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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545 갈색아줌마의 생일 | 그림책 2020-12-3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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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갈색아줌마의 생일

엘사 베스코브 저/김상열 역
시공주니어 | 200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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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45

 

《갈색아줌마의 생일》

 엘사 베스코브

 김상열 옮김

 시공주니어

 2004.9.20.

 

 

  태어난 날이란, 이 땅에서 새롭게 빛을 누리면서 환하게 웃음짓는 놀이로 하루를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 빛나는 하루이지 싶습니다. 그저 해마다 돌아오는 하루가 아닌, 한 해를 새롭게 여는 첫걸음이자, 그동안 걸어온 한 해를 고이 돌아보는 하루이기도 하고요. 태어난 그날이 있기에 그 첫날부터 걸어갑니다. 태어난 그날을 되새기면서 여태 걸어온 길을 되새깁니다. 뜻있게 마음을 주고받는 하루이면서, 사랑이란 어떻게 샘솟아서 흘렀을까를 헤아리도록 북돋우는 날이지 싶어요. 《갈색아줌마의 생일》은 참하며 착하고 고운 마음결인 세 아주머니 가운데 밤빛(갈색) 옷을 즐기는 아주머니가 맞이한 빛날(생일)에, 다른 두 아주머니를 비롯해, 세 아주머니가 받아들인 두 아이, 또 이웃 아저씨가 어떻게 마음을 담아 이날을 빛내려고 했는가를 따스하게 보여줍니다. 스웨덴에서 1925년에 태어난 “Aunt Brown's Birthday”인데요, 어느덧 백 살 가까운 그림책이 앞으로 백 살을 더 품어도 새삼스레 빛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고요한 어둠에서 왁자지껄한 빛으로, 차분한 밤에서 재잘재잘 신나는 노래로 흐드러지는 아침으로 흐르는 이야기가 사랑스럽습니다.

.

ㅅㄴㄹ

#ElsaMaartmanBeskow #ElsaBeskow #AuntBrownsBirthday

.

.

다리앓이를 하며 끙끙대는 몸으로

드디어 이 그림책 느낌글을 갈무리한다.

이 아름책 이야기를 여미려고

얼추 여섯 달을 곁에 두고서

차근차근 되읽고,

한글판 옮김말을 몽땅 뜯어고쳤다.

100점 만점에

500점을 기꺼이 매기는

이 따사로운 그림책이

앞으로 백 살을 더 먹는 동안에도

널리 사랑받기를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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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569 티나와 오케스트라 | 그림책 2020-12-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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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티나와 오케스트라

마르코 짐자 글/빈프리트 오프게누르트 그림/최경은 옮김/엄태국 읽음
비룡소 | 2006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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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69

 

《티나와 오케스트라》

 마르코 짐자 글

 빈프리트 오프게누르트 그림

 최경은 옮김

 비룡소

 2006.5.19.

 

 

  티나는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랍니다. 노래를 썩 잘하지는 못하나, 아니 노래를 꽤 못한다고 하는데, 그러나 즐겁게 노래를 하고 여러 가지 가락틀(악기)을 다루고 싶습니다. 티나가 가락틀에 손을 얹으면, 티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서 “아, 즐겁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둘레에서는 귀를 막고서 “제발 멈춰 줘!” 한다지요.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가락틀을 타고 싶은 티나로서는 새로 마주하는 가락틀이 하나하나 수수께끼 같으면서 궁금합니다. 이런 티나한테 작은아버지가 ‘어울가락숲(오케스트라)’를 보여주고 들려주기로 한다지요. 《티나와 오케스트라》는 바로 이러한 줄거리를 다룹니다. 말괄랭이 같은 티나한테 상냥하면서 차분히 어울가락을 들려주는데요, 가만히 생각하면 모든 노래는 이렇게 개구진 어린이하고 함께하는 길을 찾으면서 한결 깊고 너르게 빛날 만하지 싶습니다. 놀듯이 노래하고, 놀면서 노래하고, 다같이 뛰노는 마음이 되어 노래하기에, 온누리는 노래로 가득하면서 즐거이 웃음꽃이 되겠지요? 때로는 서로 토닥이는 눈물꽃도 될 테고요. 바람이 노래하고 들꽃이 노래합니다. 풀벌레가 노래하고, 멧새가 노래합니다.

