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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1.30.) | 숲노래 도서관 2020-01-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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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바짝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1.30.)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푸름이한테 들려주는 삶말 이야기를 글종이 800쪽 남짓으로 추리려고 이틀을 바짝 씁니다. 벼리를 새로 짜고, 비슷하게 들려준 말을 덜어냅니다. 이제 다 되었나 싶어 출판사로 다시 보내려다가 그만둡니다. 하루를 더 묵히고 새벽에 되읽고서 더 손질하려 합니다. 이 꾸러미를 출판사에서 받아들여 주더라도 나중에 더 손질할는지 모르지만, 손질하고 또 손질할 적에 한결 곱게 이야기꽃이 되겠지요. 마지막에는 23시 52분부터 10시 52분까지 한숨도 쉬지 않고 바짝 달려서 끝내고 밥을 차려 아이들 먹이고서 곯아떨어집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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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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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1.30. 요리조리 세계사 | 오늘 읽기 2020-01-3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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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30.


《요리조리 세계사》

 손주현 글, 여희은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9.6.28.



“오늘은 빵을 해볼까요?” 큰아이가 묻는다. “네가 바란다면 그렇게 하렴.” 열한 시 무렵 작은아이를 부른다. “감자하고 당근을 손질해 주겠니?” 두서너 해 앞서까지 혼자 다 하던 부엌일을 이제 셋이 나누어 한다. 큰아이는 반죽을 해서 부풀려 놓는다. 작은아이는 아버지 곁에서 카레를 끓일 밑손질을 한다. 이 모든 일은 20분 만에 끝. 혼자 하면 두 시간 일을 셋이서 20분. 아침에 끓인 카레를 저녁에 뎁힌다. 큰아이는 빵을 굽고 남은 반죽을 수제비로 끊어서 넣는다. 저녁 카레는 훨씬 맛있다. 이러고도 남은 카레에 이튿날 뭘 보태면 재미날까? 《요리조리 세계사》는 ‘요리’하고 ‘조리’라는 한자말을 따서 여러 나라 발자취를 짚는다. 이렇게 말놀이를 할 수 있겠거니 싶으면서도 아쉽다. ‘요리’이든 ‘조리’이든 막상 한국말은 아니니까. 한국말은 ‘짓기’하고 ‘하기’이다. 나라면 “콩떡쿵떡 세계사”나 “팥떡찰떡 세계사”나 “찧고 까불고 세계사” 같은 이름을 쓰리라. 아무튼 수수한 밥살림으로 여러 나라 삶길을 짚는 이 책은 대단한 밥차림이 아니라, 여느 사람들 여느 밥자리에서 모든 이야기가 피어났다고 하는 대목을 밝힌다. 아무렴. 역사는 궁궐 아닌 들판하고 마을하고 숲하고 바다하고 하늘에서 태어났는걸. ㅅㄴㄹ



요리 조리 세계사

손주현 글/이희은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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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1.29. 개구쟁이 특공대의 들판 정글 | 오늘 읽기 2020-01-3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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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9.


《개구쟁이 특공대의 들판 정글》

 유키노 유미코·우에노 요시 글·스에자키 시게키 그림/정인선 옮김, 꼬마대통령, 2009.1.8.



물까치 한 마리가 고양이한테 잡혔다. 고양이는 물까치 목을 바로 비틀어서 아구아구 먹는다. 고양이가 사냥한 자리에는 깃털만 나부낀다. 바람에 날리는 물까치 깃털을 바라본다. 꽁지깃이 되게 길다. 이 가벼운 깃을 몸에 달고서 홀가분히 날아다녔구나. 사냥을 하는 고양이는 끈질기다. 아무리 하늘을 나는 새라 해도 나무에든 울타리에든 내려앉기 마련이다. 날갯짓을 쉬어야 할 때가 있다. 이때를 노리고 새가 즐겨앉는 자리 가까이에서 웅크린다. 다만 너무 가까이 웅크리지는 않는다. 새가 걱정하지 않겠구나 싶을 만큼 꽤 떨어진다. 아무리 잘 나는 새라 하더라도 바로 하늘로 솟구치지는 않기에 펄럭이면서 아직 높지 않을 때를 살피는 고양이로구나 싶다. 《개구쟁이 특공대의 들판 정글》을 편다. 개구쟁이 세 아이는 거의 쉬지 않으며 논다. 뛰고 달리고 구르고 넘어진다. 아마 이 아이들 마음에는 ‘얌전히’나 ‘가만히’나 ‘조용히’는 없을 테지. 비록 도시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그 도시에서 빈틈이며 풀숲을 찾아서 누비려 한다. 어른 눈에는 안 보이는 재미난 새나라를 풀숲에서 만난다. 셋은 신나게 뛰놀며 그야말로 무럭무럭 큰다. ㅅㄴㄹ



