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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국어사전 24] 우리가 바랄 사전이라면 | 말넋삶-람타 공부 2018-10-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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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랄 사전이라면

[오락가락 국어사전 24] 구멍난 말, 꽃밭 같은 말



  한국말을 담는 사전이 퍽 엉성해서 여기저기 구멍투성이라 할 만합니다. 앞으로는 이 구멍을 슬기롭게 다스려서 꽃밭처럼 환하며 고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부질없는 한자말을 잔뜩 끌어들여서 부피만 채우는 사전이 아닌, 우리가 말을 말답게 살리거나 헤아려서 쓸 수 있도록 돕는 알찬 사전으로 거듭나야지 싶어요.



쪽 : 1. 방향을 가리키는 말 ≒ 녘·편 2. 서로 갈라지거나 맞서는 것 하나를 가리키는 말

한쪽 : 어느 하나의 편이나 방향 ≒ 편측(片側)·한편

방향(方向) : 1. 어떤 방위(方位)를 향한 쪽 2. 어떤 뜻이나 현상이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쪽

향하다(向-) : 1. 어느 한쪽을 정면이 되게 대하다 2. 어느 한쪽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다 3. 마음을 기울이다 4. 무엇이 어느 한 방향을 취하게 하다



  ‘쪽’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방향’은 다시 ‘쪽’을 가리킨다고, “향한 쪽”이라고 풀이합니다. ‘향하다’는 ‘한쪽’이 되게 하거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모습을 나타낸다니 여러모로 뒤죽박죽입니다. ‘방향’은 “→ 쪽”으로 다룰 만합니다. ‘향하다’는 “→ 어느 쪽으로 보거나 가다. 어느 쪽으로 보거나 가게 하다”로 다루면 됩니다.



한낮 : 낮의 한가운데. 곧, 낮 열두 시를 전후한 때를 이른다 ≒ 낮·오천(午天)·일오(日午)·정양(正陽)

정오(正午) : 낮 열두 시. 곧 태양이 표준 자오선을 지나는 순간을 이른다 ≒ 상오(?午)·오정(午正)·오중(午中)·정오(亭午)·정중(正中)·탁오(卓午)



  ‘한낮’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정오’를 비롯한 갖가지 한자말은 털어내어도 됩니다. ‘정오’ 한 마디는 사전에 둔다면 “→ 한낮”으로 다루면 됩니다.



요구하다(要求-) : 1. 받아야 할 것을 필요에 의하여 달라고 청하다 2. [법률] 어떤 행위를 할 것을 청하다

청하다(請-) : 1.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남에게 부탁을 하다 2. 사람을 따로 부르거나 잔치 따위에 초대하다 3. 잠이 들기를 바라다. 또는 잠이 들도록 노력하다 4. [불교] 불보살이나 영혼 따위를 부르다

부탁(付託) : 어떤 일을 해 달라고 청하거나 맡김. 또는 그 일거리

바라다 : 1.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 2. 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 3.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



  한자말 ‘요구하다·청하다·부탁’은 서로 맞물리면서 돌림풀이입니다.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이 세 가지 한자말은 ‘바라다’를 가리켜요. ‘요구하다·청하다·부탁’은 “→ 바라다”로 다루어도 됩니다. 이러면서 ‘바라다’ 뜻을 새롭게 넓혀서 여러 자리에 어떻게 쓰면 알맞을는지를 알려줄 노릇입니다.



구멍 : 1. 뚫어지거나 파낸 자리 ≒ 공구(孔口)·공규(孔竅)·공혈(孔穴)·혈규(穴竅) 2.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허점이나 약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앞뒤의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

빵꾸(일 panku) : → 펑크

펑크(puncture) : 1. 고무 튜브 따위에 구멍이 나서 터지는 일 2. 의복이나 양말 따위가 해져서 구멍이 뚫리는 일 3. 일이 중도에 틀어지거나 잘못되는 일 4. 낙제에 해당하는 학점을 받음을 이르는 말



  한국말 ‘구멍’을 놓고 비슷한말이라면서 여러 한자말을 잔뜩 붙인 사전입니다. ‘공구(孔口)·공규(孔竅)·공혈(孔穴)·혈규(穴竅)’ 같은 한자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이런 한자말이 참말 비슷한말이 맞을까요? 모두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영어 ‘펑크’를 일본말로는 ‘빵꾸’라 하는데, 구멍이 나는 일이라면 ‘구멍’이라고 하면 됩니다. 한국말사전은 ‘구멍’ 뜻풀이를 넓힐 노릇입니다. ‘빵꾸·펑크’는 “→ 구멍”으로 다루어야지요.



