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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꽃 : ‘말’하고 ‘언어’는 다른가? | 우리말 살려쓰기 2020-10-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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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숲노래 우리말꽃 : ‘말’하고 ‘언어’는 다른가?



[물어봅니다]


  숲노래 님은 ‘언어’라는 말은 안 쓰고 ‘말’이라는 말만 쓰시는구나 싶어요. 그런데 ‘언어’란 한자말을 써야 하는 자리도 있지 않을까요? 왜 ‘말’이라는 말만 쓰시는지 궁금해요.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마음을 짓는 생각이 됩니다. ‘말’하고 ‘마음’은 말밑이 같아요. 한자말이기 때문에 ‘언어’란 낱말을 안 쓰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저부터 스스로, 그리고 저를 둘러싼 이웃님 누구나, 여기에 우리 집 아이들하고 곁님이 늘 ‘말’이 모두 ‘마음’인 줄 알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곱게 즐겁게 새롭게 맞아들여서 하루를 짓는 씨앗이나 징검돌로 삼기를 바라면서 ‘언어’ 아닌 ‘말’이란 낱말을 가려서 쓸 뿐이에요.


  어느 분은 ‘언어학자’나 ‘언어학’처럼 써야 알맞다고 여기고, ‘언어연구’처럼 말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분은 그렇게 배우고 그런 말을 쓰셨으니 그렇게 여기실 텐데, 저는 ‘말님·말지기’가 되고 ‘말길·말갈·말꽃’을 가다듬으면서 ‘말익히기·말살피기·말가꾸기’를 하면 넉넉하다고 생각해요. 그곳에서는 꼭 그 말만 써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따라서 늘 새롭게 말빛이 피어납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곳에 쓸 가장 어울리는 낱말을 찾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 나름대로 그곳에 알맞게 새말을 짓지 못해요.


  우리가 사랑으로 아이를 낳을 적에 어떻게 아이이름을 붙여야 가장 즐거우면서 아름답고 기쁠까요? 아이한테 이름을 지어서 붙여 주듯이, 우리 삶자리에서 흐르는 모든 낱말도 헤아리면 좋겠습니다. 그냥그냥 ‘말’하고 ‘언어’라는 두 낱말을 견주기보다는 “왜 두 낱말 사이에서 하나를 가려서 쓰는 마음일까?”를 생각하시기를 바라요.


  우리 이야기는 푸념 아닌 꿈이랑 사랑이랑 노래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한 톨씩 심는 씨앗이 되기를 바라요. 그렇기에 아무 낱말이나 쓰지 않는답니다. 글을 쓰든 말을 하든, 저는 모든 낱말을 하나하나 가려요. 낱낱이 돌아보지요. 말뜻을 되살피고 말결을 곱씹으며 말빛을 다시 짚어요. 그냥 써도 되는 말이란 없다고 느끼거든요.


  “그냥 쓰는 말”이 되면, “그냥 사는 하루”가 되는구나 싶어요. 늘 이렇게 느낍니다. 우리 입에서 흐르는 모든 말은 “그냥 쓰는 낱말”이 아닌, 또 우리 손에서 피어나는 글은 “그냥 쓰는 낱말”이 아닌, “늘 스스로 사랑이 되고 꿈이 되고 꽃이 되고 노래가 되어 아름답게 우리 보금자리·마을·푸른별을 고루 비추는 빛줄기가 되는 씨앗”이 되기를 바라요.


  다시 말하자면, 저는 “순수한 토박이말”을 안 좋아할 뿐 아니라, 구태여 “순수한 토박이말”을 캐내어 쓸 뜻조차 없습니다. “말은 늘 모두 마음”인 터라, “마음이 될 말”을 즐겁게 쓰고, 곱게 쓰고, 새롭게 쓰고, 넉넉히 쓰고, 햇살처럼 쓰고, 눈비바람처럼 쓰고, 사랑스레 쓰고, 살림하며 쓰고, 살아가며 쓰는 길에 서려고 합니다.


