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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6.28. 혼자 가는 먼 집 | 오늘 읽기 2018-06-3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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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6.28.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글, 문학과지성사, 1992.5.8.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2년에 비로소 책에 눈을 떴다. 다만 처음으로 책에 눈을 제대로 떴다 싶을 무렵일 뿐, 책을 슬기롭게 보는 눈은 그때부터 조금씩 가다듬자고 여겼다. 시집 《혼자 가는 먼 집》을 1992년에 만나서 읽었으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때에는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을까? 2018년에 이르러 이 시집을 읽으니 이야기도 줄거리도 살갗으로 와닿지 못할 뿐 아니라, 시에 쓰는 말이 좀 따분하다. 요새는 시에 한자를 부러 넣는 이가 많이 줄었는데 1992년 무렵까지만 해도 한자로 장난하듯 말을 꾸미는 이가 참 많았다. 가만히 보면 요새는 시에 알파벳을 부러 넣으며 꾸미는 이가 무척 많다. 한자이든 영어이든 쓰고 싶다면 얼마든지 써도 된다. 다만 시를 쓰는 바탕이 되는 말이 한국말이라면, 한국말이라고 하는 그릇을 시인 스스로 더 넓고 깊게 두고두고 바라보고 가꾸는 길을 노래처럼 들려줄 수 있을 적에 이야기랑 줄거리가 찬찬히 녹아들어서 빛나리라 본다. 시도 여느 글하고 같다. 모두 삶에서 우러나온다. 시인 스스로 살아가는 길이 시에 고스란히 흐른다. 글쓰기나 시쓰기를 배울 까닭이 없이, 시인으로서 제 삶을 담으면 모두 시가 된다. 새삼스럽지만, 도시 물맛은 시골 물맛에 댈 수 없이 밍밍하다. 수돗물이 맛없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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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6.27. 어휘 늘리는 법 | 오늘 읽기 2018-06-30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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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6.27.


《어휘 늘리는 법》

박일환 글, 유유, 2018.3.24.



‘몸마음 다스리기’를 가르치는 분이 있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에콰도르에서 배움숲을 일군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사흘 동안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고, 이곳에 네 사람이 함께 찾아간다. 아침 아홉 시부터 이야기꽃을 펴기에 하루 일찍 배움길을 나선다. 며칠 동안 집을 치우고 여러 일을 갈무리한 뒤에, 밤새 짐을 꾸린다. 읍내에서 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서야 숨을 살짝 돌리며 《어휘 늘리는 법》을 편다. 책이 갓 나왔을 적에 장만하려 했으나, 지난 석 달 동안 틈틈이 찾아간 마을책집마다 꼭 이 책만 없어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누리책집에서 장만했다. 처음부터 누리책집에서 장만했으면 손쉬웠을 테지만, 굳이 손쉽게 장만하고 싶지 않았다. 두 다리로 마실하는 책집에서 느긋하게 여러 책을 함께 살피다가 조용히 장만하는 책이 훨씬 깊고 넓게 마음으로 스민다고 느끼기에, 책은 되도록 다리로 마을을 걷다가 손으로 다른 책도 함께 훑다가 장만하려고 한다. 박일환 님은 사람들이 말을 스스로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서 생각이 자꾸 얕아지는 듯하다고 밝힌다. 옳다. 생각도 글도 학문도 배움도 모두 ‘말’로 한다. 다만, 이 ‘말’이란 늘 삶에서 비롯하고, 삶이란 살림짓는 손에서 태어나며, 살림은 사랑으로 가꾸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어휘 늘리는 법

박일환 저
유유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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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78. 배워 보렴 | 숲집 놀이터 2018-06-3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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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78. 배워 보렴



