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http://blog.yes24.com/hbooklove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숲노래
곁말+곁책+쉬운말이평화+책숲마실+우리말글쓰기사전+우리말동시사전+마을에서살려낸우리말+시골에서책읽는즐거움+비슷한말꾸러미사전+10대와통하는새롭게살려낸우리말+숲에서살려낸우리말+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9·10기 책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3월 스타지수 : 별56,510
작가 블로그
전체보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가 지은 책
숲노래 도서관
사진책 읽는 즐거움
숲집 놀이터
숨은책시렁
시-동시
시-어른시
수다 떨기
책노래
숲노래 살림말
오늘 읽기
읽는 마음
책삶+글쓰기
책 언저리
책숲마실
시로 읽는 책
그림책 헤아리기
어린이문학 생각
우리말 사랑
숲노래 우리말꽃
말넋삶-람타 공부
말 좀 생각합시다
우리말 살려쓰기
새로 쓰는 우리말
꽃으로 살려낸 우리말
아이들과 숲노래
내가 걷는 길
우리는 어른입니까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책 읽는 아이
꽃아이
시골아이
꽃밥 먹자
아버지 그림놀이
살림노래
책사랑
시골노래 숲노래
시골 이야기
나의 리뷰
내 사랑 1000권
사진책
그림책
만화책
어린이+푸름이+교육
숲책+사전/우리말
문학책
동시집+시집
이오덕 책읽기
인문책
영화읽기
영화생각-아쉬운
시골사람 책읽기
태그
검흙 부엽토 수단방법 단풍나무언덕농장의1년 마틴프로벤슨 앨리스프로벤슨 단풍나무언덕농장의사계절 몽캐는책고팡 읽는눈길 속하다
2023년 2월 209 post
2023년 1월 250 post
2022년 12월 171 post
2022년 11월 271 post
2022년 10월 162 post
2022년 9월 159 post
2022년 8월 124 post
2022년 7월 180 post
2022년 6월 174 post
2022년 5월 153 post
2022년 4월 178 post
2022년 3월 153 post
2022년 2월 145 post
2022년 1월 216 post
2021년 12월 184 post
2021년 11월 216 post
2021년 10월 149 post
2021년 9월 165 post
2021년 8월 153 post
2021년 7월 110 post
2021년 6월 86 post
2021년 5월 70 post
2021년 4월 89 post
2021년 3월 86 post
2021년 2월 86 post
2021년 1월 135 post
2020년 12월 157 post
2020년 11월 149 post
2020년 10월 150 post
2020년 9월 148 post
2020년 8월 124 post
2020년 7월 156 post
2020년 6월 138 post
2020년 5월 146 post
2020년 4월 175 post
2020년 3월 183 post
2020년 2월 193 post
2020년 1월 142 post
2019년 12월 118 post
2019년 11월 121 post
2019년 10월 166 post
2019년 9월 142 post
2019년 8월 121 post
2019년 7월 111 post
2019년 6월 121 post
2019년 5월 200 post
2019년 4월 233 post
2019년 3월 365 post
2019년 2월 457 post
2019년 1월 385 post
2018년 12월 520 post
2018년 11월 394 post
2018년 10월 410 post
2018년 9월 434 post
2018년 8월 286 post
2018년 7월 291 post
2018년 6월 215 post
2018년 5월 250 post
2018년 4월 253 post
2018년 3월 329 post
2018년 2월 335 post
2018년 1월 327 post
2017년 12월 293 post
2017년 11월 256 post
2017년 10월 257 post
2017년 9월 217 post
2017년 8월 249 post
2017년 7월 196 post
2017년 6월 243 post
2017년 5월 242 post
2017년 4월 322 post
2017년 3월 314 post
2017년 2월 326 post
2017년 1월 349 post
2016년 12월 378 post
2016년 11월 382 post
2016년 10월 340 post
2016년 9월 300 post
2016년 8월 271 post
2016년 7월 300 post
2016년 6월 288 post
2016년 5월 222 post
2016년 4월 186 post
2016년 3월 272 post
2016년 2월 311 post
2016년 1월 288 post
2015년 12월 283 post
2015년 11월 288 post
2015년 10월 356 post
2015년 9월 329 post
2015년 8월 410 post
2015년 7월 275 post
2015년 6월 299 post
2015년 5월 337 post
2015년 4월 436 post
2015년 3월 403 post
2015년 2월 325 post
2015년 1월 259 post
2014년 12월 375 post
2014년 11월 505 post
2014년 10월 485 post
2014년 9월 409 post
2014년 8월 371 post
2014년 7월 393 post
2014년 6월 398 post
2014년 5월 310 post
2014년 4월 346 post
2014년 3월 365 post
2014년 2월 225 post
2014년 1월 280 post
2013년 12월 333 post
2013년 11월 367 post
2013년 10월 274 post
2013년 9월 216 post
2013년 8월 218 post
2013년 7월 308 post
2013년 6월 373 post
2013년 5월 262 post
2013년 4월 236 post
2013년 3월 209 post
2013년 2월 177 post
2013년 1월 233 post
2012년 12월 218 post
2012년 11월 219 post
2012년 10월 165 post
2012년 9월 164 post
2012년 8월 29 post
달력보기