  언뜻 보면 ‘언어’란 한자말이든 ‘말’이란 텃말이든 대수롭지 않을는지 몰라요. 그러나 ‘말’이라는 가장 수수한 낱말을 가려서 쓰면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두 알아들어요.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누구한테나 어울리면서 쉽고 즐거우면서 새롭게 생각을 빛내는 밑바탕이 되는 낱말인 ‘말’이에요.


  ‘말’이란 낱말을 쓰기에 ‘말빛’이며 ‘말결’이며 ‘말길’이며 ‘말꽃’처럼 가지를 칩니다. ‘언어란 용어를 사용’하면 ‘언어감각’이며 ‘언어표현’이며 ‘언어구사’이며 ‘언어정보’로 흘러요. 두 갈래 말씨를 나란히 놓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어느 말길로 나아갈 적에 생각을 북돋우면서 가꾸고 빛낼 만할까요? 우리는 어느 말길로 가다듬을 적에 스스로 새마음이 되고 새삶을 짓는 바탕을 닦을 만할까요?


  그냥 써도 되는 말이란 없습니다. 모두 마음인걸요. 그냥 해도 되는 말이란 없습니다. 모든 말은 씨앗이거든요.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이며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을 늘 곰곰이 새롭게 돌아보면 좋겠어요. 우리 입에서 흐르고 우리 손으로 쓰고 우리 눈으로 읽는 모든 말글은 ‘우리 마음’을 이루고, 이 ‘우리 마음’은 ‘우리 오늘·우리 삶·우리 살림’으로 이어갑니다.


  아무 말이나 안 쓰면 좋겠어요. 사랑스레 살림을 짓는 숲바람 같은 생각으로 하나하나 가누어서 쓰는 말이면 좋겠어요. 말꽃을 노래하고, 말숲을 나누고, 말꿈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아름말을 쓰는 아름마음으로 아름사랑이 될 만하다고 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숲노래 사전] https://book.naver.com/search/search.nhn?query=%EC%88%B2%EB%85%B8%EB%9E%98&frameFilterType=1&frameFilterValue=35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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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짓는 책숲 2020.10.30. 서울책 숲책 | 숲노래 도서관 2020-10-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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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사전 짓는 책숲 2020.10.30. 서울책 숲책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전북 전주에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해서 마실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돌림앓이랑 나란히 거의 모든 이야기꽃은 닫아야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돌림앓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나서고 알아차리면서 우리 삶을 저마다 즐겁고 다르게 가꿀 노릇인데, 이야기꽃이 없어도 스스로 짓고 해내면 넉넉한데, 오늘날 삶터를 보면 ‘스스로 하기’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남한테 맡기기’로 흐릅니다. 옷짓기랑 집짓기를 손수 하는 사람은 0.001퍼센트라도 될까요? 그나마 밥짓기는 제법 스스로 한다지만 ‘전기밥솥’한테 내맡기는 사람이 훨씬 많겠지요. 다시 말하자면, ‘밥옷집’ 세 가지 살림을 스스로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이제 숲책(환경책)이 꽤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숲책을 쓰는 사람치고 숲에서 살거나 서울 아닌 시골에서 사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나같이 서울이나 서울 비슷하게 커다란 고장(부산이나 대구나 광주나 인천이나 대전이나 울산이나 ……)에서 살며, 또 잿빛집(아파트)에서 살며 숲책을 써요. 어린이랑 함께 보는 그림책을 짓는 분도 하나같이 서울에서 삽니다. 자, 생각해 봐요. 아침저녁으로 언제나 멧새가 들려주는 노래로 하루를 짓는 사람이 쓰는 글이나 그리는 그림이랑, 잿빛집에서 요일에 맞추어 쓰레기를 내놓고 혼씽씽이(자가용)를 몰고 온갖 가게에 둘러싸여서 사는 사람이 쓰는 글이나 그림을 함께 놓고 본다면, 얼마나 다를까요? 서울에서 살면서도 숲책은 얼마든지 쓸 만하다고 봅니다만, 이모저모 오늘날 숲책을 헤아리고 보면, 너무 뻔해요. 숲책을 쓰면서 왜 숲이나 시골 아닌 서울에서 굳이 살까요? 숲책을 쓰는 분들은 왜 숲에 안 가고 ‘공원’이랑 ‘수목원’에서 쳇바퀴질만 할까요? 서울이란 데에서 ‘되살림’을 하는 길을 말하는 숲책을 쓰기보다는, 숲이나 시골에서 살며 ‘손수 짓고 손수 누려서 쓰레기 하나조차 없는 홀가분한 살림길’을 쓰면 그야말로 아름답지 않을까요? 요즈음 흐름을 보면 페미니즘뿐 아니라 생태환경마저 ‘쓰고 버리기(소비)’만 가득하구나 싶습니다. 참다이 숲을 말하는 숲책은 눈씻고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숲책 아닌 ‘서울첵’을 쓰면서 껍데기만 숲책(생태환경책)인 척 뒤집어씌우는 판입니다. ㅅㄴㄹ