이가 돋아서 드디어 젖 아닌 밥을 스스로 씹어서 먹을 줄 아는 아기는 먹을거리를 앞에 두고서 겉모습으로 따지지 않는다. 돌멩이도 나무토막도 쇠붙이도 종잇조각도 플라스틱마저도 손으로 척 집어서 입에 넣고 씹거나 물려고 하는 아기인 터라, 무엇을 주든 스스로 씹어서 맛을 보려 하고 느끼려 하며 알려 한다. 더없이 훌륭한 배움짓이다. 그런데 둘레 어른이 “아유, 그걸 어떻게 먹어?” 하고 한마디라도 거들라치면 아이들은 바야흐로 겉모습을 따진다. 징그러운 것이란 없지만 아이들은 어른이 곁에서 거든 말을 고스란히 따라서 “징그러워서 안 먹어”라든지 “처음 본 거라 안 먹어” 같은 말을 내뱉고 만다. 이때에는 먹을거리로 배우는 살림하고 멀어진다. 낯선 출판사 낯선 작가 책이기에 안 읽어도 될까? 우리는 이름값이나 겉모습으로 책을 고르는가? 낯익은 출판사나 작가라 하더라도 ‘무엇이 얼마나 낯익은가?’ 하고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지난날에 아쉽다 싶은 모습을 보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오늘은 얼마나 거듭나거나 나아졌는가?’를 스스럼없이 꾸밈없이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우리 스스로 배우기 때문이다. 울타리를 세워서 ‘이러면 안 돼’ 하고 금을 그으면 스스로 안 배우겠다는 뜻이다. 허름한 차림새로 다니는 100조 원 부자가 있다면, 이이는 허름한 차림새이니 바보일까? 까맣고 큰 자가용에, 까만 양복에, 반들반들한 머리카락에, 까만 가죽신을 꿰어야 뭔가 ‘있어 보이는’ 셈일까? 겉모습에 휘둘리면 아무것도 못 배우고, 아무것도 못 배우면 스스로 사람으로 거듭나지 못한다. 우리는 늘 속마음을 읽고 보고 배우고 나누고 가꿀 줄 알아야 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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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77. 스스로 찾기 | 숲집 놀이터 2018-06-3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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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77. 스스로 찾기



‘졸업장 학교’ 아닌 ‘우리 집 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인데, 아이만 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두 어버이도 ‘우리 집 학교’를 함께 다닌다. 둘레에서는 이를 늘 제대로 모른다. 아이들만 배우지 않는다. 어버이도 늘 함께 배운다. 모든 배움터에서는 학생하고 교사가 함께 배우는 사이, 서로 배움벗이다. 이웃이 우리한테 “집에서 어떻게 가르치나요?” 하고 물으면 우리는 “우리 집 학교에서 가장 크게 삼는 대목은, 스스로 배울 길은 스스로 찾기입니다. 스스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스스로 찾아나서고 찾아내어, 이를 어떻게 배워야 할는지도 스스로 찾도록 하려고 합니다.” 하고 이야기한다. 매우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무엇을 배울는지’를 스스로 찾느냐고 궁금해 하곤 하시는데, 언제나 스스로 찾아내기 마련이다. 기다리면서 두고보면 된다. 지켜보면서 모든 살림을 함께 이야기해 보면 된다. 우리는 졸업장 학교에 길들면서 ‘스스로 찾기’하고 ‘스스로 배우기’를 잃거나 잊는다. 이러다 보니 ‘한국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조차도 스스로 찾지 않고 배우지 않기 일쑤라, 한국말을 잘 모르거나 제대로 모르는 한국사람이 너무 많다. 어릴 적부터 집이나 마을이나 졸업장 학교 모든 곳에서 거의 하루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테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생각한 적이 없는 탓이겠지. 모든 배움터는 ‘스스로 찾아서 배우는 길’을 스스로 배우도록 이끌어야 참다운 노릇을 하리라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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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쓰고 싶은 아이 | 책삶+글쓰기 2018-06-3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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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쓰고 싶은 아이



  자가용을 몰지 않고 훌륭한 기사님을 거느리는 우리 집이다. 버스를 탈 적에는 아이들이 저마다 제 버스삯을 판을 대어 찍는데, 택시를 탈 적에는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길삯을 내기로 한다. 아버지가 앞자리에 앉으면 아버지가, 큰아이가 앞자리에 앉으면 큰아이가, 작은아이가 앞자리에 앉으면 작은아이가 낸다. 아직 곁님은 앞자리에 안 앉는다. 그런데 두 아이는 서로 앞자리에 앉고 싶다. “내가 택시삯 내고 싶었는데!” 하며 아쉬워한다. 바깥마실을 나와서 밥집에 들러야 할 적이라면 “내가 밥값 내고 싶었는데!” 하면서 지갑을 꺼내다가 넣는다. 참말로 돈을 쓰고 싶은 아이들이다. 주머니에서 즐겁게 돈을 꺼내어, 저희 즐거운 기운이 깃든 돈을 기꺼이 내밀고 싶은 아이들이다. 쓰니까 쓸 수 있는 돈일 텐데, 설레는 마음으로 값을 여쭈고, 두근두근 주머니에서 숫자를 어림하며 돈을 꺼낸 다음, 콩닥콩닥 기쁘게 돈을 내미는 이 작은 몸짓은, 우리를 둘러싼 마을에 상냥한 손길을 나누어 주는 마음쓰기이지 싶다. 돈을 새롭게 쓰는 아이들이다. 글쓰기는 상냥한 마음쓰기이다. 2018.6.3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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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쓰다 | 책삶+글쓰기 2018-06-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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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쓰다