헤어드라이어(hair drier) : 젖은 머리를 말리는 기구. 찬 바람이나 더운 바람이 나오며 머리 모양을 내는 데도 쓴다. ‘머리 말리개’로 순화 ≒ 드라이어

드라이어(drier) : 1. = 헤어드라이어. ‘머리 건조기’, ‘머리 말리개’로 순화 2. [기계] = 건조기(乾燥器). ‘건조기’, ‘말리개’로 순화 3. [화학] = 건조제

머리말리개 : x

말리개 : x

건조기(乾燥機/乾燥器) : [기계] 물체에 있는 물기를 말리는 장치. 가열하거나 뜨거운 바람을 보내는 방법, 물기를 흡수하는 약제를 쓰는 방법 따위가 있다 ≒ 드라이

hair drier : 헤어 드라이어(drier)



  ‘머리 말리개’로 고쳐쓸 ‘헤어드라이어·드라이어’라는데, 막상 사전에는 ‘머리말리개’ 같은 낱말이 없습니다. 영어 두 가지만 싣는군요. 더욱이 한자말 ‘건조기’에 ‘드라이어’를 비슷한말로 실어 더 얄궂습니다. 영어 사전을 살피면 뜻풀이에 아예 ‘헤어 드라이어’만 있어요. 한국말사전도 영어사전도 엉성합니다. ‘머리말리개·말리개’를 새롭게 올림말로 삼을 노릇입니다. ‘헤어드라이어·드라이어·건조기’는 사전에서 덜어도 되고, 굳이 사전에 실으려면 “→ 말리개. 머리말리개”로만 다룹니다.



잘 : 6. 아무 탈 없이 편하고 순조롭게

무사히(無事-) : 1. 아무런 일이 없이 2.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한자말 ‘무사히’는 한국말로 ‘잘’을 나타내요. “→ 잘”로만 다루어도 됩니다. ‘잘’을 놓고는 “아무 탈 없이 편하게 순조롭게”는 “아무 걱정이나 말썽이 없이. 쉽고 부드럽게. 아늑하고 좋게”쯤으로 뜻풀이를 손볼 수 있습니다.



발생(發生) : 1. 어떤 일이나 사물이 생겨남. ‘생김’, ‘일어남’으로 순화

생기다 : 1. 없던 것이 새로 있게 되다 ≒ 생하다 2. 자기의 소유가 아니던 것이 자기의 소유가 되다 3. 어떤 일이 일어나다

일어나다 : 3. 어떤 일이 생기다 4. 어떤 마음이 생기다



  ‘발생’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수 있습니다. 또는 “→ 생기다. 일어나다”라고만 다룰 노릇입니다. 그런데 사전은 ‘생기다’를 ‘일어나다’로 풀이하고, ‘일어나다’를 ‘생기다’로 풀이해서 얄궂습니다. 이 돌림풀이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사이즈(size) : 신발이나 옷의 치수. ‘치수’, ‘크기’로 순화

치수(-數) : 길이에 대한 몇 자 몇 치의 셈 ≒ 척수(尺數)

크기 : 사물의 넓이, 부피, 양 따위의 큰 정도



  영어 ‘사이즈’는 사전에 실을 만하지 않습니다. “→ 치수. 크기”라고만 다루면 됩니다. ‘치수’를 풀이할 적에 “길이에 대한 몇 자 몇 치의 셈”처럼 적으나, “길이가 몇 자 몇 치인지 따진 셈”처럼 손질합니다. 번역 말씨 ‘-에 대한’하고 일본 말씨 ‘-의’를 다듬습니다. ‘크기’를 풀이할 적에도 “넓이나 부피가 어느 만큼 되는가”쯤으로 손질해 줍니다.