[“책숲마실” 파는곳]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3120



* 새로운 우리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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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20.10.30. 전주 살림책방 | 책숲마실 2020-10-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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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숲이 있어야 산다 (2020.10.30.)

― 전주 〈살림책방〉


  숲이 있기에 살아갑니다. 숲을 곁에 두고서 숨을 쉽니다. 숲이 없는 터를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숲이 없는 곳은 누가 살아갈 만할까요? 숲이 없으면 숨이 막힐 뿐 아니라, 아예 숨조차 못 쉬지 않을까요? 제아무리 잿빛집(아파트)에 씽씽이(자동차)가 가득한 데에서는 풀포기조차 못 돋고, 나무마저 시름시름 앓으니, 이런 데에서는 돌림앓이라든지 몸앓이가 끊이지 않을 만하리라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 됩니다. 삶을 지으면 됩니다. 못살고 잘살고를 떠나, 즐겁게 하루를 가꾸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노래하면 돼요. 이러한 삶길에 책을 곁에 두고 싶어 책집마실을 갑니다. 새벽 한 시에 전주에서 눈을 뜨고서 노래꽃(동시)을 여러 자락 씁니다. 새벽 두 시 무렵 마음을 가다듬어 붓을 쥐면 누구나 글꽃이 피어날 만하다고 봅니다. 별빛이 흐르는 이즈음은 눈빛이 가장 맑을 때요 숨빛이 더없이 고를 때예요. 서울에서건 시골에서건 다들 저녁 아홉 시쯤이면 하루를 마감하고서 새벽 두어 시쯤에 하루를 열면 좋겠습니다. 차분하고 참하면서 착하게 생각을 지어 이웃을 사귀면 참말 아름답겠지요.


  사뿐히 걸어 〈살림책방〉에 닿습니다. 마을길에 고즈넉히 깃든 이곳은 언뜻 보면 ‘바깥자리(변방)’라 할 목소리가 있을 만한데, 저는 바깥으로 찾아가지 않습니다. 저는 늘 그곳으로 가요. 제가 꿈꾸고 그리고 사랑하고 즐기고 누리고픈 길로 갑니다. 남 눈치를 봐야 하지 않아요. 제 눈길을 보면 됩니다. 마을에 포근히 안긴, 또는 마을을 폭신히 안은 이 마을책집에 깃들어 책내음을 누립니다.


  이러고서 책집을 나서는데 〈살림책방〉 앞마당에 있는 섬판(입간판) 하나를 새로 봅니다. 앞뒤로 거울을 붙인 섬판이로군요. 이 거울은 무엇을 비출까요? 이 책집에 들어서기 앞서까지 스스로 어떤 길을 걸었는가를 처음 비추고, 이 책집에 깃들어 책바람을 마시고 돌아설 적에 스스로 둘레에 어떤 빛을 흩뿌리거나 심는 길을 걸을는지를 비추지 않을까요?


  저녁 일곱 시에 〈잘 익은 언어들〉에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습니다. ‘함씽씽(버스)’을 타고 가려고 길그림을 살핍니다. 문득 ‘함씽씽’이란 낱말이 머리를 스칩니다. 빨리 달릴 적에 “씽씽 달린다”고 하잖아요? 아이들은 예전부터 ‘빠른 것’을 ‘씽씽이’라 했고, 장난감을 ‘씽씽카’라고도 했어요. 이 말씨를 살리면 ‘혼씽씽(자가용)·함씽씽(버스)’처럼 새말을 지을 만합니다. 재미있어요.