개구쟁이 특공대의 들판정글

유키노 유미코,우에노 요시 글/스에자키 시게키 그림
아람 | 200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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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570 풀솜나물 2 | 만화책 2020-01-3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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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풀솜나물 2

Mi Tagawa 글,그림/김영신 역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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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570


《풀솜나물 2》

 타카와 미

 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8.11.30.



‘시오리, 미안해. 자식이 성장한다는 건 이토록 기쁜 일이구나.’ (83쪽)


“시요도 아빠의 약을 만들고 싶어요! 시요가 열났을 때, 아빤 늘 약을 만들어 줬어요. 밤에도 안 자고, 죽 옆에 있어 줬고.” (146쪽)



《풀솜나물 2》(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8)을 꽤 오래 끌어안았다. 약장수 아버지하고 아들이 펴는 긴긴 나들이 이야기는 여덟걸음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 걸음을 같이한 이제 와서 더 무슨 말을 붙일까마는, 이 만화를 빚은 분은 아이를 돌보는 틈틈이 조금씩 그려서 이 이야기를 엮었다고 하니, 여러모로 스스로 배우고 누린 삶을 고이 들려준다고 느낀다. 어쩌면 매우 마땅한 이야기요, 아주 흔한 살림이겠지. 바로 마땅하면서 흔한 삶이기에 사랑스레 그릴 만하고, 수수하면서 오래도록 이어갈 만한 오늘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새벽이 밝고, 아침이 환하고, 낮이 눈부시고, 저녁이 어스름이고, 밤이 깊다. 흐르고 흐르는 나날은 언제나 어버이도 아이도 새롭게 깨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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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568 일상 4 | 만화책 2020-01-3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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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일상 4

아라이 케이이치 글,그림
대원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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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68


《일상 4》

 아라이 케이이치

 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0.4.15.



“사카모토가 걷으라고 했는데 빨래가 떨어지나요?” “아니야. 사카모토가 걷으라고 한 다음, 떨어뜨리래서.” “그런 말 안 했어!!! 놀래라!! 뭔 소리 하는 거야, 꼬맹이 너!” “그렇게 말했잖아!!” “떨어뜨리란 말은 안 했어!!” “했어!!” “안 했어!!!” “어휴!! 그만 봐줘!!!” “에엑―!!!∥ (120∼121쪽)



《일상 4》(아라이 케이이치/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0)을 되읽다가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무엇이 여느 길이고, 무엇이 남다른 길일까. 어떤 말이나 몸짓에 웃고, 어떤 말이나 몸짓에 서운할까. 때로는 억지를 쓰고 떼를 쓰다가 마음을 고이 쓴다. 때로는 말꼬리를 잡고 토를 달다가 따사로이 한마디를 곁들인다. 어느 길이든 살아가는 하루일 테지. 쳇바퀴로 돌아도 되고, 똑같이 되풀이해도 되고, 낯선 곳에서 끝없이 헤매다가 포근한 보금자리에 깃들어도 되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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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569 소말리와 숲의 신 1 | 만화책 2020-01-3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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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소말리와 숲의 신 1

쿠레이시 야코 글그림
대원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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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569


《소말리와 숲의 신 1》

 구레이시 야코

 서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9.1.31.