  길손집에서 묵은 지 이틀째. 글을 쓸 틈을 못 내다가 새벽 네 시 반 무렵 드디어 허리를 편다. 엊저녁 열 시 반부터 비로소 틈을 낼 수 있었으나 몸이 따르지 않기에 몸에 새기운이 돌 때까지 쉬기로 했다. 눈은 열두 시, 한 시, 두 시, 세 시, 이렇게 한 시간마다 번쩍 떴지만 몸은 더 허리를 펴 주기를 바랐다. 이러다가 네 시 반에 이르러 ‘이제 일으켜서 써도 돼’ 하는 뜻을 알린다. 시계가 아닌 몸이 틈을 내어주었기에 고맙게 수첩을 펴고서 글을 쓴다. 힘을 쓸 수 있는 몸을 쓰는 때에 비로소 마음을 가만히 쓰면서 글도 나란히 쓴다. 2018.6.3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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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생각합시다 55 연성 기사 | 말 좀 생각합시다 2018-06-2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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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생각합시다 55


 연성 기사


  우리가 쓰는 말을 살필 적에는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모든 말은 우리 삶에서 태어나거든요. 우리가 사는 모습 그대로 말을 합니다. 좋든 궂든 우리 모습을 고스란히 담는 말입니다.

  조선이라는 봉건 틀이 있던 무렵에는 99:1로 갈린 삶터였어요. 99에 이르는 사람들은 손수 살림을 짓고 시골에서 숲을 돌보면서 스스로 말을 지었습니다. 1에 이르는 사람들은 중국바라기나 임금바라기를 하는 자리에서 중국 한자말을 달달 외우며 따랐습니다.


  이러다가 개화기하고 일제강점기를 맞이했고, 이때부터 새로운 삶이나 살림을 나타낼 말을 거의 모두 일본 지식인이 지은 한자말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흐름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요. 지난날에는 어쩔 수 없이 일본 한자말이 들어왔다면, 오늘날에는 깊이 살피지 않으며 일본 한자말을 그냥 따라서 씁니다.


  신문·방송 쪽에서는 “시의성(時宜性)을 살펴 연성(軟性) 기사·경성(硬性) 기사”를 가른다고 말합니다. ‘시의성·연성·경성’은 모두 일본 한자말입니다. 다만 이 낱말이 일본 한자말이라서 안 써야 한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이 낱말이 태어난 바탕을 헤아려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말뜻부터 살펴봅니다. ‘시의성’은 “때에 맞음”이요, ‘연성’은 “부드러움”이며, ‘경성’은 “단단함”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말뜻에 맞게 이 낱말을 쓴다고 할 만할까요?


  더 헤아린다면 “때에 맞음”을 ‘때맞춤·때맞추다’처럼 새말을 지어서 쓸 만합니다. 부드럽거나 단단하다는 뜻을 살리려면 ‘부드럼글·단단글’이나 ‘말랑글·딱딱글’ 같은 새말을 지을 수 있어요. 또는 ‘삶글·삶터글’처럼 써 볼 만합니다. ‘삶글’은 말 그대로 삶에서 우러나오는 글이니 부드럽습니다. ‘삶터글’은 삶을 이루는 터전에서 태어나는 글이니 단단하지요. 때로는 삶을 살펴 부드러이 글을 나눕니다. 때로는 삶터를 짚으며 단단히 글을 여미어 나눕니다. 2018.4.2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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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47 히노코 6 | 만화책 2018-06-29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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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히노코 6

츠다 마사미 글,그림
학산문화사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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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47


《히노코 6》

 츠다 마사미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5.25.