  그런데 다음 마을책집까지 달릴 함씽씽이 오자면 20분이 넘는답니다. 그럼 걷기로 하지요. 걸어서 다음 마을책집에 닿을 무렵 여기에 함씽씽이 오겠지요. 씽씽달림이 아닌 느긋걸음으로 냇가를 걷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사뿐사뿐 춤추는 걸음걸이로 나아갑니다. 햇볕이 아늑하고 가랑잎이 바람 따라 구르며 조잘조잘합니다.


《와인을 위한 낱말 에세이》(제라르 마종/전용희 옮김, 펜연필독약, 2017.9.28.)

《차의 맛, 교토 잇포도》(와타나베 미야코/송혜진 옮김, 컴인, 2019.6.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책숲마실 파는곳]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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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63 내 이웃의 동물들에게 월세를 주세요 | 숲책+사전/우리말 2020-10-3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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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이웃의 동물들에게 월세를 주세요

마승애 글/안혜영 그림
노란상상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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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숲책 읽기 163


《내 이웃의 동물들에게 월세를 주세요》

 마승애 글

 안혜영 그림

 노란상상

 2020.6.20.



“사람들이 산을 깎아 집을 지었잖아. 원래 야생동물들이 살던 땅과 집을 빼앗은 셈이지. 게다가 깊은 산도 많이 훼손돼서 고라니들의 먹이가 부족하거든. 그래서 배가 고파 자꾸만 마을로 내려오는 거야. 월세 준다고 생각하고 그냥 텃밭의 채소들을 좀 나눠 주면 안 될까?” (11쪽)


“엄마! 그거 알아? 도롱뇽알은 기다란 젤리 속에 있는데, 개구리알은 몽글몽글한 젤리 속에 있어. 둘이 달라!” (16쪽)


“야생동물은 사람을 매우 무서워한단다. 네가 도와주려고 한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해. 그래서 너무 다가가면 오히려 공격할 수도 있어. 궁금해도 가는 동안 자꾸 상자를 열거나 만지면 절대 안 돼. 알았지? 그게 우리가 이 새를 돌봐 주는 방법이야.” (24쪽)



  사람들은 오늘날 거의 큰고장에서 살아갑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거의 서울사람입니다. 서울이란 고장에서 살거나 서울 곁에 살거나 서울처럼 커다란 곳을 집으로 삼아요. 오늘사람은 하나같이 서울사람이라고 할 만합니다.


  숱한 사람이 서울에서 살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숱한 사람이 서울에서 살면서 오랜 옛날부터 서울에서 사람하고 함께 살아가던 숱한 들짐승하고 숲짐승하고 새하고 풀벌레는 보금자리를 빼앗깁니다. 마을을 뒤엎어 잿빛집을 올릴 적에 마을사람만 쫓겨나지 않아요. 들짐승하고 숲짐승에다가 새하고 풀벌레도 모조리 쫓겨납니다. 여기에 풀꽃나무마저 쫓겨나지요.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아름다울까요? ‘아름답게 살기’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내 이웃의 동물들에게 월세를 주세요》(마승애 글·안혜영 그림, 노란상상, 2020)는 이제 거의 다 서울사람인 우리 모습을 되새기면서 들짐승하고 숲짐승을 찬찬히 돌아보자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책이름처럼 들짐승이나 숲짐승이 우리 텃밭에서 갉아먹거나 뜯어먹는 푸성귀 몇 자락은 ‘우리가 들짐승하고 숲짐승한테 기꺼이 내줄 만한 살림빚’이라고 이야기하지요.


  네, 우리들 사람은, 서울사람은 빚을 졌습니다. 숲한테 빚을 졌고 들짐승이랑 숲짐승이랑 새랑 풀벌레랑 풀꽃나무 모두한테 빚을 졌어요. 사람끼리 돈을 주고받을 적에만 불거지는 빚이 아닙니다. 사람만 살겠다면서 서울을 넓히고 삽질을 이을 적에도 ‘사람을 뺀 모든 숨결한테 빚을 지는 길’이 됩니다.