 

#TinaunddasOrchester #MakoSimsa #WinfriedOpgenoorth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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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157 고양이를 버리다 | 인문책 2020-12-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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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가오 옌 그림/김난주 역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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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57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

 김난주 옮김

 비채

 2020.10.26.

 

 

  《고양이를 버리다》(무라카미 하루키/김난주 옮김, 비채, 2020)는 글님이 아버지를 떠올리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어릴 적에 아버지하고 꽤 멀리 고양이를 버리러 갔는데, 막상 ‘버린 고양이’가 두 사람보다 집에 먼저 돌아왔다지요. 이다음으로는 글님 아버지가 싸울아비로 싸움터에 나가야 하던 일하고 얽힌 이야기를 몇 자락 폅니다. 다만 조금 건드리려다가 맺습니다. 왜 이야기를 하다가 뚝 자를까 싶지만, 글님 스스로 더 파헤쳐 보지 않았거나 그다지 더 쓰고 싶지 않았지 싶습니다. 이러면서 책을 마무르는데, 딱 100쪽짜리 책이기도 해서 ‘뭔가 이야기가 제대로 깊이 나올 듯한 대목’에서 끝나기도  했지만, 줄사이가 띄엄띄엄이라 꽤 짤막한 글을 애써 책으로 묶었구나 싶더군요. 아버지 이야기를 하긴 해야겠는데 정작 하고 보니 그리 할 말이 없어서 어영부영 마무리를 보았달까요.

 

  이제 글님이 이녁 아버지 나이를 지나갈 텐데, ‘아버지가 살던 나이’를 살아낸 사람으로서 이러한 느낌이나 자취나 삶, 또 아버지가 어떤 싸움터에서 누구를 죽여야 하는 싸울아비였는가를 되새기는 마음, 그러한 싸움을 일으킨 일본이라는 나라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 그러한 일본이란 나라에서 나고자란 글님으로서 스스로 어제하고 오늘하고 모레를 어떻게 내다보는 ‘사내(글님이 아버지이든 그냥 아저씨이든)’로서 어떤 꿈이나 사랑을 품는가 같은 ……, 아무리 짧게 쓴 글로 책을 여미더라도 틀림없이 풀어놓을 이야기가 잔뜩 있을 텐데, 끓이다 만 된장국처럼 비릿한 맛입니다. 끝자락에는 ‘아버지를 바꾼 싸움판(태평양전쟁)’일 뿐 아니라 ‘어머니도 바꾼 싸움판’이라고 몇 줄 적을 듯하더니, 그렇다고 어머니 이야기로 더 잇지도 않아요. 밍밍합니다.

.

ㅅㄴㄹ

.

그리고 결국 그 고양이를 계속 키우게 되었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집으로 돌아왔으니 키우지 않을 수 없겠지, 하는 체념의 심정으로. (16쪽)

 

그에게 물은 적이 있다. 누구를 위해서 독경을 하는 것이냐고. 그는 말했다. 전쟁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전쟁에서 죽은 동료 병사와 당시에는 적이었던 중국인들을 위해서라고. 아버지는 그 이상은 설명하지 않았고, 나도 그 이상은 질문하지 않았다. (18쪽)

 

혹시 아버지가 이 부대의 일원으로 난징 공략전에 참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을 오래도록 품고 있었던 탓에, 그의 종군 기록을 구체적으로 조사해 보려는 결심이 좀처럼 서지 않았던 것이다. (41쪽)

 

학교 수업은 대부분 따분했고, 그 교육 시스템은 너무도 획일적이며 억압적이었다. 그렇다 보니 아버지는 내게 만성적인 불만을 품게 되었고, 나는 만성적인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61쪽)

 

