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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술보다 맛깔스러운 삶을 좋아해 (바 레몬하트 30) | 만화책 2016-09-3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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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바(BAR) 레몬하트 30

후루야 미츠토시 글,그림/이기선 역
AK(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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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649



맛난 술보다 맛깔스러운 삶을 좋아해

― 바 레몬하트 30

 후루야 미츠토시 글·그림

 이기선 옮김

 AK 코믹스 펴냄, 2016.9.25. 5000원



  만화책 《바 레몬하트》(AK 코믹스)는 ‘레몬하트’라는 술집(bar)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레몬하트’는 영어로 ‘Lemon Hart’로 적으며, 1804년에 처음 태어난 술이라고 해요. 이 술은 ‘비피터 진(Beefeater gin)’이라고 합니다. 술집 ‘레몬하트’는 1804년에 태어난 어느 술을 기리거나 좋아하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겠지요.



“그건 비싸죠?” “그렇죠.” “싸고 엄청 맛있는 건 없어요?” “그건 또 무슨 염치없는 주문이래요?” “없어요? 있어요?” “와인이라 해도 기호품이니까요. 모두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려워요.” (7쪽)



  어느덧 서른째 권까지 나온 《바 레몬하트》를 보면, 술집 한 곳을 단골로 두는 사람들을 비롯해서 이 술집으로 찾아와서 마음앓이를 풀어내거나 슬픔을 털어놓거나 기쁨을 나누려고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대단하거나 잘난 사람이 아닐는지 모르나 술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마음을 열며 이야기를 나누려는 사람들이 나와요.


  서른째 권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어릴 적 동창이 나오고, 아들한테 분재를 남기고 숨을 거둔 아버지가 나오며, 회사에서 일을 너무 못한다고 여겨 스스로 사표를 내고 떠나려는 젊은이가 나옵니다. 왈가닥이지만 마음이 여린 아주머니가 나오고, 사람들한테 거의 잊혀진 옛 영화감독이 나오며, 오랜 스승과 제자 사이를 이루는 세 사람이 나옵니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모두 일찍 여의고 라면집을 씩씩하게 이끄는 언니 동생 두 사람이 나오고, 길고양이 한 마리를 아끼는 여러 사람들이 나옵니다.



“예쁘다.”“그래.” “둘이 차분히 얘길 나눠 보는 건 어때? 그럼 그 반지처럼 다시 반짝반짝 빛날 것 같은데.” (16쪽)


“오히려 미치코가 골라 줘서 얼마나 기쁜데요! 이렇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달콤한 술을 골라 줬잖아요!” (66쪽)



  술과 술집 이야기가 넌지시 흐르는 만화책 《바 레몬하트》입니다만, 술하고 얽힌 이야기를 살짝 곁들이면서 ‘수수한 사람들이 수수하고 엮고 맺으며 푸는 이야기’를 도드라지게 들려준다고 할 만해요. ‘맛 좋은 술’ 이야기보다는 ‘맛깔스러운 삶’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만화라고 할까요. 맛난 술도 좋지만, 맛난 술이 좋은 까닭은 맛깔스러운 살림을 짓는 애틋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목을 차분히 다루는 만화라고 할 수 있고요.


  그러고 보면 술이나 밥이나 여행이나 책도 모두 매한가지로구나 싶어요. 더 좋은 술이나 밥이나 여행이나 책보다는, 서로서로 즐겁게 어우러지면서 좋게 느끼는 술이나 밥이나 여행이나 책이 되지 싶어요. 혼자 즐겨도 둘이나 여럿이 즐겨도, 서로 아끼고 보듬는 따사로운 사랑이 흐를 적에 맛나면서 좋은 술이 되겠지요.



“잘도 기억하는군. 첫 장면에서 겨우 1초, 그것도 화면 한 구석에 비쳤을 뿐인데.” “잊을 수 없는 1초입니다.” (119쪽)



  《바 레몬하트》 서른째 권 이야기 가운데 스승하고 제자가 나오는 대목을 보면, 꽤 오랜 옛날 젊은 교사는 어린 학생한테 ‘학교와 공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너무 일찍 그만두기’보다는 ‘차츰 무르익으면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맛’이 있다면서 달래는 말을 들려줍니다. 이 말을 듣고서 곰곰이 생각한 끝에 다시 기운을 내어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기로 다짐한 학생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 교사 일을 해요.