“나에겐 음식이 필요없다. 산소와 태양, 그리고 물이 있으면 활동이 가능하다.” “아, 그래서 주문하지 않았군요.” (16쪽)


“우리가 보기엔 순식간이었어.” “맞아 맞아.” “정말이지, 왜 전쟁을 좋아할까?” “평화가 최고인데.” (19쪽)


“아하하하하하! 아빠. 바깥세상 재미있어! 처음인 것투성이야! 재미있어!” “그래?” “응?” “아빠는 재미없어?” “딱히 아무 생각도 없다.” (54∼55쪽)



《소말리와 숲의 신 1》(구레이시 야코 /서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9)를 읽었다. 사람이 한복판이 아닌, 이 별에서 숱한 숨결이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사람은 사람하고 다르게 생긴 숨결을 나쁘거나 싫다고 여겼고, 싸움을 일으켰으며, 거의 다 죽어버렸단다. 이 별에 사람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하고 다르게 생겼으면서 말을 하고 옷을 입고 일을 하고 움직이며 마을을 짓는 이웃을 모조리 죽이려는 싸움을 벌여야 했을까. 아니면 사이좋게 어울리면서 다 다른 삶이니 다 다르게 사랑스러운 길을 찾을 만할까. 사람하고 여러 숨결 사이에 ‘숲님’이 있다. 숲님은 둘 사이를 잇되 부질없는 주먹다짐이 불거질 듯하면 모조리 다스릴 수 있겠지. 외톨이가 된 사람 아이 소말리를 이끌고 숲님이 숲을 떠나 먼 마실을 나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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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99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 그림책 2020-01-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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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고미 타로 저/이종화 역
비룡소 | 200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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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9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고미 타로

 이종화 옮김

 비룡소

 2000.1.19.



  싫은 일은 그야말로 싫습니다. 싫지만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앙 물고서 싫은 일을 해보려는데, 아무래도 싫으니 내키지 않을 뿐 아니라 아프기까지 합니다. 아아, 이 싫고도 괴롭고 힘들지만 끝까지 해내야 하는 일이란 얼마나 가싯길일까요. 그렇지만 마무리를 짓고서 돌아서기까지 티를 안 내고 싶습니다. 꾹 참습니다. 참고 참아서 드디어 손을 떼어도 되고, 이제 이야호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홀가분하면서 웃음 가득한 낯빛으로 돌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에 고스란히 흘러요. 악어도 치과의사도 영 내키지 않으나 어쩔 길이 없이 맞닥뜨려야 합니다. 둘은 다르면서 같은 마음입니다. 둘은 같은 마음이지만 엇갈린 느낌입니다. 그래도 깜짝 놀랄 때는 마찬가지예요. 똑같은 때에 놀라고, 똑같은 때에 한숨을 돌리고, 똑같은 때에 고맙다고 절을 하고, 똑같은 때에 다시는 이런 일을 치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만 보면 우리는 다 다르면서 같은 숨결이에요. 다 다르기에 아름답고, 다 다르면서 하나인 숨결이니 새삼스레 사랑스럽지요. 왼손하고 오른손을 볼까요? 틀림없이 두 손은 달라요. 그러나 똑같은 손이면서, 똑같이 즐겁고 알차며 신나는 마음을 담아서 하루를 짓는 연모가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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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116 식물의 책 | 숲책+사전/우리말 2020-01-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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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물의 책

이소영 저
책읽는수요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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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책》

 이소영

 책읽는수요일

 2019.10.25.



《동경식물학잡지》에 발표될 당시 미선나무의 이름은 우치와노치, 우리말로 부채나무였어요. 우리나라 국명인 미선나무는 나무의 열매가 미선부채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50쪽)


제가 소나무 세밀화를 그리는 동안 느꼈던 점은 늘 우리 가까이 있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오히려 놓치기 쉽다는 것입니다. (57쪽)


아마 우리나라에 쑥이 24종이나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놀라워할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종에 따라 잎이나 꽃 모양이 모두 달라요. (132쪽)


바닐라는 꽃도 워낙에 짧게 피고, 바닐라빈을 생산하는 과정에 손도 많이 가기 때문에 향료 중 유난히 비싼 편에 속합니다. (168쪽)


한쪽에서는 은행나무를 자연유산으로 삼고 보존을 위해 DNA를 채취하는 등 후계나무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또 다른 한편에선 그 나무가 스스로 번식하는 것조차 막고 있는 것입니다. (195쪽)



  흔히들 ‘서양민들레’가 ‘토종민들레’보다 잘 퍼지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서양민들레이든 토종민들레이든 나라밖에서 들어오기는 마찬가지요, 둘은 퍼짊새가 다릅니다. 서양민들레는 봄 여름 가을에 내내 꽃을 피운다면, 텃민들레는 봄에만 꽃을 피워요. 그런데 있지요, 봄에만 꽃을 피우기에 덜 퍼지지 않습니다. 숱한 사람들이 텃민들레를 살림풀이나 나물로 삼느라 뿌리까지 샅샅이 캐기 때문에 아주 빠르게 사라져요.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씨를 날린대서 서양민들레가 더 퍼지지는 않아요. 그저 사람들이 안 캐고 안 쓰니까 더 퍼지는 듯 보일 뿐입니다.