아버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쟁은 어머니의 인생 또한 크게 바꿔 놓았다. 그러나 그 덕분에……라고 할지, 내가 이렇게 여기에 존재하는 셈이지만.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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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따라 하늬녘 오솔길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2) | 만화책 2020-12-3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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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2

우루시바라 유키 글,그림
대원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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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 고양이를 따라 하늬녘 오솔길로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2》

 우루시바라 유키

 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0.9.30.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2》(우루시바라 유키/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을 아이들하고 읽습니다. 우리가 지내는 이 삶터가 뒤틀리는 모습을 살펴보고서 차근차근 제자리로 돌리는 일을 맡은 사람이 나오는데, 이이는 대단한 재주나 솜씨를 부리지 않습니다. 그저 ‘뒤틀린 곳’으로 조용히 들어가서 ‘그곳이 뒤틀리기를 바란 사람’을 이웃이나 동무로 만납니다. 이러고서 이야기를 듣지요. 어떤 마음이고, 어떤 생각이며, 어떤 삶인가를 그이 스스로 풀어놓고서 마음에 앙금이 안 남도록 북돋웁니다.

 

  이렇게 한 다음에 으레 손을 내밀어요. 같이 손을 잡고 ‘뒤틀린 곳’에서 나가자고 말예요. 그림꽃님이 앞서 선보인 다른 그림꽃에서도 매한가지입니다만, 우루시바라 유키 님은 늘 ‘그대하고 언제라도 상냥하게 이웃이나 동무가 될게’ 하는 마음을 줄거리로 다룹니다.

 

  무슨 엄청난 재주로 일을 풀지 않아요. 남다르다 싶은 솜씨로 일을 매듭짓지 않습니다. 그저 누구나 ‘뒤틀리기’를 바랄 만하고, 응어리나 멍울이나 생채기나 고름이 생길 수 있다고 받아들입니다. 응어리가 진 이웃이 있으면 달랩니다. 멍울이 맺힌 동무가 있으면 토닥입니다. 생채기가 난 이웃이 있으면 포근히 품습니다. 고름이 흐르는 동무가 있으면 정갈히 닦아 주고서 다스려 줍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면 될까요? 우리는 서로 무엇을 바라나요? 우리 손으로 어떤 일을 해낼 만한가요? 우리 마음은 어느 길을 나아갈 적에, 또 어느 곳을 바라볼 적에, 또 어느 자리에서 꿈을 보듬을 적에 빛날까요?

 

  나라가 뒤숭숭한데, 오늘날만 뒤숭숭하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이 나라에서 살아온 나날을 짚어 보면, 어느 하루도 안 뒤숭숭하지 않았구나 싶어요.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를 맡은 일꾼 가운데 참하고 슬기로운 이가 더러 있기도 했을 테지만, 어쩐지 높은자리에 들어앉은 이들은 하나같이 안 참하고 안 슬기로웠다고 느낍니다. 이켠도 저켠도 매한가지입니다. 이켠도 저켠도 아닌 새길을 가자고 외친 그켠도 똑같다고 느낍니다.

 

  이와 달리 사람들이 스스로 떨쳐일어날 적에는 즐겁고 아름다웠지 싶어요. 총칼을 앞세운 우두머리를 끌어내리려 할 적에, 씽씽이로 가득한 길바닥을 사람물결로 덮고서 공놀이를 즐길 적에, 촛불로 물결을 일으킬 적에, 이때만큼은 안 뒤숭숭했구나 싶어요. 그러니까 오늘날도 우리는 다시 스스로 떨쳐일어날 때이지 않을까요? ‘집권 정당’도 ‘정규직 공무원’도 아닌,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넉넉하고 즐거이 살림꽃을 피우는 아름나라를 바라는 들빛물결을 일으켜야지 싶어요. 작은 손길을 모두어 작은 마을을 가꾸는 슬기로운 눈빛이면 넉넉하지 싶어요. 작은 마음을 이끌고 작으면서 너른 숲을 돌보는 사랑스러운 손길이면 가멸차지 싶습니다.