  그리고 이녁은 교사가 된 뒤 ‘길을 잃고 헤매는 아이’를 따스히 다잡아 주는 일을 합니다. 마치 예전에 이녁이 학생이던 무렵 이녁을 붙잡아 주고 따스히 안아 준 스승처럼 말이지요. 이렇게 스승과 제자 사이로 얽힌 세 사람이 ‘바 레몬하트’에 함께 찾아와서 가장 어린 제자가 스무 살을 맞이한 날에 기쁨을 나누는 술 한 잔을 나누어요.



“어떠니? 맛있어?” “맛있을 리가 있겠어요? 엄청 맛없어요!” “그렇겠지. 그런데 어른이 되면 이게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진단 말씀. 그러니까 조금만 더 같이 공부해 보자.” (140∼141쪽)



  어른이 되면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맛나게 즐긴다는 술 한 잔을 생각해 봅니다. ‘바 레몬하트’ 가게지기가 손님한테 들려준 “모두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려워요”라고 하는 말도 되새겨 봅니다. 누군가한테는 ‘값싸며 맛난 술’이 있을 테고, 누군가한테는 ‘비싸며 맛없는 술’이 있을는지 몰라요. 나한테 맛난 술이 너한테는 맛이 없는 술일 수 있어요. 어제는 맛난 술이었으나 오늘은 도무지 맛이 없는 술이 될 수 있어요.


  때에 따라서 맛이 달라져요. 자리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지요. 또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달라져요. 기쁜 날 더 기쁘게 즐기고, 슬픈 날 더 슬프게 누려요. 값지기에 좋은 술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이 좋은 술로 바꾸어 주어요. 값비싸기에 맛난 술이 아니라, 웃음짓는 마음이 맛난 술로 바꾸어 주고요.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맛이고, 마음에 따라 새롭게 바뀌는 삶이에요. 2016.9.3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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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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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8 :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

→ 겉만 훑어서 옷을 차려입는 뜻을 알지 못해

→ 겉만 훑느라 몸을 꾸미는 뜻을 헤아리지 못해

→ 겉만 보느라 옷맵시를 가꾸는 뜻을 알지 못해


피상적(皮相的) : 본질적인 현상은 추구하지 아니하고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에만 관계하는

외모(外貌) :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



  ‘피상적’은 ‘겉’이나 ‘겉모습’만 살피거나 얽히는 이야기를 나타냅니다. ‘외모’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곧 ‘겉모습’을 가리킵니다.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처럼 말하면 “겉만 보느라 겉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나 “겉모습만 보느라 겉모습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 같은 얼거리가 되니 겹말이에요. 어쩐지 말이 안 됩니다. 이 같은 글월이 쓰인 자리를 살피니 ‘외모’는 ‘옷에 마음을 써서 잘 입는 일’을 가리키는구나 싶어요. 그러면 앞쪽에서 ‘피상적’은 “겉만 보느라”로 손보고, 뒤쪽에서 ‘외모’는 “옷을 차려입는”이나 “몸을 꾸미는”이나 “옷을 꾸미는”이나 “몸을 가꾸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2016.9.30.쇠.ㅅㄴㄹ



“하지만 남자는 옷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안 된다고들 하던데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

→ 요즘 사람들은 너무 겉만 훑느라 옷을 차려입는 철학을 알지 못해

→ 요즘 사람들은 너무 겉만 훑으니 옷을 꾸미는 철학을 알지 못해

→ 요즘 사람들은 너무 겉치레라서 몸을 가꾸는 뜻을 알지 못해

《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오스카리아나》(민음사,2016) 44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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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용도로 쓰이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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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7 : 용도로 쓰이다



다른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 다르게 쓰일 수도 있다

→ 다르게도 쓰일 수 있다

→ 다른 쓰임새도 있다


용도(用途) : 쓰이는 길. 또는 쓰이는 곳



  ‘용도’라는 한자말은 “쓰이는 길”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다른 용도로도 쓰일”처럼 적으면 겹말이에요. 이때에는 “다르게도 쓰일”이나 “다른 쓰임새도 있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2016.9.30.쇠.ㅅㄴㄹ