  앞으로 아이들은 이 터를 어떻게 누려야 아름다울까요? 이제라도 부디 ‘돈만 많이 벌기(경제성장)’는 멈추고 ‘아름답게 살기’를 살피고 마음으로도 마을에도 오늘 하루에도 담아내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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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10.29. 아시아의 민중봉기 | 오늘 읽기 2020-10-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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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29.


《아시아의 민중봉기》

 조지 카치아피카스 글/원영수 옮김, 오월의봄, 2015.5.11.



길을 나선다. 오늘은 공주 〈느리게 책방〉으로 가려고 바지런히 짐을 꾸려서 나온다. 고흥읍을 지나 순천에서 버스를 내리고 기차로 갈아타서 논산까지 잘 간다. 그런데 논산기차나루에서 내리며 나루일꾼한테 길을 묻는데 엉뚱한 데를 알려준다. 아무튼 논산버스나루까지 왔으나 12시에 공주로 가는 버스가 안 들어온다. 왜? 왜 안 오는데? 논산버스나루에 나루일꾼이 아무도 없다. 물을 사람이 없다. 멍하니 있다가 돌아선다. 논산우체국에 가서 〈느리게 책방〉으로 글월을 쓴다. 한숨을 쉬고는 익산으로 기차를 달린다. 익산기차나루에서 나루일꾼한테 중앙시장 가는 길을 묻는데 이곳 나루일꾼도 뜬금없는 길을 알려준다. 왜? 어떻게 두 군데 나루일꾼이 ‘거꾸로 가는 길’을 알려줄까? 그래도 익산 〈두번째집〉하고 〈그림책방 씨앗〉을 걸어서 잘 찾아갔다. 《아시아의 민중봉기》를 모처럼 되읽었다. 뼛속까지 시린 책이다. 틀림없이 우리나라도 촛불을 고요히 든 들불같은 우리 힘으로 썩은 우두머리를 끌어내린 듯하지만, 새 우두머리도 썩은길을 가지 싶다. 아무래도 ‘나라가 없어’야지 싶다. 톨스토이 님이 《국가는 폭력이다》란 책을 쓴 뜻이 새삼스럽다. 나라힘을 거머쥐려고 하는 이들은 모두 뒷주머니를 차고서 말만 번지르르하다. ㅅㄴㄹ



아시아의 민중봉기

조지 카치아피카스 저/원영수 역
오월의봄 | 201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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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10.28. 책 좀 빌려줄래? | 오늘 읽기 2020-10-3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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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28.


《책 좀 빌려 줄래?》

 그랜트 스나이더 글·그림/홍한결 옮김, 윌북, 2020.7.10.



두달책(격월간지)을 내자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철책(계간지)을 생각했는데, 온나라 마을책집 지기님 스물한 분하고 전화로 얘기하거나 누리글월을 주고받으면서 ‘두 달에 한 자락을 내는 길’이 서로 좋겠다고 여겼다. 다달이 내자면 모두 바빠서 빠듯하지만 석 달은 틈이 좀 길고, 두 달이면 이럭저럭 어울리겠다고들 말씀한다. ‘새 두달책을 내는 밑틀’을 짰고, 문화예술위원회로 보냈다. 이제 그곳에서 이 밑틀을 살펴서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알려주기를 기다리면 된다. 이렇게 한 가지를 마치고 숨돌릴틈이 없이 책집 빛그림(사진)을 새로 맡긴다. “책집 빛그림 잔치(책방 사진 전시회)”를 할 곳이 하나둘 늘어난다. 빛그림도 그림판도 많이 든다. 밑돈이 나올 길은 뾰족하지 않지만, 적은 살림돈이어도 책집 빛그림을 바라는 분이 있다면 씩씩하고 즐겁게 마련해서 나누기로 한다. 《책 좀 빌려 줄래?》를 읽었다. 여러 마을책집을 다니며 여러 곳에서 거듭 읽어 본다. 나쁘지는 않은 만화책인데 여러모로 아쉽다. 그린님이 책을 ‘더 많이’ 보고 나서야 만화를 더 잘 그리리라 보지는 않는다. 종이책만 있지 않은 줄 읽지 않는다면, 모든 숲이며 사람이며 숨결이며 바람이며 풀꽃나무에 새랑 풀벌레도 책인 줄 읽지 못하면, 쳇바퀴일 뿐이다. ㅅㄴㄹ


책 좀 빌려줄래?