일방통행(一方通行) : 1. 일정한 구간을 지정하여 한 방향으로만 가도록 하는 일 ≒ 일방교통 2. 한쪽의 의사만이 행세하거나 통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외길 : 1. 단 한 군데로만 난 길 ≒ 외통길 2. 한 가지 방법이나 방향에만 전념하는 태도

외통 : = 외곬

외곬 : 1. 단 한 곳으로만 트인 길 ≒ 외통 2. 단 하나의 방법이나 방향



  한쪽으로만 가는 길이라면 ‘한쪽길’이라 할 수 있는데, ‘외길’이란 오랜 낱말이 있습니다. 굳이 ‘일방통행’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밖에 다른 뜻도 헤아려서 ‘일방통행’은 “→ 외길. 외통. 외곬”로 다루면 되어요.



꽃밭 : 1. 꽃을 심어 가꾼 밭 ≒ 화전(花田) 2.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곳 3. 미인 또는 여자가 많이 모인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꽃뜰 : x

꽃집 : 주로 생화나 조화 따위의 꽃을 파는 가게 ≒ 꽃방·화방(花房)

화원(花宛/花苑) : 꽃을 심어 가꾸는 밭

화원(花園) : 1. 꽃을 심은 동산. ‘꽃밭’으로 순화 ≒ 방원(芳園) 2. 꽃을 파는 가게. ‘꽃 가게’로 순화

화전(花田) : 1. = 꽃밭 2. = 화초밭

화초밭(花草-) : 화초를 심고 잘 가꾼 밭 ≒ 화전(花田)



  꽃밭은 ‘꽃밭’이라 하면 됩니다. ‘화전’처럼 한자로 옮겨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화원’처럼 다른 한자말을 쓰기보다는 ‘꽃뜰’이라는 낱말을 알맞게 지어서 쓸 만하고, 꽃을 파는 가게는 ‘꽃집’이라 하면 될 테지요. ‘花宛·花園·花田’은 사전에서 털어내거나 “→ 꽃밭. 꽃뜰”, “→ 꽃밭. 꽃집”, “→ 꽃밭”으로 다룹니다. ‘화초밭’ 같은 낱말도 “→ 꽃밭. 꽃뜰”로 다룹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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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사투리와 방언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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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1888 : 사투리와 방언



사투리와 방언으로

→ 사투리로

→ 고장말로

→ 시골말로


사투리 : [언어]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 ≒ 방언(方言)·시골말·와어(訛語)·와언(訛言)·토어(土語)·토음(土音)·토화(土話)

방언(方言) : [언어] 1.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 또는 사회 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 2. [언어] = 사투리 3. [기독교] 신약 시대에, 성령에 힘입어 제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외국 말을 하여 이방인을 놀라게 한 말. 또는 황홀 상태에서 성령에 의하여 말해진다는, 내용을 알 수 없는 말



  “사투리와 방언”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사투리’ 하나만 쓰거나 ‘고장말·시골말·마을말·텃말’을 골라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을 살피니 ‘사투리’ 풀이가 알맞지 않습니다. 표준말이 아니기에 사투리가 아니지요. 제 고장에서 나고 자란 삶결을 살려서 스스로 지어서 쓰는 말이 사투리입니다. ㅅㄴㄹ



백석의 시는 거의 사투리와 방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 백석 시는 거의 사투리로 이루어졌다

→ 백석은 거의 고장말로 시를 썼다

→ 백석은 거의 시골말로 시를 썼다

→ 백석은 거의 그이 마을말로 시를 썼다

《그늘 속을 걷다》(김담, 텍스트, 2009) 7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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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처음 배우는 입문단계의 초보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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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1887 : 처음 배우는 입문단계의 초보