어떤 물건이 원래의 용도 말고 다른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면

→ 어떤 물건이 처음 쓰임새 말고 다른 쓰임새도 있다고 겪어 본다면

→ 어떤 물건이 처음과 다르게 쓰일 수 있는 줄 겪어 본다면

《안지영-아티스트맘의 참 쉬운 미술놀이》(길벗,2016) 7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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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즉시 卽時 (4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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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즉시 卽時


 소문은 즉시에 온 동네로 퍼졌다 → 소문은 바로 온 마을로 퍼졌다

 사람들은 그 즉시로 몰려와서 → 사람들은 곧바로 몰려와서

 발견 즉시 알려라 → 보는 대로 알려라 / 보면 바로 알려라

 돌아오는 즉시 다시 가야 한다 → 돌아오면 곧 다시 가야 한다


  ‘즉시(卽時)’는 “어떤 일이 행하여지는 바로 그때”를 가리킨다 하고, 한국말사전에는 “≒ 즉기시”처럼 비슷한말이 나와요. ‘즉기시(卽其時)’는 “= 즉시”라고 하는데 이 한자말은 쓸 일이 없어 보입니다. ‘즉시’나 ‘즉기시’는 ‘바로’나 ‘곧’이나 ‘곧바로’나 ‘곧장’이나 ‘막바로’로 손봅니다. 2016.9.30.쇠.ㅅㄴㄹ



좋아! 그럼 즉시 식량을 확보해!

→ 좋아! 그럼 바로 식량을 모아 둬!

→ 좋아! 그럼 곧장 식량을 얻어 둬!

《마치다 준/김은진 옮김-각하!》(삼인,2007) 30쪽


그러나 즉시 입을 다물었다

→ 그러나 바로 입을 다물었다

→ 그러나 곧장 입을 다물었다

→ 그러나 이내 입을 다물었다

《유리 가가린/김장호·릴리아 바키로바 옮김-지구는 푸른빛이었다》(갈라파고스,2008) 133쪽


집착을 가지면 그 즉시 우니히피리(잠재의식)에게 빛이 차단된다고 말했다

→ 집착하면 바로 우니히피리(잠재의식)한테 빛이 가로막힌다고 말했다

→ 얽매이면 곧바로 우니히피리(잠재의식)한테 빛이 막힌다고 말했다

《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판미동,2015) 135쪽


그러면 모두가 즉시 착해질 테니까

→ 그러면 모두가 바로 착해질 테니까

→ 그러면 모두가 곧장 착해질 테니까

→ 그러면 모두가 막바로 착해질 테니까

《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오스카리아나》(민음사,2016) 14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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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기여 寄與 (5 +)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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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여 寄與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 이기도록 크게 이바지한 / 이기도록 큰몫을 한

 우리 문학에 대한 기여가 될 수 있다 → 우리 문학에 이바지할 수 있다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다 →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다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보람으로

 크게 기여했다 → 크게 이바지했다 / 크게 도왔다


  ‘기여(寄與)’는 “1. 도움이 되도록 이바지함 2. 물건을 부쳐 줌”을 가리킨다고 해요. 둘째 뜻으로는 거의 쓸 일이 없고, 첫째 뜻은 ‘이바지하다’나 ‘돕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또는 “한몫을 하다”나 “큰몫을 맡다”로 손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기여(其餘)’라는 한자말이 “그 나머지”를 뜻한다면서 실리지만, 이 한자말을 쓸 일은 없다고 봅니다. 2016.9.30.쇠.ㅅㄴㄹ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 측면에서 백신이 뚜렷이 기여한 바는 없었다