2019-02 의 전체보기
[글쓰기 사전] 님 2019.2.28. | 책삶+글쓰기 2019-02-28 23:53
http://blog.yes24.com/document/1111219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잊혀지지 않는다기보다 잊을 수 없는 일인데 굳이 떠올리지 않고 살던 일 가운데 1998년 어느 한 가지를 적어 본다. 그무렵 나는 한겨레신문을 돌리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이었으나, 주마다 두세 가지 ‘우리말 소식지’를 엮어서 내 돈으로 복사해서 돌리며 살았는데, 뜬금없달까 뜻밖에 어느 자리에 부름을 받아 두 시간 동안 강사 노릇을 했다. 그날 그 자리는 나로서는 첫 강의였다. 그런데 그 강의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이나 단체 우두머리 이백 사람이 모였고, 그때 편 온갖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님’이었다. 어느 분이 “우리 회사에서 회의를 하다 보면, 부하 직원들이 자유롭게 토론이나 발언을 하지 못하고, 그냥 ‘네네’ 하는 분위기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게 걱정되세요? 그러면 왜 걱정일까요? 제가 그 회사 대표라면, 서로 직함으로 부르지 않고 ‘아무개 님’이라 부르면서 말하자고 할 겁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그냥 말을 놓고서 서로 이름으로만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서로 말을 놓지 않으면서 ‘님’으로 높이기로 할 수도 있어요. 서로 높이기로 하는 말씨로 이야기를 펴도록 한다면, 대표님이 계신 그 회사에 있는 누구라도 처음에는 낯설어 하겠으나, 회의를 하루이틀 하다 보면 어느새 자유로울 뿐 아니라 훌륭하고 아주 새롭게 생각을 뻗어서 멋지고 알찬 자리가 될 만하리라 봅니다.” 하고. 내가 나를 스스로 낮출 까닭이 없다. 서로서로 ‘님’이라 말하면서 서로 들려주는 말을 귀담아듣겠다는 마음이랑 몸짓으로 거듭나면 된다. 이러면 이야기도 술술 흐르고, 참으로 훌륭하고 멋지게 피어날 수 있다. 그나저나, 그때 내가 이런 말을 들려준 뒤 그 대표라는 분이나 다른 분들이 어떤 낯빛이었는가를 적고 싶다. 그야말로 아주 싸늘했다. 나를 그지없이 미친 놈으로 보는 느낌이더라. 서로서로 ‘님’으로 여기자는 말이, 그때에는 하나도 받아들여질 수 없었나 보더라. 2019.2.28.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오늘 읽기 2019.2.26. 맑은―차 한 잔 | 오늘 읽기 2019-02-28 14:3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90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오늘 읽기 2019.2.26.


《맑은―차 한 잔》

 심재원 글, 펄북스, 2016.6.1.



