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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본 큰아이 꿈글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7-10-3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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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본 큰아이 꿈글



  어느 날이었던가 큰아이가 쪽종이에 잔글씨로 적은 꿈글을 보았습니다. 큰아이가 쪽종이에 꿈글을 적어 놓고서 잊어버렸지 싶어요. 저는 이 꿈글종이를 고이 건사해서 제 책상맡에 놓았습니다. 아마 큰아이는 종이에 꿈글을 적은 일은 잊었을는지 모르는데, 그래도 그 종이에 적은 꿈은 잊지 않았으리라 생각해요. 저는 큰아이 꿈을 제 마음에도 품고서 하루하루 지냈고, 곧 큰아이 꿈을 작은 조각으로 하나 이룰 수 있습니다. 큰아이는 어떤 꿈글을 적었을까요? 네, 큰아이는 “언제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지을 수 있을까요?” 하고 꿈글을 적었어요. 오롯이 큰아이 손길로만 태어날 책은 아니지만, 큰아이가 그동안 그린 그림을 제 글하고 함께 엮어서 책을 하나 내기로 했어요. 어제 출판사 대표님을 뵌 자리에서 ‘그림 작가 그림삯’을 큰아이 계좌로 ‘그림삯을 보내는 출판사 이름’이 찍히도록 해 주십사 하고 말씀을 여쭈었습니다. 2017년 올해가 가기 앞서 큰아이 책상맡에 큰아이 그림이 고이 깃든 책 하나 놓을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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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고함을 치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17-10-3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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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1376 : 고함을 치다



고함을 쳐서

→ 소리를 쳐서

→ 큰소리를 내서

→ 소리를 질러서

→ 외쳐서


고함(高喊) : 크게 부르짖거나 외치는 소리

지르다 : 목청을 높여 소리를 크게 내다

치다 2 : 18. 큰 소리를 내다

소리치다 : 1. 소리를 크게 지르다 2. 소릿바람을 막 내다



  한자말 ‘고함’은 크게 내는 소리를 가리키기에 “고함을 쳐서”라 하면 겹말입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외마디 고함을 지르다”나 “고함도 못 지를 테니” 같은 보기글이 나와요. 모두 겹말이에요. 이 보기글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다”나 “소리도 못 지를 테니”로 고쳐써야 알맞습니다. 그런데 한국말 ‘지르다’나 ‘치다’도 크게 소리를 내는 일을 가리켜요. “고함을 쳐서”뿐 아니라 “큰소리를 질러서”나 “큰소리를 쳐서”라 해도 겹말입니다. “큰소리를 내서”나 “소리를 질러서”나 “소리를 질러서”로 고쳐써야 합니다. 2017.10.31.불.ㅅㄴㄹ



여자아이는 힘껏 고함을 쳐서 들개들을 쫓아 버렸지

→ 가시내는 힘껏 소리를 쳐서 들개들을 쫓아 버렸지

→ 가시내는 큰소리를 내서 들개들을 쫓아 버렸지

《긴 머리 여자아이》(천롱/안명자 옮김, 청년사, 2005) 9쪽


눈에 불을 켜고 고함을 치고 있었다

→ 눈에 불을 켜고 큰소리를 냈다

→ 눈에 불을 켜고 소리쳤다

《경국대전을 펼쳐라!》(손주현, 책과함께어린이, 2017) 1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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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0.31. | 책삶+글쓰기 2017-10-3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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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0.31.