→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줄어든 데에 백신이 뚜렷이 이바지한 바는 없었다

《그레그 비티/김윤아 옮김-예방접종, 부모의 딜레마》(잉걸,2006) 201쪽


일본의 문화 발달에 기여했음을 강조한다든지

→ 일본 문화가 발돋움하도록 이바지했다고 힘주어 말한다든지

→ 일본 문화가 발돋움하게 도왔다고 힘주어 말한다든지

《김한종-역사 교육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책과함께,2013) 47쪽


《팔만대장경》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했단다

→ 《팔만대장경》이 훌륭하다고 세계에 알리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단다

→ 《팔만대장경》이 훌륭하다고 온누리에 알리는 데도 크게 앞장섰단다

《강창훈-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책과함께어린이,2013) 91쪽


새로운 땅의 발견과 유럽인의 세계 지배에 기여했어

→ 새로운 땅을 찾고 유럽사람이 세계를 지배하는 데 이바지했어

→ 새로운 땅을 찾고 유럽사람이 세계를 다스리도록 도왔어

《칼 슈미트/김남시 옮김-땅과 바다》(꾸리에,2016) 47쪽


지구가 생물들의 자기 완결적인 서식 환경을 이루는 데 기여를 한 것은 햇빛이다

→ 지구가 생물 스스로 살아갈 만한 터전을 이루는 데 이바지를 한 것은 햇볕이다

→ 지구가 생물 스스로 살아갈 터전을 이루도록 햇볕이 도왔다

→ 햇볕은 지구가 생물 스스로 살아갈 터전을 이루도록 큰몫을 했다

《장석주-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문학세계사,2016) 13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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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심플하고 단순한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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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6 : 심플하고 단순한



심플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단순함에서

→ 단순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단순함에서

→ 수수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수수함에서

→ 깔끔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깔끔함에서


simple : 1. 간단한 2. 단순한, 소박한, 간소한 3. 순전한

단순하다(單純-) : 1.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 2. 외곬으로 순진하고 어수룩하다

간단하다(簡單-) : 1. 단순하고 간략하다 2. 간편하고 단출하다 3. 단순하고 손쉽다

간소하다(簡素-) : 간략하고 소박하다

간략하다(簡略-) : 간단하고 짤막하다



  영어 ‘심플’은 ‘간단한’이나 ‘단순한’ 같은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한자말 ‘단순하다’는 ‘간단하다’로 풀이하고, ‘간단하다’는 ‘단순하다’로 풀이해요. 이런 한자말을 살펴보노라면 ‘간소하다·간략하다’도 나오는데, 이 모든 한자말은 서로 돌림풀이입니다. 그래서 ‘심플’이나 ‘단순한’ 같은 낱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참 흐리멍덩하지요. 이러니 겹말로 쓸밖에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말뜻이 제대로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뜻을 헤아린다면 “수수해지고 작아지려는”이나 “깔끔해지고 작아지려는”으로 손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이밖에 보기글을 살피면 “화사(華奢)함과 아름다움” 같은 말마디가 보이는데 한자말 ‘화사하다’는 ‘곱다’를 가리켜요. 이 대목도 겹말입니다. 2016.9.30.쇠.ㅅㄴㄹ



심플해지고 작아지려는 흐름이 문명의 새 패러다임이다. 작고 단순함에서 화사함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려는

→ 수수해지고 작아지려는 흐름이 문명에서 새 줄기이다. 작고 수수함에서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내려는

→ 깔끔해지고 작아지려는 흐름이 문명에서 새 길

이다. 작고 깔끔함에서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내려는

《장석주-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문학세계사,2016) 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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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장서藏書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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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35 : 장서藏書



장서(藏書) : 책을 간직하여 둠. 또는 그 책


무수한 장서藏書들이다

→ 헤아릴 수 없는 책들이다

→ 수많은 책들이다

→ 숱한 책들이다



  간직한 책을 가리켜 한자말로 ‘장서’라 한답니다. 이 같은 한자말을 써서 “장서가 많군요”라 할 수 있을 테고, 손쉽게 “책을 많이 간직하셨군요”나 “책을 많이 두셨군요”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장서’라고만 해서 헷갈릴까 걱정하며 ‘장서藏書’로 적는다면 이 한자말을 더 잘 알아볼 만할까요? 이럴 바에는 그냥 ‘책’이라고만 할 때가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 2016.9.30.쇠.ㅅㄴㄹ