처음 배우는 입문단계의 초보

→ 처음 배우는

→ 처음 배우는 사람


입문(入門) : 1. 무엇을 배우는 길에 처음 들어섬. 또는 그 길 2. 어떤 학문의 길에 처음 들어섬. 또는 그때 초보적으로 배우는 과정

초보(初步) : 1. 처음으로 내딛는 걸음 2. 학문이나 기술 따위를 익힐 때의 그 처음 단계나 수준



  처음 하는 사람을 한자말로 ‘입문’이나 ‘초보’로 나타내곤 합니다. “처음 배우는 입문단계의 초보”라 하면 같은 말을 잇달아 적은 셈입니다. “처음 배우는”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또는 ‘첫내기·새내기’를 쓰면 됩니다. ㅅㄴㄹ



무엇인가를 처음 배우는 입문단계의 초보 시절이 아니라면

→ 무엇인가를 처음 배우는 때가 아니라면

→ 무엇인가를 처음 배우지 않는다면

→ 무엇인가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웨이크너》(이성엽, 그린라이트, 2015)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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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탐색하고 살피고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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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1889 : 탐색하고 살피고



살피게 되죠. 항상 그런 탐색이 가능하지는

→ 살피지요. 늘 그렇게 살필 수 있지는

→ 살피지요. 늘 그렇게 엿볼 수 있지는


탐색(探索) : 드러나지 않은 사물이나 현상 따위를 찾아내거나 밝히기 위하여 살피어 찾음



  한자말 ‘탐색’은 ‘살피다’를 뜻합니다. “살피게 되죠 … 그런 탐색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앞뒤 모두 ‘살피다’를 쓰면 되고, 뒤쪽을 ‘헤아리다’나 ‘엿보다’나 ‘들여다보다’나 ‘기웃거리다’나 ‘지켜보다’나 ‘보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주변 서점을 살피게 되죠. 항상 그런 탐색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만

→ 이웃 책집을 살피지요. 늘 그렇게 살필 수 있지는 않습니다만

→ 둘레 책집을 살피지요. 늘 그렇게 헤아릴 수 있지는 않습니다만

→ 다른 책집을 살피지요. 늘 그렇게 엿볼 수 있지는 않습니다만

《책과 책방의 미래》(북쿠오카 엮음/권정애 옮김, 펄북스, 2017) 14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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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70 작업실 탐닉 | 인문책 2018-10-3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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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저/송수진 역
씨네21북스 | 201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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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70


《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글·그림

 송수진 옮김

 씨네북스

 2010.2.5.



“그림은 붓끝으로 그려서는 안 돼. 이를 위해선 우선 정신이 자유로워야 해. 자유로운 인간이 자기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그림은 탄생하니까. 인간에 대해서도 사과 하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야. 권위나 권력을 좇는 인간의 눈에는 탁한 것만 보이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도 없어. 하지만 세상은 얄궂게도 그런 놈들이 성공하게 되어 있지.” (95쪽)



《작업실 탐닉》(세노 갓파/송수진 옮김, 씨네북스, 2010)이란 책을 사 놓고도 꽤 오래, 참 오래 안 읽었다. 무엇보다 옮김말이 영 거슬려서 읽기 벅찼다. 무늬가 한글이라서 한국말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이보다도 책이 너무 무거워 손목이 아팠고, 펼침새가 썩 좋지 않아 그림을 찬찬히 볼 만하지 않았다. 글하고 그림에 걸맞는 지음새가 아니라고 할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이는 누구를 만날 적에 ‘무겁’지 않았을 텐데, 한국에서 나온 책은 너무 무겁고 펼침새에 옮김말까지 엉성하다.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어내고서 생각하는데 책이름하고 줄거리도 안 어울리지 싶다. ‘작업실’이 뭘까? 다들 ‘작가·작업’, 이런 말을 그냥 쓰지만 영 와닿지 않는다. 예술가는 ‘일터’라는 이름을 쓸 수 없나? 예술이란 이름보다 ‘일’이라는 이름을 쓰면 안 되나? “예술을 한다”가 아닌 “일을 한다”나 “살아간다”고 말할 수 없는가? “일터를 만나”고 “살아가는 사람을 만난” 이야기 아닌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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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알바/아르바이트arbeit → 곁일. 틈일. 토막일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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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아르바이트arbeit



알바(Alba, Fernando Alvarez de Toledo) : [인명] 에스파냐의 군인·정치가(1507∼1582)