  눈에 기대는 사람일수록 눈으로 대단히 많은 모습을 보는 듯하지만, 바로 이 눈 때문에 대단히 많은 모습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온누리를 이루는 삶은 눈으로만 살펴보거나 배울 수 없거든요. 온누리에는 소리가 있습니다. 빛물결이 있습니다. 바람이 있습니다. 고요가 있고, 어둠이랑 빛이 있고, 물하고 꽃이 있습니다. 흙이랑 숲이 있으며, 하늘이랑 별이 있습니다. 우리 눈으로 지구라는 별을 볼 수 있을까요? 나라마다 국경을 가른다지만, 우주에서 지구를 볼 적에 국경이란 얼마나 덧없을까요? 그렇지만 눈을 가린 사람들은, 두 눈을 감고서 마음눈을 뜨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 새로 배우는 길을 나서기를 끊은 터라, 참길하고는 멀찍이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히노코》 여섯걸음은 정치권력이 사람들 눈이나 입이나 귀나 머리나 마음을 얼마나 꽁꽁 싸매어 놓는가를 매우 넌지시 그립니다. 무엇을 보고 생각하면서 삶을 짓는지 수수께끼에 휩싸인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길을 그립니다. 꽁꽁 싸맨 틀을 깨려는 사람이 매우 드물기에, 이 길을 가려는 이들은 살짝 두려울 수 있지만, 서로 북돋아 줍니다. 사랑이 되고 삶이 되어 사람이 되는 길을 가자 해요. ㅅㄴㄹ



“정말 지키고 싶다면 맞서는 수밖에 없어. 4년 전과는 달라. 강해졌으니까.” (36쪽)

‘장, 편. 이 두 글자를 합하면 나무 목(木)이 된다. 둘을 합하면 의미가 생긴다.’ (9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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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국어사전 16] 즐겁게 움직이는 춤 같은 말 | 말넋삶-람타 공부 2018-06-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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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움직이는 춤 같은 말

[오락가락 국어사전 16] ‘불꽃’은 ‘화염·스파크’가 아니다



  나라마다 쓰는 말이 다릅니다. 저마다 삶이 달라 말이 다르니, 이 다른 결에 맞추어 저마다 즐겁게 말을 지어서 씁니다. 한국말사전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걸맞는 결로 즐겁게 쓸 말을 담으면 됩니다. ‘불꽃’을 굳이 ‘화염’이나 ‘스파크’로 나타내야 하지 않습니다. 한국말사전이 외국말을 알려주거나 줄줄이 비슷한말로 덧다는 얼거리를 씻어내고, 한국말을 슬기롭게 가꾸도록 이끄는 몫을 해야겠습니다.



나 : 1. 말하는 이가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남이 아닌 자기 자신 3. [철학] = 자아(自我)

스스로 : 1. 자기 자신 2. 자신의 힘으로 3. 남이 시키지 아니하였는데도 자기의 결심에 따라서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자아(自我) : 1. [심리]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2. [철학] 대상의 세계와 구별된 인식·행위의 주체이며, 체험 내용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여, 작용·반응·체험·사고·의욕의 작용을 하는 의식의 통일체



  ‘나’나 ‘스스로’를 풀이하며 “자기 자신”이나 ‘자기’나 ‘자아’를 쓰는 사전인데, ‘자기’는 ‘자신’으로 풀이하고, ‘자아’는 “자기 자신”으로 풀이하지요. 그나마 ‘자신’은 “바로 그 사람”으로 풀이해서 돌림·겹말풀이에서 벗어납니다. ‘나·스스로’는 ‘자기·자신·자아’ 같은 한자말이 없이 풀이말을 손질할 노릇이고, ‘참나’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어 ‘자아’를 손볼 만합니다. ‘자기·자신’은 “→ 나. 바로 나. 바로 그 사람”으로만 다루어도 됩니다.



완전탈바꿈(完全-) : [동물] : = 완전 변태

완전변태(完全變態) : [동물] 곤충류의 변태 형식의 하나. 곤충이 자라는 동안 알, 애벌레, 번데기의 세 단계를 거쳐 성충으로 되는 현상으로 나비, 벌, 모기, 파리 따위에서 볼 수 있다 ≒ 갖춘탈바꿈·완전 탈바꿈

갖춘탈바꿈 : [동물] = 완전 변태



  ‘갖춘탈바꿈’처럼 애써 학문말을 지었다면 이 낱말을 널리 쓰도록 북돋울 노릇입니다. ‘완전탈바꿈·완전변태’는 사전에서 덜거나 “→ 갖춘탈바꿈”으로 다룹니다. 또는 ‘온탈바꿈’을 새로 지어서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오래가다 : 상태나 현상이 길게 계속되거나 유지되다

지속(持續) : 어떤 상태가 오래 계속됨. 또는 어떤 상태를 오래 계속함



  ‘오래가다’라는 낱말이 있으니 “오래 계속됨”을 뜻한다는 ‘지속’은 사전에서 덜어도 됩니다. ‘지속’을 사전에 실으려면 “→ 오래가다”로만 다룹니다.