쑥이 올라왔다. 아직 훑을 만하지는 않으나, 우리 집 쑥이 새롭게 오른다. 올해에도 신나게 쑥차를 덖자고 여기면서 기다린다. 보금자리에서 돋는 쑥이며 뽕잎이며 감잎이며 훑어서 덖는 잎물이 가장 맛나더라. 다른 어느 곳에 가서 마시는 잎물보다 ‘우리 집 잎물’이 으뜸이라고 할까? 이웃님한테도 이렇게 말한다. 이웃님 집에서 돋는 풀잎하고 나뭇잎을 사랑하시면서 즐겁게 훑어서 말린 다음에 덖어 보시라고. 장작을 때고 솥에 덖지 못하더라도, 가스렌지를 쓰더라도, 손수 덖는 잎을 우려서 마셔 보시면 마치 하늘나라에 앉은 듯한 마음이 되리라고. 《맑은―차 한 잔》을 천천히 읽는다. 진주 한 고장에서 잎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분들이 잎물을 마시는 이야기보다 이분들이 저마다 삶을 사랑하는 몸짓하고 얽힌 이야기가 재미나다. 가만 보면 스스로 즐겁게 살아가기에 잎물을 즐길 수 있다. 스스로 기쁘게 하루를 열면서 살림을 짓기에 잎물에 너른 마음을 담아서 누릴 수 있다. 값지거나 값비싸다는 무슨무슨 차를 사서 마시지 않아도 좋다. 우리 손길이 깃들기에 비로소 맛이 우러나고, 멋이 피어나며, 사랑이 샘솟는다. 봄볕은 온누리 골골샅샅 곱게 어루만져 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맑은 차 한 잔

심재원 저
펄북스 | 2016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글쓰기 사전] 수첩 1 2 3 4 5 | 책삶+글쓰기 2019-02-28 14:00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81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수첩 1

“와,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도 수첩을 써요?” 충주에서 서울로 자전거를 오가는 길에 건널목 신호등에 걸리면 어깨짐에서 수첩을 꺼내어 이제까지 달린 느낌이며, 자전거로 달리면서 보고 겪고 듣고 한 일을 재빠르게 적는다. 이밖에 여러모로 떠오른 생각이나 할 일을 적는다. 같이 자전거를 달리던 이웃님이 어떻게 자전거를 달리다가도 그 짧은 틈에 수첩을 쓰느냐고 물으시기에, “저는 제가 하는 일을 모두 머리에 새겨서 떠올릴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때그때 수첩에 적으면, 바로 오늘 이곳에서 어떻게 살았나를 제대로 볼 수 있더군요. 그러니 늘 즐겁게 수첩을 써요.” 하고 대꾸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쓰는 수첩은 온통 땀투성이. 2006.7.8.


수첩 2

술자리에서도 수첩을 책상에 올려놓으니 함께 있는 분이 손을 절레절레 흔든다. “아니, 그렇게 수첩에 늘 뭔가 메모하는 습관은 참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술자리에서도 수첩을 책상에 올려놓고서 써요? 와, 나라면 죽어도 못 한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꾸한다. “아마 그러지 않을까요? 다들 ‘죽어도 못 한다’고 여기니 참말로 죽어도 못 하리라 느껴요. 저는 스스로 이 일을 하면서 이 길을 갈 생각이라서, 술자리이든 뒷간에서 똥을 누는 자리이든 제 삶자국하고 생각자국을 기꺼이 수첩에 적습니다.” 2006.12.11.


수첩 3

“여태 쓴 수첩만 해도 엄청 많겠지요?” “그렇겠지요? 세 본 적은 없는데, 그동안 쓴 수첩만으로도 책꽂이를 빼곡하게 채울 만큼 됩니다.” “그렇게 수첩을 많이 쓰는데, 글을 쓸 적에 다 활용하시나요?” “아니요. 저는 글만 쓰지 않고 살림도 하니까요,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이것저것 하노라면, 정작 수첩에 적어 놓고도 못 살리기 일쑤예요. 아마, 수첩에 적는 백 가지 가운데 하나를 살려서 쓴다면 많이 살리는 셈입니다.” “수첩에 적고도 못 살리는데 아깝지 않아요?” “오늘은 집안일이나 아이들하고 어우러지는 살림을 하니까 수첩을 살리지 못할 테지만요, 나중에 아이들이 스스로 씩씩하게 서는 때에는 예전에 제가 쓴 수첩을 살릴 틈이 생기지 않을까요? 또, 제가 쓴 수첩을 제가 살리지 못해도, 제가 이렇게 수첩을 써 놓았으니 우리 아이들이든 다른 분들이든 얼마든지 이 수첩을 재미나거나 알뜰하게 살려서 쓸 만하지 싶습니다. 저는 저 혼자 좋거나 즐겁자고 수첩을 쓰지 않아요. 사람 하나 살아가는 길이 어떤 발자국인가를 그저 차분히 옮겨 볼 뿐입니다.” 2010.3.7.