아르바이트(<독>Arbeit) : 본래의 직업이 아닌, 임시로 하는 일. ‘부업’으로 순화

arbeit : <등산> 아르바이트

part-time job : 시간제 근무, 아르바이트

부업(副業) : 1.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 ≒ 여업(餘業)



  영어로 제대로 말하자면 ‘part-time job’이라고 합니다. 요새는 ‘파트타임’이라 말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한국말사전에서 ‘알바’를 살피면 ‘아르바이트’를 한국에서 줄여서 쓰는 말씨가 아닌, 엉뚱하게도 에스파냐 군인 이름이라며 나오는데, 에스파냐 군인 이름을 한국말사전에 실을 까닭이 있을까요? 엉뚱합니다. 여러모로 따지면, 이제 새말을 지어서 쓸 노릇이고, 살짝 틈을 내어 하는 일이라면 ‘틈일·사잇일’로, 곁을 내어 하는 일이라면 ‘곁일’로, 짬을 내어 하는 일이라면 ‘짬일’로, 하루를 토막처럼 끊듯 시간으로 끊어서 하는 일이라면 ‘토막일’로 알맞게 갈라서 쓸 만합니다. ㅅㄴㄹ



고등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사 준 거야

→ 고등학생 때 곁일을 해서 사 주었어

→ 고등학생 때 짬일을 해서 사 주었어

→ 고등학생 때 토막일을 해서 사 주었어

《내 마음속의 자전거 11》(미야오 가쿠/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04) 109쪽


밤중까지 몇 탕을 알바를 뛰고 있는데

→ 한밤까지 몇 탕을 곁일을 뛰는데

→ 한밤까지 몇 탕을 토막일을 뛰는데

《낙원까지 조금만 더 3》(이마 이치코/이은주 옮김, 시공사, 2004) 13쪽


아빠가 돌아가셔서 알바해야 했거든요

→ 아빠가 돌아가셔서 곁일해야 했거든요

→ 아빠가 돌아가셔서 틈일해야 했거든요

《천재 유교수의 생활 30》(야마시타 카즈미/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106쪽


여름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날 우연히

→ 여름방학 때 짬일을 하던 날 뜻밖에

→ 여름방학 때 사잇일을 하던 날 뜻밖에

→ 여름방학 때 토막일을 하던 날 뜻밖에

《우편집배원 최씨》(조성기, 눈빛, 2017) 3쪽


매주 작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 매우 작은 곁일을 하였다

→ 매우 작은 짬일을 하였다

→ 매우 작은 사잇일을 하였다

《엄살은 그만》(가자마 도루/문방울 옮김, 마음산책, 2017) 147쪽


미국에 가기 위해 2년이나 알바를 했고

→ 미국에 가려고 두 해나 토막일을 했고

→ 미국에 갈 뜻으로 두 해나 곁일을 했고

→ 미국에 갈 셈으로 두 해나 틈일을 했고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6》(니노미야 토모코/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8) 6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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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샷one shot → 들이켜다. 바로 비우다. 바닥술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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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one shot



원샷 : x

one shot : 1. 1회 한의 간행물[소설, 기사] 2. (영화·라디오 등의) 1회만의 공연[출연] 3. 인물 한 사람의 확대 사진 

bottoms up : 건배!; 죽 마셔[원 샷]! 



  ‘one shot’은 한국영어라 하는데, 한국영어라기보다는 일본영어일 테지요. 두 나라만 쓰는 영어라고 할 만합니다. 한국말로는 ‘들이켜다’나 “죽 들이켜다”라 하면 되고, “바로 비우다”라 해도 됩니다. ‘한칼’에 마신다고 할 수 있고, 술잔을 바닥까지 비우는 모습을 살펴서 ‘바닥질·바닥술’ 같은 말을 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원샷을 하다니 대학생인 줄 알아?

→ 한칼에 마시다니 대학생인 줄 알아?

→ 죽 들이켜다니 대학생인 줄 알아?

→ 바로 비우다니 대학생인 줄 알아?

