바깥마실을 하면서 느낀 이 대목을 집에서 곁님한테서 다시 들으며 곰곰이 돌아보았어요. ‘아니, 내가 어제오늘 속으로 품은 생각을 어떻게 곁님이 나한테 오늘 밤에 이렇게 말로 들려줄 수 있지?’ 이는 흔한 말로 ‘우연’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스스로 끌어들이면서 이루는 삶’이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오늘 하루 자고 난 이튿날부터, 또 이 글을 적바림하는 이 자리부터, 내가 그리는 그림 가운데 하나인 ‘새 배움 놀이’를 그야말로 즐겁게 하자고 다짐합니다. 나들이를 다니는 까닭은 내가 스스로 얼마나 넓거나 좁게 마음을 가꾸었는가를 되새기면서 나를 둘러싼 보금자리를 아름다우면서 즐겁게 보살피면 사랑이 샘솟을까를 배우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2016.8.3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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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알아? | 시-동시 2016-08-3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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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알아?



할아버지

이 책 알아?

나 어제 읽었느넫

아주 재미있더라

할아버지도 읽어 볼래?


― 할아버지는 눈이 어두워

   책을 읽기 힘드네


아, 그러면

내가 읽어 줄까?

참 재미있는 책이라서

할아버지한테 꼭

읽어 주고 싶어.



2016.6.29.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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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한 줄 | 책삶+글쓰기 2016-08-3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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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한 줄

 

  고흥집에서 머물다가 바깥일을 보러 나올 적에 으레 ‘글선물’을 하고 싶어서 시를 쓴다. 어제오늘 이틀에 걸쳐 만날 이웃님을 헤아리며 시를 네 꼭지 썼는데 어제에 한두 사람만 만날 줄 알았더니 세 사람을 만났다. 오늘 두 사람을 만나고 고흥집으로 돌아갈 텐데, 고흥에서 인천으로 가던 시외버스에서 시를 네 꼭지만 썼다. 오늘 만날 두 분한테 글선물을 드리자면 시를 하나 더 써야 한다. 언제 어떻게 쓸까 하고 망설이다가, 이따가 만난 자리에서 신나게 새로 쓰면 될 테지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 스스로 쓰려고 하면 얼마든지 새로 한 줄 쓴다. 나 스스로 ‘어떡해?’ 하고 생각하면 며칠이나 몇 해가 가도 한 줄조차 못 쓴다. 2016.8.3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글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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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뒷북질도 애틋한 이야기가 되어 (뒷북을 쳤다) | 동시집+시집 2016-08-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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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뒷북을 쳤다

김양아 저
문학의전당 | 2016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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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노래하는 말 249

 


지긋지긋한 뒷북질도 애틋한 이야기가 되어
― 뒷북을 쳤다
 김양아 글
 문학의전당 펴냄, 2016.5.23. 9000원

 

  뒤늦게 깨닫는 일이 잦습니다. 처음부터 깨달으면 좋으련만 나는 자꾸 뒷북을 치듯이 뒤늦게 깨닫곤 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내 뒷북치기를 바라보며 나 스스로 깎아내리곤 했어요. 요즈음에는 이 생각을 좀 바꾸기로 합니다. 어떻게 바꾸느냐 하면, ‘뒷북을 친대서 나쁘지 않아. 나를 스스로 미워하지 말아.’ 하고 생각해요.

 

  그리고 ‘남보다 늦게 깨닫는다고 하더라도, 틀림없이 깨닫는 셈이지?’ 하고 달래요. 이러면서 ‘처음부터 깨닫지 못할 뿐, 나중에 꼭 깨달으니까 더 느긋하게 살림을 꾸리자고 다짐하면 되지.’ 하고 마음을 다스려요. 어떤 일을 맞이하든 곧바로 달려들기보다는 하루나 이틀, 때로는 사흘이나 나흘쯤 묵혀 보자고 여겨요.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뒷북’이어도 나 스스로 제대로 깨닫기까지 기다리기로 해요.