  살림풀이나 나물로 흰민들레를 캔다 하더라도 한두 송이나마 씨앗을 날리도록 놓아준다면 흰민들레가 이처럼 빠르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또는 한두 뿌리나마 그대로 두고서 잎하고 줄기만 훑어도 흰민들레가 이토록 확 줄어들지는 않아요. 두 가지 민들레를 캐서 쓰면 알 텐데, 흰민들레는 대단히 오래 살고 뿌리가 매우 깊습니다. 흰민들레를 고이 건사한다면 이 풀꽃 한 송이가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을 만합니다.


  풀꽃 그림을 담은 《식물의 책》(이소영, 책읽는수요일, 2019)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 흐르는 풀꽃 그림은 지난날 서양에서 돌판에 새긴 풀꽃 그림을 닮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서 자라나는 풀꽃 빛깔이나 결이나 모습하고는 퍽 달라요. 꽃하고 잎하고 뿌리까지 두루 그림 한 칸에 담으려 하노라니, 아무래도 풀꽃을 캐내어 그림으로 옮길 텐데, 흙에 뿌리를 둔 풀꽃은 대단히 싱그럽고 푸른 빛깔이 보드랍거나 깊습니다. 그러니까, 《식물의 책》에 깃든 풀꽃 그림은 ‘살아서 싱그러운 풀꽃’이라기보다 ‘차츰 시들어 가는 풀꽃’인 셈입니다.


  가게에 남새나 나물로 나오는 풀하고 풀밭이나 숲에서 스스로 흙을 머금으며 살아가는 풀은 대단히 다릅니다. 밭에서 기른 배추라든지 시금치는 뿌리째 뽑아서 가게에 여러 날을 두어도 좀처럼 시든 빛이 안 들지요. 이와 달리 풀꽃이나 숲꽃은 뿌리까지 고스란히 캐어 꽃그릇에 옮기거나 물그릇에 담가도 이내 시들어 버립니다. 오롯이 풀밭하고 숲터에 어울리도록 씨앗이 싹트고 줄기가 오르고 뿌리가 뻗는 터라, 아주 살짝 건드리거나 옮겨도 이들 풀꽃은 아프고 괴로워하다가 죽어 가지요.


  이 대목을 헤아리면서 그림을 그린다면, 풀꽃을 섣불리 캐지 않고서 그립니다. 또는 뿌리까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 풀꽃을 풀밭이나 숲에서 살살 캐고서 사진을 찍은 다음에 바로 그자리에 다시 심어서 북돋아 줄 노릇이에요. 이렇게 한다면 풀꽃도 살리고 그림도 싱그러운 빛으로 얻을 만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 하면, 풀꽃도 사람이며 벌레이며 짐승하고 똑같이 ‘목숨이 흐르는 이웃’이거든요.


  풀꽃을 그림으로 담은 《식물의 책》인데, 아무래도 그림님이 ‘식물학’이라는 틀에서 ‘식물자원 꼼꼼그림’을 담으려 하다 보니, 풀꽃을 풀꽃답게 그리기보다는 ‘자원으로 새롭게 쓰는 길’에 걸맞게 바라보는구나 싶고, 풀꽃하고 얽힌 이야기도 다른 책이나 도감에서 따오네 싶어요. 그러나 풀꽃하고 얽힌 이야기라면 김종원이란 분이 엮은 《한국식물생태보감》을 읽으면 됩니다. 《한국식물생태보감》을 펴면 풀꽃하고 얽힌 가장 깊고 너른 이야기를 익힐 만합니다.