예전부터 퍽 궁금하게 여긴 만화책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을 서울마실길에 장만해서 전철에서 읽는다. 책이름으로 줄거리가 어떠할는지 확 떠오르기 때문에 이 만화책을 그동안 안 장만했는데, 이러면서도 장만해 볼까 하고 생각했다. 간기를 보니 2012년에 1쇄가 나왔다. 여섯 해씩이나 조용히 지켜보며 기다린 셈이네. 나도 참 대단하구나 싶다. 그런데 어느 책이든 갓 태어날 적에만 사서 읽어야 하지는 않는다. 뒤늦게 장만할 수 있고 느즈막하게 읽을 수 있다. 붐빌 듯 말 듯 숱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타고 내리는 전철에서 노래를 들으며 만화책을 읽는데, 이 만화에 나오는 마흔한 살짜리 만화가 지망생 아재는 애틋하면서 살갑다. 이 만화책을 사서 읽을 분은 어느 나이일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마흔한 살이라는 나이를 벌써 지났다. 그래서 마흔한 살인 아재를 놓고 마흔한 살짜리라고 말할 수 있다. 내 나이도 재미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내 모습을 돌아본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이지만 11월을 하루 앞둔 오늘도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닌다. 80리터들이 커다란 가방에 책하고 무릎셈틀을 가득 채웠고, 고흥으로 돌아가면 곁님하고 아이들한테 줄 선물을 챙겼다. 노래하는 박완규 님만큼은 아니지만 긴머리를 치렁치렁하면서 다니고, 오직 책방 앞에서만 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어 찰칵찰칵 찍는다. 전철길에 만화책을 읽다가 눈물바람이 되기도 하고, 내릴 곳을 으레 놓치기 일쑤이며, 길에서 사람들은 나를 외국사람으로 여기는데, 이런 내가 하는 일이란 한국말사전 새로짓기. 내가 걷는 길이나 내가 하는 일이 나하고 얼마나 어울릴까? 나는 잘 모른다. 그저 나 스스로 즐겁게 노래하면서 가는 길이다. 만화책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에 나오는 아재는 열다섯 해 동안 다니던 일터를 그만두고서 빈둥거리다가 이녁이 온힘을 다해서 할 만한 일이란 ‘만화 그리기’라고 깨달았단다. 남 눈치를 볼 일이란 없다. 스스로 온힘을 다하면서 살면 된다. 스스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길을 걸으면 된다.


(숲노래/최종규)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1

아오노 슌주 글,그림/송치민 역
세미콜론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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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가꾸는 이쁜 곰팡이인 버섯 (화살표 버섯 도감) | 숲책+사전/우리말 2017-10-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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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화살표 버섯 도감

최호필,고효순 공저
자연과생태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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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30



숲을 가꾸는 이쁜 곰팡이인 버섯

― 화살표 버섯 도감

 최호필·고효순 글·사진

 자연과생태 펴냄, 2017.5.28. 28000원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살며 아이들하고 자전거를 몰아 숲길을 달리다가 버섯을 처음 만나던 때를 두고두고 떠올립니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그때 숲버섯을 딴 일을 또렷이 떠올려요.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이하면, 여름으로 접어들면, 가을이 깊으면, 때랑 철이랑 날에 따라 다른 버섯이 돋는 숲은 그야말로 나물밭이라 할 만합니다. 아니 버섯밭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쩌면 버섯숲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 그렇듯 버섯도 다른 생물과 유기적으로 공존하며 생태계의 한편을 담당합니다. 그중에서도 나무의 구성물질인 리그닌과 셀룰로오스를 분해해 생태계 순환의 큰 고리 역할을 합니다. 살아 있는 나무와 영양을 주고받으면서 나무의 생장을 돕기도 하고 때로는 살아 있는 나무에 침투해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수많은 곤충의 먹이가 되고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어 곤충이 번식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4쪽)



  버섯숲이란, 버섯골이란, 버섯밭이란 얼마나 넉넉하고 아름다운 자리인가 하고 생각합니다. 버섯은 풀이 아닌 곰팡이 가운데 하나라고 할 만하다는데, 막상 이 곰팡이라는 버섯으로 밥을 짓거나 국을 끓여 보면 얼마나 맛나면서 냄새가 그윽한지 몰라요. 더구나 버섯은 구워서 먹어도 맛나지요. 버섯만 따로 굽든, 고기하고 함께 굽든, 더덕이나 당근이나 감자랑 함께 굽든, 이래저래 맛을 한껏 끌어올립니다.