그랜트 스나이더 저/홍한결 역
윌북(willbook)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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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10.27. 풀이 나다 | 오늘 읽기 2020-10-3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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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27.


《풀이 나다》

 한나 글·그림, 딸기책방, 2020.9.21.



서울 사는 분들이 풀꽃나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어 글이나 그림을 짓고 책을 펴내는 길이 반가우면서 살며시 아쉽다. 조금 더 풀꽃나무를 마음으로 품고서 글이나 그림을 지으면 어떻겠느냐고 물으려 한다. 오늘까지 맞아들이고 바라보며 담은 글이나 그림도 나쁘지 않지만 좀 모자라다고 느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네 철뿐 아니라, 적어도 열 해를 마주한 뒤에 풀어내면 좋겠다. 왜냐하면, 옛말이 그렇게 알려준다. “열 해이면 들숲이 바뀐다”고 하지. 어린배움터나 푸른배움터를 다녀야 하는 열두 해가 아닌, 살림길을 닦는 “들숲이 바뀌는 열 해”를 바라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열 해’란 나무씨 한 톨을 심어서 열매를 얻기까지 드는 날이다. 《풀이 나다》를 펴면서 이 그림책이 제법 삭히고 묵히며 가다듬은 줄거리이지만 조금 더 삭히고 묵히며 가다듬으면 얼거리나 실마리가 사뭇 달랐으리라 본다. 이 그림책이 나쁘단 뜻이 아니다. 예전에 이효리가 알림이로 나와서 퍼뜨린 말 ‘2퍼센트 모자라다’는 말처럼 살짝 밍밍하다. 풀이 돋고, 온풀이 바로 우리 스스로인 줄 알았다면, 우리가 모두 이 별이요, 서로 사랑스러운 숨결인 줄 오롯이 마음으로 헤아려 ‘어른끼리’만이 아니라 ‘아이랑 어깨동무할’ 길로 그려 주시기를. ㅅㄴㄹ



풀이 나다

한나 글그림
딸기책방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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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뜻이랑 소리는 하나 | 숲노래 살림말 2020-10-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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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뜻이랑 소리는 하나 : 소리만 알거나 뜻만 짚을 수 없다. ‘말’을 할 적에 ‘교과서 읽듯’ 안 하기에 서로 이야기가 흐른다. 생각해 보라. 아무리 가볍게 수다를 떨더라도 ‘교과서 읽듯’ 수다를 떠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가볍구나 싶은 말을 종알종알하는 아이들을 보라. 어떤 아이도 ‘교과서 읽듯’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참말 아이도 어른도 배움책(교과서)을 손에 쥐면 ‘교과서 읽듯’ 하고 만다. 배움책 아닌 노래책(시집)이나 그림책이나 만화책조차 “읽어 보셔요” 하고 여쭈면 하나같이 ‘교과서 읽듯’ 말한다. 왜 ‘읊’지 못할까? 왜 ‘수다’나 ‘얘기’를 하지 못할까? 그래서는 뜻도 알 길이 없고, 뜻을 담은 소리인 말이 어떻게 흐르는가도 종잡지 못한다. 이른바 ‘의사소통’이란, 그러니까 ‘이야기’란 소리만으로는 못 한다. 소리에 뜻을 담기에 이야기를 한다. 글은 어떨까? 글씨만 적는대서 글이 될까? 아니다. 얼핏 보기에는 그저 종이에 새긴 무늬인 글이라 하더라도, 글쓴이 스스로 이 무늬에다가 이녁 마음이며 사랑이며 꿈을 함께 새겨야 비로소 싱그러이 살아숨쉬는 이야기인 글이 된다. 2020.10.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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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56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동시집+시집 2020-10-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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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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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56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문학동네

 2020.6.25.