수첩 4

박근혜란 사람을 놓고 ‘수첩공주’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많다. 왜? 뭣하러 비아냥거리지? ‘수첩공주’란 이름을 참으로 얄딱구리하게 바라보면서 비아냥거리고 손가락질을 하는데, 나라지기 노릇을 하려는 이라면 마땅히 ‘수첩순이’나 ‘수첩돌이’가 될 노릇이다. 곁에 있는 심부름꾼도 ‘수첩심부름’을 알뜰히 할 노릇이고. 그이가 잘못한 일은 잘못일 테지만, 수첩을 꼬박꼬박 챙기며 다녔다고 한다면, 이는 곰곰이 생각하면서 배울 노릇이라고 느낀다. 2014.6.3.


수첩 5

나는 수첩을 여러 가지 챙긴다. 처음에는 주머니에 수첩을 넣었으나, 걸어다니다가 그만 수첩이 흘러나와서 잃은 뒤로는 목걸이로 꿰어 다니곤 했다. 목걸이 수첩은 사진을 찍을 적마다 걸리적거려서 다시 어깨짐에 넣기로 했다. 어깨짐에 책이며 수첩이며 연필이며 잔뜩 넣으니 어깨짐 하나가 너무 무겁더라. 정작 수첩을 꺼낼 적마다 뒤죽박죽이 되었다. 이리하여 수첩만 넣는 앞짐을 따로 어깨에 가로지르기로 했다. 내가 쓰는 수첩을 살피면, 먼저 온갖 생각을 갈무리하는 수첩이 하나. 말을 새롭게 살리거나 짓는 이야기를 다루는 수첩이 하나. 말을 새롭게 짓는 틀을 짜는 수첩이 하나. 삶노래, 이른바 시를 적는 수첩이 하나. 아이들이 조잘조잘 터뜨리는 새로운 말하고 이야기를 적는 수첩이 하나. 이밖에 수첩 하나를 다 쓰면 곧바로 꺼낼 수 있도록 빈 수첩을 챙긴다. 연필은 앞짐이며 등짐이며 몇 자루씩 둔다. 책상맡에는 연필을 백 자루 넘게 올려놓고 쓴다. 그때그때 연필을 깎기보다는 이 연필 저 연필 돌려서 쓰다가 어느 연필을 집어도 뭉툭하구나 싶으면 한꺼번에 몰아서 칼로 깎는다. 수첩 하나는 내 곁에 있는 또 다른 생각주머니이자 생각샘이라고 여긴다. 2017.12.10.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글쓰기 사전] 국어사전 4 2019.1.1. | 책삶+글쓰기 2019-02-28 13:36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75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국어사전 4

‘국어사전’에서 ‘국어사전’이란 낱말을 찾아볼 사람이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 낱말을 찾아보니 두 가지 올림말이 있다.


국어사전(國語辭典) : 국어를 모아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의미, 주석, 어원, 품사, 다른 말과의 관계 따위를 밝히고 풀이한 책

국어사전(國語辭典) : [책명] 중국 대사전 편찬처에서 엮어서 1937∼1945년에 간행한 중국의 사전. 주음부호에 따라 배열하고, 읽는 방법과 성조(聲調)를 표시함으로써 표준어로 중국어 발음을 통일하고자 했다


첫째 올림말은 뜻풀이가 엉성하다. 둘째 올림말은 뜬금없다. 중국에서 낸 사전 이름을 왜 한국말사전에서 올림말로 삼는가? 한국에서 나온다는 사전이 이렇게 얼간이 짓을 한다. 중국 사전 이름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이다. ‘국어사전’이란 낱말을 놓고는 “→ 한국말사전”으로 다루고서, 뜻풀이를 확 뜯어고쳐야겠지. 모름지기 사전이라고 한다면 이런 몫을 할 일이지 싶다. “삶을 짓는 생각을 마음에 담는다. 이러한 생각을 소리로 나타내기에 말이 된다. 이 말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려 놓으니 글이 된다. 사전은 사람이 살림을 지으면서 살아가는 길에 생각을 말로 어떻게 나타내는가를 널리 살펴서 나누도록 이바지하고자 차곡차곡 모아 놓은 꾸러미이다. 말 한 마디가 어떤 뜻인가를, 말 한 마디를 어떻게 지어서 썼는가를, 말 한 마디가 어떻게 거듭나면서 오늘에 이르렀는가를, 말 한 마디로 어떻게 생각을 그려내어 서로 어우러지는가를, 말 한 마디에 깃든 삶이며 사랑이며 사람이며 슬기를, 누구나 스스로 새롭게 헤아리면서 익힐 수 있도록 엮는다. 사전이란, 삶을 사랑하는 살림을 슬기로우면서 새롭게 살피도록 생각을 씨앗으로 심은 산뜻한 숨결이다.” 2019.1.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글쓰기 사전] 국어사전 3 2013.5.15. | 책삶+글쓰기 2019-02-28 13:32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75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국어사전 3