  제가 집에서 버섯구이를 하면 아이들 수저질이 매우 잽쌉니다. 밥그릇을 뚝딱 비우지요. 이 놀라우며 반갑고 고마운 버섯을 다룬 《화살표 버섯 도감》(자연과생태, 2017)을 찬찬히 넘기면서 이 땅 곳곳에서 숲을 가꾸는 몫을 살그마니 맡는 버섯을 새삼스레 헤아려 봅니다. 640쪽에 818가지 버섯을 놓고서 3,500장에 이르는 사진을 보여주는 엄청난 도감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버섯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4000∼5000종으로 추정합니다. 그중 현재까지 1900여 종이 보고되었고 여기에 버섯 책자나 인터넷 게시물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버섯까지 더하면 2300여 종 이상에 이릅니다. (4쪽)



  숲에서 버섯을 따신 분은 아마 다들 알 텐데, 숲버섯은 곧 녹습니다. 버섯이 땅에 살짝 뿌리를 박고 피어날 적에는 싱싱한데, 이 숲버섯은 사람 손에 닿아 땅에서 떨어지면 이내 녹아요.


  가게에서 파는 버섯은 여러 날 둘 수 있습니다. 가게까지 오는 데에도 하루 안팎 걸렸을 테고요. 쉽게 녹는 숲버섯을 헤아리면, 또 잘 안 녹고 오래 가는 ‘가게버섯’을 생각하면, 우리 몸을 이루는 먹을거리란 더없이 놀라우면서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숱한 숲버섯 가운데 우리가 아는 버섯은 참말 없구나 싶어요. 《화살표 버섯 도감》을 엮은 분들이 머리말에서 밝히기도 하는데, 거의 5000가지나 있다고 하는 숲버섯 가운데 우리는 몇 가지 이름을 알까요? 알려지지 않은 숱한 버섯은 숲에서 어떻게 나고 스러질까요?



생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태 관련 교육도 많이 있으나 풀과 나무, 곤충 등에 대한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버섯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버섯을 교육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더러 쉽게 보고 배울 수 있는 자료가 충분치 못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5쪽)



  예부터 숱한 버섯을 사람들이 잘 살피고 가려서 밥살림에 보탰어요. 요새는 가게에 놓는 몇 가지 버섯을 빼고는 우리가 잘 알거나 살피기는 퍽 어려워요. 집에서 길러서 먹을 수 있는 버섯도 있을 테지만, 숲마실을 하면서 문득문득 만나는 이쁜 곰팡이인 버섯을 만나서 즐겁게 먹는 길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밥살림에 버섯을 보태지 않더라도, 숲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돕는 작은 목숨붙이인 버섯이기에 가만히 들여다보거나 반갑게 지켜볼 수 있어요.


  버섯마다 어떻게 다르고 어떤 대목을 살펴보면 좋은가를 화살표로 콕콕 짚으며 알려주는 도톰하면서 알뜰한 《화살표 버섯 도감》을 책상맡에 놓습니다. 숲마실을 다녀오면서 버섯 사진을 찍으면 이 도감을 뒤적이면서 우리가 만난 숲 이웃을 헤아려 봅니다.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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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종이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10.31.) | 숲노래 도서관 2017-10-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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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종이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10.31.)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서울로 마실을 갑니다. 서울에서 책짓는 일을 하는 반가우며 고마운 이웃님을 뵙니다. 누리글월이나 전화로 이야기를 나눌 적하고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눌 적은 참말로 다릅니다. 여느 날 집에서 곁님하고 아이들하고 늘 얼굴을 마주하며 말을 섞고 밥을 먹는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럽고 기쁜가 하고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엊저녁에 자연과생태 대표님한테서 11월에 선보일 《읽는 우리말 사전》 둘째 권 교정종이를 받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나게 교정종이를 살피면서 고치거나 바로잡을 곳을 적어 넣습니다. 이제 길손집에서 나서야 하기에 마땅한 마을책방이나 찻집에 들러서 교정종이를 마무리하고서 출판사로 갖다 준 뒤에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서울에서 올리브랑 몇 가지 살림살이를 장만해서 책숲집으로 돌아가려고 생각합니다. 11월에는 경남 진주에 있는 진주문고에서 ‘사전과 우리 말’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기로 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국어사전을 짓는 일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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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책읽기 269] 네팔은 여전히 아름답다 (서윤미) | 한 줄 책읽기 2017-10-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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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책읽기 269] 네팔은 여전히 아름답다 (서윤미 글·사진, 스토리닷 펴냄)