  가고 싶다면 가면 됩니다. 가는 길을 막을 사람은 없습니다. 빨리 못 간다고 투덜거린다면, 그저 투덜길입니다. 오고 싶다면 오면 됩니다. 오는 길을 거스를 사람은 없습니다. 얼른 못 간다고 투정부린다면, 그저 투정쟁이예요. 담배 한 개비가 그리우면 담배를 태우면 돼요. 술 한 모금이 애틋하면 술을 마시면 됩니다. 슬프고 싶기에 슬프고, 기쁘고 싶기에 기뻐요. 누가 괴롭히거나 떠나기에 슬프지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슬픔으로 물들이니 슬픕니다. 누가 뭘 주거나 치켜세우기에 기쁘지 않아요. 스스로 마음을 기쁨으로 적시니 기뻐요.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를 읽다가 가을날 하늘빛을 올려다봅니다. 저는 가을빛을 누리고 싶어 하늘도 보고 멧골도 보고 숲도 봅니다. 아이들 얼굴도 보고 우리 집 뒤꼍이며 마당을 보고, 찬바람에도 아직 날갯짓하는 나비를 봐요. 그 길을 가려는 아이는 오직 그 길을 생각하기에 걸림돌이 없어요. 그곳에 있으려는 아이는 오로지 그곳을 꿈꾸기에 외롭지 않아요. 마음을 달래고 싶은 이웃님한테 늘 “누가 달래 주지 못해요. 어느 글도 못 달래요. 이웃님 스스로 마음에 사랑씨앗을 심으셔요.” 하고 말합니다. ㅅㄴㄹ



술만 마실 수 없어 달걀 두 개를 삶습니다 (아무도 모르게/20쪽)


하루 한 번 삶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당신 얼굴 때문입니다 (얼굴/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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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53 진짜 같은 마음 | 동시집+시집 2020-10-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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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짜 같은 마음

이서하 저
민음사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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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53


《진짜 같은 마음》

 이서하

 민음사

 2020.5.8.



  문학을 하고 싶은 사람은 문학을 합니다. 수필을 쓰고 싶은 사람은 수필을 씁니다. 삶꽃을 하고 싶은 사람은 삶꽃을 합니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글을 씁니다. 이름만 다른 길이 아니라, 생각이 다르고, 삶이 다르며, 사랑이 모두 달라요. 어린이한테 소설을 쓰라고 시키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린이더러 동화를 쓰라고 다그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어른이 되어야 쓰는 소설이나 동화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소설이나 동화란 그저 ‘글 갈래에 붙이는 이름’일 뿐, 이런 이름을 굳이 알지 않더라도 ‘무엇을 쓰면서 생각을 그려 삶을 밝히려느냐’를 느껴서 받아들이면 넉넉해요. 《진짜 같은 마음》을 읽습니다. 문학이요 시입니다. 문학이나 시인 터라, 삶꽃이나 글은 아닙니다. 조금만 힘을 빼면 어떨까요? 아니 아예 모든 힘을 빼면 어떨까요? 문학이나 시라는 이름을 내려놓으면 어떨까요? 참이 아닌데 참처럼 보이는 마음이라면 거짓입니다. 참은 그저 참일 뿐, 참처럼 보이지 않아요. 거짓도 그저 거짓일 뿐, 참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를 스스로 즐거이 지으려는 마음이라면 모두 삶꽃이에요. 이런 삶을 눈물로든 웃음으로든 풀어놓으면 모두 글입니다. ㅅㄴㄹ



그는 부모의 착한 아이였고 나는 없어 보이고 싶지 않은 아이였다 / 나는 그처럼 행동했다 코를 만지는 버릇, 그의 웃음까지 (숨탄것/24쪽)


현실은 실재와 달라서 ‘건드린다’는 표현은 의도적으로 묘사된다 빨주노초파남보 시멘트 위에 시멘트를 쌓는다 / 당신은 인간입니까. 시멘트입니다. 당신은 남입니까. 검정입니다. 당신은 미장이입니까. 작품입니다. (콘크리트 균열과 생채기, 얼룩, 그리고 껌딱지로부터/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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