《솔로 이야기 6》(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8) 6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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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웰니스wellness → 잘살기. 참살림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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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wellness



웰니스 : x

wellness : 건강(함) 



  ‘wellness’는 ‘health’나 ‘fitness’하고 다른 영어입니다. 영어사전을 살피니 이 영어나 저 영어나 그저 ‘건강’으로만 풀이하는데, 어느 낱말이든 쓰는 자리를 살펴서 알맞게 풀어내야지 싶습니다. 때로는 ‘튼튼’으로 옮길 수 있을 테고, 때로는 ‘잘살기’나 ‘참살이·참살림·참삶’으로 옮길 수 있어요. ㅅㄴㄹ



추가 지원이 필요한 교사들은 웰니스 코칭을 권유받았다

→ 더 도움받기를 바랄 교사한테는 잘살기 수업을 얘기했다

→ 더 도움받을 교사한테는 참살림 배움길을 알려줬다

《건강 신드롬》(칼 세데르스트룀·앙드레 스파이서/조응주 옮김, 민들레, 2016) 18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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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웨딩파티wedding party → 혼인잔치. 꽃잔치 | 우리말 살려쓰기 2018-10-31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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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파티wedding party



웨딩파티 : x

wedding party : 신랑과 신부 및 들러리를 포함한 결혼식 하객들

a wedding party : 결혼축가연회

결혼축가연회 : x



  영어사전을 살피니 ‘a wedding party’처럼 ‘a’를 붙여야 비로소 “결혼축가연회”라고 나오는데, 막상 ‘결혼축가연회’는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 예나 이제나 어떤 일을 기뻐하면서 잔치나 잔치판이나 잔치마당을 마련합니다. 그러니 혼인을 하는 자리라면 ‘혼인잔치’ 같은 낱말을 새롭게 쓸 만합니다. 혼인을 기려서 따로 ‘꽃잔치’라는 낱말을 쓸 수 있고, 수수하게 ‘잔치판·잔치마당’이라 해도 됩니다. ㅅㄴㄹ



와아, 저건 웨딩파티잖아

→ 와아, 저건 혼인잔치잖아

→ 와아, 저건 꽃잔치잖아

→ 와아, 저건 잔치판이잖아

《인어 왕자님 1》(카즈미 유아나/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6) 4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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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0.27. 사상의 거처 | 오늘 읽기 2018-10-30 22:09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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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0.27.


《사상의 거처》

 김남주 글, 창작과비평사, 1991.11.25.



요 며칠 여러 가지 시집을 읽는데 하나같이 말장난이 가득해서 눈이 아팠다. 이른바 대학교수를 하는 분이 쓴 시도, 문학강의나 문학평론을 하는 분이 쓴 시도, 서로 장난스레 꾸미고 덧바르는 데에 품을 들이는 흐름이 안 그치지 싶다. 다들 이런 글쓰기에 길들었을까? 스스로 짓는 삶과 스스로 걷는 길을 제 나름대로 눈빛하고 손길을 살려서 담아내는 글이 아니라, 한자말(나이든 사람)하고 영어(젊은 사람)를 어디까지 뒤섞어 남들이 못 따라오게 하려는가에만 머리를 싸매는구나 싶기까지 하다. 예전에는 이런 말장난이 외려 말재주라도 되는 듯이 치켜세우는 평론이 넘쳤는데, 요새도 똑같더라. 눈을 씻으려고 《사상의 거처》를 되읽는다. 스무 해 남짓 묵었구나 싶은 글이 있지만, 곰곰이 새기면서 돌아볼 글이 있어서 좋다. 시라면, 적어도 김남주만큼은 쓸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김남주라는 사람이 품은 뜻대로 쓸 글이 아닌, 시를 쓰는 마음이나 눈빛이나 손길이 김남주만큼은 되어야지 싶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요 누구나 써야 맞는 글인데, 이 ‘누구’란 ‘아무’가 아닌 ‘누구’이다. 아무나 숲을 돌볼 수 없고, 아무나 흙을 만질 수 없다. 그러나 ‘누구’나 숲을 돌보고 누구나 흙을 만질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사상의 거처

김남주 저
창비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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