《보리 국어사전》 짓는 일을 그만두기로 하면서 이 나라 책마을에 대단히 신물이 났다. 어른이라는 분들은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할까? 어른이라는 분들은 왜 그렇게 일을 헤살놓거나 망치려 할까? 2003년 8월 31일에 사전 편집장 이름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열 해 동안 속이 쓰린 채로 살았다. 이러던 어느 날 철수와영희 출판사 대표님이 넌지시 한말씀 한다. “종규 씨, 옛날 일은 이제 그만 얘기하기로 해요. 옛날 일로 받은 상처가 있으면 종규 씨가 새로운 사전을 써서 그 상처를 지워 보세요. 우리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어야 하잖아요? 자꾸 옛날 일로 아파하면 앞으로 걸어갈 수 없습니다. 종규 씨가 예전에 쓰려고 하다가 못 쓴 사전 있잖습니까, 우리 출판사가 작고 모자라고 힘도 없지만, 우리가 내 보면 어떨까요? 다만, 우리 출판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찍거나 널리 홍보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사전을 만나면 입소문을 알아주고 사 줄 테니, 천천히 빛을 볼 겁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볼을 타고 주르르 눈물만 흐를 뿐 아무 대꾸를 할 수 없었다. 울면서 술 몇 잔을 기울인 끝에 대꾸한다. “네, 고맙습니다. 그래요, 새로운 사전을 써야겠네요. 그런데 새로운 사전은 새로운 이름이어야겠어요.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국어사전’은 틀린 이름, 아니 엉터리 이름입니다. ‘국민학교’란 이름을 ‘초등학교’로 바꿨잖습니까. 왜 바꾸었느냐 하면 ‘국민’은 일제강점기에 천황이란 이름으로 이 나라를 짓밟고 억누르면서 붙인 이름, 우리를 그들 종으로 삼으려고 붙인 이름이에요. 그런데 ‘국민’만이 아니에요. ‘국(國)’이란 한자가 붙은 모든 한자말이 그때 그런 이름이에요. ‘국어사전’에서 ‘국어’도 ‘일본 우두머리를 하늘처럼 섬기면서 따르는 종이 되려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란 뜻입니다. 무시무시하지 않나요? 비록 사람들은 왜 국어사전 아닌 ‘한국말사전’이란 이름을 쓰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테고, 낯설어하며 핀잔도 하겠지요. 그러나 새로운 사전은 참말로 새로운 이름이어야지 싶어요. 갈아엎어야지요. 오래 걸리거나 더디더라도 제걸음을 가야지요. 기쁘게 기꺼이 할게요.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을 쓰겠습니다.” 2013.9.1. (* 덧말 : 이렇게 얘기하고 다짐한 책은 2016년에 드디어 마무리를 지어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최종규 저/숲노래 기획
철수와영희 | 2016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글쓰기 사전] 국어사전 1 2 | 책삶+글쓰기 2019-02-28 13:14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71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국어사전 1

고등학교를 다니던 1991∼1993년에 국어사전을 두 벌 읽었다. 첫 낱말부터 끝 낱말까지 모조리. 이때에 두 가지를 느꼈다. 첫째, 이 나라 국어사전에 웬 영어하고 일본말이 이렇게 많지? 둘째, 이 따위로 사전을 엮고도 국어사전이란 이름을 붙인다면 차라리 내가 쓰겠노라고. 1994.3.1.