 

갓 나온 따끈한 두부가 입맛을 당긴다 / 두부는 말랑하게 살아 있다 // … // 오늘도 내 앞에 덩그랗게 놓인 과제는 / 선택과 결정을 요구한다 / 넓적하게 잘라 지지거나 조려야 할지 / 작게 썰어 찌개에 넣고 끓일지 (두부 한 모)

 

그토록 태연하던 그가 뒷북을 쳤다 / 제 몸에 보이지 않게 실금을 그으며 / 어느 날의 반란을 키우고 있었다 / 그의 능청스러운 음모에 앉아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동안 / 이 지긋지긋한 무게를 언제 던져버릴까 궁리하고 있었다 (뒷북)

 

  김양아 님 시집 《뒷북을 쳤다》(문학의전당,2016)를 읽습니다. 이 시집을 쓴 김양아 님은 첫 시집을 냈다고 합니다. 첫 시집이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어느 모로 보면 느즈막하게 내놓은 시집일 테지만 아직 시집을 한 권도 못 낸 시인도 많아요. 아니, 굳이 시집을 내지 않아도 즐겁게 시를 쓰고 삶을 노래하는 사람도 많지요.


  시집을 내기에 시인이 아니라, 삶을 노래하고 살림을 노래로 지을 수 있을 적에 시인이겠지요. 《뒷북을 쳤다》를 써낸 시인은 이녁한테 무엇이 뒷북이었나 하고 되새기면서 ‘뒷북’도 ‘앞북’도 ‘옆북’도 아닌 오롯이 누리면서 지을 삶을 조곤조곤 밝히려 합니다.

 

그곳의 돌담은 얼기설기 / 바람에게 길을 내어주고 있다 / 이곳과 저곳을 구분하는 경계일 뿐 / 마당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 키 낮은 돌담 사이로 파도 소리가 드나들었다 (돌담)

 

둥글게 둘러앉아 / 단물 가득한 수박 한 덩이 베어 먹고 / 평상에 누우면 쏟아지던 밤하늘 / 머리맡 여름 별자리 가물거린다 (먼 여름밤)

 

  지긋지긋한 뒷북질은 얼마든지 떨칠 수 있고, 얼마든지 붙안은 채 살 수 있어요. 비록 늦게 깨닫고서 뒷북을 친다지만 스스로 즐겁게 짓는 살림이라면 언제나 마음껏 웃을 수 있어요.


  느긋하게 살며 돌담을 바라봅니다. 돌담 곁에 서며 물결 소리를 듣습니다. 돌담 곁을 떠나 아파트에 깃들면서도 바닷가 돌담에서 들은 물결 소리를 돌아봅니다. 아득한 옛날 나무 그늘이 시원한 평상에서 수박을 베어물고 드러눕던 일을 돌아봅니다. 어제는 아이였고 오늘은 어버이로 지내는 삶을 돌아봅니다. 나를 낳아 돌본 어버이도 틀림없이 먼 옛날에는 아이였을 테지 하고 생각하면서 빙그레 웃음을 짓습니다.

 


면접용 정장을 차려 입고 집을 나서는 길, / 뿌옇게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에도 / 환하게 웃고 있는 너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로 들어서는 뒷모습을 / 묵묵히 지켜보는 난감한 계절 (미완의 봄)

남쪽지방의 군락지가 고향인 후박나무 / 아무리 둘러보아도 혼자뿐이라고 / 타지에서 맘 붙일 곳 없다고 또 말을 걸어온다 (후박나무를 받아 적다)

  짐을 무겁게 짊어지고 서울 한복판을 걷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왜 어리석게 등허리를 힘들게 하지? 그냥 택시를 타도 되지 않니? 택시삯이 얼마나 한다고 택시를 못 타지? 돈이 없어서 못 탈 수 있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 ‘돈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몸을 더 괴롭히지는 않니?


  뒷북질을 하는 까닭은 오늘 이곳에 선 나를 더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고 느낍니다. 나중에 돈을 넉넉히 벌고서 택시를 타자는 생각이 아니라, 짐이 많아 무거운 바로 오늘 이곳에서 택시를 타자고 생각할 수 있어야겠다고 느낍니다. ‘돈이 없어서 못 한다’가 아니라 ‘돈을 쓸 데에는 즐겁게 쓰자’는 생각으로 거듭날 줄 알 때에 비로소 뒷북질을 스스로 끊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구불구불 벼랑 위 산길 / 덜컹거리며 달리던 버스 종점엔 / 잣나무 숲에 안겨 있는 마을이 있었다 // 설악면 그 작은 동네의 방 한 칸 / 나는 딴 세상에 세 들었다 / 부임 첫날 안개 피어오르는 개울로 나가 얼굴을 씻을 때 / 맑고 청정한 개울물 소리에 이가 시렸다 / 그 후로 새벽은 내게 설렘이라는 말로 다가왔다 // 시간은 느리게 개울을 건너 다녔다 / 여물기 시작한 초가을이 몰려온 바람에 넘어졌다 / 종일 쓰러진 벼를 세우던 아이들 / 풀과 이삭도 구별 못하는 / 촌스러운 새내기 담임마저 소매를 걷어붙였다 // 설악이 건네준 커다란 상자를 안고 / 간신히 버스에 올랐다 / 밤톨 같은 아이들이 주워 담아준 / 밤 한 움큼씩 쪄먹으며 지낸 그해 겨울 / 문득 자욱한 눈송이로 내려온다 (설악雪岳)