 

  고양이는 왜 하늬녘(서녘)으로 갈까요? 글쎄요, 같이 따라가 보지 않겠어요? 고양이를 따라서, 눈보라를 따라서, 풀꽃내음을 따라서, 숲길을 따라서, 아이들이 뛰노는 노랫소리를 따라서, 더 작고 낮으면서 그윽하고 푸른 곳으로 가요.

.

ㅅㄴㄹ

.

“거기는 나에겐 단순한 옥상이 아니에요. 집에서 유일하게 해가 드는 기분 좋은 곳이죠.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였어요.” (14쪽)

 

“아, 그거? 그러니까 낮에도 집에 있게 되면서 느꼈는데, 마누라는 집에 있어도 1년 내내 쉬는 날이 없더라고.” “뒤늦게 깨달았네요.” (28쪽)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는 사람은 아무 데도 못 나갈 수도 있어요.” (46쪽)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오늘처럼 궁금한 샛길로 들어가서 낯선 장소를 돌아다녀 보면, 이윽고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물론, 지금은 그 샛길에서 나가야만 하지만.” (60쪽)

 

“음. 시원한 바람.” ‘예전의 생활이었다면 볼 일이 없었을 경치구나. 뭐, 이것도 나름.’ (135쪽)

 

“누가 위인지 행복한지 남하고 비교하니까 갈팡질팡하는 거예요.” (156쪽)

 

“조금은 이해가 돼. 코스케가 그렇게까지 해서 어릴 적 본 반딧불을 되살려서 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던 게.” (184쪽)

.

#YukiUrusibara #猫が西向きゃ #漆原友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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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0.12.29. | 책 언저리 2020-12-3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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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0.12.29.

 

 

2008년에 태어난 큰아이한테 무엇을 베풀 적에 어버이다울까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곁님하고 저는 이 아이한테 ‘놀이’를 주기로 합니다. 이러면서 늘 ‘노래’를 불러 주기로 합니다. 무엇이든 놀이로 삼도록, 언제나 노래로 맞아들이도록, 하루를 스스로 짓는 길을 사랑스레 열도록, 이모저모 헤아리면서 인천을 떠났고 전남 고흥이란 고장에 깃들었습니다. 2011년에 작은아이가 태어납니다. 두 아이를 앞으로 ‘마침종이 배움터(졸업장 학교)’에 보낼 뜻이 터럭만큼도 없던 터라, 이 아이들이 앞으로 열 살 무렵이 되면 스스로 읽고 익힐 우리말 이야기를 쓰기로 했고, 2012∼2013년 두 해를 바쳐서 책 하나를 여미었어요. 그림을 맡은 강우근 님은 2013년 한 해 동안 땀을 흘려 주었어요. 억지로 외우는 우리말 이야기가 아닌, 말이 태어난 곳인 숲을 부드러이 헤아리면서, 말길도 시나브로 마음빛으로 맞아들여 주기를 바라면서 쓴 책입니다. 맨발로 숲에 깃들어 천천히 읽어 보기를 바란 이 책을, 참말로 맨발로 숲에 깃들어 읽어 주는 어린이 벗님이며 어른 동무님이 틀림없이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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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숲바람이 붑니다. 숲바람은 맑고 푸른 기운 가득 품습니다. 숲길을 거니는 사람은 누구나 맑고 푸른 숨을 쉬면서 맑고 푸른 몸이 되며, 맑고 푸른 넋을 돌봅니다. 찻길에 둘러싸인 채 흙과 풀과 나무하고 동떨어진 아파트와 교실에서 하루 내내 지내는 사람이라면, 맑지 못하고 푸르지 못한 바람을 마시면서 맑지 못하고 푸르지 못한 몸이 됩니다. 넋은 바람넋입니다. 얼은 바람얼입니다. 푸른 바람 마시면서 푸른 넋 되고, 맑은 바람 들이켜면서 맑은 얼 됩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몸이 시원하고 마음까지 시원하게 트입니다. 포근한 바람이 불어 온몸이 포근하고 마음 또한 포근하게 거듭납니다. 나무 곁에 서요. 나무 곁에서 나무바람을 쐬어요. 풀밭에 앉아요. 풀밭에서 풀바람을 마셔요. 바다에서는 바닷바람 먹습니다. 멧골에서는 멧바람 마십니다. 들에서는 들바람 먹고, 시골에서는 시골바람 마셔요. (6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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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빛을 더 느끼고 싶다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 2014)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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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20.2.13. 서울 이후북스 | 책숲마실 2020-12-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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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같이 나아가는 (2020.2.13.)