네팔은 어떤 삶을 짓는 사람이 사랑스레 어우러져서 소곤소곤 이야기꽃을 피우는 싱그러운 나라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는다. 글결이나 마음결이 따스하다. 이곳 너머 저곳에서, 또 저곳을 지나 이곳으로, 서로 고이 만나는 자리를 느낄 수 있다면 모든 나들이는 ‘아름다운 길’이 되리라.



네팔은 여전히 아름답다

서윤미 저
스토리닷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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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0.30. | 책삶+글쓰기 2017-10-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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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0.30.


서울 고속버스역에 시외버스가 닿을 즈음 전철그림을 편다. 저녁 다섯 시 무렵에 망원역 쪽으로 가기 앞서 두 군데 책방에 들를 수 있겠다고 여긴다. 어느 길을 가면 좋을까 하고 어림하다가, 장승배기역에서 내리면 이곳 가까이 있는 헌책방 〈문화서점〉에 들를 수 있고, 살짝 걸어서 상도동에 있는 마을책방 〈대륙서점〉까지 갈 수 있겠네 싶다. 〈문화서점〉을 마지막으로 들른 지 열 해가 넘었지 싶다. 서울에서 살며 출판사 밥을 먹으며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으로 지낼 무렵에 마지막으로 들렀고, 서울을 떠나 인천에서 살다가 인천마저도 떠나 고흥으로 가고부터는 좀처럼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잘 계신가? 숱한 책방이 문을 닫는 물결에서도 〈문화서점〉 책방지기 할아버지는 잘 계신가? 참 오랜만에 들렀으나 책방지기 할아버지는 내 얼굴을 떠올리신다. 예전에 드린 사진도 되새기면서 아주 반기신다. 저녁에 가야 할 곳이 있어 오래 머물지 못한 터라 책을 예닐곱 권밖에 못 보았다. 곧이어 찾아간 〈대륙서점〉은 마을책방 가운데 대단히 복닥거리는 저잣거리 한복판 매우 좋은 목에 있네. 놀랍다. 이런 목에 마을책방이 있다니. 예전에 이곳이 얼마나 사람이 붐비는 책방이었을는지 어림해 본다. 그리고 책손물결은 예전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넘실거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느긋하게 들르며 더욱 느긋하게 책을 살피기로 하고 네 권 즈음 장만한다. 전철역으로 걸어가서 6호선이었나, 전철을 타며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읽는다. 민음사 쏜살문고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작은 출판사에서는 어림도 못하는 손바닥책이다. 큰 출판사이기에 이런 손바닥책을 낼 뿐 아니라, 전국 마을책방 책상을 차지할 수 있구나 싶다. 작은 출판사에서 내는 숱한 알뜰한 책이 전국 마을책방마다 다 다른 빛깔로 책상을 차지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는 나쁜 책이 아니지만 너무 얇다. 사잇그림을 빼고 빈자리를 살피면 100쪽은커녕 60쪽쯤 될까 싶은 매우 얇은 글밥인데 9800원. 지나친 장삿속인 쏜살문고네. 줄거리가 좋은 책이기는 하나, 이만 한 책이라면 5000원만 받아도 되지 않나? 큰 출판사가 나쁜 일을 했다고는 여기지 않지만, 큰 출판사 책들이 마을책방 책상하고 책꽂이를 지나치게 많이 차지해 버리지 않았나? 나는 꿈꾸어 본다. 쏜살문고를 안 다루는 마을책방이 한국에 씩씩하게 골골샅샅 태어나기를. 그나저나 이 책을 읽다가 내릴 곳을 놓쳐서 하마터면 인천까지 갈 뻔했다. 겨우 돌고 돌아서 망원역에서 내린다.