  거듭 말하자면, 《식물의 책》은 굳이 다른 책이나 도감에서 ‘정보 옮기기’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림님 스스로 풀꽃을 마주하면서 어떤 숨결을 느꼈는지를 적으면 되고, 풀꽃하고 마음으로 나눈 말과 생각과 느낌을 옮기면 되어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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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길이 아닌 사랑길을 걷자 (하이스코어 걸 6) | 만화책 2020-01-2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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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하이스코어 걸 6

오시키리 렌스케 글그림
대원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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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 바른길이 아닌 사랑길을 걷자



《하이스코어 걸 6》

 오시키리 렌스케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1.31.



‘아이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교육. 상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가짐. 오노 재벌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앞에 두고 초조했는지도 몰라. 위에서 누르기만 해서는 자라날 것도 자랄 수 없겠지.’ (155쪽)



  사람은 어떻게 이 별에서 사람으로 살아갈까요? 이런 말을 누가 묻는다면 대번에 튀어나오는 말이란, “글쎄요, 모르겠네요.” 입니다. 이윽고 “잘은 모르겠지만, 오늘 저는 사람이란 몸을 입고서 살아가니까, 여태 살아온 대로 생각해 볼게요.” 하고 덧붙여요. “넘어지기에 일어나고, 일어났으니 또 넘어지고, 다시 넘어졌기에 새로 일어나고, 그러면서 무언가 하나씩 배우고 깨달아서 한결 씩씩하면서 튼튼하게 나아가는 길을 맞아들이기에 사람으로 살지 않을까요?” 하고.


  아이를 보면 그렇습니다. 넘어져서 울다가도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다시 일어나서 걷거나 달려요. 이윽고 아이는 다릿심이 붙어 엄청 잘 걷거나 잘 달립니다.


  어른을 보면 어떤가요. 쓴맛을 보고 또 보기에 고꾸라지는 어른이 있습니다만, 쓴맛을 자꾸자꾸 보기에 더더욱 다시 부딪히고 뛰어들면서 끝끝내 해내는 어른이 있어요. 고꾸라진대서 나쁘다고 여기지 않아요. 고꾸라지는 모습도 바로 사람다운 길이라고 느껴요. 그리고, 안 된다고 여겨도 끝까지 해보려고 달려드는 모습도 참말로 사람스러운 길이로구나 싶습니다.



‘코하루가 승리에 집착하고 있는 반면, 저 아이는 게임 자체를 즐기면서 대결에 임하고 있어. 코하루에게는 빠져 있고, 하루오에게는 존재하는 것.’ (24쪽)


“야구치에게 진 것도 분하지만, 그렇게나 연습해 놓고 져버린 저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서.” “그 분한 마음이 게임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증거야.” (59쪽)



  여기 《하이스코어 걸 6》(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이 있습니다. 여섯걸음을 지나 일곱걸음을 기다리는 만화책인데, 책이름 그대로 ‘하이스코어’를 찍는 ‘걸’은 오락실에 거의 갈 수 없는 몸입니다. 이 아이는 집안일을 물려받아야 하는 짐을 짊어지느라 동무가 하나도 없어요. 쉴틈이 아예 없어요. 갖가지 솜씨를 익혀야 해요.


  이러다가 오락실 죽돌이를 만나지요. 오락실 죽돌이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이지만, 오락실에만 들어서면 눈빛이 바뀐다지요. 그야말로 온마음을 쏟고 온힘을 쏟아서 스스로 이루려는 일(끝판깨기)을 해낸다지요.



‘땀흘려 벌어서 오락기에 들어간 동전들이 네게 새로운 힘을 주었을 거야.’ (50쪽)


‘후우, 평소에는 물을 마시는 것처럼 당연한 듯 게임을 즐겨 왔는데, 게임을 만드는 건 정말 힘든 일이구나.’ (122쪽)



  오락실 곁에 간 적이 없는 으리으리한 집 아가씨는 처음 마주하는 오락실 기계에 앉아서 처음 손잡이를 다루고 단추를 누르지만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하던 끝판깨기를 매우 가볍게 해냅니다. 오락실 죽돌이는 이 아가씨 손놀림이며 생각이며 몸짓에 무척 놀라지만 ‘도무지 질 수 없지!’ 하면서 스스로 불타오릅니다.


  둘은 앞으로 어찌될까요? 오락실 죽돌이는 으리으리집 아가씨한테 한 판이라도 이길 날이 있을까요?