― 서울 〈이후북스〉

 

 

  책은 홀로 태어나지 않습니다.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을 지은 이가 있어더라도 홀로 엮지 못합니다. 글님·그림님·빛꽃님이 손수 나무를 베어서 종이로 갈무리한다면, 또 종이에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을 얹을 물감(잉크)까지 손수 갈무리한다면, 또 종이꾸러미를 여미는 실이나 풀을 손수 갈무리한다면, 이때에는 ‘글님 혼자서 책을 짓는다’고 할 만합니다.

 

  오늘날 책은 ‘지은이’ 곁에 ‘펴낸이’가 있고, 둘 사이에 ‘엮는이’가 있어요. 이 셋 곁에는 ‘박은이·찍은이·묶는이’가 있고, 다 박고 찍고 묶은 책을 건사하는 일꾼에다가, 이 책을 책집으로 나르는 일꾼이 있고, 책집에서는 책집지기가 책손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 노릇을 합니다. 종이를 갈무리하고 물감을 갈무리하는 일꾼도 있으니, 지은이가 읽는이를 만나기까지 그야말로 숱한 사람을 거칩니다.

 

  책이 태어나면 으레 ‘지은이’만 눈여겨보기 마련이지만, 책을 손에 쥐어 읽으면서 이 모든 길을 함께 훑을 수 있을까요? 펴낸이나 엮는이를 비롯해, 종이를 짓고 종이로 묶고 책집에서 나누는 숱한 사람들 이름을 얼마나 헤아릴 수 있나요?

 

  혼자서 책을 펴내는 길을 가는 분이 〈이후북스〉에서 이야기꽃을 폅니다. 이 이야기꽃이 잘되기를 바라면서 먼마실을 합니다.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놓고서 책수다를 펴는 자리입니다. 혼펴낸이(1인출판) 곁에 꾸밈님(디자이너)이 앉고, 지은이(글 쓰는 사람)도 나란히 앉습니다. 이제 글쓰기, 꾸미고 엮기, 펴내기, 알리기까지 혼자 해내는 분이 느는데요, 혼자 하기에 스스로 대견하면서 즐거우면 좋겠어요. 곁에서 일을 나누는 벗이 있다면 어깨동무하는 보람을 나누면 좋겠어요.

 

  곰곰이 생각하면, 이웃나라에서 펴내는 책은 예부터 한두 쪽이나 여러 쪽을 들여 ‘책이 나오도록 이바지한 사람’을 줄줄이 들곤 합니다. 스물네 살 무렵까지는 굳이 이렇게 숱한 이름을 적으면서 종이를 더 써야 하나 아리송했어요. 종이를 아껴 한 줄이라도 더 이야기를 담을 만할 텐데 싶었지요. 스물네 살에 펴냄터(출판사)에 처음 들어가서 일하는데 제 이름이 책자취에 들어가더군요. 왜 들어가나 했더니 ‘지은이·엮은이’뿐 아니라, 이 책을 알리고 팔며 책집에 넣고 펴냄터 살림을 건사하는 사람도 ‘함께 책을 짓는 사람’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이때에 비로소 ‘함께하는 사람 이름’을 한 줄로라도 더 넣는 뜻, 굳이 몇 쪽을 들여 고맙다고 밝히는 마음을 읽었습니다. 이야기를 한 쪽 줄여도 ‘이름넣기’를 제대로 해야 아름책이 되네 하고 깨달았어요. 그래요, 고마운 이름을 불러야지요. 손을 맞잡고 어깨동무하는 이웃을 바라볼 적에 비로소 책빛이 반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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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B 전문가》(이방황 글·사진, 2019)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글·슬리퍼 사진, 스토리닷,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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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