국어사전 2

《보리 국어사전》을 짓는 편집장이자 자료조사부장 일을 맡기로 했다. 나는 이 일을 안 하려 했다. 지난해, 그러니까 1999년 8월 1일부터 보리출판사에서 영업부 일꾼으로 일하다가 2000년 6월 30일에 그만두었다. 뜻있다는 출판사에서 기쁘게 일을 했지만, 이곳에서도 슬픈 저지레가 잔뜩 보여서 ‘사표’란 종이를 집어던졌다. 책마을이란 곳에 신물이 나서 골방에 틀어박혀 책도 안 읽고 멍하니 하늘바라기만 하던 어느 날, 윤구병 님이 찾아와 나를 살살 꾀었다. 술 한잔 사겠다고 하면서 나한테 “종규야, 다른 애(편집부 일꾼)들은 머리에 똥이 너무 많이 들어서 새로운 사전을 만드는 일을 맡길 수 없어. 새로운 사전을 만들어야 하는데 머리에 똥이 가득 들었으니 어떻겠니? 그런데 내가 보기에 너는 머리에 아직 똥이 덜 든 듯해. 너 같은 젊은이가 나서서 새로운 사전을 만들면 좋겠는데, 어떠니?” 하고 이야기했다. 윤구병 님이 들려준 이야기가 맞구나 싶었다. 내가 잘났다(?)는 소리가 아니라, 나이 있는 분들은 머리에 똥이 너무 차서 참말로 새로운 사전을 짓는 일에는 안 어울리겠다고 느꼈다. 윤구병 님한테 몇 가지를 걸었다. 이 몇 가지를 받아들이시면 얼마든지 하겠다고. “윤 선생님, 윤 선생님 말씀대로 그렇지요. 새로운 사전은 새로운 마음으로 젊은 넋이 되어야 슬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일을 하자면 몇 가지는 지켜 주시면 좋겠어요.” “뭔데? 이 일 하겠다는 뜻이지?” “아니요.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몇 가지를 먼저 말씀드려야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래, 뭐냐?” “윤 선생님, 첫째로는 예전 보리출판사에서처럼 12개월 수습에 62만 원 월급 받고는 이제 도무지 일을 못 하겠습니다. 다른 출판사는 3개월 수습이던데 어떻게 12개월씩이나 수습을 시키나요? 노동착취입니다. 게다가 윤 선생님이 저를 데려가서 일을 맡기려 하시니까, 저는 수습을 할 까닭이 없겠지요. 월급은 적어도 100만 원은 받아야겠어요. 저도 먹고살아야지요.” “그래. 또?” “다음으로, 사전을 지으려면 제가 모든 일을 다 해야 하기는 하지만, 혼자서는 일손이 모자라요. 잔심부름을 맡되, 제가 바라거나 시키는 대로 군소리 하나 없이 그대로 따라 줄 심부름꾼이 있어야 해요. 그렇다고 아무 일이나 시킨다는 뜻이 아니라, 낱말풀이나 올림말이나 보기글을 뽑을 적에는 토씨나 받침 하나도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제가 바라거나 시키는 대로 참말로 백이면 백 그대로 해줄 수 있는 착한 심부름꾼이 있어야 해요.” “야, 당연하지. 그런 일꾼은 꼭 있어야겠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사전을 제대로 지으려면 자료를 제대로 갖춰야 해요.” “암, 그렇지.” “우리는 처음부터 맨손으로 새로운 사전을 짓기로 하잖아요.” “그래.” “그러니까 모든 자료를 몽땅 새로 갖춰야 하니까요, 새로운 자료를 사들이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 좋겠어요. 제가 새로운 자료를 사들이는 돈, 자료구입비를 다달이 적어도 200만 원은 써야겠다는 어림이 나와요.” “200만 원이면 될까? 적지는 않니?” “아니요. 그만큼이면 됩니다. 사전 지을 자료는 헌책집에서 많이 사야 할 텐데, 헌책집 사장님들은 제가 나중에 국어사전 쓰는 일을 하기로 해서 자료를 잔뜩 사들여야 할 적에 기꺼이 싸게 팔아 주신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헌책집 사장님들이 너무 싸게 주시려 하면 웃돈을 얹어 드릴 생각입니다만, 다달이 200만 원씩만 쓰려 해요. 왜냐하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자료를 사들이면 다 살피기 어렵거든요. 우리는 세 해 동안 기획검토와 자료조사와 자료정리를 하기로 했으니, 세 해 동안 다달이 200만 원씩 자료를 갖추면 비로소 사전 짓는 바탕은 다 되리라 봅니다.” “알았어. 또?” “이렇게 받아들여 주시면 할 수 있어요. 오늘은 술을 마시느라 일을 못하고, 이튿날부터 할 수 있습니다.” “그래, 하겠다는 뜻이지?” “네. 할게요.” “이 녀석, 그럼 처음부터 하겠다고 하지, 뭔 뜸을 그렇게 들이니? 네가 하겠다고 하면 어떤 조건을 말하든 그 조건을 다 들어주면 되잖아. 아이구야.” 2001년 1월 1일,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첫걸음을 떼는 날, 윤구병 님하고 주고받은 말을 옮겨 놓는다. 2001.1.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글쓰기 사전] 눈물 1 2 3 | 책삶+글쓰기 2019-02-28 13:09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70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눈물 1

글을 쓰면서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면 글종이를 찢어버려야 한다. 아니 불쏘시개로 삼아야지. 굳이 찢어버리면 종이가 아깝고 불쌍하다. 1995.5.1.