  그런데 한 가지는 아주 또렷이 알 만합니다. 한 달에 고작 하루쯤, 기껏 한두 시간쯤 가까스로 오락실을 기웃하며 오락기계 앞에 설 수 있다면, 그리고 딱 한 판만 할 수 있다면, 이 아이는 어떤 마음이 되어 어떤 몸짓으로 그 놀이를 할까요? 놀이가 꽁꽁 막힌 아이가 아주 조그마한 틈새를 찾아내어 이 틈새로 겨우 숨을 돌리려 한다면, 이 아이가 보여주는 손놀림이란 얼마나 눈부실까요?



‘나는 계속 지켜봤단 말이다. 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면서 번 급료를 절반 이상이나 어머니깨ㅔ 드리는 모습을!’ (46쪽)


‘나는 지켜봤다. 남은 급료를 절약하기 위해 굳이 먼 동네의 저렴한 오락실을 찾아다녔던 것을. 바람이 불어도, 태풍이 휘몰아쳐도, 50엔으로 2판을 할 수 있는 오락실에 다녔던 사실을!’ (47쪽)



  만화책 《하이스코어 걸》 여섯걸음에 나오는 죽돌이는 어느새 초등학교를 마쳤고, 바지런히 곁일을 합니다. 빈틈이 곁일을 하며 버는 돈은 거의 어머니한테 맡긴다고 해요. 오락실 죽돌이였던 아이는 어떻게 이렇게 달라졌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달라진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더 거듭날 만할까요.


  놀이돌이라 할 이 아이는 학교에서 딱히 무엇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배울 길이 없는 대목을 학교에서 배운다’고 할 만해요. 집에서, 마을에서, 아이를 둘러싼 너른 터전에서 문득문득 마음으로 배우는 길이 있습니다. 이렇게 배우는 길은 비록 ‘오락실 게임’으로만 보일는지 모르는데, 이 아이는 어느 곳에서 무엇을 배우든 스스로 착하고 튼튼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눈빛을 맞아들이려고 해요.


  으리으리집 아가씨는 바로 놀이돌이한테서 이러한 마음을 느낍니다. 놀이돌이하고 가까이 지내는 몇 안 되는 동무도 이 놀이돌이한테서 바로 이 대목이 아름답다고 느껴서 도움말을 들려준다든지 어려울 적에 돕는다든지 합니다.



“저 미묘한 표정이 안 보여? 저게 휴식을 취하는 얼굴이냐고. 그렇게 오랫동안 아키라와 함께 있었으면서 도대체 뭘 봐온 건지.” (92쪽)


“아무튼 그렇게 단단한 머리론 아키라의 기분을 헤아릴 수 없을 거야. 진심으로 그 앨 위한다면 이해할 생각부터 해야지.” (94쪽)



  으리으리집 아가씨는 학교는 학교대로 다니되, 집에서 따로 가정교사한테서 배워야 합니다. 가정교사는 매우 모집니다. 놀이돌이가 여러 달 머리를 싸매면서 손수 만든 놀이(컴퓨터게임)가 담긴 놀이기구를 멋대로 내다버리기까지 합니다.


  으리으리집 가정교사는 무엇을 바라보는 삶일까요. 다그치기만 해서 아이가 솜씨꾼이나 재주꾼이 된다고 여길까요. 막상 솜씨꾼이나 재주꾼으로 키울 수는 있되, ‘사람다운 마음이 없는 솜씨꾼’을 뽑아낸다면, 또 ‘즐겁게 놀고 어울리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눈빛이 없는 재주꾼’을 지어낸다면, 이러한 배움길은 어떤 뜻이 있을까요.


  마음이 없고 생각이 없는 채, 솜씨나 재주만 있는 사람으로 길들인다면, 굳이 사람을 가르칠 까닭이 없다고 느낍니다. 그냥 기계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뭣 하러 힘들게 ‘생체기계’를 만들어야 할까요?