 

  시집 《뒷북을 쳤다》에 나오는 후박나무 이야기를 새삼스레 다시 읽어 봅니다. 우리 집 마당에 후박나무가 있거든요. 마을 어르신들은 마당에 그늘을 많이 드리우니 이 후박나무를 베라고들 하지만, 우리 집은 이 후박나무를 살뜰히 아낍니다. 올여름 우리 집은 이 후박나무 그늘을 시원하게 누렸어요. 올해는 유난히 끔찍한 불볕이었다고 하지만 마당에 우뚝 선 후박나무는 아주 고마이 그늘을 베풀어 주었어요. 처음에 우리 집 후박나무를 베라 하신 어르신들도 올여름만큼은 이 후박나무 그늘이 참 좋다고 말씀하셔요.


  어쩌면 이런 몸짓이나 이야기도 뒷북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즐거운 뒷북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리석은 몸짓이었다 할는지 모르나, 하루가 흐르고 한 해가 흐르며 몇 날 몇 해가 지나고 되새기면 ‘그때 그 모습은 뒷북질’이지 않았다고 여길 수 있어요.


  첫 시집을 낸 김양아 님이 ‘교사로 첫 부임’을 하던 해 이야기를 적바림한 싯말을 아주 천천히 꾹꾹 새겨서 읽으며 다시금 뒷북질을 떠올립니다. 도시에서만 살다가 강원도 깊은 두멧자락 아이들을 처음 만나서 ‘시골스러운 도시내기 교사’로 지냈다고 말씀하는데, 이 뒷북질 같은 아스라한 옛이야기는 오늘에 이르러 살며시 웃음을 짓도록 북돋우는 재미난 삶자국, ‘삶 발자국’이 되어 줍니다.


  밤톨 같은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주워 준 그 옛날 그 밤알은 얼마나 맛났을까요? 아득한 그때 그 모습을 가만히 마음에 그리기만 해도 애틋해서 웃음이랑 눈물이 함께 피어나겠지요. 2016.8.3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시읽기/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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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라 읽든 | 책 언저리 2016-08-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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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라 읽든

 

  어제 책방에서 새롭게 만난 그림책을 놓고 곧 느낌글을 쓸 생각입니다. 이 그림책을 시골집으로 잘 들고 가서 우리 아이들하고 읽은 뒤에 글을 쓰려 하는데, 먼저 짤막하게 몇 줄로 느낌을 적어 보았어요. 이러다가 다른 분들이 이 그림책을 놓고 쓴 느낌글을 문득 살폈는데, ‘좋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별점을 꾹꾹 눌러서 주지 않은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지요. ‘아니 왜? 아니 이 그림책 좋다면서 왜 별점은 깎지?’ 이러다가 다시 생각했어요. ‘남들이 뭐라 읽든, 또 남들이 뭐라 말하든, 내가 스스로 즐겁게 읽은 책이면 넉넉하지 않니? 남들이 신나게 추천한대서 우리 아이들한테 읽을 책이 아니잖아? 나부터 먼저 즐겁게 읽고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그저 즐겁게 아이들한테 선물할 수 있는 책이잖아?’ 2016.8.3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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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이야기] 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 | 한 줄 책읽기 2016-08-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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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 씀, 책과함께 펴냄)


 

마음으로 아낄 적에 동무이다. ‘아는 사이’가 아닌 동무는, 남녀나 남남이나 여여 사이에서 모두 언제나 마음으로 보살핀다. ‘이성친구’가 안 되어도 ‘짝짓기’를 안 해도 참말로 사이좋은 아름다운 넋이 될 수 있다. 여여가 서로 주고받은 글에서 ‘동무로 맺은 발자취’를 찬찬히 살핀다.

 

 

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 공저/정지인 역
책과함께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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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이야기] 발레리나 벨린다 (에이미 영) | 한 줄 책읽기 2016-08-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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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벨린다 (에이미 영 글·그림, 느림보 펴냄)


꿈을 꾸던 아이가 그만 어른들 지청구에 꿈을 접는다. 꿈을 접은 아이는 더는 웃지 않으며 조용히 일만 하는데, 어느 날 문득 마음속 깊은 데에서 샘솟는 춤이 터진다. 그리고 이때부터 ‘어른들 등쌀’이든 ‘남들 눈치’를 안 보고 스스로 즐겁게 살기로 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웃음꽃 춤을 추면서.