눈물 2

어떤 분이 묻는다. “저기, 그 글 아주 좋았어요. 어떻게 그런 글을 쓸 수 있었나요?” 한동안 말을 못하다가 살며시 말길을 튼다. “좀 말하기 쉽지 않아서 뜸을 들였어요. 그 글을 생각하니 왈칵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글이네요. 그 글 있잖습니까, 좋게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저는 그 글을 쓰면서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르 흐르면서 방울이 져서 뚝뚝 떨어지는데요, 손등에 눈물이 튀면서 글판을 적셨어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쓴 글이니 남들이 그 글을 좋게 읽어 주건 말건, 저 스스로 기쁘게 쓸 수 있었어요. 2005.5.1.


눈물 3

아프지 않으면서 아픈 글을 쓸 수 없다. 슬프지 않으면서 슬픈 글을 쓸 수 없다. 그러니까 웃지 않으면서 웃긴 글을 쓸 수 없고, 즐겁지 않으면서 즐거운 글을 쓸 수 없다. 맛없거나 멋없는 글이라면 왜 맛없거나 멋없을까? 그 글을 쓴 사람 스스로 그때에 아무런 맛도 멋도 없었기 때문이지. 나는 글을 쓰면서 툭하면 눈물을 짓는다. 슬픈 이야기를 써도 눈물이 절로 나와서 손등이랑 책상을 적시지만, 신나는 이야기를 써도 어쩜 이렇게 신나는 이야기를 내가 다 풀어낼 수 있었나 싶어 참으로 반갑고 기뻐서도 눈물이 난다. 스스로 눈물을 흘리면서 쓸 수 있다면 된다. 그 글은 길이 남는다. 2015.5.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토씨 -의] -의 쓰임새 (3 +) | 우리말 살려쓰기 2019-02-28 10:19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36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쓰임새


 소금의 쓰임새 → 소금 쓰임새

 too와 so의 쓰임새 → too와 so 쓰임새 / too와 so를 쓰는 곳

 돈의 쓰임새가 명확하지 않다 → 돈을 쓸 곳이 뚜렷하지 않다


  ‘-의 + 쓰임새’ 얼개에서는 ‘-의’를 덜면 됩니다. 또는 “-를 쓰는 곳”이나 “-를 쓰는 자리”로 손봅니다. “-을/-를 어떻게 쓰는지”나 “-을/-를 어디에 쓰는지”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무섭다’와 ‘두렵다’의 쓰임새도

→  ‘무섭다’와 ‘두렵다’ 쓰임새도

→ ‘무섭다’와 ‘두렵다’를 쓰는 결도

→ ‘무섭다’와 ‘두렵다’를 쓰는 곳도

《우리말은 서럽다》(김수업, 나라말, 2009) 104쪽


처음 공을 본 우리는 공의 쓰임새를 전혀 짐작도 못했어요

→ 처음 공을 본 우리는 공 쓰임새를 하나도 어림을 못했어요

→ 처음 공을 본 우리는 공을 어디에 쓰는지 하나도 몰랐어요

→ 처음 공을 본 우리는 공을 어떻게 쓰는지 하나도 몰랐어요

《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필리포스 만딜라라스·엘레니 트삼브라/정영수 옮김, 책속물고기, 2015) 19쪽


나무의 쓰임새와 전통은 주로 두 가지 조건에 따라 정해진다

→ 나무 쓰임새와 살림은 으레 두 가지에 따라 갈린다

→ 나무를 쓰는 곳하고 살림은 으레 두 가지에 따라 갈린다

《노르웨이의 나무》(라르스 뮈팅/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2017) 2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적] 외세의존적 (2 +) | 우리말 살려쓰기 2019-02-28 09:43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26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적' 없애야 말 된다