“그렇게 서슬 퍼런 아키라는 나도 처음 봤어. 또 가출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알아?” “저는 오노 가 교육 담당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 “그렇지만 제자가 저렇게 마음을 닫아버렸는데 힘들 것 아냐?” “힘이 드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아키라 아가씨를 교육하는 게 제 역할.” “인간으로서 힘들잖아.” “글쎄요. 어떨까요. 고집 부려서 뭐 어쩌려고?” “아키라의 기분이 한번 돼 봐. 밖에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친구도 없는, 그런 상황을 견디면서도 당신을 따라왔는데,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던 걸 한마디 말도 없이 버려버리고, 그걸 버린 장본인에게 매일 교육을 받고 있잖아. 도대체 어떤 심정이겠어? 그런데 교육만 받는다고 쟤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성장할 것 같아? 선생은 자기가 미움받는 건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겠지만, 난 아키라가 저렇게 남을 무시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단 말야.” (143∼145쪽)



  바른길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른길은 참으로 반듯반듯하겠지요. 그렇지만 한 가지가 있어요. 바른길은 바르기는 하겠지만 따분하거나 심심하거나 메마르거나 차가울 수 있어요. 너무 반듯한 나머지 피 한 방울이 없기까지 합니다.


  어버이하고 아이가 어우러지는 살림집이라면, 어른하고 아이가 배우는 터전이라면, 우리가 바라볼 길이란 바른길은 아니지 싶습니다. 바른길을 안 쳐다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른길 아닌 사랑길을 바라보면서 즐겁게 노래하면서 나아간다면, 저절로 반듯반듯하면서도 싱그럽고 상냥하고 넉넉하면서 아름다운데다가 신나는 길을 펼칠 만하지 싶어요.


  바른길만 갈 적에는 사랑하고 멀어지기 쉽지만, 사랑길을 갈 적에는 좀 에돌아가기는 하더라도 바른길을 고이 품으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학교에서도 나라로 보아서도, 또 이 지구라는 별을 아우르면서도, 우리가 갈 길은 언제나 사랑길일 적에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사랑을 가르치고 배우기를 바랍니다. 사랑을 노래하며 나누기를 바라요. 사랑을 꿈꾸면서 길어올리고, 이 사랑터에서 마음껏 뛰놀고 자란다면 기쁘겠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리는 숲노래(최종규).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2019년까지 쓴 책으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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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말 2020.1.24. | 우리말 살려쓰기 2020-01-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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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24.


새해맞이로 절을 나누곤 합니다. 이때에 하는 절은 어떤 절일까요? 새해맞이로 하니 ‘새해맞이절’일 텐데, 단출히 ‘새해절’이나 ‘새절’이라 할 만해요. 새해에 맞이하는 첫날이니 ‘새해첫날’이에요.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있는 그대로 붙이는 이름이에요. 조각이기에 조각이라 합니다. 돌로 쌓은 둑이나 담이니 돌둑이요 돌담이고, 돌로 낸 길이니 돌길입니다. 마을을 칸칸이 나누면 마을칸일 텐데, 마을자리라 해도 되겠지요. 이런 흐름을 살핀다면, 굽이 높은 신은 ‘높굽신’이요, ‘높신·높구두’라 할 만해요. 뾰족해서 ‘뾰족신·뾰족구두’인데, 껑충 굽이 높아서 ‘껑충구두’라 해도 재미있어요. 우리는 동무를 두루 사귀어요. 이 가운데 더 곁에 두고 싶다면 ‘곁동무’일 테지요. ‘곁사내·곁가시내’이고요. 곁에 있어 든든한 사람이란 참 믿음직해요. 그저 듬직합니다. 쟤 곁에는 있는데 우리 곁에는 없으면 부러울까요? 부러워 말고 꿈꾸어 봐요. 바라보며 마음에 품어요. 가득가득 담아요. 넘실넘실 바라면 어떨까요. 저 하늘에 줄지어 흐르는 별님처럼, 온누리에 북적북적한 들꽃처럼, 우리 하루를 가꾸어 봐요. ㅅㄴㄹ


새절·새해절·새해맞이절 ← 세배

새해첫날 ← 신정, 신년, 정초

조각·네모지다·돌둑·돌담·돌길·거님길·마을·마을자리·네모조각 ← 블록

높신·높구두·깡총신·껑충구두 ← 킬힐

뾰족신·뾰족구두 ← 하이힐

곁동무·곁벗·곁짝·곁사내·곁가시내 ← 여자친구, 남자친구

든든하다·듬직하다·믿음직하다 ← 아군

부럽다·바라다·바라보다·꿈꾸다·올려다보다 ← 선망의

가득·넘실·물결·잇달다·늘어서다·줄짓다·길다·북적대다·북새통 ←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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