내 안이 도서관이라면 고독은 무수한 장서藏書들이다

→ 내 안이 도서관이라면 외로움은 숱한 책들이다

→ 내 안이 도서관이라면 쓸쓸함은 수많은 책들이다

《장석주-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문학세계사,2016) 14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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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다 (사진책도서관 2016.9.30.) | 숲노래 도서관 2016-09-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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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좋다 (사진책도서관 2016.9.30.)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올 유월 즈음부터 사진책 이야기를 몇 꼭지 못 썼습니다. 새로운 사진책이 안 나왔기 때문에 못 쓰지 않았습니다. 올해에 내놓은 ‘새로운 한국말사전’에 마음을 쏟느라 손목이 버겁기도 했고, 이다음으로 내놓을 또 다른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엮느라 바쁘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핑계를 더 대자면, 좀 뻔한 사진책만 많이 보여서 요 몇 달 동안 사진책을 거의 안 장만했어요. 한국 사진밭이 어쩐지 자꾸자꾸 틀에 박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싶더군요. 스스로 제 삶자리에서 기쁨과 사랑을 찾아내어 조촐히 나누는 숨결로 나오는 사진책보다는 ‘유행·사조·예술’에 치우치기 일쑤이고, 다른 한 갈래에서는 ‘기록·보도’라는 틀에 얽매이기만 한다고 느낍니다. 지난 오월에 《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하고 《우물밖 여고생》이라는 사진책 이야기를 쓴 뒤, 거의 넉 달 만에 《꿀젖잠》이라는 사진책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넉 달 만에 비로소 마음에 드는 사진과 책과 이야기를 갈무리했어요. 사이가 참 뜸했지만 그저 좋습니다. 더 많은 사진과 책과 이야기를 다루어야 사진비평이 될 만하지 않으니까요. 그저 한 권이 있어도 좋고, 그예 한 권으로 삶을 노래할 수 있어도 넉넉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양해남 저
눈빛 | 2016년 03월

 

우물 밖 여고생

슬구(신슬기) 저
푸른향기 | 2016년 05월

 

꿀 젖 잠

박찬원 저
고려원북스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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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돼지를 안으니 따뜻해, 이 숨결을 사진으로 찍지 (꿀젖잠) | 사진책 2016-09-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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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꿀 젖 잠

박찬원 저
고려원북스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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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 읽기 341



아기 돼지를 안으니 따뜻해, 이 숨결을 사진으로 찍지

― 꿀젖잠

 박찬원 사진·글

 고려원북스 펴냄, 2016.6.23. 12000원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시골은 들마다 누런 물결이 일렁입니다. 봄에는 빈논에 유채꽃이 피어나면서 샛노란 물결이요, 가을에는 무논에 나락이 굵으면서 샛노란 물결이에요. 사람들이 흔히 먹는 쌀밥은 겨하고 씨눈을 많이 깎아 하얀 빛깔로 보이지만, 막상 들에서 맺는 나락이라는 열매는 샛노랗습니다. 이 샛노란 열매를 거두어 햇볕에 말리면 차츰 누르스름한 빛깔로 바뀌지요. 겨만 살짝 벗긴 누런쌀(현미)로 밥을 지으면 누런 기운이 뱁니다.


  시골에서 살지 않는다면 ‘쌀알’, 그러니까 ‘벼 열매’가 ‘샛노란 빛’에서 ‘누르스름한 빛’으로 달라지는 결을 알기 어렵습니다. 가게에서 파는 하얀 쌀알만 본다면 ‘벼 열매’ 빛깔이 무엇인지 잘못 알 수 있어요.


  봄에 맨 먼저 심은 나락은 맨 먼저 벱니다. 봄에 심은 대로 논마다 벼를 베는 기계가 들어가서 한두 시간 즈음이면 논배미 하나를 말끔히 거둡니다. 요새는 낫으로 벼를 베는 곳이 거의 없어요. 다들 기계를 부려요.