이정하 저
스토리닷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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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2020.12.26. 별을 보며 | 숲노래 도서관 2020-12-2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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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말꽃 짓는 책숲 2020.12.26. 별을 보며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하루를 살아가는 힘은 늘 스스로 길어올립니다. 밥을 먹든 물을 마시든, 햇볕을 쬐든 바람을 받아들이든, 언제나 스스로 골라요. 아이들이 노는 소꿉이 즐거워, 이 소꿉놀이를 지켜보기만 해도 기운이 난다면, 이 기운으로 얼마든지 살림꽃을 피웁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우리 스스로 길어올려요. 모두 재우고서 마당에 서면 언제나처럼 별빛이 가득 드리웁니다. 지난 열 해 사이에 무화과나무는 쑥쑥 자랐습니다. 예전에는 툭 치면 가지가 부러질 만큼 가늘었으나, 이제는 툭 머리를 부딪히면 좀 아프며 가지는 멀쩡합니다. 고요히, 또 고요히, 시골자락 겨울은 깊어 갑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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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73 맑은 하늘을 보면 | 동시집+시집 2020-12-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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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맑은 하늘을 보면

정세훈
창비 | 199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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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노래책시렁 173


《맑은 하늘을 보면》

 정세훈

 창작과비평사

 1990.11.25.



  곁에 두고 거듭거듭 새겨읽고픈 책은 가득한데 주머니가 가난한 저한테 헌책집은 새롭게 빛나는 이슬방울 같았습니다. 어느 분은 ‘이슬’이 뭐 값지냐고 할 테지만, 저로서는 뭇돈보다 이슬이야말로 빛나는 숨결이라고 여깁니다. 풀꽃나무랑 숲을 축이는 이슬이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요? 누가 읽고서 내놓든, 미처 못 읽힌 채 버려지든, 이 모든 책을 그러모아 손질해서 건사한 헌책집은 ‘이슬집’이었어요. 들풀한테 힘이 되고 나무한테 벗이 되는 이슬을 책이란 무늬로 품은 곳이 헌책집이지 싶습니다. 《맑은 하늘을 보면》을 쓴 노래님은 이제 더는 뚝딱터(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듯합니다. 이제는 꽤 높은 벼슬을 얻은 듯하더군요. 한창 ‘일돌이’로 지내던 노래님네 아이들이 입을 ‘새 헌옷’을 곁님이 몇 보따리 얻었을 적에 가슴이 축 처지셨다는데, ‘헌옷 = 손길이 닿은 옷’이요 ‘헌옷 = 이웃 아이들이 사랑으로 입다가 물려주는 옷’이겠지요? 아이들이 아버지한테 들려준 꽃같은 ‘새말’을 늘 마음에 건사하면 좋겠습니다. 책 하나를 돌려읽으면서 어느 누구도 ‘헌책을 돌려읽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름책’을 돌려읽지요.



이것도 입어보고 / 저것도 입어보던 / 우리집 아이들은 // 말없이 / 쳐다만 보는 / 축 처진 내 가슴에 // 새옷 같은 / 한마디를 / 던져줍니다. // “아빠, 미안해하지 말아요.” (헌옷/23쪽)


내가 다니는 공장은 / 도시 B형 업종 // 매연 악취에다 / 분진이 날리는 유해 업태 // 글 쓰는 벗님 / 방문 와서는 / 일찍 죽고 싶느냐 따지길래 // 나에게는 / 일찍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문제라 하였네. (문제/117쪽)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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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72 세상 조촐한 것들이 | 동시집+시집 2020-12-2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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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상 조촐한 것들이

안준철 저
내일을여는책 | 200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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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노래책시렁 172


《세상 조촐한 것들이》

 안준철

 내일을여는책

 2001.5.25.