(숲노래/최종규)

 


엄마는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저/황가한 역
민음사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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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우치는 글쓰기 | 책삶+글쓰기 2017-10-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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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우치는 글쓰기



  예나 이제나 내가 잘하는 한 가지를 든다면 ‘뉘우치기’이다. 늘 뉘우치면서 산다. 곁님한테 뉘우치고 아이들한테 뉘우친다. 또 내가 나한테 뉘우치는 소리를 한다. 이러고 나서 훌훌 털고 일어선다. 뉘우치는 마음이 되니 가벼이 털고 일어날 수 있구나 싶다. 다만 뉘우침은 늘 그 자리에서 끝내고, 앞으로 스스로 할 일이나 씩씩하게 걸을 길을 바라본다. 스스로 즐거이 노래할 길을 헤아리고, 아이들하고 곁님이랑 신나게 꿈꾸는 살림을 돌아본다. 뉘우치기만 해서는 노상 제자리걸음이 되지 싶다. 뉘우치겠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다면, 어제까지 있던 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 오늘부터 모조리 새롭게 살아가려는 몸짓이 되어야지 싶다. 잘못한 것이든 잘한 것이든 몽땅 털어놓고서 오늘은 처음부터 새로 짓는다고 할까. 모든 글은 오늘 새로워야 한다.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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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거나 미적거리거나 |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2017-10-3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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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거나 미적거리거나



  어제 문득 한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서두르지 말되 미적거리지 말자.’ 이 한 마디를 조용히 읊었어요. 이 말처럼 스스로 몸짓을 가다듬자고 생각합니다. 이 말마디는 저 스스로 거듭나려는 몸짓이면서 아이 앞에서 보여주려는 몸짓이요 아이들이 어버이한테서 배우기를 바라는 몸짓이에요. 어느 일을 하든 서두르지 말자고 늘 입으로 들려주어요. 바쁘게 일을 하지 말자고, 바쁘게 걷거나 달리지 말자고, 바쁘게 끝내려 하지 말자고, 입으로 말할 뿐 아니라 몸으로도 이렇게 하려 하지요. 서두르지 않기란 쉽지 않을 수 있으나, 막상 서두르지 않으면서 지내니 대단히 느긋할 뿐 아니라 오히려 머리도 몸도 마음도 더 빠르게 움직인다고 느껴요. 이러면서 미적거림이나 늦춤이나 미룸 같은 몸짓이 되지 않도록 헤아립니다. 늑장을 부린다면 서두르지 않더라도 부질없는 셈이라 할까요. ‘서두르지 말되 미적거리지 말자.’라는 말을 다시금 입으로 읊으니 이런 생각도 듭니다. 서두르지 않으려면, 이러면서 미적거리지 않으려면, 제 마음은 늘 즐거움으로 가득해야지 싶어요. 스스로 즐겁다면 서두를 일이 없을 뿐 아니라 미적거리지도 않겠네 싶어요. 즐겁게 웃고, 상냥하게 말하고, 가볍게 춤추고, 따스히 밥을 짓고, 넉넉히 빨래를 하고, 차근차근 일을 하노라면 살림꽃이 피어나네 싶습니다.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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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들으며 책읽기 | 책삶+글쓰기 2017-10-31 08:06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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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들으며 책읽기



  예전에는 서울마실을 하면서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그냥 책만 읽었어요. 요새는 노래를 들으면서 책을 읽습니다. 귀로는 제가 사랑하는 노래를 즐겁게 듣고, 눈으로는 제가 아끼는 책을 기쁘게 읽어요. 두 가지를 한꺼번에 누린다니 얼마나 멋진가 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전철이나 버스에서 하하 웃습니다. 그런데 귀로 눈으로 오직 제가 좋아하는 데만 쳐다보노라니, 전철이나 버스에서 내릴 곳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엉뚱한 데까지 가고서야 비로소 알아차려요. 한 가지만 해야 하나 하고 뉘우치지만 그렇다고 멀뚱멀뚱 창밖만 쳐다보면서 ‘이제는 내릴 곳을 안 놓쳐야지’ 하고 있고 싶지는 않아요. 아아, 책하고 노래를 사랑하는 바보여.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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