  기계를 부리면 기계는 바로 낟알까지 훑어서 자루에 담으니 일손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또 기계는 볏짚도 손쉽게 묶어 주어요. 아무래도 오늘날 시골에는 젊은 일꾼이 거의 없으니 기계를 빌지 않고서야 논일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시골에 어린이도 젊은이도 많던 때에는 딱히 기계를 쓰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시골에 일손이 많이 있으니 굳이 기계를 다루지 않아도 되었어요. 이러면서 아이들은 어른 곁에서 늦도록 일손을 거들면서 온몸으로 시골살이를 익혀요. 젊은이는 씩씩하게 땅을 가꾸지요. 이동안 어른들은 대견스러운 아이들한테 틈틈이 주전부리를 챙겨 줄 뿐 아니라 노래를 불러 줍니다. 이른바 ‘일노래’인데, 어른들이 부르는 일노래는 고된 일을 쉬는 구실도 하지만, 시골일을 거드는 아이들한테 삶을 배우도록 북돋우는 구실도 해요. 아이들은 어른들 곁에서 일손을 거들거나 놀면서 아이들끼리 노래를 불러요. 바로 ‘놀이노래’입니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이나 책이나 영화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었어도 시골사람은 스스로 놀이를 짓고 노래를 지으면서 삶을 지었어요.


  오늘날 시골에서는 온통 기계가 논밭을 휩쓸어요. 시골에 어린이도 젊은이도 없기 때문이지만, 논밭에 기계만 드나들면서 예전 같은 일노래는 싹 자취를 감추어요. 아이들은 어른들 곁에서 일이나 살림을 배우지 못하고, 오랜 옛날부터 입과 몸으로 물려주던 노래와 놀이와 잔치도 차츰 잊힙니다. 이러면서 시골 어린이와 젊은이는 도시로 떠나고 시골은 그야말로 고요하거나 쓸쓸하게 바뀝니다.



잠은 꿈입니다. 꿈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전생과 현생, 내생을 훨훨 날아 다닙니다. 잠은 혼과 백이 대화하며 운명을 이끌어 주는 시간이라 생각했습니다. 생명을 ‘숨 젖 잠’으로 보면 생명을 보는 시간과 공간이 달라집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생만이 아니라 전생, 내생을 이어 삶을 보게 됩니다. (36쪽)



  박찬원 님이 두 권째 선보이는 사진책 《꿀젖잠》(고려원북스,2016)을 읽으면서 어쩐지 ‘시골살림하고 어린이’가 떠오릅니다. 사진책 《꿀젖잠》을 읽는 내내 자꾸자꾸 ‘노래하고 놀이가 사라진 시골’이 떠오르고, 노래하고 놀이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자취를 감추었네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시골일에 기계만 쓰이면서 예전처럼 일노래나 놀이노래가 흐르던 흠벅진 잔치마당도 함께 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도시에서도 다들 저마다 바쁘게 일은 하지만 신나는 놀이마당이나 잔치마당으로 어깨동무하는 일은 거의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박찬원 님 사진책 《꿀젖잠》은 ‘돼지우리에 있는 돼지’를 찍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 사진책을 보는 동안 시골마을 가을들이 떠올라요. 오직 기계만 드나드는 논이 떠올라요. 들에서도 마을에서도 자취를 감추는 아이들이 떠올라요. 시골은 시골대로 시골스러움이 사라지는 모습이 이 사진책에서 자꾸 떠오르고, 도시는 도시대로 도시스러움이 무엇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어느 날 어미젖을 가만히 보니 상처투성이였습니다. 새끼들이 빠는 힘이 의외로 강합니다. 새끼 이빨에 찢겨져나간 젖도 있었어요. 젖은 희생이구나 생각이 들었죠. (38쪽)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지난날에 돼지는 ‘집에서 키우는 짐승’이었어요. 요즈음처럼 ‘공장식 축산’이나 ‘대규모 축산’으로 돼지를 키우지 않았어요. 소도 돼지도 닭도 모두 예전에는 ‘집집마다 알맞게 키우면서 한식구’로 지냈어요. 예전에는 모든 짐승한테 이름이 있었지요. 사람하고 똑같은 한식구였으니까요. 이러면서도 고기를 먹어야 할 적에는 ‘한식구 목숨을 앗아야’ 하니 괴로운 노릇이었다 했고, 차마 ‘우리 집 고기’를 먹기 어려울 적에는 이웃집한테 주고, ‘이웃집 고기’를 받아서 먹었다고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집에서 알맞게 소나 돼지나 닭을 기르는 집이 아주 크게 줄었어요. 도시에서는 전화만 걸든 가게로 찾아가든 아주 손쉽게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닭고기도 값싸게 먹어요. ‘오래도록 한식구로 살던 짐승’을 손수 잡아야 하는 슬픔이나 아픔을 느낄 새 없이 고깃살을 입에 넣기 바쁘지요.