벌목(伐木) : 멧갓이나 숲의 나무를 벰. ‘나무 베기’로 순화 ≒ 간목(刊木)·착목(?木)

나무베기 : [북한어] ‘벌목(伐木)’의 북한어



  나무를 베기에 ‘나무베기’인데, 사전은 ‘나무베기’를 북녘말로 다룹니다. 얄궂습니다. ‘간목·착목’은 사전에서 덜어냅니다. ‘벌목’은 “→ 나무베기”로만 다룰 노릇이고, ‘나무베기’ 뜻풀이는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장(章) : 1. 글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나누는 구분의 하나 ≒ 가름 2. 글의 내용을 구분한 것을 세는 단위 3. 예산·결산에서의 구분의 하나. 장 아래에 관, 항, 목 따위가 있다 4. [문학] 중국에서, 천자(天子)에게 바치던 한문 문체의 하나

가름 : = 장(章)



  글에서 가르는 자리를 ‘가름’이라 한다면, 이 낱말을 잘 쓰도록 이끌 노릇입니다. ‘장(章)’은 “→ 가름“으로 다루고, ‘가름’을 찬찬히 풀이해 주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옛날에 썼다는 보기를 한국말사전에서 실어야 할 까닭이란 없습니다.



쪽 : 1. 책이나 장부 따위의 한 면 ≒ 페이지 2. 책이나 장부 따위의 면을 세는 단위

면(面) : 1. 사물의 겉으로 드러난 쪽의 평평한 바닥 2. 입체의 평면이나 표면 3. 무엇을 향하고 있는 쪽 4. 어떤 측면이나 방면 5. ‘체면(體面)’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6. 책이나 신문 따위의 지면을 세는 단위

페이지(page) : 1. = 쪽 2. = 쪽. ‘쪽’, ‘면’으로 순화



  한국말은 ‘쪽’입니다. ‘면’은 “→ 쪽”으로 다루면 되고, ‘페이지’는 사전에서 덜을 노릇입니다.



화염(火焰) :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의 기운. ‘불꽃’으로 순화

불꽃 : 1.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을 띤 기운 ≒ 화화(火花) 2. 금속이나 돌 따위의 딱딱한 물체가 부딪칠 때 생기는 불빛 3. [물리] = 스파크(spark)



  ‘화염’ 같은 한자말은 풀이말을 붙일 까닭이 없이 덜어도 되고 “→ 불꽃”으로만 다루어도 됩니다. 그런데 ‘불꽃’이라는 낱말에 ‘화화·스파크’ 같은 비슷한말을 군더더기로 붙이는군요. 이런 군더더기는 사전에서 털어냅니다.



무도(舞蹈) : 1. 춤을 춤 2. = 무용(舞踊) 3. [예술] = 족도(足蹈)

무용(舞踊) : 음악에 맞추어 율동적인 동작으로 감정과 의지를 표현함. 또는 그런 예술 ≒ 무도(舞蹈)

춤 : 장단에 맞추거나 흥에 겨워 팔다리와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동작



  몸을 움직이 느낌이나 마음을 나타낼 적에 ‘춤’이라 합니다. ‘무도·무용’은 “→ 춤”으로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춤’을 “움직여 뛰노는 동작”으로 풀이하는군요. 한자말 ‘동작’은 ‘움직임’을 가리키니 이 뜻풀이는 겹말입니다. 바로잡아야겠습니다.



무도(無道) : 말이나 행동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나서 막됨

막되다 : 1. 말이나 행실이 버릇없고 난폭하다 2. 거칠고 좋지 못하다 ≒ 잡란하다



  ‘무도(無道)’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덜어낼 만합니다. 굳이 실어야 한다면 “→ 막되다”로만 다룰 노릇입니다. 그리고 ‘막되다’에 붙인 비슷한말 ‘잡란하다’는 털어냅니다.