 

 

발레리나 벨린다

에이미 영 저/이주희 역
느림보 | 200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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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책 | 책삶+글쓰기 2016-08-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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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책

 

  서울마실을 하니 새삼스럽도록 ‘서울에 사람들 참말 많고마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참말로 이런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뻔합니다. 겨우 입에서 이 말을 안 터뜨리고 속으로 삭입니다. ‘아따 요로코롬 사람이 많으니 서울이 덥지’ 같은 생각도 뒤따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뒤따를 즈음 생각을 끊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서울마실을 ‘수많은 사람을 구경하러’ 오지 않았거든요. 내 할 일이 있어서 이 할 일을 즐겁게 하려고 왔어요. 전철에서 버스에서 길에서 문득 서서 눈을 감습니다. 마음을 고요히 다스려 봅니다. 다시 눈을 뜨고 수첩을 꺼내어 몇 마디를 적습니다. “바라볼 곳. 바라볼 것. 바라볼 님. 바라볼 집. 바라볼 길. 바라볼 넋. 바라볼 책.” 눈앞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나 건물이나 자동차를 그냥 멍하니 바라보면서 ‘구경놀이(관전평)’를 하겠느냐고 속으로 묻습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나는 내 삶을 바라보아야지요. 나는 내 가방에 챙긴 책을 바라보아야지요. 나는 내 마음을 바라보아야지요. 나는 내 곁에서 살림을 함께 짓는 곁님하고 아이들을 바라보아야지요. 나는 내 보금자리에 아름다운 꿈과 파랗디파랗게 부는 바람을 바라보아야지요. 2016.8.3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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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시시때때로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8-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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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51 : 시시때때로

 

시시때때로
→ 때때로
→ 때때때로

 

시시때때로(時時-) : ‘때때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시시로(時時-) : = 때때로
때때로 : 경우에 따라서 가끔
때로 : 1. 경우에 따라서 2. 잦지 아니하게 이따금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시시때때로’를 놓고 ‘때때로’를 힘주어 이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아무래도 ‘시시로 + 때때로 = 시시때때로’로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시시로 = 때때로’입니다. 한국말 ‘때’를 한자로 옮기면 ‘時’이거든요. 한국말사전은 ‘시시로 = 때때로’처럼 다루지만 ‘시시로 → 때때로’로 다루어야지 싶어요. ‘때때로’라는 한국말이 있으니 구태여 ‘시시로’를 써야 하지 않아요. 그리고 ‘때때로’는 ‘때로’를 힘주어 이르는 말이에요. 이 ‘때때로’를 더 힘주어 이르려 한다면 차라리 ‘때때때로’나 ‘때때때때로’처럼 쓰면 되겠지요. 재미난 말놀이를 하듯이 말이에요. 2016.8.31.물.ㅅㄴㄹ

 

몇몇 통치 측면에서 잔혹성으로 시시때때로 비난을 받았지만
→ 몇몇 통치 측면에서 끔찍하다고 때때로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 다스릴 적에 여러모로 끔찍했다고 가끔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존 앤더슨/최파일 옮김-내추럴 히스토리》(삼천리,2016) 26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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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며 읽는 책 | 책삶+글쓰기 2016-08-31 10:02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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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며 읽는 책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이웃님을 만나기로 합니다. 낮부터 저녁까지 여러 가지 볼일을 보느라 다리가 몹시 지쳤습니다. 더는 걸을 수 없구나 싶어서 책방 한 곳으로 찾아갑니다. 마침 이 책방에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걸상이 있어서, 걸상에도 앉다가 바닥에도 앉다가 벽에 기대기도 하다가, 이래저래 몸을 쉬면서 책을 읽습니다. 이웃님을 만나기까지 한 시간 반 남짓 기다리며 책을 얼추 스물다섯 권은 읽었지 싶습니다. 스물다섯 권이라니, 이만 한 숫자로 셀 만큼 책을 읽으며 나도 스스로 놀라서 더 읽지 않고 수첩을 꺼냅니다. 수첩을 꺼내어 짤막하게 글을 씁니다. 시골집에서 아이들하고 얼크러지면서 누린 즐거운 이야기를 재미난 노래로 엮어 봅니다.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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