저는 종교는 갖고 있지 않았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가 모르는 제3의 세계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사람이나 돼지 같은 동물은 물론 나무, 풀 같은 식물이나 염전, 소금, 바위 같은 무생물도 신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돼지 사진을 찍고 있지만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돼지를 통해서 보고 있고 듣고 있는 것이지요. (40쪽)



  일흔 살이 넘는 사진가 박찬원 님(1944년에 태어남)은 《꿀젖잠》이라는 사진책을 내놓고 사진전시를 열려고 ‘돼지하고 백 날 동안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스치듯이 구경하는 돼지를 찍은 사진이 아니라, 돼지우리에서 돼지하고 함께 뒹굴고 뒤엉키다가 문득 한 장씩 찍었다고 해요.


  박찬원 님은 일흔 살이 넘어 돼지를 사진으로 찍기 앞서까지는 돼지를 ‘쉽게 먹는 고기’로만 여기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처음으로 돼지하고 ‘함께 뒹굴며 사는’ 나날이 되면서 비로소 돼지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뜰 수 있었다고 해요. 돼지하고 눈을 맞추면서, 돼지하고 돼지우리에서 함께 낮잠도 자고 함께 놀기도 하면서, 어린 돼지를 품에 안아 보기도 하고, 다 해지고 만 어미 돼지 젖을 바라보면서, 이 새로운 삶과 살림을 마주하는 눈으로 돼지를 바라보면서 무언가 가슴으로 뭉클하게 올라왔다고 해요.


  돼지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가 모르는 제3의 세계”를 돼지우리에서 느낀다고 하는 말은 괜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참말로 우리는 ‘눈으로 보지 못하는 다른 누리’가 있겠지요. ‘귀로 듣지 못하는 누리’라든지 ‘입으로 먹어 보지 못하는 다른 누리’도 있을 테고요. 그러니까 ‘마음으로만 느끼거나 알 수 있는 다른 누리’가 있으리라 생각해요.



태어난 지 이틀 된 아기 돼지를 손에 안았다. 따뜻하다. 기분 좋은 따스함이다. 살며시 돼지 볼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앞으로 자주 볼 테니까 잘 부탁해’ (76쪽/작업 일기 2015.8.17.)



  꿀이란 무엇이고, 젖이란 무엇이며, 잠이란 무엇일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할아버지 사진가 박찬원 님은 돼지우리에서 돼지하고 벗님으로 지내는 동안 ‘꿀 젖 잠’ 또는 ‘숨 젖 잠’ 세 마디가 떠오르면서 늘 마음이 가득 찼다고 합니다. 삶을 이루는 꿀이요 젖이요 잠이며, 살림에 바탕이 되는 숨이요 젖이며 잠이라고 느낀다고 합니다.



돼지는 생각이 있을까? 배고프고 춥고 아픈 동물적 욕구 말고 다른 생각이 있을까? 새끼가 발에 밟혀 비명을 지르는데도 꼼짝도 않는다. 새끼들이 젖 달라고 아우성을 쳐도 모로 누워 한쪽 젖만 내놓고 있다. 그런데 저 표정은 뭐지? (80쪽/작업 일기 2015.10.19.)



  사진책 《꿀젖잠》을 덮고서 아이들을 이끌고 들마실을 나옵니다. 대문 밖으로 마을논이 있습니다. 아이들하고 걷는 길은 가을들입니다. 비바람에 쓰러진 나락은 마을 할배가 짚으로 엮어서 세웠습니다. 논둑 한쪽에 꽃무릇이 꽃송이를 터뜨립니다. 개구리가 폴짝 뛰고 풀벌레가 노래합니다. 잠자리가 날고 나비가 춤을 춥니다. 이제 제비는 더 보이지 않습니다. 제비는 벌써 바다 건너 따스한 고장으로 날아갔겠지요. 참새가 무리지어 논을 덮다가 우리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 전깃줄로 올라갑니다. 물까치 여럿이 날고, 박새 한 마리가 논도랑에 내려앉아 물을 쫍니다. 고들빼기가 논둑에서 꽃을 피우고, 도깨비바늘도 꽃을 피우려고 애를 씁니다.