  열린배움터에서 가르치기에 글을 잘 쓰지 않습니다. 어린배움터나 푸른배움터에서 가르치기에 글을 쓸 틈이 나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배움터에 일을 나가지 않아도 여느 삶자리나 마을에서 늘 가르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걸어다니면서도 쓰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쓰며, 아이들을 재우는 이부자리에서 한 손을 살며시 뻗어 몇 줄을 쓰고는 같이 잠들기 마련입니다. 《세상 조촐한 것들이》를 읽다가, 이 노래책을 여민 노래님이 2001년부터 스무 해가 지난 뒤에 이 노래책을 다시 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합니다. 스무 해 앞을 내다보면서 오늘 이야기를 오늘에 맞게 수수하게 풀어내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스무 해 앞서를 돌아보면서 오늘 이야기를 새롭게 엮는 길은 어디에 있나요? 노래님 글동무처럼 모두 비운 맨몸으로 멧골에 들어가 이레쯤 보내어도 좋으리라 생각해요. 글동무랑 나란히 멧골살이를 해도 좋겠지요. 버스에서 자리를 얻은 할머니는 어떻게 고맙다고 나타내야 할까 생각하다가 이녁 손으로 조그맣게 기운을 나누어 주려 합니다. 저도 이런 일을 꽤 겪었는데 “할머니, 그냥 제 기운을 더 받고 튼튼히 지내셔요” 하고 말했어요.



어느 날 시내버스 안에서 / 내게 자리를 양보 받은 할머니 한 분이 /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는 내 손을 / 슬그머니 어루만지시더니 / 손을 쥐었다 놓았다 하신다 (손/26쪽)


구례에 사는 박 선생에게 / 방학동안의 안부도 물을 겸 / 문학 모임 소식도 전할 겸 / 전화를 걸었더니 / 오늘 산에서 내려올 거라고 / 그의 아내가 내게 전해준다 / 산, 산에서 내려올 거라고 / 지금 그는 산에 있다고 / 어제도 그제도 / 산 속에 있었다고 / 오늘 내려올 거라고 (산/63쪽)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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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71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 동시집+시집 2020-12-2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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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조태일
창비 | 199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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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노래책시렁 171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조태일

 창작과비평사

 1999.7.5.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 맞나 하고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만나며 어울릴 적에는 보거나 느끼지 못한 모습으로 가득하기에 고개를 갸웃하지요. 그러나 둘은 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끝없이 달라지니까요. 좋은 쪽으로든 궂은 쪽으로든.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를 읽으며 하품을 했습니다. 《국토》를 선보인 그분이 쓴 글이 맞나 하고 자꾸 해적이를 다시 들췄습니다. 그렇지만 두 노래책은 같은 노래님이 썼고, 이름은 같은 노래님이되 하나는 ‘꿈을 바라보는 밑바닥’에서 썼다면, 다른 하나는 ‘대학교수가 되어 잿빛집(아파트)에 높이 들어앉은’ 채 쓴 대목이 다릅니다. 삶이 다르니 글이 다르고, 삶이 다르니 눈빛이 다르며, 삶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호미를 쥐고 흙바닥에 앉은 사람이랑, 씽씽이를 몰며 흘깃 보는 사람이랑 생각이며 삶이며 눈빛이 같을 수 없습니다. 다달이 차곡차곡 들어오는 일삯을 누리는 삶이랑, 글 한 줄에 피땀을 들이는 삶이랑, 글길이 같을 수 없을 테지요. 등 따숩고 배부른 살림이 나쁠 턱이 없습니다. 누구나 등 따숩고 배부르게 살길 빕니다. 그리고 언제나 새롭게 빛나는 눈·손·발이길 빌어요.


시멘트벽으로 둘러싸인 / 안방 창가, / 화분에 어리디어린 고추 모종 / 한개 옮겨 시어놨더니, (안방에서 고추 열리다/19쪽)


나의 처녀작은 ‘백록담’, / 삼행짜리 시조풍의 / 이 처녀는온데간데없다 (처녀작/40쪽)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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