 외세의존적


 신라의 통일은 외세의존적이었다고 한다 → 신라는 바깥힘에 기대어 한나라를 이뤘다고 한다

 외세의존적이라는 비판도 받지만 → 바깥힘에 기댄다고 꾸중도 듣지만

 외세의존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 다른 나라에 기대고야 만다

 외세의존적인 굴욕외교에 국민들이 정부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 다른 나라에 기대는 못난 외교에 사람들이 나라를 걱정해야 하니 아찔할 뿐이다


  ‘외세의존적’은 사전에 없고, ‘외세의존’도 사전에 없습니다. ‘외세(外勢)’는 “1. 외국의 세력 2. 바깥의 형세”라 하고, ‘의존(依存)’은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함”을 가리켜요. ‘외세의존적’은 “다른 나라에 기대는”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또는 “바깥힘에 기대는”이라 할 만하고요. “스스로 서지 못하는”이나 “스스로 하지 못하는”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경제건설이 된다고 선전이 요란스러울수록 경제는 더욱 외세의존적이 되고

→ 경제를 세운다고 시끄럽게 떠들수록 살림은 더욱 바깥힘에 기대고

→ 경제를 세운다고 시끄럽게 떠들수록 살림은 더욱 다른 나라에 기대고

→ 경제를 세운다고 시끄럽게 떠들수록 살림을 더욱 스스로 세우지 못하고

《민족통일을 위하여 1》(송건호, 한길사, 2002) 387쪽


강요하는 외세의존적 식민지 잔재가 나는 싫다

→ 억누르며 바깥에 기대는 식민지 부스러기가 싫다

→ 짓누르며 스스로 못 서는 식민지 찌꺼기가 싫다

《유배공화국, 해남 유토피아!》(윤재걸, 실천문학사, 2017) 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노래책시렁 64 흰 꽃 만지는 시간 | 동시집+시집 2019-02-28 09:31
http://blog.yes24.com/document/1110924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흰 꽃 만지는 시간

이기철 저
민음사 | 2017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노래책시렁 64


《흰 꽃 만지는 시간》

 이기철

 민음사

 2017.5.22.



  우리가 서로 따스하게 손을 맞잡으면 우리는 서로 따스한 기운을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서로 등돌리다가 차갑게 쏘아보면 우리는 서로 차가운 기운을 끌어들입니다. 싱그러이 흐르는 냇물을 손으로 만지면서 마시기에 냇물을 알고 배우고 스스로 냇물이 되어요. 시멘트덩이에 가둔 수돗물을 그냥그냥 마시기에 수돗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수돗물에 젖어듭니다. 《흰 꽃 만지는 시간》은 흰꽃을 만지며 스스로 흰꽃이 되는구나 하고 느끼는 이야기가 살짝 흐릅니다. 때로는 흰꽃을 보고 느끼고 배우면서 받아들이고, 때로는 흰꽃이 곁에 있어도 못 알아보고 못 느끼고 못 배우는 하루라고 해요. 왜 어느 때는 제대로 보면서 받아들이고, 왜 어느 때는 감쪽같이 못 보면서 못 끌어들일까요? 두 눈으로만 보려 하기에 놓칠 수 있고, 두 눈을 떴으나 마음을 트지 않기에 모를 수 있어요. 우리는 눈으로만 바라보지 않아요. 마음으로 함께 봅니다. 마음에 담은 씨앗을 키우면서 나란히 보고, 마음에서 씨앗으로 자라는 생각을 돌보면서 새롭게 봅니다. 볼 줄 알기에 느끼려 하고, 느낄 줄 알기에 배우려 해요. 배울 줄 알기에 사랑하려 하고, 사랑할 줄 알기에 바야흐로 기지개를 켜면서 활짝 피어나려 합니다. 삶자리에 어떤 꽃을 두는 하루인가요? 삶자리에 꽃이 없다면 무엇을 두는 아침인가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온 날은 / 내 입던 옷이 깨끗해진다 / 멀리서 부쳐 온 봉투 안의 소식이 / 나팔꽃 꽃씨처럼 우편함에 떨어진다 / 그 소리에 계절이 활짝 넓어진다 / 인간이 아닌 곳에도 위대한 것이 많이 있다 (스무 번째의 별 이름/20쪽)


(숲노래/최종규)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최근 댓글
책보다 이 리뷰를 읽으며 감탄했습니다.. 
제가 본 책은 북두신권이라 제목이 붙..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g.. 
마음을 녹이는 사랑 가득한 한해 되시.. 
이 책도, 작가님의 예리한 검열을 피.. 
나의 친구
오늘 65 | 전체 6034061
2010-08-13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