  이 모두를 돌아보다가 잘 익은 나락이 고개 숙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요즈음 논에서 자라는 나락은 키가 매우 작습니다. 요즈음 나락은 볏짚이 얼마 안 나와요. 지난날 나락은 키가 크고 볏짚도 굵었지만, 오늘날 나락은 품종을 바꾸어 키가 작고 볏짚도 가늘어요.


  우리는 오늘날 시골논에서 새로운 눈길로 이 논빛이나 나락이나 농기계나 시멘트나 논도랑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그냥 샛노란 들판으로만 바라볼 만할까요, 아니면 이 가을논에서 새롭게 눈을 뜨면서 삶과 살림을 새삼스레 바라보아 깨닫는 넋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돼지우리에서 돼지하고 뒹굴면서 돼지를 사진으로 찍다가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하는 박찬원 님입니다. 그냥그냥 옆에 있다고 여긴다면, 그냥그냥 지나친다면, 그냥그냥 아무것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돼지한테서든 가을들한테서든 아무것도 못 보고 못 느끼며 못 배우리라 봅니다.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다가서서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려는 몸짓일 때에 비로소 새로운 이야기를 스스로 깨달으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아기 돼지를 안으며 따뜻함을 느껴 사진을 찍는 마음에 흐르는 숨결을 고이 헤아립니다.


  따뜻함을 느끼기에 사진을 찍고, 따뜻함을 느낀 마음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따뜻함을 나누려고 사진을 찍고, 따뜻한 삶을 이야기하려고 사진을 찍어요. 따뜻한 사랑이 되고자 하며 사진을 찍고, 따뜻하게 어깨동무하는 살림을 짓는 꿈을 노래하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2016.9.3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책 읽는 즐거움/사진비평/사진넋)


* 이 글에 붙이는 사진은 박찬원 님한테서 고맙게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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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사나운 폭풍우 | 우리말 살려쓰기 2016-09-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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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5 : 사나운 폭풍우



사나운 폭풍우

→ 사나운 비바람

→ 폭풍우


사납다 : 1. 성질이나 행동이 모질고 억세다 2. 생김새가 험하고 무섭다 3. 비, 바람 따위가 몹시 거칠고 심하다 4. 상황이나 사정 따위가 순탄하지 못하고 나쁘다 5. 음식물 따위가 거칠고 나쁘

세차다 : 1. 기세나 형세 따위가 힘 있고 억세다 2. 성미가 사납고 날카롭다. 또는 드세고 억척스럽다

폭풍우(暴風雨) : 1. 몹시 세찬 바람이 불면서 쏟아지는 큰비 2. 생활이나 사업 따위에서의 몹시 어려운 고통이나 난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자말 ‘폭풍우’는 “세찬 바람과 쏟아지는 큰비”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세차다’를 풀이할 적에 ‘사납다’라는 낱말을 써요. ‘사납다’ 말뜻을 살피면 비나 바람이 몹시 거칠고 센 모습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폭풍우 = 사나운 비바람’인 얼거리요, “사나운 폭풍우”처럼 쓰면 “사나운 사나운 비바람” 꼴이 되어 겹말입니다. 한자말로는 ‘폭풍우’라고만 쓰거나, 한국말로는 “사나운 비바람”이나 “세찬 비바람”으로 손볼 노릇입니다. 2016.9.30.쇠.ㅅㄴㄹ



이제 사나운 폭풍우가 몰려 오는 거야

→ 이제 사나운 비바람이 몰려 오는 거야

→ 이제 세찬 비바람이 몰려 오지

《에리히 캐스트너/이희재 옮김-핑크트헨과 안톤》(시공주니어,1995) 19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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