난폭하다(亂暴-) : 행동이 몹시 거칠고 사납다

거칠다 : 5. 행동이나 성격이 사납고 공격적인 면이 있다

사납다 : 1. 성질이나 행동이 모질고 억세다



  “거칠고 사납다”를 뜻하는 ‘난폭하다’라지만, ‘거칠다’를 ‘사납다’로 풀이하니 겹말풀이인 셈입니다. ‘난폭하다’는 “→ 거칠다. 사납다”로 다루고, ‘거칠다·사납다’가 돌림풀이가 되지 않도록 가다듬어야지 싶습니다. 2018.3.2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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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8.6.28.) | 숲노래 도서관 2018-06-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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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8.6.28.)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배움길을 떠나는 아침에 불쑥 한 가지 생각이 들어, 짐을 꾸리다 말고 국가인권위원회 누리집에 들어가서 진정서를 하나 씁니다. 7월 18일에 전남 보성고등학교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바탕으로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는데, 지난 6월 14일에 이 일이 갑자기 없던 말이 되었습니다. 보성고등학교 쪽에서는 제 옷차림을 꼬투리 잡아서 ‘민소매 반바지’ 차림으로는 강사로 올 수 없다며 손사래쳤어요. 보름쯤 앞서는 다른 일로 바쁘기도 해서 그러려니 잊고 지나쳤지만 잊히지는 않았고, 오늘 아침에 ‘그대로 넘어가지 말자’는 생각이 굳게 들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는 500글씨만 쓸 수 있어서 간추려서 진정서를 적었습니다만, 누리집에는 처음에 써 둔 글을 모두 걸쳐놓으려고 합니다. ㅅㄴㄹ


+ + +


진정서 이름 : 강사는 민소매 반바지 차림이면 안 되는가?


반갑습니다. 저는 국어사전 집필을 하는 최종규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2001년∼2003년에는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 일을 했고, 2003∼2006년에는 돌아가신 이오덕 어른 유고를 정리하는 일을 했으며, 2016년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2017년에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을, 요즈음 《읽는 우리말 사전 1·2·3》을 써냈으며, 새로운 국어사전을 한창 씁니다. 이러한 일을 하면서 틈틈이 강의를 나가곤 합니다. 한국에서 사전을 집필하면서 한국말을 새롭게 살찌우거나 가꾸는 길을 걷는 분이 매우 드물어,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이 있고, 국어사전 집필을 시골(전남 고흥)에서 두 아이를 돌보면서 하기에, 어떻게 아이를 도맡아 돌보면서 시골살림을 지으면서 한국말 가꾸는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한테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저는 1998년부터 ‘한국말과 국어사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강사’ 노릇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스무 해 동안 여러 기관이나 학교나 도서관에 강의를 다니면서 한 번도 듣거나 항의를 받은 적이 없는 옷차림을 놓고서, 2018년 6월 14일에 전남 보성고등학교 쪽에서 갑작스레 ‘강연 일정 취소’ 연락을 했습니다.


보성고등학교에서 강연 일정을 계획한 담당교사는 저한테 “나시에 반바지 입고 오시지 마시고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오세요”라고 손전화 쪽글을 남기면서 강사 옷차림을 ‘지정’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때껏 여름철에 기관이나 학교나 도서관에서도 민소매(나시)에 반바지 차림으로 강의를 나갔어도 누구 하나 무어라 따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강연이란 이야기를 듣고 헤아리면서 즐겁게 생각을 북돋우는 자리이지, 강사자 얼굴을 보거나 옷차림을 쳐다보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성고등학교 쪽에서는 “보성고 인문학콘서트 학생 학부모 교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하는데 뒷감당이 무서워서 추진할 수가 없네요.”라고 손전화 쪽글을 더 보내었습니다.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으로 하는 강의가 ‘단정하지 않을’ 까닭이 없으며, 이와 같은 옷차림은 개인 취향일 뿐 아니라 인권이고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인 강사는 강의를 할 수 없다면서 갑자기 강연 일정을 취소한 보성고등학교는 개인 자유와 인권을 침해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로잡아 주시기를 바라며, 앞으로 강사 옷차림을 놓고 ‘양복이어야 한다거나 긴바지에 긴소매여야 한다는 규정이 없도록 조치를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숲노래/최종규)


*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국어사전을 짓는 일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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